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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야쿠시마 조몬스기

야쿠시마...10시간 산행 다음엔 온천 !

by 이윤기 2015.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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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가 살고 있는 야쿠시마 여행기⑦


조몬스기를 보고 온 야쿠시마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을 함께 했던 12명이 모여서 조촐한 평가회를 하였습니다. 3박 4일의 짧고 압축적인 여행이었지만 (모든 여행이 그렇겠지만)여느 여행과는 다른 경험이었기 때문에 모두 제 각기 다른 소외를 간직하고 왔더군요. 


일행 모두가 야쿠시마 여행과 조몬스기를 보러 가는 산행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기 때문에 여행사의 도움을 받아 여행 일정을 짰습니다. 전문여행사와 가이드의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3박 4일일의 짧은 시간을 압축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3박 4일 여정 중에 저희 일행들이 여행사에서 세워놓은 계획을 딱 두 번 변경하였습니다. 그 하나는 앞서 쓴 여행기에서 밝힌 것처럼 조몬스기를 보고 내려오는 하산 길에 일행 중 4명이 시라타니운수 계곡으로 길을 바꾼 것입니다. 


다른 일행들에게는 미안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원령공주가 탄생한 신비로운 이끼의 숲 '시라타니운수' 계곡으로 하산 길을 바꾼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야쿠시마 여행...탁월한 선택 두 가지  


두 번째 탁월한 선택은 조몬스기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숙소(민숙)로 가지 않고 야쿠시마 공항 건너편에 있는 '조몬의 숙소' 만텐 온천으로 직행하였다는 것입니다. 왕복 10시간이 넘는 산행의 피로를 풀어내기에는 '온천욕'이 최고였던 것입니다. 


1인당 1600엔이라는 입욕 요금이 다소 부담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산행으로 피곤에 지친 몸을 회복하기에는 온천욕이 최고라는 생각은 모두 같았습니다.



야쿠시마에는 온천이 여러 군데 있습니다. 하지만 안보에 숙소를 정한 우리 일행이 조몬스기 산행을 마치고 내려와서 대중교통편으로 갈 수 있는 온천은 이곳 밖에 없었습니다. 야쿠시마를 소개하는 다큐프로그램에 나오는 바닷가 노천 온천도 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다른 온천이 있는 것도 확인하였지만 대중교통편으로 다녀올 수 있는 거리가 아니었습니다. 


작은 어촌 마을인 이 섬 사람들은 대부분 전기차를 교통수단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자동차가 없는 주민(학생과 노인)들이거나 아니면 조몬스기를 보러 온 관광객들입니다. 그러다보니 대중교통은 아침 일찍 운행을 시작하지만 저녁에는 일찍 막차가 끊김니다. 


오후 6시에 만텐 온천에서 일행들과 만나 온천욕을 마치고 저녁 7시에 차로 10여 분 거리에 있는 안보에 있는 숙소로 이동할 때도 이미 노선버스는 끊겨 있어서 택시를 불러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은 섬에는 택시도 많지 않아서 같은 택시가 두 번을 왕복하면서 우리 일행을 태워주었고, 민박집 주인 아저씨가 승용차로 한 번 태워줘서 일행 모두가 숙소까지 30여 분만에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만텐 온천은 호텔을 겸하고 있는 온천입니다. '조몬의 숙소' 만텐에서 숙박을 하는 분들은 따로 온천 입욕료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만텐 호텔의 숙박요금은 2인 기준으로 최저 2만 5천엔에서 6만엔하는 곳이라서 안보에 있는 민숙 한 곳을 완전히 전세로 빌린 저희 같이 저렴하고 편안한 숙소를 찾는 단체 여행자들이 묶을 수 있는 곳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12명이 모두 모여서 저녁 마다 일본소주와 사케 그리고 일본 맥주를 마시며 친교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뒤풀이를 하기에 좋은 숙소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잠깐 살펴 본 외관과 안내문으로 봐도 신혼여행이라든지 혹은 다소 고급스러운 취향의 조용하고 한적한 여행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괜찮은 숙소인듯 하였습니다. (작은 섬이지만 여기 말고도 고급 숙소는 더 있었습니다.  


서론이 많이 길어지기는 했는데, 야쿠시마에 여러 날 머무는 장기 여행자가 아니면 조몬스기 산행을 마치고 갈 수 있는 온천은 입욕료가 다소 비싸더라도 야쿠시마 공항 건너편에 있는 '만텐 온천'을 이용하는 것이 최선에 가깝다고 하는 것입니다.



조몬스기까지 산행을 마치고 원점으로 회귀하던 길에 일행 중 네 명은 시라타니운수 계곡으로 길을 바꿔 산행을 하고, 다른 일행들은 아라카와 등산로 입구로 원점회귀를 하였습니다. 각자 다른 코스로 산행을 마친 후에 오후 6시에 만텐 온천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일행이 묵었던 민숙에는 2층에 2인실이 4개, 1층에 4인실이 1개 있는 비교적 넒은 숙소였습니다만, 유일한 단점은 짧은 시간에 12명이 씻기에는 샤워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조몬스기 산행을 마치고 숙소로 와서 줄을 서서 샤워를 하는 것보다 그냥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온천'에서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피로를 푼 후에 숙소로 돌아온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입니다. 


시라타운운수 계곡 주차장에서 택시를 타고 '만텐' 호텔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40분경 , 아라카와 등산로 입구로 원점 회귀한 일행들은 모두 온천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만텐 온천은 바깥에서 볼 때 약간 고풍스러운 막상 실내는 깨끗한 현대식 건물이었습니다. 각자 입욕료를 계산하고 수건 두 장씩을 받아들고 온천으로 향했습니다. 


큰 온천탕은 입구에서 제법 긴 마루를 따라 걸어가야 하는데 복도 중간 중간에 있는 유리창으로 낮은 건물의 호텔 숙소가 보였는데, 조용하고 깨끗하였습니다. 반대편으로는 '가족탕' 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더군요. 넓은 탈의실에서 옷을 훌훌 벗고 큰 수건 한 장은 옷장에 넣어두고 얇은 수건 한장만 들고 온천탕으로 들어갔습니다. 


비싼 온천답게 물살 세고 고급스런 샤워부스가 설치 되어 있었습니다. 가볍게 비누칠을 해서 샤워를 마치고 반대편에 있는 탕속으로 들어 갔습니다. 탕속에 들어가면 커다란 통유리 너머로 야외 온천탕이 보이고, 높은 울타리 너머로는 수수하지만 고풍스런 호텔 건물들이 보이더군요.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담그니 "어~어~' 하는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손으로 발바닥부터 종아리를 거쳐 허벅지까지 지압점을 찾아 꾹꾹 눌러주면서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씻어냈습니다. 두 개로 나눠진 실내온천탕은 냉탕과 온탕으로 나눠 있었는데, 물 온도는 그리 높이 않았습니다. 한 참을 앉아 있어도 이마에 땀이 맺히지 않더군요.


야외 온천탕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야외 온천탕은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대신에 온천수는 실내보다 한결 뜨거웠습니다. 10여 분이 지나지 않아 이마에 땀이 맺히더군요. 노천탕의 장점은 몸이 뜨거워도 머리는 시원하다는 것이지요. 이마에 땀이 맺힌 후에도 제법 더 앉아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찬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풍욕을 즐겼습니다. 


노천 온천도 두 곳으로 나뉘어 지는데, 노송나무로 욕장을 만든 작은 온천탕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소박한 정자 같은 지붕아래에 작은 탕이 있고, 두 사람 정도가 누워서 쉴 수 있는 평상 같은 것이 있더군요. 노송나무 욕장에 다시 한 번 몸을 담그고 이마에 땀이 맺힐 즈음 밖으로 나와서 평상에 누워 하늘을 보다 깜박 졸았습니다. 깜박 졸고 일어 났더니 몸은 가벼워졌지만 약간의 한기가 느껴지더군요. 


이번엔 다시 실내로 들어가서 건식, 습식 사우나를 차례로 들어갔었는데, 제겐 건식 사우나가 더 잘 만는 것 같았습니다. 건식사우나에서 다시 한 번 몸을 덮힌 후에는 냉탕으로 가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냉탕과 온탕을 몇 차례 오가면서 냉온욕을 하고 나니 일행들과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더군요. 


온천을 마치고 나니 몸은 날아갈듯이 가벼워졌습니다. 택시를 타고 산을 내려오면서 어께 허리가 조금씩 결리고 종아리 근육도 뻐근하였지만, 뜨거운 물에 온천욕 하고나니 피곤이 싹 가시더군요. 피곤을 씻어내지 않고 그냥 숙소라 갔더라면 나른한 시간을 보냈을 수도 있었는데, 온천욕을 마친 덕분에 저녁 식사와 뒤풀이 시간을 훨씬 활기차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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