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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창원시내버스 언제쯤 공짜가 될까?

by 이윤기 2022.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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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1. 11. 22 방송분)

 

지난 9월 1일부터 창원시 준공영제가 시행되어 이제 두 달이 다 되어 갑니다. 오늘은 준공영제 시행 이후 중장기 창원시 대중교통계획과 시내버스 무상교통정책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창원시의 중장기 대중교통 활성화를 위한 교통계획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누어져 진행되고 있습니다. 첫 단계는 지난 9월에 시행된 시내버스 준공영제입니다. 버스회사에 대한 합리적인 지원체계를 만들고 버스회사 별로 노선을 전담하게 함으로써 책임성을 높이는 정책입니다. 

 

아직까지 획기적인 서비스 개선을 체감하지는 못하지만, 아무래도 “준공영제하고 지원금은 늘어나는데 서비스는 나아진 것이 없다”는 평가를 받게 될까봐 창원시와 시내버스사업자들이 준공영제 이전보다는 서비스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목표의식을 가지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두 번째 단계는 2023년 1단계 원이대로 구간 창원 S-BRT도입과 함께 준비되고 있는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입니다. 사실 2011년 통합창원시 출범 이후 도입된 시내버스 환승체계는 도입 후 10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원시 환승체계 정착위해 더 노력해야

 

시내버스 환승체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첫째는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고 싶어하기 때문이고, 1회 환승을 통해 목적지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간선급행 체계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탓입니다. 

 

아울러 25분 1회 환승, 읍면노선 40분으로 되어 있는 현재의 환승체계도 준공영제 도입 취지에 맞게 개편이 필요해보이기도 합니다. 예를들면, 총4회까지 무료 환승이 가능하고 모두 5개 교통수단을 추가요금없이 탈수 있는 수도권환승통합요금제와 비교하면 교통복지의 수준이 한 참 뒤쳐져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장기과제이기는 합니다만, 마산역~창원중앙역, 창원역~진해역, 월영광장~진해구청에 이르는 창원도시철도 1, 2, 3호선을 도입하는 계획입니다. 창원 도시철도의 경우 개통후 10년이 지난 지금도 엄청난 운영적자로 지금도 몸살을 앓고 있던 김해 경전철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만, 대중교통을 중심으로 교통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기본계획의 긍정적인 측면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도시철도만 도입한다고 저절로 해결되지 않아

 

제가 방송을 통해서 자주 말씀 드리지만, 창원시 대중교통 계획에 부족한 부분은 강력한 ‘승용차 억제 정책’이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아무튼 준공영제 도입-BRT도입과 버스중앙전용차로제-환승체계 중심의 시내버스 노선개편-도시철도 중심의 교통체계 전환이 앞으로의 창원시 대중교통 정책의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보태야 할 대중교통 정책이 있는데 바로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 하는 정책입니다. 이미 국내에서도 대중교통 요금을 무료화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오늘은 그 이야기를 강조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서울과 대도시의 대표적인 대중교통인 지하철 요금은 서울시의 경우 이미 1980년부터 50% 할인, 1984년부터 37년째 65세 이상 노인에게 무료입니다. 하지만 창원시나 경상남도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들은 이런 교통복지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있는 혜택은 70세 이상 어르신들이 운전면허를 반납하면 10만원이 충전된 교통카드를 1회 제공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마산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김호일 전 의원이 회장을 맡고 있는 대한노인회와 같은 단체에서 적극적으로 노인 무상교통 도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무상교통이 적용되는 노인들의 연령 기준이 65~75세로 다양하지만 이미 노인들의 버스요금을 무료화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노인, 청소년부터 무상교통 시행해야...

충청남도의 경우 75세 이상을 무료로 하고 있고, 충북 영동군은 70세 이상 버스요금이 무료입니다. 65세 이상을 무료로 하는 곳이 가장 많은데, 강원도 정선군을 비롯하여 경기도에 있는 화성시, 안산시, 광명시가 올해부터 버스요금을 무료화하였습니다. 

또 청소년들의 버스요금을 무료화 한 곳도 있는데, 경기도 화성시가 지난해 11월부터 7~18세 아동청소년 버스요금을 무료화하였습니다. 경기도 화성시는 최근 아동청소년무상요금제 정책평가보고서를 내놨는데, 아주대학교에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최초로 시행한 아동청소년 무상교통정책으로 인해 연간 86억 6000만원의 편익이 발생되었다고 하구요. 코로나로 승객이 감소하지 않았을 때의 편익 추정은 101억원이 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화성시가 무상교통 실시로 인해 교통개선 5.2억 원, 환경개선 0.06억 원, 교통비 지원 13.3억 원, 건강증진 1.2억 원, 경제 활성화 1.2억 원, 생활 SOC 예산 절감 65.6억 원 등 연간 86.6억 원의 편익이 발생하였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통복지 정책은 충청남도에서도 준비되고 있습니다. 충청남도는 내년부터 도내 초중고생 26만 명의 버스요금 무료화를 시작합니다. 충청남도와 도내 15개 시군이 합의하여 무상교통 정책이 이루어지는데, 충청남도와 시군이 절반씩 비용을 부담하여 내년에 6~12세를 시작으로 2023년에는 13~15세, 2024년에는 16~18세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입니다. 

사실 이런 교통복지 정책은 다른 지자체에서도 많이하고 있는데 매우 산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경기도가 13~23세 청소년들에게 연간 12만원 버스요금을 지원하고 있고, 성남시, 시흥시, 김포시도 모바일 지역화폐로 교통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시흥시에서는 7~18세 아동에게 월 40회(4만원)의 기본 교통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룩셈부르크는 버스,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 무상으로 바꿔...

수원시는 취업준비 청년들에게 교통비 30만원을 지원하고, 화성시, 용인시, 고양시에서도 취업준비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평택시의 경우도 지원기준이 조금 다르지만 10만원씩 3회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경기 가평, 전남 곡성, 충북 옥천, 강원 양구, 화천에서는 농어촌 지역 학생 교통비 지원사업이 있고, 전국의 여러 지자체들이 저소득층 청소년 교통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또 강원도 양구군과 충북 보은군에서는 장거리 통학생 교통비 지원사업을 하고 있고, 홍천군에서는 월 2만씩 군장병 교통비 지원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창원시도 준공영제에 이어 청소년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하는 무상교통정책을 시작할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준공영제를 통해 버스회사의 운영적자를 시민이 낸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에 승객 없는 버스를 운행하는 것보다 공짜로라도 버스를 많이 타는 것이 탄소중립과 기후변화를 막는데 더 바람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진보당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내놓고 있는데, 룩셈부르크는 작년에 버스, 기차 등 모든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바꿔버렸습니다. 교통체증을 막고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중교통을 무료로 하는 것이 사회전체적으로 더 이익이라는 것입니다. 프랑스에서도 됭케르크시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대중교통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고, 파리 같은 대도시에서도 청년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경남에서는 창원시가 앞장서서 시민들의 기본권으로서 이동권을 보장하고, 대중교통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소득층을 위한 공익적 정책으로 교통비 면제를 검토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