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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코로나-19 확진, 지난 3월 재택 치료기

by 이윤기 2022.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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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3. 14 방송분)

지금이 아니라 지난 3월에 경험한 일 입니다.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500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미 국민 10명 중에 1명은 코로나에 확진된 셈인데요. 지금도 매일 3만명이 훨씬 넘는 확진자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도 지난 화요일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요. 오늘은 코로나19 재택치료 과정에서 경험했던 이야기를 함께 해보겠습니다. 

오미클론이 확산되면서 뉴스에서만 보던 확진자가 주변에서도 속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년전 코로나 19 확산초기에는 환자뿐만 아니라 밀접접촉자까지 엄격하게 격리조치하였고, 그 당시에는 내가 확진되는 것도 걱정이었지만, 그 보다 더 큰 걱정이 나 때문에 주변 사람들까지 피해를 입힐까봐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나마 지금은 치명률이 높은 변이들이 사라지고, 전파력은 높지만 치명률은 낮은 오미클론이 대세종이 되면서 확진자 치료나 접촉자 관리가 굉장히 많이 느슨해졌습니다. 그러면서 최근에 코로나 확진 환자들이 가장 힘들었던 것은 최종 ‘확진’ 판정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오늘부터는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면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게 방역수칙이 변경되었는데, 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pcr 검사에서 ‘양성’이 나와야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최종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제일 큰 이유는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의심 증상이 있어도 원하는 만큼 검사를 받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지난 월요일에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감기, 몸살 증상이 분명해서 오후에 선별진료소에 갔더니 당일분 pcr 검사가 마감되어 검사를 받을 수 없었답니다. 다음날은 아침 9시에 문을 여는 선별검사소에 1시간 30분전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겨우 pcr 검사를 받고 그날 오후에 확진 판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만 하더라도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지 않으면, 코로나 환자로 확정되지 않았고, 확정이 늦어지면 완치 후 격리해제도 늦어지는 것이 문제였던 겁니다. 다행히 이번 주부터는 전국 호흡기전담클리닉과 호흡기진료 지정 의료기관 7,588곳에서 받은 신속항원검사가 양성일 땐 추가 PCR 검사 없이 확진으로 인정하는 것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증상은 있지만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온분들이 pcr 검사를 받기가 좀 수월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무튼 방역당국이 현장 상황을 빠르게 반영하여 확진판정 방식을 바꾼 것은 매우 바람직하고 적절한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처음엔 인후통 보다 PCR검사 받는게 더 힘들었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재택치료자가 폭증하면서 재택치료 중에 증상이 악화되어 입원치료를 받아야하는 경우 입원절차가 복잡하고, 입원 판정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건당국의 입원치료 판정이 있어야 하고, 119 구급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절차들인데, 실제 제 지인의 경우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에 입원치료를 문의하였지만, 보건소를 통해서 입원허가를 받으라고 했는데요. 문제는 보건소 전화통화에 한 나절이 넘게 걸렸다는겁니다. 언론보도에도 500번 넘게 전화했는데 통화를 못했다하는 뉴스도 있었지요. 결국 가포에 있는 국립병원에 입원하기는 했는데...증상이 악화되는 재택치료자의 입원치료 절차는 좀 더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최근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 친구, 친척, 이웃, 직장동료 중에도 확진자가 생기는 것이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세간에는 “주변 사람들도 다 걸리고 있고, 어차피 한 번은 걸려야 하는 것 같은데, 매도 먼저 맞는 것이 좋다고 나도 그냥 걸리고 지나가면 좋겠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제가 막상 경험해보니 절대로 그렇게 경계심을 늦출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좀 다르기는 하지만 굉장히 힘든 재택치료를 해야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조심하고 안 걸리도록 하는 것이 좋겠구요. 사회적으로도 지금보다 더 많은 확진자가 쏟아지면 방역시스템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에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저만 하더라도 가족 중에 누가 한명이 확진되면 그냥 다 같이 확진되어 한꺼번에 재택치료를 하고, 한꺼번에 직장으로 다시 돌아가도록 하자 하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막상 제가 확진이 되고 보니 가족이 한꺼번에 확진되면 제대로 뒷바라지를 해줄 사람이 없어 훨씬 더 난감해지겠더군요. 저의 경우 집에서 채택치료를 하는데도 다행히 아내가 확진되지 않아서 음식도 사다주고 약도 사다줄 수 있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재택치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제 주변에도 차라리 가족이 함께 걸리는게 낳겠다는 분들이 있었는데, 일부러 식사도 같이하고 수저도 함께 사용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경험해보면 그런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한 명이라도 안 아픈 사람이 있어야 아픈 가족을 보살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기처럼 지나간다는 이야기만 듣고 코로나19를 너무 쉽게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감기, 몸살보다 힘든 분들도 많고 감기 몸살도 온 식구가 같이 앓게 되면 서로 돌볼 수 없는 힘든 시간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동거가족 없이 혼자 생활하는 분들은 재택치료 기간 동안 전혀 바깥출입을 할 수 없어 생기는 불편이 적지 않다고 하더군요. 혼자서 챙겨 먹는 것도 문제가 기운이 없으면 먹는 게 더 소홀해질 수밖에 없지요. 격리가 되고나면 누군가의 도움을 꼭 받아야 하는데 특히 약을 추가로 구입해야 할 때가 가장 불편했다고 하더군요.

그냥 한 번 걸리고 지나가자? 결코 그럴 일 아니었다 !

저의 경우 코로나에 확진된 동료들과 만든 카톡방이 있어서 참 유익하였습니다. 코로나 환자들의 경우 사람마다 증상이 굉장히 많이 다른데요. 서로 증상을 확인하고 대처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실제 어떤 분들은 열이 많이 나고 몸살을 심하게 하는 분들이 있고, 어떤 분들은 목이 많이 아프다는 분들이 있는데요. 저 같은 경우 열은 많이 오르지 않았지만, 목이 심하게 많이 아팠습니다. 동네 병원에서 구입한 <코로나 재택치료 대비 상비약>과 처음 확진 받던 날, 선별진료소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국에서 구입한 약을 먹었습니다만, 몸살 기운은 가라앉았는데  3~4일이 지나도 목이 많이 아파서 힘들었답니다. 

그런데, 셋째 날 동료들과 만든 확진자 단톡방에서 목이 아플 때는 캔디형 인후통약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고, 곧바로 그 약을 사서 먹고 증상이 빠르게 완화되었습니다. 확진자 단톡방을 만들어놓으니 동병상련이라는 옛말이 정말 심감이 나더군요. 일단 같이 아픈 사람끼리 서로서로 정말 위로도 되고, 확진 시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먼저 확진되어 회복되는 사람들의 경험담을 들을 수 있어서 아주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생생한 경험담을 공유할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확진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 다가오는 만큼 청취자 여러분 중에 확진 되시는 분들이 있다면, 가족이든, 친구든 혹은 직장 동료든 확진 된 사람들과 함께 단톡방을 만드는 것은 추천해 드립니다. 제가 코로나에 확진된 것을 알고 선별 진료소에 가기 전에 카톡이나 문자로 문의하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확진생활을 위해 약을 먹고 몸이 회복되기 시작하면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체조 등을 권해드립니다. 사실 쉬는 동안 책이나 읽어야 했지만, 몸이 아프니 책을 읽으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기 어렵더군요. 밤먹고, 약먹고, 잠자는 생활을 일주일간 반복해야 되기 때문에 기분 전환을 위해서도 건강을 위해서도 가벼운 실내운동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