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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오키나와 역사기행

오키나와 자연식당 시마나(島菜)

by 이윤기 2011. 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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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이야기 아홉 번째 입니다. 오늘도 맛집이야기입니다. 여행의 여러 즐거움 중 하나가 맛있는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지요.

3박 4일의 짧은 여행기간이었지만 가장 인상 깊은 식당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시마나'입니다. 한자로는 섬야채(島菜)인데, 일본어로는 '시마나'라고 읽는 모양입니다.(트친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시마나는(http://shimana.ti-da.net/) 나하 시내에 있는 식당입니다. 오키나와에 도착하는 날, 나하 공항에서 시내까지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한 후에 이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구요.

셋째 날 찌비치리 동굴을 둘러 본후 남쪽에 있는 평화박물관으로 가기 전에 나하 시내에서 점심을 먹었던 장소이기도 합니다.

짧은 단체 여행에서 같은 식당을 두 번이나 선택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닌데요. 함께 여행을 갔던 저희 일행이 아주 기분 좋게 다시 가겠다고 선택한 식당입니다.


원래 셋째날 저녁은 숙소가 있는 오키나와시에서, 점심은 나하시에서 먹도록 예약이 되어있었습니다. 그런데, 오키나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이자, '기적의 1마일'이라고 불리는 국제거리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야한다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식당을 바꾸게 되었지요. (맨 아래 보시면 앞서 작성한 글에 이 이야기는 상세히 나옵니다.)

나하시내에 있던 원래 점심을 먹기로 한 곳은 저녁 식사로 바꾸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예약했던 곳은 취소하고 첫 날 점심을 먹었던 '시마나'(島菜)에서 다시 한 번 점심을 먹기로 한 것입니다. 

아마 일행들 중에 첫 날 점심을 먹었던 이 식당이 싫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면, 스케줄을 변경하기가 어려웠을겁니다. 그러나, 첫날 점심 먹었던 식당에서 다시 식사를 하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기분 좋게 그러자고 하시더군요.
 


우리나라로 치면 작은 한식뷔페 같은 분위기입니다. 아침, 점심, 저녁 시간에 따라 메뉴도 바뀌고 밥 값도 달라지는 모양입니다. 점심 먹으러 두 번을 갔었는데, 첫째 날과 셋째 날은 메뉴가 조금 달라졌더군요. 식사 시간표와 밥값을 보면 가격도 착한 가격입니다.

소박하지만, 그날 그날의 추천 메뉴도 있더군요. '섬야채'(島菜)라는 식당 이름 때문에 혹시 채식 식당인가 하는 생각도 잠깐 하였는데,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오키나와 전통 음식인 돼지고기 요리가 있었구요. 딱히 국, 혹은 찌게라고 분류할 수 없는 요리들에 돼지고기가 섞여있더군요.


해조류, 두부, 신선한 야채, 볶음 야채 같은 것이 여러가지 있었습니다. 식당에는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야채를 재배하는 농장을 소개하는 글과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일본어를 읽을 줄 모르지만 짐작으로 봐도 사진에 보시는 저런 농장에서 직접 재배하는 재료들을 사용해서 요리를 한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화학조미료와 첨가물 같은 것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재료를 이용하여 요리를 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는 것 같구요.

오키나와 사람들이 좋아하는 돼지고기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였지만, 기본적으로 채식 중심의 식단이었습니다. 오키나와 사람들이 장수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식당의 식단대로 먹고 소식한다면 충분히 장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흰밥, 잡곡밥, 볶음밥(오키나와식) 등이 있고, 열 다섯 가지 정도 되는 반찬이 나옵니다. 신선한 야채와 소스는 따로 준비되어 있습니다.

한국에 있는 호텔식 뷔페 식당처럼 여러 번 음식을 가져다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먹고 싶은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 같습니다.

가볍게 한끼 식사를 하기에는 아주 좋은 식당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가 갔던 두 번의 점심 시간에 식당에는 일본인 손님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의 오른쪽 아래 사진이 제가 첫날 선택한 점심메뉴이구요. 아래 쪽에 있는 사진은 셋째 날 점심 때 선택한 음식들입니다. 
 

신선한 야채와 소스, 해초무침, 두부요리, 숙주나물이 들어간 볶음요리가 특히 제 입맛에 딱 맞았습니다. 좀 많이 먹었지요. 뷔페식이다보니 아무래도 이것 저것 맛보고 싶은 욕심을 떨칠 수가 없더군요.



사진으로 보시는 저건 뭘까요? 오키나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던 일행 중 몇몇은 저것이 뭔지 몰랐습니다. 물론 사전에 공부를 하고 온 분들은 단박에 뭔지 알았다고 합니다.

저는 자료집을 만드느라고 사전 공부를 좀 하였는데도 사진 속에 저것이 뭔지 첫 눈에 알아보지는 못하였습니다. 함께 음식을 담던 후배가 "꼭 애완견 사료 같이 생겼다"라고 하는 바람에 더 햇갈렸지요.

애완견 사료?, 애완견 사료가 식당에 있을리는 없고... 밥 먹고 나갈 때 들고 가서 애완견도 주나? 엉뚱한 상상을 하였는데... 어떤 분이 답을 알려주셨습니다.

"이게 그 유명한 오키나와 흑당이야 !"

예, 오키나와에는 사탕수수가 많이 나오는데, 바로 그 사탕수수로 전통방식으로 가공한 오키나와 설탕인겁니다. 한국의 슈퍼에서 파는 하얀(검정도 마찬가지) 정제 설탕과 다른 진짜 설탕인 것이지요.

오키나와에는 제조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나라 막거리 맛이 다 다르듯이 흑당도 종류가 참 많았습니다. 이 식당에만 하여도 7~8종의 흑당이 있더군요. 식사 후에는 디저트로 종류별로 담아와 흑당 맛을 보았답니다.

반할 만한 맛이었구요. 오키나와에서 돌아올 때 지인과 가족들에게 줄 선물로 모두 '흑당'을 사왔답니다.

아무튼, 3박 4일 짧은 기간이었지만, 오키나와 식당에서 흑당을 공짜(?)로 먹을 수 있도록 내놓은 곳도 여기 밖에는 없었습니다. 만약, 나하 시내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면 가장 추천하고 싶은 식당입니다.

제가 만약 오키나와에 다시 가는 일이 있다면(지금도 다시 가고 싶습니다), 꼭 이 식당에 다시 가서 밥을 먹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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