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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3만원으로 컴퓨터 빨라진다는 새빨간 거짓말 !

by 이윤기 2016.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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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Xtra-PC, 페이스북 기만 광고에 속지 마세요


20년 넘게 소비자운동을 해오고 있고 소비자를 기만하는 기업들의 여러 악덕사례에 대처하는 방법을 블로그를 통해 자주 소개하였습니다만, 이번엔 제가 깜박 속아 넘어간 피해 사례를 소개합니다. 


정확한 시기가 기억나지 않는데, 대략 1달쯤 전에 아래와 같은 페이스북 광고를 처음 보았습니다. 광고 카피는 "컴퓨터가 느려서 짜증이 나시나요?"였습니다. 당연히 저에게는 "느려서 짜증 나는 컴퓨터를 빠르게 해주는 장치"로 해석되어졌습니다. 


세상에 느리지 않은 컴퓨터가 어디 있을까요? 아무리  비싼 돈을 주고 빠른 컴퓨터를 사도 사용자의 기대를 100% 만족시킬 만큼 빠른 컴퓨터가 있을까요? 제가 가진 노트북 중에 구입 후 4년이 지난 제품이 있는데, 느려터져서 사용이 힘든 상태였습니다. 


SSD로 교체를 하려고 분해를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그냥 모셔두고 있던 노트북인데 USB 하나만 끼워주면 속도가 빨라진다니 획기적인 장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가격도 별로 비싸지 않더군요. 





위 사진에 있는 페이스북 광고를 클릭하면 아래 사진에 있는 해당 사이트로 연결이 됩니다. 그리고 손가락 한 마디보다 작은 USB에 대한 홍보 자료가 나옵니다. "오래되고 느려터진 컴퓨터에 새 생명을 불어 넣는다", "당신의 컴퓨터를 새것 처럼 만들어 준다"는 광고에 솔깃해지더군요. 


단돈 3만원 투자하면 느려터진 컴퓨터가 빨라진다는 새빨간 거짓말


더군다나 단돈 3만원만 투자하면 느려터진 컴퓨터가 빨라진다는 참 혁신적인 제품이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과 윈도우 등 운영체제를 가리지 않고 호환이 될 뿐만 아니라 노트북, 데스크탑, 넷북 등 장비와 성능에 상관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런 만능장비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다시 한 번 확인했어야 하는데 아무 생각없이 3만원을 주고 Xtra-PC를 주문하였습니다.  어떤 기술 기업이 이런 획기적인 장치를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직접 사용해보고 사람들에게 알려줘야겠다고 하는 '얼리어답터' 성향이 발동되었습니다.




오래 고민하지 않고 Xtra-PC 주문 사이트로 들어가서 가장 기본 제품을 구입하였습니다. 해외 사이트로 주문한 탓에 대략 1달이 다 되어 배송이 이루어졌습니다. 약간 설레는 마음으로 제품을 꺼내서 낡은 노트북에 USB를 끼우고 전원을 켰습니다. 


어라 그런데 그냥 윈도우로 부팅이 되더군요. 작고 짧게 영어로 메모된 사용설명서를 읽어보니 USB를 통해서 부팅을 하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노트북 컴퓨터를 USB로 부팅이 되도록 C-MOS 프로그램을 변경하고 컴퓨터를 새로 켰습니다. 그랬더니 Xtra-PC라고 하는 전혀 새로운 운영체제가 켜졌습니다. 페이스북에 링크가 연결된 광고처럼 인터넷 검색도 할 수 있고, 게임도 실행되었으며 이메일을 보내거나 받고, 온라인 쇼핑도 할 수 있었으며, 유튜브를 감상할 수도 있다더군요. 





윈도우 운영체제를 빠르게 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이 모든 기능은 윈도우에서 실행되는 것이 아니라 Xtra-PC라고 하는 완전히 낯선 운영체제에서만 가능하였습니다. 기본으로 깔려있는 웹브라우저는 영문판이고 한글판으로 바꾸는 것도 쉽지 않았으며 크롬을 새로 설치하는 것도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 않더군요.


사기성이 농후하다는 징조는 광고에도 있었는데, 제가 콩까지가 씌었는지 그 부분을 놓쳤더군요. 위 사진에 보시면 지금은 "공개적으로 판매되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요구로 인하여 이는 곧 초대를 통해 판매되어 질 것입니다."라는 나오는데, 너무 주문이 밀려 앞으로는 쉽게 구입이 안 될 수도 있다는 미끼성 광고였던 것이지요. 


그런데 나름 20년 넘게 소비자 운동을 열심히 해왔다고 자부하는 제가 이 미끼를 덥석 물어버렸습니다. 한화로 약 3만원만 투자해서 특별한(?) 프로그램이 담긴 USB를 구입하여 노트북에 꽂고 전원을 켜기만 하면 새로고 빨라진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 빠져버린겁니다. 




아울러  Xtra-PC 광고에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빠르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리눅스 계열 운영체제로 컴퓨터를 작동시킨다는 핵심 정보가 빠져 있습니다. 바로 이 핵심 정보가 빠져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신의 느려터진 윈도우 운영체제의 컴퓨터를 빠르게 해준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배송이 완료된 USB를 노트북에 꽂아 부팅을 해보고서야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황당하더군요. 페이스북에 링크가 걸려있는 Xtra-PC 광고에는 "대한민국에 거주하고 계신다면, 배송까지 5일 정도 소요될 수 있습니다"라고 나오지만, 실제로는 약 4주만에 배송이 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만, 배송이 늦어면 반품과 환불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악의적인 약관까지 있습니다. 

 



"속았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뒤늦게 인터넷에서 Xtra-PC를 검색해봤더니,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기성 광고가 틀림 없었더군요. 저 처럼 피해를 경험한 사람들도 있었고, USB에 허접한 리눅스 프로그램을 담아서 팔아먹는 사기꾼(?) 집단이란걸 알아 챈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참으로 어이가 없더군요. 허위, 기만 광고에 완전히 속아넘어 간 것입니다. 물론 이 업체가 한국 기업이었다면 지난 20년 넘게 소비자운동에 몸 담아 온 노하우를 120%라도 발휘해서 어떤 수를 써서라도 환불을 받아냈을 겁니다. 


문제는 이 회사가 미국에 있고 반품을 하고 환불을 받으려면 국제우편을 이용해야 하고, 영어로 E-MAIL을 보내거나 국제 전화 요금을 부담하면서 전화 통화를 해야하는 현실적 어려움을 모두 자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일단 구글 번역의 도움(?)을 받아 Xtra-PC 판매 회사의 웹사이트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제품을 받고 나서 30일 안에 반품과 환불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Xtra-PC 판매사가 제품을 발송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반품을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배송 후 30일 안에 반품...쉽지 않다


참으로 악의적인 약관이더군요. 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만, 웹사이트의 청약 철회 규정을 자세히 읽지 않으면, 제품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반품이 가능한 것으로 오해나 착각할 수 있는 가능성입 높습니다. 


왜냐하면 국내 법규를 보면 대부분 제품을 배송 받은 날로부터 '청약 철회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Xtra-PC의 경우 판매자의 발송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 처럼 30일 다되어 배송이 이루어지는 경우 환불이 불가능할 수도 있고, 일반우편으로 배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30일이내 반품을 입증해야 하는 다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반송 비용은 물론이고 배송비용, 수수료, 세금 등은 반환되지 않는다고 명시해놓았습니다. 




국내 판매사가 이런 엉터리 같은 약관을 사용했다면,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바로잡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해외직구의 경우 '사기성 판매'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제대로 반품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반송 과정에서 분실이나 망실이 이루어지는 경우 소비자의 무과실을 입증하기도 힘들기 때문입니다. 


해외직구...구매 전....인터넷 검색은 필수 !


결국 반품을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에 속에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5천원만 주면 살 수 있는 8GB USB 저장 장치를 무려 30달러나 구매한 셈이 되어버렸습니다. 페이스북 광고를 보고 주문하기 전에 인터넷 검색만 한 번 해봤어도 이런 어이없는 피해를 당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Xtra-PC 제품을 받아서 컴퓨터를 켜보고 난 후에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이미 여러 사람들이  Xtra-PC에 속지 말라는 경고를 담은 글을 블로그에 포스팅해 두었더군요.


해외 직구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아직까지 법과 제도로 소비자가 보호받기 어렵습니다. 개별 국가의 법으로 규제하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기 전에 정보를 확인하고, 좋은 경험이던 나쁜 경험이던 구매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직구, 주문 클릭을 하기 전에 꼭 인터넷 검색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기성 판매가 아닌지, 품질과 성능에 대한 평가는 어떤지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