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읽기 - 정치

한명숙 언팔시위 얼만큼 성공했나?

by 이윤기 2012. 2. 11.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한동안 트위터에 큰 관심을 두지 않고 지내다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그리고 민주통합당 국민경선에 즈음하여 다시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전히 타임라인에 올라오는 글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 글을 리트윗 하는 큐레이션을 주로 하고 있지만, 타임라인을 통해 세상을 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지난 1월 31일에 트위터에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https://twitter.com/HanMyeongSook) 언팔 트위터 시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확인해보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수천 명이 한명숙 대표 트위터 언팔 시위에 참여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1월 31일 한명숙 대표 언팔 시위가 시작되었고 저는 둘째 날인 2월 1일에 언팔시위에 동참하였습니다.(한명숙 언팔 트윗 시위 어떻게 될까? )

언팔 시위를 제안자는 '야권연대 의지, 한미 FTA 폐기, 10.26부정선거 특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고 시위를 하였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여 언팔 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인터넷 공간에서 트위터로 정치인을 상대로 색다른 시위를 하고 압력을 행사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추이를 지켜보았습니다.  


첫 번째 반응은 오마이뉴스를 통해서 나왔습니다.  트위터 언팔 시위 3일 만에 한명숙 대표 측근의 인터뷰기사가 나왔습니다. 오마이뉴스 보도 ('트위터 언팔운동에 화들짝, 한명숙 큰일났다)에 따르면 "바빠서 트위터를 못했는데 큰일 났다, 트위터 한동안 못한 것을 사과하고 빨리 트위터 해야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도 곧장 트윗을 시작하거나 트위터 못한 것을 사과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답답한 것은 한명숙 언팔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대표가 트윗을 안 하는 것 때문에 언팔운동을 한 것이 아닌데,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면 '트위터 못한 것을 사과'하겠다고 되어 있습니다.

아무튼 한명숙 대표는 1월 26일 정봉주의원 면회하고 서울로 가면서 트윗에 글을 쓴 후 10일 정도 트윗에 글을 쓰지 않다가 2월 6일 공심위 1차 회의 즈음에 다시 트윗에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이때쯤 처음 언팔시위를 제안한 '요지경'님에게 사과의 메시지 비슷한 것을 보냅니다만, 언팔 시위 참가자들이 요구사항에 대한 답은 없습니다. "예전의 관계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말 노력"하겠다는 것과 "알바를 동원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부입니다.

 


언팔 시위 제안자인 '요지경님'은 "왜 언팔 운동까지 하게 되었는지 왜 많은 분들이 같은 생각으로 동참했는지 그 동기를 잘 이해해 주세요."라고 답을 하였습니다만 한명숙 대표의 추가 답변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한명숙 대표 언팔시위는 좀 잠잠해진 것 같습니다. 한명숙 대표는 여러 사람들에게 "조금만 지켜 봐 주세요", "하나하나 답을 제시하겠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는 시간 쪼개서 열심히 할게요.", "반드시 약속 지키겠습니다."하는 멘션들을 보냈습니다.

한명숙 대표를 겨냥한 이번 트위터 언팔 시위는 일정한 성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미흡하지만 한명숙 대표가 사과의 뜻을 밝혔고, 요지경님은 "지켜보겠습니다. 답글 감사드립니다."하는 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트위터 언팔 시위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한명숙 대표와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과  대표들과 함께 미국대사관을 찾아가 오바마 대통령과 상하원 의장에게 '한미 FTA 발효 정지와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는 서한을 전달하였습니다.



역시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10.26 부정선거 관련 특검법'도 국회를 통과하였습니다. 전체적으로 한명숙 대표 언팔 시위가 잦아드는 것은, 언팔 시위 참가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치지만 어쨌든 일단 좀 더 두고 보자는 분위기는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어쨌든 트위터를 통해 네티즌들과 소통하고 있는 정치인들에게는 '언팔시위'가 적지 않은 압력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사례라고 생각됩니다. 트위터 언팔 시위가 상당한 압력 수단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언팔 시위 참가자들이 원래부터 반대자들이 아니라 지지자들이 돌아서겠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트윗을 통해 토론을 하거나 의견을 주고받는 것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지와 반대여론을 확산시킬 수 있는 괜찮은 시위 수단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떤 정치인을 지지할 때는 '팔로우 시위'를 하고, 어떤 정치인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반대 할 때는 '언팔 시위'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미 언론들은 앞다투어 트위터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분석하고 보도할 뿐만 아니라 정치인들의 트위터 영향력 순위까지 발표하고 있습니다. 트위터 영향력 순위가 높은 정치인 일수록 언팔운동이 벌어지면 그 위력도 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거가 있는 올 해는 트위터의 영향력이 더 확산되고 점점 재미있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