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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21 과대포장 어워드 해봤더니...
  2. 2011.05.23 북유럽에서는 추위도 디자인해서 판다 (3)
  3. 2011.02.11 누가 군인들에게 살인면허를 주었는가? (8)
  4. 2010.02.17 전시회와 블로그가 찰떡궁합이라는데? (2)
  5. 2009.05.07 21세기를 준비한 생태적 선각자 100인

과대포장 어워드 해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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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민족 최대 명절 설 연휴 잘 보내셨는지요?지요? 코로나-19 때문에 가족들끼리도 서로 만나지 못한 아쉬움을 마음을 담은 선물로 대신 하신 분들도 많을 텐데요. 설날 선물을 주고 받으면서 실속보다 포장이 너무 거창하다고 느낀 제품은 없었는지요? 오늘은 마음을 담아 주고 받는 선물 세트들의 과대포장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제가 활동하는 마산YMCA에서는 설명절에 주고 받은 선물의 과대포장 문제에 대한 시민의식 조사와 함께 설 명절에 주고 받은 선물 박스에서 고정재나 완충재를 빼고 상자에 담에 과대포장의 심각성을 알리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캠페인은 과대포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설날 선물세트 ‘과대포장 고발 어워드’라는 이름으로 진행하였고, 많은YMCA 회원들과 시민들이 참여해주셨습니다. . 

캠페인을 통해 SNS에 공유된 명절에 주고 받은 많은 선물 셋트 인증샷들을 살펴보니 ‘‘과대포장’이라는 지적을 받을 만한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과대포장 제품들은 플라스틱 고정재에 담겨 있는 치약, 비누, 세제 제품들과 식용유, 통조림, 참치캔 같은 제품들이었습니다. 

명절에 많이 선물하는 과일 상자의 경우에도 플라스틱이나 종이 고정재에 담긴 제품들이 많았는데, 고정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25%가 넘어 보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환경부는  선물세트나 종합제품류의 과대포장을 막기 위하여 포장공간비율이 25%를 넘으면 과대포장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캠페인 기간에 시민들이 선물 받은 제품의 포장재를 빼내고 상자에 담은 인증샷을 SNS에 올린 것을 보면 포장재의 부피가 상자의 절반을 차지하고, 실제 내용물은 절반 정도 밖에 안 되어 보이는 제품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과대포장 제품들은 평소보다 설날이나 추석 같은 명절 선물세트가 유통될 때 더 많이 유통됩니다. 실제로 명절 연휴가 지나면 대부분의 아파트 재활용 분리 수거장이 명절 선물세트 포장재들로 산더미를 이루는 일이 허다합니다.

또 명절 선물은 아니지만 더 심각한 과대포장 제품들로는 충전기, 케이블, 이어폰, 마우스,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소형 가전제품들도 있습니다. 규정을 위반하여 유통되는 이들 제품 중에는 포장 공간 비율이 최대 85%에 이르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약 20년전부터 소비자단체들이 앞장서서 자원의 낭비를 막고 환경 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과대포장 문제를 지적해 왔고, 환경부가 정해 놓은 과대포장 기준이 있습니다. 이 기준은 지난 20년 사이에 수 차례 강화되어 과대포장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법적인 기준을 지켰는데도 소비자들의 눈높이에서 볼 때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제품들이 적지 않게 유통되고 있습니다. 

 

 

과대포장 기준...아슬아슬한 제품들 많아...

명절에 많이 유통되는 선물세트나 종합제품류의 경우 시민들이 육안으로 보기엔 틀림없는 과대포장이고 포장 공간 비율이 25%가 넘어 보이는데도 처벌을 받지 않는 것은 예외규정 때문입니다. 예컨대 상품끼리 부딪히지 않도록 하는 완충재와 고정재를 사용하는 제품의 경우 포장 제품 공간 비율을 적용할 때 실제 제품 크기의 2.5mm를 더하여 제품 크기를 계산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과일처럼 완충재, 고정재를 꼭 필요한 제품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완충재, 고정재가 없어도 유통 가능한 제품들까지 모두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내용물이 조금 부실해도 제품 전체의 부피를 크게 만들기 위하여 불필요한 완충재나 고정재를 사용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통조림이나 치약, 치솔, 식용유 같은 제품들이 바로 그런 제품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완충재나 고정재는 여러가지 규제가 있지만 여전히 플라스틱 고정재와 완충재가 많이 사용됩니다. 플라스틱의 경우 성형이 쉽고 대량제작이 가능하며 단가가  싸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를 포기하기가 쉽지 않은 까닭입니다. 

 

 

완충재...플라스틱을 종이로 바꿔도 폐기물은 여전


한편 최근에는 자원낭비와 환경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고 특히 노플라스틱 캠페인이 확산되면서 플라스틱 고정재를 사용하던 기업들 중에 종이 완충재 바꾸는 기업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지만 이 또한 재활용 폐기물 발생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그러면서 택배 포장 상자 사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종이 상자 품귀 현상이 생기고 있고, 관련 회사의 주식 가격까지 폭등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보니 종이 완충재 사용이고 해서 마냥 환영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처럼 고정재와 완충재 사용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이루어지는 것은 실용성보다는 과대포장을 해서라도 선물이 값어치 있어 보이게 하려는 상술도 문제이고, 고정재와 완충재를 사용하면 과대포장 기준을 완화해주는 제도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겉보기에 번지르르한 제품을 완성하는데는 과도한 완충재나 고정재가 제일 값싼 재료라는 것입니다. 

 

 

택배 늘어나면서...상자 포장 한 번 더


한편, 온라인 쇼핑과 택배 배송이 늘어나면서 사실상 모든 제품의 포장이 한 번 더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예컨대 환경부 기준은 대부분의 제품은 포장 기준 2차 이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겹겹이 과대포장을 못하게 한 것이지요. 하지만 택배로 배송되는 제품들은 거의 대부분 택배 상자에 한 번 더 포장되어 배송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포장을 한 번 더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그냥 제품 상자에 택배 송장을 붙여서 보내도 충분한 제품들도 관련 규정이 정비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택배 상자에 한 번 더 포장을 해서 배송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2000년 이후 과대포장을 막기 위하여 수 차례 관련 기준을 강화하였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의 기대 만큼 과대 포장이 개선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보기엔 바로 솜방망이 처벌 때문입니다. 

정부와 국회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에 정해 놓은 과대포장 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받게 되는 처벌이 최초 위반시 과태료 100만원, 2회 200만원, 3회 이상 위반시에는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제품 포장개선을 시키도록 되어 있습니다. 

 

투표만큼 강력한 소비자의 선택

처벌이 약하다보니 과태료를 내더라도 겉 보기에 그럴듯한 제품 포장을 판매 하려는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완충재와 고정재를 사용하는 선물세트나 종합제품류의 포장 비율을 계산할 때 가로, 세로, 높이를 2.5mm  늘여서 계산하는 예외규정도 없애야 합니다. 

지난 20년 사이에 소비자들의 환경의식이 크게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는 많은 소비자들이 과대포장된 제품을 오히려 기피하고 있습니다. 소박하고 적절한 포장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지속가능한 소비’라고 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 위기의 시대입니다. 다가오는 추석 때부터는 소박한 포장, 실속 포장이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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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서는 추위도 디자인해서 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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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황스자가 쓴 <북유럽의 매력 ICE>

인터넷으로 책을 고르면서 '황스자'라는 지은이 이름이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알고 보니 그는 대만 사람이다.

대만 사람이 쓴 책은 처음 읽게 되었는데, 대만 이야기가 아니라 북유럽에 관한 이야기다.

나는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을 잘 아는 박노자가 쓴 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를 통해 북유럽을 만났다. 내가 보기에 <북유럽의 매력 ICE>는 전반적으로 박노자가 쓴 책보다 나은 부분이 별로 없어 보인다.

박노자가 쓴 책은 처음부터 한국인 독자를 위해서 쓴 맞춤형일 뿐만 아니라 학자로서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이해와 사물과 사회현상을 보는 깊은 통찰력이 드러난다.

박노자는 북유럽 노르웨이에 대하여 일방적으로 좋은 점만을 기록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노르웨이의 역사와 한국의 역사, 노르웨이와 한국의 정치, 경제체제를 비교함으로써 사회문화적인 차이의 원인을 찾고 있다. 황스자가 쓴 <북유럽의 매력 ICE>는 사회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차이들에 주목하지는 못한다. 그냥 자신이 보고 경험한 것을 중심으로 솔직하게 느낀 대로 쓴 책이다.

그렇다면 북유럽이란 도대체 어떤 나라를 말하는가? 책을 읽다 보면, 노르웨이 이야기도 있고, 스웨덴 이야기도 있는데, 지은이가 말하는 북유럽 5개국은 대체 어느 나라일까? 책을 다 읽고 다시 한 번 꼼꼼히 살펴보아도 북유럽 5개국이 어느 나라인지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대체로 북유럽이라고 할 때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다섯 나라를 가리킨다고 한다. 다섯 나라가 함께 북유럽협의회를 구성하고 있고,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연구, 복지, 환경 그리고 국제문제에 관한 다양한 협의를 할 뿐만 아니라 북유럽 각료회의도 개최한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매력은 지혜, 창의력 그리고 기품

이런 점들을 보면, 황스자가 쓴 <북유럽의 매력 ICE>는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다섯 나라에 관한 이야기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책 제목이 주는 또 하나의 의문 'ICE'는 무엇인가?

지은이는 ICE에 두 가지 뜻이 있는데, 하나는 떠들썩한 것보다는 침묵을, 그리고 격정보다는 냉정을 우선시하는 북유럽의 슬로 템포 경제를 뜻하고, 다른 하나는 Intelligence(지혜), Creativity(창의력) 및 Elegance(기품)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라고 한다. 그는 Intelligence, Creativity, Elegance 이 세 가지를 북유럽이 가지는 경쟁력의 핵심으로 파악하였다.

그래서 황스자가 쓴 <북유럽의 매력 ICE>는 이 세 가지 주제별로 각각 몇 개의 에피소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쓰였다. 번역자는 대만과 북유럽을 비교하면 쓴 이 책이 우리에게도 유익할 수 있는 것은 대만이 한국과 비슷한 동아시아 국가이고 경제적인 발전 단계도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들은 일보다 여가 활동을 우선시한다. 평소에 자전거나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출근하며, 밤늦도록 친구들과 어울려 맥주를 마시고 심야버스를 타고 귀가하기도 한다. 자연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가족과 함께 기쁨을 나누는데 익숙하다고 한다.

"정부의 아낌없는 지원 아래 중산층도 예술, 음악, 건축 등의 창작을 구현할 수 있다. 이들 나라들은 균등한 부에 기초한 사회주의 국가이며, 정부는 수준 높은 교육 및 사회 복지를 제공하며, 이를 위해 국민들은 약 50% 정도 되는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불이 넘지만,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구매력은 대만보다 못하다." - 본문 중에서

북유럽인들은 명품을 고집하지 않으며, 유행을 좇아다니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인이 멋스러운 제품을 선택한단다. 국민소득이 높은 노르웨이에 루이뷔통 매장이 2006년에야 처음으로 생겼다고 한다. 그래서 자동차를 고를 때도 튼튼하고 기름을 덜 먹는 실용적인 차를 선호하지, 겉만 번지르르한 차는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사치스럽지 않은', '균등한 부'라는 경제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북유럽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은 것은 그들이 작은 일에도 만족을 느끼기 때문이라고 본다. 작은 일에도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인생을 잘 알고 아울러 인생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이다.

"소비는 인생에 대한 태도와 품위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사람은 저마다 나름의 소비 철학이 있으며, 자신의 스타일과 가치에 어울리는 것을 선택한다. 이런 물건들이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돈의 주인이 되어 돈을 쓰고 싶을 때는 쓰지만 평소에는 소박하고 간편하게 사는 것이야말로 내가 꿈꾸는 생활이다." - 본문 중에서

성은 일상적이고 즐거운 일

북유럽의 성교육에서 우리가 배울 점이 많다. 북유럽인은 아이들에게 성은 삶의 일부로 정상적이고 즐거운 일이라고 가르친다. 남녀는 서로 존중하고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북유럽의 개방적인 성을 문란한 것으로 오해하는 것은 순전히 아시아적인 사고방식이라는 것.

오히려 아시아 나라들에서는 어떤 여성이 눈길을 끌면 통상적으로 외모와 몸매가 가장 먼저 입방아에 오르지 그녀의 능력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결국 이것은 보이지 않는 성차별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술집에서 여성에게 술을 팔게 하는 것도 성차별이다. 북유럽 여성은 남성과 평등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남성의 보살핌을 받는 걸 싫어하고, 자신이 약자라는 느낌을 받는 행동을 불쾌하게 생각한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모두 마찬가지다.

결혼 형태도 많이 다르다. 우선 동거가 일반화되어 있다. 동거는 두 사람이 함께 가정을 꾸려가면서도 개인의 자유로운 신분을 유지하는 새로운 가정형태다. 어떤 통계에 의하면 노르웨이에서 출생 신고가 된 아이들의 부모 중 절반 이상이 동거상태라고 한다.

여성의 사회참여는 정치적으로도 많이 다르다.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보기 드물게 내각의 여성 비율이 50%에 달하는 정치적 남녀평등 국가다. 북유럽 여자들은 무척 독립적이고 강하다.

"북유럽에서 남녀평등 사상이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원인은 정부가 법적으로 여성들의 취업권을 보장했기 때문이다. 여성은 적어도 1년의 유급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다. 국가에서는 어린이를 사회자산으로 보기 때문에 출산 및 양육 지원을 중요사업으로 간주한다. " - 본문 중에서

국가가 부모와 함께 아이를 보살피며, 경제적 보조 및 충분한 출산휴가 등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결과적으로 여성들이 경제적 능력을 갖출 수 있게 해주었고, 남성은 일하고 여성은 집안을 돌봐야 한다는 성역할을 타파하게 된 것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전통적인 성역할 관념이 무너진 후에 가정이 더 화목하고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Finland Kakslauttanen _DSC18501
Finland Kakslauttanen _DSC18501 by youngrobv (Rob&Ale)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Welcome to the Ice Hotel
Welcome to the Ice Hotel by melolou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북유럽에서는 추위도 디자인해서 판다

"디자이너는 커피를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면서, 심지어는 화장실에 가서도 아이디어를 구상한다. 그러니 디자인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어쩌면 경치나 사물, 또는 당시 발생한 일, 아니면 디자이너가 길에서 만난 사람일지도 모른다. 이처럼 참신한 디자인은 모두 아름답고 흥미로운 흑은 뜻밖의 영감에서 비롯된다." - 본문 중에서

북유럽에는 도가에서 말하는 무위자연(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지)의 경지와 스스로 만족할 줄 아는 철학이 있다고 한다. 북유럽은 이런 '고요의 힘'을 라이프스타일에 적용해서 가식 없는 쿨함과 경제력의 원동력으로 삼는다.

예컨대 스웨덴은 너무 추워서 찾는 사람이 없는 랩랜드 지역을 '아이스 호텔'과 '아이스 바'라는 아이디어를 내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로 발전시켰다. 건물 전체가 얼음으로 만들어진 아이스 호텔은 겨울이 지나면 모두 녹아내려 이듬해 다시 지어야 한다.

아이스 바는 오랫동안 앉아서 술을 마실 수 없지만, 독특한 아이디어와 디자인 때문에 호기심 많은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한다. 마치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파는 아이디어와 다르지 않다. 이것은 교묘한 상술이 아니라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이루어낸 일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가진 이런 뛰어난 아이디어의 원천은 어디인가? 대체로 서로 다른 영역을 넘나들며 능력을 발휘하는 인재는 창의력이 뛰어나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은 시야를 가졌다. 또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영감을 떠올리는 데 매우 유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다른 분야에 열정을 쏟아 부어 얻은 경험은 인생에서 진귀한 자산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다르게 생각해보기'는 우리를 다양한 삶의 체험으로 이끌어준다. 그리고 어느 한순간 창의력의 근원이 바로 삶의 체험 안에 있음을 깨닫게 된다.

"집 안에 물건을 사들일 때 어른들은 '흰 것은 때 타기 쉬워', '이건 풍수에 영향을 줘서 안 돼' 등의 말을 한다. 이러한 고정관념을 가지고는 창의력이 발휘되기 어렵다는 뜻이다." - 본문 중에서

또한 창의력은 빠듯하게 채워지지 않는 느슨한 일상 속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채우기'에만 익숙하다. 모든 것을 잠시 뒤로 하고 휴식을 취하러 여행을 가면서도 여행 가방은 꽉꽉 채운다. 또한 항상 곳곳에서 들려오는 뉴스들로 머릿속을 꽉 채워야 안심할 수 있다. '비우기'를 해야 또 다른 것을 채울 수 있다는 진리를 모르는 사람들 같다.

지은이는 북유럽 사람들의 뛰어난 디자인 능력은 창의력에서 비롯되었다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결국 창의력이란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비우기'와 '다르게 생각하기'는 북유럽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우리 삶에도 지혜와 기품을 선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황스자가 추천하는 북유럽의 매력   
 
다음은 지은이가 추천하는 '놓치기 아까운 북유럽의 매력 10' 중에서 몇 가지를 추려서 소개한 것이다.

▲택시는 전부 벤츠다. 벤츠를 사고 싶어도 능력이 안되는 사람은 북유럽에 가서 택시를 타면 된다.
▲스노보드를 타면서 휴대폰을 건다. 무슨 일이 생기면 도움을 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훗날 스키장에도 '스키나 보드를 탈 때는 휴대폰 사용을 금합니다'라는 경고문이 생길지 모른다.
▲버스 기사가 5분이나 할애해서 길을 찾아준다. 뿐만 아니라 승객들도 모두 불평 없이 기다려준다. 버스 기사의 친절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진짜 궁금하면 박노자가 쓴 책 <좌우는 있어도 위아래는 없다>를 읽어라.
▲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사회이지만, 현지 여성들은 결코 문란하지 않다. 오히려 남녀가 평등하고 진실한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
▲줄을 서서 술을 산다. 높은 관세와 엄격한 규제 때문에 '주당'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사회다. 술은 어느 사회에서나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상품임에 틀림이 없다.
▲여자가 바깥일을 남자가 집안일을 고정관념을 타파한 사회, 그녀들은 평균 신장이 170cm가 넘고, 운동, 사이클, 남자 갈아치우기와 정치를 좋아한다.
▲노르웨이에서는 노르웨이어를 사용할 기회가 없다. 노르웨이어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 아니라 그들이 워낙 영어를 잘하기 때문이다.
▲커피를 마시면서 세탁하는 즐거움, 덴마크에는 세탁카페가 성업 중이다. 빨래방 같은 카페가 아니라 카페 같은 빨래방이 발로 번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유럽의 매력 I.C.E. - 10점
황스자 지음, 성은리 옮김/이스트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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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네오나 2011.05.23 14:2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북유럽은 디자인이 정말 생활화되어있다고 하더군요.
    그전에 알던 스웨덴사람은 이케아가 한국에 없는 걸 무척 서운해했죠.
    디자인 감각을 자랑하고 싶어서라고 하더라구요 ㅎㅎ

    • 이윤기 2011.05.26 09:3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이 책 보고 많이 놀랐습니다.

      그런데...이케아가 뭔가요?

    • 네오나 2011.05.26 12:41 신고 address edit & del

      이케아는 세계적인 가구 브랜드입니다. 저가임에도 디자인이나 편의성이 좋고 무엇보다 친환경 소재를 많이 쓰는 곳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누가 군인들에게 살인면허를 주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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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중순에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오랫동안 계획하였던 오키나와 평화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고난과 아픔의 땅'의 오키나와를 돌아보는 평화여행 일정에는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강연도 포함되었습니다.

2004년도에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읽고 받았던 강렬한 기억 때문에 오키나와에서 살고 있는 그를 직접 만나는 일정을 강력히 추천하였습니다.

오키나와 여행을 앞두고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를 직접 만나 강연을 듣기 위한 준비로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저자를 직접 만난다는 기대 때문이었는지 다시 읽는 책에는 더 많은 밑줄을 긋게 되었고, 여러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었습니다.

작년에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와 호리 신이치로의 대담집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을 소개하는 글(서평기사 [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태, 환경] - 경제성장을 멈춰도 풍요롭게 살수 있다면?)을 썼습니다만, 평화운동가로서 사상가로서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진면목을 공부할 수 있는 책은 역시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입니다.

비록 오래된 책이지만, 헌법과 평화, 국가와 폭력, 성장과 발전의 본질, 제로성장과 대항발전, 선거와 민주주의, 군대와 민주주의, 경제와 민주주의 같은 주제를 관통하는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일관된 정치철학을 배울 수 있는 책이기 때문입니다.


전쟁, 교전권, 사람을 죽이는 권리

전쟁을 하는 권리, 바로 교전권입니다. 교전권이라는 것은 전쟁이라는 특별한 상황에서는 사람을 죽여도 죄가 되지 않는 다는 권리입니다. 말하자면 사람을 죽이는 권리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교전권이 없으면 군대라는 것은 존립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군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람을 죽인다는 이 권리, 교전권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한 권리입니다. 군대가 군대이기 위한, 군대의 기본적인 '인권'인 것입니다. 인권이라고 하면 우습게 들릴지 모르지만, 군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매우 중요합니다."

생각해보면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전쟁에 나가서 사람을 죽였다고 해서 체포되어 처벌 받게 된다면 아무도 군대에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러미스 교수는 전쟁에는 물건을 운반하고, 굴을 파고, 건물을 짓는 등 여러 가지 활동이 있지만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것은 '상대방을 죽이는 활동'이라고 주장합니다.

제네바협정에 따르면 전쟁 중에 적의 군대를 죽인 것이 명백하여도 포로가 되었을 때 죽이거나 괴롭힐 수 없으며 재판에도 회부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전쟁이 끝나면 살인범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영웅이 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교전권은 근대국가의 기본적인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국가는 어떤 조직도 가지고 있지 않은 '정당한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국가에 의해서 행사되는 폭력은 폭력이라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테러리스트가 레스토랑에 폭탄을 던져 몇 사람이 죽으면 심각한 폭력이라고 느끼지만, 국가가 전쟁을 일으켜서 수백, 수천 명이 죽은 경우에는 폭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국가에 폭력을 행사할 권리를 부여한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러미스 교수는 국가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부여한 결과는 국가권력의 남용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합니다. 20세기, 100년 동안 국가에 의해서 살해된 사람은 외국인이나 적이 아니라 절반이상이 자국민이었다고 합니다.

"국가에 의해서 살해된 사람은 100년 동안 2억 331만 9000명, 즉 2억 명에 달합니다... 살해된 것은 외국인보다도 자국민 쪽이 압도적으로 다수입니다. 럼멜에 의하면, 국가에 의해서 살해된 약 2억 명 가운데 1억 2954만 7000명, 약 1억 3천만 명이 자국민이라는 것입니다."

"교전권, 즉 전쟁을 해도 좋다는 '살인면허'를 얻은 국가가 차례로 세계전쟁을 일으켜 타국민과 자국민을 대량으로 살해해왔습니다. 그리고, 앞서 말한 1989년에서 1998년 사이에 일어난 108건의 분쟁 가운데 92건이 내전입니다. 즉, 국가와 자국민과의 전쟁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래 필리핀 군대, 인도네시아 군대, 멕시코 군대는 모두 군대를 동원하여 자국민을 살해하였다는 것입니다. 코스타리카가 평화헌법을 만든 것도 침략전쟁 때문이 아니라 군부의 군사쿠데타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합니다. 정부가 국민에게 가하는 폭력을 제한하기 위하여 평화헌법을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국가와 군대는 자국민과 비전투원을 주로 살해했다

한편 국가가 살해한 2억 명은 대부분 비전투원이었다고 합니다. 훈련받은 전투원보다 훈련을 받지 않은 비전투원들이 더 많이 죽었다는 것입니다.

"국가에 의해 살해된 2억 명 중에 '정당한'(?) 전사자는 3402만 1000명이지만, 국가에 의한 민살(민간인학살)은 1억 6919만 8000명, 약 5배나 됩니다."

"국가에게 사람을 죽여도 좋다고 허가한 결과, 그 허가를 이용하여 국가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을 죽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국민들이 국가에게 '죽여도 좋다'고 허락하였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일본의 경우 군사적으로 가장 강성했던 시기에 가장 많은 일본국민이 폭력에 희생당했다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에도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근본적으로 매우 폭력적인 사회인 미국은 베트남 전쟁이래 훨씬 더 폭력적으로 변하였다고 주장합니다.

"매년 몇 십 만의 사람들이 살인훈련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단히 큰 살인학교가 있어서, 미국에서 몇 백 만 명의 - 주로 남자들 - 사람들이 그 살인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그 살인학교라는 것은 물론 군대입니다."

군대의 가장 큰 목표는 죽이는 일에 관한 저항을 없애는 훈련을 하는 곳이라는 겁니다. 죽이지 못하는 인간을 죽이는 인간으로 훈련시키는 곳인 셈이지요. 그는 미국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살인과 테러, 총기사건은 모두 국가가 실시하는 체계적인(?) '살인훈련'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 지난 1월 16일 오키나와의 사키마 미술관에서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경제가 발전하면 빈부격차도 '발전'한다

러미스 교수는 '경제발전' 혹은 '발전'이라는 말에는 '착취'라고 하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트루먼 시대 이래로 외국의 자본이 들어와 자연을 파괴하고 전통적인 문화를 바꾸고 착취하는 것을 '발전'이라고 여기는 기이한 현상이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하였다는 것입니다. 

"바깥에서 자본이 들어와 자연을 파괴하고 전통적인 문화를 바꾸고 착취합니다. 그런데, 그것을 발전이라고 부르면... 내정 간섭이 아니라 발전, 착취가 아니라 발전, 폭력적인 변화가 아니라 발전, 어떤 문화, 어떤 사람들이 내재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능력을 해방하는 것과 같은 뜻이 됩니다."

따라서 이른바 근대화라고 하는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은 곳에서는 근대적 착취도 이루어지기 어려웠다고 말합니다. 유럽이 식민지를 처음 개척할 때만 하더라도 임금노동을 하겠다는 현지인이 없었다고 합니다.

"돈을 줄 테니 여덟시간 일하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들은 하려고 들지 않았습니다. … 그들에게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매일 여덟시간이나 열시간씩 일을 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렇게까지 해서 사고 싶은 게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일하기를 거절했습니다."

식민지에서 강제노동이 이루어진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돈을 주고 일을 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강제노동을 시킬 수밖에 없었던 측면이 있었다는 겁니다.

아울러 간접적인 강제노동이 정책적으로 뒷받침되었다고 합니다. 바로 세금제도를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돈으로 세금을 내기 위해서는 돼지, 닭 그리고 농작물이 아니라 '돈'이 필요하였고 공장에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1930년대만 하여도 백과사전에는 이런 노동을 모두 '강제노동'이라고 하였다는 것입니다. 산업화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유럽에서는 임금노동이 모욕으로 받아 들여졌다고 합니다. 1930년대 백과사전에 견줘보면 오늘날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후자의 강제노동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러미스 교수는 '경제가 발전하면 모두가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역시 허상을 쫓는 일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제 3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은 발전이 부족하여 가난한 것이 아니라 경제가 발전하였기 때문에 자급자족의 경제를 빼앗기고 과거보다 훨씬 더 가난해졌다는 것입니다.

모두가 경제발전을 이루는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지구자원은 그런 경제 성장을 뒷받침 할 수도 없다고 말합니다. 세상 모든 가족이 자동차를 한 대씩 갖게 되면 석유는 불과 수개월 밖에 지탱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성장해도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다

한편, 부자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상대적인 개념이라는 것도 분명히 주지시켜줍니다. 돈이 힘을 발휘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돈이 없을 때만 힘을 발휘한다는 것입니다. 돈을 갖고 싶어 하는, 그렇지만 돈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있을 때만 돈이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지요.

경제가 발전하고,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전하여도 빈곤은 해소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경제발전이나 기술발전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상품은 더 많은 사람들을 가난한 사람이 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기술은 그 기술을 살 수 없는 사람들을 가난뱅이로 만든다는 것입니다.

러미스 교수는 빈부격차는 경제활동을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단언합니다. 빈부격차는 오직 정치활동을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책을 바꾸고 사회구조와 경제구조를 바꾸어야 빈곤의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제로성장'과 '대항발전'이 유일한 희망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파이를 키워도 조각이 더 이상 커지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항발전의 첫째 목표는 곧 줄이는 발전입니다.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는 것입니다. 각자가 경제활동에 쓰고 있는 시간을 줄이자는 것입니다. 가격이 붙은 것을 줄이자는 겁니다. 대항발전의 두 번째 목표는 경제 이외의 것을 발전시키자는 겁니다. 경제 이외의 가치, 경제활동 이외의 인간활동, 시장 이외의 모든 즐거움, 행동, 문화 그런 것을 발전시키다는 뜻입니다."

제로성장, 대항발전이 '희망'이다

일과 소비에 중독된 삶을 버리고, 값이 매겨져 있지 않은 즐거움, 사고파는 일과 관계가 없는 즐거움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러미스 교수가 주장하는 '대항발전'은 경제가 성장하지 않아도 좋으니 의미 없는 일, 세계를 망치는 일, 돈을 제외한 다른 가치가 나오지 않는 일은 줄여가자는 것입니다.

물건을 조금씩 줄여가며, 최소한의 것만으로도 별탈 없이 살 수 있는 인간이 된다는 뜻이며, 인간의 능력을 대신하는 기계를 줄이고, 인간의 능력을 증대시키는 도구 사용을 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TV를 켜고 '문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창조하는 것, 기계로 음악을 듣는 대신 악기를 다루고 춤을 추고 연극을 만든 것이 대항발전이라고 말합니다. 뿐만 아니라 대의민주주의는 속임수라는 것, 기회의 평등이 아니라 결과의 평등이 진짜 평등이라는 진실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를 쓴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는 탁월한 안목과 학문적 깊이를 가진 뛰어난 '사상가'입니다. 국가의 폭력성, 경제성장의 허구성, 대의민주주의의 속임수를 이처럼 명확하게 드러내어 알기 쉽게 보여주는 책을 일찍이 보지 못하였습니다.

<관련기사>
2011/02/06 - [여행 연수] - 오키나와, 미군기지가 있어 더 위험한 땅이다
2011/02/05 - [여행 연수] - 민중미술의 선구자 케테 콜비츠
2011/01/29 - [여행 연수] - 전쟁의 진실을 전하는 예술의 힘, 사키마 미술관
2011/01/22 - [여행 연수] - 오키나와 류큐왕국을 아시나요?
2011/01/19 - [여행 연수] - 동아시아 평화의 교차점 오키나와를 가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10점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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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해찬솔 2011.02.11 15:06 address edit & del reply

    <살인면허>어느 누구에게도 없죠...

    • 이윤기 2011.02.13 07:45 신고 address edit & del

      현실을 놓고 보면, 전시에 군인들....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 받은 국가가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지요.

      러미스 교수는 그런 점을 지적하였다고 봅니다. 그래서 평화헌법이 필요하다는 거지요.

  2. 렌즈캣 2011.02.11 17:24 address edit & del reply

    소양이 없어 모르고 있던 책이었는데 좋은 책 추천받은 듯 싶습니다. 당장 구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 이윤기 2011.02.13 07:4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꼭 읽어보셔요.
      더 이상 발전하지 않고...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길이 보입니다.

  3. 耽讀 2011.02.11 18:53 address edit & del reply

    일만 잘하면 된다는 어느 분이 계십니다. 일에 중독되었습니다. 정말 쉼이 필요합니다.

    • 이윤기 2011.02.13 07:51 신고 address edit & del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은 참 중요하지만...일에서만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인것 같습니다.

  4. 대륙엠 2011.02.11 21:45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쩌면..

    제가 생각하고 있고, 의문에 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다 녹아있네요.

    감사합니다.^^

    • 이윤기 2011.02.13 07:5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아주 좋은 책입니다.

      러미스 교수의 책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시기 바랍니다.

전시회와 블로그가 찰떡궁합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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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즈키 사토시가 쓴 <MICE
[각주:1]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

일본의 대표적인 이벤트 제작 회사에 근무하는 스즈키 사토시가 쓴 긴 제목의 책 <MICE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를 소개하게 된 것은 이 책 출판에 참여한 기획자와의 작은 인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기획에 참가한 저의 지인은 오래전 마산MBC에서 방송작가로 일하였는데, 지금은 출판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관심있는 책을 소개한다는 소문(?)과, 매일 적지 않은 방문자가 제 블로그를 방문한다는 것 때문에 일부러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솔직히 '전시회'는 저에게 관심있는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얼른 읽고 싶은 책들이 밀려 있어서 책을 받고서 여러 날이 지나도록 이 책 <전시 성공 노트>를 쉽게 손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설 연휴 마지막날 작심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깊은 관심을 가진 주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딱 3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단숨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단숨에 책을 읽은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 책이 '전시회'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도록 비교적 쉽게 그리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씌어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책의 맨 뒷부분에는 전체 내용을 요약해놓은 요약문도 실려있고, 전시회 관련 용어 해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은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듯이 씌어 있어 전체의 내용과 각장의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주제별로 요약된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 글자가 크고 줄 간격이 넓기 때문에 두께에 비하여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전시회 + 블로그 = 강력한 마케팅 툴

한편, 책을 읽기 전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전시회'라는 주제에 관심을 연결시켜준 것은 옮긴이의 글에 나와있는 '전시회 + 블로그 = 강력한 마케팅 툴'이라는 문구에 설득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과 정보가 한 곳에 집결된 그곳에서 시작된 어떤 이야기 혹은 정보가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간다면 그 파급력이 어떨 것인가........전시회, 그것은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도 아니고 정적인 공간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마케팅의 트랜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전시회에서 쏟아진 수많은 정보와 담론이 천리 그 이상을 갈 것이다."

블로그를 일상적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블로거로서 책을 시작하는 '옮긴이의 글'에 나오는 전시회와 블로그가 궁합이 잘 맞는 마켕팅 툴이라는 설명에 상당부분 공감하였기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을 것 입니다. 아울러 전시회가 "수 많은 사람과 정보가 한 곳에 집결 된 곳"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구요.

블로그 등장과 보급은 전시회의 중요성을 더욱 증가시켰다고 합니다. 전시장을 찾는 고객 중에 자신이 체험한 상품과 참가 기업들에 대해 자세하게 포스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그 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시회에 대한 내용이나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들이 주위의 관심 층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인용되면서 정보는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마련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체험이 가능한 전시회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발신하는 경우 다른 미디어 이상의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면서 확대되어 '신뢰할 만한 정보원'으로서 시장에 커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시회는 블로그의 발전에 의해, 상품과 서비스의 정보를 유통하는 기점으로서 더욱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전문가들이 전시회의 체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블로그에 감상을 올리기 때문에 영향력이 상당합니다."(스즈키 사토시)

책을 읽고 보니 저자에 대한 소개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책을 쓴 스즈키 사토시는 일본 최대의 이벤트 회사인 TOW 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는 플래너입니다. 그는 박람회, 전시회, 캠페인, 이벤트 회의 등 행정이벤트에서 기업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연간 100편 정도의 이벤트 기획을 하고 있답니다.

그는, TOW가 주재하는 이벤트 플래너 스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에 걸쳐 실시한 IT계열의 대형 전시회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실제로 열렸던 전시회의 경향을 연구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시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4년간에 걸친 앙케트, 행동조사 등 실질적인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시회가 어떻게 이용되고 있으며, 전시회를 통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즉, 이 책은 실제로 비용을 부담하면서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여 참가하거나 혹은 전시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기획자들을 위하여 씌어진 책인 셈입니다.

'전시회'라고 하는 주제에 관심이 없었던 저는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고, 연간 100회가 넘는 전시회를 기획하는 전문 플래너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 이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을 번역한 분들이 국내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전시회'라고 하는 새로운 사람과 정보의 유통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전시회가 중요해진 이유

그렇다면, 인터넷과 초고속 통신이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전시회가 유효한 커뮤니케이션이 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한편 타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상품은 훨씬 기능적으로 바뀌었고 서비스는 나날이 세분화되기 시작했다........소비자는 생활가전에서부터 IT를 이용한 자산운용 및 여행에 이르기까지 넘쳐나는 다양한 선택 앞에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것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처럼 기능이 급속도로 복잡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사용하던 물건들도 선택하기가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요듬은 판매점 직원들조차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화 다양화되었고, 예전에는 없었던 가전제품들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가전제품이나 IT계열의 상품들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이나 여행 등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내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하고 불안을 느끼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구매 결정을 하기 전에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품과 서비스는 복잡해지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 광고나 전단지, 카달로그를 아무리 살펴봐도 자신에게 적절하고 명확한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구매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들은 그 방면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제 삼자의  평가나 정보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데 친구나 전문가의 평가 혹은 전문 미디어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 바로 다음과 같은 정보 획득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 입니다.

① 경쟁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가급적 비교하고 직접 만져 본 후에 구매하고 싶어 한다.
② 다양한 종류의 상품, 기능 격차의 감소, 유사한 가격대 때문에 상품 선택이 어려울 경우 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의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이런 정보 획득 과정을 전시회와 연결시켜 보면, 전시회가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방문객의 입장에서 "사지 않으면 미안하다는 불편함 없이 의문점에 대해 질문할 수 있고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실감할 수 있는 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주택건설 회사가 주택을 전시하는 이유는 소비자는 직접 눈으로 보면 구매의욕을 자극받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고, 만지고, 설명을 들으면 단번에 구매의욕이 솟게 됩니다. 이것과 유사한 매력이 전시회에 존재합니다. 또 전시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곤다 야스히로)

결국, 전시회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정보획득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입소문을 타거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확산될 기회를 만들어 냄으로써 광범위한 마케팅 효과를 발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즈키 사토시가 쓴 <MICE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는 바로 전시회가 마케팅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바로 이점에 주목하여 씌어진 책 입니다. 성공적인 활동을 하는 전시 플래너로서의 경험과 4년 동안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전시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입니다.

이 책은 전시회의 목적, 전시회의 기획, 고객 접촉 방법, 스태지 프레젠테이션, 시연, 전문가 설명의 중요성, 방문객의 행동 분석, 접촉의 질을 높이는 전시회 구성, 접촉 인원수를 늘이는 전시회 구성, 그리고 프라이빗 전시회의 특성과 실제, 퍼블릭 전시회와의 비교 등 프라이빗 전시호의 설계와 방법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시성공노트 - 10점
스즈키 사토시, 한상국 외 옮김/유니원 미디어


  1.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대회(Convention), 전시박람회(Exhibition)의 머릿글자를 따서 MICE라고 한다. MICE는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 굴뚝없는 황금의 미다스 같은 수식어가 붙으며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이 MICE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크게 보면 비지니스 관광산업으로도 볼 수 있는 MICE는 래래 산업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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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자격증 2010.02.17 13:20 address edit & del reply

    http://lote9797.com/ 자격증 114 국내최대 국가기술자격증, 공무원시험 필기/실기시험 기출문제 사이트

  2. 서혜영 2010.03.09 18:20 address edit & del reply

    낯익은 책표지를 보고 읽고 갑니다. 본의 아니게 강매(?)하고 책장에 모셔두고 있는데, 시간내서 한번 읽어 봐야 겠네요^^

21세기를 준비한 생태적 선각자 10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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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티시 쿠마르, 프레디 화이트필드가 엮은 <희망의 근거>

일전에 녹색성자 '사티시 쿠마르' 전기 <끝없는 여정>을 읽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끝없는 여정>은 인도 출신 평화운동가이자, 녹색운동가이며, 교육운동가인 사티시 쿠마르가의 여정을 기록한 회고록입니다.

아홉 살에 스스로의 결심으로 자이나교 승려로 출가하였다가 비노바 바베와 함께 토지헌납운동에 참여하고, 핵무기 폐지를 내걸고 소련과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걸으며 평화운동가로 살았습니다.

반핵평화행진과 이후 영국에 정착하면서 농촌공동체운동과 작은 학교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동지이자 스승인 슈마허의 영향을 받은 세계적인 녹색사상 연구기관인 '슈마허 대학'을 설립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운동과 더불어 <리스전스>라는 잡지의 편집을 맡아 수많은 생태적이고 영적이며 교육적인 경험을 소개하는 일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 소개하는 <희망의 근거>는 바로 지난 수년 동안 <리스전스>에 소개되었던 생태적 선각자들 중에서 100명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인명사전과 같은 책 입니다.

<리서전스>는 물질 만능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상호성과 호혜주의 그리고 연대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그리고 지속 가능성과 영성과 검소함의 세계가 소비주의와 물질주의와 군사주의의 세계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옹호하는 잡지입니다. 

생태주의와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이 잡지는 위대한 생태적 선각자들, 사상가들, 활동가들이 명료하게 표현한 비전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희망의 근거>에 수록된 선각자들은 <리스전스>에 정신적 영향을 미치고, <리스전스> 지면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리스전스>에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들의 목록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사회적 선각자, 생태학적 선각자, 영적 선각자 100인을 소개한 <희망의 근거>는 각 100인의 필자들이 쓴 글을 사티시 쿠마르와 프레디 화이트필드가 모아 엮은 책 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세밀하게 소개하였다기 보다도 각각의 선각자들을 가까이서 지켜 본 사람들이 그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씌어진 인명사전과 같습니다.

저는 책을 시작하면서, 우선 제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안 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전기 혹은 그들이 쓴 책을 읽어 본 사람들만 세어 보았더니, 모두 20명 입니다.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슈마허, 아웅산 수지, 밥 딜런, 무하마드 유누스, 아룬다티 로이, 제리 맨더, 에리히 프롬, 이반 일리치, 비노바 바베, 알베르트 슈바이처, 레이첼 카슨,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 제인 구달, 달라이 라마,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틱 낫한, 융, 카릴 지브란

100명 중에서 20명은 이름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외 80명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득, 세상이 이 만큼이라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제가 모르는 80명의 선각자들, 그리고 이 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였지만, '생명과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선출된 정부는 '민주주의' 라는 착각(?)

바람직한 식사에 관심이 많은 저는 '프랜시스 무어 라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던 그녀는 보장된 학위를 버리고 허름한 대학도서관으로 들어갑니다.

"주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기아와 고통의 근본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길을 택해야 그 근본원인들을 처리할 수 있을까?...... 그때부터 30년 넘게 갈고닦으며 15권의 책을 저술하게 되는 연구접근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직감을 따랐다."(본문 중에서)

'왜 굶주리는가?' 에서 시작한 그녀의 고민은 '풍요로운 세상에 왜 굶주리는가?'로 바뀌었고, 그 해답으로 그녀는 세 번째 저서인 <작은 지구를 위한 식사>를 집필하게 됩니다. 본래 친구들과 나눠 읽으려고 제작된 소책자는 무려 35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이 책은 기아의 근본원인과 우리의 음식 선택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사고의 혁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류의 책들이 적지 않게 출간되고 있지만, 처음 출간된 1971년에는 당대의 바이블에 속하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쓴 책 가운데 눈에 띄는 다른 책으로 <민주주의의 경계>가 있습니다. 그녀는 양파의 껍질을 벗겨내듯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접근한다는군요. 촛불 집회 1년을 맞이하면서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역사적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선출정부와 시장경제의 합이 아니다." 라는 그녀의 통찰이 가슴에 꽂힙니다. 그녀는 식량 결핍이 아니라 민주주의 결핍으로 가난과 기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Think Global, Act Local는 흔히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지구 정상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수 많은 구호 중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구호는 전 세계 시민운동가들의 가슴에 새겨진 중요한 경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표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스코틀팬드 태생의 '근대 도시계획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패트릭 게디스'라고 합니다. 그가 1915년에 쓴 <진화하는 도시들>에 이미 이 표어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고 부르는 것의 개척자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합니다.

그는, 20세기 초에 이미 '자연기아'라는 용어를 사용하엿다고 합니다. 마을과 도시의 중심에서 점차 자연을 제거한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결정에 절망하였다는 것 입니다.

"산업혁명 이래로 줄곧,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사물에 희생해왔고, 삶이 대규모로 기계에 종속되어왔다." (본문 중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여보고 냄새 맡고 맛보려는아이의 욕구는 모두 참되고 건간한 갈망이며, 좋은 가르침이란 지식이나 규율이 아나라 기쁨을 통해 시작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본문 중에서)


일찌기 그는, 아이들을 자연에서 벗어나게 한 후에 자년에 관해 읽거나 안전한 곳에서 자연을 내다보는 교육체계는 엉터리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100년을 앞선 그의 선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인 만성적인 '자연기아'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땅은 상품이 아니라 공동체 이다.

"우리는 땅을 남용한다. 그것을 우리에게 속하는 상품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땅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우리가 그 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땅을 이용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이른바 '대지윤리학'의 창시자 알도 레오폴드가 남긴 말 입니다. 돈을 주고 구입한, 부모에게 물려 받은 땅을 '내 땅'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새겨 보아야 할 말 입니다. 땅은 누군가에게 속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우리가 땅에 속 할 뿐이지, 결코 땅이 우리에게 속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마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에 관한 생각을 듣는 것과 비슷합니다.

미국 삼림청에서 일했던 알도 레오폴드는 1924년에 탄생한 길라 자연보호구역 지정 계획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인간계를 넘어 자연 전체를 향한 도덕성을 제안한 서양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그간 쓴 책 <모래군의 열두 달>은 생태학적 글쓰기의 고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그의 대지 윤리학은 '인간이 만물의 정상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자신을 자연의 주인, 지배자, 혹은 관리인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는 자연을 인간 이득과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개척의 대상, 자원의 집합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그의 삶이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이론가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그는 황폐해진 대지를 회복하는 일에 실제로 참여하였습다고 합니다. 지나친 경작으로 인해 모래땅의 대부분이 바람에 날아가버린 워스콘신 강가의 척박한 땅을 일구며 이념을 실천으로 옮기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지구를 덮고 있는 나무의 3/1이 죽으면...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삼림학을 공부한 후에 아프리카 케냐에서 무분별한 삼림 남벌과 토양 붕괴의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리처드 세인트 바브 베이커'를 <희망의 근거> 편집자들은 '나무의 인간'이라고 칭하였더군요.

"그는 작물을 심는 것은 인간이지만, 나무를 심은 것은 신이었다"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설득하여 나무의 인간들을 조직하였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을 방문하여 사람들에게 숲의 파괴를 보여주고 나무를 심는 일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만약 인간이 피부의 3분의 1을 잃으면 죽는다는 비유를 사용했다. 지구가 자신을 덮고 있는 나무의 3분의 1 이상을 잃으면 지구도 죽는다는 것을 나타내기에 납득이 가지 않는가?"(본문 중에서)

일반적으로 화상을 입은 사람이 피부의 3분의 1을 잃으면 생명을 부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구도 자신을 덮고 있는 나무의 3분의 1을 잃으면 생명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경고 입니다. 보통 자연환경은 어떤 임계치에 도달하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나무와 숲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위가 임계치에 달하면, 지구 생태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그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는 오늘날 아프리카의 가장 커다란 위협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이 확장을 막기 위해 녹색 방어선을 세워야 한다는 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는 이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였으며,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였다.

지속적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면서, 강연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알리기 위하여 책을 쓰는 일에 뛰어들었으며, 아흔두 살의 나이로 숨질때까지 서른 세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사막화는 여전히 크나큰 문제로 남아 있으며, 기후변화 위협으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세인트 바브 베이커라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해답은 거대한 규모의 나무 심기라고 답하였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자연의 농부 '후쿠오카 마사노부'

<희망의 근거>가 소개하는 21세기를 준비한 100인 중에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인은 단 2명 뿐 입니다. 베트남에서 망명하여 사실상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틱낫한 스님을 제외하면, 일본인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유일합니다.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셀 수 없이 많은 계절 동안 끈기 있는 관찰과 정교한 실험 끝에 '자연' 혹은 '무위' 사상으로 농업에 접근한 90대의 전설적인 현명한 농부 입니다. 그에게 광활한 바둑판식 논밭, 석유동력 기계를 사용한 농업, 먼 저수지에서 배관으로 연결된 수로, 화학약품과 살충제로 뒤 덮힌 논 밭은 인간이 죽어가는 풍경, 자멸하는 광경이라고 합니다.

후쿠오카는 원래 식물병리학을 전공하였으나, 자기 회의로 괴로워하던 중 사물의 진정한 본질이 번득이는 깨달음으로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모든 존재의 전체성을 깨달은 후 시코쿠 섬에 있는 아버지의 토지로 돌아가 농부가 되어 40년 동안 '자연농업'에 매달렸다는 것입니다.

계절의 순환에 따른 자연 법칙에 따라 농사짓는 전통 방식에 근거한 농업을 연구하여 <지푸라기 한 가닥의 혁명>이라는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는 농업은 음식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길러 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전혀 다른 방식의 농업 혁명을 이루어냅니다.

"그는 한 번도 그의 토지에 쟁기질을 하거나 퇴비를 주거나 가지를 치거나 비료를 주거나 기계, 제초제, 살충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의 농법의 네가지 규칙은 1) 경작하지 말것, 2) 비료나 퇴비를 주지 말 것, 3) 잡초를 뽑지 말 것, 4) 화학약품, 살충제를 쓰지 말 것 이다."(본문 중에서)

후쿠오카의 농업을 혁명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근처의 기업농들이 재배한 것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수확물을 꾸준히 거두어 들였다는 점입니다.

한편, 그는 적토로 만든 작은 공에 100여 개의 씨앗을 채워 넣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가 개발한 '씨앗 공'들을 일구지 않는 땅에 퍼뜨려, 토양을 축적하고 사막화를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유기농 음식, 더 큰 공동체적 삶, 가벼운 노동,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많은 시간, 산책, 웃음, 친구만나기, 이야기하기, 혹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기, 후쿠오카의 방법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남겨준다."(본문 중에서)

그의 삶은 우리에게 '희망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농경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장물의 성장이 아니라 인간의 계발과 완성"이라는 그의 이야기 역시 희망으로 다가 옵니다.

실제로 도시를 떠나 농사꾼이 된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부부의 삶은 '이상'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전업농부로 귀농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삶은 희망의 지표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100인의 선각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결국 과학이 생태적 위기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불편한 삶을 살겠다는 각오, 지구 생태계를 함께 살고 있는 뭇 생명들과의 공생이 결국 '희망의 근거'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희망의 근거 - 10점
사티쉬 쿠마르.프레디 화이트필드 지음, 채인택 옮김, 최재천 감수/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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