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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부산-마산 전철 35분, 고속도로 정체 해결될까?

by 이윤기 2010.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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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마산에서 부산(부전)까지 35분만에 간다

지난달 말(11월 26일) 국토해양부는 부산(부전역)~김해(진례신호소) 32.6㎞ 구간을 연결하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업은 부산, 김해, 창원, 마산 등 경남권 지역주민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으로서, 2009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으로 선정되면서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지난 7월 5일 SK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였으며, 총민간사업비 1조 3397억원(고시금액, '08.7.1 불변가 기준)을 투입한다고 합니다. 2012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2018년 개통할 계획이며 개통 후 20년간 선로 유지보수를 담당한다고 합니다.

부전~마산 복선전철 노선은 기존에 부전에서 삼랑진을 거쳐 마산으로 운행하던 경전선을 직선화하여 거리는 27.2km 단축(78.0→50.8km)되고, 이동시간은 56분(91→35분) 단축 시키는 계획이라고 합니다. 

국토해양부는 부전~마산 복선전철은 부산, 창원, 마산 간 광역교통망의 주된 역할을 담당하여 남해고속도로의 상습정체를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




남해고속도로 상습 정체 해소될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남해고속도로 상습 정체는 해소되지 않을겁니다. 부산-마산 복선 전철이 만들어지면, 부산(사상)~마산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승객들은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승용차 통행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특히, 남해고속도로의 경우 주말 정체가 심각한데, 대부분 부산 도심과 마산, 창원 도심을 이동하는 출퇴근 인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말에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자동차들은 대부분 부산에서 함안, 의령, 합천, 진주 방향으로 이동하는 차량이거나 혹은 반대로 마산, 창원, 진주, 순천, 광양 등에서 부산 방향으로 자동차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차량들이기 때문입니다.

남해고속도로의 상습 정체를 유발시키는 이들 차량들은 평일 출퇴근 차량이 아니기 때문에 부산-마산 복선전철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자동차를 두고 전철을 이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마산에서 부산 해운대, 태종대, 광안리, 송정 등을 관광하러 가는 경우 부산~마산 복선전철 이용하여 빠르게 부산까지 갈 수는 있겠지만, 부산에서 또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번거로움이 있끼 때문에 결국은 승용차를 이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2018년에 부산~마산간 복선 전철이 개통되면 마산-부산간 시외버스 운행은 상당히 줄어들겠지만, 남해고속도로 정체는 해소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사상역! 서부산권의 중심 관문으로 새로 태어난다

한편, 이 구간에 철도역은 부전역, 사상역, (가칭)김해공항역, (가칭)가락IC역, 장유역 등 5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며, 사상역은 경부선, 부산지하철 2호선, 김해경전철, 사상~하단 도시철도 등이 연계환승되는 정거장으로서, SK건설 컨소시엄은 사상역 광장을 교통환승광장으로 조성하여 환승편의를 증진시킨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이번 민자사업에 포함된 사상역은 경부선 사상역과 통합역사로 사용할 예정이고, 역 전면에 버스 및 택시승강장을 배치하였으며 김해경전철, 부산지하철 2호선 및 사상~하단 도시철도까지 지하로 환승이 가능토록 계획하였다고 합니다.

아울러 SK건설 컨소시엄은 철도이용수요를 증대시키고 주변지역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경부선 사상역 상부에 판매수익시설 및 옥상공원을 설치하는 부대사업을 제안해놓았다고 합니다.




SK 컨소시엄 사상역 상부의 판매 시설과 역세권 개발 이익 노리나?

내년 봄 개통을 앞둔 김해~부산 경전철의 경우 예측 수요를 잘못 판단하여 연간 300 ~700억원의 적자 운영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SK 컨소시엄이 추진하는 부산~마산 복선 전철의 경우 수요가 충분할까요?

예측 통행량이나 비용 편익 분석 결과 같은 자료를 살펴보지 않았기 때문에 분명하게 확인 할 수는 없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부산~장유 구간의 경우 출퇴근 승객이 확보될지 모르지만, 부산~마산을 이용하는 승객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아울러 승객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기존 부산(사상)~마산(합성동)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승객이 전철으로 옮겨가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는 것입니다. 결국 이 구간 시외버스 노선이 대폭 축소되는 것은 불가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SK 컨소시엄은 왜 이런 사업을 시작했을까요?

제가 보기에 답은 딱 하나 밖에 없습니다. 국토부 자료에 겨우 1줄로 짧게 언급된 "
철도이용수요를 증대시키고 주변지역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경부선 사상역 상부에 판매수익시설 및 옥상공원을 설치하는 부대사업"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사상역을 비롯한 역세권 개발을 통한 개발 이익으로 수익을 남길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고 봅니다.




창원시민들, 과연 환영할 일인가?

그렇다면, 창원시는 환영할 만한 일일까요? 어제 경남도민일보는 KTX, 거가대교 개통으로 인한 '빨대효과'에 대한 대책이 없다는 것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였습니다.

그런데, 2018년 개통하는 마산~부산 전철은 '빨대효과'를 일으키지 않을까요? 전철을 타고 35분만에 부산으로 갈 수 있다면, 생활권이 합쳐지는 효과가 생길 가능성이 높습니다. 쇼핑, 유통, 문화, 레져 등의 산업에서 비교우위에 있는 부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울러 참으로 답답한 일 중 하나는 이런 일을 모두 국토해양부가 결정한다는 것입니다. 지방자치 역사가 2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지역 주민들의 삶과 직접 관련이 있는 이런 결정이 대부분 중앙정부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부산~마산 전철의 경우 통합창원시에서는 공론화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재벌 기업 중심의 컨소시움업체가 민자투자방식으로 사업을 벌인다고 하니 기가막히는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주민의 생활, 생계와 직접 관련이 있는 이런 중요한 문제는 부산시와 통합창원시가 주도적으로 논의하고 결정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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