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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교육감 주민소환 불법 서명 사실이라는데...

by 이윤기 2015.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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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 서명이 1차 마무리 되었다고 합니다.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운동본부의 기자회견 자료를 보니 유권자 10%를 훨씬 넘는 36만 여명이 서명에 참여 하였다고 합니다. 주민투표 요건인 26만 7416명을 훌쩍 넘긴 숫자입니다. 


워낙 민주주의 역행 현상이 심각하기 때문에 어떤 국가기관도 신뢰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을 낙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선관위의 확인 절차를 거쳐야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만약 유효한 서명이 26만 7416명을 넘기게 되면 홍준표 도지사의 직무를 정지하고 내년 6월 이후에 주민투표를 치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내년 4월 총선이 끼어있어 6월까지 미뤄지는 것이 큰 아쉬움이긴 합니다. 앞으로 6개월 이상을 더 기다려야하기 때문에 동력이 떨어지고 맥이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불가피하게 내년 총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홍준표 도지사 주민소환에 맞불을 놓는 격인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은 곳곳에서 불법 서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습니다. 언론보도가 나오기 한 달쯤 전부터 이이미 '불법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사실 확인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 산하기관, 수임인 자격 없이 서명용지 돌아다녀?


하지만 공개적으로는 지난주 처음으로 경남교육감 주민소환 서명운동 과정에서 불법 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 되었고 여러 언론보도도 이루어졌습니다. 급기야 공무원노조 경남본부는 '불법·부정 주민소환 서명'에 대한 신고 접수를 받겠다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공무원 노조에 신고 접수된 사례는 없는 모양입니다. 


지난주 언론 보도를 보면 불법적인 주민소환 서명운동은 공공연한 비밀인 것 같습니다. 이미 경남도민일보 만봐도  "경남도 산하기관장들이 매주 모이는 자리에서 특정 기관장이 주도해 각 기관에 서명 할당을 했다. 그리고 매주 그 자리에서 서명자 수를 확인하고 있다"고 보도 되었습니다. 



경남도민일보는 "경남도 산하기관 근무자 ㄱ씨"로 익명 보도 하였지만, 충분한 확인절차를 거쳐 신뢰할만한 내용을 기사로 내보냈을 것입니다. ㄱ씨가 속한 기관에서는 1만 명을 모아야 한다는 할당량도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수임인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 서명지를 돌리고 있고, 이를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서명지를 맡기지 않고 있다 합니다. 


이 기사에는 아들이 공공기관에 근무한다는 ㄴ씨 사례도 있는데 기관장들이 서명용지를 직원들에게 맡기는 바람에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아들이 서명용지를 집에까지 들고왔다는 사연입니다. 주민소환법을 지키지 않는 서명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제 주변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도 산하기관 근무하는 후배도 직접 경험했다던데...


제 후배도 경남도 산하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벌써 1달 쯤 전에 이런 고민을 털어 놓더군요.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에도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투표 청구 서명용지'가 할당 되었다고 말입니다. 이 후배는 경남도 산하기관에 근무하고 있지만, 홍준표 지사 주민소환은 쌍수를 들고 환영하지만, 박종훈 교육감 주민소환은 눈꼽 만큼도 찬성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직장을 잃을까봐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못하는 자신을 비관(?)하더군요. 남의 일일때야 흔히들 쉽게 '내부고발'을 이야기 하지만 막상 자기 앞에 닥치면 쉬운일이 아니지요. 


부당한 일을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듯 이 보이지만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서 쉽게 벗어나기도 어렵지요. 불법적인 주민소환 서명운동이 벌어지는 것을 그냥 지켜만 보아야 하는 사람들도 참 힘들다고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저도 "당장 불법행위를 고발 하라"고 못하겠더군요. 한 사람의 인생이 걸린 일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정의로운 선택을 하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 지역신문들이 모두 익명으로 보도한 것도 같은 까닭일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불법적인 교육감 주민 소환 서명작업을 주변에서 목격 하면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문제 삼지 못하는 까닭은 각자에게 돌아올지도 모를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불법을 자행하는 꼴을 그냥 지켜봐야 하는 것도 열 받는 일이기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