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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야쿠시마 조몬스기

체인점 같지 않은 가고시마 소바 후키아게앙

by 이윤기 2015.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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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 가고시마 여행 ⑭ 가고시마 소바집 '후키아게앙'(吹上庵)  지난 봄에 다녀 온 야쿠시마 여행기를 7월 초에 써 놓고 깜박 잊고  '발행'을 하지 않아 4개월이나 지났네요. 뒤늦게 찾아 발행합니다. 


야쿠시마를 떠나 가고시마에서 1박 2일 동안 머무르면서 모두 네 번의 식사를 하였습니다만 호텔식과 한국으로 돌아오는 날 들렀던 식당을 빼고나면 기억에 뚜렷이 남는 것은 두 번입니다. 야쿠시마에서 비행기를 타고 나와 가고시마에서 먹었던 점심과 그날 저녁 식사입니다. 


점심을 먹은 곳은 소바를 파는 식당 '후키아게앙' 입니다. 이곳은 길 건너편 사무라이 마을 근처에 있는 곳입니다. 혹시 가고시마에 가셨다가 다른 곳에 있는 '후키아게앙'이라는 식당에 갔었다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후키아게앙'은 굉장히 고풍스러운 건물의 전통있는 식당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프렌차이즈 식당이라고 합니다. 


따라서 가고시마의 다른 곳에도 같은 이름을 가진 식당이 있다고 하더군요. 일단 건물만 보면 굉장히 전통있는 식당처럼 보입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옥을 고쳐서 만든 한정식집 같은 분위기라고 하면 이해가 빠르겠지요. 식당 입구에 서면 길 건너편에 있는 사무라이 마을에서 봤던 집들과 별로 다르지 않게 보입니다. 



크고 넓은 가게와 고풍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오래되고 전통있는 식당으로 보입니다. 아마 저희 일핻들도 대부분 그렇게 알고 식사를 하였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여행에서 돌아와 가이드 정선생님께 확인했더니 "보기에는 소박하고 오래된 소바집 같지만, 사실은 가고시마현 안에서는 상당한 점포를 가진 프렌차이즈"라고 하더군요. 


사진으로 봐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가 흔히 경험하던 프렌차이즈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음식 맛이 좋았습니다. 많은 인원이 들이닥쳤는데도 "메뉴를 통일하라"거나 하는 일은 없었으며 다양한 종류의 소바를  먹어 볼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가게 안에는 소바만 팔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눈치가 빠르거나 일본어를 읽을 줄 알았다면 '프렌차이즈'라는 것을 눈치 챘을 수도 있는데, 지역 특산물까지 판매하는 전통있는 식당으로 오해하였던 것입니다. 



식사를 하기 전에 그리고 식사를 하고 나서 특산물 판매 코너를 살펴보는 손님들이 많이 있었고 사 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식당 건물은 고풍스러웠지만 내부는 현대식 시설을 깔끔하게 갖추고 있었습니다. 저희 일행은 20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단체석을 차지하였습니다.


실내 장식도 굉장히 고풍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실제 사람이 살았던 전통 가옥이 아니라는 것은 한 눈에 드러났지만 그래도 여러가지 그림과 장식품들이 오래 된 식당 같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였기 때문입니다.  특히 저희 일행이 앉았던 단체석 자리에는 식당 내부를 정자처럼 만들어 지붕쪽에 문살 같은 것을 얹어 놓았더군요. 


그리고 그 문살에서부터 커다란 쇠줄과 고리를 메달아 커다란 무쇠 주전자를 달아놓았더군요. 실제로 그 주전자를 이용해서 요리를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실내 장식과 분위기는 고풍스러웠습니다. 마침 뙤약볕이 막 내리쬐는 시간이어서 실내로 들어서기만해도 서늘하고 시원한 느낌이 나서 상쾌해지더군요. 




일하시는 분들이 저희를 안내한 자리는 다리를 내리고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단체석 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 1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가게 안에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가족들끼리 식사하는 손님들이 많았으며 빈 자리가 별로 없더군요. 메뉴판에 종류가 너무 많아서 고민이 생기더군요. 


가이드 정선생님의 도움을 받았습니다만, 대부분 사람들은 소바와 우동이 반반씩 있는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두 사람에 한 접시씩 튀김도 시키고 어묵 같은 것도 주문하였습니다. 튀김은 특별히 맛있다고 하기 어려웠지만 어묵은 확실히 우리나라보다 느끼한 기름기가 덜하고 많이 괜찮았습니다. 


우동은 면발이 유난히 쫄깃쫄깃하였는데 소바는 생각보다 툭툭 끊어지고 좀 밍밍한 맛이었습니다. 소바가 맛이 별로라고 했더니 어떤 분이 '메밀이 많이 들어가서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우리가 흔히 먹는 다소 쫄깃한 식감이 있는 메밀은 다른 종류의 전분이 들어갔기 대문이라고 하더군요. 메밀 성분이 많이 들어갈수록 쫄깃한 식감 같은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위에 사진으로 보시는 우동과 소바가 저희 일행 대부분이 주문했던 메뉴이구요. 아래 쪽 사진에서 보시는 그릇이 많고 다양한 종류의 메밀 국수가 조금씩 담겨 있는 것이 8첩 메국국수입니다. 8개의 메밀국수 그릇이 높다랗게 쌓여서 나오는데, 그릇마다 함께 나오는 고명의 종류가 다 달랐습니다. 


다양한 종류의 메밀 국수를 맛볼 수 있다는 것과 여러 종류의 고명이 담긴 화려한 비주얼이 분위기를 압도하더군요. 양이 좀 많은 분들이 시키면 딱 괜찮겠다 싶은 메뉴더군요. 아무튼 이곳은 프렌차이즈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프렌차이즈라는 것을 눈치 채기 어려운 사미센 소리가 들리는 듯한 고풍스런 분위기가 만점인 곳이었습니다. 



여행사에서 준비해 준 저녁 식사 장소도 프렌차이즈 식당이었습니다. 태국식 샤브샤브 MK 수끼라는 곳이었는데, 일본보다는 태국과 동남아에 많이 있는 식당이라고 하더군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만두, 어묵, 야채  등을 끓는 육수에 익혀 먹는 샤브샤브 요리점이었습니다. 아이패드로 주문을 넣으면 접시마다 조금씩 재료들이 담겨 나오더군요. 


주문하는 재미가 있었고 조금씩 먹어보고 입에 맛는 재료들을 추가로 더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었습니다. 음료와 아이스크림 등을 제외하고는 무한 리핑이 되는 곳이었기 때문에 여행사 입장에서도 부담이 없는 식당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곳 역시 프렌차이즈 식당이었지만, 일행 중 누구도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샤브샤브 식당이랑 크게 다르지 않았고, 우동도 끊여 먹고 죽도 끊여서 먹고나니 절로 과식하게 되더군요. 아마 이날 저녁 가고시마 역전 포장마차에서 안주에 손길이 가지 않은 것도 MK수끼에서 과식을 한 탓인지도 모릅니다. 


야쿠시마 2박 3일, 가고시마 1박 2일 모두 합쳐 3박 4일을 알차게 가득채워서 여행하고 온 것 같습니다. 일부러 맛있는 식당을 찾아다니지 않았지만, 맛있는 음식들과 신기한 음식, 새로운 음식들을 맛보고 온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지난 4월부터 연재하기 시작한 야쿠시마 - 가고시마 여행기는 오늘로 마치겠습니다. 야쿠시마는 꼭 다시 한 번 가고 싶은 장소입니다. 젊은 분들에게는 신혼여행지로 나이든 분들에게는 조용한 휴식 장소로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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