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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하객 농락하는 호텔 결혼식 뷔페 !

by 이윤기 2010.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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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호텔 결혼식 피로연장에서 하객들에게 장소에 따라 다른 음식을 내놓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얼마전 직장 동료의 결혼식이 창원의 유명호텔 웨딩홀에서 열렸습니다. 결혼식과 사진촬영이 끝난 후에 함께 결혼식에 참석한 동료들과 같은 층에 있는 피로연장으로 갔습니다.

뷔페식으로 준비한 호텔 피로연장에는 이미 많은 축하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일행보다 조금 앞서 걸어가던 저는 식권을 주고 피로연장으로 먼저 들어갔습니다. 점심시간을 넘긴 결혼식이라 접시에 음식을 담아 빈자리를 찾아서 혼자서 먼저 식사를 하였습니다. 

고급 호텔 뷔페라고 하기에는 음식 가짓수가 적고 많이 부실하다 싶었지만, 결혼식 피로연이라서 그런가보다하고 예사로 생각하였습니다. 단체 행사때 부르는 저렴한 뷔페식사 수준으로 음식이 준비되어 있더군요. 장소 역시 호텔에서 평소에 행사장으로 사용하는 곳이라 호텔 뷔페에 비하여 초라한 느낌도 들었구요.

▲ 여기는 3층 입니다. 2층에 차려진 음식 사진을 찍어오지 않은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함께 결혼식에 참석했던 동료들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2층 피로연장으로 들어온 후 뒤따라 왔는데, 자리가 없다고 3층으로 올라가라고 해서 3층 뷔페식당에 자리를 잡았다는 것 입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서 밥 먹기도 그렇고해서 저는 3층으로 갔습니다.

2층 입구를 지키는 직원에게 일행이 3층에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어서 3층으로 가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순순히 3층으로 올라가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3층 입구에서는 사장으로 보이는 분이 저를 막아섰습니다.

" 3층에 더 이상 자리가 없습니다. 지금부터 오시는 손님들은 2층으로 가시기 바랍니다."
" 저 혼자 2층으로 갔었는데, 3층 안쪽에 일행이 있다고 전화 연락이 왔습니다."
" 3층에는 이제 자리가 없습니다. 그냥 2층으로 가세요"
" 제 동료들이 자리 잡아 놨다고 3층으로 오라고 전화 왔었다니까요 !"
" 그럼, 식권 주세요"
" 식권은 2층에서 냈습니다."
" 2층에 가서 식권 받아오세요"


결국, 저는 다시 2층으로 내려가서 피로연장 입구를 지키는 직원에게 제가 냈던 식권을 돌려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3층 뷔페식당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사장으로 보이는 그 분이 또 다시 저를 막아서더군요.

"손님, 3층에 자리가 없습니다. 2층으로 내려가세요"
"좀 전에 2층에 가서 식권 받아오라고 하셨잖아요 !"


화가 난 저는 식권을 내던지듯 전해주고 3층 뷔페식당으로 밀고 들어갔습니다. 



이게 뭡니까? 2층과 3층은 식당 분위기가 전혀다르더군요. 2층은 행사장에 임시로 음식을 차려놓았지만,  3층은 원래 뷔페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라 훨씬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았습니다. 

그런데, 정말 황당하고 화나는 일은 실내장식과 인테리어만 다른 것이 아니라 음식도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3층은 원래 이 호텔에 있는 뷔페에서 나오는 음식이 다 나오더군요. 그리고, 코너별로 다양한 즉석요리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 해산물, 샐러드바, 디저트 등도 2층과는 비교가 안되더군요.

아마 3층 뷔페 식당을 본 결혼식 하객들이라면 아무도 2층 식당에 가려고 하지 않겠더군요. 아무튼 이날 결혼식에 오신 손님들 중에서 절반 정도는 재수없게 2층에서 간소한 '출장 뷔페' 같은 음식을 먹었고, 운좋게 3층으로 안내되신 절반 정도는 3층 뷔페에서 호텔 뷔페 같은 음식을 먹었습니다.

사실, 이 글을 쓸까 말까 많이 망설였습니다. 혹시라도 결혼식을 치른 신랑신부에게 '마음의 짐'을 안겨줄지도 모른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뒤 늦게 확인해보니 저 말고도 결혼식 당일 날 신랑신부의 가족들이 호텔 뷔페의 작태(?)를 알고 분노한 분들이 있었다고 하더군요. 결혼식을 치르는 분들은 2층과 3층에 구분없이 똑같은 음식 값을 치렀고, 2층과 3층에 차려진 음식이 다르다는 것도 몰랐다고 하시더군요.

이런 사실을 알고 잠깐 문제제기를 하였지만 '좋은 날'이라 "좋은게 좋다고 그냥 넘어가라"는 주변의 충고를 뿌리칠 수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황소가 발 담그고 지나간 갈비탕 주던 결혼식 피로연 폐습은 이제 옛날 이야기가 된 줄 알았습니다만 이번에 아주 황당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결국 고급 호텔 뷔페에서 결혼식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소비자들을 농락하는 것 같아 아주 불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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