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먹는 것이야 말로 인생이다.”



이가라시 다이스케 음식만화 <리틀 포레스트>


세상에 많은 책 중에는 책을 읽는 동안 군침이 넘어가는 책도 적지 않다. 기억에 남는 맛있는 책 중에는 우리 시대 최고 이야기꾼인 황석영이 쓴 <황석영의 맛과 추억>이 있다.

이북이 고향인 작가가 소개하는 이름도 생소한 고향음식, 북한 방북 때 김일성 주석과 함께 먹었던 국수이야기, 광주를 중심으로 한 남도음식, 강한 맛의 경상도 음식 그리고 외국 여행과 망명길에 먹어 본 유럽 여러 나라의 맛있는 음식이야기와 그 음식에 얽힌 작가의 삶이 담긴 이야기책이다.

책  제목 그대로 작가 황석영의 맛과 한 평생 추억이 베어나는 이야기책인데, 최근에 제목을 바꿔서 다시 나왔다. 아련한 추억이 담긴 먹거리를 중심으로 작가 황석영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지만, 군침이 꼴딱 꼴딱 넘어가게 하는 최고로 맛있는 이야기가 담긴 책은 역시 허영만 만화책 <식객>이다. 영화를 봐고, TV 드라마를 봐도 침을 삼키며 다음에 꼭 먹어봐야지 하고 마음먹게 만드는 책이었다.

실제로 <식객>이 소개하는 음식을 먹어보면 대부분 진짜로 맛이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식객>에 나오는 산해진미를 맛보려면 만만치 않은 경제적 부담이 뒤따른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국내에 일본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가 쓴 맛있는 만화책 <리틀 포레스트>가 번역되었다. 일본에서는 천재 만화가라는 찬사를 듣고 있는 이가라시는 <마녀>, <해수의 아이들> 등 신비로운 이야기를 주로 그려온 작가라고 한다.

만화를 좋아하는 국내독자들에게는 꽤 유명한 작가인 모양이다. 이라가시는 <영혼>이라는 작품에서 이야기마다 직접 해 먹은 음식을 등장시켰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내 놓은 <리틀 포레스트>는 본격적인 음식이야기 책이다.

<리틀 포레스트>는 작가가 7~8년 전부터 도호쿠 산간 지방의 한적한 시골마을 코모리로 내려가 자급자족 생활을 하면서 실제 체험을 바탕으로 그린 만화책이다. 책에 소개된 음식 대부분은 작가가 실제로 요리한 것이라고 한다.

먹는 것이 인생이면, 자급자족하는 인생

도시에서 귀향한 주인공 이치코의 흙냄새 물씬 풍기는 자급자족 생활기이다. 날마다 자연이 준 소박한 재료를 가지고,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음식을 만들어내는 요리이야기이다. 요리마다 생활의 지혜, 어린 시절 엄마와의 추억, 마을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잔뜩 베여있다.

<리틀 포레스트>의 주제는 “먹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다”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책 표지에도 그렇게 씌어있다. 직접 농사지은 쌀과 야채로 매일 먹는 밥과 반찬부터 된장, 낫토, 푸성귀무침, 감주 그리고 명절 떡까지 모두 직접 해먹는다.

시간에 쫓기지 않는 바쁠 것 없는 일상의 여유가 느껴진다. 그녀의 인생은 느리다. 그녀의 음식도, 그녀의 요리도 모두 느리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슬로푸드’.


히츠미(수제비)는 반죽을 해서 두 시간은 재워야 제대로 맛이 나고, 낫토는 삶을 콩을 볏집에 넣고 눈 속에 묻어서 사흘을 발효시키고, 밤 조림은 2~3달을 재워두어야 제 맛이 난다. 몇 시간씩 졸여서 잼을 만들고, 무치고 다듬고 정성이 들어간다. 어떤 것들은 쏟아 부은 정성에 비하여 맛이 없을 때도 더러 있다.

한편, 그녀가 만든 음식은 모두 제철음식이기도하다. 계절마다 자신이 농사지어 수확하거나 혹은 채집한 푸성귀와 열매를 모아서 만든 음식이다 그녀가 만드는 음식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늘 창조적으로 변화한다.

양배추가 많을 때는 양배추를 색다르게 먹는 방법을 탐구하다 케이크를 만들기도 하고, 밭에 나는 잡초 뱀밥을 무쳐 나물을 만들기도 한다. 두릅과 민트로 튀김을 만들기도 하며, 히츠미를 만들다 남은 숙성된 반죽으로 인도식 차파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여름 장마철에 눅눅한 실내를 건조시키기 위해 피운 장작스토브의 남는 열에 직화로 스토브 빵과 쿠키를 구워내기도 한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와 양념 역시 그때그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활용한다. 그래서 <리틀 포레스트>는 실험정신이 빛나는 요리책이기도 하다.

실험정신이 빛나는 요리 만화

시골 살림이지만, 오로지 전통적인 조리법만 고집하지도 않는다. 믹서기도 등장하고, 가정용 떡치는 기계도 나오고, 한꺼번에 많이 빚은 떡은 냉동실에 보관한다. 먹는 것이 인생이라면 그녀의 인생은 삶에 쫓기지도 않고, 늘 풍부하고, 여유롭고, 게다가 즐겁다.

<리틀 포레스트> 1권에는 열여섯 가지 요리가 나온다. 우스터소스, 낫토떡, 멍울풀, 뱀밥 같은 생소한 요리들도 있지만, 히츠미, 감주, 머위, 양배추, 빵, 매기, 호두밥, 검은 깨밥 밤조림 같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음식들도 많다. 따뜻한 밥 위에 얹어 쓱쓱 밥을 비벼 먹는다는 머위된장과 밤을 속껍질 채 먹을 수 있는 밤 조림은 꼭 한 번 만들어보고 싶은 반찬이다.

“머위된장을 만들 때, 데친 머위를 기름에다 볶은 후에 된장과 합치면 진한 맛이 우러나와서 더 맛있어집니다. 적당한 분량으로 머위와 된장을 섞고, 머위가 적을 때도 섞고 나서 수  개월 놔두면 된장에 향이 배어서 상당히 맛있어집니다.”(본문 중에서)

대부분 음식은 소박하다. 대부분 마을에서 농사지은 재료를 이용하고, 많이 조리하지도 않는다. 한마디로 요리하는 과정도 소박하다. 일본사람답게 먹는 양도 소박하다. 손으로 만든 빵과 야채 한 접시, 혹은 머위 된장을 얹어 비빈 밥 한 그릇, 두릅, 민트 튀김과 계란후라이 그리고 야채를 섞어 바게트에 끼워 먹으면 한 끼 식사다. 호두 밥과 검은깨 밥은 간편한 야외도시락이 된다.

볼펜으로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 세밀화처럼 자세히 그리고 실감나게 그린 덕분에 책에 나오는 음식들이 눈앞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더 먹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작가는 “요리는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말 한다. 마음을 쏟아서 정성을 다해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리틀 포레스트>를 펼치면 스시를 파는 한국 일식집에는 없는 진짜 일본음식, 시골 마을에서나 맛 볼 수 있는 일본 음식을 눈으로 마음으로 맛 볼 수 있다. 재료와 요리법이 있어 내키면 한 번 만들어 먹어 볼 수도 있다.

<리틀 포레스트> 이가라시 다이스케 글 그림, 김희정 옮김 - 세미콜론/ 169쪽, 8,000원








Trackback 0 Comment 0
코리아닷컴 휴면계정 해제...3300원?

여러분은 이메일을 언제부터 사용하셨나요? 제가 보관하고 있는 가장 오래된 메일은 2001년 11월 6일에 받은 김근태 캠프에서 받은 '사발통문' 단체 메일입니다. 코리아닷컴이 2000년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기..

창원시민이 인천e음 카드 발급한 까닭?

최대 10% 할인에 캐시백 3~10%...가맹점 99%, 결제는 카드처럼...안쓸 이유 없어 '인천e음 전자상품권' 한 마디로 이거 대단한 물건(?)입니다. 제가 칭찬에 인색한 편인데, 지금까지 살펴 보고 설명을 들은 '인천e..

쿠팡 2900원 자동 결제...조심 !

지난 월요일(10월 4일) 우연히 통장 정리를 하다가 <쿠팡와우 월회비> 2900원이 제 통장에서 출금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쿠팡와우 회원이된 기억이 없는데, 너무 황당한 일이라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쿠..

[웹툰] 中二病⑧, 친구 신발을 빼앗은 까닭?

▶[웹툰] 中二病 연재 1편부터 모두 보기 2019/10/04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⑦, 그날 이후...친구를 괴롭히게 된 까닭 2019/09/30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⑥, 왜 하필 친구 집 파출부 ..

맥주가 없었어도...종교 개혁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면서 유럽 역사와 맥주 강연을 들었습니다. 물론 실화입니다. 지난여름 끝자락 어느 날 아침 9시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체코 맥주를 마시며 목사님의 아침 설교를 들었습니다. 이른바 맥덕 목사로 불린다는 고상균..

[웹툰] 中二病⑦, 그날 이후...친구를 괴롭히게 된 까닭

▶[웹툰] 中二病 연재 1편부터 모두 보기 2019/09/30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⑥, 왜 하필 친구 집 파출부 일을...엄마가 [웹툰] 中二病⑥, 왜 하필 친구 집 파출부 일을...엄마가 ▶[웹툰] 中二病 연재..

[웹툰] 中二病⑥, 왜 하필 친구 집 파출부 일을...엄마가

▶[웹툰] 中二病 연재 1편부터 모두 보기 2019/09/24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⑤,효인이 한테 미안해서... 2019/08/12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④, 효인이 떠난 빈 자리 2019/08/08..

자동차보다 자전거를 즐겨 탔던 아버지

[필부의 인생 기록④] 아버지가 남긴 유산 '낡은 자전거 3대' '부전자전'이란 말이 틀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난 번 블로그 포스팅 때 꼼꼼한 기록 습관을 아버지에게 물려 받은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아버지와 자전거' ..

[웹툰] 中二病⑤,효인이 한테 미안해서...

▶[웹툰] 中二病 연재 1편부터 모두 보기 2019/08/12 - [시사토론] - [웹툰] 中二病④, 효인이 떠난 빈 자리 [웹툰] 中二病, 효인이 떠난 빈 자리 이 웹툰은 "경상남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제작한..

아버지가 자신의 노동을 기록으로 남긴 까닭?

기록 습관을 유산으로 물려 준 아버지 아버지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다가 1980년 무렵부터 꾸준히 써온 아버지의 작업일지(메모)를 발견하였습니다. 아버지의 작업 메모를 보면서 일요일도 쉬지 않고 일했던 당신의 고된 노동의 흔적을..

고장난 일체형PC...그냥 버리지 마세요

구입한 지 3~4년쯤 지난 일체형 컴퓨터가 고장났습니다. A/S를 신청했더니 출장 나온 기사가 "메인보드가 나갔는데, 부품 보유기간이 지나서 메일보드 교체를 해드릴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사용하던 23..

노트북 CD로 외장 CD-ROM 조립하기

YMCA에서 사용하던 일체형 컴퓨터가 고장 났습니다. A/S센터에 가져 갔더니 메인보드가 나갔는데, 부품 보유기간이 지나서 수리가 안된다고 하더군요. 메인보드 빼고는 모두 멀쩡한 컴퓨터를 그냥 폐기처분 하기는 아깝고 아쉬워 재..

애플워치4 액정 커버...품질은 광고와 달랐다

애플워치 액정 보호 커버 고르기 쉽지 않네요 풀박스로 된 새것 같은 중고 애플워치4를 구입하고 나서 액정 보호 필름 부착에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경험하였습니다. 오랫 동안 아이폰(4, 6)을 사용하면서 액정보호 필름은 아무거나 ..

당신 인생을 고스란히 담은 작은 집 한 채

아버지 인생 이야기 첫 번째 기사는" 입원을 거부하고 '집에서 죽고 싶다'던 아버지"였습니다. 아버지는 병원에서 임종을 맡이하는 대신 내가 살던 집에서 아내와 자식들의 배웅을 받으며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다던 마지막 소..

집에서 죽고 싶다던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1940년 6월 8일에 태어나 지난 3월 28일 세상을 떠난 제 아버지의 삶을 기록해 두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기록으로 남기지 않으셨고, 세상 사람들이 기억 할 만한 남다른 삶을 살지도 않았기 때문에 자식이..

중고나라, 카톡으로 유도하면 99%사기꾼

중고나라, 사기꾼에게 당하지 않는 사기꾼 감별법? 지난 7월 중순 이후 약 3주 동안 인터넷 중고나라에 자주 들렀습니다. 아이폰과 연동하여 사용하던 다소 허접한 어메이즈빕핏이 뚜껑(?)이 열리는 참사로 액정 전체가 분리되는 바..

메이란(Meilan)M1과 함께 달린 자전거 국토순례

7월 28일부터 창원을 출발하여 8월 3일 임진각까지 608km 한국YMCA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 공식 기록은 메이란(Meilan) M1 속도계 컴퓨터를 사용하였습니다. 달리 공식 기록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어쨌든 매일매..

국토순례 자원봉사하러...라오스에서 휴가내고 귀국?

한국YMCA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 동행취재기⑩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7박 8일 간의 한국YMCA 청소년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 연재를 마무리 하면서 전국에서 참가한 150명 중 특별한 참가자들을 소개합니다. 2005년..

폭염 속 자전거 국토순례...PET병 소비90% 줄였다

한국YMCA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 동행취재기⑨ 한국YMCA 청소년 통일자전거 국토순례는 총 7박 8일 동안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608km 자전거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습니다. 앞서 한 번 소개하였듯이 이번 청소년 통일자전거..

[웹툰] 中二病, 효인이 떠난 빈 자리

이 웹툰은 "경상남도교육청"에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제작한 작품입니다. 10회에 걸쳐서 연재할 예정이며, 소정의 광고료를 지원 받을 예정입니다. 따라서...같은 웹툰을 다른 블로그에서 만나실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