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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과 노동계의 첫 만남은?

by 이윤기 2009.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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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이 열리는 날 입니다. 여러 언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명하는 기사를 앞 다투어 내보내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동계의 인연을 소개하는 기사도 많더군요. 대부분 언론보도를 보면, 노무현 변호사와 노동계의 만남을 1987년 대우조선 이석규 열사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인권변호사와 노동계의 인연은 거제 대우조선에서 시작한다. 87년 7~9월, 거제에서 구로까지 노동자 투쟁이 뜨거웠다. 그해 8월 22일 거제 옥포에서 거리시위 중 대우조선 노동자 이석규 씨가 최루탄을 맞아 사망했다. 당시 거제로 달려갔던 재야인사 중에 '노변'이 있었다. 그는 <여보, 나 좀 도와줘> '사람 사는 세상'에서 "그 사건은 그해 여름 노동자 대투쟁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고 술회했었다. 그때 노동쟁의 조정법 독소조항인 '제3자 개입금지' 혐의로 20여 일 동안 구속되기도 했다. (5월 29일자, 경남도민일보)


그러나, 사실은 그 보다 5~6년 앞서 노무현 변호사와 노동계의 만남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당신께서 특별히 기록을 소중히 여기신 분이기 때문에 1987년이전에 이루어진 노동자들과의 만남에 대하여 소개해 봅니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께서 2003년 10월 YMCA 100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직접 밝히신 것에 따르면 부산YMCA 활동을 시작하면서 노동자들과 만나기 시작합니다.(관련기사 2009/05/26 - [블로그 뉴스] - 노대통령, 내가 어디 내놔도 한점 티 없는 떳떳한 사람이라면...)


저는 기독교인이 아니지만 YMCA 회원입니다. 78년에 제가 부산에서 변호사 개업을 했는데, 79년경 부산YMCA에서 노동자 교실이 있었는데, 그 노동자 교실에 저 더러 교장을 맡으라고 해서 그래서 노동자들과 함께 전점석씨(당시 부산Y 부장, 현, 창원YMCA 사무총장)와 함께 거창으로 가서 노동자 프로그램에 참여했었습니다.




여기에는 노 전대통령의 기억에 약간의 착오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전점석 사무총장의 증언에 따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산YMCA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82년 무렵이고, 노동자 교실과 노동자 캠프(거창 갈계숲)가 열린 것도 82~83년 쯤 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노동자들과의 첫 만남은 1987년 대우조선 사건보다 5년 정도 앞선 1982년 혹은 83년 무렵입니다. 그는 노동자 교실 교장을 맡았지만, 제일 초보적인 학생이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쨌던, 전두환 군사독재가 판을 치던, 그 엄혹한 시절에 시민단체가 주최한 '노동자 교실' 교장을 맡은 것은 이미 노동문제에 대한 그의 관심이 상당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전점석 사무총장의 증언에 따르면, "당시 거창 갈계숲에서 이루어진 노동자 캠프에 기념 티셔츠를 노무현 변호사가 스폰서를 해서 제작하여 참가자들에게 나눠주었다"고 합니다. 아마 집에 있는 자료를 정리해보면, 당시 노동자 교실 자료와 노동자 캠프 자료가 있을 거라고 하더군요. 당시에 만든 낡은 티셔츠도 남아있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함께 전점석 사무총장의 이야기를 듣는 후배들이, "봉하마을에 노무현 대통령 기념관이 만들어지면 그 때 기증하시면 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시더군요.

또 다른 중요한 만남도 있는데, 어제 제 블로그에  쓴 글 1985년, 노무현 변호사 첫 번째 노동사건 변론 그리고 도민일보 칼럼 '향기가 있는 글'(5월 29일) 에서 쓴 것 처럼, 1985년 5월 당시 문성현 통일중공업 노조위원장 변론도 노동계와의 중요한 만남이었을 것 입니다.

창원에서 활동 중인 노동운동가의 변론 사건을 맡을 당시에는 이미 노동문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는 사건입니다. 노무현 변호사는 1985년에 이미 자신의 변호사 사무실에 '노동문제상담소'를 개설하여, 노동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드린 이런 저런 자료를 살펴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1981년 부림사건 변론을 맡은 후에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였으며, 1982년 무렵에는 부산YMCA 노동자 교실 '교장'을 맡아 노동자들과 인연이 시작된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