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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토론

정몽준의원이 노동자였었군요?

by 이윤기 200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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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반론 해주신 글도 잘 읽었습니다.
의원 의정비를 임금노동자의 임금과 같은 것으로 보시는군요. 그리고 의원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시는군요. 저는 의원 의정비를 '급여'라고는 생각하지만, 임금노동자의 임금과 같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의원을 임금노동자라고 생각하지도 않구요.

그렇다고 하더라도 더 이상 이야기를 주고 받을 것도 없는 사람이라고 하신 것은 좀 섭섭하네요. 전 서로 어떤 의견이 다른지 명확하게 확인된 것 같아 시원한 느낌입니다.

▲ 경상남도의회 의정비 결정을 위한 공청회

"블로그로 이런 글을 순식간에 세상에 퍼뜨리는 지금 시대에" 제가 어떤 사람을 노동자라고 생각하는지 답하겠습니다.

연예인은 노동자인가?
연예인 중에는 노동자도 있고, 자본가도 있습니다. 많은 연예인들이 매니지먼트 회사와 계약을 맺어서 자신의 노동력을 팔고 임금을 받지요.  그냥 방송국 같은데서 출연료를 받는 살람도 있겠구요. 그렇지만, 연예인 중에는 자본가도 있습니다. 돈을 많이 번 연예인들이 회사를 만들어서 다른 연예인을 고용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리지요. 

요즘 연예인들은 연예대상에 상 받으러 나오면, 꼭 소속 회사 사장님께 인사드리더군요. 국내 최대 연예매니지먼트 회사를 운영하는 이수만씨는 연예인지만 자본가지요. 따라서, 구분없이 연예인이 자본가냐, 노동자냐 묻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시민단체 활동가는?, YMCA 실무자들은 노동자인가?
이건 좀 단순하지 않은 질문입니다. 연예인 보다 답하기 어렵지요. 제가 직접 관련된 곳이기도 하구요. 워낙 시민단체라는 것의 스펙트럼이 다양하고 규모도 다양해서 '일반화' 시키기 어려운 측면도 너무 많구요.

YMCA 활동가인 저는 노동력을 팔아서 임금을 받기는 하지만, 보통의 임금 노동자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YMCA 실무자이기 전에 YMCA 회원입니다. 회원들이 저를 고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회원인 제 스스로 저를 고용하고 있는 측면도 있입니다. 저는 고용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고용당하는 사람입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저를 포함하여 YMCA 회원이 100명이라고 하면, 그 100명이 자신들이 하려는 (YMCA 목적과 이념을 실현하는) 운동을 회원 중 한 명인 저에게(전업활동가로) 위임한 것이지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시민단체는 '협동조합'과 같은 방식으로 운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어느 정도 성장하여, 기구화된 시민단체에 처음 일하는 사람중에는 '임금 노동자' 처럼 고용된 분들도 있지요.

그렇지만, 시민단체 활동가로 일하는 사람이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조합원이 되면, 혹은 소속단체 회원이 되면), 권한과 책임을 함께 져야하는 것이지요. 단체 활동가에게 노동력만 제공하고 임금만 받아가라고 하는 단체라면 그런 단체에서 계속 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구가 큰 시민단체에는 시민운동과 직접 관련이 없는 운전하는 노동자도 있고, 시설관리하는 분도 있고 합니다. 이런 분들은 대체로 단체장과 근로계약을 하는데... 임금노동자라고 이해합니다. 때로는 이런 분들이 노동조합을 만들기도 하시지요.

연예인이 모두 자본가 이거나 혹은  모두 노동자가 아닌 것 처럼, 시민단체 실무자도 단순하게 노동자다, 아니다 라고 딱 잘라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요.

노동자 이야기 조금 더 할까요?
시의원이 임금노동자면, 정몽준 의원도 임금노동자가 됩니다. 그렇지만, 아무도 정몽준 의원을 임금노동자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이대로 나가면, 이명박, 이상득도 모두 노동자라고 해야 되잖아요. 급여 받는다고 다 노동자는 아니지요.

한 발 더나가 만약 정몽준의원이 자신이 회장인 현대중공업에 매일 출근해서 하루 8시간씩 현장노동자로 일을 하면 임금노동자가 될 수 있을까요?  그래도 정몽준 회장은 자본가지 노동자가 아닙니다.  현대중공업에 정몽준 회장 밑에서 월급 받는 사장은 그럼 노동자인가요? 급여 받지만 노동자라고 하지 않습니다.

상당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임금노동자들이 생산한 잉여가치를 '스톡옵션'같은 것으로 나누는 자본가지요? 그도 저도 아니어도 정몽준회장과 주주자본가들을 위해서 일하면서 자본가 계급의 이해를 대변하지요.

그래서, 대부분 노동조합에서는 사무직, 생산직을 가리지 않고 회사에서 일정 직급 이하만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즉, 노동력을 팔고 급여를 받지만 하위직급 노동자와는 계급적 이해가 다르다고 보는 것이지요.

저도 교사와 공무원이 노동자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설명드린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급여 받는다고 해서 교장, 교감이나, 장관, 차관, 국장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제가 노동력을 제공하고 급여 받는 의원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입니다. 물론 같은 이유에서 급여를 받지만, 정몽준 회장도, 정몽준의원도 이명박 대통령도 모두 노동자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혹시, 의원을 노동자라고 생각하시기 때문에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시는 건가요? 

의정비 차등지급은 과잉 경쟁을 조장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선거에 출마해서 국민과 계약한(약속한)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는 의원들, 의정활동을 고의로 게을리하는 의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입니다. 의정활동 잘 한 의원에게 의정비 몽땅 몰아주고, 의정활동 잘못한 의원에게는 최저생계비도 주지 말자는 승자독식의 '경쟁논리'가 아니라는 뜻 입니다.

따라서 의원들을 돈으로 줄세우는 것이 아니라 의정활동에 따라서 줄을 세우는 것이지요. 그리고, 약속 만큼 일하지 않는 책임을 의정 평가 보고서 만들고, 성명서 발표하고고, 술자리에서 욕하는 것으로만 묻는 것이 아니라, 의정비를 차등해서 주는 것으로 더 분명히 하겠다는 것입니다.

의원들에게 의정비를 차등지급한다고 과잉경쟁이 일어 날 것이라는 예측에도 공감이 잘 안되지만, "자신이 노동자인지 자각 못 한 대다수 국민은 더 똥줄이 빠질 것"이라는 표현도 어떤 연관이 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잘 안됩니다.

경쟁도 문제지만,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부동산투기 같이 경쟁도하지 않고 돈 버는 것이 더 나쁜 일입니다. 

의원들이 경쟁하면 세상이 나빠질 것이라는 말씀에도 공감이 안됩니다. 의원들이 경쟁해서 한나라당 처럼 열심히하면 세상이 나빠질 것이구요. 의원들이 경쟁해서 대부분의 민노당 의원들처럼 일한다면 세상이 좋아지겠지요.


덧 붙이는 글 : 제목이 저도 좀 마음에 걸리는군요. "정몽준의원은 결코 노동자가 아닙니다" 정도로 하는 것이 좋았겠다는 생각이듭니다.


의정비 차등 지급 4 - 정몽준의원이 노동자였었군요 
             반론 3=>   3- 의원 임금에도 자본논리를
의정비 차등 지급 3 - 이명박, 이상득이 임금노동자인가? 
             반론 2=>   2- 의원 임금에도 자본논리를
의정비 차등 지급 2 - 의정비는 자본의 논리로 도입되었다 
             반론 1=>   1- 의원 임금에도 자본논리를  
의정비 차등 지급 1 - 의정비 차등, 행안부 불가 방침 유감


덧 붙이는 글 : 의정비 차등지급에 대한 토론은 이번 글로 마무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