米一(코메이치 치하야 점)
짧게 다녀 온 일본 자전거 여행, 나름 맛집을 찾아 여러 식당을 골라 다녔습니다만 추천 할 만한 곳은 딱 세 곳입니다. 그리고 전혀 기대치 않았던 카멜리아호의 중식 뷔페도 가성비가 아주 높았습니다.
첫날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점심을 먹었던 식당 米一(코메이치 치하야 점)은 체인점이었습니다만, 나름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아침 식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점심은 뭘 먹어도 맛있을 수 밖에 없었지요.
뉴 가이아 돔 마에 호텔에서 출발하여 시카노섬(원래는 시카노섬까지 라이딩을 할 계획이었음)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식당입니다. 후쿠오카히가시 도요다 자동차 판매점 건너편에 있는 식당인데, 돈까스와 덮밥 같은 메뉴들이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대부분 겨울 요리인 굴튀김 요리를 특대로 주문하였습니다. 밥과 함께 맥주도 1잔씩 주문하였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는 맥주를 팔지 않는다"고 하더니 맥주를 갖다 주었습니다.
구글 지도를 검색해 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겠더군요. 카멜리아호에서 아침을 컵라면으로 해결하였기 때문에 점심은 가급적 밥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찾아간 식당입니다.
보통 12시로 정해진 점심 시간보다 30분이나 일찍 식당에 갔습니다만, 빈 자리가 많지 않았습니다. 저희 일행이 주문을 마치고 나니 빈 자리가 없어서 대기하는 손님이 생기더군요. 체인점이긴 하지만 나름 맛있는 식당인듯 하였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바로 자리를 비켜주어야 했습니다. 문 밖에서 기다리는 손님들이 있었기 때문에 맥주를 마시며 여유를 부릴 수가 없겠더군요.
도진마치 역전 시장 통 골목에 있는 밥집 + 술집 '染巣坊(소메수보)'
저녁 식사는 첫날 라이딩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서 숙소 근처에 있는 식당을 골랐습니다. 전철 도진마치역 앞에는 시장이 있는데 시장 통에 있는 식당을 둘러보다가 밥집 + 술집인 '染巣坊(소메수보)'를 우연히 발견하였습니다.
식당 벽에는 스모 선수들의 손바닥 도장과 싸인들이 액자로 만들어 걸려 있었습니다. 다른쪽 벽에는 스모 선수들 사진도 걸려있더군요. 액자에 있는 스모 선수들이 모두 이 식당을 다녀 간 것인지는 확인해보지 않았습니다.
여기 식당에는 여러 가지 메뉴가 있었는데 덮밥과 라멘 그리고 짬뽕을 시켜서 나눠 먹었습니다. 맛있는 순서를 매기라면 덮밥, 짬뽕, 라멘 순서입니다. 덮밥이 가장 많이 좋았습니다. 라멘은 전문점에 비하여 맛이 떨어지고 국물은 많이 짜더군요. 대신 짬뽕은 라면만큼 짜지 않고 맛도 좋았습니다.
이 곳은 동네 단골들이 많은 밥집 + 술집이었습니다. 주방을 마주보는 테이블에는 주로 단골들이 앉아서 혼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면서 TV를 보더군요.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였던 것은 옆 자리에 않은 사람들 끼리 그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희 일행 12명이 한꺼번에 들이닥치자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던 손님 두 사람을 자리를 양보하고 나가더군요. 남은 손님들과 새로 온 손님들도 가게 주인과 인사를 나누는 폼새나 가게에 키핑 해놨던 술을 꺼내 마시는 것으로 봐서는 단골(?) 손님이 분명한데, 같이 나란히 앉은 사람들끼리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한국 사람이 보기엔 참 이상하더군요.
그날 저녁 이 가게에서 가장 시끄러운 사람들은 저희 일행이었습니다. 시장통과 마을 주택가 사이에 있는 이 조그만 식당은 퇴근 길에 들러 저녁 식사와 함께 간단하게 술 한 잔하고 가는 곳인듯 하였습니다.
저희 일행은 정종과 소주 그리고 맥주를 나눠 마시느라 안주도 몇 가지 시켰는데 이름을 기억하지는 못하겠습니다. 야채와 돼지고기를 볶아 만든 안주는 맥주나 정종에 잘 어울렸습니다.
아들인 것으로 짐작되는 젊은 남자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나이든 아주머니가 써빙을 하더군요. 직접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우리들 끼리는 모자간에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한국 식당이라면 12명 정도가 들이닥쳐도 당황하지 않을텐데, 이곳은 저희 일행 12명이 자리를 잡고 않아 약간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하였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시간도 많이 걸리더군요.
저녁을 먹고 골목 길에 서 있는 간판 앞에서 인증샷을 남겼습니다. 다음에 후쿠오카에 가서 도진마치 역 부근에 숙소를 정하게 된다면 가볍게 술 한잔하고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식당으로 기억해두기로 하였습니다.
우레시노 온천 손두부 '소안 요코초'
세번 째 맛집은 후쿠오카가 아니라 사가현 우레시노 온천에 있는 식당입니다. 관광안내소에서 우레시노 온천에 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팜플렛을 받았는데, 그 중에 한 곳 입니다. 우레시노 온천에 있는 여러 맛있는 식당들이 소개 되어 있더군요.
팜플렛에는 다양한 메뉴가 소개 되어 있었는데 우리 일행의 눈길을 끄는 식당은 온천 손두부였습니다. 온천손두부를 파는 식당도 몇 군데가 있었는데, 저희는 현지 마을 분의 추천을 받아 '소안 요코초' 를 선택하였습니다.
점심 시간에 맞춰 도착하였더니 평일인데도 빈 자리가 별로 없었습니다. 저희 일행 말고도 한국인 관광객들이 있었고 일본인 손님들도 많았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모두 추천 메뉴인 온천 손두부를 주문하고 술 안주로 고로케를 주문하였는데 특히 고로케가 아주 고소하고 맛이 좋았습니다. 따끈한 국물과 담백한 맛이 어울어진 손두부는 아주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온천 여행을 위한 추천 메뉴였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더군요. 아울러 가격도 딱 좋았습니다. 1인분에 850엔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가격 대비 아주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였습니다. 이번 일본 여행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가장 맛있었습니다.
점심을 먹으면서 반주로 일본 소주를 한 잔씩 나눠 먹었습니다. 일본 식당에서는 소주를 시키면 따뜻한(혹은 차가운) 물을 같이주더군요. 25도인 소주에 물을 섞어 마실 수 있었습니다. 소주에 따뜻한 물을 섞어 먹어 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따뜻한 물과 소주가 예상 밖으로 잘 어울렸습니다.
점심이 아니었다면, 우레시노 온천에서 하루 밤을 자고 올 수 있었다면 좀 더 맛있는 음식들을 맛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일본 여행은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겠지만 우레시노 온천을 다시 가게 될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혹시 우레시노 온천을 가실 분들은 가급적 1박 2일로 계획을 세우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넓은 창문으로 바다를 보며 즐기는 카멜리아호 뷔페
마지막으로 기대하지 않았던 맛집(?)은 한국으로 돌아오는 카멜리아호에서 먹었던 점심 뷔페였습니다. 1인당 1000엔이라는 가격과 배에서 파는 음식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잠깐 망설였습니다.
일행 중 2/3는 선실에서 컵라면과 주먹밥 등으로 점심을 떼웠고, 4명이서 뷔페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별 기대없이 점심을 먹으러 갔었는데 밥과 10여 가지 요리들이 모두 먹을 만 했습니다.
도시락이나 편의점에서 파는 주먹밥이나 볶음면 보다는 카멜리아호 식당 밥이 훨씬 좋았습니다. 커다란 창문 너머로 바다를 보면서 먹는 점심 식사도 아주 호사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