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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추석, 효도방학 웃기시네...시험 공부나 해(?)

by 이윤기 2009. 10.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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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중간고사, 추석연휴도 빼앗아간다

지난 5월에 잔인한 중간고사 날짜에 대하여 블로그에 글을 썼습니다. 1학기에 한 번 밖에 없는 황금 연휴에 시험공부를 해야하는 중고등학생들 시험날짜의 잔인함을 고발하는 글이었습니다.


2009/05/04 - [시시콜콜] - 잔인한 중간고사 날짜, 이런다고 공부 더 할까?
2009/05/05 - [시시콜콜] - 더 잔인한 중간고사 날짜 수두룩, 분노 폭발 !

그런데, 2학기 중간고사 날짜 역시 조금도 나을 것이 없습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나면 중간고사가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가족들이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해 주려면, 중간고사는 9월 29, 30일 그리고 10월 1일 이렇게 3일간 치르는 것이 딱 맞습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이번에도 추석 연휴가 끝나고 3일 후부터 중간고사 날짜를 잡아놓았습니다. 결국 추석 연휴동안 집에서 꼼짝 말고 공부나 하라는 것이겠지요. 추석에 용돈 받아 주머니 사정도 넉넉하여 괜히 들뜬 마음에 밖으로 싸돌아 다니다가 '사고'(?)칠 수도 있으니 사전에 꼼짝 못하게 하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저희 집은 추석 분위기가 안 납니다. 예년에는 추석 명절이면 어설픈 솜씨지만 가족이 둘러 앉아 송편도 빚고 차례 준비도 함께 하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외국에서 일하는 동생 가족이 추석에 귀국을 못하고보니 집이 많이 썰렁합니다. 게다가 고등학교 다니는 큰 아들이 녀석도 중간고사 공부한다고 빠졌습니다.

손자들과 함께 송편 빚는 재미를 생각하며 그냥 떡집에서 사서 차례 준비하자던 자식들 의견을 물리치고 송편 빚을 준비하셨던 부모님께서는 초등학교 다니는 둘째만 데리고 두 분이서 송편을 다 빚었습니다.

고등학생 큰 아이는 추석날만 겨우 차례 지내고 외가에 다녀오느라고 가족들과 함께 보내고, 연휴 첫 날과 셋째 날은 독서실에가서 '중간고사'와 씨름을 벌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작은 아들도 교육청 홈페이지 'e-모의고사'에 접속하여 문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시작하는 날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내왔더군요. 2학기 중간고사에 대비하여 모의고사 문제를 풀어보도록 지도하라고 말 입니다. 

혹자는 독서실 가서 공부하는 아들 자랑하냐고 댓글 달지도 모르지만... 정말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아이들 정말 바쁩니다. 고등학교만 가도 아이들이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없습니다.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는 명절이라 오랜 만에 자식들, 손주과 함께 몇 일이라도 즐겁게 보내고 싶은 기대로 지내셨을텐데... 손주 녀석들 모두 시험공부 핑게로 데려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효도방학 웃기시네... 시험 공부나 해(?)

직장 다니는 어른들은 추석 연휴 사흘도 짧다고 원성이 자자합니다. 그래서 효도방학 만들어서 선생님들은 하루 더 쉬지요?  2학기 중간고사 시험 날짜보면, 효도 방학 결코 아이들이나 부모님을 위한 방학이 아닙니다. 효도방학에도 아이들은 어차피 시험공부해야 하거든요. 잔인한 중간고사 날짜가 공부 안 해도 마음 편히 놀 수 없도록 아이들을 옥죄고 있기 때문입니다.

1학기 때, 중간고사 날짜가 잔인하다는 글을 포스팅했더니 많은 교사들이 "생님들 좋자고 그렇게 한 것이 아니다" 댓글을 달았더군요. "교장선생님과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정했다. 우리도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뭐 이런 댓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행을 고치겠다고 나서는 선생님은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정했던, 장선생님이 정했던 바람직하지 않은 시험날짜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잘못된 관행을 고치려고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요? 

결국 이런 관행이 계속되는 것은 아이들이야 어찌 되었던 선생님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없기 때문인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