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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교육

구연동화, 일본 변사 억양에서 시작되었다(?)

by 이윤기 2009.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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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동화의 그 독특한 억양 아시지요? 그 독특한 구연동화 억양은 어디에서 나온걸까요? 아 어떤 분들은 '동화구연'이라고 하시더군요. 백화점 문화센터, 도서관, 대학 부설사회교육센터까지 곳곳에서 구연동화 강습일 이루어지고 있지요. 그 구연동화 억양이 일본 변사 억양에서 시작되었나는데, 다들 알고 계셨는지요?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주최한 강연회에서 편해문 선생에게 "구연동화의 독특한 억양이 일본 변사의 억양에서 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습니다.

지난 화요일(5월 19일) 학부모 교육 강사로 편해문 선생을 모셔 50여명이 학부모과 함께 편해문 선생 강의를 들었습니다.  아이들 노래와 놀이 그리고 이야기를 연구하는 편해문 선생의 강의를 요약해서 소개해 드립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공부를 잘 하는 것, 물론 공부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픈 아이를 둔 부모나 혹은 건강한 아이라도 가끔 아플 때마다 부모는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

편해문 선생은 건강한 아이로 자라기 위해서 아이는 무조건 잘 놀아야 한다고 하더군요. 하긴 그는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는 책도 썼습니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놀이라는 것이 그의 신념이지요.

그는,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서는 잘 놀고, 잘 먹고, 잘 자는 이 세 가지만 잘 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강의를 듣는 부모들도 대부분 공감하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놀고, 먹고, 자는 것 중에서 으뜸이 ‘노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잘 노는 아이가 밥도 잘 먹고, 잠 도 잘 잔다는 거지요. 잘 놀지 못하는 아이는 배가 고프지 않으니 밥투정하기 일쑤고, 곤하지 않으니 잠투정하기 일쑤라는 것입니다. 대략 1시간 30여분 동안 잘 노는 아이가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여러 가지 설득력 있는 증거들을 제시해주었습니다. 그의 강의 중 기억에 남는, 중요한 것들을 소개해 봅니다.

레크레이션은 놀이가 아니다.

제가 일하는 YMCA는 레크레이션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곳 입니다. 한국의 레크레이션은 YMCA에서 시작되었지요. 이런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사께서는 “레크레이션을 당장 집어 치우라”고 하더군요.

그는, 레크레이션은 아이들을 흥분 시키고, 경재시키지만 놀이는 아니라는 것 입니다. 레크레이션은 리더가 없으면 놀 수 없기 때문에 아이들을 대상화 시킨다고 비판하였습니다. 결국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은 프로그램이 없으면 못 놀고, 교사가 없으면 못 놀고 장난감이 없으면 못 노는 바보로 만든다는 것 입니다. 그는 레크레이션이라는 프로그램이 결국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놀이에 대한 ‘본성’을 죽일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구연동화 그 독특한 억양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

편해문선생은 옛 이야기와 구연동화를 비교하면서, 왜 아이들에게 구연동화 대신에 이야기를 들려주어야 하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구연동와의 그 억양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요? 구연동화를 하는 많은 교사들도 모르고 있는 비밀인데, 구연동화의 억양은 일본 변사 말투를 흉내 낸 것이라고 합니다. 물론 일본 변사 말투를 흉내냈다고 해서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썩 유쾌한 것은 아니지요?

그런데, 구연동화의 문제점은 그것만이 아니더군요. 왜색적인 변사 흉내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야기를 지나치게 꾸미는 것이 더 문제라고 합니다. 마치 영화를 보여주듯이 이야기 장면을 꾸민다는 것 입니다.

“그냥 팔이 하나 떼 줬다고 하면 되는 이야기를 팔을 하나 떼 줬더니 그 자리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고 들려주는 것이 문제라는 것 입니다. 아이들에게 들려 줄 옛 이야기를 찾아내고 정리하고 책으로 엮어내는 일을 해온 그는 지나치게 과장된 구연동와는 아이들 정서에 적합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이야기는 들려주는 엄마나 선생님과 듣는 아이가 서로 상호작용을 하여야 한다는 것 입니다. 구연동화는 마치 TV를 보는 것처럼 일방적으로 듣는 일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아이들에게는 날마다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다시 옮길 수 있을 때까지 충분히 반복해서 들려주라고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그는, 아이들과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때는 바로 아이들이 엄마나 선생님에게 반복해서 여러 번 들었던 이야기를 엄마나 선생님, 혹은 동무들에게 다시 들려 줄 때라고 합니다. 그러고나면, 비로소 새로운 이야기로 넘어가야 한다더군요.



놀이는 어떻게 시작되는가?

요즘 아이들은 TV, 컴퓨터, 게임기가 없으면 놀 줄을 모른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편해문 선생님은 부모들이,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심심할 틈이 없도록 돌리기 때문에 그렇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심심해져야 비로소 놀이를 시작하고, 장난감이나 다른 도구가 없어야 비로소 동무들과 사람들과 놀게 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아기스포츠단에서도 매년 한 달씩 ‘장남감 없는 교실’이라는 프로젝트 활동을 하고 있어서 비슷한 경험을 많이 하였습니다. 장난감 없는 교실을 하면 처음엔 견디기 힘들어 하던 아이들이 온갖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고, 새로운 놀잇감을 찾아내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답니다.

이른바, 교구와 장난감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죽이고 있었던 거지요. 그리고 진정한 놀이도 경험할 수 없게 한 거구요. 아이들은 온갖 잡동사니를 가지고와서 장난감보다 더 신나고 즐겁게 노는 것을 경험한답니다.

즐겁지 않은 것은 놀이가 아니다

놀이가 레크레이션이나 프로그램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그는 놀이와 놀이 아닌 것의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웃음과 즐거움이라고 하는 것을 ‘잡기 놀이’를 예로 들어 설명해주시더군요.

어른들이나 선생님이 배워주지 않아도 아이들이 저절로 익히는 놀이 중 하나가 ‘잡기 놀이’라는 것 입니다. 그런데, 비슷한 잡기 놀이(?)를 경찰과 도둑도 하는데, 이 둘의 차이가 무얼까하는 질문을 던지더군요.

가장 큰 차이는 아이들이 하는 잡기 놀이는 쫓는 아이와 쫓기는 아이가 모두 즐겁고 신명나서 깔깔 거리며 뛰어 다니지만, 경찰과 도둑은 어느 쪽도 즐겁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하더군요.

과연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이들을 상대로 하는 온갖 놀이, 놀이를 빙자한 학습이나 프로그램이 진짜 놀이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그걸 하면서 아이들이 진짜로 웃음이 터져 나오고, 정말로 즐거워하는지 그걸 보면 단 번에 알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어떤 이름으로 불러도 아이들이 정말 즐거워하지 않으면 그건 놀이가 아니라는 것 입니다. 마찬가지 이유로 아이들 놀이를 돈을 받고 파는 사람들은 모두 사기꾼일 뿐이랍니다.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정말 놀고 있는지 확인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아이들 표정만 보면 된다는 것 입니다. 정말 밝은 표정으로 터져 나오는 웃음을 주체하지 못하며 깔깔 웃는 아이들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면 그 곳에는 ‘놀이’는 없다는 것 입니다.

☞ 강의를 정리하다보니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네요. 두 번으로 나누어 포스팅하겠습니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 10점
편해문 지음/소나무
 
께롱께롱 놀이노래 - 10점
편해문 지음, 윤정주 그림/보리

편해문
안동대학교 민속학과에서 옛 아이들 놀이와 노래, 그리고 옛 이야기를 공부하였구요. 신나게 놀았던 어린시절이 오늘을 사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고 어린이 놀이노래이야기 연구실 <씨동무>를 꾸려 아이들, 교사, 부모님과 함께 옛놀이 노래 이야기를 나누며 놀았다고 합니다.

5년에 걸쳐 네 차례 인도를 다녀오면서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라는 책을 썼구요. 선재학교 회원들과 10번도 넘게 인도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아이들과 더 잘 놀기 위해 부산대학교, 중앙대학교 유아교육학과에서 대학원 공부를 하였습였구요. 세계 어린이 놀잇감 도서관을 만들 꿈을 꾸고 있다고 합니다.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 생태유아교육공동체, 어린이도서연구회에 힘을 보태고 계시는데, 올 해는 지난 2월 아기스포츠단 전국교사 연수회에 강사로 참여하신 것이 인연이 되어  전국 여러 YMCA에서 학부모와 교사들을 만나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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