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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점점 누더기가 되어가는 창원 자전거 도로...

by 이윤기 2014.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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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고 이후 새로 주목 받은 신조어 중 하나로 '기레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기자 + 쓰레기를 기레기라고 한다더군요. 한 마디로 하자면 쓰레기 같은 기자를 일컫는 말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레기'들도 처음부터 '기레기'는 아니었을지도 모릅니다. 처음엔 멀쩡했던 기자들이 돈과 권력에 길들여져 '기레기'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원시에도 처음엔 멀쩡했다가 점점 더 누더기 걸레가 되어가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자전거 도로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창원시 자전거 도로는 지금처럼 '자전거 타기'를 강조하지 않았던 시절에 그 골격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미 30~40년 전에 창원시가 이른바 계획 도시로 개발 될 때부터 지금 있는 자전거 도로들이 만들어졌습니다. 


물론 그후 30여 년 동안은 자전거 도로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였습니다. 자전거 도로는 잘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기 때문입니다. 창원시에 자전거가 인구가 늘어나게 된 것은 공영자전거 '누비자 도입'이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30년 전 보다 점점 더 나빠지는 창원시 자전거 도로


창원시가 '환경 수도'를 선언하면서 여러가지 지속가능한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였고, 그 중에 하나로 공영자전거 누비자를 보급하면서 자전거 도로에 자전거가 늘어나기 시작하였습니다. 물론 창원시 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로도 자전거 도로를 확대하는 정책이 시행되었고, 최근에는 자전거 타기 붐이 일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자전거 타는 시민들은 점점 늘어나는데 비하여 창원시 자전거 도로도 점점 '쓰레기'가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창원대로 입니다.(다른 곳은 사정이 더 나쁘지만, 원래보다 나빠진 것으로 따지면 창원대로가 대표적입니다.) 창원대로는 통합 창원시를 대표하는 간선도로라고 할 수 있는데,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누더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 새로 장만한 로드 사이클을 타고 팔용사거리에서 가음정 사거리 구간의 창원대로를 직접 달려보았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자전거 도로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박완수 전 시장이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들면서 창원대로의 자전거 도로 폭을 절반 가까이 줄여버렸습니다. 


아직 전 구간 공사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이미 대부분의 구간이 자전거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으로 좁혀졌습니다. 원래 있던 자전거 도로는 자전거 두 대가 나란히 갈 수 있을 만큼 폭이 넓은 도로였습니다. 아마 국내에서 가장 폭이 넓은 자전거 도로였을텐데, 멀쩡한 도로에 복판에 화단을 만드느라고 수 백억원을 쏟아 부으면서 자전거 도로까지 망쳐버렸습니다. 


문제는 도로 폭만 좁아진 것이 아닙니다. 자전거 도로는 노면이 누더기가 되어 있었습니다. 공사 때문에 한 두 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전 구간 중에 멀쩡한 곳이 별로 없었습니다. 옛날에 만든 오래된 자전거 도로는 낡았지만 노면이 울퉁불퉁하지 않았었는데, 최근에 빨간색으로 포장을 해놓은 구간은 노면이 매끈한 곳이 없었습니다. 





창원대로 자전거 도로는 MTB 연습장?


바닥이 울퉁불퉁하기 때문에 MTB를 타고 가도 덜컹거리는 불쾌감이 온 몸으로 전해지는데, 로드 사이클은 그야말로 비포장길을 달리는 느낌이더군요. 최근에 화단형 중앙분리대를 만든 곳은 공사 잔해와 흙이 널부러져 있어서 노면이 미끄럽고 더 위험하였습니다. 


울퉁불퉁 파인 곳이 많아서 MTB를 타고 가면 '산악 자전거' 타는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겠더군요. 바로 옆에 있는 차도와 비교해보면 하늘과 땅 만큼 차이가 납니다. 자전거를 타고 차도 가장자리를 달리면 아무런 충격을 느끼지 않고 미끄러지듯이 도로를 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로 되돌아가면 울퉁불퉁한 길을 핸들을 꼭 잡고 달려야 합니다. MTB가 아닌 미니벨로로 생활자전거, 누비자의 경우에는 노면에서 전해지는 충격을 온몸으로 그대로 느끼면서 달려야 합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자전거 도로를 만들어 놓고 '환경수도' 운운하는 것은 참으로 기가막힌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나마 신임 시장은 전임시장이 해오던 '공영 자전거'나 '환경 수도' 같은 정책들에 큰 관심이 있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창원대로 자전거 길을 달리면서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창원 시장이 직접 (누비자)자전거를 타고 단 1번만 이 길을 달려본다면, 길을 이꼴로 그냥 놔둘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창원시에서는 가끔 시장이나 고위공무원, 시의원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는 (전시성)행사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을 비롯한 고위 공무원들과 시의원들이 참여하는 자전거 타기 행사는 '자전거 도로'에서 하지 않습니다. 그런 행사는 차량을 통제하고 그냥 차도를 달리기 때문에 평소에 자전거가 다니는 자전거 도로가 어떤 '꼴'인지는 알 수가 없는 것입니다. 


창원시 자전거 도로를 담당하는 공직자들이 직접 누비라를 타고 창원대로 자전거 도로를 단 한 번이라도 달려본다면 지금처럼 누더기로 방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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