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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시청사 마산 아님, 명칭 마산시, 그도 아니면?

by 이윤기 201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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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창원시가 주최한 지역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에서 시청사 문제와 명칭 문제가 새롭게 쟁점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시의회에서 첨예한 충돌을 일으킨 것에 비하여, 물밑에서 정치적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짐작되던 국회의원들은 말을 아껴왔었습니다.

그런데 이날 간담회에서 마산 출신 국회의원인 이주영 안홍준 의원이 시청마 마산 이전을 강하게 요구하였고, 청사 이전이 안 되면 명칭이라고 마산으로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였던 모양입니다.

그분들이 지난 총선에 출마하였을 때, 마산 시민들에게 시청사 마산 유치를 거듭 약속하였기 때문에 다소 늦은감은 있지만, 소신을 밝히고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주영 안홍준 의원, 공식 입장 표명 환영 !

언론보도를 보면 이주영 의원과 안홍준 의원이 시청사 문제에 대한 마산 시민 일반의 정서와 바람을 가장 정확하게 지적하고 요구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장은 진해로 이미 갔기 때문에 진해는 그정도 수준으로 하자", "명칭이나 청사는 구창원과 구마산 사이에 안배하는 게 상식과 순리에 맞다. 명칭이 창원이라면 청사를 마산으로 하든지, 청사를 (창원에) 유지할 거면 명칭은 재고해서 마산으로 바꿔야 한다."(이주영 국회의원)

"창원이 명칭을 했으면 청사는 마산으로 하기로 한 것인데 지금의 갈등은 통준위 정신이 무산 된 것", "(창원이 명칭을 원한다면 명칭을 그래로 하고, 청사를 원한다면 청사를 그렇게 하고 명칭은 마산으로 와야 한다."

"지금 마산은 폭동이 날 수준이다. 창원시민이 뭘 원하느냐, 화합을 위한 것이지 이걸 지역 이기주의로 따질 게 아니다." "내가 창원 출신 국회의원이라도 그렇게 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안홍준 국회의원)

요약해보면 마산 출신 국회의원 두 분은 명칭을 창원시로 하든지, 시청사를 창원이 가져가든지 원하는대로 해도 좋지만 명칭과 시청사를 둘 다 옛 창원이 가져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힌 것입니다.

시청사 마산, 아니면 명칭 마산시로....그도 아니면? 분리가 답이다

하지만 창원 출신 국회의원들은 말 귀를 제대로 못 알아 들었는지 대학 총장을 지내셨다는 분이 앞뒤 맥락도 잘 맞지 않는 딴 소리를 잔뜩 늘어놓았더군요.

"명칭을 주고 청사를 주고 이게 뭐가 중요하겠느냐", "같이 더불어 사는 식구인데 주민복지를 위해 무엇이 우선인가를 생각해야 한다"(박성호 국회의원)

이분 참 기가 막히는 소리를 하셨더군요. "명칭을 주고 청사를 주고 이게 뭐가 중요하겠냐"라고 했다는데, 그게 중요하지 않으면 도대체 못 줄 이유는 뭐란 말인가요?  창원 지역 출신 국회의원은 명칭도 청사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산으로 보내면 그만 아닌가요?

그리고 같이 더불어 사는 식구면 그런게(시명칭, 시청사 위치) 왜 중요하지 않는가요? 정말 그런게 중요하지 않다면 창원시에 있는 경상남도 관련 기관의 진주나 서부경남 이전을 반대해서는 안 되지요. 그리고 지역 균형 발전 운운하면서 진주에 혁신도시 같은 것을 만들 이유도 없지요. 몽땅 수도권에 그냥 두고 지방은 떡고물이나 얻어 먹으면 되는 거지요.

아무리 같이 더불어 사는 식구이지만 나눌 건 제대로 나눠야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지금 옛마산 시민들에게 중요한 복지는 쓰레기 봉투 값이나 수돗물 값, 무슨 복지시설 같은 것이 아니라 시청사든지 시명칭이든지 하나는 가져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대학총장을 지내국회의원께서는 이런 건 복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보기엔 옛 마산시민들의 정신건강과 상실감을 치유하는 복지 정책으로는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국회의원께서는 "시민의 뜻이 무엇인지 물어봐야 한다"고 하셨는데, 시민의 뜻은 물어보나마나 입니다. 언론 보도를 확인해보면 이미 통합 당시의 여론조사에서도 '명칭은 창원시, 소재지는 39사단 부지(경남도민일보)로 나왔습니다.

당시 여론 조사에서도 이미 "시청사 소재지는 창원 39사단 부지 42.4%로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마산종합운동장(27.6%), 진해 옛 육군대학부지(25%)"로 나왔지만, 통합 추진 위원회에서는 명칭을 창원시로 하였기 때문에 선호도가 가장 높았던 39사단 부지를 빼고 마산과 진해를 1순위로 한 것입니다. 이것이 통합의 취지이고 정신었던 것입니다.

주민 선호도 조사는 통합의 취지와 정신 아니다

만약 당시에도 시민의 뜻을 운운하면서 명칭도 창원시로 하고, 창원시 청사를 통합 청사로 사용하겠다고 하였다면 절대로 통합이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통합을 유지하고 싶다면 당초 통합의 취지와 정신을 살려서 시청사를 마산으로 결정하든지, 아니면 명칭을 마산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그리고 마산 출신 이주영 안홍준 국회의원들이 빠트린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대다수 마산 시민들은 이미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두 분 국회의원들은 정치적 입장 때문에 아직 이런 말을 내놓고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청사는 마산으로 와야 하고, 청사가 안 되면 명칭을 마산으로 바꿔야 한다." 그리고 생략된(아직은 시기가 아니라서 아껴놓은) 그 다음 말이 또 있습니다. "그도 저도 아니면 통합을 원점으로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지난 2010년 마창진 통합을 추진할 당시 통합의 명분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마창진을 통합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발전을 이룬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2014년이 되면 전국이 모두 마창진처럼 70여개로 통합될 것이기 때문에 먼저 통합하여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되돌아보면 두 가지 명분다 거짓말이 되었습니다. 2014년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이제 완전히 물건너 갔습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는 2014년 6월까지 개편을 완료하고 12월에는 해산하도록 되어 있습니다만, 전 대통령이었던 이명박이 만든 이 위원회는 이제 유명무실한 위원회가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명박과 행정안전부의 꾀임에 빠져서 마창진(통합 창원시)만 실험용 쥐꼴이 된 것입니다. 아울러 정부의 쥐꼬리만한 인센티브는 흔적도 보이지 않고 토건 사업은 늘어났지만 통합으로 인하여 주민들이 더 살기 좋아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한 마디로 통합의 장점을 어디에서도 찾을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관련포스팅>

2009/11/13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기득권, 이해득실 따지지 않는 행정통합 가능할까?

2009/11/19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주민자치, 지방자치 유린하는 행정구역 통합 !

2010/02/11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행정구역 통합 음모(?)가 드러났다 !

2010/02/19 - [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 마창진 통합 국회서도 졸속?, 나눠먹기?

따라서 '명칭도 창원시, 청사도 창원시'로 할 것 같으면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마창진 분리를 마무리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시기적으로도 딱 좋습니다. 지금부터 준비하여 국회에서 법만 통과시키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다시 마산, 창원, 진해로 나누어서 치르면 그만입니다.(참 깔끔하지요.)

이명박의 '광복절 경축사 한 마디'로 촉발되어 자율통합을 빌미로 '주민투표' 조차도 거치지 않고 전국 최초의 강제 통합을 하고, 4년 동안 온갖 갈등과 혼란을 겪었으니 지금이라도 바로 잡는 것이 이치에 맞는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