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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마산 창원, YMCA 통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by 이윤기 201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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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 YMCA 통합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난 3월 11일 금요일 저녁, 마산 315아트센트 회의실에서 마산, 창원 YMCA에 속해 활동하는 이사, 위원, 실무자, 회원들이 한 자라에 모였습니다.

지난 2010년 마산, 창원, 진해가 정치권에 의해 강제로 통합된 지 9개 월 만에 마산과 창원 YMCA의 통합 여부에 대하여 서로의 의견을 확인하고 탐색(?)해보는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토론회를 마련한 취지는 이렇습니다.

"행정구역이 통합되었다고 하여 민간단체까지 아무런 고민 없이 그냥 행정단위에 맞추어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
마산, 창원YMCA가 통합하는 것이 YMCA 운동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인지 혹은 통합하지 않는 것이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의사결정 과정이 양 YMCA 구성원들 간의 충분한 토론을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도시, 1YMCA 규정 페지, 창원시에 마산, 창원 YMCA 각각 운영 가능

아울러 마산, 창원YMCA 통합 여부를 이런 토론을 통해 의논할 수 있었던 것은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을 결정하기 전에 한국YMCA 전국연맹이 ‘1도시 1 YMCA’ 규정을 없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만약, 1도시 1YMCA 규정이 있었다면, 헌장에 따라 무조건 통합을 추진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과거 규정에는 1개 도시에는 무조건 1개 YMCA만 존재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었기 때문에 마산, 창원처럼 행정구역이 합쳐지면 YMCA도 합치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한국YMCA가 지역 밀착형 시민운동을 펼치기에 1개 도시, 1개 YMCA 규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합의에 이른 것입니다.

서울이나 부산, 대구를 비롯한 광역도시에는 구별로 혹은 지역 단위로 여러 개의 YMCA를 만들고 풀뿌리 운동, 지역주민운동을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한국YMCA 내부적으로 이런 조건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마산과 창원YMCA의 통합은 양 YMCA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의 자발적 그리고 주체적 참여를 통해 결정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입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YMCA 전국연맹 이사장을 지낸 허정도 전이사장이 사회를 맡고, 창원YMCA 김상규 전이사장, 최상철 시민사업위원장, 마산YMCA 김인성 전이사장 그리고 양 YMCA 실무자 중에는 제가 지정토론을 맡았습니다.

동거를 경험 가진 후 신중하게 통합해야...

첫 번째 지정토론자로 나선 김상규 전, 창원Y 이사장께서는 동거론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양YMCA가 각자 다른 구성원, 다른 활동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만큼 조건만 좋다고 하여 덥석 결혼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충분한 동거 기간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는 신중론 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방제 통일론과도 좀 비슷하게 느껴지더군요. 도시는 하나의 단위로 통합되었지만 YMCA는 두 YMCA는 함께 협력하고 또 때로는 경쟁하는 경험을 축적하면서 통합의 필요성을 모색해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또, 가까운 YMCA이지만, 이사나 실무지도력을 제외한 회원지도력들간의 충분한 교류와 협력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행정구역 통합이라는 외적 조건 때문에 YMCA가 통합하면 회원활동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두 번째 지정토론자는 저였습니다. 저는 실무적 판단으로 창원이나 마산YMCA가 처해있는 어려운 상황과 조건을 감안할 때, 가급적 하나의 YMCA로 합쳐 재정적인 안정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운동적 시너지도 높이고 협력을 강화하며 중복과 낭비를 줄이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제가 워낙 마산, 창원, 진해 행정구역 통합을 반대하는 주장을 많이 하였기 때문에 마산, 창원YMCA를 합치자는 주장을 하는 것은 의외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도 마산, 창원, 진해의 통합은 절차적 정당성이 결여되었다고 생각하며, 여러 가지 통합 후유증은 절차적 정당성의 부족에서부터 기인한다고 생각됩니다.

이야기가 딴 곳으로 빠질 뻔 했습니다만, 어쨌든 통합창원시가 부산, 대구 같은 광역시도 아니고 자치구도 없기 때문에 하나의 YMCA를 만들고 옛 마산, 창원, 진해에서 독자적인 활동을 해나가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제가 글을 쓰다보니 제 주장을 좀 길게 늘어놓게 되는군요.(죄송 ^^)



통합이 YMCA 운동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세 번째 지정토론은 마산YMCA 김인성 전 이사장께서 하셨습니다. 한국YMCA 전국연맹의 헌장 개정 취지가 YMCA 운동이 더 아래로, 현장으로, 주민 속으로 가는 것이기 때문에 두 개의 YMCA를 합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오히려 행정구역이 통합 된 이번 기회에 진해에도 YMCA를 만들어서 통합 창원시의 주요한 세 곳의 행정단위에서 주민들과 만나는 접촉면을 높이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YMCA운동과 지역운동의 측면에서 진해에도 YMCA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회원들의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말하자면, 통합 창원시는 인구 100만이 넘는 지역이고 면적이 서울보다 더 넓은 도시이기 때문에 창원시 마산YMCA, 창원시 창원YMCA, 창원시 진해YMCA가 서로 협력하면서 지역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주민밀착형 시민운동 하려면...꼭 통합해야 하나?

네 번째 지정토론은 창원YMCA 최상철 시민사업위원장이 하였습니다. 최상철 위원장께서는 역사성을 강조하였습니다. 근, 현대사만 놓고 보면 창원이 행정적으로 마산에서부터 출발하였듯이 창원YMCA도 마산YMCA를 모태로 창립된 역사적 경험이 있으니 이번 기회에 통합하는 것이 부자연스럽지 않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특히 마산과 창원이 같은 생활권이기 때문에 마산에 직장이나 집이 있으면서 창원Y 활동을 하시는 분도 있고, 반대로 창원에 집과 직장이 있으면서 마산Y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이 기회에 두 YMCA를 합치는 것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참고로 마산YMCA는 1946년에 5월에 창립되었으며, 창원YMCA는 1985년 마산YMCA 창원프로그램센타로 시작되어 1995년에 5월에 창립되었습니다. YMCA라고 하는 명칭을 사용하는 같은 단체이지만, 서로 다른 인적 구성, 역사성, 활동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사실, 하루 만에 한 번의 토론으로 결론에 도달할 수 없는 토론을 시작하였습니다. 곧이어 전체 토론으로 이어졌는데, 역시나 신중론이 많았습니다.

서두르지 말고...천천히 의논하자

어느 정도 통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두 개의 YMCA를 하나로 합치는 경우 회원 활동이 축소될 뿐만 아니라 실무자들의 인사 문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주민운동의 영역도 좁혀질 수 있다는 주장들이었습니다.

대체로 “아직까지 꼭 통합해야 하는지 혹은 꼭 하지 말아야하는지 그 이유를 찾지 못하였다.”, “창원, 마산이 자주 만나고 일을 함께 하면서 좀 더 고민해보자”하는 의견들이 많은 편이었습니다.

창원YMCA와 마산YMCA는 각각 4월에 회원조직을 대표하는 이사회에서 통합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한 차례 더 가진 후에 대표자들이 다시 한 번 만나자는 합의를 하였습니다.

통합을 서두를 필요도 없고, 또 꼭 통합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YMCA 운동 발전을 위해서 더 좋을 수도 있다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꼭 통합을 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것을 서로 확인하였던 것 같습니다.

마산, 창원YMCA는 통합에 대하여 어떤 결론에 도달하던지, 회원들과 구성원들이 활발하게 참여하는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공감을 확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