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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행정구역 통합, 큰 도시만 좋아진다.

by 이윤기 2009.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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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 교수 강연회 - 제주 사례를 통해 본 행정구역 통합의 문제점

행정구역 통합 논의가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경남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제주대학교 하승수 교수(제주대, 정보공개선터 소장)를 초청하여 "제주통합이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행정구역 개편의 문제점을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승수 교수는 한 마디로 제주도에서 졸속으로 추진되어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이 전국으로 확대되어 또 다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진단하였습니다. 제주도의 경우에도 터무니 없는 내용으로 가득한 홍보자료, 정부 주도의 여론몰이, 통합의 효과를 예상하지 못한 주민투표 등으로 지난 3년 동안 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제주 행정통합 3년 통합 효과 없었다

제주도의 경우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특별자치도로 행정구역을 통합한 후에 인센티브는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주민들의 자치권은 대폭축소되었다고 합니다.  제주시, 서귀포시, 북제주군, 남제주군이 특별자치도로 통합되면서 제주도의 중심지역인 제주시로의 쏠림 현상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제주도 사례를 통해 마산, 창원, 진해, 함안 지역의 통합 이후에는 통합시청사가 위치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①마산+창원+진해+함안 통합의 경우 굉장한 진통을 격게 되겠지만 창원시에 통합시청사가 설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4개 지역의 행정과 인구, 경제의 중심은 창원으로 급격하게 집중화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합에 찬성하는 여타 지역의 경우 창원과 통합하면 땅 값, 집 값이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창원시 땅값만 더 오르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창진 통합이나 마창 통합 역시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 입니다.


②창원+진해 통합의 경우 역시 통합시청사는 창원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원, 진해 양시는 급격하게 창원을 중심으로 집중화 현상이 일어나게 될 것이 뻔 합니다.  

③마산+함안 통합의 경우, 현행법으로 통합이 불가능하지만 만약 통합이 된다고 하면 행정과 인구, 경제의 중심은 급격하게 마산으로 집중화 될 것 입니다. 함안 지역의 집값과 땅값이 오를 것이라고 하는 예상도 빗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정통합, 중심도시 집중화 심화된다.

제주도의 경우 행정구역 통합 이후에 남제주군 주민들이 가장 불이익을 많이 받고 생각하고 있고, 북제주군, 서귀포시의 경우도 통합 이전으로 돌아가서 기초자치단체를 부활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여러 차례 마산+함안 통합의 문제점을 예상하여 지적하였던 일들이 이미 제주도에서 고스란히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북제주군, 남제주군의 경우 행정군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소한 민원도 통합 도청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통합 제주도의 경우 단체장과 지역주민들의 소통거리는 심각하게 멀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하승수 교수는 서귀포시 해군기지 건설문제로 제주도지사 소환 주민투표까지 이르게 된 것도 기초자치단체를 없애고 통합 제주도로 행정구역을 통폐합 함으로써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되었다고 평가하였습니다.

실제로도 주민들은 통합 제주도 행정에 서귀포시 그리고 옛 북제주군, 남제주군 주민들의 목소리는 잘 반영되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다는 것 입니다. 최근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기초자치단체 부활운동이 시작된 것도 바로 이런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지역균형 발전 없다. 경제와 산업 중심부로 쏠린다.

하승수 교수는 외국 사례를 살펴보아도 행정구역 개편으로 지역 균형 발전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2000여 개의 기초자치단체 1000여개로 통합하는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는데, 경제와 산업에서 중심부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주변부 인구는 감소하고 중심부로 인구가 집중되었다는 것 입니다.

하승수 교수는 원칙적으로 현재 행안부가 주도하는 전국을 70여개 광역시로 통합하는 행정구역 개편을 반대하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는, 주민자치, 지방자치 측면에서, 민주주의 측면에서 주민의사소통의 측면에서 현재 추진 중인 행정구역 개편은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었습니다.

행안부와 통합론자들이 주장하는 행정 통합 효과는 대부분 제주도에서 검증되었는데, 앞서 살펴본 것 처럼 당초 홍보하였던 통합 효과 대부분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행안부나 통합찬성론자들이 행정통합을 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로 들고 있는 것이 비용절감인데, 통합으로 인한 비용절감 효과는 전혀없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통합 이후에도 제주도-행정시-읍면동으로 이어지는 3단계 행정 계층이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비용절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행정계층 축소없어, 비용절감 효과 없다.

마산, 창원, 진해, 함안 지역의 경우에도 경남도 - 통합시 - 행정시 - 읍면동의 4단계 행정 계층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비용절감 효과가 생기기 어렵다는 것 입니다.  오히려 통합시의 경우 공무원이 더 증가하고 행정시의 경우 자리만 있고 권한이 없는 공무원들이 자리를 보전하며 찬밥신세로 전락 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를 당하는 집단 중 하나는 공무원들이었다고 합니다. 제주도의 경우 통합 도청의 권한이 과도하게 강화되고, 반대로 행정시(서귀포시, 제주시) 공무원들은 자리만 있고 위상과 권한은 엄청나게 위축되었다고 합니다. 

통합 도청의 권한이 과도하게 강화되어 "행정시장은 통합도청 과장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통합 도청을 제외한 나머지 행정시 공무원들은 찬밥신세가 되었으며, 인사권자인 도지사를 향한 줄서기가 더욱 심화되었다는 것 입니다.

행정효율 문제, 지역 균형발전은 물론이고 그 밖의 투자활성화, 규모의 경제 효과 같은 것도 모두 허상이었다고 합니다. 통합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통합해도 주변부 땅값, 집값 안 오른다

강의가 끝난 후 참가자 중 한 분이 일반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질문을 하였습니다. 질문과 대답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① 집 값, 땅 값이 오르는가?
현재 통합론자들의 주장과 달리 주변부 땅 값은 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통합 이후 중심부 쏠림 현상이 심화되기 때문에 중심부 땅 값이 오르게 된다. 제주의 경우 제주 신시가지 땅 값, 집 값이 올랐다.

② 공무원 승진문제는 없는가?
과거 제주시, 서귀포시는 기피지역, 기피보직이 되었다. 통합도청 주요보직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졌고, 제주도의 모든 공무원은 한 사람의 인사권자만 바라보고 줄서기 해야하는 상황이되었다.

③ 통합으로 상권이 발전하였는가?
실제로 서귀포시 상인들이 가장 불만이 많다. 행정구역 통합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서귀포시 상권이 많이 위축되었다고 한다. 옛 북제주군, 남제주군 지역 주민들도 불만이 많다.

④ 혐오시설은 어디로 가는가?
혐오시설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지역주민들이 반대하는 해군기지가 서귀포시 지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결국 통합 이후에 유권자의 힘이 약한 곳이 희생당할 수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승수 교수는 제주도 행정구역 통합 사례에 비추어 볼 때 현재 행안부가 주도하고 이해관계가 걸린 몇몇 자치단체장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행정구역 통합은 민주주의, 지방자치, 주민자치, 주민소통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모두 역주행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아래 파일은 하승수 교수의 발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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