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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4.01.28 스마트폰 보조금 전쟁 막지 마라 ! (3)
  2. 2013.08.20 진중권은 등대지기, 강금실은 천박자본주의...지금도?
  3. 2012.12.14 흑인 노예를 대신하는 처참한 아동 노예? (1)
  4. 2012.07.19 "나꼼수 팬들이 평양군중 보다 더 한심" (11)
  5. 2012.04.25 착취와 특권이 자본주의 발전 핵심 동력? (3)
  6. 2010.01.22 '가(家)족? 이제는 가족(加族)이다'
  7. 2009.12.30 메마른 청춘들이여, 늙어 '최강'이 되고 싶나? (12)
  8. 2009.12.16 600년 서울? 30년 된 신도시로 보이는데? (6)
  9. 2008.11.13 이명박, 이상득이 임금 노동자인가? (2)
  10. 2008.10.23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착한기업

스마트폰 보조금 전쟁 막지 마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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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원짜리 갤럭시S3’라는 말이 돌았던 2012년 가을 이후 이렇게 많은 리베이트가 내려오기는 처음이다. 시장이 미쳤다. 새해 벽두부터 이동통신 시장의 고질병인 ‘보조금 전쟁’이 재발했다."


며칠 전 한겨레 신문의 휴대전화 보조금 관련 기사(휴대전화 보조금 전쟁 재발했다)중 일부입니다. 이 기사를 읽어보면 지난 23일 휴대전화 보조금 규모를 결정하는 대리점 리베이트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지급되었다고 합니다. 


에스케이텔레콤의 경우  출고가가 106만7000원인 삼성전자 ‘갤럭시노트3’의 경우, 번호이동(MNP)을 하며서 월 7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선택하면 93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 되었으며, 실제 가격(할부원금)은 13만7000원(106만7000원-93만원) 수준까지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같은 기기에 월 6만9000원 이하 요금제를 선택하면, 83만원의 리베이트가 지급된 셈이라고 합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을 보다하는 언론들의 보도태도에 강한 불만과 의혹이 생겼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불만과 의혹이란 바로 '휴대전화 구입 보조금 지급'을 범죄시하는 보도 태도를 말합니다. 한겨레신문 기사가 이 정도니 다른 신문은 안 봐도 뻔한 일입니다.


국내 모든 언론들이 '보조금 전쟁 재발', '고질병', '과징금 부과', '과열 결쟁' 등의 용어를 사용하여 보도하였더군요. 그런데 보조금 지급을 부도덕한 일이라도 되는 것처럼 보도하면서도 도대체 보조금 지급이 왜 잘못인지는 알려주지 않더군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언론의 이런 분별없는 보도행태를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담합을 처벌해야지 왜 경쟁을 처벌하나?


첫째, 휴대전화 보조금 지급을 왜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 처럼 혹은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는 것처럼 보도하는 것일까요? 우리나라처럼 휴대전화 출고가격이 비싸고 특정 제조 회사들이 시장을 독점하면서 폭리(사상 최고의 매출과 이익을 매년 갱신)를 취하는 상황에서 보조금마저 없다면 소비자들은 비싼 출고가격을 모두 부담해야 합니다. 


따라서 휴대전화 보조금이 없다면 2~3년 주기의 휴대전화 교체와 통신사간 이동 같은 현재의 시장체제는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아울러 이동통신사들이 담합을 통해 보조금을 정해놓고 담합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것이 심각한 문제이지 지금처럼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서비스(가격인하)가 이루어지는 것은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기업들의 담합을 처벌하는 것은 상식에 속하는 일이지만, 기업들 간의 경쟁을 처벌하는 것은 상식을 벗어나는 일입니다.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 지급을 통해 경쟁하는 기업을 처벌하는 이상한 자본주의인 것입니다. 


보조금 전쟁...치열할 수록 소비자는 이익 아닌가?


둘째, 휴대전화 보조금이 사업자들간에는 전쟁인지 모르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행복한 선택'입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소 수준의 휴대전화 요금 체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LTE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월 7~8만원의 요금을 꼬박꼬박 내야하기 때문에 휴대전화 보조금이라도 넉넉히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서 휴대전화 보조금을 규제하고, 상한선을 정해서 더 이상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게 됩니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이 치열할 수록 구입비용이 줄어들게 됩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것은 자본주의의 기본 구조에 해당되고, 지금 휴대전화 시장이나 통신시장처럼 공급과잉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 가격이 내려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는 것은 결국 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일이 되는 것입니다. 


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려면 매월 부담해야 하는 요금을 인하해야 마땅합니다.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휴대전화 제조사들은 매년 천문학적인 매출을 올리고 막대한 이윤을 남기고 있는데, 보조금은 묶어놓고 요금조차 내리지 않는 것은 결국 소비자를 봉으로 삼아 재벌만 살찌우는 꼴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부는 '출혈경쟁'이라고 표현하지만, 피를 흘리는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 2, 3위로 굳어진 통신시장의 경쟁구도는 살아나기 어렵습니다. 지금처럼 정부가 나서서 경쟁을 막고 있기 때문에 이동통신이 출현한 이래 시장의 1, 2, 3위는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어쨌든 가계의 소득과 지출에 비하여 과도하게 부담하고 있는 소비자들의 휴대전화 구입비용과 휴대전화 요금 부담을 줄이려면 정부가 앞장서서 '보조금 전쟁'을 막아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휴대전화 구입비용과 통신 요금으로 4인 가구당 매월 평균 3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정상일까요? 정부가 나서서 지금처럼 보조금 상한선을 정하려면 먼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통신요금'을 인하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보조금 전쟁 나는 환영합니다. 재벌 제조사와 재벌 통신사가 벌어들인 천문학적인 이윤을 소비자와 나누려면(이른바 낙수효과가 생기려면) 더 많은 보조금이 지불되어야 하고 공짜폰도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침 신문에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보조금 전쟁으로 KT가 4분기에 적자를 봤다고 호들갑을 떨며 보도하였지만 작년 연간 실적은 결코 적자가 아닙니다. 


KT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87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7.7% 감소했고, 매출액은 전년보다 0.2% 감소한 23조8106억원, 순이익은 83.6% 감소한 1816억원이었습니다. 4분기에 적자를 봤지만 결코 손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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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용만 2014.01.28 21:49 address edit & del reply

    드디어 링크 성공했습니다. 차츰 눈에 익어갑니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2. 2014.03.06 08: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진중권은 등대지기, 강금실은 천박자본주의...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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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석훈이 쓴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우석훈을 처음 책으로 만난 것은 <아픈 아이들의 세대>이다. 이후 <한겨레> 칼럼, <녹색평론> 등에서 그의 글을 혹은 그의 글에 대한 지지나 반론을 만나기도 했다. 한참 후에 이제는 시대를 규정하는 신조어가 된 <88만원 세대>를 읽었고, 최근에는 지승호가 우석훈을 인터뷰한 책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를 읽었다.

 

읽은 책과 여기저기에 실린 글에서 만난 우석훈에 대한 느낌은 '거침없음'이었다. 그에게는 성역이 없다. 그리고 보수를 향해서만 비판하지 않는다. 그의 비판은 오히려 얼치기 진보와 진보주의자들에게 겨누어져 있다. 2007년 10월에 출간된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신문이나 잡지에 섰던 글을 모아서 낸 책이다.

 

스스로 C급 경제학자라고 소개하는 우석훈이 쓴 책,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책 출간일 기준으로 <88만원 세대>와 <우석훈, 이제 무엇으로 희망을 말할 것인가> 사이에 끼어 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자신의 칼럼들이 대개 한 시기에 벌어진 특정 사건들과 관련이 있어 시간이 지나면 맥락을 잃고 그야말로 허공에 외치는 뜬금없는 소리가 될 가능성" 때문에 망설이다가 '노무현 시대의 비망록'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에 공감해서 책을 엮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대체로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에 씌여진 글들이라고 한다.

 

우석훈이 쓴 책을 읽어보면 그가 한국사회를 보는 날카로운 눈을 가지고 있고 독특한 대안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금새 알 수 있다. 날카로운 분석과 독특한 대안은 그가 가진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듯싶다. 특히 그가 내놓은 여러 대안이 가진 장점은 '명랑'하고 독특하지만, 그렇다고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명랑하고 기발한 상상력 뒤엔 독특한 삶의 이력


대학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능 총파업' 제안이나 FTA와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농사 공무원' 제안이 바로 그런 것들이다. 이런 '명랑'하고 '기발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상상력에 자꾸 공감하게 되면서 그가 살아 온 독특한 이력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 소개에서 밝히고 있듯이 우석훈은 인생의 4분의 1을 독일, 프랑스, 영국, 스위스 등 외국에서 지냈다.

대학에서 강의하고 경제현상에 대한 연구와 대안을 내놓는 경제학자이자 이런저런 시민운동에 참여해 온 시민운동가이기도 하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공직을 경험하기도 했고, 그전에는 현대그룹 과장으로 근무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그는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에 담긴 글들이 씌어진 지난 4년 동안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은 영화 <자토이치>를 만든 기타노 다케시와 '슈렉' 목소리를 연기했던 마크 마이어스라고 한다. 우석훈은 기타노 다케시를 일컬어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림 한 장으로 영화 한 편을 만들어내고 책 한 권을 쓸 수 있는…… 그의 생각의 길이는 단연 당대 최고"라고 평가한다.

 

우석훈은 기타노 다케시와 마크 마이어스를 각각 좌파와 우파가 예술적으로 진화해서 다다를 수 있는 절정을 보여준 사람으로 꼽았다. 그는 키타노 다케시에게서 작은 지혜를, 마크 마이어스에게서 행복을 배웠다고 한다. 책 제목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라라>, '명랑국토부'의 명랑이라는 단어는 마크 마이어스에게서 배운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미 여러 책과 글에서 한국의 우파들은 게으르고 속임수를 너무 많이 쓰고, 좌파들은 슬프도록 무능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노무현 시대는 좌파와 우파의 이런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난 시대였다고 평가한다.

 

노무현 시대에 대한 우석훈의 진단과 평가 중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건설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이다.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소위 운동권들은 구체적인 근거 없이 막연한 느낌으로 적어도 노무현은 '대규모 아파트 건설'로 경기 부양을 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보태면 "거래도 없고 매물도 없다"는 공인중개사들의 이야기만 믿은 탓도 있다.

 

지역균형발전론에 가려진 '토목공화국'

 

왜 그랬을까? 무슨 콩깍지가 씌였을까? 우석훈이 쓴 글을 읽으면서 왜 노무현을 '건설족'으로 생각하지 않았는지 그 답을 알게 되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특히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시민운동을 한다는 사람들은 바로 '지역균형발전론'에 넘어간 것이다. 행정수도 이전이나 혁신도시 건설과 같은 대형 건설 프로젝트들을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으로만 바라보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가 건설업, 특히 도로와 도시 건설에 막대한 돈을 털어넣는 것을 보면서도 '분권'과 '균형발전'으로만 믿었던 것이다. 이제 와서 노무현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박정희 유신경제보다도 더 성장 이데올로기에 가까웠다는 우석훈의 비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농지에 대한 규제도 풀고, 국토의 합리적 이용을 위해 열심히 도시를 새로 만들고, 이전까지 중립적으로 사용되었던 연기금도 전부 건설에 쏟아 붓고 토지 수용하는 보상비로 내어주겠다는데 부동산 가격이 안 오르고…… 거품이 안 생긴다면 오히려 이상하다."(본문 중에서)

 

우석훈은 노무현 정부를 강화된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진단하면서 노무현 정부 초기 3년 동안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FTA라는 단어가 국가 발전의 척도처럼 전면에 떠올랐고, 농업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근보적인 변화가 생겨났으며, 비정규직이 일반화되었고, 농지를 중심으로 땅값이 엄청나게 오르는 일이 노무현 정부 초기 3년 동안 벌어졌다."(본문 중에서)

 

결국 지금 한국 경제는 이명박 정부의 한반도대운하가 아니어도 혁신도시를 포함해 보상금과 건설비가 지급될 토목공사가 산적해 있다는 것이다. 결국 노무현 시대는 이헌재 전 총리를 전면에 세운 한국형 뉴딜정책으로 지방에 수만 평씩 땅을 가지고 있는 토호들의 배만 불리고 말았다는 것이다.

 

인물 진단, 우석훈의 성역 없는 하이킥

 

결론부터 말하자면 박노자, 진중권 정도를 제외하고 나면 21세기로 살아서 건너온 지식인이 이 땅에는 없다고 하는 것이 우석훈의 지적이다. 완화된 민족주의 신화로 살아가는 조정래,  술자리 안주처럼 동동 떠다니는 무용담만 남은 백기완, 과도한 민족주의에 빠져 버린 김지하가 모두 살아서 21세기로 건너오지 못했다는 것.

 

김남주는 옥중에서 퍼진 암 때문에 살아서 넘어오지 못했고, 사노맹의 박노해는 살아있지만 존재를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의 발문을 쓴 정성일에게는 잘못된 이론가들 앞에 선 '꽃돌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물론 우석훈 자신은 20세기 마지막 10년 동안 한 줄의 글도 남기지 못한 채 만신창이 시체가 되어서 21세기로 넘어왔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러면서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하여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고 답을 내놓는 지식인으로 박노자와 진중권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박노자를 일컬어 독도 문제, 지율 스님, 김선일, 훌리건, 청계천, 뉴타운,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와 같은 간단치 않은 문제들에 대하여 도망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하나씩 답을 내놓은 진화를 거듭하는 학자라고 평가한다. 박노자가 전부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가 치열하게 답하려고 노력하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진중권을 일컬어 우리 시대의 등대지기라고 칭하였다. 그는 진중권 스타일의 글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그가 제기하는 주제들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언젠가 고민의 깊이가 넓어지고 지혜가 커진 진중권을 만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또한 감추지 않았다.

 

강금실은 천박자본주의의 절정에 서있으며, 농성하는 KTX 여승무원들에게 보여준 야박한 모습이나 서울시장 선거 기간 활동으로만 봐서는 박근혜와 비교하여 "철학적 차이나 문명적 근거에 대한 차이가 없었다"고 평가한다. 강금실이 내놓은 정책은 서울시장에 당선된 오세훈과 마찬가지로 뿌리 깊은 토목주의에 근거하고 있다는 것이다.

 

4·9 총선 이후 한나라당 당선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 사이에 논란과 쟁점이 되고 있는 뉴타운 문제에 대해 우석훈이 내리는 평가는 단호하다. 박정희가 만들어 놓은 그린벨트를 이명박이 파헤쳤다면, 여기에 명줄을 끊으러 등장한 사람이 자칭 '녹색후보' 오세훈이라는 것이다.

 

강북 뉴타운, 아이들이 살 수 없는 서울

"오세훈의 뉴타운 50개가 끝나면 이 기간에 태어난 아이들의 50퍼센트 정도가 아토피나 천식과 같은 면역성 만성증후군보다 조금 더 심각한 혈관 및 호흡기 계통의 질병을 앓게 될 것이다. …… 이명박 4년에 오세훈 4년을 더한 기간 동안 서울은 지옥이 될 것이고, 녹색후보 오세훈 재임기간 중 서울은 아이들에게 아주 살기 힘든 지역이 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우석훈은 이미 그가 몇 년 전에 쓴 책 <아픈 아이들의 세대>에서 무지막지한 도시재개발로부터 비롯되는 'PM10' 오염이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 아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는 실상을 고발한 바 있다. 오세훈 시장과 뉴타운 공약으로 당선된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서울을 아이들이 살 수 없는 도시로 만들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어렵지 않게 하게 된다.

 

아토피 없는 동네를 위한 무료 셔틀버스 운행, 자장면 담당관 제도, 건설교통부를 명랑국토부로 바꾸자는 제안 같은 것들이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는 우석훈의 '명랑'한 정책제안 들이다.

 

우석훈은 2007년 현재를 기준으로 우리 사회의 희망을 발견할 수 있는 곳은 '생활협동조합'뿐이라고 한다. "조금만 느리게, 조금만 덜"을 생활신조로 하는 사람이 400만쯤 되면 우리 사회가 제대로 갈 수 있을 것인데, 현재 우리 사회는 "조금만 느리게, 조금만 덜"을 생활신조로 살아가는 사람이 20~30만 명 정도 된다고 한다.

 

이제 한 사람이 열 사람씩만 더 같은 생활 신조로 살아가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우리 사회도 진화 패턴이 바뀌게 될 것이라는 희망을 말하고 있다.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은 현재로서는 이웃과 더불어 생활협동조합이 만들어내는 협동 진화의 틀 안에서 함께 진화하는 길 뿐이라는 것이다.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 10점
우석훈 지음/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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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노예를 대신하는 처참한 아동 노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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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4강 진출로 온 국민이 흥분을 감출 수 없던 그 무렵, 축구공을 만드는 어린이 노동의 심각한 착취 현장을 소개한 글을 읽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월드컵은 페어플레이 정신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는 대표적인 국제행사로 알려져 있지만, 그 이면에는 월드컵을 이윤추구의 장으로만 생각하는 초국적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값싼 노동력을 찾아서 제3세계와 아시아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으며, 심지어 5살 6살 어린 아동들의 노동까지도 심각하게 수탈하고 있다는 것이다.


"32조각의 가죽과 1620회의 바느질, 어린이들의 하루 일당 300원, 축구공 하나 만드는데 13시간, 하루 노동시간 12시간, 만드는 아이들 15000명, 나이키 축구공 15만원."( '축구공의 경제학')


이른바 '축구공의 경제학'이라고 알려진 통계들이다. "32개로 쪼개져 있는 가죽들을 힘껏 꿰매다 보면 어느새 손에 셀 수 없는 상처들이 난다"고 한다. 상처가 나도 약이 없고, 5살 때부터 축구공을 만들던 아이들은 스티커를 붙이는 화학약품의 강한 독성으로 인해 시력을 잃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많은 양심적 세계시민들이 제3세계 아동노동의 심각한 착취를 고발하는 이런 기사를 읽고, 어린이 노동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초국적 기업들이 만든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한 줄 알았다.


어린이 노동으로 지탱하는 자본주의의 야만성


<다른 세상의 아이들>을 쓴 제레미 시브룩은 어린이 노동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에 대하여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오늘날 서남아시아와 방글라데시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어린이 노동의 심각성을 고발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서남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 어린이 노동이 어떻게 '세계화 시대'의 자본주의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가? 산업혁명과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노예노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어린이 노동으로 대체되었는가? 


1800년대 영국에서 이루어졌던 어린이 노동 착취와 200년 후 방글라데시 어린이에 대한 노동 착취는 무엇이 다르고 또 같은지를 보여준다. 200년 전에 기록된 여러 기록물들을 통해서 200년의 시간적 공간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영국과 방글라데시 어린이 노동자의 삶이 너무나 똑같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제레미 시브룩은 "19세기 초 영국과 오늘날 방글라데시의 자유시장적 폐해 및 카리브지방과 북아메리카의 노예 플랜테이션 사이에서 나타나는 유사성을 추적해 왔다". 그는 해로운 노동시장이 없어진 것이 아니라 단지 변화하며 세계의 다른 장소로 옮겼을 뿐이라는 것을 독자들에게 고발하고 있다. 


그는 산업화 시기의 영국에서 어린이 노동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아프리카 노예 노동력을 대체하게 되는지를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 영국 본토의 산업화가 진전됨에 따라 공장과 탄광에서 여성과 어린이의 수가 증가했고, 그리하여 어린이 노예수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훗날 더 이상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을 공급받을 수 없게 될 때를 대비하여 어린이를 이용하였다는 것이다.


흑인 노예를 대신한 어린이 노동


"부모를 잃거나 버려진 아이들이 정원 이상으로 넘치는 런던 구빈원에는 즉시 고용 가능한 어린이 노동자들이 많았고, 게다가 그들은 불타는 고향에서 영국 노예선 화물칸으로 끌려온 흑인들에 비해 주인의 손아귀에서 훨씬 더 수동적이고 무력했다. 흑인들과 마찬가지로 이 아이들의 경우에도 삶은 기껏해야 힘겨운 것이요 선택은 흔히 이런 저런 노예상태 중 하나를 고르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1843년에 씌어진 어린이고용위원회 보고서들은 캘리코날염·레이스·양말·금속·질그릇·유리·종이·담배제조업의 여건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위원회는 아이들이 보통 서너 살에 자기 집에서, 다섯 살에 공장에서 일을 시작하며, 일고여덟 살에 이르면 정식으로 고용된다고 보고했다. 1일 노동시간은 12시간인 경우가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는 15시간, 16시간, 18시간 순이었는데, 대체로 어른들의 노동시간과 비슷했다. (본문 중에서)"


19세기 초 영국에서 아이들은 공장 바닥에서 면화 쓰레기를 주웠다. 기계 밑으로 기어 다녀야 하기 때문에 몸집이 작을수록 좋았고 공장 아이들의 4분의 3은 방적기에서 끊어진 실을 잇는 일을 하였다고 한다.


21세기 방글라데시 다카의 의류공장 아이들도 비슷하다. 언니 누나들이 일하는 재봉기 아래쪽 바닥에 앉아 쓰레기를 치우고 실을 자르고 단추를 꿰매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은이는 19세기 초 영국과 21세기 방글라데시의 어린이 노동 실태를 비교함으로써, 서구에서 사라진 노예노동과 어린이 노동이 장소를 옮기고 대상만 바뀌었을 뿐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을 '고발'하고 있다. 아울러 노예 노동과 어린이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서구사회의 물질적 풍요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결국 서남아시아의 ‘현대판 노예노동’과 어린이 노동이라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착취당하는 어린이들


제레미 시브룩은 <다른 세상의 아이들>에서 오랫동안 취재를 통해 방글라데시 곳곳에서 만난 아이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다. 


"아클리마는 여섯 살이다. 그녀는 햇빛에 변색되고 벽돌가루로 더럽혀진 꽃무늬 드레스 위에 진주빛깔의 구슬 목걸이를 걸고 있다. 그녀는 어머니와 두 언니들과 함께 벽돌을 깬다. 그녀의 가족은 통틀어 하루에 50~60다카(800원 안팎)를 번다. 그들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열두 살의 하니프는 베이비택시 정비를 배우며 하루에 20~30다카를 번다. 그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 하니프는 벌써 5년간 일해오고 있지만, 첫 3년간은 수입이 전혀 없었다. 자심은 아홉 살이다. 그는 선반을 운전하며, 고장 및 사고차량을 수리하는 데 필요한 부품을 만든다. 자심은 일을 시작한 지 고작 몇 달 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까지는 단 한 푼도 벌지 못했다. 


열다섯 살인 바부도 폐품을 줍는 아이다. 그는 세살 때 다카로 왔다. 그는 쓰레기 더미를 찾아 멀리 공장과 산업단지 주변지역으로 돌아다녔다. 그렇게 아침 일찍부터 밤까지 일하며 하루에 20~30다카를 벌었다. 리폰은 아홉 살이었다. 그는 바구니를 들고 다니며 사탕을 팔았다. 그렇게 한낮부터 밤까지 일하면서 매일 20~30다카를 벌었다.


사이폴은 여덟 살이었다. 그는 이따금 다른 가정의 집안일을 했고, 간혹 사탕을 팔았으며, 때때로 쓰레기통에서 폐품을 수집했다. 그는 하루에 5~15다카를 어머니에게 주었고 그 돈은 쌀과 야채를 사는 데 쓰였다. (본문 중에서)"


그는 수없이 많은 어린이들을 만났다. 벽돌 깨는 작업장에서, 쓰레기를 줍는 곳에서, 섬유공장과 봉제공장에서 어린이들을 만났다. 또한 하녀로 일하는 아이들, 부모도 없이 역 광장에서 먹고 자는 아이들도 만났다. 빈민가에서 살아가는 많은 아이들을 만나서 그들의 고단하고 힘겨운 삶을 <다른 세상의 아이들>을 통해 가감 없이 전하고 있다.


제레미 시브룩은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서남아시아에서 이루어지는 광범위한 노예노동과 어린이 노동이 서구와 같은 방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서구에서 (대부분의) 노예노동과 어린이 노동이 사라진 것은 서구사회가 이룩한 부의 축적과 풍요 수준으로 가능하였는데, 서남아시에서 이같은 일이 결코 반복될 수 없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어린이 노동, 금지가 대안은 아니다


그는 서구가 부유해진 것은 "합병할 수 있었던 영토들, 자국민의 기본적인 편의를 위해 임의로 처분했던 다른 국가의 땅과 부·자원 수탈"로부터 기인하는 '식민경제 모델'이었기 때문에 오늘날 서남아시아 국가들에게는 같은 기회(?)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또한 너무나 서구중심적인 '양심을 위한 불매운동'류의 맹목적인 어린이 노동 반대론자들의 주장도 비판한다. 예컨대 19세기 초 런던에서부터 21세기 다카에 이르기까지 "세계전역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어린이 노동의 금지는 종종 그 가족들을 더더욱 깊은 가난으로 몰아넣는다"는 것이다.


아울러, 1999년 시애틀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의 회담에서 시도되었던 "어린이 노동과 죄수 노동, 예속 노동을 비롯한 현대 세계에 잔존하는 노예제도의 교묘한 변형들 일체를 금지하려는 움직임에 제3세계 정부들이 격렬히 반발하였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그들은 자국의 어린이 노동을 금지시키려는 사악한 보호주의에 기반한 강대국들의 기만적인 의도에 반발하였던 것이다.


오늘날 인도주의자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는 노예노동과 어린이 노동을 근절시키기 위한 노력 가운데 하나인 여러 비정부기구들이나 국제구호NGO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어린이 교육' 역시 바람직한 대안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 


"교육을 받았지만 일자리가 없는 수백만 명의 제3세계 젊은 남녀들이 보여 주듯이" 12년 혹은 15년의 교육이 그들의 가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원하는 것과 서구사회가 그들에게 주려는 것 사이에는 너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도 확인시켜준다.


"그들이 원하는 바는 착취와 폭력, 괴롭힘으로부터 보호받는 것, 어른들처럼 노동자로 인정받는 것, (어른들에게도 이따금 허용되듯이) 조직을 이룰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 그리고 가족 및 그보다 넓은 사회에서 자신들의 기여를 평가받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제레미 시브룩은 어린이 노동에 대한 금지론와 옹호론이 단순하고 간단하게 논의될 수 없는 문제라는 것을 거듭해서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인 기준만으로 어린이의 일과 노동의 의미를 파악할 수도 없다고 한다.


"문화적 다원주의라는 이름으로 어린이에 대한 폭력과 착취를 인정해서도 안 되고, 서구적인 가치들을 보편화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이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을 근절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서도  안 된다. (본문 중에서)"


'땅'과 '일' 소농 중심의 농촌공동체가 대안


그는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가난한 도시빈민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그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노동이 아닌 '일'과 '땅'이라고 말한다.


가족의 생계를 걱정하지 않을 만한 땅을 가진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꼭 학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이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가진 비옥한 논 이외에 다른 직장이 필요하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가 만난 도시의 어린 노동자들은 한결 같이 토지를 잃고 일자리를 찾아서 농촌에서 도시로 밀려난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소농 중심의 농촌공동체'가 그들이 가진 가난을 해결할 수 있으며, 산업자본주의에 기반한 착취적인 노동의 고리를 끊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세계의 어린이들이 숱하게 당하는 착취와 모멸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가 그것을 잊고 지내는 것은 예전에 우리 아이들이 알았던 그 고통에 관한 모든 기억을 우리의 집단적인 경험에서 깨끗이 지워버리려 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고통을 끝내기 위해 그 아픔을 다카의 어린 소녀들과, 쓰레기를 줍는 거리의 아이들과, 미싱 아래에서 실밥을 뜯는 아이들에게 옮겨놓고, 그들이 가진 다른 피부색, 다른 기후, 별개의 종교, 이질적인 언어를 핑계로 망각의 길로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하고 있다.


제레미 시브룩이 쓴 <다른 세상의 아이들>에는 30년 전 ‘평화시장’ 어린 노동자들의 삶과 그보다 10여 년 전 방직기계 앞에서 졸음을 참으면서 밤을 새던 ‘우리 어머니’ 또래 어린 소녀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을 읽는데 참으로 여러 날이 걸렸고 참으로 여러 번 마음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울었다.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생태적 위기와 자유무역체제로부터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이 땅의 가난한 사람들도, 방글라데시 다카의 어린 노동자들도 그들의 <오래된 미래>인 '소농 중심의 농촌공동체'로부터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다른 세상의 아이들 - 10점
제레미 시브룩 지음, 김윤창 옮김/산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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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2.12.14 11:15 address edit & del reply

    책내용이 기-승-전-병 이네요.
    토지를 주는 소농중심의 농촌공동체는 절대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1) 꽁짜로 토지를 제공하는 정부나 부자는 없으며, 무상토지분배의 기준을 세우기도 어려움

    (2) 설사 공산주의 정부가 들어서 무상토지분배가 실현된다 하더라도, 생산성이 낮아서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람들이 나오기 때문에 기껏 재분배해야 다시 땅을 잃고 도시로 흘러드는 빈민이 발생함.

"나꼼수 팬들이 평양군중 보다 더 한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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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지승호가 인터뷰한 박노자의 <좌파하라>

 

4·11 총선이 끝난 지 석 달이 다 지나가고 제 19대 국회의원들의 임기가 시작되었지만, 이른바 진보진영의 내홍은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 과정의 부정과 부실은 이른바 종북 논란으로 확장되고 대선을 앞두고 있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입니다. 
 
총선과정에서 첨예한 갈등으로 표면화 되었던 진보정당의 분당과 진보진영의 분열, 그리고 예상을 뒤엎은 총선 패배, 검찰의 통합진보당 압수 수색 같은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본주의 실패, 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선동하는 좌파의 시선으로 세상을 직시하는 박노자를 인터뷰 한 책이 나왔습니다.

 
'학벌, 재벌, 족벌, 파벌' 등으로 얼룩진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까발린 사회주의 러시아출신의 한국인 박노자가 '언설로는 모두 진보를 말하는 좌 클릭을 행하면서도 정작 몸은 리버럴들의 품에 안기는 우 클릭의 시대'를 또 한 번 적나라하게 까발리는 책입니다. 

 

<닥치고 정치>의 김어준, <희망을 심다> 박원순, <괜찮아 다 괜찮아> 공지영, <가장 왼쪽에서 가장 아래쪽까지> 김규항 등을 인터뷰한 자칭 전업 인터뷰어(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박노자를 인터뷰 하였스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국회 진출'을 위하여 진보신당 비례대표 출마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민족주의 좌파의 불치병을 대놓고 비판하는 박노자를 인터뷰한 책이 바로 <좌파하라>입니다.


박노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진짜 진보인가요?"
 
대선, 총선 따위의 정치 지형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본주의는 옳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안철수의 정직함이 통하는 것은 상식없는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박원순 시장이 좌파, 아니 진보인가요?"하는 반문을 거침없이 던지는 박노자의 박원순 평가는 이렇습니다.

 

"포스코, 풀무원 등 사외이사 출신이며 코오롱 등 재벌의 후원을 따는 데에 수완이 비상한 '재벌가의 친구'이고, 부하들에게는 거의 '독재자'로 인식되는 스타일의 리더지만, 대다수의 중도적 유권자들에게는 '참신한 얼굴'이자 거의 '진보'로 다가왔잖아요?"
 
박원순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대놓고 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박노자는 '참신하고 깨끗한 리버럴'에 다시 속아 넘어 가지 않으려면 진짜 진보가 피나는 노력을 통해 이 사회의 계급적 현실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 역시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원칙과 상식을 내걸었지만 국익이라는 명분으로 이파크 파병이라는 범죄를 저질렀고, 국가보안법조차 폐지하지 못했으며, 자본의 입장만 반영되어 쌍용차 매각이 이루어졌으며, 한미FTA로 이어졌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유력한 야권 대선 후보인 문재인에 대한 평가 역시 조금도 후하지 않습니다. 문재인의 <운명>을 보면 노무현의 이라크 파병에 대하여 불가피했다고 변명하고 있으며, 무상보육, 무상교육을 말하지만 실현 방안에 대해서는 별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에 따르면 무상보육, 무상교육은 현대와 삼성 같은 재벌들로부터 북유럽 수준으로 세금을 걷어 들이지 않으면 실현할 수 없습니다.

 
얼치기 진보 비켜라, 좌파 좀 제대로 하자

 
박노자는 대통령에게 기대를 거는 것은 민중에게 가장 해로운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부르주아 정객 중에서는 어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한국사회의 기본 모순을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누가 되든 간에 우리의 과제는 하나밖에 없는 거죠. 민중들을 조직하고, 반신자유주의적인 정서를 만들고, 대중들한테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실체를 이야기하고,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여론을 확산시키고, 그 다음에는 그것에 대한 투쟁을 하는 겁니다."
 
이것이 박노자가 긴 인터뷰를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핵심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는 좌파가 가야 할 길을 <나는 꼼수다>에서 찾을 수는 없다고 단언합니다. 
 
"나꼼수의 장점 하나는 말하자면 패러디, 웃음, 카니발의 에너지를 많이 풀어주는 것 같아요… 문제는 뭐냐 하면 웃고 패러디하고 적당히 욕하고 이런 것까지는 좋게 볼 수 있는데, 욕만 가지고는 체제를 무너뜨리기가 어렵습니다."

"젊은이들한테 나꼼수나 진중권은 신선한 음료수 같은 존재죠. 콜라 같은 겁니다. 마시면 왠지 시원하잖아요. 나꼼수의 욕설 같은 것을 들으면 한국사회에서 쌓일 수밖에 없는 모든 원한이 풀리는 것 같은 카타르시스 효과가 있는 거죠."

 

그러나 나꼼수 방식으로는 한국사회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이 박노자 생각입니다. 이명박을 바꿀 수는 있지만, 아니 결국 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등으로 바뀔 수밖에 없지만 이건희, 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자본 권력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나꼼수'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다
 

박노자는 이건희, 이재용에게 맞서려면 취약하고 미숙한 한국 좌파의 힘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대기업노동조합 중심의 취약한 조직 기반과 활동기반을 극복해야 하며, 전체 노동인구의 56~57퍼센트에 이르는 비정규직에 대한 조직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한편, 노동자 정치와 멀어져가면서 명망가 정치로 국회 행을 노렸던 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같은 정치인들을 향해 '한 계급의 지도자가 되기는 어렵다'고 평가합니다. 그들이 "국회에 들어가서 국회를 바꿀 수도 있지만, 또 국회가 사람들을 그만큼 바꾸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예컨대 노회찬, 심상정이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국회의원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룰라나 차베스 같은 계급의 지도자가 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겠지요. 그는 한국사회에서 진보정당은 약자들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경쟁사회에서 경재의 법칙으로 생존할 수 없는 약자들의 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는 물론이고 학습노동에 시달리는 청년, 살인적인 등록금에 고통받는 학생, 명퇴 이후 자영업자로 내몰리지만 숨통을 조이는 대자본에 치여 줄도산 당하는 자영업자들, 노점상들이 모두 약자들이라는 것이지요.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상위 1퍼센트의 돈을 가져오지 않으면 복지사회를 만들 수 없다고 주장합니다.

 
"복지를 실천하려면 자본가들에게는 훨씬 많은 세금을 부과해야 하고요. 부유세를 어떻게 도입해야 할 것인지 얘기해야 합니다. 복지라는 것이 재분배인데, 재분배하자면 상위 1퍼센트 내지 최고 5퍼센트의 돈을 가져와서 그 돈을 나눠줘야 합니다."
 
복지문제는 기본적으로 계급갈등이기 때문에 계급갈등 과정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좌파의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복지는 국가가 베풀어 주는 시혜가 아니라 사회공공성의 원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박노자가 들려주는 복지국가 노르웨이의 모습은 여전히 꿈같은 이야기로 들립니다. 출산유급휴가 46~56주, 출산과 산후조리 무상의료, 심지어 병원 왕래 택시비도 일정부분 보상, 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는 학교, 예술인, 미술인에게 기본소득보장 같은 사례들입니다.
 
이런 복지를 실현하려면 부자들의 세율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최고 부자들의 경우 노르웨이처럼 60~70퍼센트 정도 돼야 하고 법인세 역시 일본 정도(40%)는 되어야 복지 사회가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무상급식, 무상교육, 복지는 '계급갈등'이 본질
 
아울러 이런 복지가 실현되려면 재벌들이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것이 박노자의 생각입니다. 재벌을 민주화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와 시민사회의 경영참여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기업의 의사결정에 사회, 국가, 노동자들이 골고루 참여해야 하는 것이죠. 독일식으로 기업 이사회의 3분의 1 의석을 노동자 대표들이 차지해야 하는 것이고요. 국가와 시민사회, 예를 들어서 환경단체, 전국적인 노동단체의 대표들도 약 3분의 1 정도의 의석을 차지하는 것이 좋을 것 같고요."
 
박노자 교수는 이 정도 변화는 일어나야 기본적인 기업의 민주화가 가능한데, 한국사회에서는 혁명적인 일로 받아들이지 않겠냐고 말합니다. 그는 노동자 자주기업 같은 사례가 매우 중요하지만, 체제가 자본주의로 남아있는 한 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법칙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 책의 제목은 <좌파하라>입니다. 박노자는 좌파답게 한다는 것을 유럽 좌파들을 예로 들어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좌파답게 한다는 것은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 유럽연합에 대한 반대, 민영화에 대한 절대 반대와 자원과 에너지 등 핵심 부문 대기업과 은행의 국유화지지, 그리고 노동계급의 계급적 이해관계에 대한 우선시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좌파가 노동계급을 우선시 하지 않으면 노동계급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극우가 파고드는 틈을 만들어 주게 된다는 것입니다. 유럽의 온건 좌파들이 신자유주의를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에 노동계급의 처지가 어려워지고 있고, 반이민자 정책같은 극우들의 전략이 먹혀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박노자 교수는 자본주의 종말의 징후가 뚜렷하다고 강조합니다. "저임금 노동의 과도한 착취에 의한 초과 이윤 수취"가 한계에 다다랐고, "기술 혁신에 의한 신상품 개발과 새로운 상품 시장의 창출"도 과잉생산, 과잉경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위기, 종말 징후 뚜렷하다
  
아울러 "산업부문에서 금융부문으로의 자본 유출"이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고, 의료, 교육 같은 "비시장 부문의 시장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자본주의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은 될 수 없다는 것이지요.
 
A급 좌파(이리 불러도 될지) 박노자는 사회주의가 아니면 이런 구조적 위기를 넘어설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신자유주의의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 장기공황으로 가고 있는 자본주의는 이미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지금 자본주의의 문제는 과잉 생산의 위기입니다. 이것을 해결하자면 사회주의로 가야죠. 노동시간을 법적으로 줄여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의 구매력을 높이고, 이렇게 하면 해결의 실마리가보이지 않을까 싶은데요."
 
2008년에 시작된 공황이 장기공황으로 가고 있으며, 2009년, 2010년 잠시 상황이 좋아진 것은 막대한 공적 자금으로 은행의 파산을 막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은행을 살리는 대신 국가 채무가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유로존 사태의 본질이라는 것입니다.
 
어쩌면 자신의 예측이 빗나가 이번 공황은 해결되고 수습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주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은 없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면 결국 환경위기, 환경참사로 이어질 것이고 인류 공멸로 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극복은 인류의 공멸을 막기 위한 유일한 길이라는 것이지요.

 

하지만 '월가 시위'와 같은 방식으로 자본주의를 극복할 수는 없다는 것이 박노자의 생각입니다. 미래가 없어진 젊은이들의 분노를 표출하는 산발적인 운동이 아니라 자본체제를 멈춰 세울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운동과 힘을 합치고, 훨씬 더 거센 저항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왜 자본주의를 폐기해야 하는지 이론적으로 무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몽둥이 들고 약탈하는 것으로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박노자 교수는 남한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북한 체제에 대해서도 비판적입니다. "북조선 체제가 사회주의와는 하등 관계가 없다"는 것은 분명히 합니다.
 
"국가 관료들이 인민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인권이 억압되고, 인민들의 권리가 실시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비판합니다. 그러나 북한 나름의 역사성, 대외적 상황논리 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평양군중보다 나꼼수 팬들이 더 한심해 보인다

 

그는 오히려 남한의 진보를 향하여 북한이라는 거울에 남한을 잘 비춰보라고 설파합니다. 김정일 죽음에 오열하는 평양 군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비명에 죽었을 때 분향소를 가득 메운 군중들에게는 분명 닮은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핏줄에 따르는 소속감부터 수도권과 지방 사이의 격차, 각종 계급적 모순들, 그리고 영어 열풍까지, 우리가 갖고 있는 대다수 문제들은 북조선 사회도 갖고 있습니다."
 
'수령'과 '노짱'을 완전무결한 인격의 소유자로 추앙하는 분위기가 있고, "짱의 위대한 령도를 받아 한 일에 대해서는, 그들은 원천적으로 자기비판을 할 줄 모른"다는 것도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평양 군중들은 사회적 압력에 의해서 '빠'가 되었다고 할 수라도 있지만, 남한의 '빠'들은 스스로 가신의 길을 택했다는 것입니다.

  
"가카를 씹을 대로 씹으면서도 아키히로(明搏)의 왕좌를 박원순이나 유시민이 차지한다 해도 이 나라 노동자들이 그대로 죽어날 거라는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는 나꼼수의 팬들이 평양의 군중보다 훨씬 더 한심해 보입니다."
  
위험한 발언이지요. 나꼼수 팬들이 평양의 군중들보다 더 한심하다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깊이 새겨야 할 이야기입니다. 긴 시간 박노자 교수와 영상 인터뷰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한 지승호는 에필로그에 "자본에 상처 받은 우리에게 소금을 뿌려대는 것" 같더라고 썼습니다.
 
그는 이 책의 맨 마지막 문장으로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읽고 정치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에게 이 책을 읽고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남겼습니다.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좌파하라 - 10점
박노자.지승호 지음/꾸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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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입진보의 표본 2012.07.19 11:2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나는 열 박노자보다는 한 나꼼수가 이땅의 진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선명성경쟁과 노선투쟁에 열중하느라 입으로만 떠들어대는 입진보들

    나꼼수나 박원순 문제있다는 얘기 지껄이는건 나도 할 수 있거든.
    노무현정부가 신자유주의라고 까대는거 신났었겠지,
    그런데 그나마 노무현이 늘려놓은 복지예산 다 축소되고 4대강 건설사 아가리에 쳐넣을때
    당신들이 한 일은 뭔데? '이명박 나빠요' 인터뷰하며 징징대는거?


    거리에 나와서 당장의 선거에 어떻게 이길지 전략좀 짜봐
    입으로만 사회주의니 계급주의니 꿈같은 소리 떠들어대지 말고
    당장 박원순이 뉴타운 참사를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에 대해 정책제시라도 해봐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행동'을 좀 해
    이 입진보들아,

    • 박자본 2012.07.22 22:52 address edit & del

      나꼼수나 박원순 문제있다는 얘기 지껄이는 건 너도 할 수 있지만....넌 안 하거든. 그게 차이야.

      당장의 선거에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당신들이 전략을 짜면 되지....왜 남의 머리 빌리려고 해

      입으로만 사회주의 계급주의 욕하지 말고....선거에 이기는 방법 한 번 말해봐...


      새누리당이 지배하는 세상, 이건희가 지배하는 세상을 어떻게 끝장낼 수 있는지...그럼 당신도 한 번 이야기해 봐

      잘 한다면서...댓글로만 떠들지말고...

  2. 윗 분 말씀 2012.07.19 15:45 address edit & del reply

    윗 분 말씀에 절대 공감...사람들이 '나꼼수'가 '노짱'이 '진보'라서 그리 열광하는줄 아시는지? 무슨 '진보'에 특허권이 있답니까?,,,소위 '순결한 진보주의자'들이 한 치도 못 바꾼 세상을 '나꼼수'는, 박원순 시장은, 그리고 노짱은 조금이나마 바꿔냈지 않은가? 박노자교수의 일련의 저작들 잘 읽곤 했지만, 제발 앞으로는 깔 사람을, 깔 집단을 잘 골라서 까주시길...

  3. 세상이 어느때인데... 2012.07.19 18:49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까지 좌파 우파 이야기 하면서 이데올로기에 국한지어 모든것을 결정지으려고 합니까?

    절대적 선도 절대적 악도 없습니다. 니것과 내것 결국엔 이익을 따져 결정하는 시대로 접어들은 겁니다.

    북한에 대한 인류애로 국경 열어주고 무조건 항복할겁니까?

    이웃국가와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 우리가 가진 무기를 모두 없애자 라고 이야기 할겁니까?

    개소리지요... 미국도 우방이지만 이익을 따집니다. 하물며 다른나라는 어떨까요???

    그런 와중에 우리만 바보같이 다 내주자? 이게 우리 진보지식인의 현재입니다...

    자기가 너무 똑똑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이상론에 빠져 아무것도 안보이지요 현실은...

    당신들보다 똑똑한 사람들 많고요... 하물며 당신들이 그렇게 까대고 욕하는 새누리당...

    그 핵심멤버중에 우리나라 최고 명문 출신에 3대고시 출신이 허다합니다...

    이렇다고 새누리당 지지하는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인간들은 자기 목적과 그 결과를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알고 있다 이겁니다...

    말로만 평화, 사랑, 자유를 외치고 대안없이 없애라 드러눕는것 밖에 못하는 찌질이가 아닌거죠...

    머 애초에 정말 똑똑하고 그만큼의 진보적이라고 한다면은 성공해서 바꾸는게 좀더 쉽지 않겠습니까?

    입진보 적당히 합시다... 사회 나와서 성공할 자신도 없어 자신은 '현장활동가'네... 하면서 숨어들어간 주제에...

    그리 대단한 변혁을 하고 싶으면 성공해서 바꾸세요. 조단위로 돈만 벌어도 당신이 원하는 세상을 시작할수 있다니까요...

    • 박노자 2012.07.22 22:47 address edit & del

      자본주의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하지요. 선도 악고 없고, 니것 내것도 없고 이익을 따라 결정한다고 말입니다.

      미국이 우방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이익을 따져서 남한을 빨라먹고 있는 것이지요.

      명문에 고시 출신들이 나라 망치는 것 모르시나요?

      대법관 후보자들 인사청문회 안보셨나요?

  4. 지나가다 2012.07.19 20:15 address edit & del reply

    자본주의엔 많은 문제점이 있고... 실제로 어떤부분은 자본주의 체제만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면도 있다는 주장엔 100% 동의합니다만...

    하지만 사회주의 밖엔 답이 없다는 논리도 마찬가지로 평양군중 같은 논리죠...

    실제로 굶어죽는 평양군중들이 아직도 그런 얘기를 하고 있죠.

    현실에선 어떤일이 일어나고 있나요??

    사회주의 밖에 답이 없다던 중국,러시아가 자유시장 경제를 받아들이고는 살림살이 나아졌지요??

    체제와 이념이요??

    명석하던 박노자님께서 공부를 너무 많이하셔서 머리가 굳어버리신듯 합니다.

    더운물과 찬물이 섞여서 미지근한 물이 되듯이 그렇게 흘러가겠죠.

    노무현과 문재인 나꼼수 그리고 그 지지자들은 평양군중이 아닙니다.

    적어도 현실감각은 있으니깐요...

    지금이 어떤시대인지 아직 모르시나요???

    자본가인 영세자영업자들은 견디다 못해 자살을 하고 있고

    대기업에서 일하는 고임금 노동자들은 마름짓 잘하고 성과급 받아 배두들기는 시대 아닙니까?

    이런 시대에 노동계급 자본계급 고루한 타령하는 사람들이 평양군중 같아 보여요...

    • 박노자 2012.07.22 22:44 address edit & del

      음 중국, 러시아가 사회주의 국가였나요? 지들이 사회주의라고 주장했지만...진짜 사회주의는 아니었죠.

      책 한 번 읽어보고 말씀하시면 좋겠구요.

      책 사는 것이 싫으면 도서관에서 한 번 빌려보시기라도 하면 좋겠네요.

      영세자영업자를 자본가라고 하는 어이없는 분.

    • 지나가다 2012.09.16 12:16 address edit & del

      음, 미국, 일본이 자본주의 국가였나요? ... 농담이고, 중국, 러시아는 사회주의 국가 맞습니다. 이상적으로 묘사된 사회주의의 특성을 결하고 있다고 해서 사회주의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실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을 100% 실천하지 않고 있다고 해서 그건 기독교가 아니며 따라서 현실 교회의 모순을 가지고 기독교의 문제점을 논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책임한 꼬리자르기에 지나지 않죠. 그나마 맑스 이론을 현실 정치에 적용해 보겠다고 나선 사례들이 하나같이 "사회주의도 아닌" 이상한 꼬라지로 전락하는 것이 실천에서의 오류가 아니라 이론 자체의 오류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지?
      이렇게 말하면 북구 사민주의 국가들을 사회주의의 성공적인 예로 들고 나오는 이들이 있는데, 박노자 스스로도 이들을 이상적인 사례라고 말한 적도 없고(그나마 한국이나 미국같은 나라보다는 훨씬 낫다는 정도?), 시장경제와 대의제 민주주의라는 핵심 틀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수정 자본주의의 한 사례라고 볼 수 도 있지요. 그나마 석유로 버티는 노르웨이와는 달리 스웨덴은 수년 전부터 경제 위기가 뚜렷해지는 안습한 상황이...

  5. 박노자, 누구를 바보로 아냐? 2012.07.20 00:11 address edit & del reply

    박원순, 유시민 등을 넘어서 더 뛰어난 사람이 온다고 해도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 하려면 다양한 이해 계층의 사람들의 의견을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나꼼수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면 '일부'로 지칭하셨으면좋겠습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기분이 굉장히 더럽습니다.

    • 박자본 2012.07.22 22:42 address edit & del

      의견을 토론하고 합의를 도출하는 것으로 해결될까요?

      너무 쉽게 생각하신다.

  6. 2012.07.22 14:38 address edit & del reply

    무책임한 입진보들. 박원순,노무현,문제인,안철수, 나꼼수, 까대느라 신나는군,, 신나게까대면서 히히덕거리고 있어라. 쭈욱,

착취와 특권이 자본주의 발전 핵심 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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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역사학자인 페르낭 브로델은 중세에서 산업혁명기까지의 사회경제사를 다룬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원제 : 15-18세기 물질문명 경제 자본주의/ 3권, 1979)의 저자입니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대중의 일상생활, 즉 인구 의복 음식 화폐 등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 사소한 것에서부터의 역사를 들여다보기를 시도한 책으로 평가 받으며, 인간의 자질구레한 일상을 역사의 전면으로 내세워 시대별 사회 각층의 존재양식을 규명한" 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사회학적, 경제학적 역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것으로 평가 받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국내에 6권으로 번역 출간되었는데, 무려 4000쪽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6권 4000쪽이나 되는 책을 쓴 페르낭 브로델이 세계 역사학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아고 하는데, 이 정도 되는 책은 읽는 사람들도 대단하지요.

 

오늘 소개하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는 제목 그대로 6권 4000쪽으로 출간된 '물질문명고 자본주의'를 소개하는 책입니다. 이 책은 페르낭 브로델이 1976 존스홉킨스 대학교 강연에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주제와 저술에 관하여 소개한 강연을 수정없이 엮은 책이라고 합니다.

 

주의력 뛰어난 독자라면 이미 발견하였겠지만,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1979년에 출간되었는데, 오늘 소개한 이 책은 1976년에 있었던 존스홉킨스대  강연을 엮은 책입니다.

 

자본주의의 탄생 역사를 탐구하는 책

 

이 책에서 독자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마르크스주의 역사발전 5단계 같은 것과 전혀 다른 방식의 경제사 접근을 만나게 됩니다. 저자는 "물질문명과 경제생활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즉 물질생활은 인류가 이전의 역사를 지나오는 동안 자신의 삶 아주 깊숙한 곳에 결합해온 것이다. 마치 우리 몸속의 내장처럼 깊숙한 곳에 흡수되어 있는 삶이라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언제부터였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오래된 역사, 200~300년 혹은 1000년 전에도 있었을 역사인데, 어느 순간 우리 눈앞을 보면 오늘날에도 옛 모습 그대로 살아 움직이는 역사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페르낭 브로델은 인간의 삶은 일상생활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에 주목합니다. 그는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는 중요한 동인으로 도시화와 화폐의 역할에 특별히 주목합니다.

 

생산력의 발전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 발전하였다는 마르크스주의 역사관과는 크게 다른점입니다.

 

15세기부터 유럽의 인구변화, 농업, 기술, 도시, 화폐의 변화에 주목합니다. 시장경제라고 하는 바탕위에서 자본주의가 번성하였다는 것이지요. 15세기에서 18세기의 변화를 이렇게 요약합니다.

 

"15세기, 특히 1450년부터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 추세를 보입니다. 이 시기에 농산물 가격은 정체되거나 내려가는 반면, 공산품 가격은 올라가는 덕분에 도시가 농촌에 비해 빠른 속도로 성장합니다. 이 시기 경제 회복의 동력이 수공업 장인들의 상점, 좀 더 적절히 표현하자면 도시권 시장이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유럽에서 시장과 도시의 형성 그리고 발전 모습에 관하여 짧지만 매우 설득력 있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런 설명을 통해 시장경제가 자유방임에 의하여 발전한다는 애덤 스미스의 주장은 기만적인 부분, 환영에 불과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산업혁명 일어난다고 자본주의 발달하는 것은 아니다

 

아울러 산업혁명이 주도한 눈부신 생산력의 발전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이끌었다는 주장에도 다른 의견을 내놓습니다.

 

"아주 먼 과거라고 해도 현재와 완벽하게 단절될 수는 없습니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 절대적 단절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달리 말해 과거이 때가 묻지 않은 현재는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과거의 경험은 현재의 삶으로 연장되고 또 누적됩니다." (본문 중에서)

 

페르낭 브로델은 18세기에 앞서서 오래 전부터 산업혁명의 모습이 나타나고 있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라고 강조합니다. 특히, 오늘날 산업혁명을 시도하는 저개발 국가들이 이른바 선진국의 성공 모델을 손에 쥐고도 산업혁명에 실패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 보라는 것입니다.

 

유럽의 경우 원거리 무역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자본을 축적하는 자본가가 등장한다는 사실에 주목합니다. 자본이 크기 때문에 특권적 지위를 유지하고 더 큰 사업을 장악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시장의 형성과 발전을 자세히 들여다본 저자는 교환의 두 가지 유형에 주목합니다.

 

"교환은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낮은 곳에 자리하는 교환이고 이러한 교환은 투명하기 때문에 경쟁의 힘이 항상 작용합니다. 다른 하나는 높은 곳에 위치하는 교환이고 섬세하며 지배력을 행사합니다." (본문 중에서)

 

자본주의는 첫 번째 영역이 아니라 지배력을 행사하는 곳에서 주도적으로 발전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최초의 자본주의는 균등한 교환이 이루어지는 시장이 아니라 사회의 최상층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여러 가지 수단을 순차적으로 혹은 한꺼번에 활용하여 자신의 재산과 권력을 단단히 구축해갔습니다. 상거래와 고리대금업, 원거리 무역을 주요한 디딤돌로 삼았고, 관료를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또 안전하고 확실한 가치였던 토지도 활용했습니다." (본문 중에서)

 

따라서 자본주의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질서가 어느 정도 안정적이어야 하고, 국가가 자본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 중립적이거나, 아니면 허약하거나 호의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근대국가는 자본주의를 만들어 낸 모태가 아니라 자본주의를 물려받았을 뿐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긴 역사에서 보면 자본주의는 '밤의 손님'이라는 겁니다.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자본주의가 당도하였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 주변부 착취 통해 발전하였다

 

자본주의가 시장이나 소비를 새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이용했던 것처럼, 자본주의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수직적 위계를 활용하여 발전시켰다는 겁니다. 페르낭 브로델은 일정한 지리적 공간을 가진 경제계(지리적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룬 경제권)라는 새로운 개념을 활용하는데, 경제계에는 중심부, 중간부, 주변부가 존재하며 주변부는 종속적인 처지에 놓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규칙적인 위계 형성에서 활력을 얻습니다. 외곽의 주변부가 중간 지대를 먹여 살리고, 무엇보다 중심부를 먹여 살립니다."(본문 중에서)

 

"자본주의는 매우 드넓은 공간을 권위주의적으로 조직하는 과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만약 제한된 공간에 갇혀 있었다면 자본주의가 그렇게 드세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또 지역의 종속적 노동을 이용할 수 없었다면 자본주의는 전혀 성장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원시공산제-노예제-농노제-자본주의 순으로 순차적으로 발전한다는 모델과는 전혀 다른 설명입니다. 아울러 유럽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하는 과정은 도시 간 '중심부' 경쟁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암스테르담, 베네치아, 밀라노, 피렌체, 제노바, 런던 같은 도시들의 역할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심부의 성장과 변화를 통해 페르낭 브로델은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었다 진단합니다. 그러면서 "왜, 하필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을까"하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강조합니다.

 

세계를 착취하고 싶다고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힘이 있어야 하고 힘을 키우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영국에서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으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는 풍부한 설명이 담겨있다고 합니다.

 

긴 연구의 결론은 자본주의가 원거리 무역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며, 본질적으로 높은 곳의 경제활동에서 비롯되며, 물질생활과 시장경제의 높은 수익이 나는 영역을 대변한다고 주장합니다.

 

"자본주의는 상부구조의 현상이며, 소수의 현상이고, 높은 곳의 현상입니다. 자본주의의 특권과 우위는 늘 선택할 여지를 누린다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에 대한 괄목할만한 연구를 통해 저자는 "자본주의의 특징과 강점은 이 술수에서 저 술수로, 이러한 형태에서 저러한 형태로 변화하는 능력"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머리가 백 개쯤 달린)히드라 이야기'라고 이 책의 부제를 붙인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인 듯합니다.

 

옮긴이 해제부터 읽는 것이 더 좋다

 

옮긴이 김홍식은 해제에서 저자가 "자본주의는 어떤 생산양식이든 가리지 않고 결합하고 변형시켜서 높은 이익을 가져가기 위해 독점을 구현하는 존재, 카멜레온이나 히드라와 같은 존재"라고 결론 내었을 것이라고 추측합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역사적 접근을 시도하는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는 4000쪽 6권의 방대한 분량 출간된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해설서와 같은 책입니다. 존스홉킨스 대학 강연을 엮은 140여 쪽의 얇은 책이지만, 역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접근, 익숙하지 않은 용어들 때문에 그리 만만한 책은 아닙니다.

 

이 책에는 옮긴이 김홍식이 쓴 '브로델이 들려주는 자본주의라는 이름의 히드라 이야기' 해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페르낭 브로델의 책을 처음 읽는 독자들이라면 옮긴이 김홍식이 쓴 '해제'를 먼저 읽는 것이 이 책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 될 수 있습니다.

 

페르낭 브로델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라는 녹록치 않은 대 저작을 읽기 위한 해설서이기도 하지만,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자체만으로도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다른 역사, 사회학적 접근을 경험할 수 있는 굉장한 책입니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읽기 - 10점
페르낭 브로델 지음, 김홍식 옮김/갈라파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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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2.04.25 14:32 address edit & del reply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소개한 내용을 바탕으로 간단히 논평하자면
    (1) 사회의 안정과 도시의 성장을 통해서 자본주의가 정착발달했다는 주장 ==> 이런 조건하에서는 자본주의가 아니라 고대왕국이나 공산주의체제도 정착해서 잘 발달할 수 있습니다. 고대에 번영하는 국가들은 자본주의를 몰랐지만 잘만 번영했는데 그 근본은 사회가 안정되고 도시가 발달했기 때문이지요. 꼭 자본주의 발달의 선결조건이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2) 주변부 착취를 통한 자본주의발달 ==> 꼭 자본주의라고 해서 주변부를 착취했던건 아니고, 과학과 기술의 발달이 더해졌기 때문에 힘이 생긴것이고 (자본주의가 아니라 하더라도) 그 발달된 힘을 바탕으로 주변부를 착취할 수 있는 거죠. 다만 주변부 착취를 가장 오래-효율적으로 하는 제도가 자본주의라는 건 동의하는 바입니다. 동양의 경우 몽고, 청 제국은 압도적 힘을 바탕으로 주변부를 착취하지만 효율적이지 못했고, 그리오래가지 않았죠.
    사회제도만으로 국가와 경제의 성장을 설명하려하니 좀 무리수가 있는듯.. 과학과 기술의 발전을 좀 더 염두해뒀으면 좋았을듯 합니다.

    그리고 자본주의가 상류층의 권위주의/착취/특권이라는 특징이 있다고 까는데, 다른 사회제도를 도입해도 그 제도는 권위주의와 착취, 특권의 특징이 잘 나타나지 않나요?(그런게 없는 정치-경제체제가 인류역사에 있었나요?) 자본주의만의 고유특질이 아닌 점으로 비판한 느낌도 좀 드네요

    • 창원사람 2012.04.25 17:51 address edit & del

      책은 좀 읽고 논평을 하셔야지요

  2. Chaussure louboutin pas cher 2012.12.18 20:39 address edit & del reply

    출간되었는데, 무려 4000쪽에 달하는 엄청난 분량입니다.

'가(家)족? 이제는 가족(加族)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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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교수는 우리 살아가는 지금 이 나라를 '토건국가'라고 규정하였습니다. 토건 이외에는 나라를 일구는 방법을 모르는 나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신도시를 만들고 아파트를 짓는 나라를 말합니다. 그 나라의 모습은 이렇습니다.

"안전한 마을을 일구는 주민도 없고, 사람 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가족도 없고, 과거와 미래를 잇는 '기억'도 사라진 시대가 와 버렸습니다. 그저 조만간 거대한 슬럼이 될 거대한 아파트 빌딩과 돈으로 살 수 있는 찰나적 관계와 행복들만 만발합니다.… 아이를 더는 낳으려 하지 않는 시대, 낳고 싶어도 낳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 말았습니다."(본문 중에서)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는 바로 이러한 우리사회를 병든 토건국가라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여성과 가정에 의해 지탱되던 전통적인 '돌봄'의 구조가 해체되는 지점에서 일어가고 있는 현재의 모습들과 새로운 돌봄 모델의 가능성을 모색해가는 책 입니다.

"어떻게 하면 소모성 건전지가 아닌 재충전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돈과 숫자와 하드웨어로 풀어내는 삶이 아니라 상호 호혜와 이야기와 지혜로 풍성해지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측은지심이 살아 있는 마을의 주민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본문 중에서)

이런 질문을 던지며 배려와 돌봄의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들이 모여 워크숍을 하였고, 거기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었다고 합니다.


배려와 돌봄의 사회를 상상하는 사람들

이 책은 그동안 우리사회에서 여성과 가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돌봄' 전통의 해체 그리고 사회화 과정을 돌아보며 새롭게 제기되는 문제들을 살펴보는 글들로 1부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1부 돌봄 사회의 구상은 2005년 봄에 열린 '돌봄과 소통이 있는 가족문화와 지역사회를 위한 심포지엄'에서 오간 이야기들이라고 합니다.

2부에서는 새롭게 만나고 해석되는 가족의 의미 그리고 돌보고, 배우고,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학교, 그리고 마을과 만나는 공간으로서 새로운 의미의 학교 사례들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3부에서는 돌봄과 소통의 관점에서 마을을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를 소개합니다.

돌봄의 위기는 구체적으로 현재의 국가적 위기와 관련이 깊습니다. 가족해체와 저출산, 고령화와 사회안전망의 파괴, 교육의 파탄 상황을 말합니다. 지금은 그 어떤 것보다도 애정, 곧 관계성과 돌봄의 결핍이 사회의 토대를 허물고 있습니다. 위기의 극복은 이러한 상황을 돌파할 주체를 찾아내고 지원하면서 돌봄 개념을 중심으로 사회를 재편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 입니다.

그 방법으로 조한혜정 교수는 "지금까지 가정에서, 그리고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은 비공식/지하 영역에서 돌봄을 감당한 이들의 경험을 사회화 하는 것"이라고 말 합니다. 그러기위하여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이 나와야 하며, 이는 가정 영역 고유의 친밀성과 돌봄에 대한 논의,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다룰 수 없는 미지불 노동과 일자리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핵심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토건국가를 지탱해온 '경제합리적 인간관'을 '관계와 상호의존을 통한 인간관'으로 바꾸어 사유해야하는데, 포용과 소통의 원리가 주도하는 따뜻한 근대로 방향을 선회하고, 돌봄 노동을 회복하는 일은 측은지심을 가진 한국의 아줌마들이 그 희망이다. "비공식 영역에서 한국 사회를 돌보며 지탱해온 아줌마들의 저력과 관심의 에너지가 어떻게 모아지는가가 돌봄 사회로 전환하는데 관건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돌봄 감수성을 지닌 성숙한 여성국민들이 자신이 원하는 공동체적 삶을 기획할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바꾸어내는 것, 구체적으로는 지역사회에서 자녀와 부모를 위한 돌봄 노동을 하는 이들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자원을 재분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허라금 교수는 '돌봄의 사회적 책임의 원리'를 제안하는데, 그 원리는 "각자의 돌봄 능력에 따라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연결망을 마련하고, 돌봄을 제공하는 이들에게 그들에게 필요한 자원과 기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돌봄 일에 대한 지원과 보상이 이루어지도록 하면서, 동시에 모든 이가 돌봄의 능력을 갖추고 보살피는 관계에 적절하게 참여할 것을 요구하는 방향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과다한 재정 지출의 부담, 돌봄활동의 사회적 비가시화, 돌봄의 임금노동화가 갖는 문제를 서로 보완하여 피하는 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허라금 교수의 생각입니다.

누구나 돌봄 능력을 갖추고, 적절한 보살핌에 참여하기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에는 비교적 딱딱하고 다소 난해한 이론적 배경들과 함께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저의 경우에 가장 정신을 집중해서 읽어야 했던 두 편의 글이 여기까지 소개한 조한혜정 교수와 허라금 교수의 글이었습니다. 물론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돌봄과 배움, 공동체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대목인 것은 또한 분명합니다.

저는 22명의 지은이들이 쓴 글과 토론을 엮은 이 책 중에서 특별히 도쿄대 '사토 마나부'교수가 쓴 '새로운 페다고지'와 황윤옥, 장정예가 쓰고 그린, '家족? 加족! 이제는 加族이다'라는 두 편의 글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가 소개한 '새로운 페다고지'는 일본의 가와사키시에 있는 미나미스 중학교에서 이루어진 배움 공동체 만들기 프로젝트 과정에서 있었던 협동학습의 진수라고 할 만한 영어수업 장면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가 수업을 참관한 이날 교실에는 학급의 그 누구와도 말을 하지 않는 아이 '다카시'와 영어에 대해서는 뭐가 문지 도통모르는 극심한 학습 부진아였던 사치코라는 아이가 같은 학습 모둠을 이루어서 서로 협력하는 협동학습을 통하여 영어를 익히는 과정이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영어를 못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치코가 다르나 사람과 대화하는데 익수하지 못한 다카시를 배려하여 영어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과 아울러 영어를 못하는 사치코가 더듬거리며 배우는 모습을 보고 다카시도 호의를 가지고 격려해주며 이루어지는 호혜적 협동학습의 모습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서로 가르침을 주고받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관계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였습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의 글에는 공동체 학습에 대한 몇 가지 사례가 더 소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서로 듣고 배우는 학습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하마노고 초등학교 야마자키 교사의 수업장면도 인상적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쉽게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기다려주고, 주제와 빗나간 사소한 이야기에도 귀기울여주는 교사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사토 마나부 교수는 수업관찰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 배우는 관계가 형성된 것은 개성을 살린 배움과 다양한 해석을 존중하는 것이고, 텍스트의 말을 존중하는 수업 철학에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야마자키 교사의 수업에서는 어떤 아이의 말도 '좋은 말이자 훌륭한 말'이며, 이런 태도가 일관되게 행해지기 때문에 학급의 아이들에게도 언제나 야마자키 교사처럼 다른 아이가 하는 말도 '좋은 말', '훌륭한 말'로 여기며 들어주는 관계가 형성되는 사례를 보여줍니다.

경쟁으로 가득 찬 우리나라 교실의 모습과 너무도 다른 '돌봄학습', '공동체 학습'이 이루어지는 사례 그리고 활동적인 배움, 협동적인 배움, 표현적인 배움 등의 학습 방법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로 배움을 주고받는 돌봄학습 사례

뿐만 아니라 <가족에서 학교로 학교에서 마을로>에는 성미산학교, 해남서정분교,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하자센터, 꿈틀학교와 같은 실험적이면서도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례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자신이 뿌리내리고 사는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돌봄과 나눔이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볼까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참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울러 마음을 이어주는 소통의 방법, '비폭력 대화'(NVC)를 소개한 이민식의 글도 인상적입니다. "NVC는 서로의 욕구를 동등하게 수용하며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의식과 태도, 그리고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것을 익히는 대화법"입니다.

이 책은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데 가족과 학교, 학교와 마을이 어떻게 관계 맺을 수 있는가하는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돌봄과 배움이 있는 공동체를 가꾸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가족의 의미를 전하는 다음 메시지는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돌봄과 배움의 공동체는 "(마음이)통하는 사람들이 만나 관계를 맺고 서로를 돌보는 일을 시작하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한 지붕 아래 모인 사람들만의 가족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하는 加族(가족)"에 주목합니다.

"내 안에 갇힌 가족을 넘어", "사회 안에 다양한 공동체를 인정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는 加族"을 만들자고 제안합니다. 내 가족의 경계를 넘어 마을로 나아가는 새로운 加族 공동체를 세울 수 있다는 희망의 사례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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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청춘들이여, 늙어 '최강'이 되고 싶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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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조선일보 2009년 올 해의 책 선정 !

[서평] 재일 정치학자 강상중이 쓴 <고민하는 힘>


여자 친구가 없는 남자 후배들에게, 그리고 남자 친구가 없는 여자 후배들에게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어떤 남자(여자)가 좋은 사람이냐?"는 질문입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저는 "그럼 너는 어떻게 살고 싶냐?" 하고 되묻습니다. 도대체 자신이 어떤 삶을 살겠다는 생각도 없이 막연히 '좋은 사람'을 어떻게 만날 수 있냐고 말입니다.

돈을 마음껏 펑펑 쓰면서 살고 싶으면 돈 많은 남자(여자)가 좋은 남자(여자)이고, 돈이나 직장 같은 것들에 구속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 그런 비슷한 생각을 가진 남자(여자)가 좋은 것 아니겠냐고 말 입니다.

이런 말을 들은 많은 후배들이 대개 깜짝 놀랍니다. 자신은 남자(여자)를 만날 때 그런 생각을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고 말 입니다. 어떤 이성이 좋은 사람인가하는 생각도 구체적으로 해보지 않았더군요.

그냥 좋은 느낌(?)에만 판단을 맡겼던 모양입니다. 하기야 세상에는 느낌으로만 만나도 평생 행복한 사람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성을 만나는 문제뿐만 아니라 젊은 후배들은 대체로 세상을 사는 고민을 별로 하지 않습니다. 스콧 니어링은 "사람은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요즘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그냥 닥치는 대로 사는 것 같습니다.

<고민하는 힘>을 쓴 재일정치학자 강상중은 젊은 사람들에게 '고민'을 시작하라고 합니다. 세계화로 자본주의의 근간이 흔들려 전 세대에 비하여 더 불안한 삶을 살아야 하는 한국과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에 주목해보라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출구가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물음에 매달려 보라고 합니다.

젊은 시절 그는 재일한국인으로서 겪은 정체성의 혼란으로 '고민하는 힘'을 경험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고민을 하여야 비로소 마음에 힘이 생긴다고 합니다. "고민하는 것이 사는 것이며, 고민하는 힘은 살아가는 힘"이라고 말 합니다. 그는 나쓰메 소세키라는 일본 작가와 막스 베버에게서 '고민하는 힘'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가 쓴 이 책은 100년 전 동시대를 함께 살았던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를 실마리로 하여 고민하는 힘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갑니다. 소세키와 베버가 "시대의 흐름에 올라타 있으면서도 그 흐름에 따르지 않고 각각 '고민하는 힘'을 발휘해서 근대라는 시대가 내놓은 문제와 마주"한 지식인이라고 평가합니다.

뛰어난 작가와 탁월한 사회학자에게서 고민하는 힘을 배운 강상중교수는 자신이 경험 삶을 덧붙여 젊은이들에게 여러 가지 인생의 고민거리를 던지고, 그 근본적 질문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나는 누구인가?

첫 번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로부터 시작됩니다. 그 자신은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으로부터 '자아'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자기중심주의와는 전혀 다른 자아를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자아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기는 매우 어렵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의식적으로 자기에게 묻는 자아의식이라고 해도 좋을 듯합니다." (본문 중에서)

그는 자기중심주의자는 타자에 대해 고민하지 않지만 자아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은 '타자'에 대한 고민을 놓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는 자기와 타자를 각각의 자아로 독립해있는 것으로 보지 않고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자아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 즉 자아가 비대한 사람들은 타자와 관계 맺기가 힘들어 진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성을 단단하게 만들고 벽을 높게 쌓으면 자기를 내세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자아라는 것은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립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만 '나'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 입니다. 결국 자아라는 것은 타자와의 '상호인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이지요.

타자와 상호인정을 통해서 자아가 성립된다면 타자와 연결되고 싶고 제대로 인정받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강상중 교수는 젊은이들에게 우선 진지해지라고 말 합니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진지하게 타자와 마주하는 것에서 출발하라고 합니다.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돈이 세계의 전부인가? 누구도 이 질문에 간단하게 그렇다고 대답하기는 쉽지 않을 것 입니다. 그러나 현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돈 때문에 고민하고, 돈 때문에 갈등하고 때로는 죽고 사는 일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또 어떤 때에는 돈이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반대로 돈이 사람을 살리는 일도 벌어집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우리는 쉽게 돈이 전부라고 말 할 수도 없지만, 돈을 천박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 입니다. 저자는 사람들은 "돈만 있으면 되는 세상은 더럽고 싫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말은 그렇게 해도 시대의 추세가 그러니 어쩔 수 없지 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그는 나쓰메 소세키와 막스 베버 역시 '소시민'으로서의 삶을 살았기 때문에 저항하기 힘든 힘을 가지고 발전하는 자본주의를 바라보며, '돈과 욕망'에 대해 어떤 윤리를 가지고 살아야하는지 깊이 고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들은 자본주의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지만, 약간의 사치를 누리며 살았다는 것이지요.

"나 또한 사치를 할 생각은 전혀 없지만 그렇다고 구두쇠도 아닙니다. 주린 배만 채울 수 있다면 먹는 것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입을 수 있는 것이라면 누더기도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취미에 돈을 쓰고 싶고 여유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본문 중에서)

돈을 벌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에는 저항감을 가지고 있지만, '검약은 미덕이다'라고 말할 자신도 없다는 것입니다. 돈이 돈을 버는 머니 게임이 싫다고 말하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그 혜택에 기대고 있다는 것입니다. 주식, 펀드, 보험, 연금과 같은 것이 모두 머니 게임의 소산물이며 우리는 그것과 단절된 세계에서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결국 나쓰메 소세키처럼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돈을 벌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돈을 사용하고, 그러면서도 돈 때문에 마음을 잃지 않기 위해 윤리에 대해 고민하면서 자본의 논리 위를 걸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 너무 평범할까요?" (본문 중에서)

여러분에게 돈은 어떤 존재인가요?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생활인인 우리들이 돈에게 끌려가지 않으려면 결국 돈에 대하여 깊이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입니다.

제대로 안다는 것은 무엇일까?

비교적 책을 많이 읽는 저는 잡다한 것을 많이 아는 사람입니다. 깊은 고민이 없는 대신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아는 것도 많습니다. 그러나 강상중 교수는 많이 아는 것과 깊이 사고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합니다. 정보와 지성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지요.

정보를 다루는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지만 지성을 가진 사람은 더욱 찾아보기 어려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정보+정보가 지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인간의 지성이라는 것은 원래 학식과 교양 같은 요소에 더해 협조성과 도덕관이라는 요건을 갖춘 종합적인 것을 가리키는 말 입니다." (본문 중에서)

강상중 교수는 막스 베버를 인용하여 현대사회가 과거에 비하여 자기 생활에 대한 이해가 더 부족한 시대라고 말 합니다. 사람들은 전차를 타고 목적지까지 갈 수 있지만 차량이 어떤 매커니즘으로 움직이는지는 모른다는 것이지요. 옛날 사람들이 자신이 사용하는 도구에 대하여 잘 알고 있었던 것에 비하여 현대인들은 아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지요.

막스 베버는 유뇌론적(唯腦論的) 세계를 예상하였다고 합니다. 오만하며 인간중심적이고 맥락이 없는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사회, 자연의 영위와는 관계가 없고 제멋대로인 인간의 뇌가 자의적으로 만들어 낸 세계라는 것입니다.

방에서 컴퓨터로 먼 외국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사건 현장을 바라보며 국경의 의미를 상실하고, 24시간 언제든지 쇼핑을 하면서 시간의 구별이 없어지는 것처럼 유뇌론적 세계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의 뇌는 한계가 없고 내버려두면 끝없이 확대되고 자기 위주로 국경 없는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겁니다.

그는 진정으로 알아야 할 인간의 지혜는 자연에서 얻는 지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인간이 무엇을 알아야 할 것인가 라는 문제는 어떤 사회가 바람직한 사회인지를 묻는 물음과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말 합니다. 우리의 지성이 무엇 때문에 있으며 우리는 어떤 사회를 지향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 입니다.

늙어서 '최강'이 되기 위한 청춘의 고민

강상중 교수가 쓴 <고민하는 힘>은 바로 이런 방식으로 메마른 청춘들에게 유쾌한 고민을 시작하라고 충고하는 책 입니다. 이 책에는 ▲청춘은 아름다운가? ▲믿는 사람은 구원받을 수 있을까? ▲무엇을 위해 일을 하는가? ▲변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왜 죽어서는 안 되는 것일까? ▲늙어서 최강이 되라 같은 주제들에 대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그는, 젊은 사람들이 적당히 살지 말고 더 진지하게, 더 크게, 더 치열하게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말 합니다. 그런 파괴력이 있어야 미래가 밝을 것이라고 합니다. 강상중 교수는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진지하게 고민하면 되는가를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과 막스 베버의 저작들 그리고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길을 찾는 방법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고민을 시작하는 것 입니다. 고민 끝에 얻은 답은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넓고 깊은 고민을 통해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가꾸어가야 하는 것 입니다. 아름다운 청춘들에게, 늙어서 최강이 되고 싶은 중년들에게 '강상중식 고민 법'이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민하는 힘 - 10점
강상중 지음, 이경덕 옮김/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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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라이너스 2009.12.30 08:54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 잘보고갑니다
    블로그 어워드 좋은 결과를 빌어봅니다^^

    • 이윤기 2009.12.31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블로그 어워드에 이름을 올린 것 만으로도 '영광'이지요.

      한 해 동안 성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2. 커피믹스 2009.12.30 09:15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책인데 저는 요즘 쓸데없는 고민까지 제머리를 복잡하게 해서
    문제입니다 ㅋㅋ

    • 이윤기 2009.12.31 11:04 신고 address edit & del

      이 책은 깊은 고민을 통해 크고 작은 고민을 해결하는 길을 열어주는 책입니다.

  3. 나무 2009.12.30 09:46 address edit & del reply

    서평을 잘 읽고 갑니다.
    메모했다가 읽어봐야겠습니다.

    • 이윤기 2009.12.31 11:03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4. 태지 2009.12.30 11:38 address edit & del reply

    올해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끔 해준 책들 중 하나입니다.
    책과 샘의 서평. 모두 저를 움직이게 하게끔 해주셨습니다.

    • 이윤기 2009.12.31 11:02 신고 address edit & del

      태지를 비롯한 쉼표 멤버들과의 만남은 올해 가장 소중한 일 중 하나입니다. 늘 깨어있으며 살아야겠지요.

  5. 이일영 2009.12.30 23:0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

    • 이윤기 2009.12.31 10:59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2010년은 고민하는 새해가 되시겠네요.

  6. 본N 2010.01.10 08:42 address edit & del reply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책의 해설이 책보다 재밌을것같은 그런 기분이 듭니다(웃음) 해설을 보면 책이 너무 유익하고 재밌을것같아 지름신(?)이 내려앉을 지경입니다. 또 동시에 ' 난 고민을 많이하면서 살아가나? ' 하는 고민을 얻게되는군요:D

    • 이윤기 2010.01.11 17:34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글을 꼼꼼하게 읽어주시는 분을 만나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새해에 참 기분 좋은 만남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강상중 교수, 참 멋진 분입니다.

600년 서울? 30년 된 신도시로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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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정수복이 쓴 <파리를 생각한다>

<파리를 생각한다>는 사회학자인 정수복이 쓴 인문학적 파리산책기입니다. 그는 파리에서 보낸 14년 가운데 많은 부분을 책 읽기와 파리 걷기로 보냈다고 합니다.

사회학자의 인문학적 파리 산책기를 쓴 정수복은 1980년대 유학 시절 7년을 파리에서 보냈고, 2002년부터 지금까지 7년 넘게 파리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나에게는 파리를 걸으면서 파리를 발견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책을 읽다가 파리를 새로운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주는 뛰어난 문장을 만나는 기쁨도 그에 못지않게 크다.”

그는 발터 벤야민을 인용하여 파리를 하나의 거대한 도서관이라고 하며, 상상의 도서관이며 거대한 ‘기호의 공화국’이라고 합니다. 그는 건물, 길, 공원, 팻말, 카페, 광장, 골목길, 성당, 학교, 신문가판대, 공연장, 극장과 영화관 박물관, 운동장과 체육관 사무실, 동상, 버스, 지하철 그리고 거리를 지나가는 남녀노소가 모두 해석을 기다리는 독서의 대상이라는 것 입니다.


파리는 거대한 도서관이다

그는 두 번째 파리 체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파리라는 도서관을 산책하기 시작하였고,  역사와 철학, 건축과 문화, 예술과 과학, 폭동과 혁명의 흔적이 남은 파리를 걸으며 쌓인 정보와 지식, 느낌과 생각을 모아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파리를 발길가는 대로 산책하면서 느끼고 생각한 것을 적은 파리 걷기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파리를 주제로 한 역사와 문학, 철학과 사회과학 분야의 책들을 읽고 찾아낸 파리 읽기의 기록이기도 하다는 것 입니다.

“이 책에는 내가 파리를 걷게 된 내력과 걷는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본 글에서 시작하여 파리의 형성과정을 역사적으로 기술하여 파리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기술한 글과 파리가 아름다운 미학적 이유를 나름대로 이해하고 해석해 본 글이 실려 있다........이 책에는 파리를 남다르게 걸었던 사람들의 계보....... 파리 사람들이 도시 공간을 일상의 삶속에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도 했다.”

지은이는 이 책을 파리 전체를 하나로 놓고 쓴 총론 또는 개론에 해당하는 책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책의 씨앗으로 1996년 펴낸 <녹색 대안을 찾는 생태학적 상상력>에 실린 ‘녹색 문화도시를 꿈꾼다 - 서울, 파리 그리고 경주에서의 산책’에서 찾을 수 있으며, 서울을 떠나기 전에 아내와 함께 쓴 책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의 후속편에 해당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느림, 게으름, 소박함, 한가로움, 유연함, 자발적 소외와 같은 것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해준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를 아주 감동적으로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이 절판된 후에 전국의 헌책방에서 이 책을 사서 가까운 지인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하였지요. 개인적으로는 2002년 지은이 정수복과 파리에서 짧고 작은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그가 쓴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아 이런 책을 쓸 줄 알았다’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습니다.


정수복선생과 함께 파리를 산책한 인연

작은 인연이란 지은이 정수복의 파리 걷기에 초대 받은 인연입니다. 그는 기억하지 못하는 인연일수도 있는데,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들과 프랑스의 주민참여형 지방자치, 그리고 시민단체 활동을 공부하러 파리를 방문하였을 때 입니다.

정수복 선생의 안내를 받아 파리의 기초자치단체와 환경단체를 방문하였는데, 파리 시내를 둘러 볼 수 있는 한나절의 여가 시간에 그는 우리 일행을 파리 시내의 한적한 공원으로 안내하였습니다. 그러고는 그냥 걸어보고 느껴보라고 우리를 내팽개(?)쳤습니다.

정수복 선생을 알고 있던 몇몇을 제외한 많은 활동가들이 적지 않게 당황하였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하룻밤을 새워 날아온 파리에서 유명관광지를 모두 제쳐 두고 한가롭게 공원을 산책하자고 하였으니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입니다.

그의 파리 산책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었던 것이지요.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을 찍고 에펠탑과 개선문을 바람처럼 지나다닐 것이 뻔한 우리 일행들에게 파리를 보는, 읽는 새로운 경험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리를 생각한다>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유명 관광지만 메뚜기처럼 둘러보고 떠나는 사람들을 ‘문화의 타잔’이라고 표현하였더군요.

“한국인만이 아니라 파리를 오는 모든 나라 사람들에게 짧은 시간에 많은 곳을 보려고 서두르지 말고 어느 한 장소라도 깊게 음미하며 ‘자기만의 순간’을 만들기를 권한다. 많은 장소를 가보려고 서두르지 말고 몇 개의 장소와 내밀한 개인적 관계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여행의 기술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짧은 일정으로 파리를 방문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문화의 타잔이 되지 않도록 단 한 장소라도 파리와 내밀한 인연을 맺게 해주려하였던 것 입니다. 그는 파리를 직접 걸어보고 나서야 파리를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하철을 포함한 파리의 공공교통수단이 파업에 들어간 날 파리 직경의 1/3이 넘는 생-페르에서 마레 지역까지 걸어 본 후 ‘새롭고 황홀한’ 동서 11.5킬로미터, 남북 9.5킬로미터의 파리 규모를 난생처음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파리가 사람들이 걸어 다니던 시대에 만들어진 도시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5000개가 넘는 파리의 모든 길을 두 발로 걸어 보겠다고 하는 ‘원대한’ 계획을 실천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걷고 또 걸으면서 계절에 따라 변하는 파리, 생활리듬에 따라 달라지는 파리, 시간대에 따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파리를 만났다는 것 입니다.


서울 정도 600년? 서울은 30년 된 신도시?

정수복은 “파리가 모든 사람들에게 제 2의 고향이요. 마음의 고향이 되는 까닭은 파리의 중요한 장소들이 세월이 가도 그대로 남아 있고 지난 날의 분위기가 살아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오래된 미래>를 쓴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서울을 보고 나서 비슷한 이야기를 하였다고 합니다. 600년 된 도시라는 서울이 자기가 보기에는 30년 된 신도시로 느껴진다고 말 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면서 근대 역사의 흔적을 모두 부숴버리고 고층아파트만 지으려고 하는 제가 사는 도시에 대하여 생각해보았습니다. 제가 사는 이 도시도 ‘기억의 장소’를 뭉개고 바다를 매립하여 아파트와 공장 그리고 빌딩을 짓는 일에만 열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그것이 도시를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확신하는 지도자와 공무원들입니다.

정수복은 “말쑥함 뒤에는 헤어날 수 없는 권태와 지루함, 피상성과 무미건조”만 남으며 현대 도시의 모습에는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이 유년 시절을 보내지 않은 파리에서 ‘세월의 이끼’를 발견하고 유년의 기억을 환기시키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파리를 생각한다>에서 지은이는 걷는 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탐구하는 글을 걷기의 철학으로 따로 엮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람사르 총회 때문에 더 유명해진 습지 창녕 소벌(우포) 둘레 길을 걸으며 이 책 ‘걷기의 철학’펴 나오는 몇 구절을 읽어주었습니다.

“걷기는 두 발로 서서 자신의 다리를 움직여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는 주체적 행위다. 인생행로라는 말이 있듯이 산다는 것은 길을 따라 걷는 행위다.......인생을 마감하는 일은 걷기를 마다하고 한 장소에 머무르는 일이며 그것은 영원히 눕는 일로 끝난다.”

“니체는 생각은 걷는 발의 뒤꿈치에서 나온다며 걸으며 생각하는 사람이었던 반면, 폴르베르는 걸으면 생각이 달아나버린다며 자기 방의 책상 앞에서 생각에 잠겼다. 두 사람의 말이 다 맞다. 책상 앞에서는 하나의 생각에 깊이 빠질 수 있고 길을 걷다 보면 묻혀 있던 새로운 생각이 떠오른다. 그러니까 책상 앞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야말로 걷기가 필요하다.”

“철학자들에게 걷기는 자연을 만나고 역사와 삶의 의미를 생각하며 작고 좁은 마음의 자아를 더 큰 세상에 연결시켜 스스로를 확장시키는 하나의 예식이다. 그래서 산책로가 없는 도시에서는 철학과 사상이 만들어지기 힘들다.”

 

칸트는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코스를 산책하여 사람들이 그를 보고 시간을 알았다고 합니다. 독일에는 ‘철학자의 길’이 있는데, 막스 베버와 하이데거를 비롯한 수많은 철학자들이 걸었으며 교토에도 철학자의 길이 있다고 합니다. 철학자뿐만 아니라 많은 문인들과 음악, 미술을 하는 예술가들이 산책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지요.

근대 이후 사람들은 자연으로만 둘러싸인 숲속을 걷는 것이 아니라 도시를 산책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일자리, 학교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서 살 수 없게 되었고 결국 도시를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하는 현실적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지요.


정수복 교수는 도시의 한 끝에서 다른 끝까지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도시라야 살기 좋은 도시의 조건을 갖추는 것이라고 합니다. 풍경은 원래 자연에 있었지만, 이제는 도시도 하나의 풍경이 되었다는 것 입니다.

사람들이 도시를 걸어야 도시를 알게 되고 도시를 알게 되면 시민으로서의 권리의식과 책임의식도 싹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사람들이 도시를 알게 디면 광장에 모여 토론이 일어나고 거리의 정치가 가능해진다는 것 입니다. 심지어 그는 세계화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산책은 그 자체로서 탈자본주의적이라고 합니다.

“체제가 요구하는 속도가 아니라 자신의 요구에 맞추어 자신의 리듬으로 걷는 산책은 그 자체로 비자본주의적이다. 자본주의는 사람과 상품과 정보의 빠른 이동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산책은 자본주의적 시장 논리로부터 벗어나는 순수한 삶의 순간이다.”

산책이야말로 출근, 퇴근, 출장, 배달과 같은 걷기와 달리 속도의 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순수한 걷기라는 것이지요. 아울러 앞만 보고 걷지 않고 주변을 돌아볼 수 있기도 하구요.

걷기는 그 자체로 탈자본주의적이다.

한편, 이 책에는 살기 좋은 도시, 걷기 좋은 도시의 크기에 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걷기에 좋은 도시 파리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에 적당한 규모의 도시라고 합니다.

“파리의 면적은 105제곱킬로미터로 런던의 19분의 1, 로마의 15분의 1, 베를린의 9분의 1, 서울의 6분의 1 정도의 크기에 불과하다........동서 11.5킬로미터, 남북 9.5킬로미터, 둘레 36킬로미터의 타원형 모습을 하고 있는 파리 시내 안에는 온갖 종류의 요소들이 저마다 자기 자리를 잡고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시의 크기뿐만 아닐 파리는 건물의 높이와 도로 폭 마저도 사람들이 기분 좋게 걸으면서 도시풍경을 감상 할 수 있도록 도시계획이 되어있다는 것 입니다. 아울러 파리의 거리는 역사의 저장소이기 때문에 파리를 걷는 일은 역사를 읽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 입니다.

걷기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이 책의 제목이 파리를 걷다가 아니라 <파리를 생각한다>인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일 것 입니다. 저의 책 소개는 주로 걷기의 철학, 걷기의 의미를 소개하는 쪽으로 치우쳐버렸습니다.

이 외에도 <파리를 생각한다>에는 파리를 걸었던 유명 인사들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걷기 좋은 도시, 살기 좋은 도시 파리에 담긴 이야기, 파리의 도시 역사와 파리의 도시미학에 관한이야기, 그리고 파리를 즐기는 파리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와 같은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도 많이 있습니다.

살기 좋은 도시에 대하여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파리’라는 거울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비춰볼 수 있는 좋은 책읽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게, 높게 만드는 것이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도 꼭 권해드리고 싶은 책 입니다.



 


파리를 생각한다 - 10점
정수복 지음/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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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합리적사고 2009.12.16 12:24 address edit & del reply

    최악의 동족상잔을 불과 60여년 전에 겪고 폐허가 되었던 영원한 개발도상국, 개한민국의 수도

    서울과 일찍이 시민혁명으로 왕정을 무너트리고 공화정을 세웠던 선진국의 수도 프랑스 파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그런가요?

    • 이윤기 2009.12.17 11:28 address edit & del

      파리와 단순 비교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파리라는 거울에 내가 사는 도시를 한 번 비추어보자는 것이지요.

  2. 조정림 2009.12.16 13:26 address edit & del reply

    '바다로 간 게으름 뱅이'가 많은 위로가 되었는데... 2탄 격이라니 꼭 사야겠네요. 바다로 간 게으름뱅이를 헌책 사이트를 통해 겨우 겨우 구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수복의 느긋함은 정평이 나있던데... 급한 성격인 제가 위안이 된 이유는 여유를 찾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서겠지요??

    • 이윤기 2009.12.17 11:27 address edit & del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파리에 가고 싶은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를 걸어보고 싶더군요.

  3. 지후아타네호 2009.12.21 19:44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에 피맛골을 없애기로 한 종로구의 결정이 생각납니다. 물론 단순 비교는 불가하겠지만, 서울도 파리 못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너무 '새 것'만 좋아했던 것은 아닌지. 철학없는 난개발과 도시계획으로 아까운 공간들이 사라져가고 있다는 게 아쉽습니다.

    • 이윤기 2009.12.22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래된 것을 모두 낡은 것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가치관이 너무 확산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명박, 이상득이 임금 노동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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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와 관련된 한 가지 사안에 대하여 이렇게 깊이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기 참 오랜만입니다. 수 년 전에 '세입자보호조례'를 만들었다가, 자치입법권의 범위를 넘어섰다는 중앙정부의 반대로 실패했던 때가 생각나네요. 아무튼 '자치입법권' 측면에 대한 반론은 없으셨으니 상당히 공감해주시는 것으로 생각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자치입법권이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고 믿고 있거든요.

▲ 민주노동당창원시위원회가 지방의원 의정비를 노동자평균 임금만 받겠다고 밝히는 기자회견 사진입니다. 선한 의도에서 이루어진 일이겠지요. 그렇지만, 민노당 소속 시의원이 노동자 평균임금만 받는다고, 노동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자본주의 생산양식에 규정을 받는 그런 임금 노동자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 입니다.

재반론 하신 글 역시 잘 읽었습니다.
말씀하신 비유 중에 "공기업 민영화 뿐만 아니라 교육도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밀어붙이고"라는 것과 '의정비 차등지급'이 같은 결국 주장이라는 것은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명박 정부의 주장을 찬성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공기업이 민영화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는 많겠지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동안 사례로 볼 때, 민영화는 공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재벌들에게 '날로 먹도록' 갔다 바친다는 것과, 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대량해고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장기적으로는 민영화로 인하여 국민들이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문제는 이명박이 아니어도 이미 시장에 맡겨져있다는 건 같은 생각이 같으리라 짐작합니다. 다만 그걸 완화시키는 쪽이 아니라 더 심화시키겠다는 것이 문제지요. 저 역시 반대입니다.

그런데도, 공기업 민영화, 경쟁으로 치닫는 교육제도 처럼 의정비차등지급하면 같은 일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의원유급제는 자본의 논리가 아니고, 의정비 차등지급은 자본의 논리라는 반론 역시 공감이 잘 안됩니다.

'의정비도 임금이다'는 주장은 일면 공감되는 부분이 있지만,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지방자치 초기에는 의원들 스스로 한 번도 임금을 받는다고 한 적이 없습니다. 지적하신 것처럼 실제로는 이런, 저런 수당을 받으면서도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하였지요.

따라서, 유급제 이전에도 돈을 받았기 때문에 유급제 이후에 받는 돈과 다를바 없다는 주장 역시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유급제 이전에는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노동력을 판매한 댓가라고 생각한 적이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지금 지급하는 의정비는 노동력을 판매한 댓가인 임금처럼 보이는 측면도 있기는 합니다. 의원들에게 의정비를 지급할 때는 직업인으로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용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측면이 있었을테니까요.  근로소득세도 내고 있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원을 노동자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노동력 팔고 월급 받고 근로소득세를 낸다고 해서 '이명박'을 노동자라고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측면이 있습니다.

의정활동이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인가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또한, 의원들이 자신들을 창출한 잉요가치를 고용주인 시민들에게 부당하게 빼앗기고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이런 표현이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노동자와 자본가 사이에 맺은 '사적계약'과는 차원이 다른 선거를 통해 이루어지는 '공적계약'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자가 자본가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과 의원이 국민들에게 자신의 노동력을 파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봅니다. 

돈이 당락을 많이 좌우하는 지극히 자본주의적인 방식의 선거를 통해 당락이 결정되는 의원을, 자본가에게 노동을 팔 수 밖에 없는 임금노동자와 똑 같다고 보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의원이 임금노동자라구요?

이런 맥락에서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평가하여 의정활동비를 차등지급하겠다는 것과 기업에서 돈과 성과를 미끼로 노동자를 차별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자본가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하여, 다시 말하면 노동자가 생산한 잉여가치를 더 많이 가져가기 위하여 노동자를 평가하고 경쟁하게 하는 것과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을 같은 맥락에서 이해 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즉, 시의회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작동하는 곳이 아니라고 본다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짐짓 모든 '평가'는 나쁘다는 것이 전제되는 것 같습니다.

자본가의 '평가'가 나쁜 것은 경쟁을 통해서 노동 강도를 과도하게 높이고, 추가로 창출되는 잉여가치를 독차지하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자본가가 노동자가 생산한 잉여가치를 모두 가져가지 않는 협동조합 방식의 기업에서는 노동자의 노동을 평가하지 않을까요? 


악덕 자본가인 경우라면, "한 기업체 사장은 아무런 구분없이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결국 일 잘 하는 노동자도 일을 하지 않게 돼 생산활동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될 것"을 염려 하겠지요. 자본가의 이윤이 줄어들기 때문에 말입니다.

그렇다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을 책임자는 "(고의로 업무를 태만히 하는 노동자에게도)아무런 구분없이 임금을 지급하게 되면, 결국 일 잘하는 노동자도 일을 하지 않게돼 생산활동의 질이 하향 평준화 될 것"을 염려하지 않을까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에 속한 노동자가 고의로 일을 태만하게 함으로써 협동노동 전체의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것 역시 평가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자신의 노동력이 원래부터 남들보다 적게 생산할 수 밖에 없는 '노동약자'에 대해서는 생계비 개념의 동일 임금을 주어야 한다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저는 후자의 경우에 사회적 협동의 개념에서 동일 임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승자독식의 자본의 논리가 난무하는 선거과정을 거친 대다수 의원들은 '평가'를 통해서 차별 받으면 생계를 위협받는 '노동약자'가 아니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의정비 차등 지급의 방점은 (고의로 업무를 태만히 하는 노동자)인 일 안하는 의원들에 대한 '의정활동 평가'에 찍혀있는 것이지, 의원들의 노동강도를 높이기 위하여 '돈으로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 뜻 입니다. 

제 결론은 이렇습니다. 자본가에게 고용된 노동자가 노동력을 판매한 댓가로 받는 임금과 의정비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의원도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임금을 받지만, 자본가에게 고용된 임금노동자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봅니다. 이명박과 이상득이 노동자가 아닌 것과 같은 이유입니다.


"돈으로 의정활동을 강제하겠다는 발상"(?)이 제대로 먹히기나 한 번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모르긴 해도 제 생각엔 의정비를 차등지급해도 눈도 깜짝하지 않을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 것 같아 걱정입니다.

똑바로 뽑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똑바로 뽑는 것이 본질"이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똑바로 못 뽑았으니 4년 동안 참고 살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선거판 역시 철저하게 자본의 논리가 작동(의정비 차등지급 보다 훨씬 더 한) 하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좋은 후보를 뽑는데 실패하는 일이 많습니다. 혹은 선거 때는 똑바로 뽑은 줄 알았는데, 막상 뽑아놓고 보니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똑바로 뽑는 일도 잘해야하지만, 견제와 참여도 잘 뽑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합니다.

선거에서 유권자가 똑바로 뽑는 것만 강조하다보면 대의민주주의의 맹점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이 있습니다. 선거라는 제도가 사실은 일상적인 참여민주주의를 가로막는 장치 중의 하나이지요. 선거라는 참여 방식은 4년에 한 번만 투표 할 때만 유권자들에게 민주주의가 주어지는 것 입니다. 

바람직한 민주주의로 발전하려면, 선거 때 투표하는 것을 넘어서는 훨씬 일상적인 시민참여, 주민 참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 뽑는 일을 넘어서야 민주주의가 확장될 수 있습니다.

선거에서 "떨어뜨려야지요", 가급적 떨어뜨리는 것이 좋지요, 그렇지만 똑바로 못 뽑아도 권력에 대한 견제와 참여는 계속해야 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확장하는 것이니까요.

*** 사족입니다만, <경남도의회 새희망연대 출범> 사진 설명에, "그래도 열심히 해보려는 의원들도 많습니다"라고 설명을 붙이셨네요. 혹, 오해가 생길까봐 그러는데, 의정비 차등지급이 이 분들 사기 꺽는 일은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이 분들은 의정활동 평가하면 가장 좋은 평가 받을 것이고, 차등지급하면 가장 높은 등급 받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정비 차등 지급 4 - 정몽준의원이 노동자였었군요

의정비 차등 지급 3 - 이명박, 이상득이 임금노동자인가?

의정비 차등 지급 2 - 의정비는 자본의 논리로 도입되었다

의정비 차등 지급 1 - 의정비 차등, 행안부 불가 방침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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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ㅇ 2008.11.13 21:06 address edit & del reply

    단어의미상 월급 받아 생활하면 임노동자죠.

    민노당쪽 병신들이 맨날 떠들어 대는 공무원 노동자

    의료 노동자 항공노동자

    다 그런 취지에서 나오는 얘기니까.


    이명박은 공무원 노동자죠.


    민노당 새끼들 얘기 따르면 자영업자 빼고는 다 노동자

    • 이윤기 2008.11.16 08:04 신고 address edit & del

      단어의 의미만 가지고 파악할 수는 없지요.

      저도 공무원, 항공기 조종사 이런 분들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명박은 노동자 아니라고 생각하구요.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착한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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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을 좇아서는 지옥까지도 간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윤만 좇지 않는 기업은 가능할까? 돈도 벌고, 사회적으로도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그런 기업은 가능한가? 사람들은 한 번에 두 가지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에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없다"고 말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와 같은 자본주의가 늑대가면을 벗어던지고 양이 될 수도 있을까?

21세기 초반 세계에는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쫓은 사회적기업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돈도 벌면서 돈을 버는 과정을 통해서, 혹은 벌어들인 돈으로 좋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기업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이윤과 공공성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사회의 긍정적 변화와 발전을 모색해나가고 있다.

이들은 정부나 시장이 실패한 분야에서 눈부신 성공적 사례를 만들어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기업을 전 지구적으로 확산시키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데이비드 본스타인이 쓴 <달라지는 세계>는 바로 이런 새로운 흐름을 소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지구촌 여러 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그들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사례들과 사회적기업을 일으키는 펠로들을 돕는 '아소카 재단'의 경험을 보여준다.

지은이는 2007년 다보스포럼에 일단의 사회적기업가들이 초청 될 만큼 지구촌 전체에서 그 영향력이 점점 커져가고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사회적기업가들을 ‘세상을 바꾸는 권력’, 즉 새롭게 형성되는 ‘미래의 사회권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노벨상 받은 '그라민은행' 그리고 '아쇼카'

"그라민 은행은 무담보 소액신용대출을 뜻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 방식을 처음 창설해 대중화에 성공한 ‘빈민을 위한 은행이다. 방글라데시 출신 경제학자 유누스 박사가 1976년 설립한 이 은행은 2007년까지 710만명에게 61억 4000만 달러를 대출하는 성과를 거뒀다."(본문 중에서)

널리 잘 알려진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인 그라민 은행을 세우고 운영한 공적으로 유누스 박사는 2006년 노벨평화상과 서울평화상을 수상하였다.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유누스 박사가 "빈민과 여성 등 소외 계층의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하였단다.

셀제로 그라민 은행 대출자의 97%가 여성들이고, 소액 대출을 받은 많은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함으로써 사회적 지위와 권리도 향상되었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방글라데시에서 수백만 명의 빈곤층의 의식주를 해결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저축을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라민은행이 시작한 ‘마이크로크레디트 혁명’은 국제적으로 커다란 변화의 물결을 만들어냈기 때문에 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 사례가 알려진 이후 방글라데시에만 500개 이상의 소액신용대출조직이 생겨났을 뿐만 아니라 2005년까지 세계적으로 3100여개가 넘는 소액신용대출제도가 만들어져 8200만 가구의 빈곤을 구제하였다고 한다.

한때 독보적인 존재였던 그라민 은행은 이제 전 세계 무담보 소액신용대출 고객 중 10% 미만에게만 대출 서비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라민 은행 성공 이야기는 데이비드 본스타인이 쓴 다른 책<꿈의 대가: 그라민은행 이야기>에 상세하게 소개되어있다. 그런데, 데이비드 본스타인은 이번 책 <달라지는 세계>를 통해서 그라민 은행을 세운 유누스와 같은 사회적기업가들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도록 돕는 숨은 공로자를 찾아 소개하고 있다.

지은이가 소개하는 세계 유수의 사회적 기업가들을 후원하고 성장도운 숨은 공로자는 바로 ‘아쇼카’와 아쇼카 설립자 ‘빌 드레이튼’이다.

"드레이튼이 설립한 ‘아쇼카 : 사회를 위한 개혁가들(Ashoka : Innovators for the Public)’은 2006년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미주대륙, 중유럽 지역 등의 68개 국가에서 아쇼카 펠로로 선정된 1820여명의 사회적 기업가들에게 6500만 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직접 지원했다."(본문 중에서)

재정적 지원뿐만 아니라 아쇼카는 사업전략 분석과 전문적 조언을 제공하였다고 한다. 또한 아쇼카의 엄격한 지원대상 선정 방식 때문에 아쇼카 지원을 받는다는 것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사회적기업’이라는 신뢰를 함께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아쇼카는 벤처캐피털 기업과 유사한 형태로 출발하였지만 투자를 통해서 금전적 수익이 아니라 인류사회를 실질적으로 개선시키는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였다고 한다.

"아쇼카가 돌려받고자 한 것은 금전적 수익이 아니었다. 아쇼카는 교육, 환경보호, 지역개발, 빈곤완화, 인권, 의료, 장애, 아동학대 등 제반 사회분야에서 실질적인 개선효과를 보는 것을 이익으로 생각한다."(본문 중에서)

아쇼카는 미국연방환경보호청 보조행정관으로 근무하던, 빌 드레이튼이 35세가 되던 1978년에 세운 사회적기업가 지원 단체이다. 지금은 사회적 기업을 검증하고 지원하는 단체가 늘어났지만, 25년 이상 국제적인 네트웍을 가지고 이 일을 해온 단체는 아쇼카 뿐이라고 한다.

나이팅게일이 백의의 천사라고?

세계적으로 사회적기업 활동의 태동과 성장, 발전 과정을 살펴보려면 결코 ‘아쇼카’를 빼놓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은 아쇼카가 어떤 시스템으로 지구촌 곳곳에 숨어있는 유망한 사회적 기업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성장시켰는지를 소개하고 있다.

▲ 브라질 농촌에 값싼 전기를 공급한, 파비오 호사
▲ 간호혁명을 일으킨 사회적기업가의 원조, 나이팅게일
▲ 인도에서 긴급아동구호전화를 만든, 제루 빌리모리아
▲ 헝가리에 장애인 생활공동체 네트워크를 만든, 에르제베트 세케레시
▲ 브라질 의료서비스를 개혁한, 베라 코르데이루
▲ 저소득층 대학보내기 운동을 시작한 미국인, 제이콥 슈람
▲ 에이즈와 맞선 남아공 간호사, 베로니카 코사
▲ 인도에서 장애인 운동을 일으킨, 자비드 아비디
▲ 예방접종 어린이 생존 혁명을 이끈 전유엔아동기금 총재, 제임스 P 그랜트

이 사례를 보면, 많은 사람들이 나이팅게일이 왜 사회적기업가야?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런데, 사람들이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나이팅게일은 단순히 환자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는 백의의 천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가 1850년대 크림전쟁에서 많은 영국군을 살린 것은 밤낮으로 환자를 돌보는 정성이 아니라 영국군 야전병원에서 간호 및 의료시스템에 '혁명'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쟁에서 돌아온 나이팅게일은 30대 내내 열병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1910년 생을 마감할 때까지 줄곧 제대로 서 있기 힘들만큼 심한 현기증을 달고 살았다고 한다. 그는 단순한 환자를 돌보는 사람이 아니라 간호사를 전문직업인으로 변화시켰으며, 현대적인 간호시스템을 확립한 사회개혁가였다는 것이다.

“전 생애를 통해 나이팅게일은 1만 2000통의 서신과 200권의 서적, 각종 보고서와 논문 등을 쏟아냈다. 1859년 펴낸 <병원에 대한 견해> 초판본은 이후 병원 건축 이론을 혁명적으로 바꿔 놓는다.”(본문 중에서)

1860년에 쓴 <간호론: 참된 간호와 그릇된 간호>은 지금도 간호사를 꿈꾸는 모든 학생들에게 절대적인 지침이 되고 있다 것은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인 것이다. 이 책<달라지는 세계>에서 소개하는 사례들 모두 마찬가지다. 단순히 열정만으로 소외된 사람, 가난한 이웃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나이팅게일과 같이 새로운 혁신을 일으키는 사회적기업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아쇼카를 통해 발굴된 사람들이고, 아쇼카의 엄정한 심사를 거쳐서 지원을 받았고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사회적기업가들이다.

그런데, <달라지는 세상> ‘사회적기업가를 위한 교과서“라고 불리는 것은 단순히 성공사례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단순한 사례소개 뿐만 아니라 이들 사례를 통해서 사회적 기업의 성공요인을 분석하고 있다.

오늘날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의 현황, 사회적기업가의 역할, 사회적기업가의 문제해결 패턴, CIA와 같은 치밀한 조사와 평가, 혁신적인 조직의 특성, 성공하는 사회적기업가의 자질, 성공사례 벤치마킹하기, 제 4섹터로서 사회적기업의 발전가능성, 사회적기업 지원정보들을 모두 담고 있다. 또한 성공적인 사회적기업의 파트너 활동을 해온 아쇼카의 역할, 아쇼카의 사회적기업가 선발기준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사람이 없으면 '헛것'

<달라지는 세계>를 쓴 데이비드 본스타인은 사람에게 주목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사회적기업가들은 신화나 전설 혹은 박애주의자나 성자로 묘사되고 인식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사업이야기는 연구사례가 아니라 마치 동화같은 이야기로 전해졌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가 개인에 대한 신화같은 성공사례만 전해지고 있을 뿐 그들이 펼친 사업 방법에 대해서는 연구도 조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본스트인은 사회적기업의 성공 사례를 분석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가 사회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한다. 본스타인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에 대한 분석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사회변화 이론에서도 “아이디어가 주역이었고 사람은 관중이었다”고 한다.

빅토르 위고 역시 "전 세계의 모든 군대보다 더 강력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시의 적절한 아이디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그는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빅토르 위고 뿐만 아니라 사회변화 이론을 연구하는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데이비드 본스타인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이를 실현시킬 사람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마치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는 아이디어는 많이 있지만, 그것만으로 해수면 상승을 막을 수 없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뿌리를 내려, 확산되려면 활동가들을 필요로 한다. 숙련된 기술과 동기, 에너지, 우직한 고집을 가진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전진시키는데 꼭 필요하다. 그들은 설득하고 영감을 주고 매혹시키고 부추기고 계몽하고 마음을 감도시키고 두려움을 덜어주고 인식을 전환시키고 의미를 형성하고, 체제를 통해 거의 예술적으로 사회에서 변화를 유도한다."(본문 중에서)

그는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사례들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성공한 사회적기업에 관하여 연구하면서 한 가지 유형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변화의 근원을 추적 할 때 종종 현장의 뒤편에서 강박증에 가까운 열정을 지닌 개인들, 비전과 추진력과 목적의 순수함을 가지고 대단한 설득력을 발휘하는 뜨거운 에너지를 가진 사람들을 발견했다. 사람이 변화의 핵이었다."(본문 중에서)

박노해 시인이 말했듯이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하는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회적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아쇼카 역시 사람에 주목한다. 아쇼카는 다음과 같은 까다로운 선발기준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고 한다.

아쇼카가 펠로를 선발하는 첫 번째 선발 기준은 창조성이라고 한다. 목표선정 창조성, 문제해결 창조성를 가진 사회적기업가를 선발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기준은 기업가적 자질이라고 한다. 창조적이고 이타적인 사회적기업가는 많지만 기업가적 자질을 갖춘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아쇼가 펠로 중 십중팔구는 이 기준에 맞지 않아 탈락한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가의 머리 속에는 그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면 이 사회가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라는 비전이 있으며, 단지 그 아이디어가 어떤 지역에서 현실화되는데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으로 확대될 때까지 쉼 없이 달려 나갑니다."(본문 중에서)

"정말 진심으로 아이디어를 좇는 사람인가, 필요하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그 아이디어에 헌신하며 포기할 엄두조차 내지 않는 사람인가 입니다. 그리고 ‘어떻게’에 대한 답을 가진 사람입니다."(본분 중에서)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떻게 설득하고,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하고, 어떻게 기회를 활용하고, 어떻게 노동조합의 의사를 반영할 것인가와 같은 모든 '어떻게'에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사회적 기업가라는 것이다. 아울러 필요한 기업가적 자질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어야 한다고 것.

두 가지 사람에 대한 기준을 만족 할 때 아쇼카는 세 번째 기준은 아이디어를 살펴본다고 한다. 아이디어는 그가 아니어도 가능성이 있는 것이어야 하고 폭넓게 확산될 수 있어야 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네 번째 기준은 도덕적 결의라고 한다. 진정 신뢰할 만한 사람인가, 위험에 처했을 때 이 사람과 함께라면 마음을 놓을 수 있는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아름다운 가게, 우리밀과자 생산업체인 위켄, YMCA 카페 티모르, 막 퍼주는 반찬가게와 같은 사회적기업이 성장하거나 태동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힘으로 다가오고 있다. 많은 젊은이들에게 밝은 희망을 전해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가진, 희망과 포부를 사람들에게 이 책이 '청사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달라지는 세계>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 박금자 나경수 박연진 옮김 / 지식공작소 / 468쪽 / 1만9500원

관련기사 : '막 퍼주는 반찬가게'가 있다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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