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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똥오줌 내려보내는데 하루 45리터?

by 이윤기 2022.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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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는 지 알고 계시는가요?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가정의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176리터라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의 절반가량은 욕실에서 소비된다고 하구요. 욕실에서 소비되는 물의 절반은 세수를 하거나 샤워를 하는데 사용되고, 나머지 절반은 대소변을 보는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 사용하는 176리터의 1/4, 약 45리터는 변기에서 대소변을 내려보내는데 사용된다고 합니다. 오늘은 물절약과 변기 물 절약과 양변기법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1993년 인구행동연구소에서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면서 수돗물을 절약하자는 캠페인이 널리 확산 된 일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부족 국가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되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물부족 국가라는 것을 핑계 삼아 4대강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당시 4대강 사업 홍보 자료에는 우리나라가 물빈곤 국가이며 OECD 회원국 가운데 20위, 1인 당 연간 사용 가능 담수량은 153개국 중 129위라고 강조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강물을 가둬서 활용해야 한다고 4대강 사업을 주장한 측에서 국민들을 눈속임한 자료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물 빈곤지수는 셰계 147개국 중 43위이고, OECD 국가 중에는 하위권이었지만, 세계 순위로 보면 매우 나쁜 편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물부족 국가? 맞는 말인가?

하지만, 2019년에 나온 유엔보고서에서도 우리나라는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물스트레스 지수를 계산하는 복잡한 계산식이 있지만, 여기서 설명 드릴 수는 없고, 우리나라가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 이유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국토면적이 좁고 인구 밀도가 높으며 강우량이 여름에 집중되기 때문에 절대량에 비하여 이용가능한 수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연간 강수량은 세계 평균인 831mm 보다 많은 1300mm나 됩니다만, 국토 면적이 좁고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1인당 연간 총강수량은 2546㎥로 세계 평균 1만 5044㎥의 1/6 수준에 불과합니다. 국토의 70%가 급경사 산지여서 여름철에 집중되는 강수량 대부분이 그냥 바다로 흘러가기 때문에 실제 이용 가능한 수자원은 1인당 1500㎥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수자원이 부족한데도 우리가 실제 실생활에서 물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특히 웬만한 가뭄에도 도시의 수돗물을 꼭지만 틀면 콸콸 쏟아지기 때문에 물부족을 실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렇게 물부족을 실감하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부족한 물을 취수해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물을 많이 끌어 쓰기 때문에 하천을 비롯한 생태계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물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두 번째 이유는 정부가 물공급을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가뭄이 들면 환경유지용수부터 공급을 줄이고 농업용수, 생활용수, 공업용수 순서로 공급을 줄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일반적인 도시 가정에서는 물부족을 알기가 쉽지 않습니다. 농촌에서는 가뭄이 들어 논바닥이 말라가도 도시의 아파트에서는 수도 꼭지만 틀면 물이 쏟아지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물 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까닭?

우리가 물부족을 느끼지 못하는 세 번째 이유는 우리나라가 물을 많이 수입하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생수가 그렇게 많은가 궁금해하시는 분들도 계실텐데요. 제가 말씀 드린 물 수입은 생수처럼 물을 직접 수입하는 것이 아니라 식량과 식품을 통해 물이 수입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예컨대 우유 1L를 생산하는데 물 1000L가 필요하고 소고기 Kg을 생산하는데는 1만 5500L의 물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소고기를 1t 수입했다면, 국내에서 소고기 생산에 들어가는 만큼 물 1만 5500㎥를 아끼는 셈이 되는겁니다. 

아무튼 다소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가 물이 풍부하고 넉넉한 나라가 아닌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YMCA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아낄 수 있는 물이 여전히 낭비되고 있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가장 심각한 낭비 요인은 바로 한 번에 10L 안 밖의 물을 내려보내는 양변기입니다. 

한때는 시민단체와 환경단체가 양변기로 흘려 보내는 물을 아끼자며 변기 물탱크에 벽돌을 넣거나 물을 채운 팻트병을 담궈 놓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바로 그 무렵 양변기로 한 번 물을 내릴 때, 흘려보내는 물을 6L 이하로 의무화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환경부가 2014년부터 신축하는 건물에 사용하는 양변기의 1회 물 사용량을 6L 이하로 하도록 의무화 하는 수도법을 개정하여 8년 째 시행중입니다. 

문제는 법이 시행되고 8년이 지났는데도 아무도 이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법을 위반 하여도 집을 짓는 사람도, 집에 사는 사람도 처벌받은 경우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국YMCA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약 2달 동안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10개 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양변기 물 사용량을 조사한 결과 1회 6L 기준을 지켜 양변기가 설치된 아파트는 한 군데도 없었다고 합니다. YMCA가 실측한 결과 전체 조사대상 아파트의 평균은 9.1L였으며, 1회 사용량이 12리터로 기준치의 두 배가 넘는 곳도 있었다고 합니다. 

 

양변기 물 절약법... 왜 아무도 안지키나?

지난 8년 동안 6L 기준을 지키지도 않았고, 법을 어겨도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이렇게 낭비되고 버려진 물은 연간 4억 7천 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팔당댐 저수량의 두 배나 되는 양이라고 합니다. 수도요금으로는 약 5천억원이 낭비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수돗물 생산에는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기 때문에 탄소중립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양변기 물 사용 기준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물 절약 효과를 높이기 위해 2019년 절수설비 등급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양변기 1등급은 4리터 이하, 2등급 5리터 이하, 3등급 6리터 이하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오는 2월 18일부터는 절수 등급표시를 의무화하도록 법도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양변기로 인한 물 낭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양변기에 사용하는 물사용량을 감축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한국YMCA는 정부가 앞장서서 양변기 물사용량을 감축 시스템을 만들고 사업자들과 공유해야 하며, 정부가 관리하는 공중화장실부터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변기를 새로 설치하거나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절수기기 등급표시제> 제품인지 확인하도록 적극 홍보해 나가야 합니다. 하루 사용 수돗물의 1/4를 대소변을 내려보내는데 낭비하는 낡은 시스템을 확 바꾸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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