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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도시철도, 친환경 교통수단 아니다

by 이윤기 2008. 1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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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는 최근 <도시철도 기본계획 공청회>를 개최한 후에 여러가지 반대 의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야무야 넘어가면서 마산-창원-진해 구간에 도면전차식 도시철도 설치를 밀고나가는 분위기이다.

필자는, 지난 10월 7일에 '인구 줄어드는데 도시철도 진짜 필요할까?', 12월 2일 '의혹투성이 도시철도 기본계획' 이라는 제목으로 도시철도 추진의 문제점과 도시철도 기본계획 공청회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두 글이 포스팅 된 후에, 도시철도를 찬성하는 의견과 반대하는 댓글이 여러개 올라왔다. 도시철도를 반대하는 의견은 대체로 필자와 비슷한 의견으로 인구도 줄어들고, 도시교통량이 증가하지도 않는데 많은 돈을 들여서 도시철도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었다.

한편, 도시철도를 꼭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는데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가용 억제와 교통체증을 줄이기 위하여 노면전차를 도입해야 한다.
2. 노면전차는 자기부상 열차나 지하철에 비하여 건설비용이 적게든다.
3. 노면전차식 도시철도는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가만히 뜯어보면 이런 이유는 노면전차를 도입해야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이것은 기본적으로 지하철, 경전철, 자기부상열차, 노면전차와 같은 전차들간의 비교결과이기 때문이다.

(땅위의 지하철이라고 불리는 브라질의 버스시스템)

노면전차 없어도 자가용 억제 가능하다.

첫째, 자가용 억제는 노면전차도입과 상관없이 지금이라도 버스전용 차선을 확대하여 목적지에 도착하는 시간이 승용차보다 시내버스가 더 빨라지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모든 간선도로에 시내버스 중앙 전용차선제만 도입해도 마산-창원을 이동하는데, 자가용보다 시내버스가 훨씬 빨리 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교통체증 문제도 마찬가지다. 노면전차를 도입하지 않더라도 자가용 대신에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교통정책이 마련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면전차, BRT하고 비교해보자

둘째, 노면전차가 자기부상열차나 지하철, 경전철에 비하여 건설비용이 적게든다 것이 설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인구증가, 교통량 증가 예측을 통해서 노면전차를 도입하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인지 검토해야 한다. 


지난번 공청회에 제출된 교통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노면전차가 반드시 도입되어야 할 만큼 인구도, 교통수요도 증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지하철처럼 운행된느 브라질 꾸리찌바의 굴절버스, 블로그 빌리 브란의 별장 에서 펌)

당시, 공청회에 참석하였던 전점석(창원YMCA) 사무총장은 "지하철, 경전철, 자기부상열차, 노면전차를 비교해서 노면 전차가 가장 공사비가 적게 든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는 주장이다. 오히려, 최근 '전철식' 교통 수단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BRT와 비교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BRT(Bus Rapid Transit)는 간선급행버스를 말하는데, 서울에서 실시하고 있는  버스중앙차로제를 완전히 업그레이드 한 방식이다.

담으로 쌓인 별도의 전용차로와 입체교차로 시스템 등으로 완전히 독립된 주행노선을 확보하기 때문에 주변의 교통정체와 상관없이 정확히 운행시간을 지킬수 있게 만든 버스 시스템이다.

한 마디로 승객들의 승하차와 운행을 모두 지하철 처럼 운행하는 버스를 말하는데, 브라질 꾸리찌바에 세계적인 사례가 있다.


대체로 BRT가 LRT(Light Rail Transit, 경전철) 방식에 비하여 훨씬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따라서 노면전차 설치에 대한 비교 검토대상은 지하철, 자기부상 열차 대신에 BRT가 되어야 한다.

전기는 청정에너지가 아니다.

셋째,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 경전철, 노면전차,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전차식 교통수단이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전기를 이용하는 이런 전차식 교통수단이 친환경 교통수단이 될려면, 기본적으로 전력생산체계가 풍력, 태양력을 이용하는 환경친화적 방식이어야 한다.


따라서, 화력 발전이나 원자력 발전으로 전력을 생산하면서 이를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도시를 운행하는 전차들이 매연을 내뿜지 않는 대신에 도시 외곽에 있는 화력발전소에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를 뿜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 발전 역시, 막대한 발전시설 해체 비용과 천문학적인 우라늄 재처리 비용을 그리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결코 '청정 에너지원'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전력생산 시스템으로 보면, 도시를 운행하는 전차식 교통수단은 어떤 것도 친환경 교통수단이라고 말 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 운행 중인 시내버스를 천연가스 버스로 바꾸는 것이 훨씬 더 친환경적인 교통수단이 될지도 모른다. 무조건, 전차식 교통수단이 친환경적이라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천연가스버스와 비교하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인구도 늘어나지 않고, 교통수요도 증가하지 않는 마산-창원-진해에는 기차처럼 몇 칸씩 연결된 천연가스 시내버스가 노면전차처럼 별도의 차선으로 신속하게 운행하는 것이 비용과 환경적인 측면에서 훨씬 유리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비교 가능한 대안들을 충분히 검토도 해보지 않고, 노면전차가 마치 최적의 대안인 것 처럼 시민들을 현혹하지 말라는 것이다.



※ 다음에는 노면전차가 도입 될 때, 시내버스와 수송분담 문제 그리고  시내버스 승객감소 문제에 대하여 짚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