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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롯데마트앞 횡단보도 제자리로 옮길 수 있다

by 이윤기 2011.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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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창원중앙점이 오픈하면서 롯데백화점과 연결되는 횡단보도가 무단으로 4m 이전 되었다는 첫 보도(천부인권 : 롯데가 훔친 4m, 창원시민에게 재앙은 아닐까?)가 나온지 한 달이 다 되었습니다.

분명 도로교통법상의 교통시설물인 횡단보도가 무단으로 4m나 옮겨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아무도 책임을 지는 사람도 없습니다.

아울러 횡단보도가 4m나 창원광장 방향으로 옮겨지면서, 광장의 차량 정체 가능성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이 높아졌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횡단보도를 제자리로 옮긴다는 소식도 없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횡단보도 이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습니다만, 불법으로 옮겨진 횡단보도는 여전히 그대로 있습니다. 지난 연말 경남도민일보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롯데마트앞 횡단보도는 도저히 제 자리로 돌려놓을 수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창원시·창원중부경찰서·롯데마트 측은 "기존 건널목 위치에 지하보도 환풍기가 설치돼, 부득이하게 창원광장 쪽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 관계자는 "건널목 재설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놓고 몇 차례 현장에 나가 방법을 고민했다. 하지만 환풍기 위치 때문에 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는 "환풍기를 기준으로 창원광장 반대 쪽으로 내려서 건널목을 설치하면 보행 동선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창원광장 쪽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위험 요소를 안고 있어, 차량 신호등을 설치했고, 미끄럼 방지 시설을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경남도민일보 12월 29일, 롯데마트 창원중앙점 건널목 위험천만)

롯데마트앞 횡단보도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①기존 건널목 위치에 지하보도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고(창원시), ② 창원광장 반대쪽으로 내려서 건널목을 설치하면 보행동선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창원중부경찰서)

창원중부경찰서 관계자의 말처럼, 창원광장 반대쪽으로 내려서 건널목을 설치하는 것은 보행동선과 맞지 않는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그러나, 기존 건널목 위치에 지하보도 환풍기가 설치되어 횡단보도를 제자리로 옮길 수 없다는 창원시 관계자의 대답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몇 차례나 현장에 나가 방법을 고민했는데도 환풍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하는 것은 더욱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지난주 창원시청 근처에 볼 일이 있어 롯데마트 앞 횡단보도를 직접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비전문가인 제가 보기에는 롯데마트앞 횡단보도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롯데마트 앞 횡단보도 바로 옆에 있는 지하보도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는 것은 분명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하보도 위에는 환풍기만 설치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채광창도 설치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지하보도 채광창을 없애고 현재 설치된 환풍기 위치를 창원광장 반대쪽으로 옮기면 얼마든지 횡단보도를 원래 위치로 되돌려 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 지금부터 제가 찍어 온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지난 연말에 개점한 롯데마트 창원 중앙점입니다. 롯데는 최근 여러가지로 사건으로 국내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통큰 치킨 사건으로 치킨 가계를 운영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의 분노를 한 몸에 받았고, 최근에는 통큰 내쫓기로 국민들의 임대사업자들로부터 지탄을 받고 있지요.

통큰치킨은 뉴스에 워낙 많이 나와서 잘 아는데, 통큰 내쫓기는 잘 모르신다구요. 그럼 다음 링크를 따라가서 오마이뉴스기사를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통큰치킨 롯데, 이번에 통큰 내쫓기...왜 이러나?"(오마이뉴스 1.21)



사진으로 보시는 여기가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을 연결하는 지하보도 위에 있는 환풍기와 채광창입니다. 사진의 왼쪽에 바로 문제의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창원시 관계자는 바로 이 환풍기 시설 때문에 불법으로 4m 옮겨진 횡단보도를 제자리에 옮겨놓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가서보니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사진의 가운데 보시는 채광장을 없애고 왼쪽에 있는 환풍기 시설을 채광창이 있는 자리로 옮기면 됩니다. 공사도 별로 어렵지 않겠고, 비용도 많이 들지 않겠더군요.
 


혹시, 지하보도의 채광창을 없애면 지하보도가 너무 어두워지지 않겠나 하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지하보도로 내려가보았습니다. 그런데, 지하보도는 채광창과 상관없이 형형색색의 조명이 바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조명시설을 조금 더 하면 채광창이 없는 것이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가보면, 지하철이나 지하 상가 등 이 보다 훨씬 긴 거리의 지하보도에도 채광창이 없는 곳이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채광창을 없애고 환풍기 시설을 옮긴다고 하여 크게 문제가 될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
  


바로 그 문제의 채광창입니다. 지하보도에서 위쪽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이 채광창을 없애고 환풍기 시설을 옮기면 횡단보도를 원래자리로 되돌려 놓을 수 있습니다. 4m를 모두 확보할 수 있을런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던 환풍기의 위치 때문에 횡단보도를 옮길 수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비용만 들이면 얼마든지 옮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횡단보도의 원래 위치를 되찾기 위하여 두 개의 환풍기 시설을 모두 창원광장 반대 방향으로 옮기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환풍기 시설을 옮겨도 교통흐름에 방해가 될 일은 없어 보였습니다.



자,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채광창을 없애고 환풍기 시설을 채광창 자리로 옮기면 빨간선으로 표시한 부분까지 횡단보도를 옮길 수 있습니다. 잃어버린 4m를 모두 되찾을 수 없다면, 오른쪽에 있는 환풍기 시설을 사진의 오른쪽 방향으로 조금 더 옮기면  얼마든지 제자리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 단순하고 명쾌한 공사를 왜 할 수 없다고 하는지, 왜 지하보도 환풍기 시설 때문에 횡단보도를 제 자리에 돌려놓을 수 없다고 하는지 정말 이해가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