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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3.11.18 부모의 착각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해요" (2)
  2. 2012.10.24 재수없는 주민번호는 바꿔준다구요? (3)
  3. 2012.04.30 7살 이하 아이있는 집, 전자마약 TV를 없애라 (4)
  4. 2011.03.24 당신 아이도, 무표정, 공격성, 강한 집착? (2)
  5. 2009.06.25 독서인증제, 교사부터 시키면 어떨까요? (15)
  6. 2008.09.09 방학동안 건강보험증 잘 지키셨나요?

부모의 착각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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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이에 대하여 얼마나 아는가?"

 

2008년도에 출간된 <초등학생 심리백과>를 쓴 신의진 연세대학교 소아정신과 교수(지금은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된)가 엄마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아이를 잘 키우는 것, 유아기를 잘 보내는 것, 혹은 태교를 잘하는 것, 그보다 앞서 아이를 갖기 전부터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것 모두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가 본격적으로 어른으로 자라는 초등학교 시절 역시 앞선 다른 어느 시기 못지않게 중요할 뿐만 아니라 앞선 시기를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초등학교 입학은 새로운 변화를 마주하는 시기다. 그런데, 어떤 부모들은 초등학교에만 가면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일을 척척해 내고,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며 악기도 다루고 운동도 잘하는 아이로 자라주기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막상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보면 부모 바람대로 자라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초등학생 심리백과>를 쓴 소아정신과 전문의 신의진은 뇌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을 제외한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와의 갈등 때문에 '마음 병'이 생긴다고 한다. 마음 병을 앓는 아이를 둔 부모에게 신의진은 "제발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알고 그것에 맞게 교육하세요"라고 말한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누구보다 내 아이에 대해 잘 알아야 합니다. 내 아이에 대해 잘 알려면 아이들의 발달과정과 그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요. 아이들의 발달과정을 알면 불안하지 않습니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자녀교육은 '아는 것이 힘'입니다. 아이의 발달을 제대로 아는 부모는 외풍에 흔들리지 않습니다."(본문 중에서)

 

많은 부모들은 영아나 유아기에는 육아 책도 읽고 육아정보도 찾아보며, 부모교육도 받으러 다니고 아이들 발달단계에도 깊은 관심을 가진다. 그러나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이내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가에만 관심이 집중되기 십상이다. 영유아기만 해도 아이의 발달이 또래보다 늦어도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릴 수 있었지만, 초등학교에 보내고 나면 또래보다 발달이 늦은 아이를 그냥 지켜보는 것이 어려워진다.

 

지은이 신의진은 이런 부모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돕기 위하여 <초등학생 심리백과>를 썼다고 한다. 이 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어 있다.

 

첫째는 '엄마들이 가장 많이 묻는 베스트 질문 31'을 선정하여, 엄마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씌어져 있다.

 

둘째는 초등 1학년, 초등 2~3학년, 초등 4~5학년, 초등 6학년으로 학년에 따라서 다르게 나타나는 그 시기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과 대응 방법이 담겨 있다.

 

셋째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문제행동 12가지와 각각의 체크 리스트, 그리고 대처 방법을 정리한 부록 '우리 아이 문제행동 체크리스트 12'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갈래인 '엄마들이 가장 많이 묻는 베스트 질문 31'은 학년 구분없이 초등학교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한 부모 역할과 대응방법을 의사로서 경험과 경모와 정모를 키운 부모로서의 체험을 담아 정리하였다. 전업주부가 아니라 일하는 엄마의 경험이라 더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엄마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베스트 질문 31 중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등교거부- 전학, 유학이 대안 아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가기 싫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숙제를 안 해서, 선생님한테 혼날까 봐, 공부가 싫어서, 게임을 하고 싶어서, 친구가 놀려서 혹은 분리 불안이 있거나, 학교공포증이 있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신의진은 '학교가기 싫다'는 현상 말고 그 원인을 살피라고 충고한다. 숙제가 원인이면 숙제를 미리 해놓을 수 있도록 챙기고, 왕따가 원인이면 친구 관계를 살피라고 한다. 그렇지만, 등교거부 원인이 무엇이든 반드시 지켜야하는 원칙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학교는 반드시 가게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등교를 미룬다거나 안쓰러운 마음에 그래 오늘은 가지 마라 하게 되면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일주일이됩니다. 학교를 자주 빠지게 되면 학습에도 점점 문제가 생기고 친구관계도 더욱 어려워집니다."(본문 중에서)

 

학교가기 싫어하는 원인을 찾고, 설령 꾀병이라 하더라도 힘들어하는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그래도 "학교에 꼭 가야 한다"는 원칙을 바꾸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학을 시키거나 대안학교를 찾거나 유학을 보내는 것 역시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세상을 배우는 곳이기 때문에 정말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날마다 학교에 가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6년 개근상을 받기 위하여 몸이 아파도 학교에 가야 한다는 오래된 원칙과는 다른 이야기다.

 

"그 친구랑 놀지 마라"

 

초등학교 아이들은 4학년만 되어도 친구와 감정적으로 깊게 교류하기 때문에 친구 영향을 깊이 받는다. 그래서 많은 부모들은 아이들이 좋은 친구를 사귀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의 바람과 달리 여러 면에서 뒤처지거나 혹은 불량스러워 보이는 친구를 사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아이가 불량스러워 보이는 친구나 부모가 보기에 아쉬운 부분이 많은 친구와 사귄다고 하다라도 결코 해서는 안되는 말이 있다. 바로 "그 친구랑 놀지 마라"는 말이다. 부모가 친구관계를 억압하면, 아이들은 부모 말을 듣고 친구와 관계를 끊는 대신에 오히려 부모와 관계를 끊고 그 친구 문제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다물어 버린다는 것이다.

 

결국 부모는 아이가 어떤 친구와 어떻게 노는지를 알 수 없게 되고 만다는 것이다. 학년이 높을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신의진 교수는 아이의 친구관계를 도와주는 방법으로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해서 노는 모습을 관찰하거나 아이와 직접 친구 문제에 대하여 의논하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아이와 함께 친구의 단점에 대하여 깊이 고민하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자신을 걱정하는 부모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해요"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부모들이 공부 못하는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학원'을 보내거나 '과외'를 시키는 게 고작이다.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 부모들의 하소연 중에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한다"는 질문에 대하여 지은이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만 못하는 일은 드물다고 충고한다. 많은 부모들이 암기력이 좋은 아이를 머리 좋은 아이로 착각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진단한다.

 

"사실 어떤 것을 외우는 것, 즉 암기하는 능력은 가장 간단한 형태의 지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암기를 잘하는 아이는 지능이 높아서라기보다, 지능의 여러 가지 요소 중에 암기력이 가장 소화하기 쉬워서 무조건 외고 보는 것입니다."(본문 중에서)

 

실제로 지능지수가 70~80에 멈춰 있어도 암기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드물지 않다고 한다. 암기력은 높은데 학교 공부를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을 검사해 보면, 암기력 외에 모든 사고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습능력에서 중요한 것은 암기가 아니라 사고력입니다. 이것을 모르는 부모들은 암기만 잘하는 것을 보고 '우리 애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이런 경우 부모가 아무리 노력해도 지능 자체가 높아지지 않기 때문에 공부만 강요하지 말고 아이가 잘할 수 있는 다른 능력을 찾아서 발전시켜 줌으로써 공부가 아닌 다른 능력으로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반면에, 전반적인 지능은 높은데 특정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학습장애'에 해당되기 때문에 아이 상태에 맞는 학습치료를 꾸준히 하면 상당히 호전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상처받지 않도록 하면, 문제아로 취급되지 않도록 하면서 치료과정을 거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지능에 문제가 없으면서 우울, 불안, 정서적 요인, 가정불화, 학업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학습에 대한 의욕을 잃은 아이들은 학습부진 자체는 나타나는 현상에 불과하기 때문에 원인을 없애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많은 경우 이런 학습부진은 화목한 가정환경과 좋은 부부관계가 아이들을 안정되게 만들 수 있고, 함께 공부하는 엄마, 아빠의 모습이 도움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신의진 교수는 아이가 공부를 못하는 원인 중에서 학원이나 과외 혹은 치료를 통해서도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부모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가급적 빨리 원인을 알고 적절한 대처방안을 찾아서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이밖에도 영어공부, 독서지도, 예체능 교육, 글쓰기 교육, 컴퓨터 사용, 거짓말, 형제간의 싸움, 음란물, 영재교육, 성폭행, 유괴 문제와 같은 초등학교 엄마들이 맞닥뜨리는 문제들에 대하여 발달단계 맞추어 문제의 원인에 주목하여 해법을 찾아가는 비법(?)이 소개되어 있다.

 

두 번째 갈래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단계별로 등교거부, 급식, 선생님과 관계맺기, 체벌, 친구사귀기, 받아쓰기, 집중력, 일기지도, 발표, 방학, 숙제, 산만한 아이, 틱 증상, 맞벌이 부부의 자녀교육, 사교육선택, 컴퓨터 중독, 거짓말, 말 안 듣는 아이, 친구관계, 소극적인 아이, 형제관계, 성교육과 범죄예방, 사춘기, 휴대폰 사용, 진로선택, 자위행위 등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안 아이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대부분 문제에 대하여 엄마들이 꼭 알아야 할 자녀교육 정보를 담았다.

 

컴퓨터 매일 30분 보다 이틀에 1시간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 중에 하나가 TV와 컴퓨터에 빠져있는 아이들이다. TV에 관한한 신의진 교수의 입장은 단호하다. 무조건 TV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경모와 정모를 키우는 동안 TV 케이블을 뽑아서 들고 출근할 만큼 TV 문제에는 단호했다고 한다. TV에 빠져 있는 어린이들은 청소년기에 술, 담배를 비롯한 각종 약물 중독에도 쉽게 빠져들고 청소년 범죄율, 성 경험 등이 모두 TV 시청 시간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TV 못지않게 아이들 키우는 부모들이 맞닥뜨리는 어려운 문제는 바로 컴퓨터 사용지도다. 컴퓨터에 몰입된 아이들은 불러도 대답조차 않는 일은 예사고, 숙제도 않고 학원을 빼먹는 일도 흔하다. 컴퓨터 사용을 규제하면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등 금단현상을 일으키는 아이들도 많다고 한다.

 

컴퓨터 사용지도와 관련해서 신의진 교수가 전해주는 비법은 우선 규칙을 세우라는 것이다. 특히 사용시간에 관한 규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한데, 하루 1시간 이상 게임을 허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다. 아울러 매일 매일 컴퓨터를 하도록 하는 것 역시 좋지 않은 습관을 들이는 일이라고 주의할 것을 당부한다.

 

"게임 시간을 정할 때는 하루 30분씩 매일보다는 일주일에 세 번 한 시간씩이 낫습니다. 30분이라도 매일 게임을 하면, 게임을 매일하는 습관을 고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컴퓨터뿐 아니라 닌텐도와 같은 게임기를 갖고 노는 것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문 중에서)

 

그런데, 이미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라면 부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사소통하는 기술이라고 한다. 신 교수가 추천하는 아이와 대화하는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게임에 몰입하고 있는 순간에는 말을 걸지 않는다.
2) 컴퓨터 게임을 하는 규칙을 정할 때는 구체적이고 정확하게 합의해야 한다.
3) 문제를 지적하기 전에 아이의 말을 먼저 들어야 한다.
4) 아이에게 의견을 전할 때에는 나 메시지(I-message)를 활용한다.
5) 논쟁은 짧을수록 좋으며, 아이가 반발하면 일단 중단하고 물러난다.

 

어떤 대화도 아이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과 만나는 첫 번째 관문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항상 기본이라고 한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모든 문제행동을 해결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본은 무엇일까? 육백 쪽이 넘는 <초등학교 심리백과>에서 일관되게 강조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화목한 가정과 좋은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한다. 독자 여러분 절대 잊지 마시라! 좋은 부모로 살아가는 것만이 멋진 아이, 좋은 아이를 키우는 비법(?)이라는 사실을...

 

신의진 교수가 쓴 <초등학교 심리백과>는 '백과'라는 책 제목에 어울리게 부록을 제외하고도 크라운판 63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책속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키우는 동안 맞닥뜨릴 수 있는 온갖 문제에 대한 정보와 바람직한 대처방법을 담고 있다.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도 좋지만, 초등학교에 보내는 아이를 키우는 동안 늘 가까이에 두고 잊혀질 만할 때마다 한 번씩 꺼내보면 좋을 만한 책이다.

 

크고 두꺼운 참고서 같은 크라운판 대신에 신국판 같은 보통 크기 책 세권쯤으로 나누어서 엮었더라면, 책을 읽는 독자들의 부담도 덜하고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도 불편이 덜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의진의 초등학생 심리백과 - 10점
신의진 지음/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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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상 2013.11.18 14:22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어머니는 제가 어렸을때 다른분들께 "애가 머리도 안좋은데 공부도 안해요"라고 말했었습니다 참 어린시절에 서러웠습니다

    • 이윤기 2013.11.19 09:35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네요. 힘들었겠습니다.
      "저는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못한다"는 말이 사실인줄 알았습니다.
      어른이 된 뒤에야 머리가 별로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ㅎㅎㅎ

재수없는 주민번호는 바꿔준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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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종자치시가 본격 출범하면서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재수 없는 주민등록번호 변경 민원이 제기되어 논란이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기분 나쁘고 재수 없는 4자가 많이 들어간 주민등록번호 변경 논란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최근 모일간지 보도에 따르면 세종시에 출생 신고한 여자 아이들의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4444로 4자 네자리가 연속으로 이어지자 ‘죽을 사자를 연상 시킨다’는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정부가 이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썼다고 하는 소식입니다.

 

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치게 된 것은 지난 7월 1일 세종시가 출범하면서 주민등록번호 조합 규칙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정부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현행 주민번호 뒷자리는 남자 아이는 3, 여자 아이는 4번으로 되어 있는 성별과 지역번호 네자리, 신고 순서와 검증 번호로 이뤄져 있는데, 세종시에서 출생하는 경우 4444번으로 이어지는 주민번호를 부여받는 경우가 생길 수 밖에 없도록 되어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세종시에 사는 어떤 주민이 딸아이 주민번호가 4444 연번으로 되어 있어 기분이 나쁘다고 민원을 제기하자, 민원을 접수한 행정안전부가 지난달 25일 세종시에 추가 번호를 보내서 앞으로 세종시에 출생신고를 하더라도 4444 연번이 나오는 경우는 없도록 조치하였다는 것입니다.

 

정부의 예외적인 이런 신속한 조처에도 불구하고 이미 주민번호를 부여 받은 민원인 박모씨와 같은 200여명의 피해자들은 여전히 4444로 이어지는 주민번호를 그냥 사용할 수밖에 없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4444번으로 주민번호를 부여 받은 피해자들도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행정안전부에서는 민원을 받아들여 주민등록번호 부여 규칙을 바꾼 것도 처음있는 일이라면서 이미 부여된 주민번호는 변경할 수 없다는 입장인데, 일부 법률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미 예외적으로 주민번호 조합 지침을 변경하였기 때문에 부모 등 친권자가 행정관서에 민원을 제기하면 정정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합니다.

 

문제는 이 같은 주민등록번호 정정이 현실화 되면 주민등록법 시행 이후에 처음으로 주민번호를 변경하는 사례가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주민등록번호 변경이 이루어지면 앞으로 개인정보 유출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국민들의 주민번호 변경 요구도 빗발치게 될 것입니다.

 

 

재수없는 주민번호는 바꿔주고... 도용 위험에 처한 번호는 왜 안 바꿔주나?

 

국가가 국민에게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단체의 요구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하여 개인정보 수집을 마구잡이로 할 수 있게 해놓은 인터넷 회원가입 제도와 부실한 관리 때문에 국민들의 주민등록번호 다 새 나갔습니다. 

 

또 택배회사, 통신회사 등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를 수집 보관하는 기업들의 부실한 관리로 인하여 수천만 명이 넘는 국민들의 주민등록번호가 한꺼번에 유출되어 중국 등 외국에서 개당 몇십 원씩의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뒤늦게, 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하는 경우 엄하게 처벌하도록 관련법규를 개정하였지만, 이미 한 번 새어나간 개인정보를 주워 담을 길이 없습니다. 아울러 해외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도용되는 경우 국내법은 속수무책이기도 합니다.

 

저희 집만 하여도 중학교, 대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이 부모의 주민등록번호를 모두 외우고 있습니다.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인터넷 사이트에 가입하면서 부모 동의를 받는 정도는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쉽게 해치웠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제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해서 집전화로 게임 사이트에 결재를 하는 바람에 여러 날 싸워서 게임회사로부터 이미 결재된 돈을 힘들게 돌려받은 일도 있습니다.

 

아이들의 머릿속에 기억된 주민등록번호를 지울 수는 없기 때문에 그 후에는 제 주민등록번호를 함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단단히 주의를 주었고 다행히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았습니다.

 

 

이름도 바꾸고 얼굴도 바꾸는 세상인데...주민번호는 왜 못 바꾸나?

 

그러나 인터넷 공간에 수없이 빠져나간 제 주민등록번호를 다시 회수하는 것은 완전히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 범죄에 악용될지 모르는 제 주민등록번호를 변경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입니다.

 

법원에 요청하면 사람들이 날마다 부르는 자신의 이름도 바꿀 수 있고, 심지어 성형 수술을 받아 얼굴도 바꿀 수 있는 세상인데, 국가가 국민에게 부여한 일련번호는 죽을 때까지 영원히 바꿀 수 없도록 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행정편의주의 입니다.

 

더군다나 그 일련번호를 국가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여 해외 범죄조직들에게까지 넘어가 버젓이 사고 팔리는 상황인데도, 오로지 주민번호는 변경할 수 없다는 막무가내를 도대체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4444로 이어지는 주민번호가 기분 나쁘다는 민원은 받아들이면서, 남들에게 도용당할 위험에 노출된 주민번호는 바꿔줄 수 없다는 정부 방침은 차라리 괴변에 가깝습니다.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다른 선진국들처럼 주민번호 제도를 없애버리던지, 아니면 위험에 노출된 주민번호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변경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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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보장번호획득위원회 2012.10.24 19:21 address edit & del reply

    주민번호를 바꾸는걸 힘들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어렵지 않아요~
    주민번호체계를 사회보장번호체계로 바꾸고 부여를 무작위로 바꾼후 공공기관만 쓰게 하면 됩니다
    물론 전국적인 작업이지만 이정도 투자는 충분히 할수 있습니다
    멀쩡한 강에 30조를 꼴아박았는데 이런거 하는데 많아봐야수십수백억입니다
    하지만 그로인해 국민들이 얻는 효용은 수십조가치입니다. 4대강따위와는 비교도 안되는..
    대신 인터넷용으로 성인인증등을 위한 별도의 주민번호를 부여하면 되구요
    부동산등 기존 법적관계의 안정성때문에 어렵다면
    적어도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과 청소년들이라도 사회보장번호체계로 바꾸고
    본인인증이 필요한 곳이라도 단순히 주민번호만 확인하지 않고
    공인인증서나 아이핀등으로 2중3중으로 바꿔야합니다
    그리고 휴대폰 관리 잘하세요~ 학부모 휴대폰으로 본인인증 하니까요~
    박근혜는 주민번호를 만들어준 독재자 박정희딸이니 안되고
    안철수와 문재인에게 기대해봅니다~ 민주주의 만세~

    • 하모니 2012.10.29 09:45 address edit & del

      주민번호를 사회보장번호로 이름만 바꾸면 도용 도난에서 해방되나요? 어차피 번호인것을. . . 그냥 리셋한번한 효과뿐임. 그리고 인터넷전용으로 ipin사업 이미 하고 있거든요.

  2. 진짜편의 2012.10.25 09:09 address edit & del reply

    폰인증처럼 랜덤으로 즉각바껴도 변하지않는 그런민번 좋지 아니한가?

7살 이하 아이있는 집, 전자마약 TV를 없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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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틴 라지가 쓴 <TV의 무서운 진실>②[각주:1]

 

"한 자세로 눈과 머리를 고정시키고, 눈동자가 거의 움직이지 않으면서, 스크린 전체를 약간 초점을 흐릿하게 한 상태로 뚫어지게 응시한다." (본문 중에서)

 

혹시 당신 모습은 아니신가요? 제 모습이 딱 이렇습니다. TV화면을 쳐다보는 모습은 아니지만 사무실에서 일에 열중하여 컴퓨터 화면을 쳐다보고 있을 때 제 모습입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약간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만 빼면 딱 제모습이라고 합디다.

 

호주의 심리학자 에머리부부는 TV를 '전자 신호로 두뇌를 지배하는 기계문명의 최면술사'라고 비유하였습니다.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마치 최면술에 걸리는 것처럼 '넋이 빠진 상태'가 되어 두뇌를 지배당한다는 것입니다.

 

TV 시청 중 뇌에 일어나는 생리적 반응을 연구한 크루그만은 뚜렷한 뇌파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합니다.

 

"TV 시청자를 대상으로 여러 번에 걸쳐 실험을 해 보니 시청을 시작한 지 30초 안에 뇌파가 알파파로 전환되었다. 알파파는 초점 없고 수용적인 주의력 결핍 상태, 즉 어렴풋한 백일몽이나 정처 없이 방황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본문 중에서)

 

"TV가 두뇌를 마비시키는 이유에 대한 한 가지 설명은 텔레비전이 논리적인 좌뇌의 활동을 차단시키고 쏟아져 들어오는 영상들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우뇌만을 남겨둔다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TV와 컴퓨터 같은 디지털 미디어 기기를 스스로 끄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요?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는 주의력 결핍입니다. 대부분이 아이들이 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주의를 집중하는 시간이 짧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또 소리를 분별하는 능력이 급격히 퇴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25년 전 사람들은 30만 가지 쯤 되는 소리를 분간하였는데, 지금은 18만 가지 소리만 분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음 보기에 해당된다면 당신도 TV 중독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쓴 마틴 라지는 심각한 중독을 가늠하는 지표를 보여줍니다. 당신은 얼마나 해당되는 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이 딱 한 프로그램만 보려고 TV를 켰다가 결국 몇 시간 동안 계속해서 본다.

▲자신이 너무 많이 본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람들도 TV 시청을 줄이지 못한다.

▲TV를 보기 위해 중요한 사회활동(집안 일)을 희생한다.

▲오래볼수록 끄기가 더 어렵다.

▲시청 후 허탈함이나 금단 증상이 찾아오기도 하고, 과도하게 시청하던 이들이 시청시간을 줄이거나 아예 끊으려 노력하기도 한다.

 

 

거실(혹은 침실)에 TV가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면 대부분 별로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TV 프로그램은 전문제작자가 어떻게 든 사람을 사로잡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에 사람을 끌어당기는 TV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누군가와 대화 도중인데도 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자꾸 눈이 TV를 향했던 경험"이 있지 않은가요? TV는 어린이는 말할 것도 없고 어른도 저항하기 힘든 강력한 미디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TV보다 더 중독성이 강한 디지털 기기들이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아이패드 같은 디지털 기기들이 끊임없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학교, 디지털교과서보다 정규직 교사가 필요하다

 

심지어 학교 교실마저도 디지털 기기들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른바 '스마트교실' 사업을 추진한다면서, 재벌 대기업과 정부가 디지털 교과서를 비롯한 첨단 기기들로 교실을 채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을 보면 영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의 사정도 비슷한 모양입니다. 저자는 교실에 컴퓨터를 놓는 것은 '낭비'라고 주장합니다. 그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디지털 미디어가 늘어날수록 예술과 같은 중요한 활동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나라는 교실에 첨단기기를 들여놓은 대신 학교마다 이른바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의 숫자는 자꾸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연 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좋은 교사보다 더 아이들을 잘 가르칠 수 있을까요?

 

"나는 최신 곤충학 연구 자료가 담긴 인터넷 동영상을 보느니 차라리 6학년짜리 아이가 금관화 꽃 들판에서 제왕나비 애벌레를 관찰하고 쓴 나비에 관한 작문을 읽겠다." (본문 중에서)

 

저명한 천체물리학자 크릴포드 스톨의 이야기라고 합니다. 밤하늘 별 보기, 개구리잡기, 으슥한 밤중에 오소리 관찰하기 와 같은 진짜 활동이 중요하다는 것이지요.

 

아이들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수칙


▲ 7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디지털 미디어 사용을 금한다.

▲ 주중에는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지 않는다. 학교 가는 아침에 밥을 먹으며 TV를 보지 않는다.

▲ 아이 방에는 TV도 PC도 두지 않으며 거실에만 둔다.

▲ 하루 1시간씩 반복해서 TV나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는 일은 없도록 한다.

▲ 자녀가 PC를 사용할 나이가 되면 함께 사용법을 익히라.

▲ TV1시간 시청하면 그 2배인 2시간 동안 운동하게 하라.

▲ TV와 관련된 부가 상품, 장난감 등을 구입하지 말라

▲ 정확히 뭘 볼 것인지 먼저 선택하고 TV를 켜라

▲ 인터넷 오용을 막기 위한 안전 조치를 취하라

 


TV 속 가짜에 익숙해진 아이들, 진짜는 시시해

 

이 책에는 아빠와 함꼐 동물원에 간 아이가 '이런 거 TV에서 벌써 다 봤어요'하면서 시큰둥해 하더란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현실의 동물원이 TV 카메라의 적수가 되지 못한 것입니다. 호랑이, 사자, 코뿔소를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고 일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놀라운 장면들을 연속해서 보여주는 TV를 결코 따라갈 수 없지요.

 

물론 아이들만 탓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아이들을 키우고 있을까?>라는 책에 텔레비전에서 어떤 여자가 요리하는 모습을 보던 어린 소녀이야기가 나온답니다.

 

"자기도 요리를 하고 싶어서 스크린 속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그럴 수 없으니까 아이는 엄마가 요리를 하고 있던 부엌으로 갔지요. 하지만 엄마는 가서 조용히 TV나 보라고 말하는 거예요."(본문 중에서)

 

책에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어른들은 TV를 베이비시터로 활요하고 있습니다. TV, 비디오, 컴퓨터 그리고 최근에는 스마트폰까지 디지털 미디어들이 '전자 베이비시터'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2살 이하 아이 TV 시청금지해야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아이들의 TV시청과 디지털 미디어 노출은 언제까지 막아야 할까요? < TV의 무서운 진실 >을 쓴 마틴 라지는 미국소아과협회의 자료를 인용하면서 2살 이하 어린이의 TV 비디오 시청은 금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8세 이하의 아이들은 광고를 무조건 신뢰하고 프로그램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7세가 될 때까지 디지털 미디어를 규제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합니다. 초등학교에 입하하기 전까지가 그래도 부모가 미디어 노출을 제한하기 가장 쉬운 시기라는 것입니다.

 

아울러 스웨덴 같은 나라처럼 12세 미만의 아이들에 대한 광고규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왜냐하면 어린이 시청시간에 나오는 어린이 대상 광고는 불공정한 게임이라는 겁니다.

 

광고 제작자는 어른이지만 광고 시청자는 어린이입니다. 결국 광고는 제작자인 어른과 시청자인 어린이의 대결이라는 겁니다. 누가 이길까요? 아이들이 TV 제작자를 이길 수 있을까요?

 

이 책의 결론을 요약해보면 이렇습니다. 디지털 미디어는 하인으로서는 꽤 괜찮지만 디지털 미디어가 주인행세를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입니다. TV도 없고 스마트폰도 없던 시절로 되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TV와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미디어에 지배당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TV의 무서운 진실 - 10점
마틴 라지 지음, 하주현 옮김/황금부엉이

 

 

  1. 마틴 라지가 쓴 TV의 무서운 진실 서평을 2회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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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진검승부 2012.04.30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를 TV앞에 앉혀놓고 엄마와 아빠가 볼일을 보는 일상이 되기 쉽죠.
    TV도 엄마와 아빠와 함께 요목조목 상호소통하면서 보면 작은 교육매체로 만들 수 있는데...취학 전 아이들..참 쉽지가 않습니다.

  2. 저녁노을 2012.05.01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고3이 있으니 저절로 꺼지게 되더라구요.
    어릴때는 더 꺼야하는 군요.

    잘 보고가요.

    행복한 오월 되시길 빕니다.^^

  3. Louboutin homme pas cher 2012.12.18 19:58 address edit & del reply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약간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만 빼면 딱 제모습이라고 합디다.

  4. 2014.05.13 08:27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당신 아이도, 무표정, 공격성, 강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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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다키이 히로오미가 쓴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라이프 헤저드’라는 신조어를 아십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라이프 헤저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이프 헤저드는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라는 경제 용어에서 빌려 온 말인데, ‘생활 파괴’를 말합니다.

라이프 헤저드를 한 마디로 하자면, 아이들의 생활, 삶, 삶의 리듬이 깨지고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키이 히로오미가 쓴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는 생활리듬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파괴로 인하여 아이들의 몸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4년이 넘는 취재와 도쿄 대학 교수인 고바야시, 가와사키 의대 교수인 가타오카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월간 <세계>라고 하는 일본 잡지에 약 1년 동안 연재하였으며, 연재 기사를 대폭 수정, 보완하여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단행본으로 엮어내었습니다.

다키이 히로오미는 아이들의 운동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 먼저 주목합니다. 아울러 운동능력의 저하와 함께 아이들의 체온에도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일본에서는 아이들의 배근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배근력이란 ‘자기 체중을 지탱하는 허리의 힘’을 말하는데, 오늘날 허리에 이상이 있는 어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배근력의 저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 열네 살 남자 아이의 1960년대에 배근지수는 평균 2.5였는데, 1990년대 후반에는 2.0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열일곱 살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배근력 지수가 1.7을 웃돌던 것이 1.5까지 떨어졌다고 하구요.

일반적으로 아이를 들어 올리는데 필요한 배근력은 1.5, 노인 간병에 필요한 배근력은 2.0으로 본다고 합니다. 결국 일본 남학생들 중에는 부모를 간병할 수 없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고, 여학생들 중에는 육아를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유치원 아이들에게서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정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세 살과 네 살 아동은 그림 연극을 구경하기만 해도 몸이 축 늘어져요. 앉을 때도 힘없이 털썩 주저앉고요. 생활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쓰키 유치원 아이들이 하루에 걷는 걸음을 조사하였다고 합니다.

“1997년 7월에 모든 유아에게 만보계를 착용시키고 조사한 결과 하루에 걷는 걸음은 평균 1만 1500보였다. 이것은 1984년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약 3900보, 비율로 따지면 25퍼센트가 줄어든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원내에서 걸음 수는 거의 차이가 없고, 등교 전에 약 900보, 하교 후에 약 3000보가 줄어들었다.”

아이들이 차를 타고 유치원에 등교할 뿐만 아니라 유치원을 마친 후에도 바깥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아이들의 배근력이 낮아진 것은 바로 아이들이 바깥에서 뛰어 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는 여러 조사에서 반복해서 확인된다고 합니다. 2000년 일본에서 154개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더니 다음과 같은 특징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신체변화 중 첫 번째는 금방 피곤해한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알레르기, 거친 피부, 굽은 등, 씹는 힘의 약화 등이었다.”

전국보육협의회와 NHK가 250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도 비슷합니다.

“충치, 굽은 등, 금방피곤해지는 것, 아침부터 하품을 해대는 것, 손가락 빨기 등 이었다.”

교사들의 관찰을 통해서도 쉽게 발견된다고 합니다.

“교사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말도 듣지 않고, 진득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원내를 뛰어다니는 등 몇 가지 불안한 조짐을 보여 생활실태를 조사해보니, 밤 늦게까지 자지 않고 아침에는 금방 일어나지 못하며 아침 식사도 거르기 일쑤였다.”

아이들이 늘 피곤하다, 왜?

한편, 아이들의 운동능력 저하를 비롯한 신체변화는 아이들의 체온 이상과 밀접한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체온 이상은 바로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첫째, 하루 걸음 수가 평균 3651보로 적은 데다 운동량이 부족하다.
둘째, 수면 시간이 아홉 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셋째, 아침 식사를 거르는 아이가 많고 그중에서 배변을 하지 않고 유치원에 가는 아이가 73퍼센트나 된다.
넷째, 온도가 조절되는 실내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다.

체온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은 생체리듬이 무너지고, 자율신경의 기능부전이 만성화될 뿐만 아니라 수면은 얕고 길어지며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모두 활력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들의 생활리듬에 맞추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을 어른의 생활리듬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리듬이 아이들에게 옮겨오자 심각한 신체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일본소아 보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10시 이후에 자는 아이들이 세 살은 52퍼센트, 두 살은 59퍼센트, 네 살은 39퍼센트에 달하며 20년 전에 비하여 늦게 자는 아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은 체온이 낮을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고 합니다.

“낮잠형과 불규칙형 아이들은 대개 정서가 불안하고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이런 아이들은 흔히 무표정과 이유 없는 공격성 강한 집착이라는 세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결국 유아기에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보이는 졸음, 피로감, 불안감, 감정폭발, 집단괴롭힘, 등교거부와 같은 행동에도 생체리듬의 혼란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생활습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되살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라고 권유합니다.

첫째, 평소 바깥에서 햇빛을 쐬며 피곤할 정도로 충분히 운동하거나 뛰놀게 하여 밤에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둘째, 저녁 식사 전의 간식이나 야식을 줄이고 저녁밥을 충분히 먹인다.
셋째, 부모의 사교를 위해 야간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 늦어도 밤 아홉시까지는 잠자리에 들게 하고 적어도 열 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게 한다.
넷째, 아침밥을 충분히 먹이고 아이가 집에서 배변할 수 있는 여분의 시간을 확보해준다.
다섯째, 꼭 필요한 겨우 말고는 냉난방 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저자 디키이 히로오미는 심각한 아토피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건강문제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의 운동 능력 저하와 저체온 현상, 생활리듬의 파괴문제 뿐만 아니라 페트병 증후군과 소아비만, 아토피, 자폐증상, 인스턴트식품 중독, TV 중독, 모자관계의 변화, 뇌 발달이 늦어지는 아이들,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에 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의 운동능력 저하, 그리고 라이프 헤저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삶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바깥놀이’의 회복을 주장합니다.

“바깥놀이를 회복시키는 일은 아이들의 생활 전체를 바꾸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놀이는 ‘늦게 잠자기 -> 아침 식사 거르기 -> 생체리듬의 혼란’ 이라는 악순환을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깥놀이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텔레비전 시청시간이 줄어들고, 컴퓨터 게임기와 같은 곳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바깥놀이에 따른 피로로 일찍 잠이 들며 배가 고프기 때문에 식사를 거르지 않는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생활리듬을 회복시키는 것, 아이들에게 바깥 놀이를 되찾아 주는 것이 아이들을 건강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합니다. 아이의 체온은 정상인지, 무표정하고 멍하게 지내지는 않는지, 혹은 강한 집착을 보이지는 않는지, 당신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꼭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10점
다키이 히로오미 지음, 김성기 옮김/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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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s.Darcy 2011.03.24 14:34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무서운 이야기인데요...;;

    • 이윤기 2011.04.01 08:1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무서운 이야기이지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지요.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독서인증제, 교사부터 시키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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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7일 경남도민일보가 주최한 경남교육감 블로거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권정호 교육감은 2008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경남교육감 선거 때, 같은 날 당선된 이명박 대통령과는 교육철학이 다른 분 일 것 이라는 기대감으로 기꺼이 한 표를 보탰던 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블로그 간담회가 끝 난지 일주일이 훌쩍 지나도록 기사작성을 미루어왔습니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합리성, 일관성을 가진 보수주의자였지만, 권교육감을 만난 후에 그에 대해 가지고 있던 저의 기대가 상당 부분 무너졌기 때문에 글을 어떻게 쓰야 할 지 쉽게 생각을 정리할 수 없었습니다.



“책은 강제로라도 읽혀야 한다"
"교육은 엄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제가 아니면 교육은 없다"
"말로 해서 듣지 않으면 종아리라도 때려야 한다"

경남교육 수장인 권정호 교육감의 이런 교육 철학을 들으며 나름 대안교육에 발 한쪽을 담그고 있는 저는 마음과 가슴이 답답하여 견딜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교육'에 대한 교육감과 서로 다른 생각을 그대로 작성하여 포스팅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블로그들이 교육감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이 바로 ‘독서인증제’였습니다. 교육감께서는 ‘독서인증제’가 강제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독서통장’ 같은 것을 만들어서 책읽기를 권장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것 정도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아이들의 책 읽기를 평가하는 순간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센티브가 생기면 당연히 책을 읽지 않아도 ‘독서통장’에 대출 기록을 늘이는 시도가 생길 것 입니다. 아울러, 독서 결과를 평가하는 것 역시 읽은 책의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을 벗어날 수 없을 것 입니다.

저는 저희 단체 회원들과 매월 같은 책을 일고 독서토론을 하면서 똑같은 책을 읽고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놀랄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은 결과를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옳은일 혹은 가능한 일이기나 할까요?

자발적이지 않은 아이들의 책 읽기를 학교가 나서서 어떤 방식으로든지 평가하는 독서인증제가 생기면 책 읽기를 취미라고 말하는 아이들은 모두 사라지고, 책 읽기는 세상에서 제일 재미 없는 공부 중 하나가 되고 말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권정호 교육감께서 오랜 교사 경험을 통해 가지고 계신 독서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철학은 ‘좋은 책은 강제로라도 읽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좋은)책은 강제라도 다 읽혀야 합니다. 오랫동안 국어선생을 해봐서 아는데 초등학생들 앉혀놓아도 잘 읽는 애들 많지 않습니다. 10명 중 자율적 독서는 1-2명이고 나머지 8-9명은 교사의 지도가 필요합니다. 억지로라도 읽혀야 다 읽습니다.

저는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스스로 읽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아이들 스스로 책을 읽고 싶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책도 강제로 읽히면 그 강제성이 결국 책을 싫어하는 아이로 만들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도 강제로 읽으면 독이 된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은 1달에 책을 몇 권이나 읽을까요? 독서인증제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책을 많이 읽으실까요? 아니면 늘 일에 바빠서 1달에 1권도 못 읽는 것은 아닌지요. 그리고, 그 좋은 책을 왜 어른에게는 강제로 못 읽힐까요? 교육감님 생각이 옳다면, 좋은 책은 교사들부터 강제로 읽혀야 하지 않을까요?

교사들이 필독서를 정해 좋은 책 읽는 모습을 늘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교육감께 ‘독서인증’을 받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제 생각에는 점심시간에도, 쉬는 시간에도 교사들이 앞 다투어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 준다면(교육감께 평가 받기 위한 독서이기는 하지만) 분명 아이들은 교사들 본을 보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독서인증제를 교사들만 해서 되겠습니까? 학부모들에게도 한 번 시켜보시면 어떨까요? 그런다고 교사와 학부모들이 책을 읽겠냐구요?

방법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닙니다. 책 많이 읽는 교사에게 인사고과에 인센티브를 주고 부모가 책을 많이 읽으면 그 자녀에게 인센티브를 주면 쉽게 해결 될 수 있을 것 입니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이 책 읽는 아이로 키우려면 부모가 늘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교사와 부모들에게 먼저 ‘독서인증제’를 도입해서 필독서를 정해주고 ‘강제로라도’ 읽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교육감께서는 기본적으로 '좋은 것은 강제라도 해야 된다’는 생각이 저와 가장 다릅니다. “몸에 좋기 때문에 우유는 강제 급식을 해도 된다” 그동안 많은 교육 관계자들이 이렇게 생각해왔고, 아직도 많은 일선학교에서 이런 관행이 고쳐지지 않고 있습니다. 블로그 간담회에서 권정호 교육감께서는 “우유 강제 급식은 옳지 않다”는 소신을 밝혀주셔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른에게 강제 못 하는 책 읽기, 왜 아이들에겐 된다고 생각할까?

그런데, '우유는 강제로 먹이면 안 되는데, 책은 강제로 읽혀도 된다'는 논리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저는 몸에 좋은 음식도 강제로 먹일 수 없는 것처럼, 지혜를 기르고 정신 건강에 밑거름이 되는 책도 강제로 읽힐 수는 없다고 봅니다.

어떤 교육적인 행위도 강제로 할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자발성에 기초하지 않으면 그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대부분 어른들은 책을 읽는 것이 유익하다는 것을 다 알지만, 많은 어른들이 책 읽기를 싫어합니다. 이런 어른들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만찬가지 입니다. 어떤 강제적인 교육활동으로도 결코 모든 아이들이 책읽기를 좋아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뒷모습만 보고 배운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사회의 어른들이 책읽기를 좋아하는 만큼, 딱 그만큼만 아이들도 책읽기를 좋아하게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학교와 교사가 할 수 있는 것은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한 걸음 더 나아가면 아이들이 책 읽는 것을 좋아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에 교사들이 자신이 감명 깊게 혹은 재미있게 읽은 책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 주는 일이 얼마나 있을까요? 교사가 틈 날 때마다 자신이 읽은 책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감명 깊은 구절을 아이들에게 소리 내어 읽어주는 선생님이 있다면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가지지 않을까요? 독서교육은 부모와 교사에 의해서 가랑비에 옷이 젖듯이 이루어져야하지 않을까요?

TV와 컴퓨터 게임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에게 책은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는 ‘미디어’ 중의 하나일 뿐 입니다. 자극적인 미디어에 무방비로 노출된 아이들에게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그냥 책만 읽으라고 해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세상에 책 보다 재미 + 유익한 일 얼마나 많은데?

매년 1차례씩 일주일간 YMCA 회원들과 ‘TV 끄기 운동’을 하고 있는 저는 “집에 TV를 없애고 나니 아이들이 책을 읽기 시작 하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습니다. ‘거실을 도서관으로 만들자’는 캠페인을 하는 신문에도 그런 기사가 많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아울러, 저는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게 하는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도 반대합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지나친 어린이 독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국민 전체의 독서량은 선진국에 비하여 현저히 낮지만, 모르긴 해도 어린이 독서량은 선진국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요즘 책 많이 읽기 열풍이 엄마들 사이에 대단해서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몇 천 권을 읽히겠다는 계획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어떤 학습지 회사에서는 이런 목록을 학부모들에게 제공하기도 한 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책 읽기가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책 읽기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책 보다 아이들에게 직접 경험 세계를 넓혀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발달과 아이에게 맞는 때를 고려하지 않는 것은 엉터리라고 생각합니다. 몇 살 때는 무슨 책을 읽어야 한다, 몇 학 년까지 몇 권을 읽어야 한다는 획일적 기준으로는 올바른 독서지도가 불가능 하다는 것 입니다.

어떤 이는 책 한 권만 읽어도 인생이 바뀌기도 하고, 어떤 이는 책을 읽지 않아도 이타적이고 훌륭한 삶을 살아갑니다. 책읽기는 모든 아이에게 좋은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각각의 아이가 가진 개성과 특성을 존중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책 보다 음악이나 미술을 좋아하고 그것이 그 아이의 삶을 풍성하게 해줄 수 있는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블로그가 다루는 주요한 주제 중 하나는 '책 읽기'입니다.
100권 이상 책을 읽고 50편 이상의 서평을 공개된 매체에 쓰는 것이 올 해 목표입니다. 늘 다른 사람에게 책 읽기를 권하며 살고 있습니다만, 어린이 독서지도에 대한 권정호 교육감의 생각에는 도저히 공감 할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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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비 2009.06.25 11:43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독서인증제에 대해 인증, 강제, 이런 표현엔 역시 거부감이 있지만, 독서를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데 동의하고 지지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교사는 여러 학생을 상대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강제, 인증 같은 문제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또한 사실이죠. 그래서 교육감의 말씀처럼(강제라기보다 지도라고 이해해달라는) 훌륭한 "지도"란 것이 필요한 것인데요. 우리가 학창시절이었을 때는 이런 지도조차 너무 없어서 문제였죠. 그땐 책 읽으란 소리도 안 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책을 읽는 학생은 문학소녀나 문학소년 아니고서는 거의 없었고요. 대신 영어사전을 들고 다니며 외고 씹어먹고 그랬었지요. 글 잘 봤습니다. 교사들에게부터 책을 읽히자는 거,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선생님들은 과연 책을 몇권이나 읽는지 그게 저도 궁금했었거든요.

    • 이윤기 2009.06.25 18:19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제 아이가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책을 싫어하는 아이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좋겠습니다.

      선생님들이 그냥 독서지도만 잘 해주시면 좋겠어요. 아래 댓글에 나오는 것 처럼...'책 읽어주는 선생님' 멋지지 않겠습니까?

  2. 괴나리봇짐 2009.06.25 14:01 address edit & del reply

    늘상 눈팅만 하다가 글 남깁니다. 조목조목 정당한 지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책읽기의 보상이 인센티브가 되는 순간, 책읽기는 '일'이 된다는 데 백번 공감합니다. 책읽기의 보상은 그것으로 인한 '자기 깨달음'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로 드신 것처럼 강제적인 인증제보다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재미있는 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게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아믄요. 아믄요.

    • 이윤기 2009.06.25 18:21 신고 address edit & del

      댓글 남겨주시니 큰 격려가 됩니다.

      저는 현 교육감께서 하시는 일에 기본적으로 신뢰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세대 차이라고 할까...혹은 제도 교육이 가지고 있는 한계라고 할까... 뭐 이런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기존이 교육과 다른 방식의 교육에 대해서 우리 교육계가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3. 꿈꾸는 이 2009.06.25 14:51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회사일로 미국에 근무하는 동안 아이가 미국공립초등학교에 1년간 다녔습니다. 제가 가장 다르다고 느낀 점은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준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갖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리고 한 작가 책을 세권씩 읽습니다. 물론 학생스스로 작가를 정합니다. 그리고 공통점도 찾고, 작가에 대해서 스스로 리포트도 작성해서 프로젝트를 작성하더군요. 거의 세 네달이 걸리는 수업이었고, 그 후에도 그룹별로 책을 계속 읽고 토론합니다. 정말 느낀 점이 많았습니다. 강제적인 책읽기보다 호기심, 즐거움을 통한 책읽기 과연 현실에선 이루어 질 수 없는 걸까요? 먼저 선생님들이 하루, 아니 한달에 두페이지라도 읽어주며 관심과 호기심을 이끌어 주실 수는 없는 걸까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책을 읽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즐거워하는 우리 아이들을 꿈꿀 수는 없는 걸까요? 오늘도 우리 아이들은 도서목록에 책 제목을 적고 줄거리를 쓰며 부모와 선생님께 사인을 받습니다. 교육감님....강제적인 책읽기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 있다고 생각합니다.

    • 이윤기 2009.06.25 18:24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제가 명쾌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는데...이런 방법이 있었군요.

      저는 아이들이 진짜로 책을 좋아하는 선생님을 만나면 틀림없이 책을 좋아하게 될꺼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일하시는 선생님 중에 자신이 읽는 책 읽는 모습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선생님이 계시는데요. 아이들이 선생님이 무슨 책을 저렇게 재미있게 보나 하고 관심을 가진다는 것 아닙니까.

      선생님이 진짜 재미있게 즐겁게 책을 보는 것이 삶의 이부라면 독서교육은 저절로 된다고 생각합니다.

  4. 2009.06.25 16:05 address edit & del reply

    안철수 교수님이 그러더군요. 자식 책읽게 하려면 부모부터 책읽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어디 교육감님은 얼마나 책을 읽으시나요?

    • 이윤기 2009.06.25 18:37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만나 뵌 교육감은 아이들에게 책을 꼭 읽히고 싶다는 열정이 강하신 분이었습니다... 다만 자연스러운 독서지도를 넘어서는... 뭔가 성과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나온 이야기가 인증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증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독서교육은 이루어져야겠지요.

  5. 크리스탈 2009.06.25 21:44 address edit & del reply

    독서인증제를 벌써 실시하는 이웃학교 엄마들이
    리스트를 들고 도서관을 순회하는것을 보았습니다.
    책은 한정되어있고 아이들은 많으니 엄마들이 서로 빌리기 위해 난리이더군요.
    역시 또 애들은 가만히 있고 엄마들이 난리였습니다. 대단한 한국 엄마들....

    그리고 1학년 도서목록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책 수준이 전혀 1학년하고 안맞는 수준의 책이 상당수 있더군요.
    그 리스트를 뽑은 선생님이 그 책을 읽어보시고 리스트에 올렸는지 의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윤기님이 제목으로 뽑으신 독서인증제, 교사부터 시키면 어떨까? 가 아니고
    독서인증제, 교사부터 시켜야한다..... 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ㅎ

    • 이윤기 2009.06.26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글 읽어주시고...의견까지 남겨주시니 고맙습니다.

      벌써 그런 부작용이 나타나는 곳이 있었군요. 학원을 전전하는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바뀌지 않으면...아무리 좋은 취지라도 결국은 '학습'의 연장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막상 실시되면, 저도 학원가야하는 아이 대신에 도서관가서 책 빌려다주는 부모 대열에 합류하게 될까 두렵네요.

  6. 구르다보면 2009.06.26 02:01 address edit & del reply

    제대로 된 도서관을 이용해본 경험이 없는 교사와 교육감
    그러니 당연히 저런 생각을 하는 겁니다.

    교육행정가들과 교사들에게 독서인증제를 시범실시하고 나서..
    확대해도 늦지 않을 터인데..

    • 이윤기 2009.06.26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독서인증제에 포함되는 책는 책을 많이 팔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서관에는 책이 1~2권 밖에 없으니, 대부분 사서 읽어야 되겠네요.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7. 장유면민 2009.06.27 21:14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도 인증제 때문에 선생님들이 벌써부터 애들을 잡다시피 합니다.
    이제 겨우 초등 2학년인 아이한테 주단위로 읽을 책을 정해주고 매주 마다 첵크하고 그 과정에서 제대로 못 따라오는 아이들을 "문책"합니다.
    월 단위로 "인증제"프로그램이 달라지면서 저번달에는 한자인증제를 하였는데
    학교 교과과정에도 없는 한자를 그것도 인증제 때문에 아이들에게 대책없이
    외우기만을 강요하고 그나마도 안되는 아이들은 집에도 안보내주고 만점받을때 까지
    집에가지 말라했다더군요.

    얼마전에는 학급홈 경연대회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을 거의 후려잡았습니다.
    겨우 2학년인 아이들앞에서 교사가 한다는 말이,
    "너희들 왜 학급홈에 들어와서 글 안올리느냐 우리반이 학급홈 경연대회에서 상을 못받으면
    너희들 책임이다"라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우리 아이는 집에와서 "엄마가 컴퓨터 못하게 했으니까 엄마가 책임져라"고
    울면서 항의 했습니다.

    매일 책일기와 놀기도 바쁜 아이한테 저녁마다 부담감을 가지고 의무적으로 학급홈에 참여한다는 것이 참 무의미하고 어쩌면 강요된 참여라는 생각에 저는 아이에게 "자율적인 것이니 참여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고 제생각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정작 담임은 학급홈 참여가 부진하다고 "책임지라"는 말을 하다니요!!
    그것도, 이제 겨우 2학년인 아이한테 말입니다.
    학급홈 참여의 정확한 의미는 날아가고 담임의 성과주의만 남은 것이지요.
    학급홈 참여를 강요하기 이전에 인터넷을 통한 글쓰기의 영향이 얼마나 큰것인가,
    인터넷상에서의 도덕성이나, 위험성.. 이런것들은 하나도 가르치지 않고 말입니다.
    그래서 담임하고 면담을 했는데 역시나 판에 박힌 말을 하고 (교장의 공약사항이나 따라야 한다는)
    더 기가 찬 것은 일제고사 운운하면서 다음번에는 교육청 단위가 아니라 학교단위로 공개되는데
    "어쩔수 없이" 학교시책에 아이나 학부모가 따라가야 하는것 아니냐며 목소리에 힘을 주더군요.

    그런 선생님들이 바뀌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 큰 착각인지..
    좋은 교육여건으로 가는 길이 참 멀고도 험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윤기 2009.06.28 13:23 신고 address edit & del

      학교가 이렇게 아이들을 달달 볶는 이유가 뭔가했더니 성적 공개 방식이 바뀌는거군요. 학교 단위로 일제고사 성적이 공개되면... 학교간 순위가 매겨지겠네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일선 교장들과 교사들이 아이들을 쥐잡듯이 잡고 있는거군요. 생생한 현장 이야기 들려주셔서 고맙습니다.

  8. Compiztab 2011.05.30 17:15 address edit & del reply

    중학교 2학년 학생입니다.

    책을 읽을 때의 보상을 자기 자신으로부터 느끼는 것이 아닌 물질적으로 받는 독서인증제를 평소에 혐호했었는데 정말 공감가는 글입니다.

방학동안 건강보험증 잘 지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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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온 가족 개인정보가 모두 적힌 ‘건강보험증 문제’에 관하여 생각해보겠습니다. 여름방학이 되어 아이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집집마다 컴퓨터 사용 때문에 부모와 아이들 간에 크고 작은 다툼들이 생기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이 게임에 빠져들어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문제이지만, 컴퓨터 사용시간이 늘어나면서 유료사이트 접속이나 게임 아이템을 유료 결재 등으로 2차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미성년자가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때는 반드시 부모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아이들이 부모님 허락을 받는 대신 손쉽게 부모 주민번호를 몰래 이용하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부모 몰래 인터넷으로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대부분 금전적인 피해 사고를 보면, 많은 경우 부모 허락을 받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부모 명의를 도용하는 데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부모 몰래 성인 인증을 받아낼까요? 그 비밀은 바로 건강보험증에 있습니다. 부모 주민등록번호를 몰래 이용하는 아이들은 대부분 건강보험증에 적힌 엄마, 아빠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다고 합니다.

물론, 건강보험증에 부모 주민등록번호가 있다는 사실은 대부분 아이들이 ‘우연히’ 알게 된다고 합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병원을 다니면서 본 건강보험증에 나와 있는 주민번호를 나중에 인터넷에서 부모님 대신에 가입 동의를 받는데 써 먹는다는 것입니다.

처음에 아이들은 부모의 허락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하여 부모의 주민번호를 도용하지만, 좀 더 심한 경우에는 집전화로 결재를 하여 아바타나 게임아이템 구입하기도 합니다. 이때도 물론 부모 확인과 동의 절차가 필요한데, 부모의 주민번호를 몰래 이용하여 확인과정을 가볍게 통과하게 됩니다.

해마다 한국소비자원과 시민단체 소비자상담실에는 방학이 끝나고 나면, 집전화로 인터넷 유료결재가 이루어져 상담을 해오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이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한 본인 확인 제도를 개선하는데 있는 것은 틀림없는 일입니다.

그렇지만, 단기적으로는 전체 가족이 다 기록된 건강보험증에 나오는 주민등록번호 없애는 것만으로도 자녀들의 부모 주민등록번호 도용을 피해는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2년 쯤 전에 국민건강보험관리공간에 건강보험증에 있는 주민번호를 없애자는 제안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좋은 제안이라고 채택하도록 하겠다며 문화상품권도 선물로 보내주었습니다. 그런데, 2년 넘게 지나도록 주민번호가 모두 담긴 건강보험증은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가족 전체의 주민등록번호가 모두 기록된 건강보험증은 30년전에 만들어진 양식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주민등록번호와 같은 개인정보가 지금처럼 중요하지도 않았을 때입니다.

처음 주민번호가 모두 적힌 건강보험증이 만들어 질 때는 지금처럼 온라인 전산망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 건강보험증을 제시하면 주민등록번호와 비교하여 확인하는 절차를 거쳤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한 때는 건강보험증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처럼 신분증과 비슷한 역할을 한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우리나라 모든 병원에 초고속 인터넷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건강보험증이 없어도 본인 주민번호만 입력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건강보험증에 인쇄되어 있는 주민등록번호는, 자녀들이 부모 명의를 도용하거나 혹은 도난, 분실로 인하여 제 3자가 주민번호를 도용하는 사건이 생길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만 남게 되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정보통신 인프라가 잘 구축된 나라에서 30년이 넘도록 온 가족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긴 건강보험증 양식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하루 빨리 건강보험증을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피해가 근절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KBS 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시민기자칼럼 8월 5일 방송 원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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