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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민간단체소비자운동의 형성과 활동성과

지역 민간단체 소비자운동의 형성과 활동성과-22

by 이윤기 2022.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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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교복 공동구매 지원운동

 

교복 공동구매 지원운동은 1998년 대구 제일여중에서 학부모들의 주도로 교복 공동구매가 처음 이루어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1999년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전국적인 YMCA 교복 공동구매 네트워크 구성을 제안하였고, 마산YMCA 시민중계실도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하였다. 1995년 교복 자율구매제가 시행된 이후 브랜드 교복이 등장하였고 매년 교복값이 상승하였다. 2000년 무렵 교복시장 규모는 연간 4천억 원에 이르렀고 교복 시장의 70%를 새한, 선경, 제일모직 등 대기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SK글로벌, 제일모직, 새한 앨리트 등 국내 3대 교복 제작업체는 판매가격 담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복 공동구매 입찰 방해혐의까지 받고 있었다. 조사결과 이 업체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5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 검찰에 고발되었다.

교복 공동구매 운동이 시작된 2000, 일반 중고생 교복값은 동복의 경우 20~23만 원, 하복은 8~9만 원 선이었는데, 공동구매가 정착된 학교에서는 동복 10만 원, 하복 35천 원에 구매 가능하였다. 이 같은 교복 공동구매 단가는 원재료비에 제조 마진 30%를 적정가격으로 산정하여 낙찰자를 결정하였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은 2001년부터 교복 공동구매 지원운동을 시작하였다. 교복공동구매 운동의 진행 과정을 보면 <그림 1>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되었는데, 마산YMCA 시민중계실은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활동 평가 및 업무 종료까지 활동을 지원하였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은 2001년 성지여자고등학교, 문성고등학교, 창원공업고등학교, 삼계중학교, 마산여자고등학교 공동구매를 지원하였다. 2001416일 경남지역 최초로 이루어진 마산성지여자고등학교 교복공동구매 입찰에 부산, 마산지역 소규모 업체와 유명 브랜드를 내세운 대기업 대리점 등 19개 사업자가 참여하였는데 최저가 133,377원에서 최고가 148,679원까지 15개 가격이 제출되었고, 그중 4개 가격표를 무작위로 추첨하여 평균 90% 안에 드는 입찰가 중 산술평균치(125,989)의 근사값으로 낙찰가를 결정하였다(경남도민일보, 2001417). 마산성지여자고등학교 1학년생 460명 중 392명이 교복 공동구매에 참여하여 교복값 현실화를 위한 학교운영위원회와 교복 공동구매 소위원회의 활동에 호응하였다. 이날 마산성지여자고등학교 입찰 현장에는 교복 공동구매를 준비하고 있었던 창원문성고등학교, 진해여고, 마산해운중학교 교사들도 참관하였다.

한편, 같은 시기 양산 삼성중학교에서도 하복 공동구매가 진행되었다. 공동구매 이전의 전교생 332명의 하복 구입 가격은 2,988만 원이었는데, 공동구매를 통해 1,159만 원으로 결정되어 무려 1,829만 원이 줄었다. 그리고 학생 1명당 교복 구입비용은 56,000여 원이나 줄었다.[각주:1]

교복 공동구매가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복업체들의 가격담합을 뿌리 뽑기 위해 교복판매가격 일제 조사를 진행하고, 교복업체들이 학부모들의 공동구매를 방해하거나 교복값을 담합 할 경우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조달청에서도 200110월부터 학교 교복 공동구매를 지원하기 위하여 원단제조업체와 제3자 단가계약을 체결하여 교복원단을 대행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교복 공동구매는 단순히 가격만 낮추는 것이 아니라 소비 주체인 학생과 학부모가 스스로 보다 합리적인 구매방안을 모색하고 실천하였다는 의미가 있으며, 특히 똑같은 품질의 교복인데도 브랜드를 따지는 청소년들의 소비인식 개선까지 의미가 확장되었다. 교복 공동구매가 정착되면서 체육복, 졸업앨범 등으로 확산되었다.

마산YMCA2001년 교복 공동구매 운동을 통해 성지여자고등학교, 문성고등학교, 창원공업고등학교, 삼계중학교, 마산여자고등학교의 교복(동복, 하복) 및 체육복 공동구매를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부터 입찰과 평가까지 지원하였으며 그 결과는 <46>과 같다. 당시 시중 유통 여학생 교복의 가격은 255,000(동복 175,000, 하복 8만원)선이었는데, 성지여자고등학교는 126,200, 마산여자고등학교는 바지를 추가하여 149,950, 문성고등학교 여학생 교복은 106,800, 삼계중학교 여학생 교복은 151,000원에 각각 낙찰되었다. 남학생 교복은 문성고등학교 106,040, 창원공업고등학교 112,400, 삼계중학교 137,000원에 각각 낙찰되었다(마산YMCA, 2020b).

또한 마산YMCA 시민중계실은 거제 지역 교복공동구매 설명회에 참가하여 마산지역 교복공동구매 사례 발표를 하고, 거제 지역에 교복공동구매를 확산시켰다. 마산YMCA 시민중계실은 거제교육네트워크를 통해 거제중학교와 신현중학교에서 교복공동구매운동을 지원하여, 기존 15만원 선이었던 교복가격을 동복 73,000, 하복 31,000원으로 낮추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다. 마산YMCA를 비롯한 소비자단체들과 학부모 조직을 통해 교복공동구매가 지속적으로 확산되고 정착되는 과정에 교육부는 학생교복 일괄구매 매뉴얼(2010), 교복가격 안정화를 위한 교복 공동구매 운영 요령 안내(2013) 등의 자료를 만들어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학교까지 배포하는 등 정부 차원의 공동구매 지원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마산YMCA 교복공동구매 지원 운동은 2001년 이후 더 이상 지속되지 않았다(<47>).

  1. 경남도민일보, 2001611, 교복값 거품 보도 이후 학부모 부담 382억 절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