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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단감...경남이 주산지라는데

by 이윤기 2014.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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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이 지천입니다. 경남에 살고 있는 저는 해마다 가을이면 후한 단감 인심을 경험합니다. 친척이나 직장 동료 혹은 친구들로부터 단감을 선물 받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가족들이 모두 밥보다 과일을 좋아하는데 밥 보다 과일이 훨씬 비싸기 때문에 언제라도 과일을 선물 받는 일은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경남에 단감이 흔하다보니 어느 해인가는 조금씩 조금씩 선물로 받은 단감을 김장 때까지 김치 냉장고에 저장해두고 먹은 기억도 있습니다. 


경남에 워낙 단감이 흔하다보니 이젠 전국 어디를 가나 단감이 흔한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단감이 가장 흔한 곳이 경남이라서 그런 것이더군요. 


경남은 세계 최고 품질 단감 생산지


사실 경남이 세계적인 단감 주산지라는 것오 불과 몇 년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블로거 팸투어에 참가(벌써 3년 전이군요)하였다가 단감에 대해 여러가지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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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이 지났지만 경남이 단감 주산지라는 사실을 여전히 변함이 없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사과, 포도를 비롯한 다른 과일들은 북방한계선이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단감의 경우는 경남 이외의 지역으로 확장이 쉽지 않아고 하였습니다. 


기후를 비롯한 자연 조건도 중요하지만, 다른 과수 작목들과 달리 단감의 경우 본격적인 수확을 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말하자면 투자 기간이 길기 때문에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단감 묘목을 심으면 처음 6~7년까지는 매년 거름, 비료, 농약 등 비용을 부담하면서도 제대로 수확을 할 수가 없고, 6~7년이 지나면서 수확이 시작되어도 제대로 수익을 올릴 때까지는 족히 4~5년은 더 지나야 한다더군요. 


단감나무를 심어서 경제성이 생기려면 10~15년이 걸리기 때문에 쉽게 단감 농사를 시도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요즘은 농업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에 10년 정도 과수원을 잘 돌보면 경제성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10년을 내다보고 투자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세계 최고 단감...흔하게 먹는 경남 사람들


따라서 지금도 경남은 전국 최대의 단감 주산지이며, 일본과 중국에서도 단감 재배가 이루어지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좋은 품질 좋은 단감은 경남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최근 시작된 중국 수출의 경우에도 최상품을 최고 가격에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였습니다. 


생산량 기준으로도 전국 생산량의 64%를 경남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수도권에서 유통되고 있는 단감의 80%는 전국에서도 품질이 가장 앞선 경남 단감이고 하였습니다. 예컨대 경남 사람들은 세계 최고 품질의 단감을 세계에서 가장 흔하게 먹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 블로그 팸투어는 '경남 단감 이야기'를 주제로 열렸습니다. 지난 26일(일) 농협중앙회 경남산지육성팀과 경남단감협의회(회장 김순재)가 공동으로 주최한 '경남 단감 이야기' 블로그 팸투어에 참가하여 서울에서 온 다른 2명의 블로그와 함께 영산농협 길곡지점에 조합원이신 최봉우님 단감 농장(신바람 농원)을 다녀왔습니다. 


블로그 팸투어였기 때문에 제일 먼저 홈페이지 운영이나 인터넷 판매에 관하여 물어보았는데, 홈페이지 운영이나 인터넷 판매를 해봤다가 낭패를 경험하였다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습니다. 




홈페이지, 인터넷 판매 득보다 실이 많더라


4~5년 전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를 만들고 인터넷으로 소비자 직거래를 해봤는데, "모두가 그런 것은 아지니만 멀쩡한 제품을 반품 시키거나 3~4개씩 담감을 빼내고 하자를 핑게로 반품하는 소비자들이 있어 그만두었다"고 하더군요.


멀쩡한 상품을 택배로 보내 놓으면 일부러 핑게를 만들어 '리콜'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있고, 그렇게 반품 받은 상품은 (판매 시기를 놓쳐) 다시 다른 사람한테 팔 수도 없기 때문에 경험한 후에 홈페지 운영도 인터넷 판매도 다시 시도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아울러 소량의 직접 주문이 드문드문 들어오면 그 때마다 별도로 감을 따고 박스 포장을 하고 택배로 보내는 일이 너무 번거로운 일이기도 하였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었습니다. 그런 여러 경험을 통해 신바람농장 최봉우님께서는 자신이 속한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전량 출하를 한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다른 분들처럼 힘들게 단감 농사지어 놓고 또 다시 판매를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단감을 수확하여 최종 판매하는 단계에서 적어도 7~8회는 단감 박스를 들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예컨대 나무에서 단감을 따서 플라스틱 상자에 담을 때, 수확한 단감을 창고로 옮길 때, 창고에 있는 단감을 출하장으로 옮길 때, 출하장에서 하차 할 때, 단감 선별을 위해서 옮길 때, 선별 된 단감을 상장에 담아 적재 할 때, 무게를 잴 때, 출하장에서 상차할 때, 하차 할 때 등을 모두 염두에 두면 7~8회는 된다고 하더군요.




유통과정 축소하고...판매 걱정 없이 농사짓는다


물론 규모가 큰 농장의 경우 기계화가 많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사람 손으로 박스를 옮기는 작업 횟수가 소비자들의 상상보다 훨씬 여러 번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최봉우님은 이런 복잡한 유통과정을 단순화 하고 출하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일이 없는 것이 참 마음이 편하다고 하였습니다. 


9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2달 정도 단감을 수확하는데, 전량 영농조합법인을 통해 판매하기 때문에 마음 편히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9월 초에 수확한 단감들은 바로 판매되고, 11월에 생산된 단감들은 저온 창고에 저장하였다가 3~4월까지 나눠서 출하하지만 어쨌든 농사를 지어놓고 판매를 못해서 고민하는 일은 없다고 하였습니다. 


경남 농협 관내에서 단감 농사를 하시는 분들 중에는 수출을 하시는 분들도 많은 최봉우님은 "수출도 고려 할 필요가 없을 만큼 현재의 출하 방식에 만족한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동남아 수출의 경우 저장성 때문에 크기가 작은 단감이 주로 수출되는데, 신바람 농장의 경우 큰 감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에 수출에 적합하지도 않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홈페이지 주소 소개나 블로그 소개 같은 것도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하였습니다. 단감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높아지고 소비자들의 수요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당장 판매에 도움되는 일은 아니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대신 좋은 품질의 단감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창녕군 영산, 길곡 관내 강감의 경우 일교차가 크고 충분한 일조량 덕분에 경남에서도 당도가 높은 단감을 수확하는 곳이라고 하였습니다. 





최봉우님은 "사실 주변에 단감 농사를 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이렇게 마음 편하게 농사를 하는 분들은 많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좋은 분들과 영농조합법인을 만들고, 꾸준히 공부하고, 농사기술을 서로 교류하고, 판로를 공동으로 개척하였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농사를 하고 있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아울러 영농법인을 설립하여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였기 때문에 수확도 여유있게 할 수 있으며, 한꺼번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 적은 인력으로 잘 익은 상품만 여러 차례로 나누어 수확한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농사 짓는 사람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판매 걱정 없이 단감 농사를 짓는다는 최봉우님이 많이 부러웠습니다. 신바람농장을 운영하는 최봉우님은 8200여평의 단감 농사를 하고 계시는데, 연간 50톤 이상의 단감을 생산하여 10만 박스 정도를 판매한다고 하였습니다. 실제 수확량은 이 보다 훨씬 많다는 말씀도 잊지 않았습니다.ㅣ


단감 묘목을 심어서 경제성이 생기려면 최소 10년이 걸린다는데 어떻게 이렇게 자리 잡을 수 있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선친께서 작은 규모로 단감 농장을 가꾸어 오셨기 때문에 비교적 고생을 덜하고 지금 규모로 키울 수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최봉우님은 농협에서도 공부하는 농업인으로 소개해 주셨는데, 마이스터 대학 단감 과정, 단감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하였으며, 단감 부문 으뜸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