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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기득권, 이해득실 따지지 않는 행정통합 가능할까?

by 이윤기 2009.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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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연합뉴스 보도를 보니 마산, 창원, 진해 행정구역 통합에 따른 기싸움(?)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3개 시의 통합추진이 발표된 이후 각 시는 모두 마창진, 창진마, 진창마 등 각자의 명칭 첫글자를 앞세워 3개 시를 통칭하는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마산시는 역사성을 창원시는 도시경쟁력을 진해시는 미래가치를 주장하며 기득권을 지키기 고 통합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시작하였다는 것 입니다.

▲ 행정구역 자율(?)통합 공청회



3개시는 모두 각 시의 명칭 첫 글자를 내세우는 나름대로의 명분은 없지 않습니다. 어쩌면, 각 시가 서로 명칭 첫 글자를 내세우는 것은 역사성과 지역성을 감안한 당연한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문제를 바라보는 시민들 생각은 통합 이후 3개 시가 기득권 포기하고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피력하였더군요.

마산시민 김모(45.자영업.마산시 월영동)씨는 "단체장의 정치적인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고 주민과 지역발전을 위해 매진하는 통합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민 정모(38.직장인.창원시 명서동)씨는 "특정 시를 흡수, 통합하는 방식이 되거나 기득권을 고집하고 요구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진해시민 남모(51.어업.진해시 용원동)씨는 "이해득실을 서로 따지지 말고 3개 시가 가진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지혜를 모아야 하며 통합에 대한 문제점도 제대로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 연합뉴스)


시민들은 "3개 시가 통합되면 `과연 무엇이 달라지는지, 무엇이 더 좋아지는지, 어떤 면에서 더 경쟁력이 높아지는지, 통합의 후유증이나 역기능은 없는지'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 입니다.

이해득실 따지지 않는 것이 옳은 일인가?

과연, 이 인터뷰는 진실일까요? 사실상 행정구역 강제(!) 통합을 추진하는 행정안전부는 통합에 따른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았을까요?

행정구역 통합을 건의한 마산, 창원, 진해시는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았을까요?

행정구역 통합 여론조사에서 찬성 의사를 표시한 3개시 시민들은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았을까요?

제가 보기에 행정구역 통합 당사자인 마산, 창원, 진해의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그리고 일반 시민들까지 모두가 이해득실을 따져보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극히 당연한 일 입니다.

행정안전부는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행정구역 통합의 성과를 만들어야 하고 중앙집권을 강화하여 지방정부를 쉽게 통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행정의 효율성을 명분으로 내걸어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해득실이 있는 것이지요?

마산, 창원, 진해시가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 역시 당연합니다. 이해득실을 따지지 않았다면 여섯 가지나 되는 통합 모델을 놓고 여론조사를 할 필요가 없었겠지요? 마창진함, 마창진, 마창, 창진, 마함, 마창함 같은 다양한 통합 모델을 행안부에 건의한 것도 모두 3개 시가 이해득실을 따진 결과 입니다.

이것은 마산, 창원, 진해 시민들의 경우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지역과 통합하는 것이 더 유리할까? 어떤 지역과 통합하는 것이 우리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을 모두 따져보고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서 어떤 지역과는 절대로 통합하지 말자, 어차피 통합해야 한다면 OO지역과 하자 같은 여론이 조성되고 있는 것 입니다.

결국 행정구역 통합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오히려 행정구역 통합은 마산, 창원, 진해시와 시민들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어떤 손해가 있는지 이해득실을 충분히 따져보고  결정해야 하는 일 입니다.

행정통합, 충분한 이해득실 조정을 거쳐야 한다.

정부와 행안부의 밀어붙이기식 강제통합에 떠 밀려서 통합이 추진되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 입니다.

통합시의 명칭은 어떻게 할 것인지?
우리시는 마산, 창원, 진해라는 명칭을 포기하더라도 통합을 하는 것이 이익인가?

통합시의 청사는 어디에 둘 것인가?
우리시는 통합시청사가 OO시에 있어도 통합을 하는 것이 정말 이익인가?
통합시의 명칭, 시청사가 어디에 있더라도 그냥 통합만하면 좋은 것인가?

예산과 재정자립도가 서로 다른 3개시가 그냥 살림을 합쳐도 상관이 없는 것인가?
통합하면 정말로 경쟁력이 높아지기만 하는 것인가?


이런 것들을 충분히 따져봐야 합니다. 마산, 창원, 진해시와 시민들이 이런 이해득실을 충분히 다져보고 명칭을 포기하고 통합시 청사를 유치하자던지, 통합시 청사를 포기하고 명칭을 지키자던지, 혹은 통합시 청사와 명칭을 포기하는 대신에 어떤 실익을 챙기자던지 하는 토론과 합의의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철저하게 이해득실을 따져봐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 후에 이해득실의 충분한 조정이 이루어진 후에 통합이 추진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런데, 행안부의 통합 추진은 우선 통합 결정부터 해놓고 이런 이해득실은 나중에 따지자는 것 입니다. 결국 통합 이후에 지역간, 지역 주민들간에 심각한 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도록 추진하고 있는 것 입니다.

현재, 행안부가 추진하는 행정구역 통합이 졸속(!)이라고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입니다. 행안부의 행정구역 통합이 졸속인 이유는 이것 말고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석 달 동안 이달곤 장관은 여러 차례 통합 추진의 원칙을 번복하여 '거짓말쟁이' 장관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불과 이틀 전에 진주, 산청 그리고 안양, 군포, 의왕을 통합 추진 지역으로 발표하였다가 통합 추진대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답변을 국회에서 하였다고 합니다. 원칙도 정당성도 절차적 민주주의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행안 부의 졸속 추진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행정구역 통합은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이 당연한 일 입니다. 그리고, 기득권과 이해득실을 조정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행정구역 통합은 반드시 주민투표에 의해서 결정되어야 합니다. 같은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일반 시민들의 이해득실 계산이 다른 것이 엄연한 현실입니다. 따라서, 행정구역 통합은 시장, 시의원, 국회의원 같은 정치인들이 결정해서는 안 되는 일 입니다. 지역 주민들이 이해득실을 충분히 따져보고 주민 투표를 통해 결정하여야 합니다. 주민의 대의기관인 지방의회가 월권을 행사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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