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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아바타 3D, 아침 7시 영화도 연일 매진

by 이윤기 2010.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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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6시에 일어나서, 아침 7시에 영화보신 경험있으세요? 저는 지난 2일 난생 처음으로 해가 뜨기 전에 영화관에 가는 별난 경험을 하였습니다. 밤에 영화를 보는 것이 보편적인 문화인데, 새벽에 일어나 해뜨기 전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고 온 겁니다.

새해 연휴 기간 동안에 아이들과 영화를 같이 보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아바타'라는 영화를 보기로 하였는데,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특히 3D로 상영하는 곳은 인근에는 창원 롯데시네마 한 군데 밖에 없어서 조조 예약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웬만큼 사람들이 많이 몰려도 사전에 인터넷 예약만하면 어렵지 않게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갈 때는 8000원 하는 영화비가 별로 아깝지 않지만, 3~4명이 함께 가는 경우에는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볼 때는 아침 9~10시 사이에 시작하는 이른바 '조조' 관람을 주로 합니다.

그런데, 31일 밤에 영화표를 예매하려고 인터넷에 접속했더니, 1월 1일 오전 10시쯤 시작하는 1회(조조) 상영표가 벌써 매진이 되었더군요. 그래서 다음날인 2일 표를 예약하려고 예약 날짜를 바꿔보았습니다. 그런데, 2일에도 아침 10시 1회(조조) 상영하는 표는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3D  영화를 하는 곳이 없지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0회 상영이 있었습니다. 아침 7시 10분에 상영을 시작하여 9시 40분경에 끝나는 그야말로 '조조' 보다 더 빠른 '조조' 상영이 있는겁니다. 다행히 제가 예약하던 12월 31일에는 10여 좌석만 예약이 되어있더군요. 제가 선호하는 뒤줄 가운데 자리로 3장을 예약하였습니다.


2일 날, 새벽 6시에 아이들을 깨웠습니다. 보고 싶은 영화를 보러 가는 기대 때문이었는지, 아이들은 기분 좋게 일어나서 채비를 하였습니다. 옷 입고 준비하느라 6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제가 창원을 자주 가지 않기 때문에 롯데시네마가 시티세븐에 있는 줄 잘못 알고 새벽부터 좀 헤맸습니다. 영화관에 전화를 해서 롯데백화점과 함께 있는 것이 롯네시네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차를 돌렸습니다.

7시가 다되어 롯데백화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엘리베이트를 타고 영화관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더군요. 이른 새벽 시간인데 영화관에는 여느 평일 오전시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매표 창구에는 번호표를 뽑아서 표를 사려는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반대편 콜라와 팝콘 같은 간식을 파는 매점에도 적지 않는 시민들이 있었습니다.

도저히 아침 7시 영화관 풍경이라고 믿어지지 않아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려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영화관 안에서는 더 놀아운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영화관에 들어갔을 때는 좌석의 1/5 정도 관객들이 입장한 상태였습니다. 저는 속으로 "와~ 이 새벽에 우리 말고도 영화보러 온 사람들이 있네"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함께 간 아들도 "와 아빠 사람들 대단한데요?" 하더군요.

그런데, 영화 시작을 기다리는 10여 분 사이에 더 대단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입구를 통해 끊이지 않고 사람들이 들어오더니 영화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좌석이 꽉 차버린겁니다. 아침 7시에 상영하는 영화가 '매진'이라니 사실, 여러분은 믿어지십니까? 그런데 정말 매진이었습니다. 아침 7시 영화가 매진이었으니, 이 영화는 하루 종일, 그리고 연휴내내 매진이었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찍어 사진이 흐릿하지만 새벽 7시에 상영하는 영화에 빈 좌석없이 '매진'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40년 넘게 살면서 새벽 6시에 일어나 아침 7시에 시작하는 영화를 보러 간 것도 처음이지만, 이 시간에 상영하는 영화가 매진을 기록하리라고는 정말 상상도 못해봤습니다.

영화는 어땠냐구요? 영화 '아바타'이야기는 이미 인터넷에 많이 올라와있지요? 화려한 그래픽 인정하구요. 아주 감동적이지는 않았지만 볼만하였습니다. 살아있는 생명들이 모두 연결되어 있다는 믿는 판도라 행성 외계인들의 삶은 지구별에 오래 전에 살았던 아메리카 원주민(인디언)들의 삶과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저는 호주 원주민들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무탄트 메시지'라는 책이 자꾸 생각났습니다.

주식회사가 군대를 소유한 세상, 종말적인 자본주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였구요. 자신과 아바타에 대한 구분이 모호해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사이버 세상에서 우리의 삶도 비슷한 면이 없지않다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무엇보다  3D로 봤더니 약간 어지럽기는 했지만 입체감이 있어서 환상적인 느낌을 더해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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