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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투표, 사탕 하나 준다 약속해도 선거법 위반?

by 이윤기 2011.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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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탕 하나만 주겠다고 약속해도 선거법 위반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여러 재보궐선거가 치러지는 10.26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투표참여 캠페인과 경품 제공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10.26 보궐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는 물론이고 공익적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다양한 투표참여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SNS서비스를 활용한 투표 참여 캠페인이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고, 서울의 경우 일정한 시간을 정해 지하철 역 입구마다 나가서 혼자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1인 캠페인 등 색다른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온라인 투표 참여 캠페인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은 지난 4.27 보궐선거에서 사회 저명 인사들이 투표에 참여하는 젊은이들에게 다양하고 재미있는 선물을 주겠다고 약속한 것이 투표율을 높이는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지난 6.2 지방선거와 4.27 보궐선거 당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하여 자신의 투표 참여 인증샷을 공개하면 다양한 재능을 가진 유명 화가, 작가들이 자신이 직접 그린 그림, 자신이 쓴 책 등을 선물로 주는 캠페인이 벌어졌고 젊은층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인터넷을 활용한 투표참여 캠페인이 효과가 높다는 평가 때문이었는지, 이번 보궐선거를 앞두고 저도 ‘파워 블로거 투표 참여 캠페인’을 제안 받았습니다.

‘아름다운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번 캠페인에는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씨, 가수 이은미씨, 나의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선생 비롯한 100명의 유명 인사들과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들과 자주 소통하고 있는 100명의 파워블로거들이 온라인을 통해 릴레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하는 행사였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캠페인이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투표에 참여하여 정치적 무관심을 극복하고 투표 참여를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캠페인이었기 때문에 저도 부담없이 참여하겠다고 약속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 블로그에 투표참여를 권유하는 글을 포스팅 하였으며 투표에 참여하는 분 중에서 세 명을 뽑아 선물을 주겠다는 약속을 하였습니다. 실제로 10. 26 보궐 선거 투표에 참여한 후 인증샷을 보내주는 유권자 중에서 세 분을 뽑아서 책을 선물하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것 처럼 저는 투표 참여 인증샷을 보내 준 세 분에게 김어준씨가 쓴 <닥치고 정치>를 선물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런데 캠페인이 시작된 후 3~4이만에 캠페인을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이유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으니 캠페인을 중지하라고 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유명인사가 아니라 선관위에서 직접 연락을 받지 않았습니다만, 명사 캠페인에 참여한 서울대 조국교수, 시사평론가 김용민씨 등이 자신들의 저서를 선물로 주겠다고 하는 제안을 문제 삼았다고 합니다.

 


아울러 선관위에서는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써서 준다거나 초상화를 그려준다거나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고 하였답니다. 뿐만 아니라 투표 참여 캠페인에 제공하는 물품의 가격에 상관없이 모두 선거법 위반이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사탕 하나를 주겠다’고 약속해도 선거법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닥치고 정치> 대신에 사탕을 주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선관위가 캠페인 주최측에 말한대로라면 저는 '사탕을 주겠다'고 약속하였기 때문에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 받아야합니다. 다행히 이 기가막히는 이야기를 들은 지인들이 벌금이 선고되면 모금을 해주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만약 선관위가 저를 처벌하지 않는다면 답은 둘 중 하나 입니다. 선관위가 말은 그렇게 하였지만, 진짜로 사탕 하나 주겠다는 약속을 가지고 처벌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기 때문이거나 혹은 제가 사회적인 영향력이 없는 블로거이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는 것이겠지요.

아무튼 유권자들,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캠페인을 막는 선관위의 이런 행태는 참으로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도 아니고, 투표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물을 제공하는 것도 아닌데 불법이라고 규정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나서서 투표율을 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홍보를 진행하였습니다. 연예인들을 동원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였으며 투표에 참여하고 인증샷을 올리면 경품을 주는 행사도 진행하였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이번 10.26 보권선거에도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 참여를 다짐하는 시민들 중에서 총 300명을 뽑아 63시티 이용권, 파리바게트 제품교환권, 문화상품권, 커피시음권 등의 선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선관위가 앞장서서 세금으로 경품을 제공하는 캠페인은 합법이고 유명인사와 블로거들이 불특정 다수의 자발적으로 투표참여자들에게 소박한 선물을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하는 이중 잣대를 참 납득하기 어려운데요. 유권자의 자발적 참여를 가로막은 선거법은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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