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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한국은행 터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가?

by 이윤기 2009.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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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오동동 옛 한국은행 터에 시민공원이 조성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현재 이 땅 소유주인 (주)부영 이중근 회장이 (사)마산발전범시민협의회(회장, 김형성) 관계자들에게 "시민이 원하면 팔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하더군요.


경남도민일보 기사(3월 24일)에 따르면, 마발협에서는 옛 한국은행 터에 '오동동 문화광장 건립'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기사 내용 중에는 "마산시민의 정서는 한은 터를 시민공원으로 하자는 의견이 많아 몇 개월 동안 검토를 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지난 2002년 2월 27일, 오동동 옛 한국은행 터 앞에서 제가 일하는 단체(마산YMCA) 회원들이 중심이된 '한국은행 터 공원만들기 마산시민행동' 발대식이 열렸습니다. 저는 당시 이 운동 실무를 맡았습니다.

그해 연말까지 100여회에 달하는 거리 캠페인과 서명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인구 40만이 조금 넘는 도시에서 10만 명 서명 목표를 세웠으나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7만 여명의 서명을 받아서 5월 16일 마산시의회에 도심공원 조성을 요청하는 '시민 청원서'를 제출하였습니다.

시의회에서 이런 저런 논의를 그쳤지만, 막대한 부지 매입과 공원조성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아 결국 시의회는 청원을 부결하였습니다. 시의회에서 청원은 부결 되었지만, 이미 서명운동에 참여한 7만여명의 시민들 마음속에는 이 자리가 반드시 '시민공원'으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희망이 자리잡았습니다.


그후,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반영하듯이 국회의원선거, 시장 선거가 있을 때마다 후보들은 마산시민 7만 여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하였던 옛 한국은행 터를 시민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공약을 내 놓았습니다. 현재 3선으로 마지막 시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황철곤 시장께서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내 걸었고, 방송사 대담 프로그램을 비롯하여 기회 있을 때마다 시민공원 조성을 약속하였습니다.

마산 출신 현역 국회의원 두 분 모두 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정책질의서 답변을 통해서 도심공원 조성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셨거나 후보자 공약으로 시민공원 조성을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시장과 국회의원이 모두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시민공원 조성 약속은 쉽게 현실로 이루어지지 못하였습니다. 물론, 선거를 앞두고 다수의 시민들이 원하는 일이어서 공약으로 채택하였다가 막상 당선이 되고 난 후에는 정책의 우선 순위에 두지 않은 것도 중요한 이유였지만, 이 땅이 사유지였던 까닭도 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마발협에서 제안한 시민공원 방안에 대하여, (주)부영 측에서 시민이 원하면 땅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가격은 나중에 논의하자"는 말에 미심쩍은 여운이 남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환영할 만한 일 이라고 생각됩니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현재 마발협 회장을 맡아 옛 한국은행 터 시민공원(광장)을 추진 중이신 김형성 회장께서는 지난 2002년 당시 시의회 의장을 맡으셨던 분 입니다. 당시에 마산시의회는 7만 여명의 시민들의 뜻을 모아 시민단체가 청원한 옛 한국은행 터 도심공원 청원을 부결시킨 인연이 있습니다.

아마,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는 동안 마산시 관계자들이나 새로 뽑힌 시의원들이나 옛 한국은행 터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바뀌었을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오동동 창동을 중심으로 하는 마산 도심 공동화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해지자 이 땅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활성화 방안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탓도 있겠구요.

그러나, 7년 세월이 지났지만 옛 한국은행 터를 시민공원이나 시민광장으로 조성하려면 반드시 서명운동에 참여했던 시민들의 뜻을 새겨야 합니다. 그 뜻은 도심공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마산도심에 흙과 잔디를 밟을 수 있고 나무가 심어진 시민들을 위한 휴식 공간이 꼭 필요하다는 바람이었습니다.

또한 막대한 시민 세금을 지출하여 추진하는 일이기 때문에 비록, 장소는 오동동에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이익이나 침체된 상권을 살리자는 차원을 넘어서 시민 다수를 위한 공익적 입장에서 도심공원 조성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입니다.

옛 한국은행 터는 7만여 시민들의 적극적인 서명운동 참여로 증폭되었고, 7만여 시민들 마음속에 이 자리는 '도심공원 터'라는 희망이 자라잡고 있어 이루어지는 일 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