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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장학금은 왜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주나?

by 이윤기 2016. 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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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가 서민자녀 장학생 모집 선발 공고를 내고 지원대상자들의 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하는 아이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 입학을 미루고 자신의 진로를 찾고 있는 아이가 있어서 혹시라도 해당 사항이 있는지 싶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그랬더니 신입생만 신청자격이 되더군요. 


그런데 자격 조건을 보면서 좀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요즘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서울의 유명 대학들에 입학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상대적으로 집안형편이 좋은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부자집 아이들이 공부를 잘 하고 집안 형편이 어려운데도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지요. 


예컨대 과거처럼 개천에서 용나는 일은 좀 처럼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번에 경상남도가 모집하는 <서민자녀 장학생 모집 선발 공고>를 보고 빈익빈 부익부를 심화시키는 지원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상남도의 <서민자녀 장학생 모집 선발 공고>를 보면, 선발 인원은 170명, 장학금은 1인당 3백만원입니다. 그런데 신청 자격을 보면 경산남도 내 서민자녀 중 16학년도 수능 응시 전 과목의 백분위 점수 평균이 89점 이상(1~2 등급)의 대학 입학생이면서, 학생의 직계 존속 등 보호자는 공고일 현재 경상남도 내에 1년 이상 거주자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수긍하기 어려운 신청 자격은 바로 "16학년도 수능 응시 전 과목의 백분위 점수 평균이 89점 이상(1~2 등급)"이라는 조건이었습니다. 예컨대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만 지원해 주겠다는 겁니다. 


고등학교 졸업식을 몇 군데 다녀보니 졸업할 때 각종 장학재단이나 동창회 등에서 지급하는 장학금들도 대부분 성적우수자, 유명대학 입학자들에게 주어지더군요. 결국 공부 잘하는 아이들에게 장학금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경상남도가 지원하는 장학금도 결국에 공부 잘하는 아이들만 지원한다는 것을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지원하는 장학금이라면 공부를 좀 못하더라도 대학에 진학하여 자신의 진로를 개척하려는 아이, 혹은 대학 진학을 하지 않더라도 자신의 꿈을 찾는 아이들을 지원하는 다양한 지원 방식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봐도 우리사회는 '장학금'이라 하면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학업이나 연구성과가 뛰어난 사람에게만 배움을 장려하는 목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것이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장학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민간장학재단 같은 곳은 학업이나 연구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지원하더라도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서민자녀 장학생 모집 선발의 경우에는 성적이 뛰어나지 않아도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 대학 공부가 아니더라도 다른 공부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지원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대한민국 모든 장학금이 왜 꼭 공부 잘 하는 아이들에게만 지급되어야 할까요? 왜 하나의 기준 밖에는 없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