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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해발 1750미터 백두산 중산간 라이딩

by 이윤기 2015.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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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주년 기념 백두산 자전거 순례③  서백두산 입구에서 남파산문 방향 업다운 36km 


백두산 자전거 순례 3일차는 서백두산 입구에서 장백현 남파 산문을 향해가는 라이딩이 예정된 날입니다. 백두산 라이딩 일정은 여간 빡세지 않았습니다. 매일 3~4시간씩 자동차 이동을 해야 하는 조건이었기 때문입니다. 매일 아침 5시 30분 기상, 6시 30분 아침식사 7시 출발이 기본 일정이었습니다. 


통화에서 중국에서의 첫날 밤을 보내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짐을 챙겨 다시 차를 타고 송강하로 이동하였습니다. 아침 먹고 출발하여 송강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오전내내 차만 타고 이동한 셈이지요. 송강하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부터 자전거 라이딩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여행사에서 계획한 일정표에 따르면 서백두산 입구에서 남파산문까지 오후에만 약 120km 라이딩을 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여행사 일정표에는 6시간이라고 되어 있었지만 청소년들이 다수인 우리팀의 경우 휴식 시간을 포함하는 실제 라이딩 시간은 8시간은 걸릴 듯 하더군요. 




만약 예정대로 120km 라이딩을 모두 소화하면 3일차도 밤 10시 넘어야 숙소까지 갈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실무팀과 가이드가 의논해서 긴급하게 일정을 변경하였습니다. 첫 날 인청에서 단동까지 16시간이나 배를 탔고, 둘째 날도 밤 10시가 넘어서 호텔에 도착했기 때문에 셋째 날까지 120km 라이딩을 모두 마치고 한 밤 중에 숙소에 들어가는 일정은 너무 무리라는 판단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여행지에서 편안한 휴식 시간도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였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저녁 6시까지 끝내고 숙소에 들어가서 편하게 쉬고 다음 날 백두산 천지 라이딩을 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서백두산 입구에서 백두산 남파산문 있는 장백현으로 가는 길은 공기 좋고 맑은 계곡이 흐르는 원시 산림을 달리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오후내내 비슷한 풍경을 보면서 달리는 지루함도 있었습니다. 서백두산 입구에서 장백현으로 넘어가는 120km 구간은 대략 70km가 오르막 구간이고 50km는 내리막 구간이라고 하더군요.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의 정점인 고갯길은 해발 1750여미터나 되는 길이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오후 1시에 출발하여 약 13km 구간의 업힐과 약 23km 구간의 다운힐을 하는 것으로 라이딩 계획을 변경하였습니다. 가파른 오르막은 아니었지만 무송현에서 장백현으로 가는 업힐 구간은 역시 지루하고 힘들더군요. 13km업힐 구간을 오르는데 약 1시간 30분이 걸렸습니다. 


전체 29명의 일행 중에 여학생이 3명 있었는데, 그 중 한명이 특히 오르막 구간 라이딩을 힘들어 하더군요. 남학생 중에도 1명이 복통 증세로 힘들어 하였습니다만, 한 명도 지원차량의 도움을 받지 않고 오르막 구간 라이딩을 마쳤습니다. 셋째 날 오르막 라이딩은 백두산 천지 라이딩을 위한 워밍업이었던 셈이지요.


힘들게 1시간 30분 업힐 후에는 약 1시간 20여분의 다운 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고갯길 정상에서 10여분 휴식을 하고 물과 간식을 나눠 먹은 후에 다운힐을 시작하였습니다. 다운힐을 할 때는 모두 바람막이와 비옷을 입었습니다. 




업힐 구간을 오를 때 잠깐 비가 뿌렸기 때문에 땀과 비로 몸이 모두 젖어 있어서 추위에 대한 대비를 해야 했습니다. 바람막이를 가지고 온 사람들은 바람막이를 입고, 바람막이가 없는 사람들은 진행팀이 준비한 1회용 비닐 비옷을 입고 다운힐을 하였습니다. 


비닐 비옷이 모자라 자전거 라이딩 저지만 입고 다운힐은 하였던 몇 사람은 심각한 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시속 30~40km/h로 다운힐을 하였기 때문에 비와 땀에 젖은 몸으로 추위에 떨지 않을 재간이 없었습니다.


다운힐 구간에서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려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셋째 날 라이딩을 마칠 수 있었는데, 이유는 몇 차례의 펑크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에는 도로의 도면 상태가 좋지 않은 곳이 많았고, 특히 무송현에서 장백현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에는 비포장의 공사구간도 많이 있었습니다. 




우리팀에는 실무자 1명, 청소년 참가자 2명이 로드 자전거를 가져 갔었는데, 백두산 천지 라이딩을 하면서 로드를 가지고 온 팀은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장백현 방향 다운힐 구간에서 청소년 참가자 로드 자전거 2대가 차례로 펑크가 났고, MTB도 1대가 펑크로 멈춰섰습니다. 


국내에서처럼 차량을 이용한 정비 지원팀이 따라다니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펑크가 나면 앞서가던 팀들이 멈춰 기다려주고 도로에서 튜브를 교체하던지, 펑크를 떼워서 다시 라이딩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문에 약 23km 다운힐을 하는데 1시간 30여분이나 걸렸습니다. 


무송현에서 장백현으로 넘어가는 고갯길은 정상부에 비포장길과 공사 구간이 많아서 주행하기 힘들었지만, 양쪽 다 아랫쪽 길은 포장이 잘 되어 있어 자전거 라이딩에 큰 무리가 없었습니다. 사실 전체 라이딩을 마무리한 36km 지점 이후에도 다운힐 구간이 계속되었기 때문에 주행거리를 더 늘일 수도 있었습니다만, 이틀간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였기 때문에 휴식을 선택하였습니다. 



300여미터 건너편에 북한땅 해산시


남파산문 근처에서 라이딩을 마치고 송강하에 있는 호텔까지 차로 이동하는 시간만 1시간 30여분이 걸렸습니다. 오후 4시에 라이딩을 마치고 송강하로 이동하여 300미터도 안되는 좁은 강 건너편으로 북한의 양강도 해산시가 마주 보이는 곳에서 저녁 식사를 하였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도 해가 지지 않았기 때문에 강 건너편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육안으로도 모두 볼 수 있었습니다. 저녁을 먹은 식당 '고려관' 있던 곳에서 건너편으로 보이는 북한은 해산시 외곽에 있는 작은 농촌마을이었습니다. 


바로 강 건너에는 길다란 창고 같은 건물이 보였는데, 가이드에게 물었더니 마을 기업소 건물이라고 하더군요. 마을 기업소 뒤편으로는 작은 시골집이 옹기종기 붙어 있는 마을이 있었고, 기업소 오른쪽에는 군인들이 근무하는 작은 초소가 있었습니다. 


마을 뒤편 산 언덕에는 양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고, 언덕 아래로 난 신작로에는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사람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마을 뒷산에는 큰 나무가 하나도 없었는데, 생뚱맞게 '산불조심'이라는 구호가 커다랗게 새겨져 있었습니다. 




중국과 조선의 국경인 강가에는 빨래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몸을 씻는 사람들도 보였습니다. 육안으로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을 모두 알아 볼 수는 있었습니다. 워낙 가까운 거리였기 때문에 국경을 넘나드는 것 정도는 아주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실제로 많은 탈북자들이 백두산이나 해산시를 통해서 중국으로 나오고 있고, 그 중에서도 해산시를 통해 탈북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다고 하였습니다. 저희 일행을 안내한 가이드는 자신을 소개하면서 중국 국적을 가지고 조선에서 살고 있는 화교라고 하였습니다. 원산 부근에 가족들이 살고 있다는 가이드 왕선생은 북한에 대해 모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강 건너 북한 땅을 보면서도 세대간 인식 차이가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아이들 중에는 어디서 들었는지, "통일이 되면 가난한 북한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이야기를 주고 받는 녀석들이 있더군요. 대신 어른들은 중국보다도 훨신 뒤쳐진 북한 주민들의 생활을 보면서 '짠한 마음이 든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중국 영토인 송강하에는 북한 해산시가 잘 보이는 곳이 관광명소가 되어 있었습니다. 강변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곳도 있더군요. 북한 주민들의 일상 생활이 중국인들에게도 관광상품으로 팔리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셋째 날 백두산 라이딩은 자전거로 백두산을 다녀오신 분들이 인터넷에 올려 놓은 사진에서 많이 보던 야생화가 핀 숲길을 달리는 행복한 라이딩이었습니다. 백두산 중산간 길을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 업힐과 다운힐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좋은 코스였습니다만, 라이딩 구간과 숙소 사이의 이동거리가 멀어 계획된 라이딩을 모두 소화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한 계획이더군요.


라이딩 거리를 36km로 줄인 덕분에 여행지에서의 여유로움을 만끽하면서 행복한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호텔 근처의 작은 마트로 몰려가 과자와 음료수를 사들고 행복해 하고 어른들은 마을 '꼬치집'에서 양꼬치를 안주 삼아 맥주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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