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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진해 신항 예타 통과를 우려하며

by 이윤기 2022.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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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2. 01. 03 방송분)


지난 연말 경남 최대 국책사업이라고 하는 진해 신항 건설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였습니다. 오늘은 부산의 가덕 신공항과 함께 경남 최대 국책사업이자 동북아 물류 플랫폼 사업이라고 하는 진해 신항 예타통과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른바 진해 신항 사업은 부산-진해 신항에 이어 추가로 조성되는 항만사업입니다. 이번에 예타를 통과한 1단계 사업만 해도 그 규모가 엄청난데요. 창원시 진해구 일대에 2031년까지 접안시설 9선석, 항만배후단지 67만 4,000㎡, 호안 8.09km, 방파제 1.4km, 임항교통시설 6km를 걸설하는 대규모 항만사업입니다. 예타가 통과되었기 때문에 올해 산반기 1단계 사업 기초조사용역이 시작되고, 2031년까지 9년동안 7조 9000억원을 들여 항만 공사를 마무리하게 됩니다. 

순조롭게 사업이 이루어지는 경우 2032년이면 스마트 자동화 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컨테이너 9선석이 운영됩니다. 아울러 2단계 사업까지 추진되는 경우 12선석을 추가로 건설하게 되는데, 12조원의 사업비를 투입하여 2040년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입니다. 2040년이면, 앞으로 18년 후의 조금은 먼 미래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예상대로 사업이 모두 완료되는 경우 부산신항과 함께 42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세계 3위권 항만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경상남도와 창원시는 진해신항 건설사업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황금알이 될 것처럼 소개하고 있습니다. 경상남도는 “예타 통과와 함께 확보한 145억원의 국비를 투입하여 내년 상반기 기초조사용역 등이 추진되고 진해 신항이 완공되면 28조원 규모의 생산유말 효과가 발생 할 뿐만 아니라 세계 물류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28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에 더해 22조 1788억 원의 부가가치 유발, 17만 8222명의 취업유발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21선석 터미널이 운영되는 경우 직접 고용효과는 4200명, 지역 건설업체 직접 효과는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진해 신항 배후단지 300만평을 조성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시민운동을 해 온 저는 이런 대규모 국책사업이나 개발사업의 경제유발 효과를 믿지 않습니다. 과거에도 이런 엄청난 생산유발 효과와 부가가치 유발을 전망했지만, 속빈 강정에 불과했던 사례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항만사업으로는 가포신항만 사업이 있고, 마창대교, 거가대교 모두 엄청난 생산유발 효과와 고용효과를 내세웠지만, 턱없이 뻥튀기된 수요예측 때문에 모두 적자투성이 애물단지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예비타당성 검토 과정에 대해서도 앞으로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더 큰 문제는 예타를 통과한 현재의 계획대로 진해 신항이 걸설되면 진해만과 마산만 수질이 심각하게 오염될 수 있다는 환경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선, 항만의 규모가 엄청납니다. 기존 부산진해신항이 약 846만㎡인데, 신해신항 전체면적이 765㎡로 기존 부산진해신항이 하나 더 생기는 것과 비슷합니다. 숫자로만 표시되는 이 면적이 잘 실감이 잘 안나실텐데......가포신항 준설토를 매립하여 만들어 놓은 마산해양신도시 인공섬 11개 크기와 맞먹고, 축구장 1071개 크기이며, 욕지도나 한산도와 비슷한 크기입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신항만 건설 계획을 보면 바로 이렇게 커다란 항만이 진해만과 마산만의 입구를 틀어막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내만은 진해만 입구 폭 5.8km와 항아리 입구를 제외하면 통영과 거제를 잇는 거제대교 아래의 좁은 물길 견내량 뿐입니다. 따라서 이곳 물길이 막히면 내만과 외해 사이에 바닷물의 흐름이 막힐 수 밖에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해양과학자들은 이런 곳을 폐쇄성해역이라고 부르는데, 진해 신항이 건설되면 폭 5.8km의 진해만 입구가 3.3km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게 됩니다. 외해에서 내해로 해수의 유입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이지만, 물길이 절반으로 줄어들면 해수흐름의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고, 매립에 따른 해양 오염과 환경변화도 불가피합니다. 특히 어류 및 해산물 산란처가 파괴됨으로써 고성, 통영, 거제를 아우르는 진해만 전체가 위험해지는 상황입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겠지만, 마산앞바다는 한 때 죽음의 바다였습니다. 지난해 창원시가 트라이애슬론 대회를 개최 할 만큼 할 만큼 수질이 좋아졌지만, 1970년대 말에 어패류 채취가 금지되었고, 수출자유지역, 한일합섬, 창원공단에서 쏟아져나온 폐수로 인하여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였습니다. 

마산만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 다시 시작된 것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제1차 마산만 특별관리해역 연안오염총량관리제라고 하는 해양생태계 회복 프로젝트가 이루어지면서부터입니다. 연안오염총량관리제라고 하는 것은 해역의 수질개선과 해양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해양 환경용량의 범위 내에서 오폐수 등 오염물질의 유입총량을 관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이 사업이 시작되면서 창원시내에서 바다로 유입되는 오염원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노력이 시작된 것이지요. 제2차 연안오염총량관리제는 2012년부터 16년까지 4년간 진행되었고, 제3차는 17년부터 21년가지 진행되었습니다. 

제가 지난 15년 동안 마산만 수질개선을 위해 투입한 전체 예산을 확인하지는 못하였습니다만, 제1차 연안오염 총량관리제를 시행하였던 2007-2011년가지 4년간 투입된 예산만 약 4000억원이나 됩니다. 단순 산술계산만 해도 1조원이 훨씬 넘는 예산이 투입되었을 것이라고 추산 할 수 있습니다. 

환경전문가들은 지난 15년간 되살려 놓은 마산만 수질오염 뿐만아니라 마산항 바깥쪽에 있는 진해만 전체의 해양생태계교란과 환경훼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고용유발효과 등은 과장된 측면이 있으며, 특히 완전자동화 스마트 항만이 건설되면 고용효과가 발생하기 어렵고, 오리려 어럽 관련 고용은 심각하게 감소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대규모 항만이 꼭 필요한가 하는 문제도 따져봐야 하지만, 바다 물길을 가로막는 이런 어처구니 항만 계획을 세우는 중앙정부 공무원들이 지역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면 이런 무지막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는지 묻고 싶은 심정입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항만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위치과 방향 등 설계가 바뀌지 않는다면 진해만과 마산만은 또 다시 죽음의 바다가 될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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