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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옛 한국은행 터 공원, 서두를 일 아니다

by 이윤기 2009.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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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8일, 마산발전 범시민협의회가 '옛 한국은행 터 공원조성 재 촉구 성명서'를 발표하고 기자회견을 하였다고 합니다. 먼저, 제 입장을 분명히 밝히자면, 옛 한국은행 터에 도심공원을 조성하자는 주장에는 원칙적으로 찬성입니다.

마발협(마산발전범시민협의회)이 주장하는 "주변 상권 회복, 지주가 한 회사이기 때문에 매입이 용이한 점, 역사성이 있는 땅"이라는 점에 공감합니다.
또한, "경제가 어렵더라도 예산은 경제, 문화, 복지, 체육 등에 균형있게 집행"되어야 하고, "40만이 넘는 도시에 도심에 공원하나 정도는 무리가 아니라는 생각"에도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100억원이 넘는 터무니 없이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언론에 보도된 마발협 기자회견 내용과 성명서를 살펴보면, 가격에 대해서는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공원을 만들자는 주장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성명서를 중심으로 몇 가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시장, 국회의원이 모두 공원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첫째, 옛 한국은행 터에 도심공원을 조성하자는 논의는 마발협의 건의안으로부터 출발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시민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황철곤 마산시장은 두 번의 시장선거에서 '옛 한국은행 터' 도심공원 조성을 약속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마산에서 선출된 이주영, 안홍준 국회의원도 공약과 시민단체의 정책 평가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옛 한국은행 터에 도심공원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다시 한 번 확인하자면, 이 땅이 도심공원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은 '마발협'에서 나서기 전부터 이미 마산시민 전체의 뜻이 모여진 일 이라는 것 입니다.

둘째,
성명서 내용만으로 보면, 마발협이 부영을 감싸는 느낌마저 지울 수 없습니다. 다음은 성명서의 일부입니다.


"이 문제를 놓고 일부에서는 특혜시비 운운하지만 (주)부영이 먼저 매각제의를 해 온 것이 아니라 공원조성에 관심있는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부영측에 매각을 타진해 본 것이다."

어느 쪽에서 먼저 매각제의 하였는가가 본질이 아닙니다. 마발협 성명서만 보면, 해석하기에 따라서 '마발협이 먼저 제안했으니 비싼 값을 주고 살 수 밖에 없다'는 뜻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매각제의를 누가 먼저 하였던 간에 주변 시세를 반영하는 적정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난번 언론보도처럼 6년만에 60여억원의 차익을 남기는 거래가 이루어진다면, 특혜시비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주)부영은 시세차익을 노리고  '부동산 투기'를 하였다는 오명(?)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시민단체가 '특혜'라는 주장을 한 것은 "일부 인사들이 개인적으로 부영측에 매각 타진"을 해 본것을 특혜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마산시가 옛 한국은행 터를 140억원에 매입하겠다는 계획이 언론을 통해 보도 되었고, 의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여 마치 140억 매입이 기정사실인 것 처럼 되었기 때문에 특혜라고 주장한 것 입니다.

주변시세 반영해야 특혜 시비 벗어난다

셋째, 이 땅은(주)부영이 법원 경매로 매입하기 전부터 마산시민들이 '도심공원'을 만들자고 뜻을 모으고 7만명이 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아 도심공원 조성운동을 하고 있었던 땅입니다. 시민의 염원이 담긴 땅을 매입한 부영이 불과 몇 년만에 막대한 이익을 남긴다면, 대기업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한국은행 터'를 가로챘다는 오해에서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넷째, 감정평가에 의한 가격 결정은 '논란'만 가중시키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경우 감정평가가 완벽하게 객관적으로, 그리고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는 금액을 결정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부분 감정평가를 요구하는 의뢰인이나 기관의 요구가 반영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감정평가에 의해 주변시세를 반영하지 못하는 금액이 결정되면 시민들의 반발을 살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부영이 옛 한국은행 터를 매입 할 2003년 당시 보다 땅값이 많이 내려갔다는 것이 시민들이 느끼는 시세이기 때문입니다. 

백번 양보해도 84억이 답이다

결국, 백번을 양보해도 옛 한국은행 터 매입가격은 2003년 당시 경매가격인 84억원 보다 더 높은 가격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마산시가 특혜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주)부영이 부동산 투기로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오해를 받지 않으려면 법원 경매가격에 매매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매년 12월 31일 밤에, 시민들이 함께 모여 '재야의 종' 타종하는 행사를 폼나게 하기 위하여, 막대한 예산을 낭비하면서 도심공원 무조건 앞당기는 것이 옳은 일은 아닙니다. 

80여억원에 달하는 매입 비용과 수십억의 공원조성 비용을 포함하면 100억대가 넘는 예산을 들여 시내 한 복판에 도심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100년, 200년의 먼 미래를 바라보는 결정입니다.  시급을 다투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졸속으로 추진되어서는 안 됩니다.

"가격도 결정되지 않는 마당에 특혜 운운하면 사업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적정가격에 매입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 입니다. 마산시장과 국회의원, 시의회 의원들이 정치력을 십분 발휘하여야 할 시기입니다.

공원조성을 몇 년 앞당기거나 늦추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바로 시민들이 납득할 만한 절차와 과정을 밟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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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 구르다보면 2009.07.31 18:06

    서두름이 낭비를 만든다는 서양속담이 있죠.
    서두르는 것은 퇴임전 실적하나 만들어 보려고하는 것은 밖에 여겨지지 않습니다.
    창원의생태하천도 그렇고, 마산의도심공원도 그렇고, 행정통합까지 전부 실적을 위한 서두름이라는 생각입니다.

    이제는 결과물보다는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대도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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