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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임항선 기차레일 육교 또 훼손되었네요

by 이윤기 2010.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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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도심을 가로지르는 기차길 임항선에는 오래된 육교가 하나 있습니다. 만들어진지 40여년 정도된 이 육교는 독특하게 기차레일을 재료로 만들어졌습니다.

마산 임항선, 진영역을 비롯하여 전국의 몇몇 곳에 기차레일로 만든 비슷한 육교들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마산 임항선에 있는 이 육교는 1900년대 초반에 만든 레일을 걷어 낸 후 육교를 만드는 재료로 재활용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육교를 이루고 있는 기차레일을 자세히 살펴보면 생산연도로 추정되는 숫자가 표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십년 동안 잘 버티고 서 있던 이 육교가 처음 훼손 당한 것은 지난해 임항선 그린웨이 공사를 시작할 때입니다. 육교 난간을 다 잘라내고 방부목재로 새단장을 하였더군요. 류창현 건축사는 자신이 참여하고 있는 팀블로그를 통해 '새단장한 구름다리가 달갑지 않은 이유'를 포스팅 하였더군요.

어린 시절을 임항선 근처 동네에서 보낸 류창현 건축사는 이 육교를 '구름다리'라고 불렀던 모양입니다. 아무튼 겉모양이 좋아보이기는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새겨진 육교를 너무 쉽게 바꿔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많더군요.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90년이나 된 기차 레일로 만든 육교는 흔치 않은 조형물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마산의 근대화를 상징하는 근대문화 유산 중 하나가 훼손되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당시 아쉬운 마음을 담아 제 블로그에 몇 편의 글을 포스팅하였습니다. 나중에 우연히 들렀던 진영역에서 흡사한 모양의 육교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되어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최근 임항선 육교가 또 한 번 훼손되었습니다. 근처에 GS자이 아파트 공사를 마무리 하면서 아파트 주변 도로를 정비하는데, 임항선 육교 일부가 잘려났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도로 정비를 하는 것 때문에 임항선 육교를 잘라내야 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지만 아무튼 육교 일부가 훼손되었습니다.

인근을 통행하는 보행자들에게 더 좋은 보행 여건을 제공해주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차량의 소통을 원할하게 하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임항선 육교를 훼손시켜야만 할 만큼 중요한 공사를 하는지는 더 지켜보아야 할 일입니다만, 지난번 난간을 잘라내고 방부목을 입힌 것 같은 그런 공사는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계단 일부가 잘려나간 임항선 육교는 1주일이 넘게 지나도록 흉물스런 모습으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과연 보행 환경의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해서 육교의 일부를 잘라낸 것인지, 혹은 다른 어떤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잘라낸 것인지 임항선 육교가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지켜 볼 생각입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육교가 아니기 때문에 원형이 자꾸 훼손되는 것이 참 많이 아쉽고 서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