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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오키나와 역사기행

평화를 위해 전쟁을 기념하는 오키나와 평화자료관

by 이윤기 201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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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바라보는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 건물은 자연 경관이 좋은 휴양지의 콘도시설을 연상하게 합니다. 빨간 기와지붕으로 된 건물들은 오키나와 전통 가옥들을 형상화한 모양입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공원 내에 있는 평화기념 자료관은 1층에 어린이 전시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저희 일행 중에는 어린이가 없었던 탓인지, 아니면 시간에 쫓긴 탓인지 어린이 전시실을 둘러보는 것을 깜박하였습니다.
 
어린이 전시실에는 전쟁, 분쟁, 집단폭행, 인권, 자연파괴와 같은 주제들에 대하여 어린이들의 생각을 키우고 그 해결 방안에 대하여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2층에 마련된 전시실(역사를 체험하는 코너)은 오키나와 전쟁을 집중적으로 그리고 자세하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평화기념 자료관에는 전시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한국어로 들을 수 있는 통역기를 빌리 수 있습니다. 일본어를 모르는 저에게는 아주 유익한 기계였습니다.

제 1 전시실은, 오키나와전으로 가는 길입니다. 메이지 정부가 무력으로 류큐왕부를 병합하는 역사, 그리고 오키나와현에서 이루어진 황민화 정책, 근대화와 제국주의로 나서는 일본의 군비 확장, 동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침략, 만주사변, 중일 전쟁, 태평양 전쟁에 이르는 일본 현대 역사를 오키나와를 중심으로 전시하는 공간입니다.

메이지, 다이쇼, 쇼와 초기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상과 시골 풍경 그리고 오키나와에 일본군 기지를 만들고 비행장을 건립하는 과정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제 2 전시실은, 주민들이 본 오키나와 전쟁 '철의 폭풍' 입니다. 오키나와는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전쟁의 마지막 전쟁터였으며, 전쟁 막바지인 1945년 3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석 달 동안의 전쟁기간 동안 섬의 지도가 바뀌었다고 할 만큼 처절하게 파괴된 곳입니다.





미, 일 양쪽 군대는 총력전을 펼쳤으며, 특히 일본정부는 현민 총동원령을 내려 수 많은 민간인들을 희생시켰으며, 미군은 물량작전에 따라 오키나와 본섬 중남부에 무차별적인 공습과 함포 사격을 가하여 막대한 양의 폭탄을 쏟아부었다고 합니다. 이 '철의 폭풍'으로 오키나와 철저하게 파괴되었으며, 20만 명이 넘는 인명이 희생되었습니다.


오키나와 전투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기나와 곳곳에서 벌어진 전투 과정을 다양한 전시 방법을 동원하여 실감나게 전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다양한 영상자료를 통해 전쟁 당시의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으며, 폭격으로 파괴된 민가와 건물들을 재현해두었습니다.




제 3 전시실의 주제는 '지옥의 전쟁 터'입니다. 일본 수비군이 남부로 퇴각하면서 지구전을 펼치고 미군들의 강력한 소탕작전이 진행되었습니다. 일본군에 대한 주민학살과 특히 찌비치리 동굴과 같은 강제적인 집단사 그리고 기아의 현장을 모형 인형을 통해 재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군에 의한 박격포 공격, 화염방사기 공격 등으로 민간인이 죽어간 참혹한 현장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제 4 전시실의 주제는 '증언'입니다. 오키나와 전쟁의 이후 이 섬은 27년 간 미군의 지배를 받게 됩니다. 그동안 전쟁의 참상을 드러낼 수 있는 물적 자료가 많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억울한 주민들의 죽음은 구술 증언을 통해 재구성되고 있습니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기억을 되살려 내는 참담한 증언을 통해 참혹한 과거 역사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증언과 영상자료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제 5 전시실의 주제은 '태평양의 요석' 입니다. 요석은 '바둑에서 상대방의 세를 꺽는 중요한 구실을 하는 돌'을 말하는데, 아마 태평양의 전략적 요충지로서 오키나와를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오키나와 전쟁 이후 수용소의 모습에서부터 미소를 중심으로 하는 냉전구조 속에서 태평양의 전략적 군사기지로 변모하는 오키나와의 모습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토지를 빼앗기고, 미군에 기대어 살아가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생활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베트남 전쟁 오키나와는 미군폭격기들이 출발하는 전략적 요충지였습니다. 베트남 전쟁무렵 미군 기지촌의 모습과 미군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던 상점, 주점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여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전의 실상을 접할 때 마다
전쟁이라는 것은
이토록 잔인하고 이렇게 오욕투성이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생생한 체험 앞에서는
어떤 사람도
전쟁을 긍정하고 미화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분명히 인간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전쟁을 용납하지 않는 노력을 할 수 있는 것도
우리들 인간이 아닐까요?

전후이래 우리들은
모든 전쟁을 원망하며
평화로운 섬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것이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르고 얻은
확고한
우리들의 신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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