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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오키나와 역사기행

오키나와에 있는 미국 도시, 카데나 기지

by 이윤기 2011.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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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행 열번째 이야기입니다. 오키나와 여행 셋째 날, 아침에 숙소를 나와서 제일 먼저 카데나 비행장으로 향하였습니다.

여행 둘째 날, 사키마 미술관을 방문하여 후텐마 기지를 보았는데, 실제 면적도 카데나 기지가 크다고 하지만, 숲으로 둘러쌓인 후텐마기지에 비하여 전망대에서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카데나 기지는  훨씬 더 거대하게 보이더군요.

카데나 미행장은 일본속의 미국, 오키나와 속에 있는 미국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총면적은 약 19.95㎢이고, 3700m나 되는 활주로가 2개나 있다고 합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아도 활주로의 끝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을 만큼 길더군요.

200기 이상의 군용기가 상주하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미공군기지라고 합니다. 일본 본토에 있는 나리타 공항이나 간사이 국제공항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활주로 길이를 갖추고 있으며, 일본에서 가장 큰 공항인 도쿄국제공항보다 면적이 두 배나 크다고 합니다.  


카데나 기지를 관찰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미치노에끼 카데나'라고 하는 휴게소 전망대입니다. 모두 전망대 옥상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망원경으로 기지 안을 관찰해보면 격납고 안에는 모두 비행기가 들어있습니다. 카데나 기지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분들에게 망원경을 빌려서 기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워낙 기지가 크고 거리가 멀어 맨눈으로 볼 때는 그냥 작은 구멍이 뚫려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만, 망원경으로 구멍마다 모두 비행기가 들어있더군요.


이 지도는 전망대 2층에 있는 전시관에 있는 지도입니다. 지도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모두 미군이 사용(점령)하고 있는 오키나와 땅입니다.

미군은 아직도 오키나와를 점령지라고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앞서 소개한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도 그런 이야기를 하였지요. 미군에게 있어서 오키나와는 매일매일 전쟁을 치르면서 빼앗은 점령지라고 말입니다.


전망대에 올라갔을 때 아침일찍인데도 방송국 촬영장비를 갖춘 카메라맨들이 있었습니다. 카데나 기지에서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지는 날이라 방송국에서 취재나 촬영을 나온 줄 알았습니다. 궁금해서 참을 수 없어 일행 중 일본어를 잘 하시는 분들에게 무슨 일로 나왔는지 물어봐 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랬더니, 방송국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직업적으로 비행기를 촬영하는 분들이라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촬영장비들은 모두 카데나 기지에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촬영하기 위한 장비들이었습니다.


바로 위에 보시는 저런 비행기 사진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분들이었습니다. 휴게소 전망대에는 작은 매점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비행기 사진과 비행기 모형을 팔고 있었습니다. 전투기 사진과 전투기 모형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비행기 사진을 촬영하는 일이 직업이 될 수도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막강한 장비를  들고 촬영준비를 하고 있는 그분들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카데나 기지와 미공군의 비행기 종류와 성능에 관하여 아주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스텔스 전투기의 제원과 전투능력에 대하여 줄줄이 꽤고 있더군요.


이곳 전망대는 엘리베이트를 타로 오르내릴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올라 갈 때는 엘리베이트를 타고 내려올 때는 걸어서 내려오는 것이 좋습니다. 저희 일행 대부분이 엘리베이트를 타고 다시 내려 갔기 때문에 2층 전시관을 놓친 분들이 많았습니다.

2층 전시관에는 미군의 오키나와 침공 관련 자료와 미군 비행장으로 인한 피해 사례를 전시하고 있습니다. 오키나와 평화자료관에가면 전쟁에 관한 훨씬 상세한 자료들이 있지만, 규모에 비하여 알차게 자료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비행기에서 나는 소음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시설도 되어있고, 망원경을 통해 카데나 기지 내부를 볼 수 있는 TV 화면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수학여행 오는 학생들을 위한 시설인 것 같았습니다. 저희 일행들이 전시관에 들어갔을 때도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많이 있더군요.


카데나 기지의 모형입니다. 전망대에서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나 지도를 보는 것 보다 훨씬 실감나게 카데나 기지의 위용(?)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오키나와 전체 면적에 비하여 이 기지가 얼마나 큰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더욱 황당하고 놀라운 정보도 있었습니다.  오키나와에 있는 이 거대한 카데나 기지가 행정구역상으로 미국 플로리다주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이것 역시 미군이 오키나와를 점령지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데나 기지 안에는 군시설 뿐만 아니라 행정시설과 군검찰, 재판소, 등의 사법기관, 학교와 병원 들의 복지시설, 독신자 아파트 및 관사 등의 주거시설, 그리고 대형마트, 스포츠센터, 야구장 등의 문화 시설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하나의 도시라고 합니다.

카데나기지는 무기와 군사시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가정집, 교회, 슈퍼, 카운슬링센터, 골프장, 리조트, 호텔, 교도소 심지어 교도소까지 있다는 것입니다. 기지 내에서 사용하는 돈은 물론 '달러'입니다.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는  "카데나 기지는 그냥 미국"이라고 하더군요. 이곳에 거주하는 미군들은 미국의 여느 도시에 사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게 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러미스 교수는 오키나와에 있는 이 특별한 미국 도시안에 없는 것은 딱 세가지 뿐이라고 하였습니다.

바로 노숙자, 고령자 그리고 생산직 노동자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막대한 소비는 하고 있지만 생산은 하지 않는
기형적인 도시라고 하였지요.

많은 오키나와 사람들이 이제는 후텐마 기지나 카데나 기지가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더 큰 전쟁의 위험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미군기지가 오키나와 현외로 이전되어야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만, 아직 미군기지 현외 이전은 오키나와 주민들의 뜻대로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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