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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태, 환경

당신 아이가 환경호르몬에 공격당하고 있다

by 이윤기 2010.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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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린드세이 벅슨의 <환경호르몬의 반격>

환경호르몬은 우리 시대의 대표적인 환경문제 중 하나다. 아이들 사춘기가 빨라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음식을 잘 섭취하여 영양상태가 좋아서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최근에 나오는 연구들을 보면, 대부분 환경호르몬 때문에 여자아이들 초경 시기가 당겨지고 사춘기도 빨리 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호르몬은 사람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호르몬은 남성은 남성답게 만들고 여성은 여성답게 만든다.' 생식세포를 만들고 임신을 지속시키고 초콜릿을 많이 먹게 하고 10대들의 이마에 여드름을 돋게 하는 원인 물질이 바로 호르몬이다.

왜, 환경호르몬에 대하여 알게 된 사람들이 집 안에 있는 플라스틱 반찬통을 몽땅 유리와 스테인리스로 교체하는 것일까? 주방세제와 화장실 청소용 강력세제를 모두 내다버리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새집증후군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럼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몸에 들어왔을 때 천연호르몬처럼 작용, 신체기관과 생식기관 기능 등을 방해해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키는 화학물질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을 과학자들은 환경호르몬이라고 부른다.

"환경호르몬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나 먹고 마시는 식료품의 형태로 코나 입, 피부를 통해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이런 물질들은 천연호르몬을 흉내 내 호르몬 균형을 깨거나 우리 몸에 작용하는 정상 호르몬 역할을 변형 시킨다." - 본문 중에서

현재까지 알려진 호르몬 중에서 아이들 성장과 발달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은 '에스트로겐' 계열 물질들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물질들은 아주 적은 양으로도 자궁 속에 있는 태아에 작용해 평생 육체와 정신, 성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누구나 예외 없이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천연호르몬을 흉내 내면서 사람 몸에 들어와서 피해를 줄 수 있는 위험물질은 얼마나 될까?

2차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만들어진 인공 화학 물질의 수는 8만 7천개가 넘는다고 한다. 지금도 매년 2천개 정도씩 새로운 화학 물질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이 중에서 안전이 입증된 물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누구나 숨쉬는 공기, 먹고 마시는 물과 음식으로 우리 몸에 들어온 환경호르몬은 어떤 피해를 주는가?

①생식기관을 변형시켜 작은(함몰) 음경, 자궁기형을 유발한다.
②정자와 난자수를 감소시키고 불임을 유발한다.
③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생리불순, 유방질환 같은 여성 질환을 일으킨다.
④학습 및 행동장애를 일으키고 지능이 낮아진다.
⑤면역 결핍이나 갑상선 장애를 일으킨다.
⑥유방암, 전립선암, 고환암 같은 생식기관 암 발생빈도를 높인다.

이상은 '린드세이 벅슨'이 소개하는 지금까지 밝혀진 연구결과 중 일부다. 정말 일부에 불과하다. 가깝게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아픈 아이들의 세대'를 대표하는 아토피, 천식, 비염과 같은 질환들도 모두 환경호르몬과 관련이 있는 질환들이다.

참으로 놀랍고도 안타까운 것은 <환경호르몬의 반격>을 쓴 린드세이 벅슨 자신이 지구상에서 가장 일찍, 가장 심각한 방식으로 환경호르몬 피해자가 된 'DES딸'이라는 사실이다. 에스트로겐 제제인 '디에티스틸베스트롤'(DES:diethystilbestrol)은 백색무취의 결정성 분말로 폐경기 증상이나 질염 치료, 젖 분비 정지 등에 사용하는 약품이며, 과거 30년 동안 유산방지제로 임산부들에게 처방되었던 약이다.

그의 어머니는 의사 처방에 따라 임신 중에 DES를 복용했다. 어머니를 통해 DES딸로 태어난 '린드세이 벅슨'은 여성 질환으로 8번이나 수술을 했고 임신을 하지 못할 정도로 자궁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유방암과 싸워야 했다고 한다.

사춘기에 접어들며, 과다한 생리혈로 고통 받은 그는 배우초년생 시절 과도한 하혈과 자궁이상으로 수술을 받았고 여러 의사들을 만난 끝에 자신이 DES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수술과 약물치료로도 어쩔 수 없었던 증상이 식이요법으로 완화된 후 영양학을 공부하여 학위를 받았고 그 후 다시 학교로 돌아가서 여성 건강전문 심장병의사이자 내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린드세이 벅슨이 <환경호르몬의 반격>을 쓰게 된 것도 자신이 가지고 살아가는 고통으로부터 출발하여, 여성들에게 호르몬을 교란시키는 위험한 화학물질의 정체를 말 해주고,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겠다고 다짐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한다.

결국, 그녀가 환경호르몬의 정체를 밝히는데 생애를 걸었던 것도 자신이 환경호르몬에 관한한 탄광 속 '카나리아'나 다름없는 DES딸이었기 때문인 것이다.

모두 4부로 되어 있는 이 책은, 1부에서는 에스트로겐을 비롯한 환경호르몬과 세계 최초로 만들어진 합성 에스트로겐인 DES를 복용한 여성들에 관해 설명되어 있다.

2부는 자궁 속에서 자라는 태아와 갓난아기들이 왜 환경호르몬에 가장 취약하며, 환경호르몬이 어린아이들과 사춘기청소년들에게 어떤 질병을 일으키고, 성 정체성이나 행동 및 지능에 장애를 일으키는지에 관하여 서술하고 있다.

또 수태와 임신, 폐경기, 자궁내막증 그리고 암과 같은 여성건강에 관한 연구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적은 정자 수나 음경발달 불능과 같은 남성 생식불능은 물론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3부에서는 먹는 음식과 마시는 물 그리고 생활 곳곳에서 환경호르몬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으며, 환경호르몬에 노출되었을 때 해독시키는 방법에 대하여도 알려준다.

사실 평범한 독자들을 위하여 쉽게 쓴 책이라고 하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면, 처음 듣는 여러 가지 화학물질들과 각종 호르몬 명칭 그리고 생소한 병명들 때문에 다소 복잡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다행히 전문용어와 명칭을 이해하지 못한다하더라도 환경호르몬이 사람 몸에 들어와서 어떤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게 씌어있다.

임신 초기 태아가 가장 위험한 이유


 

▲ 태아, 영유아, 사춘기까지 청소년들이 환경호르몬에 취약하다.  

지은이는 환경호르몬에 가장 취약한 시기를 임신초기의 태아부터 사춘기까지라고 한다. 그 이유는 생식기관과 호르몬계, 면역계가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중에서도 임신 중인 태아가 환경호르몬에 가장 취약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일본연구팀은 "태아의 탯줄 혈액은 물론 태반과 모유에 들어있는 다이옥신의 양은 어머니 혈관에 들어있는 다이옥신 양의 90%나 된다"고 한다.

"태아들은 태반을 통과해서 들 온 오염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수단이 어른들보다 부족하다. 오염물질을 제거해야 할 태아의 간이나 콩팥이 아직 완전히 성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체내로 들어온 오염물질은 그대로 쌓이고 만다." - 본문 중에서

DDE(방역살충제)와 같은 환경호르몬은 어머니에게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임신 중 태아는 단 한 차례 토출된 것만으로도 오랫동안 건강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실제로 임산부 입덧 치료를 위해 먹은 약인 '탈리도마이드'는 태반을 망가뜨리기도 하고 팔과 다리가 없는 아이들이 태어나게 만들기도 했단다.

비교적 잘 알려진 DES나 비스케놀A와 같은 물질도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 '린드세이'의 주장이다.

"환경 에스트로겐들은 지방질이 두툼한 태반에 고여 있다가 서서히 태아의 몸속으로 침범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검사했을 때는 그다지 해가 없는 물질이라도 체내에 들어간 후에는 외부 실험양의 1조분의 1의 양으로도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책을 읽다보면 환경호르몬의 가장 강력한 피해자 중 한 사람으로 태어난 지은이가 이 책에 환경호르몬에 관한 모든 연구결과를 담아 독자들에게 소개하려고 노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그야말로 환경호르몬에 관한 백과사전에 가깝다. 그동안 소개된 여러 책들이 주로 환경호르몬의 위험을 '강조'하는데 그쳤다면, <환경호르몬의 반격>에는 세계 곳곳의 피해현장에서 벌어진 연구와 조사결과, 여러 연구실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동물실험의 결과들 그리고 수많은 병원에서 보고 되는 피해사례들이 잘 정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나면 독자들은 호르몬의 역할과 환경호르몬에 대하여 잘 알게 될 것이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고 나면 자신과 가족들이 먹고 마시는 대부분의 음식과 살아가는 모든 공간(집, 직장, 학교, 공원)이 환경호르몬으로 심각하게 오염되었다는 것도 알게 될 것이다.

결국 독자들은 두 가지 삶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여야 할 것이다. 자신과 가족들을 환경호르몬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하거나, 혹은 도저히 나의 노력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좌절과 만나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경우이다. 환경호르몬에 대한 진실을 알고 나서 좌절할지도 모르는 독자들에게 평생을 DES딸로 살아간 '린드세이 벅슨'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을 살다보면 너무나 복잡해서 맞서 싸울 용기가 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절대로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노력하고 여러 사람이 힘을 합하면 바꿀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환경호르몬 줄이는 생활방식 

1. 먹이 사슬의 하부구조를 이루고 있는 음식을 먹는다. 가급적 유기농 음식을 먹는다.

2. 소나 돼지, 닭과 같은 가금류는 성장촉진인자와 에스트로겐성 호르몬을 먹고 자란다. 육류와 유제품(우유, 치즈, 버터)은 가장 위험한 식품이다. 미국산 쇠고기에서는 최근에도 사람에게 복용이 금지된 DES가 검출되었으며, 소는 도축하기 5일 전까지 성장호르몬이 들어있는 작은 알약을 귀속에 넣고 자란다.

3. 먹이 사슬의 상부구조에 있는 생성 역시 환경호르몬이 농축되어 있으며, 해안가에 서식하는 조개를 비롯한 갑각류도 마찬가지다.

4. 식품첨가물이 들어있는 음식을 피해야 하며, 유전자조작 식품, 방사능 조사 식품 또한 마찬가지이다.

5. 에스트로겐성 환경호르몬, 납과 비스페놀 A를 피하려면 통조림 먹지 말아야 한다.

6.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하루에 두 잔을 마시면 1년에 커피나무 12그
루를 소비하는 셈이다. 12그루 커피나무를 키우기 위해 1년에 각각 5.4kg의 비료와 살충제가 사용된다.

7. 음식을 플라스틱 용기에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리지 않으며, 비닐랩으로 음식을 싸지 않는다.

8. 실내나 실외는 물론이고 애완돌물이나 아이들이 살충제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9. 금연한다(담배에서 나오는 밴젠이 공장에서 배출되는 벤젠 양 보다 많다).

10. 폐건전지는 위험한 오염물질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11. 손을 자주 씻고, 바닥과 창틀을 자주 닦는다.

12. 초강력 세제는 사용하지 않으며 싱크대 밑에 화학세제나 살충제(개미, 바퀴벌레)를 보관하지 않는다.

13. 플라스틱 대신 스테인리스나 유리, 도자기로 된 주방 용기를 사용한다.

14. 치아를 충전할 때 수은을 사용하지 않는다.

15. 살충제를 뿌린 직후인 공원과 휴양지, 골프장에 가지 않는다. 집에 살충제를 부린 후에는 적어도 24시간 동안은 멀리 떨어져 있는다.

16. 애완견을 위한 벼룩 방지용 샴푸나 벼룩 방지용 목걸이를 사용하지 않는다.

17. 드라이클리닝을 한 옷은 1주일 이상 바깥에서 환기를 시킨다.

18. 인산, 염색제, 방향제, 염소가 들어있지 않은 세탁세제를 사용한다.

19. 화장실 탈취제와 공기청정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20. 자외선 차단제와 화장품 사용에 유의한다.

21. 제품 라벨에 적힌 성분 표시를 읽고 제조회사에 전화하여 제품에 대해 자세하게 물어본다.

22.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정치인들에게 환경호르몬을 줄일 수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

* 환경호르몬을 줄이는 생활방식은 지은이가 [세계야생생물기금]홈페이지에서 발췌한 10가지 방법을 기초로 기자가 <환경호르몬의 반격>에서 발췌한 내용을 포함하여 다시 정리하였음. / 이윤기 

 
환경호르몬의 반격 - 10점
D. 린드세이 벅슨 지음, 김소정 옮김/아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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