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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위험천만 점자블럭, 알고보니 엉터리로 고쳤네...

by 이윤기 2009.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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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양덕동, 한일 3차 아파트 버스정류장에 시각장애인을 위해 설치하는 점자 보도 블럭이 엉터리로 설치되었다는 기사를 지난 9월에 처음 포스팅 하였습니다. 이 기사를 포스팅한 후에 전국적으로 알려져서 한 대학에서 개최하는 사진 공모전 포스터를 아래 왼쪽 사진이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 같은 장소를 가 보았더니, 오른쪽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시설이 개선되어 있었습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나서 얼마지나지 않아 시설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이런 긍정적인 사회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었구요.

아래 오른쪽 사진을 보시면 버스 승강장에 조금 못미쳐서 선형 유도블럭이 버스 정류장을 피해서 지나갈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도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버스 승강장 앞에서 게걸음으로 옆으로 걸어가도록 유도블럭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의 경우에도 길을 가다가 옆걸음으로 비스듬하게 걸어가는 경우는 없습니다. 아무리생각해보 이건 아니다 싶어서 언젠가 다시 기사로 작성하려고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천부인권님이 제기하신 창원시의 엉터리 점자 보도 블럭 설치 기사를 통해 마산양덕동 버스정류장 점자 보도 블럭도 '엉터리'로 고쳐놓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시각 장애인의 걸어가는 진행 방향을 안내하는 선형 점자블록은 일직선으로 설치해야한다는 것 입니다. 천부인권님께서는 블로그 기사를 통해 확인시켜주신 점자블럭 설치방법은 이렇습니다.

"점자블록과 선형블록이 연결되는 부분은 간격을 두지 않고 붙여서 설치한다."
"선형블록의 돌기가 보행자가 진행하는 방향과 평행하도록 설치한다."
"선형블록은 가능한 직선으로 설치하고 분기점을 최소화하도록 설치한다."


즉, 선형블록의 돌기는 보행자가 진행하는 방향과 평행할 뿐만 아니라 선형블록이 연결되는 부분은 간격을 두지 않고 설치하여 아래 그림처럼 선형을 따라서 이동할 수 있도록 설치하여야 하는 것 입니다.


따라서, 아래 사진에 보시는 것 처럼 선형 유도블럭을 설치하는 것은 규정을 위반한 엉터리 설치일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이 이 점자보도블럭을 따라서 걸을 경우에는 여전히 버스승강장에가서 '꽝' 부딪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입니다. 

결론적으로 버스승강장을 피해갈 수 있는 것으로 보이도록 눈속임을 한 땜질식 처방이지 실제로 시각장애인이 걸을 수 있도록 설치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또 다른 설치기준인 "선형블록은 가능한 직선으로 설치하고 분기점을 최소화하도록 설치한다." 를 적용해보면 아래 사진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버스승강장을 지나서 한일 3차 아파트 정문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점자 보도블럭인데, 짧은 구간에 2번을 꺽어지도록 설치하였습니다. 

물론 방향이 바뀌는 분기점에 점형 블록을 설치하기는 하였지만, "가능한 직선으로 설치하고 분기점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설치 규정에 맞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바로 아래쪽에 있는 버스 승강장에서부터 선형블록을 직선 방향으로 설치했어야 하는 것 입니다.


위에 사진에서 보시는 기둥은 교통 신호등 설치 기둥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런 일은 점자보도 블럭을 설치하는 일을 하는 부서와 버스승강장을 설치하는 부서, 그리고 교통 신호등을 설치하는 일이 모두 각각 다른 부서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신호등, 점자보도, 버스승강장 모두 제 각각 설치...

상상력을 발휘해보면 이렇습니다.

1. 맨처음 보도 블럭 공사를 하는 부서에서 점자 보도 공사를 할 때는 설치기준에 맞추어 점자 보도 블럭을 설치하였습니다.

2. 교통신호등을 설치하는 부서에서는 신호등 기둥을 점자 블럭 위에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점자블럭을 옮겼습니다.

3. 버스 승강장을 설치하는 부서에서는 그야 말로 아무생각없이 보도 위에 구조물만 갔다 세웠습니다.

4. 점자보도 블럭 위에 버스 승강장이 설치되었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자, '설치기준'을 무시하고 선형 점자 블럭의 방향만 비스듬하게 '엉터리'로 설치하였다.

어쩌면, 1번과 2번의 순서가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교통 신호등 기둥을 보도 가운데에 설치한 것이 더 문제일 수도 있겠습니다.


보도 공사 따로, 버스 승강장 공사가 아무 생각없이 제 각각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내 곳곳에 엉터리로 설치된 버스 승강장이 여러 곳 있는 것이겠지요.

부인권님에 블로그에 포스팅하신  ‘장애인 안전시설 설치방법 일반’ 기준을 살펴보았더니, 사진에서 보시는 버스 승강장은 설치되어서는 안 되는 불법 구조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점자블럭은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설치되어야 하는데, 버스 승강장을 피해서 걸어갈 수 있도록만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포스팅에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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