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시콜콜

프라이드(?) 세워주던, 16년 지기의 추억

by 이윤기 2010. 2. 6.
336x280(권장), 300x250(권장), 250x250, 200x200 크기의 광고 코드만 넣을 수 있습니다.
728x90

지난 연말에 16년 동안 타고 다니던 프라이드 승용차를 폐차한 이야기를 몇 차례로 나누어 포스팅하였습니다. 16년 정든 차를 20년 못 채운 이유 그리고 16년을 무사히 타고 다닌 나만의 비법을 소개하였지요.

오늘은
16년 동안 생사고락(? 자동차는 좀 그런면이 있지요), 동고동락(?)타고 다녔던 프라이드에 얽힌 가지 추억을
기록으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2010/02/05 - [시시콜콜] - 신형원, 안치환도 함께 탔던 프라이드
2010/01/18 - [시시콜콜] - 자동차 오래 탄 나만의 비법
2010/01/15 - [시시콜콜] - 16년 정든 차, 20년 못 채운 이유
2010/01/14 - [시시콜콜] - 사연 많은 16년 지기와 헤어지다

▲ 굴뚝 마크가 선명한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16년 전, 시민단체 실무자가 뭔 돈으로 차를 샀나?

요즘이야 시민단체 활동가들도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환경을 걱정하면서 자발적으로 차를 없애는 사람도 있지만 시간을 쪼개는 단체 활동 때문에 승용차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16년 전 제가 프라이드를 구입하였을 때만 하여도 열댓명이 일하던 저희 단체에서 자동차가 있었던 사람은 저 한 사람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 단체에 한 대 있는 낡은 15인승 승합차가 전부였습니다. 


함께 일하던 당시 사무총장께서도 승용차가 없었고 오랫 동안 제 차를 많이 이용하였지요. 대체로 제가 차를 구입하고 나서 1~2년쯤 후에 동료 실무자 중에서 승용차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으까요.

사실 단체 실무자는 지금도 박봉이지만 그 때는 더 어려웠습니다. 제가 받는 실무자 급여로 승용차를 장만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고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자가용족이 될 수 있었을까요?

사실은 아들덕분이고, 실제로는 부모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결혼하고 첫 아이를 낳을 무렵이 되자 아버지께서 자동차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습니다. 맞벌이 하려면 매일 아이를 맡기러 가야하는데 차도 없이 아이를 안고 다녀야 하는 것이 영 맘에 걸리셨는지 차를 사는 것이 좋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저는 차를 구입할 형편이 안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자주 손자를 데리고 부모님을 뵈러 오라는 것"을 조건으로 자동차 구입 비용의 절반을 보태주시겠다고 하시는겁니다. 

결국, 등록비용을 포함하여 800여만원 중에서 절반인 400만원을 부모님이 보태주시고 나머지 금액은 12개월 할부로 '프라이드 베타'를 구입하였습니다.


▲ 앞문에서 뒷문까지 긁힌 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차 때문에 눈물 흘릴 뻔했던 기억

신혼초에 주택에 살다가 첫째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의 출산휴가가 끝나기 전에 아이를 돌봐주기로 한 처형이 사는 동네에 있는 아파트 이사를 갔습니다. 그러니까 '프라이드'를 처음 구입했을 때는 아버지 사시는 동네 근처 주택에 살고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별로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만, 주택가에는 따로 정해진 주차장이 없으니 퇴근 후에는 동네 골목길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우는 것이 당시의 주차문화였습니다. 제가 살던 집 담벼락에 주차하는 것이 가장 좋은데, 늘 저를 위해서 자리가 비어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퇴근 후에 골목길 적당한 곳에 차를 세울 수 밖에 없었습니다.

프라이드를 구입하고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어느 날, 아침 출근을 위하여 나갔다가 차를 보는 순간 울컥~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처참한 광경이 펼쳐져있었습니다. 누군가 못처럼 날카로운 물건으로 운전석에서부터 뒷문까지 가로, 세로로 좍~좍~ 긁어놓고 가버린 겁니다. 

아직 할부금도 까마득히 남았는데... 새 차 사고나서 한 달도 안 지났는데...소심한 아내는 두고 두고 안타깝고 속이 상해 어쩔 줄을 몰라하였습니다. 처참하게 긁힌 곳이 조수석 쪽이면 자주 보는 일이라도 없었을 것인데, 하필 운전석 쪽이 긁혔기 때문에 꽤 오랫동안 차에 타고 내릴 때마다 그 모습을 보면 화를 참을 수가 없더군요.

폐차 할 때까지 큰 사고도 없었고 한 번도 전체 도색을하지 않았기 때문에 위에 보시는 마지막 사진에 가로로 크게 한 줄, 세로로 여러 줄로 긁힌 흔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난 16년 동안 늘 이 긁힌 흔적을 보면서 타고 내렸지요. 처음에는 찢어지는 마음이었지만, 새차가 조금씩 헌차가 되어갈수록 마음의 아픔도 사라져가더군요.

그 뒤에는 쭉 경비원이 근무하는 아파트에 살았기 때문인지 이런 험한 일을 다시 격지는 않았습니다.
화가 나서 남의 차 쭉 긁고 가는 분들, 당하는 사람의 아픔을 한 번쯤 생각해주시면 어떨까요?

▲ 차는 폐차장으로 가고 열쇠만 남았습니다. 16년 사용하였던 열쇠입니다. 참 많이 닳았지요.


 

728x90

댓글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