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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에 해당되는 글 16건

  1. 2015.12.08 IS가 뭔지 이제 좀 알겠네요. (5)
  2. 2015.11.25 파리테러 IS는 악의 축일까? (2)
  3. 2013.10.10 구글=검색 NO, 전쟁, 테러, 혁명도 연구한다 (5)
  4. 2011.09.30 사형수의 고해성사, 사실은 다른 사람을 죽였다 (2)
  5. 2011.09.13 뉴욕에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에 홀리다
  6. 2011.08.17 가슴 울린 헤즈볼라 전사의 쪽지 (10)
  7. 2011.08.04 고종황제가 망명정부를 세웠더라면? (7)
  8. 2011.05.19 2차 대전후 전쟁 안한 날 하루도 없었다 (5)
  9. 2011.05.01 IT강국 대한민국, IT 초강대국은 북한? (23)
  10. 2009.08.26 이슬람 관습,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이다 (6)
  11. 2009.07.02 구타, 고문, 강간으로 얼룩진 관타나모
  12. 2009.05.13 오바마, 폭탄 미사일로 테러 못 막아요
  13. 2009.05.10 살람 알레이 꿈! 알레이 꿈 아살람! (5)
  14. 2009.02.04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노무현처럼 될까 걱정이네
  15. 2008.10.30 팔레스타인, 그 찢겨진 희망
  16. 2008.10.08 정부는 인민의 힘을 이길 수 없다.

IS가 뭔지 이제 좀 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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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제가 활동하는 단체에서 <중동, IS, 테러리즘>을 주제로 제 68회 아침논단을 개최하였습니다. 매년 4~5회씩 개최되는 아침논단은 그동안 매월 둘째 혹은 셋째 주 화요일 아침 시간에 1시간여 압축된 강의를 듣고 20여분동안 질문과 토론으로 짧게 마무리 하는 형식이었습니다. 


하지만 68회째인 이번 아침논단은 새로운 형식으로 기획되고 준비되었습니다. 아침논단을 준비하는 YMCA 시민사업위원회에서 처음  "중동 지역 분쟁과  IS에 대해 한 번 공부해보자"는 제안이 나왔을 때, "1시간 만에 이 문제를 명쾌하게 설명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의견이 나오자 모두 공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아침논단의 형식을 바꿔보는 새로운 시도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요일을 주말인 토요일 아침으로 바꾸고, 강의 시간을 3시간으로 늘였습니다. 대부분 대학 시절 이후 3시간 연강을 들을 기회가 없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런 강연에 선뜻 참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실험적으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데 뜻이 모아졌습니다. 마산, 창원에서 25명만 모여서 함께 공부할 수 있으면 성공이라고 목표를 세웠습니다. 




결과는 일단 성공이었습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9시 30분에 마산 315아트센터 교육장에 사전 신청한 25명이 모여서 초대 강사인 최창모 교수의 강의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3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최창모 교수의 강의에 대한 평가 역시 "매우 만족"으로 나왔습니다. 아울러 3시간 30분쯤 강의를 듣고나니 "이제야 IS가 뭔지 감이 잡힌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구요. 오래 전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작가 조 사코의 만화책<팔레스타인> 시리즈를 읽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관계에 대해서 눈 뜨게 되었지만, 이슬람 무장세력의 태동과 종파간 갈등과 대립에 대해서 자세히 공부해 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 공부한 최창모 교수의 YMCA 아침논단 강의는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습니다. 1부는 YMCA 시민사업위원회에서 요청한  <중동, IS, 테러리즘>을 주제로 2시간 40분 정도 진행되었으며, 2부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주제로 약 50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강의를 모두 듣고 보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을 이해하지 않으면 IS문제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IS(이슬람국가)가 생겨나게 된 원인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이슬람 테러리즘 문제는 정치와 종교적인 원인들  뿐만 아니라 석유 이권과 외교문제 그리고 반유대주의와 시오니즘의 대립이 중첩되어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강의를 듣고 제가 이해한 것을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IS 등장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이 이라크에서 후세인을 축출한 후에 제대로 사후 관리를 하지 못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른바 후세인 축출 이후 권력의 공백이 장기화 되었고, 민주화 프로그램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극단주의 무장세력이 세력을 키울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둘째,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이슬람 세계에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고착화되어 있는 심각한 빈부격차 문제입니다. 이 심각한 빈부 격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언제든지 무장세력으로 탈바꿈 할 수 있는 불만세력들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셋째,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배가 중동 지역의 종교적 혹은 민족적 특성을 무시하고 분할 지배하고 독립국가를 건설하도록 하였기 때문에 끊임없는 분쟁의 원이 중 하나로 고착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넷째, 정치적으로는 유럽 사회에서 팽배하였던 반유대주의 그리고 시오니즘과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 분쟁, 그리고 이슬람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반유대주의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여기에는 지금 세계를 분할 지배하고 있는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까지 맞물려 정치적 이해득실에 따라 평화와 전쟁 사이를 오가며 입장을 달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섯 째, 종교적으로는 수니와 시아파의 대립, 와하비즘 그리고 유대교가 압도적 다수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무슬림형제단의 확산 문제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고, 특히 이집트에서 시작된 무슬림 형제단 운동은 정치 세력화를 통해 현실적인 힘을 발휘하고 있으며 아랍의 봄을 이끌었습니다. 


예컨대 IS는 엄격한 율법을 강조하는 이슬람 근본주의인 와하비즘의 영향을 받은 수니파에 뿌리를 두고 있고, 이집트에서 축출된 무슬림형제단의 일부 세력 또 참여하고 있더군요. 아무튼 IS와 중동 분쟁은 단순하게 누가 옳다 누가 틀렸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매우 복잡한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민족적 요인들이 혼재되어 있었습니다. 


또 지금 IS와 함께 전 세계 곳곳에서 테러를 자행하고 있는 세력들 역시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선진국으로 이민간 이슬람 이민 2세, 3세들이 극단적인 빈부 격차와 차별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이슬람 근본주의의 영향을 받아 자발적 테러리스트가 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다음 테러가 어디에서 일어나게 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고, IS의 전선은 시리아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확산되어 있는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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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에스프레소 샷 세잔 2015.12.08 10: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정보 감사드려요^^

    • 이윤기 2015.12.10 20:3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도움 되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2. 空空(공공) 2015.12.09 09: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가까이 있다면 저도 참여하고 싶기도 한 좋은 프로그램입니다

    • 이윤기 2015.12.09 14:3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주최측의 일원이었지만... 이번 강연은 참 좋았습니다.

  3. 동자꽃-김석 2015.12.16 10: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복잡합니다. 3시간이 넘는 강연 저도 알았다면 달려갔을 것 같습니다. ^^
    정보 감사합니다.

파리테러 IS는 악의 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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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IS(이슬람국가)는 왜 프랑스에서 테러를 했데?"

지난주 파리 테러 사건이 터지고 난 후 만난 지인들에게 많이 받을 질문입니다. 평소 세상 돌아가는 일에 관심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인지 같은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누구에게도 속 시원한 답은 못해줬습니다. 


"김어준이 진행하는 파파이스에서 IS와 시리아 문제를 다루던데요"


"한겨레 신문에서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더라구요"


"IS에 무기는 미국과 러시아에서 공급되고 있다던데요"


"후세인을 무너뜨리기 위해 IS를 미국이 키웠다더라구요"


"IS의 뿌리가 사우디아라비아라는데요, 그래서 사우디가 중립을 지키고 있다더라구요"



사람들의 질문에 고작 이런 정도의 대답 밖에는 못해줬습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아는 것이 없기도 했고, IS와 시리아 사태로 대표되는 현재의 중동 사태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낯선 단어들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더군요. 




YMCA 시민사업위원들도 이런 비슷한 고민을 가지고 있더군요. "도대체 IS가 뭔지 제대로 공부 한 번 해보자"고 의기투합 + 도원결의(?) 비슷한 걸 하였습니다. 그리고 관심있는 지역 시민들과 같이 한 번 제대로 공부해보자고 '국내 최고의 중동 전문가'를 초청하기로 하였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강사를 수소문하여(국내에 중동 전문가가 흔치 않아), 건국대학교 최충모 교수를 모시게 되었습니다. 중간 휴식이 있기는 하겠지만 대학교 강의처럼 무려 3시간 연강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날 강연으로 IS와 시리아를 비롯한 중동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넘어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 것입니다. 


25명이 모여서 강의를 듣고 식사도 같이하려고 준비하면서 예산을 짜보니 참가비를 최소 3만원은 받아야 하더군요. 그래서 3시간 연강으로 진행되는 이번 아침논단은 참가비도 3만원입니다. 평소 1시간 진행하는 아침논단 참가비가 1만원이니 3시간 = 3만원이면 무난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파리 테러로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IS를 이해하기 위한 이번 아침논단 주제는 '중동 그리고 시리아'입니다. 파리 테러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준비해 온 강의였는데, 테러 사건으로 인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실체적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강좌를 준비하고 있는 YMCA 시민사업위원회는 "강연 3시간을 듣고 나면 책 한권을 마스터 했다는 뿌듯함과 함께,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할 복잡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전투기의 폭격과 테러에 의한 보복이라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까닭이 무엇인지, 지구 시민 혹은 세계 시민으로서 어떤 관점에서 작금이 중동 사태를 바라보아야 하는지 함께 공부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3시간의 짧은 강좌에 참여하여 집중력 높은 공부를 하시면 친구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중동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번 아침논단이 성공을 거두면 앞으로도 깊이 있는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아침논단'을 기획해 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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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5.11.25 09:2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의를 들으면 현재의 중동문제에 대한 기본지식은
    충분히 알수 있겠네요
    저도 듣고 싶어요 ㅎㅎ

  2. 조정림 2015.11.25 15:48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이 글을 읽고 전화가 폭주합니다.^^

구글=검색 NO, 전쟁, 테러, 혁명도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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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IT 기술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다시피 에릭 슈미트는 애플과 함께 디지털 시대의 양대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구글의 회장입니다. 에릭 슈미트와 함께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쓴 제러드 코언은 구글의 싱크탱크인 '구글 아이디어'의 소장이라고 합니다.

 

먼저 공동 저자인 두 사람의 이력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에릭 슈미트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구글의 CEO를 맡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으며, 특히 기술 및 사업 전략 분야에 집중해 애플과 필적할 만한 성과를 거둡니다.

 

그는 구글의 CEO를 맡기 전에 이미 소프트웨어 전문업체 노벨 회장,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최고 기술 책임자, 제록스의 팔로알토 연구소와 벨연구소 연구원을 거친 IT업계의 최고 기술 경영자였습니다.

 

제러드 코언 역시 놀라운 경력을 가지고 있는데, 구글 아이디어 센터의 소장 역할과 함께 미국 외교정책 및 국제정치 연구기구인 외교협회 부 선임연구원을 맡고 있고, 24살 때 이미 미 국무부 정책기획팀에서 중동, 남아시아, 대테러 작전, 21세기 국정운영 방안 등을 담당하였다고 합니다.

 

구글, 미래의 전쟁과 테러도 연구한다고?

 

세계적인 기업에 속해 있으면서 남다른 경력을 가진 에릭 슈미트와 제러드 코언이 쓴 <새로운 디지털 시대>를 읽으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구글 같은 기업이 이 책에 담긴 국가의 미래, 혁명의 미래, 테러리즘의 미래, 미래의 전쟁과 전쟁 후의 재건과 같은 거대 담론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 바로 그 자체였습니다.

 

이 책의 전반부에 나오는, 가까운 장래에 우리가 경험하게 될 디지털 기술의 미래, 개인정보보호나 사생활 보호 혹은 시민권의 미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혁명과 테러리즘, 전쟁과 재건 문제까지 깊이 있는 연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 놀랍고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예컨대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주제는 단순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경험하게 되는 미래에 대한 게 아니라 디지털 기술로 인해 달라질 것이 분명한 혁명, 테러리즘, 전쟁, 재건, 달라지는 국가, 기업 그리고 개인의 역할 변화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대전제는 "곧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이 서로 연결될 것"이라는 확신에서 출발합니다. IT기술의 놀라운 발전과 개인용 기기의 보급에도 이제 겨우 20억 인구가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앞으로 50억이 넘는 인구가 가상세계에 합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단일 기술이나 기기의 발달보다도 바로 이 연결의 확장이 세상을 바꾸는 주역이 될 것이라는 겁니다. 이것은 단순히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된 가상 세계에 합류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날로그 문명과 새로운 디지털 문명이 크게 충돌하는 대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예컨대 연결이 확대되면 많은 사람들에게 데이터를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며, 3D프린터와 같은 기술은 아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엄청난 다품종 소량 생산시스템을 만들어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로봇 공학, 인공지능, 음성 인식 같은 기술의 발달로 일상적·반복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많은 일들에 정보기술이 적용될 것이고, 위키피디아·위키리스크 등과 같은 세계적인 협업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무인자동차는 조만간 아주 흔해질 것이다. 구글과 스탠퍼드대학 공학도들이 함께 만든 구글의 무인자동차는 사고 없이 수십만 마일을 주행했으며, 이외의 다른 모델들도 곧 길 위를 돌아다니게 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미국에서는 이미 2012년에 네바다주에서 무인 자동차 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하였고, 같은 해 캘리포니아주에서도 무인자동차 면허증의 합법성이 인정되었다고 합니다. 정말 가까운 장래의 일이라는 것이지요.

 

앞으로 50억명이 더 연결되면...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또 의료 건강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혁명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콜레스테롤 수치를 비롯한 건강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기본이고, 혈압측정·심장병 감지·조기 암검진·인슐린 측정 같은 것을 해주는 소형 기계들이 들이 등장하며 몸속을 지나면 질병을 진단하는 '전자약'이 상용화 단계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컴퓨터와 IT기술의 발달로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고, 가상세계와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공존하고, 충돌하고, 상호 보완하는" 새로운 문명의 충돌이 일어난다는 것이지요.

 

디지털 문명과 아날로그 문명의 충돌이 세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첫째 시민권의 문제가 다시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가상 세계와 온라인 연결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하게 될 것이며,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 통제 문제가 대두될 것이라는 겁니다.

 

"클라우드 기반의 데이터 저장 방식이 유행하면서, 다른 누군가가 우리의 온라인 신원 일부를 보거나, 공유하거나, 조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중략) 따라서 모든 부모는 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훨씬 전에 사생활과 보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아울러 페이스북을 비롯한 각종 소셜네트워크 활동을 통해 온라인에 축적된 데이터를 모드면 한 사람의 인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세상이 된다고 합니다.

 

"사람이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면, 인생이 모든 단계에 걸친 종합적인 네러티브, 모든 진실과 허구, 모든 잘못과 승리를 축적해서 온라인에 저장해두게 될 것이다. 소문조차 그 수명이 영원해질 것이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개인이 온라인 신원을 공격하는 범죄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개인의 평판을 망치는 '주홍글씨'가 한 번 새겨지면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예컨데 "사람이 나이 마흔이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앞으로는 "나이 마흔이면 온라인 데이터에 책임을 져야 한다"로 바뀔 것이라는 겁니다. 때문에 개인이 잘못된 사생활 기록과 평판을 찾아내 삭제해주는 산업이 성장하고, 그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도 출현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에 축적된 당신 인생... 당신 책임이다

 

저자들은 위키리크스를 통해 정보자유화 운동을 펼쳤던 어산지와도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어산지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면서 '정보자유화'라고 하는 정부 기밀문서에 대한 폭로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였습니다.

 

예컨대 어산지가 베네수엘라·북한·이란과 관련된 자료를 폭로한 것이 아니라 미 국무부의 기밀문서를 폭로하였기 때문에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부들은 적대국에게는 디지털 폭로를 권장하면서, 자국 내에서는 그것을 가차 없이 고발하는 이중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다는 겁니다.

 

언론의 미래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 트위터 등을 통해 경험하였듯이 속보 경쟁에서 주류 언론의 영향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주류언론에게는 새로운 역할이 부여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은 아마도 정보를 수집, 보호, 입증하는, 한 마디로 모든 정보를 거르고, 읽고, 이해하고, 신뢰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신뢰성 필터 역할을 할 것이다."(본문 중에서)

 

주류 언론이 위기인 것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주류 언론을 신뢰하는 기업 리더·정책 당국자·지식인들은 주류 언론의 '검증' 능력을 중요하게 볼 것이고, 저질 보도와 정보가 넘쳐날 수록 주류 언론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오늘날의 타블로이드 신문이 다루고 있는 내용들처럼 무의미한 내용, 콘텐츠도 없이 자기 홍보만 하고 상업적 명성만 쌓으려고 하는 '셀러브리티' 언론이 등장하고, 대중의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주류 언론과 셀러브리티 언론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거라는 겁니다.

 

이 책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은 '혁명의 미래"와 '테러리즘의 미래' 그리고 '전투'의 미래를 다룬 장들입니다. 예상할 수 있듯이 온라인 연결이 확대되고,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혁명과 테러, 전쟁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적극적이고, 직설적이며 세계화된 시민사회가 등장하게 되면 더 쉽게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가상공간 덕분에 반대와 참여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 반대와 참여를 넘어 혁명을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입니다.

 

"가상공간과 새로운 정보에 접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억압적인 정부 내지는 투명하지 않은 정부를 상대로 온라인에서 끊임없이 대항하는 패턴이 생겨나고 있다." (본문 중에서)

 

저자들이 혁명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은 "앞으로 10년간 온라인에 접속할 사람들 중 대부분은 독재정부나 준독재정부에서 생활하는 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들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억압적인 정부, 투명하지 않은 정부에 대항하는 일을 시작하기가 지금보다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지요.

 

혁명, 시작은 쉬워도 성공은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하지만 혁명을 시작하기는 쉬워도 혁명을 끝내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지난 40년간 주요 혁명지도자들을 거의 대부분 만났던 헬리 키신저도 인터뷰하였더군요.

 

"권력을 얻은 시민은 사람들을 광장으로 뛰쳐나오게 만들 줄은 알지만, 정작 광장에 나온 사람들을 데리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릅니다. 그들은 승리했을 때조차도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죠." (본문 중에서)

 

쉽게 요약하자면 가상 공간은 쉽게 지금보다 쉽게 혁명의 시작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겠지만, 현실세계에서 정권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 것은 더 어려운 일이 될 수 있으며 꼭 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는 만큼 가상공간에서도 혁명운동에 대한 탄압과 견제는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게 될 것이지만, 인터넷과 휴대전화 서비스를 중단하는 간단한 선택으로 혁명의 불길을 잠재우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기름을 붓는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한편, 테러리즘의 미래도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가상세계에서 폭력적인 극단주의자들의 기술력은 나날이 성장할 것이며, 사이버 테러리스트가 등장할 것이고, 점점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꼭 나쁜 결과만 예상되는 것은 아닙니다.

 

"테러는 계속해서 파괴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의 테러리스트들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 속에 모두 거주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비밀주의와 신중함을 중시하는 그들 조직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그들을 감시하는 디지털 눈이 늘어날 것이고, 그들의 상호작용은 더 많이 기록될 것이다."(본문 중에서)

 

테러리스트들이 첨단 기기와 장비를 사용하게 될 것이고 테러의 위험은 증가하겠지만, 다행히 모든 디지털 흔적을 지울 수는 없기 때문에 대테러 대응 활동도 그만큼 정확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테러의 양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미래에는 전쟁도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대부분의 전쟁은 가상공간에서 시작되겠지만 정교한 무기를 가진 군인들은 여전히 현실세계에서 활동해야 하는 것이지요. 저자들은 미래 전쟁에 사용될 기술로 로봇 공학, 인공지능, 무인항공기 기술을 꼽고 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발달... 전쟁·테러 억제 효과 없어

 

미국은 이미 전쟁에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지상로봇과 하늘을 나는 드론을 개발하여 운용 중이며, 이런 첨단 무기들은 원격조종이 가능한 무인 무기 형태로 보급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첨단 기계와 사이버 전략을 활용하기 위한 결정은 인간의 몫입니다. 매우 확실하고도 분명한 것은 미래의 전쟁은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에서 동시에 진행되리라는 사실입니다.

 

다가오는 미래에는 수천 년의 시간동안 발전해온 현실 세계의 문명과 새롭게 등장한 가상세계의 문명이 공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이 더 평등하고 더 평화롭게 변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연결의 확장'이 혁신을 향한 출발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래서 선뜻 동의하거나 공감할 수 없는 예측과 주장들로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연결의 확장'으로 변화되는 세계에 대한 넓고 깊은 통찰을 엿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입니다.

 

 

에릭 슈미트 새로운 디지털 시대 - 10점
에릭 슈미트 & 제러드 코언 지음, 이진원 옮김/알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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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플파란 2013.10.10 09:24 address edit & del reply

    어쩌면... 공각기동대시대처럼 되는건지도 모르겠습니다.

    • 이윤기 2013.10.10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공각기동대를 안 봤는데...공각기동대처럼 된다는 것은 어떤 뜻인가요?

    • 도플파란 2013.10.10 13:44 address edit & del

      공각기동대 사회는 근미래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요.. 대부분의 인간은 순수한 인체가 아닌 기계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 사람이 대부분인 사회입니다. 사람의 뇌조차 전자뇌로 되어 있는 사회라서 기억도 백업되고, 용량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사회에 어떤 사이버테러가 일어나는데 특히 전자뇌를 해킹해서 기억을 지워버립니다.일정한 기억만요.. 또한 범인의 얼굴을 못알아보게 이모티콘으로 인공눈을 가려버리지요..그런 일들이 나중엔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ㅎ

    • 이윤기 2013.10.11 09:18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가까운 장래에 똑같은 일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습니다만, 온라인에 쌓인 개인의 기록과 삶의 흔적이 침해당하는 일...그리고 온라인에서 했던 여러가지 활동을 해킹당하는 일은 곧 일어나겠지요.

  2. 윤서 2013.10.15 06:17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좋아하는 가수 중 하나가 남미 출신 레온 페라리입니다

사형수의 고해성사, 사실은 다른 사람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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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금태섭 변호사가 쓴 <확신의 함정>

소설가가 꿈인 변호사, 금태섭 변호사를 분명히 기억하는 것은 그가 현직 검사로 재직하면서 한겨레신문에 ‘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이라는 칼럼 때문이고, 또 하나의 기억은 그가 쓴 <디케의 눈>이라는 책을 아주 흥미롭게 읽은 탓입니다.

그는 한겨레신문 연재를 끝내지 못하고 검사를 그만 두었으며 그 후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가 새로 쓴 책 <확신의 함정>은 사람들이 조금도 틀림없다고 믿는 것들이 정말 어이없게도 틀릴 수 있다는 것, 믿었던 것과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자들에게 ‘확신의 함정’을 보여주는데 소설을 인용한다는 것입니다. 널리 알려진 소설을 인용함으로써 쉽게 독자들의 공감을 끌어내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의 경우에도 그 줄거리를 잘 요약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전작인 <디케의 눈>에서도 드러났지만 그는 많은 책을 읽는 독서가입니다. <확신의 함정>에는 모두 50여 편의 소설을 인용하여 누구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현직 검사도 로펌소속 변호사도 분명 한가한 직업이 아닌데 언제 이렇게 많은 소설을 읽었을까하는 궁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만, 법률가인 저자의 꿈이 소설가인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습니다.

소설가가 꿈인 검사 출신 변호사

이 책은 저자가 초임검사 시절 경험한 사건을 되돌아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어느 젊은 남자가 길에 주차되어 있던 그랜저(당시엔 최고급 차종이었겠지요)를 훔친혐의로 잡혀왔습니다.

차 주인은 문을 잠그고 용산에 세워두었다고 하고, 범인은 문이 열린 차를 서울역 앞에서 훔쳤다고 주장하였다는 것입니다. 피의자가 범행을 부인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답니다.

오히려 피의자에게 딱한 사정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10대 후반에 교도소에 들어가서 5년 형을 선고 받고 7년의 보호감호 처분을 받아 12년을 복역하고 출소하고 몇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보호감호제도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던 차에 불쌍해 보이는 피의자는 검사 앞에서 말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변호인 찾아와서 보호감호청구만 빼달라고 하소연을 하여 그리하였다는 것입니다.

보통의 경우 초범이 아니니 3년은 구형해야 하고 보호감호 청구도 하는 것이 일반적인 처분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피의자의 딱한 사정을 생각하여 보호감호 처분을 하지 않았더니, 판사도 마찬가지로 딱하게 여겼는지 집행유예를 선고하였답니다.

그런데 몇 달 후에 이 피의자가 납치강도 용의자로 신문에 보도되었다고 합니다. 그제야 부랴부랴 확인해봤더니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곧장 납치강도 행각을 벌였고, 차량을 훔친 것도 납치 강도짓을 벌이기 위한 준비였더라는 겁니다.

폭행, 절도로 되어있는 전과 기록을 자세히 살펴보니 차를 훔쳐 데이트하는 남녀를 유인해 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았더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면서 판단을 그르친 원인을 찾아보았다고 합니다.

“이 사건을 격고 나서, 나는 판단을 그르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선입견, 오만, 그리고 불성실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7년간 보호감호를 받게 하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 척 보면 사건의 전말을 안다는 오만, 그리고 당연히 확인해야 할 내용을 확인하지 않은 게으름이 판단착오를 불러 온 것이다.”

저자는 사실관계를 잘못 판단하여 이런 실수를 저질렀지만, 사실 관계뿐만 아니라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판단할 때도 이런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문제에 답을 찾으려 할 때는 성급하게 결론에 이르지 말아야하며, 가치를 다투는 복잡한 사회현안의 경우에는 더욱 신중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확신한다구요? 만약 당신이 틀렸다면?

때로는 답이 하나가 아닌 경우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저자는 ‘확신의 함정’을 염두에 두고 사형제존폐론, 성매매 논쟁, 체벌, 종교와 문화의 충돌, 생명과학에 대한 법과 윤리의 기준 등에 관하여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 살펴봅니다.

그러면서 그냥 자신의 경험과 주장을 나열하면서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익히 알려진 소설, 혹은 어떤 쟁점 사안들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명징하게 비춰주는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들을 동원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제가 속해 있는 단체에서 이달의 도서로 정해 회원들이 함께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중에 소설을 읽기를 좋아하는 어떤 분은 금태섭 변호사가 <확신의 함정>인용한 소설들을 차례로 읽어봐야겠다는 목표를 세우더군요.

저자는 먼저 사형제도와 체벌에 관하여 확신을 가진 사람들에게 다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그는 스티븐 킹의 <그린 마일>,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대신에 잔인한 폭탄테러범이 주인공인 소설 존 그리샴의 <가스실>을 등장시킵니다.

KKK 단원이었던 주인공 샘은 사람이 죽은 폭탄테러의 범인이 아니었지만, 공범이 저지른 사건 현장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그는 진범을 알고 있었지만, ‘동료를 밀고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과 밀고 할 경우 자신의 가족을 죽이겠다는 협박 때문에 입을 다물게 됩니다.

사건 발생 후 14년이 지난 재판에서 그는 사형을 선고 받고 가스실에 들어갈 날짜만 기다립니다. 사형수가 된 후 9년을 버티면서 상소를 하고, 감형을 주장하던 중에 젊은 변호사 한 사람이 그를 찾아옵니다. 바로 자신의 손자입니다.

샘의 나이는 일흔이었고 사형 집행은 4주가 남아있었습니다. 손자인 젊은 변호사 애덤은 할아버지에게 공범의 존재를 털어놓으라고 권유하지만 끝내 입을 다물어 버립니다. 이번에도 공범으로부터 손자 애덤을 비롯한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선택입니다.


사형수의 극적 고해성사, 사실은 다른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런데 소설의 극적인 반전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가스실로 가기 직전 손자와 목사가 지켜보는 앞에서 고해성사를 하던 샘은 진실을 밝힙니다. 그 폭발사건에 진범이 있었다는 사실도 밝히지만 KKK 단원으로 흑인들에게 린치를 가하여 다른 흑인들을 살해한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의 상당수가 이런 상반된 면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사람의 생명과 인권을 다루는 문제는 더 없이 신중하여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특히 돌이킬 수 없는 처벌인 사형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죄가 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사형제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따라서 단 한명이라도 억울한 죽음도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 때문에 사형제는 폐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나라처럼 감형 없는 종신형이나 100년, 200년 형을 살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수사검사로 오랫동안 일하였던 저자는 강력 범죄가 있을 때마다 나오는 강력대책의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그는 화학적 거세라든지, 피의자 신상 공개라든지, 포르노 금지 또는 성매매 허용과 같은 성급한 주장들에 대하여 제발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권합니다.

실제로 범죄를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강력 범죄에 들끓는 여론을 무마하기 위하여 강력대책을 남발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는 것이지요.

한편 미성년자의 흉악한 범죄 처벌과 아이들에 대한 체벌에 관한 저자의 고민 역시 진지하고 새롭습니다. 먼저 미성년자의 흉악 범죄는 실제 영국에서 있었던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993년 열 살짜리 소년 두 명이 두 살 난 유아를 납치 살해하는 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수범이 매우 잔인하고 엽기적입니다.

저자는 이런 아이들을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관대하게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지 독자들에게 반문합니다. 동시에 아이들을 선도하기 위하여 ‘체벌’이 불가피하다고 하는 사람들에게도 아이들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라고 요청합니다.

선한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체벌)도 괜찮은가?

저자는 페터 회의 소설 <경계에 선 아이들>을 소개합니다. 이 책에는 아이들을 선도하고 보호하려는 선한 의지를 가진 빌이라는 교장선생님이 등장합니다. 주인공 페터는 이 학교로 온 전학한 후부터 적어도 겉보기에는 부당한 괴롭힘도 당하지 않고 지각이나 결석도 없는 모범생이 됩니다.

그러나 페터는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왜냐하면 빌 교장이 모든 아이들을 체벌하지는 않지만, 가끔 잘못을 저지르는 아이들을 골라 심한 폭행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군대용어로 ‘시범케이스’를 가혹하게 다루는 것입니다.

“빌이 체벌하는 장면을 본 학생들은 두 가지 감정을 갖게 된다. 하나는 모든 일이 올바르게 바로 잡혔다는 안도감이다. 다른 하나는 언젠가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다. 학생들은 이런 말을 한다. 아니 이 정도 겁메 질려 있으면 처벌 받지 않은 것만으로도 일종의 자유처럼 여기게 되지.”

교장인 빌은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진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경계에 선 아이들’의 잘못을 고쳐주고 바른 길로 인도하겠다는 의욕을 가진 사람이었지요.

“굳이 때리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는 아이들, 반대로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바로잡을 가능성이 없는 아이들을 제외하고, 체벌로 선도할 수 있는 아이들을 뽑아 잘못된 점을 고쳐주려는 것이 빌의 생각이다.”

그런데 현실은 빌교장의 의도대로 되지 않습니다. 공포를 이기지 못한 아이들 중에 면도날로 자기 혀를 자르는 자해를 하는 아이가 생기고, 체벌로 몸과 마음을 다치는 아이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저자는 빌 교장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우수한 아이, 보통아이, 떨어지는 아이가 있다는 생각을 가지면, 모자라는 아이를 끌어올리는 일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왜 우리나라 청소년들만 유독 때려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나?

그는 체벌이 필요하다는 사람들에게 다음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유럽, 일본, 미국 아이들은 체벌 없는 교육을 받는데, 왜 우리 청소년들만 매를 들어야 말을 듣는다고 생각하는가? 두 번째는 때리면서 교육을 하다보면 좋은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괜찮은 것으로 인식될 수 있는데, 선한 목적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좋은가?

폭력에 내성에 생기고 폭력이 점점 더 잔인한 폭력으로 빠져드는 것을 적나라하게 묘사한 소설 <파리대왕>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체벌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때리는 사람에게나 맞는 사람에게나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폭력을 사용해도 좋다는 생각을 심어준다”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사람의 매라하더라도 이런 본질적 속성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소개하고 보니 아직 <확신의 함정>중 반의반밖에 소개하지 못하였습니다. 이 책에는 혁명과 살인, 간통죄의 형사처벌, 타블로 사태, 음란을 정하는 기준, 부르카 착용금지, 유전공학과 생명윤리 문제 등 섣부르게 확신할 수 없는 주제들에 대하여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자고 제안합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누구라도 틀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며, 어떤 의견이 옳은지 쉽게 결론 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지금 옳다고 결론 내린 일도 시간이 지나면 답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거듭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 생각은 틀림없다고 믿는 당신의 확신을 의심해보라고 합니다.


확신의 함정 - 10점
금태섭 지음/한겨레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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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터킨더 2011.09.30 08:33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정말 좋은 책입니다.
    읽고 싶어요.
    금태섭씨, 사회의 통념을 건너뛰고
    앞서가는 분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모든 것이 독서에서 나오나봅니다.
    좋은 글 잘읽고 갑니다.^^

    • 이윤기 2011.10.03 21:5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금태섭 변호사가 좋은 책을 썼습니다.

      저도 이 책보고 책에 인용 소설 몇 권 목록에 담아두었습니다. 꼭 읽어보셔요.

뉴욕에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에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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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27] 뉴욕에서 반전시위에 참여하다

주말마다 이어가는 미국 연수 여행이야기 오늘은 뉴욕에서 만난 리비아 공습 반전 시위를 소개합니다.

연초에 중동에서 시작된 민주화 물결이 리비아로도 옮겨붙었습니다.
지난 2월, 동부의 주요 도시인 벵가지를 중심으로 反카다피 시민봉기가 폭발하였으며, 현재는 무아마르 카다피와 리비아 시민군 사이의 내전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습니다.

지난 2월 시민군은 카다피 정권에 대항해 독자적으로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라는 반정부 기구를 출범시켰으며, 나토(NATO : 북대서양조약기구)군도 카다피 정권에 대한 공습에 참여하였습니다.

8월 초순경까지는 수도 트리폴리가 있는 서부를 거점으로 하는 카다피 정권과 동부의 벵가지를 거점으로 하는 시민군측의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가 공방을 주고 받으며 대립하는 양상이었습니다.

그러나 8월 21일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에 입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시민군이 트리폴리에 입성한 후 사실상 카다피 정권은 붕괴하였으며 내전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상황입니다.

지난 3월 리비아 반군을 지원하는 나토(NATO)의 리비아 침공이 시작되었을 때 뉴욕에서 한 복판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리비아 공습에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연수에 참가하여 뉴욕에 있는 비영리단체 탐방을 하던 사흘 째 되는 날, 타임스퀘어 광장을 지나다가 'Green Party'라고 하는 단체가 주최한 반전 시위대를 만났습니다.



40년 가까운 카다피 독재 정권에 저항하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군의 내전이라는 평가 때문인지 국내에서는 반전 운동의 기미가 없었는데, 의외로 뉴욕 한복판에서 '리비아 공습'을 반대하는 시위대를 만난 것입니다.

뉴욕 시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을 얻지는 못하였지만, 그래도 'Green Party' 회원들은 꿋꿋하게 구호를 외치면서 시위를 계속하였습니다.

30여명 모인 소규모 반전 시위였지만 방송국 카메라도 나와있고 언론사 기자들도 나와서 취재를 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숫자는 아니었지만 뉴욕 시민들과 관광객 중에서 이들과 함께 시위를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타임스퀘어 광장을 지나가던 저희 일행들 중 절반 가량이 시위대를 발견한 후에 주저없이 반전시위에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Green Party'회원들은 뉴욕시민이 아닌 동양인들이 함께 시위에 참여하자 아주 기분좋게 환영해 주더군요. 저희 일행이 합류하자 더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고 피켓을 들고 광장을 돌면서 시민들의 참여를 호소하였습니다. 

짧은 시간 이지만 'Green Party' 회원들과 함께 나토군의 리비아 공습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가하여 함께 구호를 외치고 광장을 돌면서 평화를 염원하는 '국제연대'를 경험하였습니다.

사실 9.11 사건의 현장인 뉴욕에서 이런 반전 시위대를 만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못하였기 때문에 놀랍기도 하고 신기하기도하였습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었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지만 이 시위대열에 합류하게 된 것이지요.

뉴욕에서는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리비아 공습 반대 시위에 참여하였더군요. 백인 노인들과 중년의 아저씨들, 아줌마들, 적은 숫자지만 흑인과 유색인종 그리고 소수의 젊은이들과 동양인인 저희 일행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선입견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회원들 대부분은 나이가 많은 노인층들이었습니다. 혹시 이 분들이 30년 전 베트남전 반대운동때부터 활동하던 미국의 평화운동가들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무튼 미국의 반전운동이 노령화(?) 되었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 세상을 떠난 하워드진이나 노엄 촘스키와 같은 분들을 떠올리게 만드는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신기한 것은 나토의 리비아 공습을 반대하는 반전 시위가 뉴욕 한복판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벌어졌는데, 한국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경찰병력 같은 것이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 사람들은 반전 시위를 굉장히 차분하게 하고 느긋하게 진행하였습니다.



시위대에게서도 뭔가 심각하고 비장한 표정같은 것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대부분 경쾌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구호를 외치면서 광장을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시위를 마칠 때까지 오랫동안 함께 참여하지는 못하였지만 아무튼 긴장감 같은 것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시민들 중에는 소수의 사람들만 관심을 가졌고 별로 위협적인 시위가 아니라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뉴욕 한복판에서 세계의 시선이 집중되는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리비아 공습' 반대 시위가 벌어졌는데 경찰이 나와보지도 않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이라크 전쟁이 그랬듯이 좀 더 시간이 지나고나면 나토를 비롯한 서방 선진국들이 리비아에서 가다피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어떤 일을 벌였는지 밝혀지게 되겠지요. 과연 가다피가 물러난 리비아에 평화와 민주주의가 찾아오게 될지 아니면 외세와 다국적자본의 먹이가 될지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관련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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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울린 헤즈볼라 전사의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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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박노해가 쓴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1980년대 사노맹을 결성하여 사회주의 혁명 운동을 주도하던 박노해 시인이 평화운동가가 되었으며 특별히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등 중동의 분쟁지역에 깊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걸쳐서 레바논 남부 국경지대를 구석구석 방문한 경험을 토대로 레바논 시민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의료 재건 부대라는 점을 강조하였다"고 한다.

박노해 시인은 이스라엘의 침공으로 참혹하게 파괴된 현장뿐만 아니라 레바논에서 실질적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무장 정치조직 헤즈볼라 지도부를 만나는 등 실체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돌아왔다.

시인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이스라엘이 저지른 레바논 침공의 실상을 70, 80년대 운동권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용어인 '팸플릿'으로 만들어 내놓았다.

"인터넷은 너무 조급하고, 잡지는 깊지 않고, 책은 때늦은 진리를 말하기도 하기" 때문에 조급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그리고 때에 늦지 않게 소리치기 위하여,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라는 제목의 팸플릿을 만들었다고 한다.

전쟁의 본질은 이스라엘의 건국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어쨌든 지난 레바논 전쟁은 2006년 6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다툼에서 시작되었으며, 7월에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까지 확대되었다.

34일간에 걸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으로 1,500여명의 레바논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전쟁기간에 이스라엘에서는 158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 주요 도시 뿐만 아니라 국경 근처의 마을과 도로, 항만, 발전소와 같은 시설을 모두 파괴하는데 51억 달러를 사용했다고 한다. 반면에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맞선 헤즈볼라는 1억 달러로 맞섰다고 한다.

사람 목숨의 값어치를 숫자로 비교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부적절하게 느껴질 만큼 일방적인 침략과 파괴였다는 것이다.

박노해 시인은 '생명의 무게'를 묻는 시를 통해 참혹한 전쟁의 진실을 알리려고 한다.

생명의 무게

이스라엘의 땅속에는
158명이 누워 있다.
향기로운 꽃송이를 덮고서

레바논의 땅속에는
1,500명이 누워 있다.
검게 불탄 폐허를 덮고서

주검 앞에 선 아이들은
눈물로 묻는다.

생명의 무게는 누가 정하나요?

레바논 전쟁의 실체적 진실은?

우리가 언론 보도를 통해 흔히 알고 있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6월 25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의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해 들어갔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하마스 죄수들을 석방해야 이스라엘 병사를 석방하겠다고 했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에 대하여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맞서 남부 레바논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퍼붓는 한편 이스라엘 군인 2명을 포로로 잡았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

박노해 시인이 전하는 2006년 레바논 전쟁의 실체는 이렇다.

레바논 영토를 침범한 무장 이스라엘 병사 2명의 체포는 납치가 아닌 생포였다. 이스라엘은 이번 전쟁 이전에도 수시로 레바논 영토를 침범해 왔다. 이스라엘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레바논 영토 내 점령지에 분리장벽을 설치해 자신들의 영토로 고착시키겠다는 계산과 함께, 무엇보다 'BTC 송유관'의 통과 경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저의가 깔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 본문 중에서

BTC 송유관은 풍부한 매장량 때문에 제2의 중동으로 불리는'카스피'해 유전에서 시리아와 레바논을 거쳐서 이스라엘까지 연장하려고 하는 미국이 주도하는 송유관 공사를 말한다. 박노해 시인에 따르면 결국 레바논 전쟁 본질에는 이슬람 시아파인 이란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로 이어지는 반미 저항벨트를 분쇄하겠다는 미국의 저의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전쟁 역시 석유에너지 자원 확보라는 검은 탐욕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두 나라에 동조하는 UN이 레바논의 무장테러조직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헤즈볼라의 실체는 무엇인가? 박노해 시인이 전하는 헤즈볼라의 실체는 이렇다.

"레바논 남부를 통치하는 사실상의 정부요, 민중의 지지와 존경을 받으며 35명의 국회의원과 2명의 장관을 가진 기적 같은 무장정치조직 헤즈볼라."

"레바논 현장에서 본 헤즈볼라는 평시에는 이웃집 아저씨, 삼촌, 이장님, 공무원, 의사, 학교선생님이었다.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주민들의 어려운 일과 문제 해결에 앞장 서는 자원봉사자였다. 그들이 총을 든 전사가 되는 것은 적의 침략을 받았을 때뿐이다." - 본문 중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말하는 상시 무장조직으로서의 헤즈볼라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평상시 다정한 이웃이 적의 침공에 맞서서 헤즈볼라 전사가 되고, 헤즈볼라 전사는 주민과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싸우다 죽어 순교자가 된다는 것이다.



무장 테러 조직 헤즈볼라의 실체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세계가 무장테러조직이라고 낙인찍고 있는 헤즈볼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레바논 주민 70%이상이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또 레바논 국민 다수가 헤즈볼라의 지지 기반이 되고 있는 이슬람 시아파 주민이라고 한다.

이웃집 아저씨와 삼촌, 이장님, 선생님으로 구성된 헤즈볼라 전사들은 전쟁 중에도 마을을 지키기 위한 불리한 교전수칙을 지킨다고 한다. 그들은 마을 건물에 숨어서 전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주민들의 집이 파괴될까봐 몸을 숨길 곳도 없는 광야로 나가 불리한 지형을 통해 자신들을 노출시키면서 이스라엘군을 유인해 싸운다고 한다.

베카 벨리 평원에 있는 바알벡 병원 전투에서도 헤즈볼라 대원들은 진지로 활용하기에 충분한 병원 건물을 이스라엘군에게 순순히 내주고, 몸을 숨길 수 없는 평원 쪽으로 나가 자신들의 몸을 노출시킨 채 마을에 하나 뿐인 병원과 환자들을 지키면서 불리한 전투를 치렀다고 한다.

또 다른 격전지 중 한 곳이었던 남부 레바논 빈트 주베일 전투 중에 헤즈볼라 전사가 급히 휘갈겨 쓴 쪽지 한 장은, 읽은 주민들을 울음바다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는 나의 눈시울도 적셨다.

"전투 중에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물과 빵을 허락 없이 먹었습니다. 제가 전사하면 이 쪽지를 들고 헤즈볼라를 찾아가면 보상해 줄 것입니다. 살람 알레이 쿰 !" - 본문 중에서

밤낮없이 계속된 전투가 여러 날 만에 끝나고 이스라엘군이 패각한 뒤에 피신했던 사람들이 마을로 돌아와서 무너진 집을 정리하다 부엌에서 발견한 쪽지에 적혀 있던 글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사례들은 여론조사결과와 같은 통계 수치가 아니더라도 레바논 민중들에게 헤즈볼라가 어떤 존재인지를 잘 알게 해준다.

그래서 박노해 시인이 만난 12살 소년들은 또 다시 이스라엘이 침공해오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싸우겠다고 말한다.

"제가 조금만 더 크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총을 들고 싸워야지요. 내 동생과 친구들의 생명을 구하고 죽는 순교니까요. 죄 없이 죽은 자와 정의를 위해 죽은 자는 하느님 곁에서 빛나지요. 순교는 삶의 영광이에요." -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학교나 모스크에서 배우지 않아도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을 물리치지 않으면 그들은 또 폭격하고 죽일 것이며, 결국 친구도 죽고 자신도 죽을 것이기 때문에 무기 앞에 노예가 되어 살지 않기 위해 헤즈볼라 전사가 되겠다는 것이다.

그 소년들에게도 구급차 기사가 되겠다거나 대학생이 되겠다는 꿈이 따로 있지만, 이웃집 아저씨와 삼촌, 이장님, 선생님이 헤즈볼라 전사가 되어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섰던 것처럼 자신들의 개인적 꿈에만 매달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레바논 민중들에게는 '헤즈볼라'만이 유일한 희망이기 때문에 그렇다.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서 혁명을 꿈꾸던 그 시절, 운동권 활동가들에게 팸플릿은 매우 절박한 매체였다. 은밀하게 건네는 팸플릿은 대부분 여러 번 복사를 거듭하여 상당한 집중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읽기 어려울 만큼 희미해진 채 전달되기 일쑤였지만 참으로 요긴하게 읽던 기억이 있다.

박노해 시인이 쓴 레바논에서 쓴 팸플릿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는 2006년 이스라엘의 침공을 받아 폐허로 변해버린 남부 레바논 학살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생생하게 전해주는 긴급한 메시지다.

전쟁을 반대하고 평화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이 팸플릿을 돌려 읽으며 우리의 '무관심' 속에 죽어간 어린 영혼들을 떠올리며, 다시금 '생명의 무게'를 성찰해보기를 기대한다.


여기에는 아무도 없는 것만 같아요 - 10점
박노해 지음/느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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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s.Darcy 2011.08.17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함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ㅎ

    • 이윤기 2011.08.19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팔레스타인 분쟁과 이스라엘의 침략상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인듯 합니다.

  2. latte 2011.08.17 20:35 address edit & del reply

    살다살다 이란 괴뢰 군사 정부를 미화 시키시는 분은 처음 봅니다.

    지지율이 모든것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윤기씨 정도 되시는 분이면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말입니다.

    • 이윤기 2011.08.19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어떤 자들은 안중근도 테러리스트라고 불렀지요.

    • latte 2011.08.19 19:30 address edit & del

      1. 안중근 = 테러리스트?

      안중근의 행위는 테러가 맞습니다만. 그건 제국주의라는 과도기적 시절의 특수성과 민족주의적 관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에서 나오는 일종의 '험한 말' 이고요.

      2. 헤즈볼라 = 독립투사들?

      이란의 괴뢰정권이자 군사정부, 군사정부 특유의 인권유린도 하는 분들이 저분들인데 유격대들이 감성적으로 행동한다고 수뇌부마저 선량(?) 하다고 생각하는건 정말 머저리 같은 사고방식 입니다만.

      3. 그렇다면 이스라엘에 맞서는 헤즈볼라를 어떻게 볼것인가?

      헤즈볼라의 무장투장 자체는 어쩔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이들이 정권에 욕심을 낸다는 것이 문제지요. 투쟁전선은 투쟁전선 그대로 남아 있어야 진정성이 유지 되는 겁니다. 당장에 파타와 하마스 간의 전쟁, 두쪽났던 IRA만 봐도 알수 있는 내용입니다.

      4. 이윤기씨도 해당되는 역사를 저보다야 잘 알고 계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런쪽에는 관심이 없으셨나요 본문내용을 모두 무시하고 한 단문만 나도는 발언을 가지고 반박이라고 한줄 적으신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백혈구가 과다되면 신체는 자연스럽게 그것을 조절하기 마련입니다만 이윤기씨의 뇌는 몸보다 똑똑하지 못하신듯 합니다. 부디 뇌는 기증하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 이윤기 2011.08.20 09:19 신고 address edit & del

      헤브볼라를 이해하려면 이런 복잡한 관계를 모두 고려하여야 하는군요. 저의 짧은 식견에 도움을 주셔서...제가 세상만사를 다 아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스라엘과의 대결구도로만 좁혀서 보았던 것 같네요. 옳고 그름을 떠나서 무장투쟁은 투쟁전선으로만 남아야 한다는 주장은 공감이 안되네요.

      인민의 전폭적 지지를 받는 무장투쟁 조직이 정권을 잡는 것은 당연해보입니다.

      미군정 대신에 김구의 임정이나 여운형이 정권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요?

    • latte 2011.08.20 12:50 address edit & del

      무장투쟁전선이 만민의 지지를 받고 정권이 창출된다면 그 투쟁전선은 무장을 분리해야지요 김구선생은 무장을 이양한채로 정을 펼치려 하셨습니다. 이승만은 앙예 무력이라는게 없었고요. 무력을 갖춘 지배집단이 순수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역사상 방 권력이 민중으로부터 나온다고 생각한 이래로 무장집단의 지배가 옳은 방향으로 나아간적은 없습니다 심지어 이는 박정희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저들이 정권을 장악하려한다면 무력을 준리한채로 잡아야지요

  3. latte 2011.08.19 19:34 address edit & del reply

    3에 이어서, 더군다나 이란의 괴뢰인 헤즈볼라가 정권을 잡는 즉시 또 얼마나 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될까요. 스스로의 생각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의회와 정부의 말로가 얼마나
    비참한지는 윗동네만 봐도 알 수 있는데 말입니다. 누군가들은 그들이 민족의 전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헛소리를 합니다만 :) 하기야 중국에 사대하는게 전통적이라면 전통적이겠지요.

    • 이윤기 2011.08.20 09:23 신고 address edit & del

      님의 글을 읽고 헤즈볼라에도 문제가 있는 것은 알겠는데...그렇다고 박노해시인이 지적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침략상을 덮을 수는 없는 것 아닐까요?

    • latte 2011.08.22 21:57 address edit & del

      험한 말쫌 하자면 없는 돈 만들어 내면서 지들 배만 불리는 지구의 암 유대인들은 뭘 하던 잘못이고요 :)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이란 괴뢰 무장정권 헤즈볼라를 낭만적으로 보는것이 얼마나 빌어먹을 짓인가?'에 대해서 말을 했는데 이윤기씨는 매번 자꾸 다른 주제를 제시하시네요 정말 나이 먹고서 하기는 민망한 못된 버릇이니 빠른 시일내에 좋은 방향으로 개선되었으면 합니다 :(

고종황제가 망명정부를 세웠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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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규가 박정희를 쏘지 않았다면? 아웅산 테러가 성공했다면? 박종철 죽음이 은폐되었다면?

사람들이 이런 가정을 해보는 이유는 박정희는 김재규에게 죽임을 당했고, 아웅산 테러는 실패하였으며, 박종철의 죽음이 알려져 세상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역사에 가정은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이미 일어난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만약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 하고 아무리 가정해봐야 현실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역사는 늘 승리한 자, 성공한 자의 기록이기 때문에 과거를 둘러싼 투쟁은 현재까지 이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같은 것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막상 김재규가 박정희를 쏘지 않았다면 혹은 아웅산 테러가 성공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하는 가정을 통해 역사를 재해석해보면 매우 흥미로운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역사에는 수많은 갈림길이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그 길 옆에는 늘 다른 길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만약에'라고 하는 가정이 의미 있는 것은 현재의 우리 삶도 선택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길을 알면 헤맬 필요가 없다. 타락의 길을 꼭 가봐야 아는가... 지난 100년 동안 다른 길도 있었음을, 그래서 더 나은 미래가 가능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만약에 한국사>를 쓴 네 사람의 저자들은 우리가 살아 온 지난 100년을 성찰해서 앞으로 우리가 살아야 100년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합니다. 다만 일반 사람들처럼 막연한 가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 시점에서 다른 선택을 했을 때 어떻게 결과가 달라졌을 것인가를 매우 설득력 있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한겨레 21>에 연재되었던 기사를 묶은 책이지만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보완하여 더 풍부한 책으로 태어났다고 합니다. <만약에 한국사>는 네 사람의 저자들이 모두 34개의 역사적 사건을 '만약에'라는 프리즘을 통해 살펴본 이야기들입니다.


아웅산 테러 만약 전두환이 죽었더라면?

한국근현대사에 큰 변화를 일으킨 역사적인 34개의 사건 중에서 가장 흥미로운 '만약에'는 바로 아웅산 폭발 사건이었습니다. 1983년 10월 9일 버마의 아웅산 묘지를 참배하려던 전두환이 5분 일찍 도착하여 테러가 성공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상상력은 이렇게 발휘될 겁니다.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지고 어쩌면 전쟁이 일어났을지도 모르지만 대신 통장 잔고가 29만 원 밖에 없다고 하면서 골프 투어를 다니는 꼴사나운 모습은 보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전두환은 광주학살의 원흉이니 그 때 죽었으면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두환에게 '5분의 기적'이 일어났고 그는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아웅산 테러 사건은 서석준 부총리를 비롯한 5명의 장관급이 목숨을 잃었고 청와대, 민정당, 언론사 등에 속한 민관 희생자가 21명이나 되었으며, 46명이 부상을 당하는 엄청난 참사였습니다.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은 5분의 기적으로 목숨을 건졌고 귀국과 동시에 북한의 도발을 응징하겠다는 성명을 내고 전군에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등 단호한 응징을 부르짖었습니다.

"우리도 암살단을 보내 김일성을 처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난무하였지만, 실제 대응은 무력보복을 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 되었으며 전두환의 대응은 예상보다 훨씬 온건하게 이루어졌습니다.

한국 정부의 온건한 대응 배경에는 미국의 태도가 가장 크게 작용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은 전투준비 태세를 의미하는 데프콘3를 발령하는 등 겉으로는 상당한 수준의 군사적 대응조치를 하였지만, 속으로는 무력 대응자제를 주문하였다는 것입니다.

대신 전두환 정권은 1982년 장영자 사건, 미문화원 방화사건, 1983년 김영삼의 민주화요구 단식 투쟁과 같은 불리한 정치, 사회적 상황을 일거에 반전시키는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합니다. 또 북한 정권 역시 경제개혁 실패로 인한 혼란을 잠재우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며 김정일 후계구도를 정착시키는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아웅산 테러사건은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일 안보체제와 북중소 안보협력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로 작용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아웅산 테러가 성공하여 전두환이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저자 함규진은 대통령 사망은 '보복-응전-전면전'의 형태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을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대통령까지 살해된 것과 각료들만 희생된 것은 분명히 차이가 있다. 격앙된 분위기 속에서 일부 부대는 무력 행동에 나서고....이런 혼란 속에서 제 2의 6.25는 아니더라도 제 2의 12.12 쿠데타가 일어나 새로운 정권의 수립을 기도했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은) 남한 내부의 정변이 아니라 북한의 '공격'에 의한 남한의 혼란인 이상, 한반도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군이 치안유지를 명목으로 사실상의 군정을 실시하려 들었을지 모른다"

저자는 만약 아웅산 테러가 성공했다면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가합니다. 한편 북한이 처음부터 남한 대통령 테러라는 목표를 세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실패'한 테러만으로도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과 같은 북한의 정치적 목표는 달성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당시 분석은 북한이 남한 대통령을 암살하고 전격 남침하려 했다고 나왔지만 실제로 남침을 준비하는 듯한 무력 동원 움직임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대통령이 죽는 테러가 일어났다면 한반도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겠지만 애초부터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무모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입니다.

박정희가 그날 김재규에게 죽지 않았다면?

한편, 북한에 의한 전두환 테러시도는 실패로 끝났지만, 남한 정보부장의 박정희 살해는 실패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는 궁정동 안가에서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었습니다.

'만약에' 박정희가 김재규의 총에 맞아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만약 박정희가 김재규에게 살해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거듭나거나 그의 딸인 박근혜가 유력한 차기 대통령으로 부상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기록적인 물가폭등과 세금인상, 부동산 투기가 서민의 불만을 샀다면 유신정권이 의욕적으로 추진한 중화학공업의 침체는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쳤다. 1978년 제 10대 총선에서 여당인 공화당이 참패한 사실은 당시 민심 이반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미 박정희는 1978년 총선을 통해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심각한 물가인상과 빈부격차, 한국전쟁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경제 성장, 막대한 외채 부담 등으로 정치, 경제적으로 정권이 파산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결국 김재규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박정희의 말로가 순탄할 수 없었던 것이 객관적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저자는 10월 26일 김재규의 박정희 살해로 오늘날 박정희의 망령이 부활하는 계기가 되기는 하였지만, 당시 상황을 놓고 보면 더 큰 파국을 막는 역할을 하였다고 평가합니다. 이 책이 더욱 흥미로운 것은 오래된 과거 역사를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대원외고가 생기지 않았다면' 같은 주제들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사건들입니다. 일제고사, 고교입시 부활, 고교평준화 폐지와 같은 정책들을 두고 보수와 진보가 충돌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남북교류와 관련이 있는 '금강산 관광이 5년 먼저 시작됐다면', '대북 쌀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북한이 신의주를 홍콩처럼 개방했다면' 같은 주제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정부의 대북 봉쇄 정책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평화와 통일을 향한 남북관계를 새롭게 모색하려면 눈여겨보아야 할 내용들이 많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일성 조문 슬기롭게 대처했다면' 같은 주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사건입니다. 김일성 조문 정국이 남북관계를 벼랑으로 후퇴시켰다면 언젠가 닥칠 김정일 조문 정국은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와 같은 역사적 고민을 던져주기도 합니다.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사실들이지만 매우 흥미로운 새로운 사실들과 만나게 되는 것도 이 책에서 얻을 수 있는 묘미입니다. 저자는 전태일, 김주열, 박종철, 이한열,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처럼 시대와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역사를 바꾸는 죽음으로 '고종 황제'의 죽음을 꼽습니다.

고종황제가 중국에 망명정부를 세웠다면?

1919년 1월 21일 6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 고종은 조선총독부에 의해 독살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널리 퍼진 독살설에 따르면 총독부의 지령을 받은 이완용과 윤덕영이 어주도감 한상학, 어의 안상호 등에게 식혜에 독을 넣어 고종을 살해하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종의 암살 배경은 더욱 놀랍습니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마지막 왕이라고 여겼던 고종이 사실은 독립운동을 후원하는 등 투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고종이 을사늑약 이래 끊임없이 독립운동을 비밀 후원해 왔을 뿐 아니라 해외망명을 추진했다는 사실이 암살의 이유로 유력하다...1910년 한일합병 뒤 국내에서의 투쟁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중국에 망명해 있던 이회영, 이시영 등과 은밀히 연락해 중국으로 탈출할 계획을 추진했음이 여러 자료에서 확인된다."

고종이 중국으로 망명하여 병합무효를 선언하였다면 일제로서는 훗날의 상해임시정부와는 비할 수 없는 골칫거리가 되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암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할 만한 이유가 된다는 것이지요. 불세출의 업적을 이루지는 못하였지만 조선 최후의 군주로서 순종과는 비교할 수 없는 충성의 대상이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독립운동가들이나 지식인들의 경우도 고종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입니다.

고종의 죽음과 독살설에 격앙된 민심을 도화선으로 대대적인 반일 독립운동을 일으킨 것이 바로 고종의 장례식을 이틀 앞두고 일어난 3.1운동 입니다. 고종의 죽음이 없었다면 1919년 3.1운동은 일어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고종은 정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초기 독립운동의 지주 역할도 하고 있었다. 1895년 을미의병, 1905년 을사의병에서 의병장으로 활약한 최익현, 이인영, 민종식, 신돌석, 정환직, 허위 등은 대부분 고종의 밀지를 받거나 재정적 후원을 받으며 의병 활동을 벌였다. 1920년대까지 국내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치고 직간접적으로 고종과 맥이 닿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실제로 고종의 막대한 비자금이 독립 투쟁 자금으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만약 대한제국의 주권자였던 고종이 직접 망명정부를 수립하였다면 새로운 국제관계가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국제 사회에서 정통성을 인정받는 임시정부가 되었다면 해방정국의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역사이지만, '만약에' 라는 프리즘에 비추면 더 풍부하고 흥미롭게 역사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역사는 숙명이 아니라 매순간 다양한 선택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만약에 한국사>는 과거에 가보지 않은 길을 살펴보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알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는 길잡이 책이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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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1.08.04 17:41 address edit & del reply

    고종황제는 대한민국의 독립에는 사실 별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는 오로지 대한제국의 "황제자리"에만 관심이 있엇죠.. 독립운동을 후원한건 황제권 강화하기 위해 일본을 견제하려고 그런거지 백성을 위한 정책은 아니었습니다. 고종황제가 망명정부를 세웠다면, 해방후 한반도는 공산파, 민주파, 황제파 3세력이 정권을 장악하려고 피비린내나는 내전을 벌였겠죠...

    • 이윤기 2011.08.07 07:56 신고 address edit & del

      대한제국 황제자리를 계속지키려면...독립을 해야하지 않았을까요? 망명정부를 세웠으면 입헌군주국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고종의 장례식이 3.1운동의 도화선이 된건 분명한 것 같구요. 이책 저자들의 역사적 평가에 저는 더 공감이 됩니다.

  2. 만약에 2011.08.04 17:42 address edit & del reply

    역사에 만약에를 둔다면...다른 것 다 하지말고, 만약에 그날밤 자기 엄마 아빠가 하지 않았다면이라는 것 부터 시작해라. 쓸데없는 것 말하지 말고.

    • 이윤기 2011.08.07 07:58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는 이책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한번 읽어보고 평가하시지요

  3. 무예인 2011.08.05 17:42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괜찬아보이는 책인데요

    • 이윤기 2011.08.07 07:5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만약에 라는 가정이 허무하지 않더군요.

  4. 마자 2011.08.22 19:47 address edit & del reply

    역사엔 만약이란게 없지만
    만약에란 책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는
    역사란 돌고 돈다란 말의 의미를 아는 사람에게만 파악이 가능한 가치겠죠

2차 대전후 전쟁 안한 날 하루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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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킨다고 생각하세요? 어떤 자들은 평화를 지키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전쟁을 한다고 주장합니다만, 조금만 사려 깊은 사람들을 그 말이 거짓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국제 정치와 평화에 관심 있는 독자들이라면 대부분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왜 인간이 전쟁을 벌이는가?'하는 철학적인 질문에 맞닥뜨리면 선뜻 답을 내놓기 어렵습니다.

 

히로세 다카시가 쓴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는 책 제목인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하는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책입니다. 이 책을 쓴 뛰어난 저널리스트인 히로세 다카시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에 <체르노빌의 아이들>이라는 책으로 국내에 더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1人 대안언론'이라고 불리는 히로세 다카시는 자신이 발언한 내용만큼이나 책임을 깊이 인식하고 실천하는 저널리스트겸 논픽션 작가라고 합니다. 그는 일본 우익과 재벌의 공공여난 위협과 폭력에 항거하는 평화활동가이자 다방면에 걸친 취재를 통해 심도있는 분석을 해내기로 정평이 나있다고 합니다.

 

이 책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역시 엄청난 자료 검토와 독특한 연구와 사유를 통해 전쟁의 본질에 접근하는 책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이 책을 쓰면서 1만 꼭지가 넘는 신문 기사와 라디오, 텔레비전 등의 보도를 접하였고, 수백 점에 이르는 자료를 읽었다고 합니다.

 

미국 정보기관인 CIA와 옛 소련 정보기관인 KGB가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자료들을 읽다보면 도대체 이런 자료를 어떻게 찾아낼 수 있었을까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자가 인용한 비밀스러우면서도 방대한 자료에 놀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매년 일어난 전쟁과 내전, 테러, 쿠테타, 암살, 납치를 기록한 무려 47쪽에 이르는 분쟁지도라는 기억문(암호를 푸는 열쇠 말) 들고 전쟁의 원인을 찾아가는 서술 방식도 독특합니다. 아울러 암호의 천재 월리엄 프리드만의 암호문 해독법을 이용하여 왜 인간이 전쟁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독특한 과정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는 전쟁의 원인을 찾기 위하여 두 가지 열쇠를 준비합니다. 하나는 1945년부터 1991년까지 매년 일어난 전쟁을 기록한 47장의 분쟁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천재적인 전쟁군인 '클라우제비츠'가 쓴 <전쟁론>이라는 책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다음과 같은 구절을 발견하고서는 전쟁의 본질을 탐구하는 암호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혈을 꺼리는 자는, 그렇지 않는 자에 의해 반드시 정복당한다. 전쟁은 가혹한 것이며, 여기에 박애주의와 같은 부녀자의 정이 개입할 여지 따위는 없다. 전쟁의 수단은 딱 한, 그것은 투쟁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성스러운 전쟁'으로 미화하지 않고 '폭력행위'라는 것을 정확하게 지적하면서 전쟁의 본질에 접근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론>에서 찾아낸 이런 단서들을 조합하여 마치 추리소설과 같은 방식으로 전쟁의 본질에 접근합니다.

 

그렇다면, 1945년부터 47장의 전쟁지도로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놀랍게도 세계 제 2차 대전 후에 하루도 지구상에 전쟁이 없는 날이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전쟁처럼 3천 일이 넘는 긴 전쟁으로부터 단 하루의 테러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 전쟁이 없는 날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천재적인 전쟁 군인 클라우제비츠가 1832년에 쓴 <전쟁론>에는 이미 그 답이 나와 있더라는 것입니다. 마치 암호문처럼 말입니다. 다음은 히로세 다카시가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인용한 구절들입니다.

 

"전쟁은 단 한 번의 결전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전쟁 중에 양측은 서로가 서로를 도발하고, 투쟁은 제한 없이 발전하면 멈출 줄을 모른다. 전투력을 양성하고 유지하며 사용하는 것, 이 모두가 군사행동이다. 하지만 양성해서 그것을 유지하는 것은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전투력을 실제 사용하는 것만이 군사행동의 목적이다."

 

열두 살이란 어린 나이에 입대하여 일개 보병 병사에서부터 장군까지 비참한 포로생활과 전쟁의 승리를 모두 경험한 천재적인 전쟁군인 클라우제비츠는 세계 제 2차 대전보다 160년 전에 이미 전쟁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인간은 무엇으로 전쟁을 하는가?

 

히로세 다카시는 인간이 왜 전쟁을 일으키는 이유를 찾기 위한 두 번째 실마리로 '무기'에 주목합니다. 저자가 인용한 자신이 살아가던 시대에 가장 뛰어난 무기를 발명한 두 명의 과학자의 서로 다른 예언은 흥미롭습니다.

 

먼저 통제 가능한 폭약을 만들어낸 알프레드 노벨의 예언입니다. 오늘날 노벨상이 있게 한 장본인이지요.

 

"나는 평화를 사랑한다. 하지만 그 평화를 위해서는 순식간에 마을을 폭파해 버릴 정도의 강력한 폭발력을 가진 무언가가 만들어져야만 한다. 언젠가 그것이 완성되면 인간은 그 파괴력에 공포심을 느껴서 더 이상 전쟁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봐 훨씬 오래전 천재적인 과학자이자 예술가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전혀 상반된 주장을 남겼다고 합니다.

 

"과학적으로 아무리 뛰어난 발명이라도 그것이 양식없는 인간의 손에 넘어갔을 때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면, 발명자는 그것을 영원히 비밀로 무덤까지 가져가야 한다."

 

저자는 지구상에는 이미 인류를 절멸시키고도 남을 만큼의 대량 살상 무기가 사용될 날만을 기다리고 있으며, 우발적인 핵전쟁의 위협과 사고로 인한 핵폭발의 위험에 아주 가까이 다가서 있다는 것입니다.

 




지구상에는 이미 5만발의 핵탄두가 대기 상태에 있지만 놀벨이 예언한 전쟁 억지력을 발휘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47년 동안의 분쟁사를 보면 어떤 뛰어난 무기도 전쟁을 예방하는 효과는 없다는 것입니다.

 

"제 2차 세계대전 후부터 1983년까지 6개국이 총 약 1천 300개의 원수폭을 이 세상에서 실험적으로 폭발시켰고, 그 사이에 300회의 전투를 치렀지만 원수폭은 단 1개도 전장에서 폭발하지 않았다. 전장과 폭발지점이 일치하지 않는 무기, 그것이 바로 핵무기이다."

 

결국 강력한 무기에 대한 공포심이 전쟁을 억지시켜주지 못하였다는 것입니다. 인간들은 인류를 절멸시킬 수 있는 강력한 무기는 두고 다른 무기를 사용하여 전쟁을 해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원자무기를 제외한 생물무기, 화학무기, 화약무기, 날붙이무기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세균폭탄, 독가스 무기, 인체실험, 화학무기의 개발과 사용 사례를 구체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무기가 많을수록 전쟁 가능성은 오히려 증가한다고 주장합니다. 무기의 증대가 전쟁의 승산을 높이기 때문에 개전의 결단을 재촉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많은 무기를 가진 미국이 가장 많은 전쟁을 일으킨 역사를 보면 조금도 틀린 결론이 아닙니다. 

 

결국 무기를 갖고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군사력이 전쟁을 억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이 아슬아슬하게 군사력의 폭주를 억누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CIA KGB가 전쟁을 지시한다는데?

 

전쟁의 본질을 찾기 위한 세 번째 실마리는 누가 전쟁을 지시하는가 하는 질문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제 5장과 제 6장의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CIA와 KGB가 지난 세월 동안 전쟁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어떤 일을 벌여왔는가 하는 잘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사실들을 공개합니다. 

 

스파이 활동뿐만 아니라 직접 군사작전을 통해 전쟁을 저지르고 적국뿐만 아니라 동서 양 진영에 속한 여러 나라의 수많은 요인들을 암살하고 수많은 정부들을 전복시킨 사례들을 밝히고  있습니다. 또 사람들의 상상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스파이 양성과정도 매우 흥미롭게 보여줍니다.

 

아울러 CIA가 일으킨 8대 사건을 통해 전쟁을 일으키는 진짜 이유는 국가나 민족의 수입보다 개인적인 이익을 앞세우는 것이 훨씬 본질적인 이유라는 것을 밝혀냅니다.

 

"전쟁은 다른 수단을 갖고 하는 정치의 연속이다. 전쟁이란, 나의 의지 달성을 적에게 강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 실력행사이다."

 

클라우제비츠에 따르면 전쟁은 결국 정치의 연장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정치와 전쟁은 별로 다르지 않으며 정치가와 군인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히로세 다카시는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결국 집단 보다는 '개인적 의지'이며 모든 인류가 아니라 권력에 의해 인간을 지배하려고 꽤하는 한 줌의 야심가들이며 그들은 하나같이 정치가와 군인을 지망하였다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는 전쟁을 일으키는 그들은 미국인도, 소련인도 아니고 남성도 여성도 아니며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라고 결론내립니다. 적을 만들어 내는 놀라운 기질을 가진 인간들이라고 주장합니다.

 

저자는 미국의 거대한 군사력도 CIA도 실은 모두 클라우제비츠의 유산이라고 주장합니다. 아울러 레닌, 스메르쉬, 스탈린, KGB로 이어지는 또 다른 전쟁의 한 축도 클라우제비츠의 망령이라고 주장합니다.

 

결국 우리가 구분해야 하는 것은 전쟁을 획책하는 '클라우제비츠형 인간'과 평화를 지향하는 '바보 이반'이라는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에게는 늘 적이 필요하지만 바보 이반에게는 국경도 진영도 의미가 없고 싸울 이유도 없다는 것입니다.

 

클라우제비츠형 인간들이 민중을 전장으로 몰고 가고 민중을 학살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을 판별할 수 있어야 하며, 적을 만들어내지 않음으로서 평화에 이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은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인간의 선택이라는 것입니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그것은 바로 전쟁을 지향하는 인간의 의지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결론입니다. 모든 분쟁의 역사에는 전쟁을 꾸민 호전적인 의지를 가진 인물이 있었으며 그들은 클라우제비츠형 인간이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무력은 일정한 한계를 넘어서면 저 혼자서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왜 인간은 전쟁을 하는가 - 10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위정훈 옮김/프로메테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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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1.05.19 08:43 address edit & del reply

    2차 대전후 전쟁을 조장하거나 직접 주도하는 최고의 악의 축은
    미국이 아닐까요?....전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중 미국이 관여하지 않는 곳이
    몇이나 될까 싶네요.
    멋진 글 잘 보고 갑니다.

    • latte 2011.05.19 14:03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입니다.
      아랍에미리트가 이라크에 학살당하게 방조했어야 했네요.

  2. Mrs.Darcy 2011.05.19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재밌는 글이네요. 저도 한 번 봐야겠어요 ㅎ

  3. 네오나 2011.05.19 14:25 address edit & del reply

    전투력을 실제 사용하기 위한 것이 군사행동의 목적이란 말에 딱 꽂히는 걸요.
    저도 다른 책에서 전쟁은 결국 무기를 소비하기 위해서 만들어졌고
    무기를 구입하는 돈의 유통에 의해 벌어지는 또다른 전투가 정치라는 걸 봤었거든요.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건 그저 이상주의자의 허언일 뿐이겠죠.

  4. 김형심 2011.05.20 15:38 address edit & del reply

    "결국 무기를 갖고서도 평화를 유지하는 나라가 있다면 그것은 군사력이 전쟁을 억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지향하는 정신이 아슬아슬하게 군사력의 폭주를 억누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평화를 지향하는 우리의 정신을, 힘을 계속 모으고 발휘하도록 늘 깨어 있어야 겠습니다.

IT강국 대한민국, IT 초강대국은 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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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농협전산망 해킹사고가 일어나고 20일이 다 되었습니다.  아직도 완전복구는 이루어지지 못한 상황인데, 이번에는 농협 전산망 해킹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하는 믿기 힘든 뉴스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북한의 소행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 누가 범인일까하는 것도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만, 처음엔 누가 범인일까보다 도대체 무엇을 노리고 이런 일을 벌였을까하는 것이 더 궁금하였습니다.   

농협전산만 해킹사고가 일어난 후 10일 정도 지났을 무렵에 제 블로그에도 범인보다 '범행동기'가 더 궁금하다는 글을 포스팅하였습니다.(2011/04/22 - [세상읽기] - 농협 해킹, 범행동기가 너무 궁금하다)

그런데 여전히 범인을 찾는 것도 범행동기를 확인하는 것도 오리무중인 가운데 '북한의 소행'이라는 보도가 나오니 대체로 네티즌들 중에는 '혹시나 했는데...역시나로구나"하는 분위기가 압도적입니다.


"혹시 이번 사건도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면 북한 소행이라고 하는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는데, 역시나 중앙일보가 앞장서서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보도하였고 검찰도 북한을 지목하였기 때문입니다.





중앙일보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습니다.

정부는 농협 전산망 마비 사태와 관련한 조사의 초점을 북한에 맞추고 있다. 삭제 명령의 진원지인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과 서버에 남아 있는 ‘디지털 족적(足跡)’을 역추적한 결과 그중 하나가 북한에서 해킹용으로 주로 쓰는 ‘북한발 IP(인터넷 프로토콜)’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5일 “한국IBM 직원의 노트북과 서버에 연결된 정황이 있는 수백 개의 IP 중 경로가 의심스러운 IP를 역추적하고 있다”며 “노트북을 경유한 외부 침입자의 해킹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잠정 결론이며, 북한의 소행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해킹한 다음 IP 흔적을 지워버리나 정부는 그걸 찾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말이면 사실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중앙일보)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의 해킹 기술은 남한에 있는 IBM 직원의 노트북을 한 달 넘게 자유롭게 조작할 수 있는 아주 뛰어난 실력인 모양입니다. 아울러 농협 전산망을 직접 해킹하지 않고 좀 더 고도의 기술을 발휘하여 IBM 직원의 노트북으로 우회할만큼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도 하였구요.

결국, 대한민국의 어떤 전산망도 북한의 해킹 기술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 확인된 셈입니다. 농협 전산망을 이 정도로 감족같이 해킹할 수 있는 실력이라면 대한민국의 웬만한 전산망은 다 뚫을 수 있다고 보아야하지 않을까요?

이제 안전한(?) 외국은행과 거래해야 할까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뛰는 놈 위의 나는 놈이라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이 IT 강국이면 북한은 IT 초강국인셈입니다.

아울러 남한 만큼의 IT인프라가 없는데도 이런 해킹을 깔끔(?)하게 해치울 수 있다면 그야말로 세계최고 수준의 기술강국이 아닐까요?


아울러 북한이 이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남한 전산망 대부분은 북한으로부터 사이버테러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웬만한 기술을 가진 국내 혹은 제 3국의 해커들도 국내 금융전산망을 유린하고 다니고, 고객 정보를 모두 빼돌릴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만약 이번 농협 해킹을 정말 북한이 하였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금융 전산망은 언제든지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하루 아침에 쑥대밭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농협뿐만 아니라 여러 전산망을 한꺼 번에 공격하였다면 대한민국은 공항상태에 빠졌을지도 모릅니다. 하루 아침에 금융시장이 동시에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었겠지요.


우리 정부와 정보기관은 이런 사이버 테러에 대하여 대응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되어 있지 않는 무능한(?) 정부인 셈이지요? 앞으로 남한의 어떤 은행과도 안심하고 거래를 하기 어렵지 않을까요?

남한의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도 불안할 것 같습니다. 한국 증권시장에 투자하였다가 증권거래소가 북한으로부터 사이버테러를 당하면 투자한 자산을 한꺼번에 몽땅 날려 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백번 양보하여 정말 북한의 소행이라고 믿어준다고 하더라도 남한 정부의 당국자가 이런 위험한(?) 정보를 아무런 깊은 고민없이 언론사에 제공하여도 괜찮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만약 언론 보도와 검찰의 추정대로 북한의 소행이라면 세계 최고의 비밀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공격 능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북한은 핵기술, 미사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이 사이버 테러 기술도 수출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으로 믿기 어려운 뉴스입니다. 다음주 수사결과 발표가 정말 기대됩니다. 북한이 정말 세계 최고의 IT 초강국으로 등극(?)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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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an 2011.05.01 08:30 address edit & del reply

    해결못하는 IT사건은 북한소행이라죠..ㅠ.ㅠ

    • 이윤기 2011.05.02 17:58 address edit & del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내일 공식적으로 발표한다고 하네요.. 참 기대됩니다.

  2. 여강여호 2011.05.01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내부소행 어쩌고 하더니 어느날 갑자기 북한소행으로 둔갑해 버리더군요.
    일개 찌라시 언론보다 못한 수사력을 가진 검찰이 존재할 필요가 있는지.....

    • 이윤기 2011.05.02 17:59 address edit & del

      범인 찾기 어려우면...수사하다 막히면...덤테기 씌울 곳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지요.

  3. -_-; 2011.05.01 09:54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그많은 한국의 노트북 중에서 특정 노트북 하나가 농협 관리자 노트북인지 어떻게 알고 침투하지?
    차라리 그 사람이 알려주지 않는한 힘든거 아닌가요?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정말 궁금

    • 이윤기 2011.05.02 17:59 address edit & del

      그래서...내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가 더욱 기대됩니다.

  4. 초록누리 2011.05.01 10:21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궁금하군요.ㅎㅎㅎㅎ
    북한은 못하는 것이 없는 나라입니다. 미해결, 미스테리한 일은 다 북한이 한 것이니 대단한 나라랄 수밖에요.ㅎ 북한의 능력을 어디까지 올려주는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 이윤기 2011.05.02 18:00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이런 숨은 능력을 가지고 있으니...북한이 미국과 맞서는 것이겠지요.

  5. 무터킨더 2011.05.01 10:3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게 말입니다.
    옥신각신 하다가 결론은 항상 북한...
    대체 진실이 뭔지....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이윤기 2011.05.02 18:01 address edit & del

      예...내일 검찰이 공식 발표할 때 뭐라고 하런지...정말 기대됩니다.

  6. 저녁노을 2011.05.01 10:43 address edit & del reply

    허걱..정말 궁금하네요. 그 결과가...ㅎㅎ

    잘 보고가요. 새달 5월도 행복하세요

    • 이윤기 2011.05.02 18:01 address edit & del

      궁금하시지요? 내일 검찰 발표 함께 지켜보셔요

  7. kss 2011.05.01 14:16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결국 범인을 못 찾았다는 소리로 들었습니다.
    수사 실패, 추적 실패라는 말을 차마 못할 때 쓰는 면피용 발언이 아닌가 싶어요.
    대한민국 검찰 실력을 알만 합니다.

    • 이윤기 2011.05.02 18:01 address edit & del

      네...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믿어줄까요?

  8. 서울사는만두 2011.05.01 15:15 address edit & del reply

    왜 그렇게 "북괴" 없으면 못 살 것처럼... 찌질하게 북한탓만 하고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럼 여당 후보한테 하늘에서 표라도 떨어지나? 땅에서 죽순 솟듯이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가나???

    • 이윤기 2011.05.02 18:02 address edit & del

      네~ 범인을 못 찾으면 그냥 못 찾겠다고 하면 될텐데...왜 증거도 없이 북한을 지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9. 렌즈캣 2011.05.01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좀비 노트북을 이용해 농협 전산망을 흔들 정도의 능력자 북한 해커가 흔적을 남겼다는게 더욱 신기하군요.

    • 이윤기 2011.05.02 18:03 address edit & del

      그들 발표대로라면...결국 일부러 흔적을 남겼다고 봐야겠지요. 북한 소행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

  10. 음냐 2011.05.01 23:38 address edit & del reply

    뉴스제목뜰때 이미 피식~ 했습니다..
    저번에도 DDos공격이 북한 소행이라고 찍어놓고 수사 시작하더니 ip주소가 미국인걸로 확정나며서 흐지부지..결론은? 아직까지 오리무중이라는거..
    수를 쓰는게 휜히 보입니다.
    못배운 무식한 반공 노친네들이나 믿을법한 이야기죠.

    • 이윤기 2011.05.02 18:04 address edit & del

      언론 보도에서는 여전히 중국에서 임대한 북한 체신청 IP라고 하던데요. 미국 IP라는 것은 무슨 말씀이신지?

  11. 그것도 정황상 이라네요 2011.05.10 20:01 address edit & del reply

    어떤 뉴스에서 발표한 황당한 내용을 대략 기억해내면
    IP 추적중 정황상 중국의 IP로 추정되는 IP를 포착했다.(정황상 중국의 IP라는 말이 황당하지만)
    그런데 북한의 해커들이 해킹을 할 때에는 중국의 IP를 사용하므로(설마 매번 그럴려고..랜덤아냐?)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관계자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12. 뺑돌이 2011.05.15 13:52 address edit & del reply

    혹시, '1번 키보드'자국이 남아 있는건 아닐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
    새떼 가 날아 간건가? 푸하하하하하

  13. 기가막혀 2011.05.16 00:06 address edit & del reply

    웬지 원인을 알 수 없는 큰 사건이 생겨나면 무조건 북한타령이니...

    정말 70년대 수준의 사고방식과 처리를 보는 것 같네요.

    현재가 2011년이라는 인식은 언제쯤 자리잡을 수 있을지...

    측은한 생각마저 드는 정부네요.

이슬람 관습,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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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엄익란이 쓴 <무슬림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슬람 문화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선 문화입니다. 한국에는 무슬림이 얼마나 될까요?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에 따르면 한국에 거주하는 무슬림은 약 14만 여명이라고 합니다. 이 중에서 한국인은 약 3만 5천명이구요. 생각보다 많은 무슬림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지요?

한국인 무슬림은 학문의 목적으로 이슬람교에 입문한 사람도 있고, 배우자가 무슬림이어서 이슬람교를 받아들인 사람도 있으며, 1970년대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 건설현장에 나갔다가 무슬림이 된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소수이지만, 1950년대에 이슬람을 받아들인 사람들도 있는데 한국전쟁 때 파병되었던 터키 군의 영향으로 이슬람으로 개종하였다고 합니다.

엄익란이 쓴 <무슬림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는 중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연구자가 일반인을 위하여 쉽게 풀어 쓴 무슬림 문화 이야기입니다. 엄익란은 이슬람을 이해하기 위한 첫 단추로 이슬람, 중동, 아랍이라는 단어를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슬람, 중동, 아랍은 서로 다른 개념

사람들은 대부분 이슬람지역, 중동지역, 아랍지역이라는 개념을 혼용해 사용하지만, 세 개념은 명백하게 서로 다르다는 것 입니다.

“‘이슬람’은 무슬림이 많이 분포된 지역의 종교적 특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이다. ‘중동’은 유럽, 특히 영국을 기준으로 그 동쪽에 위치한 지역의 지정학적 특성을 반영하는 용어이고, ‘아랍’은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민족적, 문화적인 특징을 표현하는 용어이다.” (본문 중에서)

이슬람 지역 -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많이 분포된 지역을 지칭하는 것으로 종교적인 관점에서 지역을 구분한 지역 개념으로 중동이나 아랍보다 훨씬 광의의 개념으로 사용됨.

중동 - 근대 이후 서구의 편의에 의해 만들어진 개념으로 영국이 식민통치를 위해 아시아를 근동, 중동, 극동 세 지역으로 구분하면서부터 만들어진 개념

아랍 - 아랍은 셈 족이라는 인종학적 정의에 언어적, 문화적, 역사적 의미가 함축된 개념으로 이슬람이 가장 큰 지역 개념이면, 아랍은 가장 협소한 지역개념에 해당됨.


오늘날 무슬림은 전 세계 약 57개국에 많게는 약 16억, 적게는 약 13억이 분포되어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무슬림은 낙태를 권장하지 않으며 아이를 많이 낳는 것을 미덕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1950년 이래 반세기 동안 무슬림 인구는 약 4배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는 무슬림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미국이나 유럽지역에서 무슬림은 기독교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종교입니다. 미국의 무슬림 인구는 약 500만, 유럽은 약 1500만에서 2000만으로 추정되며, 2025년이면 유럽 인구의1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프랑스에서는 신생아 4명 중 1명은 무슬림인데, 프랑스인 사이에는 ‘노트르담 사원이 언젠가 이슬람 사원으로 바뀔 것’이라는 뼈있는 농담이 유행하기도 하였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무슬림은 넓은 지역에 분포해 있으며 다양한 민족의 종교로 자리 잡고 있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이슬람 문화를 단일한 문화로 간주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는 것이지요. 그 예로 여성 할례의 경우에도 아프리카와 아라비아 반도 일부의 무슬림여성에게만 이루어지는 일인데, 이슬람 문화로 속단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서는 여성의 할례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기 때문에 무슬림 여성들의 할례를 이슬람문화로 보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이슬람 이전부터 존재했던 토속문화와 융화되어 전승된 문화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 무슬림 문화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이지요.

수니와 시아는 어떻게 다른가?

이슬람교의 종파는 크게 수니와 시아로 나뉜다. 수니 무슬림은 전체 무슬림 인구의 약 85~90%를, 시아 무슬림은 약 10~15%를 구성합니다. 소수인 시아 무슬림은 지리적으로 이란, 이라크, 바레인, 쿠웨이트를 포함한 걸프 지역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수니와 시아는 역사와 신학 그리고 문화의 뿌리도 서로 다르다고 합니다.

“수니와 시아 무슬림이 서로 나뉘게 된 역사적 배경은 예언자 무함마드가 사망한 후 칼리파 직 승계에 대한 논쟁에서 비롯된다. 후계자를 둘러싼 두 종파간 가장 큰 견해차는 지도자 추대시 혈통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부족의 전통인 선출제를 따를 것인가였다.”(본문 중에서)

당시 다수는 선출제를 지지하였으나 일부 무슬림들은 예언자의 혈통인 알리와 그 후손만이 칼리파 직을 승계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들이 ‘알리를 추종하는 사람들’을 뜻하는 시아 무슬림이 되었다는 것이다.

수니와 시아 무슬림의 칼리파직 승계를 둘러싼 갈등은 680년 카르발라 전투에서 극에 달하였는데 전쟁은 시아 무슬림의 참패로 끝났다고 합니다. 이후 역사의 승자는 항상 수니 무슬림으로 간주되었고, 시아 무슬림은 정치, 경제적으로도 억압, 차별을 받았다고 합니다.

수니와 시아 무슬림은 서로 융화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서로 결혼도 하지 않을 만큼 갈등과 반목이 계속되고 있고 종교의식도 서로 다를 뿐만 아니라 이라크와 같은 지역에서는 종파간 갈등이 테러와 내전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것 입니다.

이스람 관습, 오바마 대통령은 무슬림이다

미국 대통령 버락 후세인 오바마는 과연 무슬림일까요? 오바마 대통령의 케냐 출신 생부와 인도네시아 출신 양부는 모두 무슬림이라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의 중간 이름은 무슬림을 떠올리는 ‘후세인’입니다. 실제로 선거운동 기간에 오바마를 공격하는 진영에서는 그가 무슬림이라는 주장을 한적도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오바마는 과연 무슬림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실제로 오바마는 진보파 개신교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왜 오바마가 무슬림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무슬림의 전통 때문이라고 합니다.

무슬림 전통은 아버지의 종교는 자녀에게 자연적으로 계승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무슬림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기독교인이 아니라 무슬림이라는 것이지요. 아버지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아들인 오바마 대통령도 무슬림이라고 믿는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을 무슬림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그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는 여러 징후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하드’ 그리고 변화하는 이스람 문화

많은 사람들이 이스람의 지하드, 즉 성전을 무슬림의 의무사항으로 알고 있고 종종 무슬림을 테러리스트 규정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슬람의 지하드는 전쟁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지하드는 ‘자하다jahada’ 즉 ‘노력하다’라는 뜻을 지닌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라고 합니다. 따라서 지하드는 전쟁 자체를 뜻하기보다 ’진정한 무슬림의 길을 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 입니다.

지하드를 실천하는 방법 역시 다양한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전쟁시 지하드를 실천하는 길도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다양한 방법도 있다는 것이다. 무슬림들은 전쟁이나 외부의 침입에 대항하여 이슬람 지역을 지켜내고 이슬람을 타 지역에 적극적으로 전파하는 것을 모두 지하드의 길이라고 본다는 것.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지하드는 무슬림으로서 열심히 노력하며 사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 라마단 금식에 참여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고 합니다. 지하드라는 단어를 테러와 전쟁으로 연관시키는 것도 이슬람문화에 대한 잘못된 오해라는 것 입니다.

한편,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슬람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교육받은 엘리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변화하는 소비문화는 서구식소비문화의 깊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전신 수영복을 만들고 이슬람 바비인형을 출시하는가 하면 명품 스카프를 히잡으로 이용하고 무슬림을 겨냥한 소프트드링크인 메카콜라를 만드는 등 부정적이고 낡은 것으로 인식되던 이스람 전통문화도 현대의 소비문화와 접목되면 근사하고 멋지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본문 중에서)

특히, 명품 스카프를 히잡으로 사용하는 것은 세계적인 소비문화에 동참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종교적 정체성을 고급스럽게 표현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

보우베커 같은 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쿨 이슬람이라고 부르며 정치적으로 이슬람 정책의 실패 보여주는 근거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개는 악마의 화신

<무슬림 마음속에는 무엇이 있을까?>를 읽어보면 신앙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서구문화와 차이가 나타납니다. 서구에서 반려동물로 인식되는 개만 하더라도 이슬람에서는 ‘악마의 화신’으로 여겨 흉조의 상징으로 본다는 것.

“무슬림은 개가 있는 집에는 천사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무슬림들은 또한 개를 불결한 짐승으로 여겨 지나가다 개와 닿았을 때는 예배를 드리지 않는다. 만일 개의 타액이 몸에 묻었을 때는 그 부분을 일곱 번 씻는다.”(본문 중에서)

이러한 문화적 배경 때문에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개뿐 아니라 다른 애완용 동물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엄익란은 이 책을 통해 이슬람의 결혼문화에 대해서도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해를 바로잡아 줍니다. 이른바 결혼 신랑이 지불하는 결혼 계약금에 해당되는 ‘마흐르’인데, 이슬람 문화권에서 고액의 결혼계약금이 필요한 것도 분명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지요.

기본적으로 체면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에 ‘마흐르’가 신부와 그 집안의 명성을 반영한다는 인식을 가질 뿐만 아니라 남편이 아내에게 ‘이혼이야’라고 세 번 선언하면 이혼이 성립되는 혼례문화와도 직접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즉, 신부가족은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할 수 있는 장래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하여 고액의 ‘마흐르’를 요구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마흐르는 선납과 후납으로 구분되는데, 후납의 경우는 이혼이나 사별의 경우에 지급받는 것으로 일종의 재산분할이나 상속의 의미가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서구와 전혀 다른 종교적, 문화적 전통을 지닌 이슬람문화를 소개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왜 이슬람 남성은 수염을 기르고, 왜 이슬람 여성은 제모를 하는지, 왜 아랍에서  외국인 여성이 성희롱의 표적이 되는지와 같은 이유를 분석하여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한국인이 무슬림을 보는 시각과 그들이 우리를 보는 시각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의 시각, 서구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이슬람문화를 그들의 기질과 문화적인 특성에 기반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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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석조 2009.08.26 23:22 address edit & del reply

    이슬람에서 개를 불결한 동물이라고 여기기는 하나, 이슬람 국가에서 개는 아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애완견도 많고요.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하기엔 좀 어폐가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할례 또한 북아프리카 일부 무슬림여성사이에서만 취해지고 있다고 하셨지만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북아프리카 여성들에게 광범위하게 할례가 이뤄지고 있다고 해야 합니다. 할례는 기본적으로 아시다시피 종교에 따른 것이 아니라 지역 관습에 의한 것으로 무슬림 여성뿐만 아니라 북아프리카 기독 여성들에게도 할례는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죠.

    ^^

    • 이윤기 2009.08.27 10:04 address edit & del

      인터넷의 위력을 또 한 번 실감하네요. 좋은 지적 감사합니다. ~음 이 글은 전체적으로 제 주장이 아니라 '엄익란'선생님이 쓴 책을 소개하는 글이라서... 제가 답을 드리기는 어렵겠습니다.

      물론, 글을 쓴 제가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개를 불결한 동물이라고 여기기는 하지만, 애완견을 기르는 사람도 많다는 지적을 존중하여 받아들이도록 하겠습니다.

      노석조님 직접 경험이신 것 같아 부럽네요.

      아 ~ 할례에 대한 지적은...

      무슬림 여성에게만 이루어진다는 뜻이 아니라...무슬림 중에서... 북아프리카 일부 무슬림에게만 행해진다는 뜻으로 썼는데... 문맥상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2. 박혜연 2009.09.25 21:57 address edit & del reply

    예외적으로 하드코어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개는 커녕, 고양이나 기타 애완동물들을 보기가 힘들어요! 힌두교국가인 인도에서도 길거리개들을 흔히 볼수있는데...

  3. 박혜연 2010.02.02 13:2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러나 사우디부유층들은 부의 과시를 위해 애완견이나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도 적지않게 있다는거...

  4. 녹두장군 2014.06.29 20:14 address edit & del reply

    한국은 남성할례(성기절단훼손) 국..

    그리고 이에 대해 모든 언론, 미디어, 매스컴, 정부, 학계, NGO 모두 절대 침묵..

    요지경.. 우주의 노예좀비 영혼말살 가축소굴 남한~~ 좃센반도~~ 반자이~~

    우주의 실패작 찌꺼기 집합소 헬조센 수용소는 영원하리라~~~~~~~~ 포레버~~~~

  5. .. 2015.10.17 16:05 address edit & del reply

    오바마... 무슬림 맞는 것 같아요~ 유튜브에 오바마 무슬림이라고 영어로 검색하면 그동안 했던 인터뷰들이 나오는데 본인 입으로 스스로 자신의 무슬림 신념이라는 말도 했고, 무슬림 가정에서 태어났다는 발언도 있으며 홀리 코란이라고 코란을 부를때마다 하더라구요. 정작 바이블에는 홀리라는 단어 안쓰구 ㅋㅋㅋㅋㅋ

구타, 고문, 강간으로 얼룩진 관타나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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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마비쉬 룩사나 칸이 쓴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미국법도, 국제법도 적용받지 않는 지구상에 유일한 무법지대. 마치, 세계 불가사의를 소개하는 것 같은 이곳은 바로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에 속한 수용소 입니다.

관타나모는 미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지만, 미국이 아니기도 하고 또한 미국이기도 한 땅 입니다. 지난 봄에  은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에 나와 있는 관타나모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미국의 대법원은 관타나모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해 법을 적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관타나모가 미국의 관할권 아래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 부시 정부와 미국 의회도 관타나모가 국제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합니다. 결과적으로 관타나모는 아주 편리한 고문실이 되었지요."

미국법도 국제법도 적용받지 않는 ‘무법천지’

미국의 양심적 지성이라고 불리는 '노엄 촘스키'의 이야기입니다. 부시정부 당시 미국은 은 관타나모 기지를 자국의 국내법이나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우기면서 가둬두고 싶은 죄수를 수용하기 위한 장소로 사용해왔습니다.

촘스키는 관타나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조차도 필요 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미국 정부가 사람들을 관타나모 수용소로 보내는 것조차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불법 행위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인 지난 2월 당시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245명이 수감되어 있었고, 신임대통령이 수감자들에 대한 군사재판 중지를 요청하였는데, 군사법원 판사가 행정명령을 거부하였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최근 뉴스를 살펴보면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년 초까지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는 모양입니다. 수감자 중 일부를 국외로 내보내는 조처도 단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 여대생의 관타나모 기록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는> 아프가니스탄계 이민 2세 미국인 ‘마쉬비 룩사나 칸’이 쓴 관타나모 체험기입니다. 마비쉬 룩사나 칸은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입니다. 마이애미대학 로스쿨에 다니며 관타나모 수용소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법적인 일에 분통을 터뜨리던 그녀는 2006년 1월 수감자들을 위한 통역자원봉사에 나섭니다.

FBI의 6개월에 걸친 철저한 신원조회를 거쳐 관타나모에 들어간 그녀는 통역뿐만 아니라 제한적인 변호업무도 맡게 되고 증거 수집을 위해 위험한 아프가니스탄으로 단신출장까지 다녀옵니다.

마비쉬 룩사나 칸이 통역 자원봉사를 위해 관타나모 수용소에 들어갈 무렵 그 곳에는 760여명이 수용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2006년 당시 언론 보도에는 테러단체의 ‘전사’로 분류된 8%의 수감자를 제외한 대부분이 단순 가담, 혹은 관련자라고 되어 있습니다.

수감자 절반 이상이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대행위’와 무관하다는 것이 국방부 비밀해제 보고서에 기록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2002년 이후 760명의 포로가 수감됐고, 그중 180명을 방면했고 76명을 다른 나라의 구금시설로 이첩되었다고 하니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쓴 마비쉬 룩사나 칸이 관타나모에 들어가기 시작한 2006년에도 500여명 이상이 구금되어 있었던 것 입니다.

마비쉬는 2006년부터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만나지만,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에 끔찍한 테러리스트들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예산과는 달리 자신의 아버지를 닮은 소아과 의사 ‘무소비’, 보행기가 없으면 운신도 못하는 여든 살이 넘은 중풍 환자 ‘누스랏 칸’, 자기 집 상수도 때문에 사촌과 싸우다 붙잡혀온 염소치기 청년 ‘타즈’와 같은 평범한 청년을 만나게 됩니다.

“무소비는 자기가 왜 관타나모에 끌려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무소비는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조직원을 고발하면 지급하는 25,000 달러의 현상금을 받기 위해 누군가 자신을 미국에게 팔아넘겼다고 믿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막대한 미군 보상금에 팔려온 평범한 수감자들

실제로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살포한 전단에는 누구라도 탈레반이나 알카에다 조직원을 신고하면 5000 ~ 2,5000 달러를 준다고 홍보하였다는 것이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달러였음을 감안하면 포상금은 83년간 뼈 빠지게 일해야 벌수 있는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는 금액이었다고 한다.

결국 막대한 현상금이 종교족, 이념적, 정치적 혹은 개인적 원한을 가진 동족 사람들을 고발하게 만든 것이다. 아프가니스탄 군벌들과 지역민들이 미끼를 향해 달려들었고, 파키스탄에서는 인신납치의 암시장이 형성되기도 하였다는 것이다.

파키스탄 경찰, 국경수비대, 주민들 모두 큰 액수의 현금에 눈이 멀어 수백 명의 사람들을 붙잡았고 심지어 무샤라프 대통령 회고록에도 기록된 일이라고 한다. “그의 정보기관들이 미국 CIA 포상금에 대한 대가로 369명을 미군에게 넘겨주었다"고 썼다는 것이다.

국제 엠네스티 보고서에 따르면 관타나모에 끌려간 사람의 2/3은 파키스탄에서 붙잡혔고, 미군에 팔려가기 전에 좀 더 탈레반처럼 보이도록 수염을 기르게도 하였다는 것. 뿐만 아니라 아랍인 출신의 쿠웨이트인이나 위구르족으로 알려진 중국계 무슬림 수감자들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군벌들에게 배신당하고 팔려왔다는 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미군이 알카에다와 탈레반 용의자들을 넘겨주는 대가로 현금을 뿌리고 있을 때 파키스탄 경찰과 아프가니스탄 군벌에 의해 체포되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수감자 중에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고 있었기 때문에, 혹은 카시오 시계를 차고 있다는 이유로 붙잡혀 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편, 알카에다나 탈레반이라는 누명을 쓰고 체포된 이들은 미군에 넘겨진 후에도 무고한 사람인지 아닌지 조사한 번 받지 못하고 관타나모까지 끌고 왔다고 한다. 그러나, 미 국방부는 결백한 사람들이 팔려왔을 가능성을 일축하였고, 럼스펠드는 수감자들을 ‘최악 중의 최악인 자들’이라고 규정하였습니다.

나중에 AP통신이 공개한 관타나모 관련 정보에 따르면, 517명에 이르는 관타나모 수감자 중에서 5%만이 미국 정보당국이 직접적 노력하여 체포하였고, 86%는 미군에 의해 체포된 사람들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비쉬 칸을 비롯한 관타나모 수감자들을 지원하는 변호사들은 한결같이 “누가 결백한지는 잘 모르지만, 그들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 주장을 내놓고 있는 것 입니다.

관타나모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일부 수감자들은 구타와 폭력, 비인간적인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하기도 하며, 또 다른 수감자들은 종교적 권리와 기본권을 지키기 위하여 단식투쟁을 벌이다가 강제급식을 비롯한 온각 가혹행위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알 자지라 방송국 기자 ‘알 하즈’의 체포와 구금, 고문은 대표적인 사례였으며, <345번 수감자>라는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경없는 의사회를 비롯한 여러 단체가 그의 석방을 위해 노력한 덕분에 2008년에 석방되어 알자지라 방송에 복귀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관타나모로 끌려오는 동안, 그리고 관타나모에 수감된 동안 많은 사람들이 끔찍한 구타와 폭력 그리고 인간적, 종교적 모욕을 받으며 거듭 실패하면서도 자살을 선택합니다. 바레인 출신 수감자 ‘주마 알 도사리’도 그런 경우입니다. 그는 성적인 학대와 악랄한 조사를 견지지 못하여 2002년부터 여덟 차례나 자살을 시도하였다고 합니다.

“바닥에 넘어질 때마다 군홧발이 날아들었다. 도중에 기절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그의 머리 위에 군화가 얹혀있었다... 같은 병사가 몸 위에 올라서서 자신의 몸에 오줌을 싸고 있었다. 그 병사가 알 도사리의 머리채를 한 줌 잡더니 입술이 터질 때까지 발로 얼굴을 찼다. 그 병사는 눈과 코 그리고 성기 같은 민감한 부위만을 노렸다.” (본문 중에서)

“군인들은 그를 죽이겠다고 위협하면서 맨발로 철조만이나 유리조각 위를 걷게 했다. 그의 코도 부러졌다. 한 번은 특히 심하게 구타를 하더니 수감자들에게 옷을 벗으라고 했다. 군인들은 발가벗고 망가진 수감자들을 사진과 동영상에 담았다.” (본문 중에서)

어느 날은 뜨거운 물을 쏟아 부었고, 또 어느 날은 핸드폰 처럼 생긴 기구로 전기 충격을 가했으며, 수염수염을 한올 한올 뽑거나 잠을 재우지 않을 뿐 아니라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도록 강요하고 맨발에 담뱃불을 껐는 것과 같은 가혹 행위가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오십대의 아프가니스탄 형제 하나가 있었습니다.... 군인들이 그의 족쇄를 잡아당기고 있었고 그는 발가벗은 채 엎드려 있었습니다. 한 병사가 그를 뒤에서 성폭행 했습니다. 또 다른 병사는 그 장면을 비디오테이프에 담고 있었습니다.” (본문 중에서)

알 도사리는 수 백 번이나 총으로 위협 받으며 심문을 당하였으며, 군인들에게 강간을 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동료병사가 촬영하는 가운데 생리중인 여자 조사관으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생리혈을 가슴과 얼굴과 수염에 바르는 잊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기도 합니다.

도저히 믿기 힘든 이런 고문은 관타나모뿐만 아니라 이라크 감옥 아부 가리브에도 벌어졌고 그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군의 추악한 범죄 행위를 세계인들이 주목하게 되었지요. 마비쉬에 따르면 모든 수감자들에게 공통적으로 이슬람에 대한 종교적 모욕이 반복 되었고, 어떤 수감자는 18개월 동안 단 한 차례도 햇빛을 보지 못하고 지낸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미국, 무엇을 잘못하고 있나?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를 쓴 마비쉬 룩사나 칸은 관타나모 수감자 중에는 분명 테러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있지만, 적어도 자신이 만난 어떤 아프가니스탄 수감자들도 미국에 대한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믿는다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아프가니스탄 군벌을 위해 일했을지도 모르고, 어떤 이들은 탈레반 밑에서 일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이 미국 법률 하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는 것 입니다.

그녀는 관타나모에 갇혀 있는 수감자들을 만나면서, 그들 누구라도 내 아빠나 다른 이들의 아빠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동안 만난 관타나모 수감자 중 많은 사람들이 석방되었으며 그녀는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찾아 그들과 다시 재회하는 기쁨을 누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관타나모에는 여전히 어떤 법률로도 보호받지 못한 채 “누구도 기소 없이 투옥되어서는 안 되고 모든 사람은 공정한 재판을 통해서 자신을 방어할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입니다. 책을 끝내며 그녀는 설령 ‘어떤 사악한 사람들이라도 공정한 재판을 받아야 한다’는 원칙을 독자들에게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습니다.



나의 관타나모 다이어리 - 10점
마비쉬 룩사나 칸 지음, 이원 옮김/바오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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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폭탄 미사일로 테러 못 막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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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그레그 모텐슨, 데이비드 올리버 렐린이 쓴 <세잔의 차>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에서 오마바의 전쟁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언론들은 오바마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으로 확대한 이 전쟁을 '아프팍전'이라고 부른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대통령이 워싱턴을 방문하여 정상회담을 치른 후 '스와트 계곡'에 자리잡은 탈레반을 소탕하는 대규모 공격이 시작된 것이다.
 
탈레반에 대한 묵인에서 소탕으로 돌변한 파키스탄 정부 정책은 사실상 이 나라를 내전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군이 스와트계곡에 대한 대공세를 강화하면서 북서 변경주에서 탈출한 난민이 1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되고, 이미 55만명의 난민이 수용소 생활을 하고 있단다.
 
파키스탄 정부군은 최근 스와트 계곡과 인근 샹글라 지역에서 200명의 탈레반 무장대원을 사살하였으며, 주요 근거지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군의 폭격 수위와 빈도가 높아지는 만큼 민간인 사망이 급증하고 반미 감정도 함께 치솟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해 아프간에서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가 2천명을 넘었고, 올 해도 벌써 1천명에 이른다고 한다. 아울러 미군 공습과정에 화학무기를 사용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미감정은 점점 높아가고 있다는 것.
 
<세잔의 차> 주인공 그레그 모텐슨은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국경지대 이른바 탈레반 활동 지역을 넘나들며 학교를 세우는 중앙아시아협회(CAI)리더이자 활동가이다. 어쩌면, 그는 미군 폭격이 시작된 스와트 계곡 인근에서 난민촌 아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는 현장을 뛰어다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조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재건할 것이라고 믿었던 신뢰가 무너지는 아픔을 경험하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세잔의 차>에서 미사일과 폭탄이 결코 테러를 중단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증언하였다.
 
"제가 아는 바로는, 현재까지 아프가니스탄에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을 114기 발사했죠. 이 미사일 1기에 레이시언 유도 시스템을 더하면 아마 비용이 약 8만 4천 달러쯤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돈이 있으면 수만 명의 학생들에게 30년 동안 균형 잡힌 교육을 할 공립학교를 열 몇 곳 세울 수 있어요. 어느 쪽이 우리의 안보를 지켜 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본문 중에서)
 
폭탄과 미사일은 결사항전의 반미감정만 불러일으켜...
 
<세잔의 차>는 히말라야 기슭 외딴 마을에 세계 강대국들이 무차별적으로 폭탄을 떨어뜨리고 동안에 맨 땅위 흙먼지 투성이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열어주기 위하여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 부어 학교를 세우는 그레그 모텐슨의 일대기이다.
 
그 남자는 지금까지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오지 마을에 78곳의 학교를 세웠다. 유명한 등산용품 상표이기도 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를 등정하다 조난당한 이 남자는 히말라야 발치의 작은 마을 코르페 사람들에게 구조 받아 가까스로 살아난다.
 
여동생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K2 등정에 나섰던 등반가는 코르페 마을 사람들의 친절과 보살핌 속에 건강을 회복한 후에 마을 사람들에게 꼭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마을 사람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다녔으면 좋겠다고 답한다.


학교를 세우고 싶다는 마을 사람들 소원을 들어주겠다는 이 약속은 그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미국으로 돌아온 모텐슨은 그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껴려하는 병원 야간 근무를 자처하고 집세 낼 돈도 아까워 오래 된 중고차 안에서 생활한다.
 
코르페 마을에 학교를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처음에는 낡은 타자기로 나중에는 매킨토시를 이용하여 정치인, 사업가, 배우 등 유명인사 580명에게 편지를 보낸다. 그러나 답장과 함께 100달러를 보낸 사람은 단 한명 뿐이었고, 모텐슨이 지원금을 요청했던 16개 재단에서 신청이 거부되었음 알려왔다.
 
학교를 짓기 위한 모금이 난항에 부딪친 어느 날, 과학자이자 산악인 이었던 장 회르니로부터 1만 2천 달러를 지원 받게 된다. 코르페로 가서 약속한 학교를 짓기 위해 그는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포기한다. 평생 동안 모은 산악 등반에 관한 책과 아버지가 물려 준 책을 팔아 6백 달러, 산악장비를 처분하여 5백 달러, 그리고 1년 동안 잠자리를 제공해 준 낡은 중고차를 팔아 5백 달러를 마련하였다.
 
파키스탄으로 돌아간 그는 학교를 짓는 데 필요한 목재와 자재를 실은 트럭과 함께 코르페 마을을 찾아가지만 새로운 난관이 그를 기다린다. 마을 사람들은 학교를 짓기 전에 강을 건너 마을로 들어갈 수 있는 다리를 먼저 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리가 없으면 학교를 지을 수 있는 자재를 운반할 수 없었던 것이다.
 
K2 등정보다 더 힘든 학교 건립
 
예상치 못한 장벽에 막혀 첫 번째 학교 공사를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모텐슨은 여러 가지 어려움을 한꺼번에 겪게 된다. 사랑하는 연인이 그에게 이별을 선언하고, 전에 일 하던 직장에서는 그를 받아줄 수 없다고 한다. 당장 잠자리조차 해결 할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이 그에게 닥치게 된다.
 
장 회르니는 절망에 빠진 그에게 다시 한 번 다리를 만들 돈 1만 달러를 추가로 지원하면서 되도록 빨리 학교를 완성해 줄 것을 요청한다. 우여곡절 끝에 다리를 완성하고 장 회르니의 추가 지원을 받은 모텐슨은 하루 빨리 학교를 짓기 위하여 코르페 마을 사람들을 재촉한다.
 
코르페 사람들을 재촉하는 바로 이 장면에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세잔의 차' 이야기가 나온다. 발티스탄 코르페 마을 지도자인 하지 알리는 서둘러 학교를 짓기 위하여 사람들을 재촉하는 모텐슨에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달라는 요구를 한다.
 
"발티 사람과 처음에 함께 차를 마실 때 자네는 이방인일세, 두 번째 차를 마실 때는 영예로운 손님이고, 세 번째로 차를 마시면 가족이 되지. 가족을 위해서라면 우리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네. 죽음도 마다하지 않다."(본문 중에서)
 
하지 알리는 모텐슨에게 세 잔의 차를 함께 마실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학교를 짓는 것 못지않게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쳐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루어지는 것 같던 학교 공사는 또 한 번 장애물을 만나게 된다.
 
탈레반에 납치당하고, 종교재판을 넘어서다
 
마피아 보스와 다름없는 이슬람 지도자 하지 메디가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 학교를 세우는 대신에 마을에서 가장 큰 숯 양 열 두 마리를 대가로 요구한다. 파키스탄 산간 마을에서 숯 양은 맏아들과 훌륭한 소와 애완동물을 합한 것과 같은 존재였고 한다.
 
코르페 마을 지도자 하지 알리는 이슬람 악당에게 숯 양 열 두 마리를 내준 후에 기운 잃은 마을 사람들을 다음과 같은 감동적인 이야기로 설득한다.
 
"슬퍼하지 말게. 그 양들이 잡아먹힌 뒤에도 이 학교는 오래도록 남아 있을 거야. 하지 메디는 오늘 먹을 것을 가져갔지만, 우리 아이들은 영원히 교육을 받는 걸세."(분문 중에서)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하지 알리는 아름다운 '코란'을 읽을 수 없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이라고 고백한다. 그는 마을 아이들이 코란을 읽을 수 있다면 그 어떤 대가도 치르겠다고 말 한다. 그러나, 어려움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 책의 주인공 그레그 모텐슨은 코르페 마을에 첫 학교가 세워지기도 전에 아프가니스탄 국경지대인 와지리스탄에서 탈레반에 납치되어 하여 죽음 직전에 이르는 어려움을 겪는다. 이슬람 성직자들은 모텐슨의 교육사업이 코란에 위배된다고 선언하지만, 그는 이슬람 재판을 통하여 자신의 사업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아낸다.
 
모텐슨의 유일한 후원자였던, 장 회르니가 죽음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1996년 12월 10일 2년이 넘는 긴 시간이 지난 후에 코르페 마을에 첫 학교가 완공된다. 죽음을 눈앞에 둔 장회르니는 지난 50년간 자신이 한 일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이 K2 등반 코스인 카라코람에 학교를 세운 것이라고 고백한다.
 
장 회르니가 남긴 100만 달러에 달하는 기금은 이후 파키스탄에 학교를 세우는 사업의 밑 거름이 된다. 코르페 마을에 첫 학교를 완성한 후에 산간마을에 학교와 여성센타를 꾸준히 지어 지금까지 80여 곳의 학교를 지었으며, 매년 3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교육을 받게 되는 기적 같은 일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폭탄 대신 아이들에게 평화를 가르쳐야 한다.
 
9.11 사건 이후 이슬람에 대한 반감이 미국을 휘감을 때도 모텐슨은 사람들에게 폭탄이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설득한다.
 
"테러를 무찌르려면 방법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테러범들이 존재하는 이 나라 사람들이 미국 사람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이곳 사람들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생산적인 시민이 되는 것과 테러범이 되는 것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저는 교육이 그 열쇠라고 생각합니다."(본문 중에서)
 
이슬람교도 전체를 테러범으로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테러가 발생한 것은 파키스탄이나 아프가니스탄 사람들이 어느 날 별안간 결정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에게 죽음이 아니라 삶을 선택할 만큼 밝은 미래가 주어져야 테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잡지 <퍼레이드>와의 인터뷰기사는 모텐슨을 유명 인사로 만들었고 100만 달러가 넘는 기금을 모금해 주었다. 퍼레이드 인터뷰에서 그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아이들을 교육하는 것이 테러를 막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라는 것을 역설한다.
 
"무력만으로 테러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우리는 9.11 이전보다 더 안전해지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의 유산을 남겨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면, 이 전쟁을 최종적으로 이길 방법은 폭탄이 아니라 책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본문 중에서)
 
목숨을 구해 준 오지 마을 사람들에게 약속대로 학교를 지어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일이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그는, 학교를 세우는 한 가지 일에 매달렸지만, 결국 폭탄이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자신이 하는 일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 것이다.
 
세잔의 차를 함께 마셔야 비로소 가족이 된다
 
이 책 <세잔의 차>의 주인공 그레그 모텐슨은 어린이들, 특히 여자 아이들이 글을 읽고 쓸 수 있도록 교육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자신의 비전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자선을 위하여 생애를 바친 마더 테레사나 국제구호단체의 관점으로 히말라야에 들어가지 않았다.  자신을 구해준 코르페 마을 사람들에게 빚을 갚으러 갔고, 자신이 원하는 대로 베풀어 준 것이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었다.
 
이것이 바로 무일푼으로 시작한 그레그 모텐슨의 학교 짓기가 성공할 수 있었던 진정한 원동력이었다. <세잔의 차>에는 그가 히말라야 자락에서 '기적'을 이룬 고난의 시간이 상세하고 담담하게 그려져 있다.
 
추천의 글에서 류시화 시인은 겨우 한 사람의 힘으로 세상에 무슨 기적을 일으킬 수 있겠는가 하는 의심이 든다면, <세잔의 차>를 읽어보라고 권한다.


세 잔의 차 - 10점
그레그 모텐슨.데이비드 올리비에 렐린 지음, 권영주 옮김/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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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람 알레이 꿈! 알레이 꿈 아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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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와 장갑차, 공격헬기, 전폭기 등이 동원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대한 한 달이 넘는 공격이 겨우 멈추었다. 레바논 전쟁 긴급 휴전 결의안 1701호가 진통 끝에 유엔 안보리를 통과하면서 공격은 멈추었지만, 누구도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 평화가 찾아오리라는 것을 장담할 수 없다.

최근 전쟁은 2006년 6월 25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가 이스라엘의 길라드 샬리트 상병을 납치하자 이스라엘이 그의 석방을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공격해 들어가면서 시작되었다.

팔레스타인 집권당 하마스는 이스라엘 교도소에 갇혀 있는 하마스 죄수들을 석방하면 샬리트 상병을 석방하겠다면서 이스라엘에 항전하였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하마스에 대하여 더욱 거센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맞서 레바논의 무장조직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공격과 함께 이스라엘 군인 2명을 포로로 잡았고, 이스라엘은 레바논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인 공격을 감행하였다.

그동안 세계 곳곳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비난하는 반전시위가 조직되었고, 유엔의 개입으로 겨우 총성은 멈추었지만, 이미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을 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레바논 민간인들에 대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왜 팔레스타인인은 테러리스트가 됐을까?

1일 아침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엔 조사결과 이스라엘은 정전 72시간을 앞두고 이번 전쟁에 사용한 집속탄 중에 90%를 발사하여 레바논 남부 359곳에 10만여개의 소형폭탄이 남아있다고 한다. 집속탄이란 하나의 탄두에 여러 개의 소형폭탄이 들어있는 폭탄을 말한다. 이러한 집속탄의 위협을 제거하는 데는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차례 벌어진 중동전쟁과 마찬가지로 이번 전쟁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충돌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충돌은 지난 50여년 동안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예루살렘에서 자살폭탄 테러, 사상자 속출', '이스라엘군의 보복공격, 팔레스타인 민간인 다수 사망'과 같은 보도들을 통해 이를 알 수 있다.

팔레스타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은 대체로 미국과 서방세계에 의해서 많이 좌우되었으며, 그들은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원하고 승인한 나라들이다. 아직도 우리사회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고 있다.

"유대인들은 아인슈타인이나 스필버그 같은 유명한 사람들을 배출한 우수한 민족이며, 아랍인들은 낙타나 몰고 다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들이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유대인들은 히틀러의 가엾은 희생자들이고 아랍인들은 어린이까지 함부로 죽이는 광신도 테러리스트들이다." - 옮긴이의 글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에 대하여 지금까지 우리사회에 팽배해있는 편견을 걷어버리고, 왜 팔레스타인인은 테러리스트가 되었는지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 사람들은 조 사코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만화책 <팔레스타인>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수십 년간 박해와 추방, 폭격, 폭력을 당해온 팔레스타인

미국 작가 조 사코는 1991년 말부터 1992년 초까지,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두 달 동안 생활한 후에 이 만화를 쓰고 그렸으며, 모두 아홉 편이 만화시리즈로 출판되었으며, 국내에서는 함규진이 우리말로 옮겨 2002년에 출판되었다.

이 책은 영화로 치자면 감독과 주연배우가 동일인물이다. 조 사코는 그가 쓴 만화 <팔레스타인>의 주인공도 맡았다. 작가이자 주인공인 조 사코가 직접 본 이집트,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담담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팔레스타인을 방문하기까지 작가인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인식 역시 우리사회의 보통사람들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는 클링호퍼라는 미국계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에게 살해당하자 마치 이웃 사람이 죽은 듯한 착각에 빠져들어 테러리스트들을 적대시했다고 한다. 반대로 미국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수십 년 동안 박해와 추방, 폭격과 폭력을 당해왔어도, 그들의 이름은 저녁 뉴스에서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그를 따라 카이로에서 예루살렘으로 그리고 헤브론으로, 발라타로, 웨스트뱅크, 가자지구로 가다 보면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진실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특별히 1987년에 일어난 1차 '인티파다' 이후의 팔레스타인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인티파다란 '각성', '봉기', '반란'을 뜻하는 아랍어로, 이제는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과 의식화 투쟁을 상징하는 말이다. 케페야라는 머릿수건이 바로 바로 인티파다 투쟁의 상징이다.

팔레스타인은 친척집을 방문하였다가 제한 시간 두 시간 넘겼다는 이유로 이틀 동안 감방에 갇힐 뿐만 아니라 거금의 벌금을 물어야 하며, 저녁 8시가 되면 통금이 시작되고 총알이 벽을 뚫고 들어와 사람을 맞히고, 학교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총을 맞아 죽어가는 곳이다.

"1948년 이후에 4백 개의 팔레스타인 마을이 이스라엘에 의해 파괴되었다. 달아난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실종자로 간주되었으며, 그들의 집과 땅은 폐기나 철거의 대상이 되었고, 유대인 정착민들의 손으로 들어갔다." - 본문 중에서

그리고 1987년 12월 8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트럭이 팔레스타인 노무자를 태운 트럭을 들이받아 4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으로 촉발된 첫 번째 '인티파다' 이후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입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제강점기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을 옮겨 놓은 듯

"최초의 팔레스타인 민중 봉기인 1987년 최초의 인티파다 후 첫 해에 팔레스타인 사람 4백명이 죽었고, 2만 명이 부상당했다. 이후 4년이 지나는 동안 12만 그루의 나무를 잘라 버렸으며, 4년간 파괴된 1250채의 팔레스타인 가옥이 파괴되었다. 1987년 12월에서 91년 10월까지 (이스라엘)정착민은 42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살해했으나 단 세 건만 실형을 선고받았으며, 같은 기간 중 팔레스타인 사람은 이스라엘 정착민 19명을 살해하였는데, 아홉 명의 피의자 중 여섯 명이 무기징역, 한 명이 20년 형, 나머지 둘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다." - 본문 중에서

인티파다로 밀려드는 죄수들을 수감하기 위해 지어진 안사르Ⅲ 감옥에는 화염병이나 돌을 던지지 않아도, 어느 날 갑자기 무슨 죄를 지었는지 어떤 죄를 지었는지 모르면서 재판 없이 6개월간 투옥되는 구금 처분을 당하고, 그 기간이 끝나면 다시 6개월이 갱신될 수 있고, 다시 6개월 갱신 또 갱신… 또… 갱신되는 구금자들이 수두룩하다.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에서는 허위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온갖 협박과 더불어 차가운 감방에 벌거벗겨져서 내버려지고, 몽둥이로 얻어맞고, 목을 졸리고, 고환을 짓밟히는 고문이 자행되고 있다. 고문에 의해 이루어진 자백으로 재판을 받아 감옥에서 10년 이상을 보내야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생계수단인 올리브 나무가 이스라엘군에 의해 모조지 잘려나가고,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지만 수업이나 교과서에서 팔레스타인이란 말은 물론 그들의 역사도 철저히 배격된다.

마치 일제강점기의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을 옮겨 놓은 듯하다. 1987년 인티파다 이후에 일어난 일들은 1919년 3ㆍ1운동 이후 일제의 폭력적 지배를 보는 듯하다. 아니 아무리 먼 나라 남의 땅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보다 훨씬 더 무자비하게 보이기도 한다. 일제강점과 광주항쟁이라는 가슴 아픈 역사를 기억한다면, 팔레스타인 민중들을 가슴으로 따뜻하게 품을 수 있을 것 같다.

당신에게 평화를! 평화를 당신에게!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에는 이러한 폭력에 무너지는 모습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민중들의 삶을 이념적 잣대 없이 무미건조하게 잘 포착하고 있다. 아무 할 일 없이 보내야 하는 시간, 난민촌의 열악한 주거 환경,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 청년 실업자들의 모습도 그려지고 있다. 생필품과 식수는 턱없이 부족하고 기본적인 생활시설 대부분이 파괴되었으며, 통행조차 자유롭지 않은 거대한 감옥 같은 땅에는 아무 때나 강제철거가 이루어지고 파괴된 건물들, 문을 닫은 상점, 굶주리는 아이들로 가득하다.

이 책은 팔레스타인 사람들 집집마다 이스라엘군에게 죽거나 끌려간 사람이 한 명 이상씩 있다는 것을 우울한 빛깔의 흑백 그림으로 전해준다. 그러면서도 작가는 팔레스타인 분쟁이 아랍인대 유대인이라는 대립구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세계열강들의 지배논리(밸푸어 선언과 , 맥마흔-후세인 서한)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상기시켜준다.

살람 알레이 꿈! 알레이 꿈 아살람!

당신에게 평화를! 평화를 당신에게!


팔레스타인 - 10점
조 사코 지음, 함규진 옮김/글논그림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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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페퍼로즈 2009.05.11 00:40 address edit & del reply

    허리우드 영화가 세계인의 시각을 바꾸어 놓네요.

    해방이후 우리 정신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영화를 볼때 잘 봐야겠어요,,

    은영중에 영화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되더라구요.

    비판과 판단의식을 보고 봐야겠네요.

    팔레스타인 정말 우리 일제강점기를 보는거 같아 한순간은 짠하네요..

    - 종이장미 만드는 남자가 다녀갔습니다. -

    • 이윤기 2009.05.11 08:41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개인적으로는 지구상에서 험난한 삶을 이어가는 곳이 팔레스타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만화 책 덕분에 처음으로 팔레스타인 문제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어요.

    • 페퍼로즈 2009.05.11 09:57 address edit & del

      정말 일제시대 우리 민족의 삶이 저랬을까 합니다.

      알자지라 시각으로 보여지는 방송도 보고 싶네요..^^

  2. 반디 2009.05.11 17:15 address edit & del reply

    저 땅위에 살고 있지 않음을 감사하기만 하는 건..
    너무 이기적인 것 같네요.. 100년도 채 안된 우리의 이야기..
    비단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한숨을 비껴갈 수는 없네요..

    • 이윤기 2009.05.11 18:52 신고 address edit & del

      팔레스타인 문제를 해결을 위해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별루 없는 것 같아요.

      올 해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함께 팔레스타인 돕기 모음 활동을 했었어요.

      또 팔레스타인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거리를 찾기도 참 어렵네요.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노무현처럼 될까 걱정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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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초기 오바마 개혁은 좌초하는가?

오바마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행정명령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하는군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틀 째인 1월 22일 '인권침해 논란을 빚어온 쿠바 관타나모기지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 및 국외 중앙정보국(CIA)감옥을 폐쇄하고 고문을 금지토록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였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선거과정에서 인권침해 놀란의 대상으로 국제 인권 단체 등으로부터 폐쇄요구를 받아왔던 관타나모 기지를 폐쇄하겠다고 공약하였고, 대통령 취임 직후 1년내에 '관타나모'를 폐쇄토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였습니다.

백악관측은 "관타나모에 수감된 용의자들은 향후 1년 이내에 모두 석방되거나 출신국 또는 제 3국 및 미국 내 다른 수감시설로 이송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합니다. 아울러 수감자들에게는 즉시 '인도적인 구금 기준'이 적용되고, 30일 안에 국방장관은 관타나모 수감시설의 현황을 점검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였답니다.



관타나모 폐쇄, 오바마 개혁의 나침반

현재, 관타나모에는 245명이 수감되어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 세계 인권단체들로부터 끊임없는 비판을 받고 있는 '관타나모 수용소'는 인권유린, 강제구금, 기본권 침해 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한국의 '국가보안법'과 닮은 꼴이 많습니다.

한때, 개혁세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는 한국 대통령 노무현은 '국가보안법 폐지'에 실패함으로써 변화와 개혁의 바람을 일으키지 못하고 수구 보수세력에게 발목을 잡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의 노무현 전대통령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 같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여부는 세계의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는 오바마의 개혁 정책에 시동이 걸리느냐, 마느냐를 좌우하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2월 1일자 보도를 보면, 오바마 대통령이 관타나모 수감자들에 대한 군사재판을 120일 간 중지하도록 요청하였는데, 관타나모 군사법원의 '제임스 폴'이라는 판사가 백악관의 행정명멸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미국에도 취임 한 달도 안된 대통령의 행정명령을 거부하는 배짱(?)있는 꼴통(?) 판사가 있더군요. 

관타나모는,
지구상에 있는 곳이지만, 지구상에 없는 곳이기도 한 땅
미국이 땅이 아닌데 미국이 지배하는 땅
미국이 실제로 지배하지만, 미국법을 적용을 받지 않는 땅
미국 법도, 쿠바 법도, 국제법도 적용 받지 않는 땅,
세상에 있는 곳이지만, 세상에 없는 것과 다름 없는 땅 입니다.



미국법도 국제법도 적용받지 않는 무법천지 '관타나모'

마치, 세계 불가사의를 소개하는 듯한 이 곳은 바로 쿠바에 있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입니다. 관타나모는 미국이 실효적으로 지배하지만, 미국이 아니기도 하고 미국이기도 한 땅 입니다.

최근 제가 읽은 책 <촘스키, 변화의 길목에서 미국을 말하다>에 나와 있는 관타나모 이야기를 소개해봅니다.

"미국의 대법원은 관타나모에 수용된 사람들에 대해 법을 적용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 이유는 관타나모가 미국의 관할권 아래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입니다."부시 정부와 미국 의회도 관타나모가 국제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고 이구동성으로 주장합니다. 결과적으로 관타나모는 아주 편리한 고문실이 되었지요."

누구 주장이냐구요? 미국의 양심적 지성이라고 불리는 '노엄 촘스키'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미국은 관타나모 기지를 자국의 국내법이나 국제법을 위반하지 않으면서 가둬두고 싶은 죄수를 수용하기 위한 교도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실은 국내법과 국제법을 모두 위반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촘스키는 관타나모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쟁조차도 필요없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을 그곳으로 보내는 것조차 불법이기 대문이라는 겁니다.

"미국 정부가 그들을 관타나모의 교도소로 보내는 것을 보자마자 우리는 그것이 국제인권법을 위반하는 행위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쿠바 땅, 관타나모가 미국의 고문실이 된 역사

관타나모에 왜 미군기지가 있을까요? 저는 2007년 8월에 개봉한 영화 '관타나모로 가는 길'과 마이클 무어가 만든 영화 '식코'를 보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관타나모에 미군기지가 있는 것인지? 하는 의문을 풀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1898년에 미국은 스페인으로부터 해방시킨다는 구실로 쿠바를 침공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미국은 스페인으로부터의 해방을 오히려 지체 시키면서 1959년까지 카스트로가 쿠바혁명에 성공할 때까지 실질적인 식민지로 예속시켰습니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이 1903년에 매년 금화 2,000개(약4,085달러)를 지급한다는 조건으로 쿠바로부터 관타나모 기지를 조약에 따라 임차했고 이후 1959년 쿠바 혁명 후 양국은 이 기지를 놓고 계속 갈등을 빚어왔다.

관타나모는 쿠바로부터 이른바 조약이라는 것을 통해서 임차한 것으로 되어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이 총부리를 겨누고 빼앗은 땅 입니다.
조약체결 당시, 쿠바는 미국의 점령 아래 있었구요. 그런 상황에서 조약에 도장을 찍지 않으면 빼앗아버리겠다는 협박으로 관타나모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원래 미국은 관타나모를 '석탄보급창'으로 사용한다는 명분으로 조약을 체결하였는데, 실제로는 군사기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은 총부리를 겨누고 협박하여 강제로 맺은 조약 조차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쿠바는 여러 차례 조약을 파기하고자 하였지만, 미국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피델 카스트로와 쿠바 정부는 미국이 매년 지불하는 쥐꼬리만한 관타나모 기지 사용료 수령을 거부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관타나모, 미국의 쿠바 '알박기' 전략

쿠바 지도를 들여다보면, 관타나모는 부동산 투기꾼들처럼 미국이 쿠바에 '알박기'를 해놓은 것과 다를바가 없습니다. 관타나모는 쿠바 동부지역의 주요 항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인데, 미국이 강점하고 있음으로 인하여 항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눈에 가시 같은 쿠바에 미군이 '알박기'를 제대로 하고 있는 셈 입니다.

지난 29일,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쿠바정부 웹사이트에 올린 칼럼에서 “(미국이) 쿠바 국민 의사에 반해 쿠바에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가장 기본적인 국제법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며 반환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는 “쿠바 국민의 의지를 존중하지 않는 것은 건방진 행위이자 강대국의 권력남용”이라고 주장하였다고 합니다.

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미국 흑인 대통령 덕분에 쿠바 관타나모에 50년 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라는 첫 번째 과제에서 오바마의 개혁정책이 좌초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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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그 찢겨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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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발레리 제나티가 쓴 <가자(GAZA)에 띄운 편지>

이스라엘이 건국된 1948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다. 가자는 감옥으로 변했다. 우린 여기 갇힌 채 빵과 남은 토마토, 오이만으로 견디려 애쓰고 있다."

2006년 9월 8일 영국 일간신문 <인디펜던트>에 실린 아부 라마단 가지시티 시장 인터뷰 기사입니다. 6월 말부터 시작된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수백 명이 숨지고 수천 명이 다친 이후 지난 11월 26일 휴전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들이 이스라엘 병사 한 명을 납치한 데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군은 "2006년 6월 '여름비 작전'이란 이름으로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무차별적 공격을 감행하였다. 363㎢의 좁은 땅에 130만명 인구가 북적대며 살아가는 가자는 외부세계의 무관심 속에서 지상 최대의 감옥으로 변했다"고 합니다.

저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관심은 2006년에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침공으로부터 비롯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 계속되고 있는 두 민족 간의 분쟁, 아니 이스라엘의 점령정책과 팔레스타인의 저항에 관하여 미국 작가 '조 사코'(팔레스타인)의 시선을 빌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에는 팔레스타인 현지 작가들의 최근 작품을 모아놓은 <팔레스타인의 눈물>을 읽으며,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가슴 아픈 역사와 현실에 좀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팔레스타인에 대한 저의 관심은 <가자에 띄운 편지>라는 제목만으로도 발레리 제나티의 소설을 선뜻 선택하게 하였습니다. 이 책은 평화운동을 하는 엄마, 아빠를 둔 이스라엘 소녀 탈과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이 주고받는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은 순전히 '상상력의 산물'만은 아닙니다. 이 소설은 거의 매일 텔레비전 뉴스를 장식하다시피 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배경으로 쓰였습니다.

예루살렘, 어느 카페에서 일어난 자살폭탄 테러, 6명의 사망…. 공포는 일상이 되어버렸고, 탈은 그런 일상에 익숙해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탈은 가슴에 품고 있는 것들을 글로 쓰기 시작합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조약에 서명했던 날 부모님이 환희로 울었던 기억뿐만 아니라, 환멸, 반항, 공포, 그리고 희망에 대해서 씁니다.

탈은 그녀가 쓴 편지를 저쪽의 누군가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탈은 미지의 팔레스타인 친구에게 편지를 보내기로 마음먹고 가자지구에 군 복무 중인 오빠 '에탄'에게 자기가 쓴 글을 유리병에 넣어 맡기게 됩니다.

분쟁과 증오의 땅에 띄운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

유리병 속에는 '이름 모를 너에게'하고 시작되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자살폭탄테러로 숨진 결혼을 앞둔 여자의 죽음을 떠올리며 쓰인 진솔한 마음이 담긴 편지가 담겨 있습니다.

팔레스타인 청년 나임은 가자해변 모래밭에서 우연히(사실 전적으로 우연은 아니었지만) 이 유리병 속의 편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유리병 속 편지를 받은 나임의 첫 번째 답장은 마음이 열리지 않은 비아냥 섞인 호기심으로 채워져 있지만, 사실 그들 이스라엘 사람들과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는 더 큰 '일상의 증오'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내 사촌동생 야신이 작년에 그런(평화를 위한 아이들) 경진대회에 참여했다가 초콜릿 한 통을 받아서 무척 기뻐했지. 그런데 그 행사를 주최한 NGO가 이스라엘산 초콜릿을 주는 바람에 걔네 아빠가 쓰레기통에다 그대로 처넣어버렸어." (본문 중에서)

"이 땅은 젊은이들이 자기가 아주 빨리 늙는다고 느끼고, 수명대로 산다는 게 그의 기적이나 다름없는 곳, 증오와 복수심은 비싸지도 않을 뿐 아니라 도처에 있다 보니 여기선 유일하게 넘쳐나는 품목이다. 절망과 더불어 말이다." (본문 중에서)


탈과 나임은 옛날 동화에 나오는 유리병 편지와는 달리 이메일로 각자의 생각과 일상을 주고받으며 애틋한 마음을 키워갑니다. 여러 번 이메일을 주고받은 후에는 채팅도 하게 됩니다. 소설이라는 이야기 형식 덕분에 독자들은 일기 형식으로 쓰인 글을 통해 탈과 나임의 진심을 먼저 알 수 있게 됩니다.

작가인 발레리 제나티는 나임과 탈을 통해 개인은 없고 집단으로만 존재하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인의 삶에 대하여 물음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나지 않는 개인과 개인으로 소통하지 않는 늘 집단으로 만나는 두 민족은 복수와 증오만이 마주치게 됩니다.

"나, 너, 그 하는 식의 단수는 존재하지도 않고, 그냥 팔레스타인 사람들이라는 복수만 있는 거지. 불쌍한 팔레스타인 사람들, 아니면 나쁜 팔레스타인 사람들 하는 식으로…. 우리는 절대로 하나+하나+하나가 아니라 늘 400만인거야. 그러니 사람들은 민족을 통째로 등에 지고 살아가는 것이고. 무거워. 무거워. 무거워 등이 뭉개질 것만 같아서 차라리 눈을 감고 싶어져 버리지." (본문 중에서)

작가는 정치적인 의도와 매스미디어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다루는 과정에서 마구 잘린 특정한 이미지로 고착된 정보들이 놓쳐버린 인간, 개체로서의 인간에 초점을 맞춥니다. 작가는 번역자와의 만남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 모두가 아니라 '나임'이라는 청년에게로, 이스라엘 사람들 모두가 아니라 '탈'이라는 소녀 한 사람에게 다가가는데 초점을 맞추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누군가가 안부를 걱정해주는 유일한 팔레스타인 사람

작품 속에서 개인과 개인으로 만나는 탈과 나임은 서로 아픔을 훨씬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됩니다. 집단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테러가 일어난 후, 승리감에 도취하고 있을 때에도 서로 안부를 걱정하게 됩니다.

"나는 이스라엘 쪽의 누군가가 안부를 걱정해주는 유일한 팔레스타인 사람일 것이다. 유네스코는 나를 세계유산으로 분류해야 할 것이다."

"나 정말 걱정하고 있어. 가자에 또 다른 부상자와 사망자들이 생겼다고 라디오에서 들었어. 네가 굳이 날 안심시키기 위해 컴퓨터로 달려들지는 않을 거라는 거 알아."

"네가 무사한지 알려줘. 답장을 해줄 수 있다면 말이야. 걱정하고 있어. 답장이 없으니. 벌써 이틀이나 됐는데." (본문 중에서)


작가는 텔레비전 뉴스 속에 묻혀버린 자살폭탄테러 뒤에 숨어 있는 작은 개인 이야기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테러의 가까이에서 일상을 살다 죽음을 만나는 개인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만약 내가 그날 그 카페에 있었다면, 만약 내가 카메라에 담고 있던 그 버스에 타고 있었다면….

기성세대의 약속이 수없이 어긋나버린 현실에서 그들은 운명에 발이 묶인 삶이 아니라 꿈과 희망을 가꾸어가는 삶에 대한 이야기로 바꾸어 갑니다.

라임은 팔레스타인에서 활동하는 NGO '자유로운 발언'의 활동가들을 만나 자신의 삶을 내장까지 뒤흔들어 버리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분쟁을 멎게 할 수도 없고, 모두에게 돈을 나눠 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말을 귀담아듣고, 그들 속에 있는 상처를 발견하도록 돕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작품에서 팔레스타인 청년 '라임' 역시 공통된 운명에 처해 있다고 해서 모두가 닮은꼴인 익명의 존재가 아니라 둘도 없는 유일한 존재라는 것을 그들을 만나서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민족의 운명과 함께 절망으로 가득 채웠던 자신의 삶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소설보다 참혹한 현실, 2006년 팔레스타인

그러나 참 안타깝게도 현실은 평화와 희망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2003년 이 책이 쓰인 후에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는 평화가 깃들지 않았고, 2006년에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재점령과 레바논 침공으로 오히려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경제봉쇄와 이스라엘의 폭격이라는 이중 굴레에 꽁꽁 묶인 가자지구에 사는 사람들에게 발레리 제나티가 제안하는 집단으로만 존재하지 않는 둘도 없는 유일한 존재로서 '라임'과 같은 청년으로 살아가기는 참으로 힘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니 제3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나로서도 오히려 2006년 여름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바라보면 라임과 같은 청년의 삶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지금 그들에게는 공동운명이라는 삶의 무게가 너무도 무거워 보입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로 주요 수입원이던 카네이션과 딸기는 버려진 채 밭에서 썩어 가고, 사람도 물건도 밖으로 나갈 수도 안으로 들어올 수도 없는 곳이 됐다고 합니다. 오렌지 농장의 70%가 파괴되고, 어부들은 바다로 나갈 수도 없으며, 공습으로 발전소가 파괴되어 전기 공급도 식수공급도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 6월 이스라엘 신문 <하레츠>는 "이스라엘군은 가자 전역에서 미친 듯 날뛰고 있다. 다른 표현은 쓸 수 없다. 무차별적인 살인과 파괴, 폭격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38년 동안 이스라엘 점령 치하에 있다가 1년 전 이스라엘의 정착촌 철수로 잠시 희망을 품었다가 다시 더욱 악화한 재점령 치하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소설보다 더 참혹한 팔레스타인의 현실 앞에서 발레리 제나티가 보여주는 '희망'을 발견하기는 참 힘든 일입니다. 희망의 메시지를 받아들이기에 팔레스타인의 현실은 너무나 참담합니다.

<가자(GAZA)에 띄운 편지> 발레리 제나티 지음, 이선주 옮김/ 낭기열라 - 207쪽,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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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인민의 힘을 이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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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란 무엇인가? 교과서를 통해 세상을 배우던
시절에 국가는 국민, 영토, 주권으로 이루어진다고 달달 외웠다. 이때 국민과 영토 주권은 국가에 속해 있는 종속적 개념으로 이해되었다.


좀 더 어른이 되어 공부를 해보니 국가는 국민들이 일정한 영토에 통치권을 세운 공동체 정도로 정의되었다. 말하자면, 국가는 국민에게 속해 있는 개념이었다.

그제야 국민들은 국적을 바꿀 수도 있고 다른 나라를 세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말하자면, 때때로 국가는 모든 것을 바쳐서 지켜야만 하는 것이 아닐 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종종 국가의 탈을 쓰고 등장하는 '독재 정부'는 더 말할 나위도 없었다. 국가의 통치권을 행사하는 정부는 국민들로 하여금 국가와 정부를 구분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국가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은 청년들은 부당한 전쟁에 나가기도 하고, 국가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겠다는 각오를 하기도 한다.

"군에 입대하기 전에 그들이 생명을 무릎쓰는 대상이 국가가 아니라 정부라는 더 나아가 막대한 부의 소유자들, 정부와 연결된 거대 기업들이라는 점을 생각했더라면 그 청년들은 망설이지 않았을까?"(본문 중에서)

하워드 진이 쓴 새 책<권력을 이긴 사람들>은 바로 국민에게 국가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누구를 위하여 애국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독자들에게 던지는 책이다. 그는 미국 건국의 기초가 되는 문서인 독립선언서에 포함된 민주주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면, 애국이란 정부에 대한 무조건적 지지는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독립선언서에 따르면 정부는 '생명, 자유, 행복추구'에 대한 모든 이의 동등한 권리와 같은 어떤 목표들을 지키는 일을 하라고 국민들이 세운 인위적인 산물이다. 그리고 어떤 형태의 정부라도 언제든 이 목표들을 파괴하게 되면 그 정부를 바꾸거나 무너뜨리는 것은 인민들의 권리이다."(본문 중에서)

따라서 진정한 애국주의라는 것은 국가가 마땅히 지켜야 할 가치들, 즉 평등, 생명, 자유, 행복추구권과 같은 가지를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며, 그 가치를 손상시키거나 훼손하는 것은 비애국적인 행동이 되는 것이다.

정부를 바꾸는 것은 인민들의 권리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오늘날 아프카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죽어가고 있는 병사들은 국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부를 위해 죽어가고 있으며, 체니, 부시, 럼스펠드를 위해 죽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석유카르텔의 탐욕을 위해, 미 제국의 팽창과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 하워드 진의 생각이다.

애국주의, 국가주의는 국민들의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만들어서 진주만에서 2300명이 죽었기 때문에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24만 명을 죽인 것을 정당화해주고, 9·11 사건에서 3천여 명이 죽은 사건이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수만 명을 죽이는 일을 정당화해 주게 된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우리는 국가주의와 그 모든 상징들을 부정해야 한다. 깃발, 충성의 맹세, 찬가, 그 노래들에 담긴 신은 미국만을 선택해 축복한다는 주장들을…. 우리는 한 나라가 아니라 전체 인류, 모든 살아 있는 것들에 충성을 다짐할 필요가 있다."(본문 중에서)

그는 미국이 역사에 등장했던 다른 제국주의 열강들과 다르고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하워드 진이 쓴 <권력을 이긴 사람들>은 그가 최근 잡지에 기고한 칼럼, 다른 작가들이 쓴 책에 부친 서문이나 후기 그리고 새로 쓴 에세이 35편을 엮은 책이다. 각기 다른 곳에 쓴 글이라 길고 짧은 글이 섞여있고, 미국 건국 초기의 역사적 사건, 독립선언서, 남북전쟁, 민권운동, 세계대전과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 9·11사건과 아프카티스탄, 이라크 전쟁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는 데이빗 소로가 말하는 '시민불복종'이다. 그는 미국 역사를 "권력의 기만과 억압의 역사이지만 그와 동시에 인민들의 끝없는 불복종의 역사, 그리하여 결국 '권력을 이긴 사람들'의 역사였다"고 한다.

시민불복종은 정부 권력이 인권에 종속되는 것이며, 인권은 한 나라의 국민들만이 아니라 모든 인류에 속하는 권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흑인들의 권리가 국가의 법이나 헌법 보다 더 위에 있다는 주장을 소로를 인용하여 전하고 있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에는 정부가 노예 제도를 지원하고 도망친 노예들을 주인에게 돌려보내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그런 정부를 따를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 소로 이야기와 베트남 전쟁이 부도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명령에 불복종했던 군인들에 대한 이야기, 인종차별에 맞서 싸운 흑인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미국이 저지른 폭력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행동을 고발할 뿐만 아니라 그런 미국을 바꾸기 위하여 노력하는 사람들의 운동을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지은이는 이런 역사적 운동에서 얻은 다음과 같은 교훈을 독자들과 나누고자 한다.

"정부 권력과 부유한 대기업 권력은 인민의 복종에 의존한다는 점이 그것입니다. 시민들이 복종하지 않을 때, 노동자들이 일하기를 거부할 때, 군인들이 총을 들지 않을 때, 기존 권력은 힘을 잃고 항복 할 수밖에 없습니다."(본문 중에서)

미국을 지배하는 사람들

미국에서 매년 10만부 이상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된 <미국 민중사>를 쓴 역사학자인 하워드 진은 "미국은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는 많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미국 헌법은 소수의 부유하고 힘있는 집단인, 노예소유주, 법률가, 상인, 땅 투기꾼들에 의해서 만들어졌고, 건국 초기부터 언제나 부유한 계급의 이익을 위해 움직여왔으며, 보통의 미국인 보다 대기업들에 우호적인 법을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독립전쟁과 남북전쟁 당시에 부자들은 돈으로 징집에서 빠져나갔으며, 부자들이 장악한 정부는 국가자원을 철도회사와 기업가들에게 선물처럼 분배하였다는 것이다. 역사학자인 지은이는 독립혁명 이후 200년 미국 역사는 한 계급에 의한 국가 지배의 역사일 뿐이라고 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국민들을 계급 분할의 관점에서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되는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유진 뎁스라고 하는 사회주의자가 1차 세계 대전에 반대하는 연설을 하면서 "지배계급은 언제나 전쟁을 일으켰고, 종속계급은 언제나 전쟁에 나가 싸웠다"고 언급함으로써 간첩으로 몰려 10년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정책들을 살펴보면, 미국 양대 정당인 공화당과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없는 지배계급에 속할 뿐이라는 것이다.

"두 정당 모두 전 국민 무상의료보험을 지지하지 않고, 포괄적 저가주택 공급도 제안하지 않고, 전 국민 최저임금제를 요구하지도 않으며, 빈부간의 엄청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진정으로 진보적인 소득세를 옹호하지도 않는다."(본문 중에서)

또한 두 정당 모두 사형제도에 찬성하고 감옥 증설을 지지할 뿐만 아니라 대규모 군대와 지뢰, 핵무기 보유를 찬성하며 미국의 세계 지배를 당연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진은 미국이 다른 제국주의 국가와 다르고 도덕적으로 더 우월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결코 평화를 이룰 수 없다고 호소한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지 않다

법치주의, 헌법과 법에 의한 지배는 정당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위선이 숨어있다고 한다. 역사학자인 진은 헌법과 법률은 무한히 가변적이고 당시의 정치적 필요에 봉사함으로써 정의롭지 않았던 여러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전쟁 앞에서는 헌법도 무시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기간 중 헌법 절차에 따른 의회의 전쟁 선언이 없었으므로 참전을 거부한 군인들의 소송은 기각 당하였다고 한다.

"제 1차 세계대전 중 의회는 전쟁에 대한 비판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수정헌법 제 1조인 언론의 자유를 무시했고, 대법원은 이 법안에 따른 반대자들의 투옥을 만장일치로 확정했다."(본문 중에서)

이것이 자유의 나라 미국의 실체라는 것이다. 헌법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주지 않았으며, 8시간 노동을 달성하기 위하여, 최저임금법, 사회보장, 실업자 보험이 만들어지도록 의회를 압박하고, 동료들을 조직하고, 파업을 벌이고, 법과 법정과 경찰에 맞서야 했다는 것이다.

"빈민, 여자, 유색인과 다른 모든 반대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대법원에 의지하는 것은 순진한 태도일 것이다. 이들의 권리는 시민들이 정의를 지키기 위해서 조직하고, 저항하고, 시위하고, 파업하고, 보이콧하고, 반항하고 법을 위반할 때만 살아난다."(본문 중에서)

"보수파로 구성이 됐든 진보파로 구성이 됐든, 어떤 대법원도 이라크 전쟁을 멈추게 하거나, 이 나라의 부를 재분배하거나, 또는 모든 이들에게 무상의료를 제공하도록 하지는 못한다. 그런 근본적인 변화는 독립선언서의 약속(생명, 자유, 평등, 행복추구권)을 실현시킬 것을 요구하는 분개한 시민들의 행동에 달려 있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노동자, 여성, 흑인의 권리는 법원의 앞선 결정으로 쟁취된 것이 아니라, 권리를 쟁취하기에 충분할 만큼 강력한 직접행동이 있은 후에야 뒤 늦게 법원이 권리를 인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가, 누가 대법관이 될 것인가에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주장이다.

시민불복종이야 말로 정의를 실현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시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조직하고, 저항하고,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하는 일과 체제를 뒤흔드는 시민불복종에 참여하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것이 미국을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국가로 정의가 실현되는 국가로 만드는 길이라고 한다.

진짜 테러는 '전쟁'이다

하워드 진은 미국이 1812년 이후 거의 200년간 끊임없이 다른 나라를 침략한 것을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사명은 전쟁 희생자들을 돕는 것을 넘어 전쟁 자체를 없애는 데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재 세계를 움직이는 정부들은 전쟁을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도 한다. 현재의 정부와 정부를 지탱하는 경제적 동업자들은 전쟁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권력 가진자 들은 결코 전쟁을 없앨 수 없다는 것이다.

이라크에 민주주의와 안정을 가져다준다던 전쟁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였으며,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폭격과 침략은 그들에게 안전을 가져다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그리고 더 많은 아랍인들의 적이 되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라크 전쟁이든, 아프가니스탄 전쟁이든 모든 전쟁은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쟁이 곧 테러리즘이고, 전쟁은 테러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런 점에서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용어는 모순이라는 것이다. "(정의를 주장하는) 미국이든 이스라엘이든, 국가가 치르는 (모든)전쟁은 죄없는 사람들에게는 사악한 테러리스트들의 공격보다 100배나 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한다.

어처구니없게도 미국방부 대변인들은 민간인 사이에 숨은 테러리스트들을 공격하기 위하여 폭탄을 떨어뜨리는 일은 불가피한 선택이고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은 우연한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9·11사건과 헤즈볼라의 공격은 테러리스트에 의해 자행된 고의적인 살인이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진은 테러리스트로 추정되는 자를 잡기 위한 고의적인 폭탄 공격이 수많은 여성과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간다면, '테러와의 전쟁'은 테러보다 더 부도덕한 전쟁일 뿐이라는 것이다.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 모든 곳에서 우연한 사건으로 불가피하게 죽어간 무고한 양민의 숫자가 테러리스트들이 의도적으로 자행한 공격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전쟁 철폐는 지구를 멸망에서 구해내기 위해 필수적인 선택이지만, 전쟁 철폐는 시민들의 불복종이 아니면 결코 이루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역사적 경험이 우리에게 전쟁에 복종하지 않을 때만 전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하워드 진은 한 두 사람의 영웅적인 행동 보다 "작은 행동이 수백만의 사람들에 의해 증식될 때, 어떤 정부도 억누를 수 없는 조용한 힘,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혁명적 변화는 격변의 순간에 오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향해 노력하는 과정에 등장하는 놀라운 변화들이 연속해서 끊임없이 일어날 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에는 우리에겐 낯설지만, 헨리 데이빗 소로, 유진 뎁스, 로젠버그 부부, 사코와 반제티, 대니얼과 필립 베리건 형제와 같은 권력을 이긴 사람들의 감동적인 일화가 소개되어 있다. 또한 86세가 넘은 역사학자의 35편의 에세이 중에는 '시민 불복종'과 '평화를 다루는 문학작품과 영화를 다루는 색다른 이야기들도 담겨있다. "미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은 시간과 장소를 넘어 한국에서도 비슷하게 반복"되기 때문에, 미국이라는 거울을 통해 한국을 비춰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탁월한 책이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 하워드진 지음, 문강형준 옮김 - 난장/ 329쪽, 1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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