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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무학산 둘레길만으로 아쉬운 이유?

by 이윤기 2009.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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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와 콘크리트에 둘러싸인 채 자연으로부터 멀어져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숲과 나무가 있는 숲길을 걷는 것은 심신의 휴식을 위하여 더 없이 좋은 일입니다.

제주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강화올레길, 변산둘레길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잇따라 자기 지역에 있는 아름다운 길을 사람들이 걷기에 좋은 길로 정비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람사르 총회로 더 유명해진 창녕 우포늪에도 늪 둘레를 걸어서 둘러 볼 수 있는 우포 둘레길 조성하는 계획을 세우는 중이라고 합니다.



마산에도 최근 시민들이 편안하게 휴식하면서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둘레길 두 군데가 개통되었습니다. 한 곳은 지난 8월 만들어진 팔용산 수원지 둘레길이고 다른 한 곳은 최근 완공된 무학산 둘레길입니다. 팔용산 둘레길은 깊은 산속에 자리한 산중호수 둘레를 걸을 수 있도록 절벽과 바위로 막힌 구간을 정비하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최근 개통한 무학산 둘레길도 시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무학산 둘레길은 월영동 밤밭 고개에서 석전동 봉화산에 이르는 12.5km의 구간인데, 무학산 2 ~4부 능선을 따라 바다와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산책로 입니다. 

무학산 둘레길은 수평으로 완만하게 조성된 길이기 때문에 어르신들이나 아이들도 힘들지 않게 바람소리,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길입니다.




마산시는 내년에 무학산 임도를 활용하여 총 33.5km에 이르는 무학산 둘레길을 만들 예정이며, 봉암 해안로에서 신마산 옛 한국철강 터에 이르는 해안길 8.4km 구간에도 자전거도로와 해안 보행로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도심에 녹지 축을 만들어 나가려는 마산시의 이 같은 계획은 기본적으로 미래지향적인 바람직한 계획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우선, 마산시가 조성하는 무학산 둘레길이나 해안 보행길은 모두 각각 따로따로 입니다. 도심지에 곳곳에서 무학산과 해안 보행길을 연결하는 녹색 보행로가 그물처럼 연결되는 계획이 추진되어야 합니다. 아울러, 마산시가 조성하는 아름다운 산책로를 걷기 위해서는 모두 특별히 시간을 내어 자동차를 타고 가야 합니다.

마산시에서는 "제주도 올레길과 같이 마산 앞바다와 시가지를 조망하면 산림욕까지 겸한 경남 유일의 친환경 웰빙 산책로"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만, 산책은 일부러 자동차를 타고 가서 몇 시간씩 걷는 것을 산책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살기 좋은 도시는 걷는 사람이 편한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말 합니다. 마산시는 매년 11월 11일 두발로데이라는 행사를 하고 있지만, 이날은 걷기 힘든 도심 길을 1년에 딱 하루만 어깨 띠를 두르고 현수막을 들고 공무원과 관변단체 회원들만 걷는 전시성 행사날일 뿐입니다.

걷기에 편한 도시는 자동차를 타고 가서 특별한 길을 걷는 도시가 아니라 집을 나와서 직장으로 가는 길, 집을 나와서 시장으로 가는 길, 그리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길, 저녁을 먹고 나와 가족과 함께 산책하는 동네 길처럼 매일매일 걷는 길이 걷기에 좋은 길이 되어야 합니다.

마산시의 도시정책이 산길, 숲길 등 특별한 길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만 편중되지 않고, 도심지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도록 걷고 싶은 그리고 걷기 좋은 보행로를 만드는 일도 균형 있게 추진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12월 1일 KBS 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 원고를 조금 고쳤습니다.

KBS 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청취자 칼럼 12월 1일 방송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