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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진주 국회의원 vs 도의원 누가 거짓말?

by 이윤기 201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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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총선을 4개월 앞두고 전직 도의원이 현직 국회의원의 비리를 잇달아 폭로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바로 전직 경상남도의원인 심규환 의원이 현직 국회의원인 김재경 의원의 비리(?)를 폭로하고 있습니다. 그는 지난 주에 페이스북에 "검은 돈? 검은 심부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현직 국회의원으로부터 현금 1000만 원을 받아 동문회에 전달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아울러 "돈을 받아 나오면서 왜 새삼스럽게 현금으로 주는 것인지 의문스러웠다"고 합니다. 통상 동문회비는 합법적인 경비 지출이므로 온라인 계좌로 보내면 되는데 현금으로 납부하는 것이 이상 했다는 것이지요. 동창회에 현금으로 1000만원을 낸 것을 보면 그 돈의 출처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입니다. 


언론보도를 보니 해당 국회의원인 김재경 새누리당 의원은 동문회장의 연간 회비가 1000만 원이라 회비를 냈을 뿐이라고 해명 하였다더군요. 선관위에서도 동창회비는 기부행위로 보지 않고 찬조금을 냈다해도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고 하였더군요. 여기까지는 심규환 전 도의원의 1차 폭로(?) 관련 내용입니다. 



2차 폭로는 김재경 국회의원 비서관 월급 대납 사실을 밝힌 것입니다. 심규환 의원과는 페이스북 친구가 아니었는데, 최근 그분이 매일 올리는 글을 보고 싶어 친구신청까지 했네요. 모르긴해도 최근에 이분 페이스북 친구가 많이 늘어났지 싶습니다. 다음은 심규환 의원의 주장입니다. 


"2010년 6월 도의원에 당선되자 국회의원 사무실로 불려갔다. 국회의원 말씀이 자신이 데리고 있는 김○○ 비서의 월급을 책임지라는 것이다. 그래서 2010년 8월부터 매월 90만 원씩 김○○ 비서의 계좌로 보냈다. 그러나 나도 형편이 좋지 아니하여 협의하여 2011년 7월부터 2012년 6월까지 매월 40만 원씩 보냈다. 가난한 국회의원 때문에, 난 의정활동 기간 더 가난해졌다"


언론보도를 보면 김재경 의원 측에서는 김모 비서관이 국회의원실로부터 매월 200만원 가량 보수를 비급받았기 때문에 심규환 도의원에게 월급을 책임지라고 할 필요도 없었고 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하였더군요. 김재경 의원측에서 반박하고 나서자 심 전의원은 관련 정황을 한 차례 더 공개하였습니다. 

2. 국회의원실에서 저하고 김의원하고 김비서의 급여를 얘기할 당시에 김비서는 국회에서 급여를 받는 신분이 아니었습니다. 그 직후 국회에서 급여가 지급되고 있다는 사실을 임성재 보좌관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약속한 급여 90만원을 지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소문으로 그 돈으로 사무실 운영비로도 쓰고 했단 말도 들었습니다).

3. 무엇보다도 김 비서가 국회의원실에서 얼마를, 어떻게 받았는지 여부는 본질이 아닙니다. 중요한 건 김비서의 계좌로 매월 일정금액이 송금되었다는 사실이죠. 용역에 대한 정당한 댓가였다면, 왜 제가 저의 명의가 아닌 여직원 명의로 송금했을까요? 

4. 저의 선거사무를 도운 사람에 대한 댓가는 선거직후 일시불로 전부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나 김비서는 댓가를 받을만할 일을 한 사실이 없었기 때문에, 저는 댓가를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설령 양보하여 선거사무를 도왔다고 할 것 같으면, 댓가를 무려 2년에 걸쳐 지급했겠습니까?


심규환 의원은  김○○ 비서가 국회에서 월급을 받는 신분이 아닐 때 매월 90만원을 보내줬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김재경 의원 측의 해명으로 의혹이 해소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닌것이지요. 


심규환 전의원과 김재경 국회의원 중에 과연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요? 제가 보기엔 심규환 의원이 거짓말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자신이 밝힌 주장들에 대하여 여러가지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 공개적으로 거짓말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새누리당 텃밭인 경남에서는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의원, 도의원의 관계가 수평적이지 않습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이 확실한 '갑'이고 도의원 시의원들은 확실한 '을'입니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선거보다 더 중요한 일이 '공천'을 받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호남이 아니어도 사실상 현역 국회의원의 행사가 결정적인 변수인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지방 선거 공천권을 주겠다고 뇌물을 받아 처벌 받는 정치인들이 늘 있어왔고, 공천에 탈락한 후에 돈을 돌려달라고 주장하는 헤프닝도 여러 차례 있었지요. 

그러니 심규환 의원이 주장하는 일들도 충분히 실제로 있었을 법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김재경 의원 뿐만 아니라 다른 국회의원들도 비슷한 일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심규환 전의원이 지난 지방선거 공천 탈락에 앙심을 품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폭로하는 것이라 치더라도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을'의 입장에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