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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성능 좋은 넷북, 그래봐야 넷북이더라

by 이윤기 2011.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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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 달쯤 전에 HP-Mini 210 넷북을 구입하였습니다. 한 달 동안 사용해본 사용 경험을 포스팅 해 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한 달 동안 별로 많이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애지중지 끼고 다닐만큼 꼭 필요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겠지요.

그럼, 장, 단점을 중심으로 HP-Mini 210 넷북을 평가해보겠습니다.

HP-Mini 210 넷북의 가장 큰 장점은 작고, 가볍다는 것입니다.
10.1인치 화면의 넷북이기 때문에 한 손에 쏙 들어갈 만큼 작고, 무게도 1.45kg으로 가벼운 편입니다.

워낙 가벼운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기는 하지만 배터리 수명이 최고 11시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45kg은 감당할 수 있는 무게입니다.

작고, 가볍고, 배터리 시간 넉넉한 편 - 넷북 기본 장점 충실


6셀 배터리가 기본 장착되어있구요. 최대 11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 7~8시간 정도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당일 사용은 웬만하면 충전기를 들고 가지 않아도 문제가 없더군요. 딸랑 노트북만 한 권 들고 나가도 하루 종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충전기를 휴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매력적인 장점이었습니다.

또 다른 중요한 장점 중 하나는 오른쪽 쉬프트 키가 충분히 크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외산 혹은 수입 노트북의 뛰어난 성능, 빼어난 디자인, 그리고 제품에 따라서 착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오른쪽 쉬프키가 작아서 구입이 망설여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HP-Mini 210 넷북은 보통 한국형 자판이라고도 부르는, 오른쪽 쉬프트키가 충분히 큰 키보드입니다. 오른쪽 키보드가 작은 경우 한글 입력시 오타가 많이 생기더군요. 충분히 익숙해지면 괜찮아질지 모르겠는데, 저의 경우 잠깐씩 노트북을 빌려 쓸 때 오른쪽 쉬프트키가 작으니 여간 불편하지 않더군요.

▲좌우의 쉬프트키 크기가 충분히 큽니다.

좌우 쉬프트키가 충분한 크기, 한글 입력에 장점

저의 경우 노트북을 고를 때, 오른쪽 쉬프트키의 크기를 반드시 살펴볼 뿐만 아니라 최종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HP-Mini 210 넷북은 저의 이 기준을 잘 충족시켰습니다.

마지막 장점 중의 하나는 미려한 디자인입니다. LED 밝은 화면에 테두리가 없는 일체형 액정이 깔끔하구요.  10.1인치 이지만 16:9 와이드 스크린 화면인 것도 마음에 듭니다.

컬러풀한 색상과 은회색의 본체와 키보드의 일체형 색상도 만족스럽습니다. 오래전에 사용하던 검정 노트북에 비할 수 없는 만족스러운 깔끔한 디자인입니다.

초기에 출시된 넷북들에 비하여 크기가 크진 이른바 초콜릿 키보드도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단점도 적지 않았습니다. 가격대비 성능이라고 하였나요?

인텔 아톰 N475 프로세서가 예전 넷북 CPU보다 성능이 좋아진 것이겠만, 윈도우 7을 작동시키기에는 힘겨워 보였습니다. 부팅 시간도 길고, 엑셀이나 파워포인트, 익스플로러8, 한글을 실행시키면 프로그램 화면이 열릴 때까지 대기시간이 답답한 느낌이 들 만큼 상당합니다.

결정적 단점, 더 이상 파티션을 나눌 수 없다?

한편,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단점은 하드디스크 파티션을 더 이상 나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컴퓨터를 사용하다가 윈도우가 작동을 멈춰 데이타를 잃어버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저의 경우 반드시 하드디스크를 나눠서 운영체제와 데이타를 분리하여 저장합니다.

그런데, HP-Mini 210 넷북은 CD롬이 없는 넷북이기 때문에 하드디스크 파티션을 나눠서 윈도우7을 비롯한 복구용 프로그램, 그리고 HP에서 제공하는 기본 툴을 저장해놓았습니다.  다시 말해서 기본으로 파티션이 3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윈도우 7이 C드라이버에 설치되고, D드라이버와 E드라이버는 사용자가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더 이상 파티션을 나누어 확장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모르고 하루 내내 파티션을 나누기 위하여 매달렸습니다.

나중에 도저히 파티션이 나눠지지 않아서 A/S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파티션을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제품이라고 하더군요. 꼭 파티션을 나눠 쓰고 싶으면 노트북을 초기화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CD로 백업 받은 후에 사용하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다른 방법은 넷북이 아닌 노트북 구매자들에게 제공되는 윈도우7 CD를 빌려서 외장 CD롬으로 설치하면 파티션을 원하는데로 나눠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더군요. 아직 여기까지 시도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알고 샀지만, 그래도 화면은 참 작다

▲ 익스플로러8 기본화면으로 제 블로그를 열면 본문은 딱 3줄만 보입니다.


또 다른 단점은 예상보다 화면이 무척 작다는 것입니다.
티스토리 에디터 창을 띄워놓고 글쓰기를 하려고 보면 화면이 너무 작습니다. 익스플로러를 전체화면으로 해도 사진을 넣으면 아래위의 글을 볼 수가 없습니다.

글을 쓰다보면 앞에 쓴 글을 보면서 뒷글을 써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스크롤하지 않으면 앞문장을 확인할 수 없겠더군요. 사진이 들어간 경우에도 글을 쓰려면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 티스토리 글쓰기 창입니다. 작성중인 원고의 2~3줄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 익스플로러를 전체화면으로 바꾸면 요정도 글쓰기 창을 넓힐 수 있습니다.


저의 경우 작년부터 노안이 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작은 화면은 상당한 '단점'이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린 작고, 가볍다는 장점과 서로 모순되기는 하는데요. 노트북 매장을 둘러보니 크기와 무게를 고려해 볼 때13.3인치 모델이 좋더군요. 최근 LG에서 출시한 12.5인치 모델도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사실, 제가 HP-Mini 210 넷북을 즐겨 사용하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도 바로 화면이 작다는 단점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화면이 작으니 데스크탑을 사용할 수 있는 곳에서는 넷북 사용을 하지 않게 되더군요.

팬 소음 제법 거슬린다


아주 결정적인 단점은 아니지만, 팬 돌아가는 소리가 상당한 소음입니다. 소음이 좀 있는 곳에서는 크게 문제가 될 정도는 아닌데, 도서관 같은 조용한 장소에서는 방해가 됩니다.

파워포인터, 엑셀, 한글10 등 무거운 프로그램을 실행시키면 팬소리가 요란하게 위이잉~ 위이잉~하고 들립니다. 장소가 도서관이라면 좀 민망하겠더군요. 팬소리가 들릴 때마다 힘들게 섹섹 거리면서 산에 올라가는 사람이 연상되더군요.

또 한 가지, 이것도 아주 결정적인 단점은 아닌데, HP에서  윈도우 XP용 드라이버를 제공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서 출시한 HP-Mini 210 모델들은 윈도우 XP가 탑재되어 있는 모델이 있는데, 2016TU의 경우 XP용 드라이버를 제공하지 않더군요.

시간이 나는대로 윈도우 XP를 설치해서 사용해보려고 마음먹고 있기 때문에 XP용 드라이버를 구하는 것이 숙제입니다. 아울러 윈도우 XP로 다운그레이드 해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주지 않는 것도 불만스럽구요.

이 정도 성능이라면 윈도우 7을 포기하고 XP로 다운그레이드 하는 방법을 안내해 줄 법도 한데 말입니다.

요즘 HP-Mini 210 넷북은 중학교 다니는 아들이 인터넷으로 교육방송 강의를 듣는데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다니는 큰아들은 30만원이 훌쩍 넘는 PMP를 사서 인터넷 강의를 듣는데, PMP에 비하면 넷북이 화면도 크고, 다른 기능도 많은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PMP는 인터넷 강의 시청 외에 다른 장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10여만원 더 보태서 넷북을 사주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리 넷북이지만, PMP 보다는 막강한 성능에 배터리 사용시간도 충분하니까요.


한 달 동안 사용해본 저의 결론은 넷북은그야말로  넷북이더라입니다. 2~3년 전에 출시된 노트북보다도 성능은 분명히 떨어집니다. 작고, 가볍고, 휴대하기 편리하고, 워드와 인터넷 검색이라는 넷북의 기본 기능만 생각하고 골라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