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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에 해당되는 글 28건

  1. 2016.04.27 마산YMCA 18회 촛불대학 개강 (1)
  2. 2015.01.14 놀이터 없애고 노인정 만든 까닭? (1)
  3. 2014.07.14 종이 박스로 만든 배에 사람을 태운다고? (4)
  4. 2014.07.11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불행한 시대... (12)
  5. 2013.10.01 여행하고 놀면서 배우는 로드스꼴라가 뭐야?
  6. 2013.06.26 다섯 살, 글자와 숫자대신 경험 넓혀야...
  7. 2012.11.30 자연결핍 장애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방법 (2)
  8. 2012.10.09 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불행하다 (4)
  9. 2012.08.13 바람 난 이 여자, 숲에서 놀다
  10. 2012.05.03 마라톤 42.195km 완주하는 유치원생들
  11. 2011.05.16 50만원 로봇장난감, 꼭 실패해야 하는 이유? (8)
  12. 2011.03.24 당신 아이도, 무표정, 공격성, 강한 집착? (2)
  13. 2011.03.03 비싼 교재 대신 아이들 말 좀 귀담아 들어주세요. (3)
  14. 2010.12.20 경제성장을 멈춰도 풍요롭게 살수 있다면? (4)
  15. 2010.10.22 병원에 TV없는 입원실은 왜 없나? (7)
  16. 2010.08.20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나요? (33)
  17. 2010.04.12 임항선에 정말로 기차가 다니는군요 (1)
  18. 2010.03.18 세게 치세요 ! 안 망가져요, 맘대로 치세요
  19. 2009.11.27 천연잔디는 인조잔디의 대안인가? (5)
  20. 2009.11.26 초등생 학급회의 보다 못한 학부모 총회 (16)

마산YMCA 18회 촛불대학 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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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70주년을 맞이하는 마산YMCA가 제 18회 촛불대학을 개강합니다. 당당한 엄마학교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촛불대학은 5월 13일(금) 개강하여 16일(월), 20일(금), 23일(월), 23일(수), 31일(화)까지 총 6강좌로 진행됩니다. 


1995년무렵 시작되어 매년 1회 개최되는 촛불대학이 벌써 18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촛불대학은 YMCA 등대운동의 토대가 되는 공개강좌입니다. 20년 이상 지속되어온 YMCA 촛불대학을 통해 교육 받은 분들이 생활협동운동인 등대 활동을 이끌어오고 있습니다.  


초기엔 아기스포츠단 학부모들이 주축이 되어 촛불대학을 시작하였지만, 지금은 등대 촛불들을 통해 추천 받은 분들 그리고 유치원 학부모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YMCA 소비자 법률강좌가 시민중계실 자원상담원회의 초석을 놓았다면, 촛불대학은 YMCA 생활협동운동 '등대' 조직의 토대를 만들어 왔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마산 YMCA 촛불대학 매년 최고의 강사진을 모셔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키우는 교육, 역사, 문화, 공동체를 주제로 강좌를 개최합니다. 올해도 아동문학가이자 어린이 놀이 운동가인 편해문 선생, 광고 전문가인 진홍근 교수, 생태놀이 코디네이터 황경택 선생, 기생충박사 서민교사, 풀뿌리 시민운동가 하승우 선생, 독립운동사 연구자 최필숙 선생을 모시고 강좌를 진행합니다. 


'당당한 엄마학교'라는 부제에 걸맞게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의 관심을 고려하여 강좌를 준비 하였다고 합니다. 매년 70명의 수강생을 모집하는 촛불대학은 항상 조기 마감되는 인기강좌입니다.  어린 아이가 있는 엄마들이 강의를 듣는 동안 전문 베이비시터가 아이들을 돌봐주기 때문에 부담없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합니다. 


전체 강좌의 수강료는 2만 5천 원이지만, 전국에서 모셔오는 유명 강사진 그리고  강의 교재와 매회 제공하는 간식에 비하면 무료 강의나 다름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를 놓치면 또 1년을 기다려야 합니다. 최고의 강사진과 함께 하는 촛불대학도 수강하시고 YMCA 등대활동을 통해 자치와 협동의 새로운 생활 문화를 만들어 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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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空空(공공) 2016.04.27 10:0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를 키우시는분들에게 좋은 강좌네요^^

놀이터 없애고 노인정 만든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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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한겨레 신문에 '놀이터는 애물단지?'라는 칼럼이 실렸습니다. 오는 27일부터 시행되는 '어린이 놀이터 안전기준'을 맞추지 못하는 전국의 놀이터 3396개개 폐쇄되는데, 앞으로 놀이터는 점점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하는 내용입니다. 


그 까닭은 어린이 놀이터 안전 기준이 강화되면서 놀이시설 관리자에게 ' 설치검사, 정기 시설검사, 안전점검, 보험 등 12가지 의무사항을 지키도록하고 있고, 위반할 경우 벌금이나 과태료를 내야하기 때문에 아예 놀이터를 없애버리게 될 것이라는 겁니다. 


이 기사를 읽고 생각해보니 제 주변에도 분명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는 모래가 깔린 놀이터였습니다. 비록 오래된 놀이시설이기는 하지만 그네, 시소, 빙빙이 등 재미있는 기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놀이기구만 가지고 노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깔린 모래 놀이에 흠뻑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작년 가을 제가 사는 아파트 놀이터를 완전히 뜯어내고 리모델링 하였습니다. 놀이 시설이 낡아 위험하기도 하였지만 새로 적용되는 <놀이시설 안전기준>에 맞추기 위한 목적이었습니다. 


새로 만든 놀이시설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는데 미끄럼틀이 붙어 있는 조그맣고 간단한 종합놀이시설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바닥은 폐타이어를 재생한 고무 재질로 바뀌었습니다. 고무 재질로 바뀐 까닭은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모래보다 관리하기가 편하기 때문이었지요. 


새로 만든 놀이터엔 재미있는 놀이기구가 없다


공사를 하는 동안 살펴보니 고무 바닥재를 깔기 전에도 바닥에 모래를 넣더군요. 하지만 지상으로 모래가 노출되지는 않았습니다. 저희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500여미터 떨어진 초등학교 운동장이 아니면 모래나 흙을 만져볼 수 없게 되었지요. 물론 교체 비용도 적지 않게 들었다고 합니다. 


제가 속한 단체 근처에 있던 놀이터는 아예 사라졌습니다. 놀이터가 있던 자리에 '노인정'이 생겼더군요. 주변에 아파트 단지나 공동주택이 없기 때문에 동네 특성상 아이들이 많지 않은 것은 분명하였지만 놀이터를 없애고 노인정을 지은 것은 조금 의아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어제 한겨레신문에 실린 칼럼을 읽고나니 그 까닭이 짐작되더군요. 행정기관 입장에서 어린이놀이터를 관리하는 것이 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규정을 맞추는 것이 어렵고 복잡하니 아예 없애버리는 결정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전국에서 사리지는 3396개 중 한 곳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한겨레 칼럼은 영국 놀이터 안전관리에 관한 글을 인용하였더군요. 영국의 보건안전청 누리집에는 “놀이 기회를 계획하고 제공할 때 목표는 위험의 제거가 아니다. 솜으로 둘러싸인 아이는 위험에 대해 배울 수 없다"고 되어 있답니다. 


요즘 아이들은 관계결핍, 자연결핍, 놀이결핍으로부터 비롯되는 여러 가지 마음의 병을 앓고 있습니다. 놀이결핍과 자연결핍, 관계결핍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도시에 사는 아이들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곳은 학교운동장과 놀이터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모래와 모험이 있는 놀이터를 좋아한다


그런데 학교 운동장 보다 더 가까운 곳에 있는 놀이터가 사라지거나 획일화 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오래 전 제가 속해 있는 단체의 유치원 아이들이 동네 아파트 놀이터 조사를 한 일이 있습니다. 2주 동안 아이들은 가까운 아파트 단지 놀이터를 모두 돌아다니면서 놀아보고, 어느 아파트 놀이터가 가장 재미있는지 '스티커 붙이기 투표'를 하였었지요. 


그랬더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터의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모래가 있는 놀이터였고, 그 보다 더 좋아하는 놀이터는 모래 놀이터에 물이 같이 있는 경우였습니다. 둘째는 모험이 있는 놀이터였습니다. 아이들은 완벽하게 안전한 놀이터는 재미없어 합니다. 


약간의 위험(?)놀이가 있어야 흥미를 가지고 달려들고 모험을 경험하며 두려움을 극복할 때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지요. 그런데 최근에 <놀이시설 안전기준>을 맞춘 놀이터들은 그런 '모험'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네'와 '빙빙이'는 모두 사라졌습니다. 이유는? 둘 다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놀이의 확장이 불가능한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이유는 바닥이 모래에서 고무매트 소재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놀이터를 만드는 어른들은 아이들이 모래와 물만 있으면 얼마나 많은 놀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 모르거나 알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납득하기 어려운 과도한 안전기준(대통령은 이런 걸 규제라고 하였던 것 같은데)을 만들어 대한민국의 모든 놀이시설에 똑같이 적용하는 획일적인 정책 때문에 전국의 모든 놀이터가 똑같이 재미 없어지고 있으며, 그나마 있던 동네 놀이터는 한꺼번에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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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양희천 2015.01.15 11: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타깝기는 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안 보이네요.
    거리마다 차량이 수시로 지나다니는데 모래와 흙까지 준비하기에는...

종이 박스로 만든 배에 사람을 태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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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한 달 쯤 전의 일인데요. 아빠와 아이들이 모여 거창 수승대에서 박스보트 놀이를 하였습니다. 작년에 한탄강에서 박스보트 대회가 열렸을 때 선배가 찍어 보내 준 사진을 보고 착안하여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박스 보트 대회를 열었지요. 


사전에 박스 보트 홈페이지를 알려주고 재료로 박스와 비닐 그리고 테잎만 사용 할 수 있다고 공지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재주 많고 경험 많은 아빠들은 마트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박스 대신에 공장에서 사용하는 마치 합판 같은 박스를 구해오신 분들도 있었고, 드릴로 구멍을 뚫어야 할 만큼 단단한 박스 파이프를 가져온 분도 있었습니다. 


어떤 아빠는 외국 인터넷 사이트까지 검색하면서 박스 보트 만드는 요령을 공부하고 오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전날 거창 수승대 근처에서 캠프를 하면서 하룻 밤을 보내고 아침 일찍 재료를 차에 싣고 수승대로 갔습니다. 


박스 보트 만들기 대회를 시작하기 전에 거창소방서에서 나오셔서 수상안전 교육을 해주셨고, 거창군에서는 구명조끼를 빌려주셨습니다. (협력과 지원을 해주신 거창군과 거창소방서에 감사 드립니다.)


수상 안전 교육이 끝나고 약 2시간 동안 박스보트 만들기를 하였습니다. 2시간 동안 정말 다양한 모양의 박스보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아빠들의 상상력은 주최측의 예상을 뛰어 넘었습니다. 주최측에서 상상도 하지 못했던 다양한 박스 보트가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10명이 넘는 아이들을 한꺼번에 태울 수 있는 큰 보트도 만들어졌고, 바지선을 만들어 물에 놀던 아이들이 쉴 수 있도로 한 아빠들도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아이들과 함께 박스 보트를 만들었습니다. 




공업용 랩으로 박스가 물에 젖지 않도록 꽁꽁 싸서 보트를 만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아빠들이 심혈을 기울여 보트를 만드는 동안 아이들은 잔디밭을 뛰어 다니며 신나게 놀았지요. 



여기는 대형(?) 바지선을 만들고 있는 곳입니다. 이 대형 바지선에는 10명이 넘는 아이들이 동시에 탈 수 있었고 어른이 타도 끄떡 없었습니다. 어른이 타도 2~3시간 이상 물에 떠 있을 수 있는 완벽(?)한 부력을 갖추었더군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기자기한 박스보트도 여러 척 만들어졌습니다. 아이 한 명이 타면 꼭 맞춤인 배들이 많이 만들어졌습니다. 토끼 캐릭터가 붙은 박스보트는 딸아이를 위해 만든 보트입니다. 



2시간 넘게 땀을 뻘뻘 흘리면서 박스보트를 만들었습니다. 지켜보는 아이들도 박스로 배를 만드는 것이 신기한지 아빠를 귀찮게 하지 않고 구경을 합니다. 



다섯 명의 아빠들이 힘을 모아서 다섯 명의 아이를 한꺼 번에 태울 수 있는 대형 보트를 만들었습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 때는 약간 불안하였지만 나중엔 아주 튼튼한 보트가 만들어져 아이 다섯 명이 넉넉히 타고도 남았습니다. 



예쁜 바람개비를 부착한 박스 보트도 등장하였습니다. 박스와 비닐, 테잎만 사용하라는 주최측의 규칙을 무시하였지만 아이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주님(딸)을 위해 만든 박스보트 성입니다. 나중에 지붕까지 다 만들어졌을 때 여자 아이들의 인기를 많이 끌었습니다. 



이날 만들어진 박스 보트 중에서 가장 튼튼한 보트였습니다. 5시간 이상 물에 떠 있어도 끄덕 없을 만큼 완벽한 방수와 부력을 가진 박스보트입니다. 드릴로 구멍을 뚫어 박스 파이프를 연결한 후에 합판처럼 단단한 박스를 엊어서 만든 보트입니다. 


아빠와 아이가 함께 타고 다녀도 끄떡이 없었습니다. 노만 잘 준비하면 마산 앞바다의 돝섬까지도 건너갈 수 있겠더군요. 이날 만들어진 박스보트 중에서 가장 튼튼한 박스보트였습니다. 







오른 쪽에 보이는 납짝한 박스보트도 아주 튼튼하고 부력이 좋았습니다. 이날 만들어진 박스 보트 중에서 두 번째로 튼튼한 박스 보트였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물에 떠 있었고 방수 작업을 꼼꼼하게 하여 비닐 사이로 물이 새지도 않았습니다. 






다 만들어진 박스보트를 모아 놓고 가장 멋지게 만든 박스 보트를 뽑는 심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스티커를 들고 다니면서 가장 멋진 박스 보트를 뽑았는데, 예상대로 아이들이 뽑은 멋진 박스보트는 튼튼한 보트는 아니었습니다. 



박스보트 심사가 끝나고 넓은 수승대 수영장으로 가서 박스 보트 놀이를 하였습니다. 박스 보트로 달리기 시합도 하고 어느 배가 가장 오래 버티는지 시합도 하였습니다. 








아빠와 아이들이 박스보트를 타고 신나게 놀았습니다. 이날 기온이 좀 내려가는 바람에 물속에서 오랫 동안 놀지는 못하였지만 아빠가 직접 만든 박스 보트를 타는 아이들은 정말 신이나서 어쩔줄을 몰라하였습니다. 


직접 박스 보트를 만들어보기 전에는 종이 박스로 보트를 만들어 탈 수 있다는 상상을 해 본일이 없었는데, 막상 박스로 보트를 만들어보니 예상보다 튼튼한 배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제 2회 박스보트 대회를 개최하면 다음엔 더 먼진 작품들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겠더군요. 


박스보트의 생명은 부력과 방수였습니다. 다양한 모양으로 부력이 좋은 박스 보트를 만들고 비닐을 꼼꼼하게 씌워 방수를 잘 하면 오랜 시간 물위에 떠 있을 수 있는 튼튼한 박스 보트를 만들 수 있겠더군요. 


이날 만들어 진 박스보트들 중에서 다섯 척 이상은 마산 앞바다를 건널 수 있을 만큼 튼튼하였습니다. 벌써 내년에 정식으로 개최할 제 2회 박스보트 대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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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지윤 2014.07.14 22:24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 아버지들입니다!

  2. 아무개 2014.07.15 01:0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대전 갑천에서 해보고 싶었던건데, 글을 보고 들어와서 보니까 진짜 되네요~~ 감사합니다.~

  3. 파키스탄총리 2014.07.15 10:5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닐보다는 뾱뾱이가 좋습니다. 전자제품같은거 감싸는 비닐있잔습니까? 엠보싱되어있는 비닐..
    그게 부력에 딱 좋습니다 ㅎㅎㅎㅎ 참고해서 만드삼 ㅎㅎㅎ

  4. afds 2014.07.16 15:56 address edit & del reply

    1 김치년은 이기적이다 2 김치년은 한국남자를 죽이려고 한다 3 김치년은 절대로 손해보려 하지 않는다 4 김치년은 90%로 뭉쳐서 자신들의 권익을 주장하고 자신들의 매체나 사이트에서 활동한다5. 김치년은 폭력적이고 이중적이다 6 김치년은 못생겼고 키작고 가슴작고 약해빠졌다 7 김치년은 감정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적이다 8 김치년은 집단광기에 세뇌되어있다 // 서양으로 간 타인종은 자기들끼리 결혼하지만 김치년은 유독 백인흑인에 벌려대기로 유명하다. 자국의 시스템과 사회를 벗어나면 자신의 본성 마귀로 변신한다
    → 성매매 여성 5 만 명이 일본 한국 여성 "폭락"의 실태
    http://kfcgirl2.blogspot.kr/2014/07/5.html
    남성인권단체 현양사모
    http://cafe.naver.com/rtbnmm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불행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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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과 초등학교 저 학년 자녀를 둔 엄마들이 남편에게 가장 바라는 일은 무엇일까요? 돈을 많이 벌어 오는 것, 일찍 귀가하는 것, 집안 일을 돕는 것 그리고 아이들과 놀아달라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중에서 아빠들이 가장 어려워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아이와 놀아 주는 것'입니다. 엄마들이 아빠들에게 아이와 놀아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육아를 분담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아기 때부터 육아를 분담해 온 아빠들도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들과 놀아 주는 것이 그리 만만한 일은 아닙니다. 


젊은 아빠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하소연 중 하나는 아이와 놀아보면 아빠들의 체력이 달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는 '에너자이저'여서 기운이 펄펄 넘치는 직장 일에 지친 아빠의 기운이 아이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솔직히 쉬고 싶은 아빠와 놀고 싶은 아이가 만났으니 궁합이 잘 맞을 일도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21세기는 역사 이래 가장 힘든 아버지들의 시대입니다. 맞벌이가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버지들이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일에서 벗아난 것은 아닙니다. 부족한 가계 소득을 메꾸기 위해 부부가 함께 일을 하게 된 것 뿐이지요.


그래서 오늘날 아버지는 직장에 나가 일을 해서 돈도 벌어야 하고, 열심히 일은 하지만 가급적 일찍 귀가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도 많아야 하며, 주말에는 집안 일도 나누어서 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도 아빠들의 몫입니다. 한 때 워킹맘은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오늘날 워킹 파파 역시 슈퍼맨이 되어야 하는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역사이래 가장 힘든 아버지들의 시대


아 이런 아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지요. 엄마, 아빠가 다 일을 하러 가는 맞벌이 아이들은 할아버지나 할머니와 놀아야 합니다. 더군다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는 주택가 동네에는 친구들이 없습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부들은 대체로 아파트에 더 많이 살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이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놀아달라고 조릅니다. 아이들과 놀아주기엔 힘이 딸리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아이들에게 과자를 사주고 텔레비젼을 켜주는 것이 유일한 대책(?)입니다. 제 조카도 유치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면 칠순을 훌쩍 넘긴 제 아버지가 가장 친한 동무입니다. 


자 그럼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일까요? 다른 건 몰라도 '아빠가 아이와 놀아줘야 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동무가 없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위험한)놀이터에 나가도 친구가 없습니다. 친구들이 모두 학원으로 간 탓도 있지만 엄마들이 아이만 혼자 놀이터로 내보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엄마들이 아빠들에게 '아이와 놀아주라'고 요구하는 것은 실은 놀이터에 따라 나가서 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아이가 노는 것을 지켜보면서 위험을 사전에 막아주라는 의미도 있고, 아이가 얻어 맞고 들어오는 일도 없게 하라는 의미도 함께 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불과 30년 전만 하더라도 세상의 어떤 엄마도 아빠에게 '아이와 놀아주라'고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30년 전만 하더라도 세상의 어떤 아이도 '엄마'나 '아빠'와 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동무'들과 놀았습니다. 


30년 전엔 아무도 아빠와 놀지 않았다


그 시절에는 세상에 가장 재미없는 것이 엄마나 아빠와 노는 것이었습니다. 담장 너머로 밥 먹으러 오라고 엄마가 큰 소리로 부르는 소리가 들려도 "조금만 더 놀고 갈께"라고 답하던 시절이었지요.


마침내 기다리다 못한 엄마가 달려나와 손을 잡아 끌어야 겨우 집으로 들어갔지요. 그러고도 저녁을 후딱 먹고 나면 다시 골목길로 뛰쳐나와 밤 늦도록 동무들과 뛰어 놀던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아빠들이 아이들과 놀아줘야 하는 이 불행한 시대를 마감하려면 아이들에게 동무들을 되찾아줘야 합니다. 또래 아이들이 모여 놀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아빠들도 아빠들 끼리 자기들만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미 엄마들은 이런 모임에 익숙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아이들을 한 곳에 모아 놓고 차도 마시고, 수다도 떨고, 육아 정보도 교환하는 일이 익숙합니다. 하지만 주말이나 휴일에 아이를 데리고 밖으로 나온 아버지들은 이런 만남에 익숙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어색해하고 힘들어 합니다. 


그동안은 아빠 친구들이 모으는 곳에 아이를 데리고 다녔다면, 앞으로는 아이 친구들이 모이는 곳에서 아빠들도 만나 친구가 되어보는 시도가 필요합니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같은 반 아빠들이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만나는 모임을 만드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의 같은 반 아빠들이 아이들과 함께 만나면 '아이와 놀아주는 일'이 일이 아니라 놀이가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빠와 아이들이 서로 만나면 아이는 아이끼리 놀고 아빠는 아빠끼리 모여서 놀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육아를 노동이나 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휴식과 놀이로 바꾸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유치원 또래의 아이를 둔 지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이젠 친구도 아이 아빠들과 사귀어야 하냐며 우스개를 하더군요.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아이들은 놀이 시간이 부족하고 모자랍니다. 놀이 결핍으로 아이들이 병들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동무를 되찾아주는 쉬운 길이 바로 이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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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산 청보리 2014.07.11 09:42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이 됩니다. 첫 시작이 의미있는 글이라 더욱 설렙니다. 함께합시다. 화이팅!!^^

  2. 소금인형2 2014.07.11 11:3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역사이래 가장 힘든 아버지들의 시대라는 말에 무한 공감을 보냅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아마도 TV와 같은 대중매체의 영향이 컸던 것 같습니다.

  3. 호연lius 2014.07.11 15: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분석입니다. 왜 지금 아이들은 우리처럼 나가놀지 못하게 되었을까요? 아래 기사가 조금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http://ppss.kr/archives/23606

  4. 유청준 2014.07.11 17:31 address edit & del reply

    기획부장님 대박아이템입니다. 당장 시행해야 합니다. 한시가 급합니다. ㅎㅎ

  5. ^^ 2014.07.11 17:50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비록 아빠는 아닙니다만, 이런 문제에 좀 관심이 있어 비교적(^^) 자주 생각을 해보는데요.
    뭐, 결국은 어떤 분 말씀마따나 "시대상황"이 문제인 거 같습니다. ^^
    아시겠지만, 우리 때는 감으로.. 감성으로 자랐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두뇌 진화과정을 보더라도 사춘기이전까진 본능과 감성에 의해 두뇌가 작동하면서도 또한 배우는 시기이고, 사춘기시절이 되면.. 그 때에 비로소 감성적 두뇌에 "이성적 영역"이 자리잡는 걸로 보이는데, 요새는 이 모든 과정이 훨~씬 빨라져서는.. 사춘기도 되기전부터 꼬맹이들에게 이성을 강조하고 또.. 이성을 가르치려 들고 있단 말입니다.
    아마도 이건, 자본주의라는 거시적 정보생명체(^^;;)의 진화와 더불어 여성들의 득세로.. 이러한 자본주의적 환경에 더 알맞는 여성들의 영향력이 세지다보니.. 애를 낳는 수도 줄어들고 또, 여성들 성향에 맞게 애들이 맞춰져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단 것. 더구나, 애도 한, 둘밖에 낳지 않는 데다 주변 모든 환경이 예전관 비교도 안 되게 위험천만하게 조성돼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말이죠...

    • ^^ 2014.07.11 17:54 address edit & del

      그래서 저또한 걱정이 되더란 것.
      이 상태로 계속 가게 되면, 인간이 인간이랄 수 없는.. 이성만 갖춘 생명체로 진화되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던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그건..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일 것.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인간과 기계.. 그러니까, 인간과 이성적 정보로 작동되는 인공지능ㄹ로보트랑 구별할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리게 되고, 그렇게 되게 되면 더 이상 인간이 이 문명을 이끌어가야할 아무런 이유가 없어져버리는... ^^;;;

      너무 얘기가 거창하게 나간듯도 싶습니다만, 이또한 진화적으로 충분히 고려해봐야할 문제로 보이기애 다른 분들보다 좀.. 거창하게 얘기해보게 됐는데요... ^^;;

    • ^^ 2014.07.11 18:00 address edit & del

      어쩌면 우리 한국인들이 다른 민족이나 국민들보다 더 앞서 진화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암튼간, 이건 대단히 위험한 길로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요즘 젊은 엄마들을 보다보면 자기 배아파 낳은 자식도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다며.. 악마가 따로 없단 식으로 얘기하는 젊은 엄마들을 종종보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인공지능이 과연 자기보다 덜 이성적인 인간을 이해해줄수 있겠느냔 거죠~. 절대로 제대로 이해해주기 어려울 겁니다. 절대로!!! ^^;;
      우리가 예전에 자랄땐 우리끼리 대충 놀아도 됐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별 걱정 안하셨고, 우리들또한.. 삼신할매의 보살핌 덕분인지 웬만한 큰 사고는 희한하게도 다~ 피해가고.. 그러면서 감성적인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었던 거 같은데요~... 요즘은 참, 여러 모로 어렵겠단(?)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됩니다. ^^;;;

    • ^^ 2014.07.11 18:04 address edit & del

      뭔~ 미친 소리하는 거냐고 하실 수 있을 듯.
      그럴 수밖에 없는게 글이 조리있지도 못하고 또.. 도약을 넘어 비약에~.. ㅎㅎ
      ...
      저도 굳이 변명을 대자면, 현재 이 글은 손바닥 모바일 기기로 작성중이란 것. ㅠ.ㅠ
      댓글 작성할 때마다 미치겠네요 진짜. ^^;;;
      암튼, 이보다 더 상세한 얘긴, 나중에 다른 곳(?)에다 올린 글이나.. 올리게 되면...ㅠ.ㅠ
      아~, 이거 괜한 댓글질로 님을 짜증나게 만든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그렇담 죄송하구요, ^^;;

  6. 타리 2014.07.12 13:5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히려 어릴때는 부모와 놀지않고 또래와 놀았다. 라는 말에서 뒤통수를 맞은듯한 충격이네요
    부모가 일을 해서 점점 못놀아주는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린애들끼리도 교류가 없고 놀이터에서 노는애도 없고 요즘.. 그런게 문제군요

  7. 뉴론7 2014.07.12 20: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어릴적에 그러고 보니까 아버지와 논기억은 별로 나질 않네염 .

  8. for progress 2014.07.15 18: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되는 이야기 잘 봤습니다. 화이팅입니다!^^

  9. 2014.07.18 15:52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여행하고 놀면서 배우는 로드스꼴라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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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스꼴라, 이 낯선 이름에 대한 설명이 먼저 이루어져야 이 책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군요. 로드스꼴라는 '길'이라는 뜻을 지닌 영어 로드와 '학교'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스꼴라를 합친 말로 '길 위의 학교'라는 뜻입니다.

 

로드스꼴라는 길 위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고자 하는 여행 대안학교의 이름입니다. 여행 속에서 철학과 역사학, 인문학이 행복하게 조우하는 과정을 통해 배움을 얻는 사람들이 모인 학교입니다.

 

"오래 전부터 여행과 학교, 놀이와 배움이 경계를 넘나들고 지역과 세계를 가로지르며 행복하고 창의적인 배움의 틀을 꿈꾸던 사람들이 2009년에 한 지붕아래 모여 본격적인 여행학교의 문을 열었다." (본문 중에서)

 

이렇게 시작한 로드스꼴라에는 15~21세 청소년들이 입학할 수 있습니다. 누리집을 찾아보니 로드스꼴라의 교육과정은 외국어, 글읽기와 글쓰기, 문화작업 훈련, 지역전문가 훈련, 철학과 인문학 공부 그리고 여행 프로젝트로 구성되어 있네요.

 

두 달 남미 여행 공부... 400쪽 책에 담다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는 두 달 동안 남미에서 배우고 놀고 연대하였던 경험을 담은 여행기이자 현장 학습 보고서입니다. 여행 학습 보고서인 이 책은 모두 7과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자연과 만나는 경험을 담은 지구과학, 돌에 새겨진 연대기를 읽어내는 역사, 넓고 이국적인 남미 대륙을 배우는 지리, 라틴 아메리카의 근현대 정치를 공부하는 정치, 공정무역을 배우는 경제, 새로운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남미 문학 그리고 생존을 위한 필수 언어 스페인어까지 모두 7과목입니다.

 

2012년 3월 31일 출발해 두 달 동안 이어진 남미 학습 여행에서 공부한 지구과학, 역사, 지리, 정치, 경제, 문학 그리고 스페인어 공부 경험을 고스란히 기록으로 남긴 것이 바로 이  책인 셈입니다.

 

이번 여행학교는 네 가지 배움을 목적으로 남미를 다녀왔다고 합니다. 탈근대문학의 시발점인 남미 문학을 공부하는 것, 공정무역 현장을 둘러보고 그 루트를 들여다보는 것, 잉카 문명과 스페인 문화의 충돌을 통해 형성된 라틴아메리카 역사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거대하고 장엄한 자연과 온몸으로 만나는 것등입니다.

 

이 책의 공동저자는 모두 11명입니다. 10명의 떠별(학생들은 길 떠나는 별이라는 뜻으로 떠별이라 부른다)과 1명의 길별(교사를 길잡이 별이라는 뜻으로 길별이라고 부른다)이 두 달 동안 공부한 남미 문학, 공정 무역, 남미의 역사 그리고 장엄한 자연을 만나고 온 400쪽이 넘는 기록이 담긴 만만치 않은 분량의 색다른 여행기입니다.

 

여러 명의 필자가 자신들이 미리공부하고 여행을 통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기록하였기 때문에 일목요연하게 남미 역사를 정리하였다거나 남미문학에 대해서 공부할 수 있도록 정리된 책과는 거리가 멉니다. 대신 아주 생생한 남미 여행의 경험이 가득 담긴 일기장 같은 책입니다.

 

남의 일기장 보듯이 배우는 남미의 문화, 역사

 

1교시 지구과학시간을 한 번 살펴볼까요? 떠별들은 우유니 소금사막과 알티플라노의 남부 지역을 여행합니다. 안데스 산맥 중앙에 펼쳐진 고구마처럼 생긴 높고 평평한 이 고원지대는 남한 면적의 1.7배나 됩니다. 1억 년 전 빙하가 남기고 간 돌의 계곡, 지각변동으로 바다 밑에 있다가 땅위로 솟아올라 바닷물이 모두 마르고 난 뒤 소금 결정만 남은 소금사막을 몸으로 경험하고 배웁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 걸쳐 있는 275개의 폭포,  높이 최대 85m 초당 5만 8천 톤의 물이 쏟아지는 이과수 폭포에서 그리고 4백년 동안 비가 내리지 않은 곳도 있다는 이따까마 사막에서도 장엄한 지구 역사의 일부를 공부하게 되는 것이지요.

 

세계 7대 불가사의에 속한다는 마추픽추 여행기에는 남미의 고대 역사가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해발 2500m 삼면이 깎아지른 벼랑인, 난공불락의 요새나 다름없는 마추픽추에는 2백여개의 건물, 당시 1천 명에 달하는 인구가 계단식 경작지를 일구어 살아가며 자급자족이 가능했던 곳, 광장, 신전, 목욕탕, 학교, 작업장, 저장고, 감옥, 묘지 같은 시설과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서기 500년께 해발고도 4000m의 고지대에 건설된 '띠와나꾸'에는 5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700년경 제국으로 성장한 남미 최초 제국이었던 띠와나꾸는 무려 800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띠띠까까호수가 있어 농사를 짓고 어업활동을 하였으며 물줄기를 따라 태평양 연안, 대서양 연안과의 교역도 이루어졌습니다.

 

로드스꼴라 홈페이지 http://roadschola.haja.net/zbxe/home

 

띠와나꾸는 100톤 무게의 벽돌부터 작은 돌까지 오로지 돌만을 사용해 만들어진 도시입니다. 잉카제국으로까지 이어진 대단한 석조기술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지요. 한편 페루의 꾸스꼬에도 잉카 제국의 유적들이 남아 있습니다. 특히 대단히 과학적인 농업기술을 가진 나라였다는 것은 아주 놀라웠습니다.

 

"멀리서 보면 엎어진 UFO처럼 보이는 위로 갈수록 넓어지는 12개의 단을 가진 모라이... 잉카사람들은 고도에 따라 온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활용해 층층의 계단식 밭 안데네스를 만들었다. 온도가 높은 아래쪽에는 옥수수를 온도가 낮은 위쪽에는 감자를 심어 성장과정을 지켜보았다" (본문 중에서)

 

모라이는 바로 잉카사람들의 농업연구소였던 것입니다. 참으로 과학적이고 세련된 농업기술연구였던 것이지요. 로드스꼴아 떠별들은 이렇게 길 위에서,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와 호흡하며 살아있는 생생한 남미역사를 배웠다고 합니다. 여기까지가 2교시 수업이지요.

 

3교시 지리, 4교시 정치, 5교시 경제, 6교시 문학, 7교시 스페인어로 이어지는 수업들도 1교시 지구과학이나 2교시 역사 수업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실제 여행을 통한 배움은 책에서처럼 과목별로 수업이 나누어져 있지 않았을 테지만 떠별들이 쓴 여행기를 책으로 엮을 때 적절하게 나눈 듯합니다.

 

연인에게 착취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선물할 건가요?

 

그 중에서도 인상적인 내용은 바로 공정무역을 다룬 경제 시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공정무역이란 생산자들에게 '적정 이윤'을 보장해주는 국가 간 교역을 말합니다. 이들은 여행 중에 페루의 공정무역기업 '코클라'를 방문하여 공정무역을 직접 경험합니다.

 

커피와 카카오가 어떻게 생산되어 어떻게 판매되었는지를 공부하고, 노예 노동의 역사와 코코아 열매가 어떻게 아프리카에서 재배되게 되었는지 그리고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와 카카오를 생산하는 농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 알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주려면 착취가 아닌 사랑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어린이에게는 다른 아이를 아동 노예로 내모는 초콜릿이 아니라 그 아이의 꿈을 키울 수 있게 해 주는 초콜릿을 줘야 진짜 의미 있는 초콜릿 선물이 될 것이다." (본문 중에서)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하는 무역이 생산자들을 약탈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고 결국 사람들을 가난으로 내몰고 어린이들까지 노예와 다름없는 노동을 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구상에는 노예노동자로 전락한 아이들이 1억 2500만 명이나 된다는 것입니다.

 

"오직 이익을 위해서 유전자 변형 농산물을 만들고, 오직 이익을 위해 맹독성 농약을 치고, 오직 이익을 위해 아동 노예 노동을 시키고, 오직 이익을 위해 정당한 대가를 생산자들에게 지불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고 존엄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공정무역은 바로 이러한 생각과 가치를 바꾸는 운동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을 다르게 보지 않는 것이지요. 즉 공정무역은 새로운 가치를 지향하는 운동이라는 것입니다.

 

로드스꼴라. 남미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으로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 이 책만큼 자세히 그리고 여러 각도에서 남미 대륙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하여 정리해 놓은 다른 책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남은 인생을 사는 동안 시간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의 떠별이나 길별들처럼 이런 남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직접 남미 땅을 밟아볼 수 없다고 하더라도 지구 반대편 대륙에 대하여 이 만큼 재미나게 공부 할 수 있는 기회도 흔치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생기발랄한 젊은 친구들을 발자취를 따라가며 스페인어 공부를 뒤쫓고, 남미 문학과 예술에도 기웃거려보는 간접 경험은 참 흥미로웠습니다. 그들이 여행에서 돌아와 하고 싶었던 것이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곳에 공명시키는 것'이라고 하였는데, 책을 읽고 나면 많은 독자들이 이들의 울림에 '공명'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로드스꼴라, 남미에서 배우다 놀다 연대하다 - 10점
로드스꼴라 지음/세상의모든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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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 글자와 숫자대신 경험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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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발달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다섯 살 시기를 '발달의 질적 전환기'라고 규정한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면서 자기를 주장하고, 자기를 주장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말 하자면 다섯 살은 '자아에 눈 뜨는 시기'라는 것이다.

 

다섯 살 무렵이면 어린이는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눌 때 곤란하지 않을 만큼 낱말을 익혔고, 문법 구조에 조금 문제는 있으나 나름대로 다른 사람에게 자기 생각을 전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때라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섯 살 어린이는 1500개에서 2500개쯤 되는 낱말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흔히 외국어를 배우는 사람들이 낱말이 3000개 쯤 실린 사전으로 공부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다섯 살 어린이는 모국어를 어느 정도 익혔다고 보아도 좋다는 것이다. 오사카보육연구소 연구자들은 다섯 살 어린이의 중요한 발달 특징으로 말하는 능력에 주목하고 있다. 그들은 말은 네 가지 기능이 있는데, 바로 이름 붙이는 기능, 전달하는 기능, 생각하는 기능, 조정하는 기능이 그것이다.

 

연구자들은 다섯 살 시기에는 네 가지 기능 가운데 '생각하는 기능'이 두드러지게 발달하는 시기여서 "말하는 힘을 생각하는 힘으로 바꿔가는" 시기라고 한다. 다섯 살 어린이가 이야기 할 때는 그냥 사실을 사실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곁들여서 사실을 전하려고 노력하게 된다는 것이다. "자기가 겪은 것을 자기 감정에 얹어서 다른 사람에 전하는" 특징이 드러난다고 한다.

 

'말'을 가르친다고 '말'이 늘지 않는다

 

따라서 다섯 살 어린이의 발달을 살펴볼 때는 단순하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또렷하게 전할 수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시리즈에서는 기본적으로 말을 하는 것은 온몸운동과 손과 손가락 발달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관점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다섯 살 어린이가 자기 생각을 말로 잘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다음과 같은 온몸운동과 손과 손가락을 다루는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섯 살 중반 무렵을 잘 넘어가려면 한쪽 발은 들고 한쪽 발로만 뛸 수 있고, 한쪽 발로 두 번씩 껑충껑충 뛰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줄넘기를 할 수 있으면 됩니다. 아무리 말이 늦다고 해도 이 세 가지를 할 수 있다면 종이접기, 가위질, 목공 도구 다루기, 찰흙놀이, 팽이 돌리기처럼 손과 손가락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면서 말하는 힘을 기를 수 있습니다."(본문 중에서)

 

그러나, 말이 더디다고 해서 말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손과 손가락으로 사물을 잘 다루지 못하면, 손과 손가락을 많이 움직이는 놀이를 하게 하는데 이런 방법은 옳지 않다고 한다. 사람은 한 기능이 모두 다른 기능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기계처럼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 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한다.

 

"말이 더딘 것은 손과 손가락으로 사물을 다루는 능력이 더딘 것과 관련이 있고, 손과 손가락으로 사물을 다루는 능력이 더딘 것은 온몸 운동이 더딘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개인차가 크면 클수록, 그 발달단계를 확실히 뛰어넘게 하려고 하면 할수록 온몸 운동에 온 힘을 기울이고, 온몸 운동을 제대로 잘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말을 통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워가기 때문에 만약 다섯 살 어린이가 또래에 비하여 말하는 것이 늦다면, 생각하는 힘도 모자랄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서도 자아에 눈뜨는 시기여서 그냥 교사가 시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스스로 이해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경험이 풍부해야 말을 잘할 수 있다

 

어린이가 말을 잘하고 생각하는 힘이 발달하기 위해서는 온몸운동을 바탕으로 손과 손가락 운동을 활발히 하는 기초가 든든해야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말이 더 풍부하게 발전하고, 생각하는 기능을 넘어서서 조정하는 능력을 키우려면 경험세계를 넓히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한다.

 

요즘 아이들은 놀이에 빠져들어 노는 것 보다 텔레비전을 본 것을 이야기하거나 흉내내는 행동을 많이 한다. 이것은 언뜻 보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말장난을 하는데 불과하다고 한다.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겪은 것을 바탕으로 스스로 이미지를 만들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풍부하게 표현할 내용도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가 진정으로 말을 잘 하려면, 경험주의자가 되어야 하고 결국은 놀이에 푹 빠져서 재잘거려야 한다는 거다. 어린이에게는 언제나 놀이가 중요하지만, 다섯 살에는 다른 나이보다 놀이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결국, 교사와 부모는 이 시기에 어린이가 놀이에 푹 빠져들고 그 경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잘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오사카보육연구소 연구자들은 다섯 살 어린이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를 내다보며 다음과 같은 장기 보육 목표를 세우고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까지 유아기를 보내는 동안 아이들이 이렇게 성장하면 좋겠다고 하는 오사카보육연구소 '어린이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보고 싶어 하고, 알고 싶어 하고, 결코 혼자 쓸쓸해하지 않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진정으로 마음을 내어 어른이 이어 내려온 풍부한 문화유산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키우는 것입니다… 동무를 만들고 동무들 사이에서 즐겁게 놀 수 있고, 자기가 경험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할 수 있고, 자기가 바라는 것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도록 키워야 합니다."(본문 중에서)

 

누가 봐도 멋있는 아이 모습, 잘 자란 아이 모습이 아니가? 그런데, 어린이는 글을 알게 하거나, 숫자를 외우게 한다고 이렇게 자라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런 능력은 어린이들이 놀이에 몰입하고, 친구와 더불어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경험 세계를 확장시켜하는 것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다섯 살 어린이는 글이나 숫자, 더구나 영어를 배우는 것 보다 경험을 풍부하게 쌓아야만 한다"는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고 고쳐서 표현할 수 있는 놀이

 

<다섯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는 나이 또래에 맞는 여러 가지 놀이를 소개하고 있다. 이를 테면, 온몸으로 노는 나들이, 물, 모래, 진흙탕 놀이, 물놀이, 리듬놀이, 손과 손가락을 많이 쓰는 팽이 놀이, 가위와 망치 같은 도구 놀이, 실뜨기 같은 놀이 그리고 표현활동을 풍부하게 하는 역할 놀이, 술래잡기와 같은 규칙 있는 놀이 등을 비교적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물, 모래, 진흙탕 놀이가 다섯 살 시기 어린이들에게 적합한 놀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어린이 둘레에서 해마다 모래와 흙이 사라지고, 길은 포장되어 아스팔트로 바뀌는 상황은 다르지 않는 것 같다. 일부러 공원이나 운동장, 산으로 가지 않으면 흙을 만질 수 없는 사정이 비슷하다.

 

그래서 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 같은 교육기관에서라도 어린이들이 흙과 모래를 만지며 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 흙, 모래 놀이가 아이들에게 좋은 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 손과 손가락을 충분히 사용하는 놀이
▲ 대여섯 아이가 모여 함께 노는 놀이
▲ 물 흙 모래는 동무를 끌어들이기에 좋은 소재
▲ 물 흙 모래는 생각을 일으키고 발전시키는 놀이
▲ 겪은 일이나 책에서 얻은 이미지를 표현하기 좋은 놀이
▲ 삽이나 물통 같은 도구를 활용할 수 있는 놀이
▲ 실패하더라도 몇 번이고 고쳐서 표현할 수 있는 놀이
▲ 오히려 실패한 데서 더 다르게 발전시킬 수 있는 놀이

 

특히, "실패하더라도 고쳐서 할 수 있고, 실패를 통해 더 다르게 발전할 수 있는 놀이"라는 점이 참 마음에 닿는다. 최근 우리나라 유치원이나 어린이집 그리고 마을 놀이터가 어린이들이 놀기 좋은 흙과 모래 대신에 어른들이 관리하기에 좋은 자동차 타이어를 재생한 고무 매트로 바뀌는 현실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한편으로, 오사카보육연구소 연구자들은 표현활동으로서 상상놀이가 나이에 따라서 어떻게 서로 연관되어 변화하고 발전하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두 살 시기에는 흉내놀이를 하다가 세 살이 되면 몸짓으로 표현하는 놀이를 합니다. 동시에 상상놀이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 살 시기에는 역할 놀이를 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을 모두 조합해서 하는 놀이가 연극놀이입니다."(본문 중에서)

 

다섯 살은 그동안 경험한 흉내놀이, 표현놀이, 상상놀이가 역할놀이와 연극놀이로 꽃피는 때라고 한다. "어른처럼 하고 싶어 하는 마음과 상상으로 차이를 메우는 힘"이 역할 놀이를 발전시키는데, 어린이가 처음으로 목적을 세우고 계통을 밟아 하는 사회 체험 학습이 바로 역할놀이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다섯 살 어린이들과 함께 연극의 기초를 익히고 자연스럽게 놀이에서 연극으로 발전시켜가는 과정을 사례로 담고 있다.

 

교사집단이 어린이 집단의 모델이다

 

<다섯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에서는 생활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어린이로 자라게 돕고, 동무를 배려하고 소중히 여기며 대등하고 평등한 관계를 경험하며, 바라는 것을 요구할 수 있는 관계를 잘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집단 만들기'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다섯 살 집단은 네 살 어린이에 비하여 한 단계 발전된 모습을 이끌어내야 하는데, 규칙이나 약속을 바탕으로 생활과 놀이에서 동무관계를 넓고 깊게 확장하는 것, 모둠 활동을 하면서 모둠 속에서 모순을 생각하고 해결하는 것, 당번활동을 하고, 모둠장을 세우고 스스로 생활을 이끌어나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단다.

 

이 책에서는 팽이놀이로 관계를 넓고 깊게 확장하는 사례, 모둠을 바꾸어 관계를 확장하는 사례, 집단 속에서 자신을 깨닫는 사례, 모둠원끼리 모순을 해결하는 사례, 당번과 모둠장을 세우는 사례가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다.

 

특히, 모둠장과 같은 집단을 이끌어가는 어린이로 키우기 위하여 교사가 어린이를 관찰하는 눈을 키워야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장난꾸러기이거나 폭력을 휘두르는 아이, 모래밭이나 놀이기구를 가지고 놀 때 대장처럼 보이는 어린이가 집단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런 아이는 처음에는 눈에 잘 뛰지 않습니다. 딱히 이렇다 할 무엇인가를 내세워서 해내는 것도 없이 차분하고 동무들에게 상냥합니다. 말하자면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일은 자기를 조절할 수 있은 어린이, 동무를 사귀면서 자신을 깨닫고 자기 말로 자신을 조절할 수 있는 어린이가 합니다."(본문 중에서)

 

교사는 반드시 한 반에 몇몇은 있는 이런 어린이를 잘 살펴야 발견할 수 있으며, 집단 활동을 통해 이런 어린이를 늘려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어린이 집단을 잘 만드는 것 못지않게 교사집단을 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교사 집단을 잘 만들면 어린이 집단을 절반 넘게 만든 것과 같다"고 강조한다.

 

왜냐하면 교사 자신이 집단을 보는 방법과 생각하는 방법을 몸에 익히고, 교사 집단 속에서 자기 자신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걱정과 어려움을 나누고 서로 관계를 맺어가는 부모집단 역시 중요하다고 한다. 어린이가 집단 속에서 여러 가지 힘을 익히고 성장해가는 것처럼, 교사와 부모도 자기 집단 속에서 성장하면서 함께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아이를 잘 키우려면 교사와 부모가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 살, 우리 아이 어떻게 키울까? - 10점
오사카보육연구소 지음, 이학선 옮김/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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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결핍 장애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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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처드 루브가 쓴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아이들이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는 날도 많다. 땅을 못 밟는 것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은 일과 시간 중 대부분을 교실과 학원 그리고 거실을 비롯한 실내공간에 머물러 있다. 실내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이들은 대부분 기계와 교감하면서 지낸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기, MP3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기계들과 교감하면서 지낸다.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 그리고 사람과 교감하는 시간이다. 텔레비전도, 컴퓨터 게임도 모두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과도 상호교감을 단절하는 매체들이다.

 

오로지 각각의 개인과만 소통하는 것이 첨단기계들이 가지는 문제점이다.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해주지만, 오프라인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에 더 가깝게 놓여 있는 농촌지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오늘날 농촌지역 아이들의 생활은 도시 아이들의 생활과 다르지 않다. 농촌 아이들도 농사일을 모르고 지내며 자연에서 멀어져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기와 교감하면서 지내고 대부분 시간을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안에서 보낸다.

 

리처드 루브가 쓴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씌어진 책이다. 지은이 리처드 루브는 브랜디스 대학 석좌교수이면서 신문과 잡지에 많을 글을 기고하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인인 그는 자연에서 멀어지고 있는 미국 아이들에 연구하며 이 책을 썼다. 그렇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아이들도 ‘자연에서 멀어진다’는 점에서 미국 아이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 중에서 많은 경우는 바로 ‘자연결핍’으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감각의 둔화는 말 할 것도 없고, 소아비만과 소아 성인병, 그리고 과잉 행동이나 주의력 결핍과 같은 것들은 '자연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연결핍장애는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지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감각의 둔화, 주의집중력 결핍, 육체적, 정신적 질병의 발병률 증가 등을 포함한다. … 우리 세대의 대부분은 자라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다음 세대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안일한 생각이었다. 나는 이런 문제점을 자연결핍장애라고 부르기로 했다." - 본문 중에서

 

30~40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자연에서 멀어지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새 '자연결핍'은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그는 자연결핍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부모들에게 반드시 알려서 자신들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자녀들도 자연 속에서 놀게끔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축구단· 야구단 활동을 하면서도 비만인 이유

 

비만 아동의 숫자가 증가하는 만큼 단체 스포츠에 가입하는 어린이의 증가율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축구단이나 야구단 활동을 하면서도 비만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에는 지은이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한 어린이의 이야기다.

 

“피아노 레슨 때문에 놀 시간이 별로 없어요. 엄마는 매일 한 시간씩 연습하라고 해요. 그 다음에는 숙제를 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고요. 5시 반부터 7시까지 축구연습이에요. 그러고나면 놀 시간이 없어요. 주말에는 축구경기가 있고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고 뜰을 가꾸어야 하고 집안의 잔일을 해요. 그러고 나면 놀 수 있는 시간이 두어 시간 정도 생겨요." -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아이들은 축구나 피아노 치기를 놀이라기보다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체 스포츠활동이 아니라 자연에서 흠뻑빠져 노는 것이다. 그렇게 놀 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은 축구단 활동이나 야구단 활동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한 것이란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은 몸을 움직이지 않으며 살고 있다. 2004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TV를 보는 시간은 170분,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101분이지만, 신체 활동을 하는 시간은 고작 19분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활동하는 자넷 파웃이 딸아이를 위해 고안한 놀이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라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어떻게 자연을 만나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는 자넷과 그녀의 딸 줄리아가 숲속을 거닐면서 고안해 낸 '들을 수 없는 소리 듣기' 프로그램을 말한다.

 

나무 수액이 차오르는 소리/ 눈송이가 만들어져 떨어지는 소리/ 해가 뜨는 소리/ 달이 뜨는 소리/ 풀잎에 맺힌 이슬의 소리/ 싹이 움트는 소리/ 세포가 분열하는 소리/ 사과가 익어가는 소리/ 나무가 단단해지는 소리/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소리/ 거미줄에 날벌레가 걸리는 소리/ 단풍이 드는 소리

 

여러분은 이런 자연의 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혹은 언제 마지막으로 이런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았었는가? 오늘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생태교육, 환경교육은 아마존의 열대림, 남극과 북극의 빙하, 멸종위기의 생물, 지구온난화와 같은 거시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집중한 나머지 아이들의 경험세계에서 자연과의 교감능력을 높이는 데는 다가서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생태환경교육은 가까이 있는 자연과 충분히 교감하는 것, 자연의 색깔과 빛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경험을 확장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이들이 만나는 자연은 반드시 놀이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연에서는 놀이와 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모든 감각이 발달하기 때문에, 자연에서 여러 감각기관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지적인 성장에 필요한 인지구조가 형성된다는 것.

 

자연체험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

 

그는 제인 구달을 비롯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어린시절 자연에서의 경험이 이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한다.

 

"제인 구달은 만 두 살 때 베개 밑에 지렁이를 넣고 자기도 했고, 존 뮤어는 어린시절 위스콘신에 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빌린 배를 타고 놀면서 해적이나 사냥꾼이나 정찰병이 되기를 꿈꾸던 소년은 자라서 마크 트웨인이 되었다." - 본문 중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의 경험은 ADHD(과잉행동 주의력결핍 장애) 아동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세에서 12세의 ADHD 아동들을 야영이나 낚시와 같은 녹색활동과 텔레비전 시청, 비디오게임, 숙제하기와 같은 비녹색활동으로 구분하여 경험하게 하였을 때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고 했다.

 

"아이들이 매일 자연을 접하면 주의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을 통해서 나무를 바라보는 것도 효과가 있지만, 나무와 풀이 있는 곳에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컸고, 야외활동에도 효과적이었다." - 본문 중에서

 

이런 현상을 뒷받침 할 만한 또 다른 증거도 있다. 다니엘 이바라 검사는 6명의 비행청소년들을 처벌하는 대신에 알래스카 오지여행에 참여하게 하였다. 그들은 산은커녕,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가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이었다. 집 근처의 교외 밖에 가 본적이 없는 아이들은 알래스카 오지여행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자연에서 지내면서 '자존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알래스카에서 만난 자연은 이랬다고.

 

"빙하가 있고 숲의 나무들이 한 번에 쓰러질 정도로 갑작스런 폭풍이 치는 곳으로 가게 된 것이다. 해변에는 회색 곰이 어슬렁거리고, 바다에는 코끼리바다표범이 올라오고, 나뭇가지에는 대머리수리가 참새 때처럼 까맣게 앉아 있는 곳으로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최근 한국에서도 생태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학교들 대부분이 아이들에게 식물이나 동물의 이름을 가르치는데 머무르고 있다. 동물이나 식물의 이름을 알고 나면 더 친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에 몰입하여 흠뻑 젖어서 교감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는 곳은 드물다.

 

생태주의자, 지식으로 되는 것 아니다

 

일찍이 생명운동 이론가인 에드워드 오스본은 자서전<생태주의자>에서 생태주의자가 되는 데는 지식보다는 생태적 감수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하였다.

 

"생태주의자가 되는데 체계적인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직접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한동안은 아예 동식물의 이름이나 해부학 지식 없이 원시인처럼 지내는 게 낫다. 오래 시간동안 무언가를 찾아다니며 몽상에 잠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본문 중에서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을 쓴 리처드 루브는 오늘날 스카우트 활동마저 자연과 생태계를 버리고 '사회교육'에 치중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스카우트 활동과 같은 자연체험활동이 자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연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위험'을 두려워하여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리처드 루브는 생태교육, 생태체험을 하는 동안에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대상으로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다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는데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아이들이 나무 열매를 따 먹어보고, 나무를 잘라서 오두막을 지어보고 적절하게 자연을 활용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 어른이 되어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환경운동 1세대의 활동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을 만끽해 본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자라서 환경운동가로, 생태주의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 한다. 뿐만 아니라 자연교육을 위한 학교교육, 자연캠프의 좋은 점, 생태도시운동 사례, 자연체험과 영성 등을 주제로 어린이들과 자연이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들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리처드 루브의 답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는 과거를 돌이켜보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성인이 된 우리 세대는, 어린 시절 차창 밖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빈 캔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지금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활용과 금연 운동은 한 세대 동안 사회적, 정치적 힘을 모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좋은 예이다." - 본문 중에서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연과 아이들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고, 우리는 얼마든지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지은이의 생각은 매우 희망적이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 10점
리처드 루브 지음, 김주희 옮김/즐거운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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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11.30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과 함께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 정말 소중하죠.

  2. latte 2012.11.30 14:1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을 생태가 아니라 환경으로 보는 시각에서 부터 문제가 있죠. 옛날의 환경은 생태와 별반 다를바 없었지만 지금은 생태를 따로 교육해야 합니다. 사람은 더이상 자연의 일부가 아니죠.

놀지 못하는 아이들은 불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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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발기, 망까기, 말타기 놀다보면 하루는 너무나 짧아.”

 

'자전거 탄 풍경(나무자전거)'이 부른 노래가사의 일부다. 그렇다면 술래잡기, 고무줄놀이, 말뚝박기, 말타기 놀이는 누가 시작하였을까? 연날리기는 누가 제일 먼저 했을까? 실뜨기는 누가 다 만들었을까? 그보다 더 궁금한 것은 그렇게 만들어진 놀이는 어떻게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갔을까?

 

우리 아이들에게서 점점 잊혀져가는 놀이를 보러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를 쓴 편해문은 멀리 인도에 다녀왔다. 편해문은 5년에 걸쳐 네 차례 인도를 다녀오며 그곳 아이들을 통해 가물가물하게 기억 속에 잊혀졌던 놀이를 다시 떠올린다.

 

이 책은 그러면서 학교와 학원 그리고 컴퓨터와 게임기, 텔레비전 화면에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 아이들을 떠올리며 가슴 아파 하는 이야기이다.

 

그가 놀이를 찾아 인도를 다니며 쓴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는 잘 놀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이다. 사람들은 흔히 아이들도 어른들도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일해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편해문은 아이들 말할 것도 없고, 어른들도 잘 놀아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가난한 인도 아이들을 만나면서 잘 놀아야 행복할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틀림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돌아왔다.

 

편해문이 놀이를 찾아 떠난 인도에는 바로 한 세대 전에 우리나라 아이들이 놀았던 놀이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연날리기, 자치기, 고무줄놀이, 실뜨기, 그네타기, 딱지치기, 뱀주사위놀이와 같은 것들은 우리 땅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놀이를 하는 인도아이들을 만난다.

 

한 세대 전의 우리 아이들처럼 해가는 줄 모르고 노는 가난한 아이들의 모습을…. 편해문은 행복하게 노는 인도아이들에게서 희망을 발견한다.

 

놀이와 노동은 다르지 않다

 

“나는 새삼스레 아이들이야말로 환경에 굴복하는 존재가 아님을 알았다. 아이들이 어른과 크게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놓여있는 현실과 처지에 파묻히지 않을 힘이 있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꿈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인도를 다니며 인도아이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고 함께 놀면서도 늘 우리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 한 세대 전 우리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할 때마다 왜 지금 우리아이들이 행복하지 않은지 그 이유를 찾아내곤 한다.

 

그는, 한 세대 전만 하여도 아이들에게 일과 놀이는 분리되어 있지 않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일할 줄 아는 아이라야, 어른 일을 거들 줄 아는 아이라야 놀 줄도 안다는 것이다.

 

일을 모르는 아이, 일을 해보지 않은 아이는 노는 것도 어려워 한다는 것이다. 놀려면 힘이 있어야 하는데, 부모를 도와 일을 하면서 힘을 기르고 제 한 몸 건사하는 능력을 온전히 익히게 된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놀이를 꼽으라면 나는 어른들이 제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옆에서 아이들이 보거나 따라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훌륭한 놀이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밑천이 되는 놀이는 일을 통해서 배우고, 세상을 살면서 만나는 어려운 고비를 넘기는 힘은 놀이를 통해서 배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놀이를 통해서 아이들은 수없이 많은 패배와 수없이 많은 승리와 수없이 많은 죽음과 삶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떤 놀이를 하든지 놀이를 익히기 전에는 수없이 지고 죽는 경험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술래잡기, 공기놀이, 자치기, 구슬치기, 딱지치기, 비석치기, 사방치기 같은 아이들 놀이는 어떤 놀이라도 몸에 익히기 전까지는 숱하게 지고 죽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 죽고 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조금씩 놀이를 익히고, 자꾸 자꾸 경험하면서 이기는 횟수 살아나는 횟수가 늘어나게 된다.

 

수 없이 지고 이기고, 죽고 다시 살아나는 '놀이'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서 익힌 용기와 긍정적인 힘이 어른이 되어서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 편해문의 생각이다. 현실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꿈을 찾아가는 힘도 놀면서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놀면서 수도 없이 지고 이기고, 죽고 다시 살아나는 것을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이 세상에 나가 무언가에 패배했을 때, 아이들은 어떻게 그 패배를 넘어설 수 있을까. 나는 놀이가 패배와 죽음을 넘어서는 수많은 상황과 만나게 해주고 그것을 극복하는 힘을 길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놀이를 연구해서 벌써 여러 권 책을 썼으니 편해문을 놀이 전문가라고 불러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편해문은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는 단순한 놀이이고, 아이들에게 좋은 놀잇감은 자연과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는 놀잇감이 단순할수록 좋은 이유로 “아이들이 놀면서 채울 부분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예컨대 공기놀이는 돌 다섯 개만 있으면 되는 놀이지만 여러 가지 재주와 솜씨를 다채롭게 창조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기놀이와 실뜨기 같은 단순해 보이는 놀이를 아이들이 지루해하지 않는 것은 모두가 다 놀이가 지닌 열린 성격 때문이라는 것. 딱 한 가지 놀이 방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따라 동네마다 나라마다 다르게 놀 수 있는 놀이기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다고 한다.

 

아울러 자연과 주변에서 구할 수 있는 놀잇감이라야 단순해도 놀이의 상상력을 펼치기에 좋다고 한다. 돈을 주고 사는 장난감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내고 만들어야 진짜 놀잇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주고 산 장난감은 금세 싫증내고 커다란 장난감 상자로 들어가기 마련이지만, 제 손으로 찾아낸 놀잇감, 제 손으로 만든 놀잇감은 아이들에게 보물처럼 소중하게 간직된다는 것이다.

 

한 세대 전 어른들이라면 어린시절, 공기 돌 다섯 개를 애지중지하며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일이나 비석치기하던 비석(돌)을 방에까지 들고 가서 소중하게 보관했던 기억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런대 이쯤 되면 독자들의 반론이 있을 법 하다. 옛날에 하던 놀이를 아이들과 함께 해봤는데 시시하고 재미없어 하더라는 반론 말이다.

 

전래놀이가 재미없는 진짜 이유?

 

놀이 혹은 전래놀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박물관에서도, 학교나 단체에서도 이런 저런 축제 행사에서도 전래놀이를 심심치 않게 만나게 된다. 내가 일하는 단체에서도 일년에 한 번씩 열리는 회원축제 때, 투호놀이, 자치기, 비석치기 같은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던 적이 있다.

 

그렇지만, 어른들이 어린시절을 떠올리며 반갑게 다가서는데 비하여 아이들은 아무 관심이 없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에게 놀이를 가르치려고 해도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지 않는다. “한 번 해봐. 재미있다니까?”라고 말하지만, 아이들 반응은 시큰둥하다. 분명히 엄마, 아빠의 기억에는 재미있었던 놀이가 틀림없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에게는 재미가 없다.

 

세상의 많은 엄마, 아빠 곧잘 이렇게 생각한다. “아! 컴퓨터 게임과 같은 자극적인 놀이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은 비석치기 같은 놀이를 시시하게 생각하나봐?” 하고 말이다. 그런데 놀이전문가 편해문의 해석은 다르다. 어느 단체에서 준비한 전통놀이마당을 둘러봐도 아이들이 놀이에 흠뻑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은 도대체 놀이의 재미를 경험해 볼 수가 없다는 것이다.

 

“자치기나 비석치기를 생각해보자. 아무리 못 걸려도 두 시간은 걸리는 놀이인데 비석 하나 쓰러뜨리고 도장 받고, 다음 놀이로 넘어가는 이런 것을 어떻게 놀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 본문 중에서

 

비석치기나 자치기에 규칙을 익히고, 기술을 익히는 대는 사실 두 시간으로도 부족하다. 형이나 누나들이 노는 것을 보면서 규칙을 익힌 후에도 상당한 시간 동안 놀이판에서 실패를 거듭한 후에야 비로소 자치기나 비석치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어른들이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민속놀이마당은 백화점 시식코너처럼 펼쳐져 있으니 아이들이 그 재미를 알 턱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 때 다시는 민속놀이를 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비석은 돌멩이가 아니라 '나의 분신'

 

편해문은 놀이의 진정한 맛은 비석치기를 할 때, 동무가 던진 비석에 내 비석이 쓰러질 때, “내 온 몸과 마음이 뒤로 ‘꽝’하고 자빠지는 느낌” 바로 그 느낌을 느낄 수 있어야 놀이의 참맛을 아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음에 꼭 드는 비석을 찾아 온 동네를 돌아다녀야 비석치기의 참 맛을 아는 것 아이라는 것이다.

 

“비석이 쓰러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쓰러지는 셈이다. 딱지치기도 마찬가지다. 딱지가 뒤집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뒤집어지기 때문에 아이들이 놀이에 미치는 것이다. 이렇게 비석은 바로 나의 분신이다. ” - 본문 중에서

 

그래서 딱지와 내가 하나가되는 아이의 솔직한 마음이 담긴 다음과 같은 시가 나올 수 있다는 거다.

 

딱지 따먹기

 

딱지 따먹기를 할 때
딴 아이가
내 것을 치려고 할 때
가슴이 조마조마 한다.
딱지가 홀딱 넘어갈 때
나는 내가 넘어가는 것 같다.

- 강원 사북초등 4년 강원식(1984)

 

세상의 모든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삶을 배워간다는 것이 편해문의 생각이다. 어린 시절 놀이판에서 ‘깍두기’ 노릇을 경험하면서 아이들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익히고, 이기고 지는 경험을 통해서 평화를 배우며, 심판이 없는 놀이판에서 ‘판’을 깨지 않고 놀 수 있는 ‘공동체’를 체험하게 된다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대부분의 불행은 아이들이 마음껏 놀지 못해서 생기는 일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편해문의 여정을 따라 인도아이들이 맨얼굴, 맨몸짓, 맨손, 맨발이 되는 노는 모습을 쫒아가다 보면, 그의 카메라에 잡힌 인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이 담긴 사진을 넘기다 우리아이들을 떠 올려보면,  “문명이라는 것이 아이들을 얼마나 기운 없고 생기 없고 웃음을 잃게 만드는지” 깨닫게 된다.

 

책을 읽다보면 독자들은 틀림없이 편해문의 지적대로 우리가 아이들에게 무엇을 빼앗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돌려주어야 하는지 쉬이 알게 된다.

 

 

아이들은 놀기 위해 세상에 온다 - 10점
편해문 지음/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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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10.09 13:1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 많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로군요.

  2. 하모니 2012.10.09 14:32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새삼스레 아이들이야말로 환경에 굴복하는 존재가 아님을 알았다. 아이들이 어른과 크게 다른 점이 바로 이것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놓여있는 현실과 처지에 파묻히지 않을 힘이 있다. 아이들은 그 자체로 꿈의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어떠한 환경하에서도 자신만의 놀이 문화를 만들어낼 힘이 있다고 한건
    바로 저자입니다.
    현대의 환경- 경제적풍족, 그러나 시간과 공간부족, 컴퓨터와 통신의 발달, 가족문화의 발달 -
    하에서 어린이들은 어떤 놀이문화를 새로 만들고 즐기고 있을까요?
    어린애의 관점에서 보면
    기존의 어른들이 어렸을때 가졌던 놀이문화와는 다른 놀이문화를 가지고 있을 겁니다.

    한가지 예를들면 지금은 아이들하고 봉사활동을 가는 어른들이 많은데요,
    이런건 예전의 아이들에게는 없었던 새로운 놀이문화입니다.
    혹은 인터넷에서 아이들만의 네트워크세계를 가보세요.
    신천지 입니다. 컴퓨터라고 아이들의 놀이감이 안된다는 사고방식부터 버려야 할듯요.

    단순히 예전 놀이가 없어졌다고 해서
    진짜 아이들의 놀이문화가 없어진건지?
    아니면 새로운 놀이문화가 창조되어 아이들이 즐기고 있는건지..
    좀더 자세히 연구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이윤기 2012.10.11 18:11 신고 address edit & del

      컴퓨터와 인터넷에 펼쳐진 놀이터...대부분 어른들이 돈 벌기 위해 아이들을 기계 앞에 붙들어 놓는 것들이지요.
      그런걸 놀이문화라고 하시는군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던 전통놀이는 차원이 좀 다르지 않을까요.

  3. 해인 2012.10.17 16:21 address edit & del reply

    저 역시도 아이들은 가능한 컴퓨터와 떨어지게 하고 흙과 함께 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입니다.
    제 아이가 아주 예민한 편인데 텔레비젼이나 컴퓨터를 오래 하고 나면 약한 틱 증상도 나타나고 주의력도 떨어집니다. 밖에 나가서 한 두시간 뛰어 놀고 들어오면 오히려 차분해지더라구요. 문제는 밖에서 같이 놀 친구들이 없다는 것이지만,,,

바람 난 이 여자, 숲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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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작가이자 숲 생태교육을 하는 풀꽃지기 이영득 선생이 쓴 새 책 <숲에서 놀다, 풀꽃지기 자연일기>(황소걸음 펴냄)가 나왔습니다.  
 
몇 해 전 이영득 선생에게 숲에서 즐겁게 노는 법을 배운 것이 인연이 되어 풀, 꽃, 나무와 친해보려고 하였지만, 다른 일에 한 눈을 파느라 그이처럼 숲에 푹빠져 행복하게 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카페 '풀과 나무 친구들'을 꾸리며 풀꽃지기로 활동하는 그이는 천상 바람 난 여자입니다.

 

그이의 연인은 풀과 나무와 꽃과 벌레와 새들이 있는 숲입니다.

 
숲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들었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 숲으로 간 게 1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합니다.

 

꽃동무들과 함께 숲으로 가는 날을 '꽃요일'이라 부르는데, 꽃요일 말고도 틈만나면 숲으로 달려간다고 합니다.
 
그이는 숲에 가면 가슴이 뛰고 마음이 설레며 자연의 품에 놀다오면 몸과 마음이 숲으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허전하면 숲으로 가고, 기분이 울적해도 숲으로 가며, 심지어 몸살이 나도 몸이 살려고 몸살이 났으니 숲으로 간다고 합니다.

 

숲에 가서 생명을 채워 오는 것이지요. 살아갈 힘을 일주일에 한 번은 자연에서 받아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부족하다 느낄 때면 언제든지 또 숲으로 달려간다고 합니다.

 

숲은 생명의 기운을 나눠주는 곳이지만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답니다.


"숲에 가면 만나는 것마다 눈 맞추고, 배우고, 솔방울 던지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한다. 처음엔 다 큰 어른들이라 노는 걸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이젠 아이처럼 흠뻑 빠져서 논다."
  
숲에서 놀고 배운 것이 나무 밑에 가랑잎 쌓이듯 쌓여 책으로 엮었더니 '자연일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숲에 다녀온 이야기 쉰다섯 편이 일기로 엮여져 있습니다. 

 

숲에서 놀고 배운 이야기, 자연일기 책으로 엮어

 

그이의 사계절 일기는 봄꽃 매화로부터 시작합니다. 매화, 청매, 홍매, 설중매는 모두 매실나무 꽃인데, 설중매는 눈 속에 핀 매화를 이르고, 청매, 홍매는 꽃받침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름과 모양이 달라도 아름답고 향기가 고운 것은 모두 같습니다.
 
봄 숲하면 '봄나물'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요. 그이의 일기는 봄나물 냉이초밥, 산나물, 들나물 하기, 뒷산으로 가는 봄소풍 떠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냉이 캐서 끓이는 냉이국, 냉이 향이 입안에 감도는 냉이초밥도 좋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봄 들녘에서 뜯은 즉석 나물 무침입니다.
 
"달래, 민들레, 쑥, 이고들빼기, 멧미나리, 인동덩굴, 으름덩굴, 고광나무, 남산제비꽃, 혼삼덩굴, 생강나무 꽃…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여기에 가져간 부추랑 봄동을 넣어서 무쳐 먹었다."
 
고작해야 김밥 싸들고 봄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풀꽃지기의 봄나물 무침을 보면 얼마나 부러울까요? 이름도 생소한 것들을 물로만 씻어 무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들나물, 산나물로 자연에서 차린 밥상

 

대형마트에 파는 새싹 비빔밥은 저리가라 하는 봄나물 비빔밥도 화려하고 부럽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2010년 3월 10일 들나물을 하러가서 들에서 뜯은 봄나물로 만든 비빔밥 재료만 해도 열 가지가 넘습니다.
 
"쑥, 냉이, 돌나물,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고들빼기, 개망초, 환삼덩굴, 고마리, 가락지나물, 벼룩나물… 와, 벌써 열 가지가 넘네. 예쁜 봄나물에 매화 한 송이씩 얹었다. 여기에 된장 넣고 슥슥 비벼 먹는 맛이란!"
 
밥과 된장만 챙겨서 들로 나가면 온갖 나물로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히 자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지요. 그뿐 아니라 봄나들이에는 보온병에 따뜻한 물만 담아 나가면 어디서든지 꽃차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생강나무꽃차, 으름덩굴 잎차, 인동덩굴 잎차를 마시고 나서 '봄을 실컷 먹었다'고 일기에 썼더군요.
 
"한 잎 한 잎 나물도 하고, 볕을 쬐기도 했다. 새소리도 듣고 결 보드라운 바람도 마셨다. 숲에서 입으로 먹는 것보다 눈으로 먹고, 코로 마시고, 귀로 먹는 게 많다. 온몸이 맑은 걸 먹는다."

그러나 정작 숲에서는 입으로 먹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온 몸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라고 합니다.

 

 

 

 숲은 놀이가 넘쳐나는 곳
 
그이의 자연일기를 보면 숲에는 먹을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온갖 놀이감이 가득합니다. 꽃반지, 꽃목걸이, 분꽃 귀걸이는 기본이고 좀작살나무 귀걸이는 보석이 부럽지 않습니다. 때죽나무 꽃으로 꽃반지를 만들고, 오죽(대나무)으로는 포크를 만들고, 산수유 열매로는 꽈리를 만듭니다.

 
층층나무, 백목련, 산사나무, 이팝나무 이파리로는 온갖 동물을 만들어 동물농장을 꾸미고, 그늘사초로 만든 풀각시는 인형극 공연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소나무 씨는 금새 잠자리가 되고, 개밀 줄기를 요리조리 돌려 여치집을 만들어냅니다.

 
여름 강아지풀로는 강아지를 만들고, 겨울이 되어 씨앗을 떨어뜨린 강아지풀로는 이쑤시개를 만듭니다. 강아지풀 줄기를 비스듬히 잘라 소금물에 담궈 말린 이쑤시개를 써 봤더니 과연 나무를 깍아 만든 이쑤시개보다 훨씬 개운하더군요. 강아지풀 이쑤시개는 사료에 섞여도 그만, 거름이 되어도 그만이니 음식찌꺼기와 함께 버려도 탈이 없어 썩 좋은 재료입니다.

  
자연일기를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어느 날 일기에 보면 편백 숲을 다녀온 뒤 편백 열매로 베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편백 열매를 쪄서 베개를 만든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봄날 꽃(화)전을 부칠 때는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반씩 섞으면 붙지 않고 찰기도 적당하다는 것도, 꽃전은 꽃을 살찍 익히는 게 포인트라는 것도 자연일기에서 배웠습니다. 근심걱정이 없어진다는 '무환자나무'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노란 껍질은 비누처럼 쓸 수 있다는 것도 마냥 신기하였습니다.

 
쉰다섯 편의 자연일기를 읽다가 예쁜 것, 아름다운 것, 고운 것, 재미난 것, 즐거운 것만 찾아다니는 줄 알았던 풀꽃지기의 무모한 집중력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어느 여름날 대나무숲속으로 '망태버섯'을 관찰하러 갔더군요.
 
"망태버섯 자라는 속도는 균류와 식물을 통틀어 가장 빠르다는 기록이 있다. 균사 덩어리에서 버섯자루와 망사가 조직을 늘여 압축 상태로 있다가 균사 덩어리가 터지면서 겹쳐진 주름이 펴지고 낙하산처럼 부풀어 자란단다."
 
곁에서 보고 있으면 버섯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자란다는 것입니다. 자연일기 한켠에는 그날 모기에 물린 사진이 있는데, 마치 두드러기가 난 것처럼 어깨 죽지에만 모기에 물린 자국이 백 개쯤 돼 보이더군요.
 
그래도 자연일기에는 즐겁고 재미난 일이 더 많았습니다. 쪽물 들인 날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영화를 찍느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야단법석을 피우며 놀고, 백가지가 넘는 자연을 모아 백초효소도 담그는 풀꽃지기와 꽃동무들은 영락없이 자연을 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연일기를 보고 있자니 풀꽃지기와 그이의 꽃동무들 사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10년이 훌쩍 넘도록 숲을 찾아다닌 풀꽃지기는 지금도 숲에 갈 때 마다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 가슴이 뛰겠지요.
  
아름다움을 느끼면 소유하고 싶어지지만 그 마음이 예쁘게 자라면 온전하게 지켜주고 아껴주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으로 자연이 깃드는 경험을 얻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영득 선생이 쓴 <숲에서 놀다, 풀꽃지기 자연일기>를 권합니다.


 

숲에서 놀다 - 10점
이영득 지음/황소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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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42.195km 완주하는 유치원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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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쯤 전, EBS 세계의 교육현장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마라톤 아이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초등학교 입학 전인 만 5세, 우리 나이로 7살 아이들이 마라톤 42.195km 풀코스를 완주하고 후지산 등반을 하는 것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속한 단체가 운영하는 유치원에서 7살 아이들이 졸업을 앞두고 노고단까지 겨울 산행을 다녀오곤 하였는데,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고 후지산 정상등반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비할 수가 없겠더군요.
 
신간 목록에서 <기적의 유치원>을 주저 없이 고른 것은 이 책을 쓴 저자 조혜경씨가 바로 세계의 교육현장 '마라톤 아이들' 편을 제작한 EBS PD였기 때문입니다.

 

방송을 보고 받은 놀라움과 공감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가 쓴 책이라면 방송에서 못다 보여준 이야기를 책에 담았을 것이라 기대하였지요.
 
<기적의 유치원>에는 조혜경 PD가 직접 취재한 '마라톤 아이들'로 유명한 세이시 유치원,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요코미네식 교육법'으로 유명한 토리야마 어린이집, 독특한 먹을거리 교육을 하는 요시노 어린이집, 그리고 스즈키 음악학원, 일본 왕실 학교 가쿠슈인, 메구미 동물 유치원과 성 마거릿 초등학교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라톤 아이들, 2005년 11월 6일, 오사카 시민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13명의 만 5세 아이들 중 11명이 6시간 51분(제한시간 8시간)이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풀코스를 완주하였습니다.

 

 2002년부터 마라톤 풀코스에 참가하였는데, 첫해 7명 완주, 2003년 10명, 2004년 5명 중 4명이 제한시간 안에 풀코스를 완주하였다고 합니다.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 유치원 아이들
 
바로 유명한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하는 원장은 74세의 테츠무라 카즈오입니다.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은 매일 아침 운동장과 유치원 주변을 열 바퀴씩 뛰는데 한 바퀴가 300미터, 매일 3킬로미터를 달린다고 합니다.

 
"세이시 유치원의 아이들은 매일, 천천히, 즐겁게 달린다. 특별한 날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달린다. 원칙적으로 비가 내릴 때는 달리기를 하지 말아야 정상이지만 여름철에는 이슬비나 소나기가 내려도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다." (본문 중에서)
 
"3세 아이들은 한 번에 300미터이상 달리게 하지 않는다.......쉬운 목표를 정해 어린아이를 천천히 달리도록 유도한다. 장난치며 놀기도 하고 쉬기도 하면서 달린다.......날마다 달리는 코스를 조금씩 달리해서 미로 찾기 놀이를 하듯 달리기도 하고, 미끄럼틀을 올라갔다 내려오기도 하고, 여름철에는 달리는 아이들에게 호스로 물을 뿌려 샤워하면서 달리는 즐거움까지 맛보게 한다." (본문 중에서)

 
매일 아침 3킬로미터를 달리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이곳 아이들은 웃옷을 벗고 맨발로 달린다고 합니다. 겨울에도 반팔셔츠 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것이 전부라는 겁니다. 맨발로 달리는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은 달릴 때 뇌가 자극되고 유산소 운동을 혈액순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뇌가 좋아지고 암기력도 향상된다고 합니다.

 
뇌를 발달시키려면 머리를 많이 써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유산소운동으로 몸을 활발하게 움직이면 뇌세포가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은 3시간이나 걸리는 6막의 긴 연극 대사를 암기해 낼 만큼 뛰어난 암기능력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매일 아침 하던 달리기를 멈췄더니 아이들의 연극대사 암기능력이 떨어졌다가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였더니 암기능력을 회복하더라는 것입니다.

3년간 60회 등산, 3776미터 후지산을 오른다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은 마라톤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년 20회 정도 등산을 하며 3년 동안 60개의 산을 오른다고 합니다. 다섯 살이 되면 오사카 주변 해발 1000미터의 산들을 모두 정복하고 마지막엔 해발 3776미터 후지산을 오른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등산과 마라톤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서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는다. 그러는 동안 자신감이 쌓이고 의욕적인 아이로 성장해간다." (본문 중에서)

 
아이들은 도전과 성취에서 얻은 자신감도 높지만,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경험을 쌓아가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을 것이 분명합니다. 어려운 일을 만나도 쉽게 좌절하지 않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지요.
 
세이시 유치원은 마라톤과 등산 외에도 특별한 활동이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정기적으로 진흙 구덩이에서 온몸으로 흙놀이를 합니다. 모래놀이도 빠지지 않습니다. 또 1년 내내 물놀이를 시킵니다. 실제 아이들은 흙과 물만 있으면 하루 종일이라도 놀 수 있는데, 세이시 유치원 아이들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누리면서 자란다는 겁니다.
 
세이시 유치원에는 장난감이 없고 아이들은 찌그러진 냄비, 그릇, 나무조각, 폐품 따위를 가지고 노는데 그것이 아이들이 창조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밑천이 된다는 것입니다.
 
"소꿉놀이에서 장난감 배는 기껏해야 배밖에 될 수 없어요. 장난감 차 역시 차라는 용도 외에는 달리 사용할 데가 없어요. 하지만 나무토막들은 배도 되고 차도 될 수 있어요. 아이들은 이 나무토막으로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하면서 가지고 놀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비싼 장난감, 두뇌 발달을 돕는 교구들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겁니다. 오히려 흙과 물, 호기심을 자극하는 자연환경이 아이들 두뇌발달에도 더 좋다는 것입니다.

 

 

 

 

진흙놀이, 모래놀이, 물놀이가 두뇌 발달의 기초
 
 세이시 유치원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하는 마음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고 예쁘다, 아름답다, 멋지다고 생각하는 감정, 친구가 되는 감정, 신나게 놀면서 뭔가를 만드는 창조력, 사물을 생각하는 힘, 바로 지혜'를 가르친다는 것입니다.

 

유아기는 아이들이 갖고 있는 작은 그릇에 지식을 집어 넣는 시기가 아니라 다양한 경험과 활동, 놀이를 통해 그릇의 크기를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소개하는 토리야마 어린이집은 최근 일본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토리야마 어린이집에서 시작된 요코미네식 교육법을 다룬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고, 잡지, 방송들도 앞 다투어 소개하고 있다고 합니다.

 

"토리야마 어린이집의 아이들은 2세부터 히라가나를 익히기 시작해 3세가 되면 책을 읽고 글자를 쓴다. 5세가 될 때까지 무려 2500권의 책을 읽고, 3세가 되면 악기 연주를 시작해 절대음감을 갖게 되고, 4세부터는 1인 1악기를 익혀 합주를 한다. 4세에 주산을 시작해 졸업하기 전에 7급 자격증을 딴다." (본문 중에서)

 

이뿐만이 아닙니다. 물구나무서기로 걸어 다니고, 키보다 20센티는 높은 10단 뜀틀을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토리야마 어린이집은 다수의 한국 엄마들이 딱 좋아할 만한 어린이집입니다. 공부면 공부, 음악이면 음악, 운동이면 운동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아이들입니다.
 
2살 히라가나, 3살이면 읽고 쓰는 요코미네식 교육법
 
그렇지만 '경쟁을 가르치는 교육', '천재교육법' 같은 수식어들 때문에 이른바 요코미네식 교육법에는 쉽게 공감이 되지는 않습니다. 아이답지 않은 아이들로 자라는 것 같아 적지 않은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그러나 요코미네 요시후미 원장을 인터뷰를 읽고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기는 하였습니다.

 
"아기는 태어나서 1년이 지나면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데 걸을 수 있잖아요. 그 원리를 교육에 적용시키는 겁니다. 아기는 매일 자요. 자는 건 잘하죠. 자는 걸 잘하게 되면 뒤집기를 시작해요. 뒤집기를 잘하게 되면 엎드리게 돼요. 엎드리기를 잘하게 되면 앞으로 가게 돼요. 기어 다니는 거예요. 잘 기어 다니면 잡고 서죠. 잡고 서기를 잘하면 비로소 걷기 시작해요." (본문 중에서)

 
때가 되면 혹은 앞선 단계를 충분히 잘하게 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때가 되지 않았는데 가르치면 잘 할 수도 없고, 아이가 싫어한다는 것입니다. 즉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수준을 높여주면 성장할 수 있다는 겁니다.
 
저자는 뜀틀을 예로 설명합니다. 6단을 넘지 못하는 아이에게 6단 뜀틀을 연습 시킬 것이 아니라 5단을 충분히 연습시켜 여유있게 넘을 수 있도록 훈련 시키라는 것입니다. 5단을 충분히 여유있게 넘을 수 있게 되면 6단을 아슬아슬하게 넘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조기 교육 성공 사례는 공감할 수 없어
 
그래도 여전히 공감 안 되는 것은 '조기교육'입니다. 2살에 히라가나 3살에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유치원 아이들이 책을 2500권이나 읽는 것이 정말 때에 맞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경쟁으로 아이들을 성장시킨다는 주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삼십 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얻은 결론은 아이들은 경쟁하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유아들은 경쟁하는 상대가 없으면 의욕이 생겨나지 않아요.......아이들이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 주고 의욕과 집중력을 끌어내는 거예요." (본문 중에서)
 

요코미네 요시후미 원장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여러 가지 반론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이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것은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모른다. 아직 배울 때가 되지 않은 아이들을 의욕을 불러일으키려니 경쟁을 시켜야 하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 뒤집고, 기어가고, 일어서고 마침내 걷는 것은 가르치지 않아도 경쟁시키지 않아도 때가 되면 다 한다."
 
이런 생각들입니다. 이런 생각들 때문에 요코미네식 교육법이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았습니다. 두 살 아이는 두 살의 즐거움을 누리고, 세 살 아이는 세 살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자라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교하지도 서두르지도 포기하지도 말자
  
그렇지만 이 책 <기적의 유치원>을 읽으면서 요코미네식 교육법은 물론이고 생후 3개월부터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스즈키 음악교육법, 품격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는 왕실학교 가쿠슈인, 동물원 같은 메구미 유치원, 동물 동반 교육을 하는 성 마거릿 초등학교 같은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주 많이 부러웠습니다. 
 
자연에서 나온 재료와 현미밥으로 먹을거리 교육으로 건강한 아이들을 키우는 요시노 어린이집 사례와 생물 진화의 과정 담은 동작들을 되풀이하는 사쿠라 사쿠란보(벚꽃 버찌) 리듬운동 사례도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책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아쉽지만 서평에서 <기적의 유치원>에 나오는 다양하고 재미있는 일본 유아교육 사례를 모두 알려드리지는 못합니다. 여러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직접 책을 읽는 수고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 <기적의 유치원>에서 읽은 가장 인상 깊은 한 구절을 전해드립니다. 교육은 이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실력을 비교하지도, 서두르지도, 포기하지도 말자. 아름다운 나무도 싹을 틔우는 시기가 다르고 꽃을 피우는 시기도 다르다. 언제 아이의 꽃이 필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피어나는 것만은 분명하다." (본문 중에서)


 

기적의 유치원 - 10점
조혜경 지음/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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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 로봇장난감, 꼭 실패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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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어린이날에 맞춰 유아용 로봇 '키봇'을 출시하였다고 합니다. 몸을 쓰다듬으면 머리를 흔들며 "기분 좋아"를 외치고, 엉덩이를 만지면 "뿡뿡" 소리를 내고, 또 책상 위를 제멋대로 돌아다니다가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동작을 멈추고 알아서 후진을 한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장난감과는 차원이 다른 IT 기술을 접목하여, 아이가 아빠 그림이 붙은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 카드를 갖다 대면 아빠와 직접 영상통화를 할 수 있고 거꾸로 부모 휴대폰으로 키봇을 원격 조종해 아이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RFID 카드를 갖다대면 로봇이 엄마대신 동화도 읽어주고, 알람 시간을 입력해두면 아침마다 아빠대신 아이를 깨워준다는군요.

또 와이파이(무선랜)와 연결해 스마트폰처럼 동화나 동요 콘텐츠를 내려 받아 볼 수도 있고 일반 전화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키봇(kibot)'은 '키즈(kids)'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KT는 산업용이 아닌 일상 생활에 접목한 세계 첫 상용 로봇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키봇에는 43가지 특허 기술이 들어있으며 실생활에 필요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에 촛점을 맞추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삼성, LG가 초기 비용에 대한 염려 때문에 물러선 사업에 KT가 뛰어들어 아이리버와 개발을 시작하여 6개월 만에 40억의 개발비용을 들여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로봇을 만들어낸 KT에서는  3~7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키봇은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적당한 제품이라고 소개합니다. 


애들을 친구대신 로봇과 놀게하라고?

어린이날을 맞아 출시된 제품이지만 중산층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날 선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제품가격만 부가세 포함 53만이나 되고 추가로 매달 서비스 이용료 7000원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기본 제공되는 국내 통화 100분을 사용하고 나면 추가 통화료를 물어야 하며,  디지털 콘텐츠 10편 외에는 건당 500~1000원인 콘텐츠 요금도 추가 부담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현재까지 확보된 컨텐츠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로봇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입니다. 만약 실패하지 않으면 참 많은 아이들이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실패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싫증을 내지 않고 얼마나 가지고 놀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기하고 재미있는 장난감도 아이들에게 일주일 이상 흥미를 지속시키기 어려운 것이 보통입니다.

새로운 컨텐츠가 꾸준히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과 같이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컨텐츠가 아니라면 아이들이 싫증을 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제 아무리 첨단 기능을 가진 값비싼 장난감이라고 하더라도 집안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중독성있는 컨텐츠 보급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도 불행해지고 값비싼 장난감을 사준 부모들은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뻔합니다. 아이들 손에 값비싼 게임기를 쥐어 준 부모들 중에 후회하지 않는 부모를 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시도 때도없이 부모에게 영상통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능도 유익하기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힘들게 직장에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이들이 다른 놀이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하여 더 힘들게 만들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보급? 예산낭비, 더 많은 아이들을 위험으로 내모는 일

KT의 키봇 판매를 소개하는 신문기사에서 기자는 "차라리 일반 가정집보다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보육시설에 보급"하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수 많은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더욱 위험한 발상이며 자칫하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될 수도 있는 어설픈 제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KT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니가 하는 의혹을 떨쳐버리기도 어렵습니다.

만약 앞서 말했듯이 KT의 로봇 사업이 실패하지 않으면 결국은 많은 아이들이 불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다양한 컨텐츠가 보급되고 아이들이 이 로봇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아이들 사람대신 로봇(기계)와 교감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텔레비전이 등장한 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특별히 발달하였다는 징후가 많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보다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아주 띄어납니다. 3~4살만 되어도 어른들은기능을 익히기 힘들어하는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룹니다. 

철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신기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것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태어나면서부터 TV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TV를 틀어주고 TV를 베이비시터처럼 사용하는 경우 아이들은 심각한 TV 중독의 후유증으로 과잉행동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경우 부모들은  아이가 일찍부터 온갖 기계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보여주는 진짜 문제는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친구 사귀는 것을 힘들어 하고, 자연과 만나면 불편해합니다. 아주 심각한 경우에는 사람과는 눈 맞춤이 안 되는 경우도 생기지요.

살아있는 원숭이처럼 반응하고 사람처럼 말을 주고 받고, 엄마 대신 동화책을 읽어주는 로봇, 아이가 원할 때마다 엄마, 아빠와 화상통화를 연결 시켜주는 로봇과 교감하는 것이  과연 아이에게 좋은 걸까요?

어른들은 아이는 사람과 어울려 놀고 자연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을 왜 자꾸 잊어버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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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터킨더 2011.05.16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와...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저런 장난감은 누가 가지고 놀까요??

    • 이윤기 2011.05.17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진짜 걱정스러운 것은 KT가 정부에 로비를 해서 저걸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집에 팔아먹는 겁니다.

  2. 네오나 2011.05.16 10:09 address edit & del reply

    제일 중요한 부분에 공감입니다.
    기계에 먼저 친숙해진 아이들은 같은 인간과의 교류를 더 어려워한다는 점이죠.
    기계는 그저 기계일 뿐이라는 걸 아이들은 구분하기 어려우니까요.

    • 이윤기 2011.05.17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들은 사람과 놀고 사람과 교감하고...자연속에서 자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3. 쿠오 2011.05.16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물론 윗님의 말씀처럼 기계중독이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느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원시로 회귀할수는 없는 노릇이죠..
    현대를 살며 미래를 꿈꾸어야할 아이들에게 과거가 옳다고 주장하는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우리의 부모님세대가 우리를 보며 똑같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우리가 좀더 구세대가 되어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아파트에 살며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인간과의 교류를 이야기 하는것은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 이윤기 2011.05.17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다고 원시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기계를 팔아먹기 위해서 아이들을 망치지 말자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4. 바닐라로맨스 2011.05.16 12: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50만원짜리 장난감을 사주느니 아이폰3gs를 사주겠네요 -_-;

    • 이윤기 2011.05.17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생각엔 아이폰도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한 기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모래, 흙, 물 이런 걸 가지고 놀아야 합니다.

당신 아이도, 무표정, 공격성, 강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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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다키이 히로오미가 쓴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라이프 헤저드’라는 신조어를 아십니까? 우리 아이들에게 ‘라이프 헤저드’가 일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라이프 헤저드는 모럴 헤저드(도덕적 해이)라는 경제 용어에서 빌려 온 말인데, ‘생활 파괴’를 말합니다.

라이프 헤저드를 한 마디로 하자면, 아이들의 생활, 삶, 삶의 리듬이 깨지고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키이 히로오미가 쓴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는 생활리듬의 변화와 생활 습관의 파괴로 인하여 아이들의 몸에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4년이 넘는 취재와 도쿄 대학 교수인 고바야시, 가와사키 의대 교수인 가타오카 등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월간 <세계>라고 하는 일본 잡지에 약 1년 동안 연재하였으며, 연재 기사를 대폭 수정, 보완하여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단행본으로 엮어내었습니다.

다키이 히로오미는 아이들의 운동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 현실에 먼저 주목합니다. 아울러 운동능력의 저하와 함께 아이들의 체온에도 이상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일본에서는 아이들의 배근력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배근력이란 ‘자기 체중을 지탱하는 허리의 힘’을 말하는데, 오늘날 허리에 이상이 있는 어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도 배근력의 저하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 열네 살 남자 아이의 1960년대에 배근지수는 평균 2.5였는데, 1990년대 후반에는 2.0까지 내려갔다고 합니다. 열일곱 살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배근력 지수가 1.7을 웃돌던 것이 1.5까지 떨어졌다고 하구요.

일반적으로 아이를 들어 올리는데 필요한 배근력은 1.5, 노인 간병에 필요한 배근력은 2.0으로 본다고 합니다. 결국 일본 남학생들 중에는 부모를 간병할 수 없는 아이들이 생기고 있고, 여학생들 중에는 육아를 감당할 수 없는 일이 생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에는 유치원 아이들에게서부터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사정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세 살과 네 살 아동은 그림 연극을 구경하기만 해도 몸이 축 늘어져요. 앉을 때도 힘없이 털썩 주저앉고요. 생활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쓰키 유치원 아이들이 하루에 걷는 걸음을 조사하였다고 합니다.

“1997년 7월에 모든 유아에게 만보계를 착용시키고 조사한 결과 하루에 걷는 걸음은 평균 1만 1500보였다. 이것은 1984년에 실시한 조사에 비해 약 3900보, 비율로 따지면 25퍼센트가 줄어든 것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원내에서 걸음 수는 거의 차이가 없고, 등교 전에 약 900보, 하교 후에 약 3000보가 줄어들었다.”

아이들이 차를 타고 유치원에 등교할 뿐만 아니라 유치원을 마친 후에도 바깥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아이들의 배근력이 낮아진 것은 바로 아이들이 바깥에서 뛰어 놀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들의 변화는 여러 조사에서 반복해서 확인된다고 합니다. 2000년 일본에서 154개 어린이집 아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하였더니 다음과 같은 특징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신체변화 중 첫 번째는 금방 피곤해한다는 것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알레르기, 거친 피부, 굽은 등, 씹는 힘의 약화 등이었다.”

전국보육협의회와 NHK가 2500개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전국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도 비슷합니다.

“충치, 굽은 등, 금방피곤해지는 것, 아침부터 하품을 해대는 것, 손가락 빨기 등 이었다.”

교사들의 관찰을 통해서도 쉽게 발견된다고 합니다.

“교사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 말도 듣지 않고, 진득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원내를 뛰어다니는 등 몇 가지 불안한 조짐을 보여 생활실태를 조사해보니, 밤 늦게까지 자지 않고 아침에는 금방 일어나지 못하며 아침 식사도 거르기 일쑤였다.”

아이들이 늘 피곤하다, 왜?

한편, 아이들의 운동능력 저하를 비롯한 신체변화는 아이들의 체온 이상과 밀접한 관련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체온 이상은 바로 다음과 같은 원인으로부터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첫째, 하루 걸음 수가 평균 3651보로 적은 데다 운동량이 부족하다.
둘째, 수면 시간이 아홉 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셋째, 아침 식사를 거르는 아이가 많고 그중에서 배변을 하지 않고 유치원에 가는 아이가 73퍼센트나 된다.
넷째, 온도가 조절되는 실내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는 시간이 많다.

체온에 이상이 있는 아이들은 생체리듬이 무너지고, 자율신경의 기능부전이 만성화될 뿐만 아니라 수면은 얕고 길어지며 피로가 회복되지 않아 몸과 마음이 모두 활력을 잃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들의 생활리듬에 맞추어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자기도 모르게 아이들을 어른의 생활리듬 속으로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지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고 운동을 하지 않는 생활리듬이 아이들에게 옮겨오자 심각한 신체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일본소아 보건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10시 이후에 자는 아이들이 세 살은 52퍼센트, 두 살은 59퍼센트, 네 살은 39퍼센트에 달하며 20년 전에 비하여 늦게 자는 아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아이들은 체온이 낮을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고 합니다.

“낮잠형과 불규칙형 아이들은 대개 정서가 불안하고 타인에게 관심이 없다. 이런 아이들은 흔히 무표정과 이유 없는 공격성 강한 집착이라는 세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결국 유아기에서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보이는 졸음, 피로감, 불안감, 감정폭발, 집단괴롭힘, 등교거부와 같은 행동에도 생체리듬의 혼란이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생활습관

아이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되살리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라고 권유합니다.

첫째, 평소 바깥에서 햇빛을 쐬며 피곤할 정도로 충분히 운동하거나 뛰놀게 하여 밤에 깊은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둘째, 저녁 식사 전의 간식이나 야식을 줄이고 저녁밥을 충분히 먹인다.
셋째, 부모의 사교를 위해 야간에 아이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다. 늦어도 밤 아홉시까지는 잠자리에 들게 하고 적어도 열 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게 한다.
넷째, 아침밥을 충분히 먹이고 아이가 집에서 배변할 수 있는 여분의 시간을 확보해준다.
다섯째, 꼭 필요한 겨우 말고는 냉난방 기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저자 디키이 히로오미는 심각한 아토피 증상을 보이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의 건강문제에 더 주목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아이들의 운동 능력 저하와 저체온 현상, 생활리듬의 파괴문제 뿐만 아니라 페트병 증후군과 소아비만, 아토피, 자폐증상, 인스턴트식품 중독, TV 중독, 모자관계의 변화, 뇌 발달이 늦어지는 아이들, 놀이를 빼앗긴 아이들에 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모두 아이들의 운동능력 저하, 그리고 라이프 헤저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삶을 회복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바깥놀이’의 회복을 주장합니다.

“바깥놀이를 회복시키는 일은 아이들의 생활 전체를 바꾸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놀이는 ‘늦게 잠자기 -> 아침 식사 거르기 -> 생체리듬의 혼란’ 이라는 악순환을 극복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바깥놀이가 늘어나면 필연적으로 텔레비전 시청시간이 줄어들고, 컴퓨터 게임기와 같은 곳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며, 동시에 바깥놀이에 따른 피로로 일찍 잠이 들며 배가 고프기 때문에 식사를 거르지 않는 정상적인 생활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의 생활리듬을 회복시키는 것, 아이들에게 바깥 놀이를 되찾아 주는 것이 아이들을 건강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합니다. 아이의 체온은 정상인지, 무표정하고 멍하게 지내지는 않는지, 혹은 강한 집착을 보이지는 않는지, 당신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꼭 한 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10점
다키이 히로오미 지음, 김성기 옮김/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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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Mrs.Darcy 2011.03.24 14:34 address edit & del reply

    진짜 무서운 이야기인데요...;;

    • 이윤기 2011.04.01 08:1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무서운 이야기이지요.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지요.

      아이들에게 아이들의 시간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비싼 교재 대신 아이들 말 좀 귀담아 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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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신 일본 최고의 아동문학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새로운 교육을 꿈꾸는 선생님들과 함께 일본 고베에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만들었습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하는 과정과 그후 2년을 보내는 동안 설립 동인들과 교사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기록한 일기입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한 사람들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을 포함하여 어린이 문학을 전공하는 작가들이자 학교 교육의 틀을 벗어난 교사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분들입니다.

“29년의 베테랑 유치원 선생님인 도조 요시코, <1학년 1반 선생님 있잖아요>의 저자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가시마 가즈오, 역시 초등학교 교사이며 <태양의 바우기>를 쓴 시시모토 신이치, 화가 츠보야 레이코를 말한다.”

츠보야 레이코는 하이타니 선생님의 대표작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에 나오는 고다니 선생님의 실제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이 모여 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하였다고 합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이 설립 인가를 받았을 때, 0세에서 6세까지의 원아 120명과 15명의 선생님 일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합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서 교사를 선발하기 위한 광고 문구입니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로서의 어린이, 깊은 인간애를 체득한 생활인으로서의 어린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소중한 생명들이 표현하는 기쁨과 슬픔을 공유함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간 집단을 창조한다.” (본문 중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인간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대등하고 자유로우며 낙천적인 놀이터를 만들 교사를 찾는다는 광고입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민들레’와 같은 대안교육 잡지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의 교사 구인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로우며 낙천적인 놀이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나 대안학교 중에 어린이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지향하는 곳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태양의 아이 유치원’과 같은 어린이의 행복한 삶을 중심에 두는 교육을 하는 곳은 우리 주변에 그리 흔치 않습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1983년에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차입금을 제외한 설립기금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베스트셀러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와 <태양의 아이>인세로 충당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독자들이 지어 주었다”고 이야기 하였답니다.

<유치원 일기>에 묘사된 ‘태양의 아이 유치원’ 모습은 이렇습니다.

“유치원의 건물 벽은 거친 콘크리트 그대로였다. 현관에서 숙 튀어나온 덩굴시렁의 포도나무는 그대로 난간이 되고 울타리가 되었다. 놀이기구는 복합 놀이기구로, 모두 직접 만들었다. 이것도 아주 훌륭한 교육기자재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이것저것 마음대로 붙였다 뗐다 할 수도 있고 여러모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분홍색 페인트를 칠하고 스누피 그림을 그려 넣은 후에 프라스틱 놀이기구를 설치한 흔해 빠진 유치원 건물을 일컬어 ‘아이들을 얕잡아 본 건물’이라고 합니다. 창조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건물이라는 것이지요.

“유치원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어른들이 멋대로 생각한 디자인을 들이밀 것이 아니라 되도록 자연에 가까운 재료를 아이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 재료를 다루거나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이어야 한다. 또 그랬을 때 아이들의 창조성이 자랄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유치원 건물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작품을 창작하듯이 고뇌하고 희열을 느끼며 건물을 지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유치원 건물만은 아닙니다.

유치원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은 급식

벌써 20년 전에 시작한 유치원인데,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로 급식을 꼽고 있습니다.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지혜,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조리하는 지혜, 식품첨가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혜, 몸에 해로운 가공식품을 골라내는 지혜 등 일일이 꼽자면 끝이 없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음식 하나하나가 생명체라는 점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급식은 중요한 교육 실천 과제라고 생각한다.” (분문 중에서)

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만으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먹거리는 생명이다. 생명이 없는 먹거리는 하나도 없다. 그 생명을 먹는다고 실감하고 인식할 때, 인간은 겸허해지고 사치를 죄로 여기는 원점에 서게 된다.”

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음식이 생명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교육은 언제나 가능할까요? 급식을 통해 인간이 겸허해지고 사치를 죄로 여기는 원점에 서게 되는 그런 교육이 가능할까요?

<유치원 일기>에 나와 있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 교사 연수 기록 중에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그림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대목인데요. 바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미의식을 모조리 버리지 않으면 아이들의 표현을 이해할 수 없다.”

어른의 눈으로, 교사의 눈으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말라는 경구로 들립니다. 아이들의 그림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아울러 유치원 교사가 가져야 할 ‘덕목’ 중의 하나는 기다림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 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나는 젊은 선생님들이 ‘기다림’이라는 호흡을 배웠으면 하고 늘 생각한다. ‘기다림’이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명령하거나 아이들을 억누르게 되기 때문이다.” (분문 중에서)

일주일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가 울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아이를 보면서 선생님은 ‘기다림’이라는 호흡을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주일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은 아이에게서 기다림을 배운 것처럼 교사들은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서 배웁니다.

유치원 교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 기다림

<유치원 일기>에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쓴 글이 자주 그리고 많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들입니다.

“나는 아이들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다름 아닌 아이들한테서 배우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반드시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아이들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표현을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서 배우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치원 일기>에서도 아이들의 말과 표현에 주목하는 사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다음은 비가 오는 날 한 아이가 달팽이를 보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달팽이는 좋겠다. 비를 좋아하니까 금방 이사할 수 있잖아”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이것은 달팽이의 형태와 생태를 훌륭하게 이미지화한 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뛰어난 시인과 아이들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유치원 일기>에는 도조 원장선생님이 유치원에 입학 한 훙 잘 적응하지 못해서 내내 울기만 하던 데쓰라는 아이가 두 달 동안 한 말을 모두 기록해놓은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왜 밖에 나가면 안 돼? 밖은 안 위험해, 데쓰 혼자 놀 수 있어”

“데쓰, 주사를 보니까 팔이 아파서 병에 걸렸어”

“왜 주사를 놓는 거야 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왜 오늘은 주사를 놓는거야? 다들 울잖아”

“아기는 왜 이빨이 없어? 치과에 가야되겠다.”

이런 표현들입니다. 이런 표현은 데쓰라는 아이만 하는 것이 아니며 태양의아이 유치원 아이들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이런 기발하고 재미있는 말들을 쏟아냅니다.

문제는 이런 말을 키워주는 어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스러운 말이 나올 때, 아이들의 말에 놀라고 그것을 키워주려는 어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아이들에게 있어 말은 영혼이다, 아이들 말에 주목하라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도 아이들의 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없지만, 선생님들이 아이들과의 대화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말에서 탄생한 보물들이 바로 시가 된다는 것입니다.

냄새는
어떻게 몸에 들어올까?
(3세, 쓰야마 데쓰)

오는 비는
위에서 밑에까지
붙어 있다.

(2세, 사이토 다쿠)

있잖아,
코끼리 코딱지는
어디에 있어?

(3세, 노보리 신야)

하나님 나라에
눈이 있어요?
비도 있어요?
바람도 있어요?
해님도 보이는 거예요?

(6세, 호리 마사미)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란 아이들의 말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진지한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말을 획득하고, 말을 획득함으로써 더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말은 영혼이라 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어려서부터 아이들의 말을 틀어막는 대신 혼자서 책을 읽도록 글자를 일찍 가르치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교육인데도 말입니다.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통해서 ‘아이들에게서 배운다’는 이야기를 강조 하였습니다. 여러 작품을 읽어보았지만, <유치원 일기>야 말로 어른들이,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사례들을 충분히 담아놓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만나는 세상 모든 선생님들과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님들, 자유로운 교육,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바라는 어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이타니 겐지로가 쓴 다른 책 서평기사

2010/03/25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소키치는 왜 등교를 거부했을까?/ 바다의 풍경
2010/01/05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어떤 경우든 체벌은 교사의 패배다/ 아이들에게 배운 것
2009/06/26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하이타니 겐지로의 시골 이야기/ 시골 이야기
2009/05/18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어린이도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 / 우리집 가출쟁이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 - 10점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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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shbank 2011.03.03 08:5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들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아이 셋을 키우며 뼈속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해도 늘 부족하기만한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2. 샘이깊은물 2011.03.03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맞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교감하면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흔들림이 없을텐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 이윤기 2011.03.04 14:03 address edit & del

      공감해 주셔서 고맙슴니다. 이책이 좀 많이 읽혔으면 좋겠슴니다.

경제성장을 멈춰도 풍요롭게 살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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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더글러스 러미스, 쓰지 신이치로 대담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

“이라크 파평 문제는 당시에도 그랬고 지금 생각해봐도 역사의 기록에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통령을 맡은 사람으로서는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회고록 <성공과 좌절>에서 인용하였습니다. 과연 노무현 대통령으로 하여금 역사에 잘못된 선택으로 남을 것을 알면서도 원칙과 소신을 접고 회피할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에 이르게 한 숨겨진 본질은 무엇일까요?

바로 ‘국익’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역사에 오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국익을 위하여 불가피한 선택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국가가 국익을 위해 국민을 희생할 수 있는가, 이는 인간과 국가의 역사에서 영원히 풀어가야 할 수수께기 같은 문제”이지만, “현재의 국가들이 보이는 보편적인 행동양식”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국익이란 또 무엇일까요?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우호와 외교정책을 언급하였지만 국익의 본질은 결국 경제적 이익이었을 겁니다. 경제적 실익을 위해서는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정당성이 있느냐는 질문이 묻혀버린 것이지요.

노무현 대통령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에게 ‘경제성장’은 절대절명의 과제일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명분으로도 막을 수 없는 지상과제입니다.

“경제 성장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전쟁이나 환경파괴를 비롯한 온갖 폭력이 정당화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전쟁도 자연파괴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이다.”

일찍이 다수의 사람들이 가진 ‘경제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에 의문을 제기하고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더글러스 러미스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그는 ‘평화’와 ‘자연환경’ 같은 말을 ‘성장’, ‘발전’, ‘진보’, ‘풍요로움’과 같은 말들과 분리시키고자 노력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그는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라는 책에서 경제적인 풍요로움이라는 것을 명분으로 전쟁과 자연파괴를 정당화하는 현실을 고발하였습니다. 아울러 독자들에게 왜 자꾸 발전하여야 하는가, 얼마나 더 발전하여야 우리는 행복해질 수 있는가하는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꽤 오래전에 그가 쓴 책을 읽으며 더 이상 성장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을 처음 해보게 되었지요.


자연속에서 놀아야 창조적인 어른이 될 수 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환경운동가 쓰지 신이치와 <경제성장이 안되면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의 저자 더글러스 러미스의 대담집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입니다.

미해병대에 입대하여 오키나와에 근무한 인연으로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에 일본으로 돌아와 활동을 하고 정년퇴임을 한 더글러스 러미스의 회고록에 가깝습니다.

쓰지 신이치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미국 서해안에서 살던 어린 시절부터 오키나와에서의 군생활, 일본과 미국을 건너다니던 생활과 반전운동, 평화운동에 참여하는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더글러스씨의 아버지는 미국 최대의 환경단체인 시에라클럽에서 운영하는 산장의 관리인을 지냈다고 합니다. 원래 경찰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자연 속에서 키우기 위하여 3년 동안 산장 관리인 생활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면서 아이들의 놀이와 장난감에 관하여 이야기 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논다는 것은 원래 관리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죠. 아이들 놀이를 통해 사물의 가치를 바꿔보기도 하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력을 펼친다는 것입니다.

“시중에 팔고 있는 아주 잘 만들어진 기계적 장남감은 아이들에게 처음에는 매력적일지 모르지만 어른들이 만든 매커니즘을 관찰하기만 해서는 금방 질리고 말죠. 그럼 아이들은 일부러 장난감을 고장냅니다. 고장을 냈을 때 비로소 놀이의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거든요.”

또한 컴퓨터 게임이란 것은 “만든 사람의 상상력의 범위”를 벗어 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게임의 시스템안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만든 사람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놀이로 발전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학원에 보내는 것보다, 풀밭이나 모래밭에서 더 많이 놀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요. 공부는 나중에도 할 수 있지만 모래놀이는 어릴 때밖에는 못하는 거니까요.”

그는 창조적인 어른은 분명 어릴 때 ‘놀이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은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기성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비약하는 능력이 있어야 창조적인 발견이나 발명을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사회를 크게 변화시키는 ‘비약적인 힘’은 놀이에서 키울 수 있는 인간의 중요한 능력이라고 합니다.

헌법은 왕권을 줄이기 위해 만들었다.

정치사상사를 전공한 더글러스 러미스는 전쟁을 포기하고 군대를 보유하지 않는다고 하는 이른바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일본 헌법 9조에 대한 논의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그는 일본 헌법이 강요된 헌법이라는 주장에 대하여 ‘헌법은 원래 강요하는 것’이라고 대답합니다.

“헌법은 정부의 권력을 제한하는 것으로 유럽의 절대왕정시대로부터 국왕의 권력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헌법을 만드는 주된 동기였어요.”

영국 대헌장 마그나카르타는 존 국왕에게 강요된 것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이 일본정부에 헌법을 강요하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일본국민이 점령군(미군)과 한패가 되어 강요하였다고 평가합니다. 아울러 미국정부는 얼마 후 헌법 9조를 만든 것을 후회하였지만 일본국민들이 인권이나 주권재민과 같은 조항과 함께 지켜내고 있다는 겁니다.

한편, 그는 히로시마, 나가사키에 원폭이 이루어진 것은 20세기 최대의 범죄 중 하나라고 말합니다. 아울러 미국은 그런 범죄를 저지르고도 한 번도 반성한 반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합니다. 그는 미국이 사과하지 않는 것은 앞으로도 핵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핵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는 정책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합니다. 미국국민 다수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미국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조차도 모른다는 것이지요.

더글러스 러미스는 지금 오키나와에 살고 있습니다. 흔히 오키나와는 일본 속의 일본이라고 부릅니다만, 더글러스 러미스는 오키나와를 ‘식민지’라고 표현합니다. 그는 오키나와의 상황을 가장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라고 말합니다.

“일본의 식민지인지 미국의 식민지인지, 어느 쪽이 더 강한지는 가늠하기 어렵지만 아주 복잡한 상황의 식민지입니다.......오키나와에는 미군의 오키나와 사람에 대한 차별이 있는데, 일본인의 오키나와에 대한 차별도 있습니다.......살다보면 오키나와를 차별하는 본토의 얼굴이 보입니다. 노골적인 차별이 아니라 미묘한 곳에서 편견이 보일 때가 있어요”

일본 영토의 0.6% 오키나와에 미군기지 75%

그는 오키나와 기지 문제와 관련지어 보면 일본 헌법 9조 역시 허수아비와 다름이 없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미일안보조약에 따라 미국의 핵우산 밑에서, 미군의 군사력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평화헌법은 사문화된 문장일 뿐이라는 것이지요. 결국 전쟁에 반대한다면서 미군기지는 그대로 두자는 논리적 모순에 빠진다는 겁니다.

대신 미국의 핵우산과 군사력으로 보호 받는 대신에 감당해야 하는 차별과  불이익은 대부분 오키나와 사람들의 몫이라는 겁니다. 오키나와는 일본 영토의 0.6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데 75퍼센트의 미군기지가 오키나와에 있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헌법 9조를 지키자고 주장하려면 미군기지의 오키나와 현외 이전에도 반대해서는 안된다는 겁니다. 원자력 발전소가 정말 안전하다면 ‘신주쿠’에 세우라는 주장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지요.

비폭력 평화운동,인도에는 왜 평화헌법이 없을까?

간디의 비폭력운동으로 독립을 이끌어낸 인도에는 왜 평화헌법이 없을까요? 더글러스 러미스는 간디와 함께 위대한 비폭력 운동으로 독립을 이끌어낸 ‘인도국민회의’가 왜 평화헌법을 만들지 않았을까하는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인도를 독립시킨 세력은 비폭력 세력인데, 독립후에 인도가 어떻게 ‘보통의 나라’가 되었을까요? 인도 헌법작성위원회 의사록을 모두 검토하였지만, 비폭력 사상이 어떻게 사라졌는지 확인할 수 없었으며, 평화헌법에 대한 논의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간디의 헌법안은 따로 있었다고 합니다. 그가 간디 자료관과 델리의 헌책방에서 찾아낸 자료에는 간디의 헌법안이 기록으로 남아있다고 합니다. 평화 헌법으로 이어지는 간디 사상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해보면 이렇습니다.

“인도에는 70만개의 마을이 있다. 영국이 70만명을 인도로 파견한다고 해도 각 마을에 한 사람씩이 고작이고, 마을의 평균 인구는 700에서 800명이다. 그런데 어떻게 영국이 인도를 지배할 수 있는가?”

간디는 인도 사람들이 협력해주기 때문에 영국이 지배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군대에 가고 경찰과 관료가 되고 재판관이 되고 아이들을 영국학교에 보내고 영국의 천을 구입하기 때문에 지배당한다는 것이지요.

“협력을 그만두면 영국의 권력이 사라진다 - 이것이 간디 사상의 기본”이라는 겁니다. 간디는 독립 이후 인도의 “70만 마을이 제각기 주권 공화국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간디의 평화헌법 사상입니다.

“당시 세계의 주권국가 수가 57개 정도였는데, 70만을 늘리겠다는 거잖아요. 각각의 마을이 독립주권국가가 되는 것입니다.”

아울러 ‘독립’으로 번역되는 ‘스와라지’라는 말은 독립뿐만 아니라 자급자족, 경제자립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는 거지요. 각각의 마을에 주권이 있다는 주권재민의 가장 진보적인 형태라는 것입니다. 인도의 전통적 마을조직을 활용하면 인민이 권력을 지속적으로 장악하는 조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간디의 생각이었답니다.

오늘날 소수의 지배자나 권력자가 65억이라는 사람들을 지배할 수 있는 것도 그 지배에 우리가 협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배자에게 협력할 때 권력이 생겨나고 협력을 그만두면 권력이 사라진다는 것이지요.

에콜로지와 환경의 교차점을 강조하면서 환경운동가들이 우유팩 재활용에는 관심을 가지면서도 군수산업을 포함한 경제 그 자체가 일종의 전쟁이라는 인식은 놓치고 있다고 합니다. 전구를 형광등으로 바꾸는 정도의 실천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지요.

‘성장’이니 ‘발전’이니 하는 것들을 필연적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하며 풍요로움을 포기해도 미래에 ‘행복’이 있음을 알 수 있다면 ‘풍요로움’ 숭배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마지막으로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을 찾는 이 책에서 읽은 가장 충격적이었던 한 구절을 소개합니다.

“아동노동은 강제적이고 부당하다고들 말하는데, 그럼 어른들이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위해 일생의 대부분을 낭비하는 것은 과연 강제노동일까요? 아닐까요?”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 - 10점
C. 더글러스 러미스.쓰지 신이치 지음, 김경인 옮김/녹색평론사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 10점
C. 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이반.김종철 옮김/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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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강여호 2010.12.20 09:10 address edit & del reply

    성장이냐 안정이냐를 두고 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 그 해답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행복한 하루 시작하십시오

    • 이윤기 2010.12.21 09:14 신고 address edit & del

      늘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성장이냐, 안정이냐 하는 논란을 넘어서 이제는 지금 보다 더 성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해보아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저희 단체에서 1월에 오키나와에 가서 더글러스 러미스 교수의 특강을 듣게 되었습니다. 다녀와서 블로그를 통해 함께 나누겠습니다.

  2. 산지니 2010.12.20 22:39 address edit & del reply

    국가는 경제성장에 목숨 걸지만, 정작 경제성장의 열매는 다수의 국민들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 이윤기 2010.12.21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아울러 저자는 언제까지, 얼마나 더 성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얼마나 더 성장하면 만족할 수 있을까요?
      대담을 하는 두 사람은 이제 더 성장하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병원에 TV없는 입원실은 왜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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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는 단체에서는 1년에 한 번씩 TV-OFF 주간을 정해서 TV 안보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은 2000년 무렵에 TV  안보기를 시작하여, 약 5년 동안 TV를 안 보고 살았습니다.

아이들이 고등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는 지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주말에만 TV를 볼 수 있도록 약속을 정해놓고 있습니다.


TV가 '바보상자'라는 것은 상식이고, 패스트푸드 광고에 노출되어 비만을 일으키고, 비판적 사고 기능을 사고력을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가족을 단절시키는 등 가끔 좋은 프로그램을 볼 수 있는 것을 제외하면 단점이 훨씬 많은 기계입니다.

TV 중독을 확인하는 설문 검사를 해보면 대한민국 사람 대부분이 TV 중독 증상을 보입니다. TV를 보지 않을 때도 TV를 켜두고, TV를 켜두지 않으면 가족이 한 사람 없는 것 보다 더 허전하게 느낀다던지 하는 증상들입니다.

기본적으로 어릴 때부터 TV에 많이 노출된 아이들은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발달합니다. 설명서가 없어도 휴대전화를 비롯한 복잡한 기계를 척척 다루는 아이들을 보면서 기뻐하는 부모들이 있지만, 대체로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발달한 아이들은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을 떨어집니다.

공공장소에서 TV를 보지 않을 권리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외국을 많이 다녀보지 않아서 잘 모릅니다만, 다른 선진국에도 우리나라만큼 공공장소에 TV를 많이 설치해두었는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공항, 버스터미널, 기차역, 기차, 병원 대기실 등 사람이 어떤 일을 처리하기 위하여 기다려야 하는 장소에는 어김없이 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TV를 보지 않고 시간을 보내는 것을 매우 지루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배려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예쁘게 꾸며진 소아과 병실입니다. 요즘 소아과 병동은 어린이집같은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TV가 우후죽순 설치되다보니 고속버스, 시외버스, 그리고 환자가 입원한 병실에까지 TV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1인실에서 지내면 TV를 보고 싶을 때보고, 보기 싫을 때는 보지 않을 자유를 누릴 수 있겠지만, 1인실은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대부분 호텔 숙박비에 버금가는 병실사용료를 부담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웬만큼 형편이 넉넉한 경우가 아니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다인실 병실을 선호합니다.

사실, 6인실 쯤 되면 간병을 하는 가족들, 병문안을 오는 사람들 때문에 여간 북적거리지 않습니다. 아울러 아주 심각한 경우에는 중환자실로 가지만, 6인실에 입원한 환자들이라고 하여 아픈 정도가 다 비슷하지도 않습니다.

막 입원하여 아주 힘들게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도 있고, 회복기가 되어 퇴원을 앞두고 여유롭게 지내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환자들이 한 방에 있을 때 서로 불편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 밤 중에도 TV를 꺼지 않는 소아과 보호자들

얼마 전 제 조카가 후두염으로 소아과 병동에 입원하였을 때 생긴 일입니다. 제 조카는 처음에 소아과 병실에 자리가 없어 성인 병실에 있다가 입원 사흘 째에 소아과 병실로 옮겼습니다.

6인실 소아과 병실에 입원을 하였는데, 같은 방에 입원한 아이들 대부분이 입원한지 일주일 쯤 지나서 회복기에 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제 조카가 그 방에 있는 어린이 환자들 중에서 상태가 가장 좋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아이도 아이를 간병하는 엄마도 매우 지치고 힘든 상태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밤 11시가 다 되어가는데도  이 소아과 병실에 있는 엄마들이 TV를 끄지 않더라고 합니다. 몸이 아픈 조카 아이는 TV 불빛과 소음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아이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칭얼대니 엄마는 더 힘이들었겠지요.

참다못한 제수씨는 남편인 제 동생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한 병실에 입원하고 있으면서 대놓고 말은 못하고, 남편에게 하소연을 하였겠지요. 동생은 병원에 전화를 하였답니다.

"병원 규정에도 10시 이후에는 TV 시청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데, 환자가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할 시간에 엄마들이 밤 늦게까지 TV를 보고 있는 것은 문제다. 병원측에서 조치를 취해달라."

첫 번째 전화를 하였을 때 병원측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더라는군요. 그래서 한 20분쯤 후에 또 다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병원 간호사들이 해당 병실에 가서 "이 방에 많이 아픈 아이도 있고, 병원 규정도 있으니 TV를 꺼달라"고 부탁했던 모양입니다.

▲병원에 입원했던 조카입니다.

그런데, 이방에 있던 엄마들이 오히려 큰소리를 치더라는군요.
우리방은 우리가 알아서 할테니 걱정마라. TV 볼만큼 보고나면 알아서 끈다. 병원에서 그런것까지 통제하려고 하지 마라." 뭐 이런 식이었다고 합니다.


참다못한 제수씨는 한 방에 있던 다른 아이 엄마들에게 "아이도 아프고 쉬고 싶은 보호자도 있다. 너무 한 것 아니냐?"고 싫은 소리를 하였고, 짧은 말다툼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1인실로 옮겼답니다.

TV 거부하는 소수자 위해, TV 없는 병실 딱 1개만 있어도 좋겠다.

TV가 온 나라를 점령한 'TV 공화국' 대한민국에서 TV를 보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장애인이나 동성애자처럼 '소수자'입니다. 아울러, 사회적으로 주목도 받지 못하는 소수자이기 때문에 그냥 '별난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 고작입니다.

이것 참 난감한 일입니다. 병원 규정을 들이대면 밤 늦게까지 TV를 보고 있었던 엄마들을 나무라자는 것이 아닙니다. 아울러, 병실에서 일어난 일을 해결해달라고 '간호사'를 불러야 하는 것도 바람직한 대처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간호사들도 참 나감한 일입니다.

아무리 병원 규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들이 'TV를 굳이 보겠다'는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고, 또 'TV를 꺼달라'는 요구는 더욱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엔 전체 병실 중에서 딱 1곳만이라도 TV가 없는 병실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TV를 보지 않고 조용히 휴식을 취하고 싶은 환자와 보호자는 TV 없는 방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고, TV를 보고 싶은 환자들은 TV가 있는 병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입니다.

제 생각엔 평소에 TV를 즐겨보는 사람들 중에서도 병원에 입원하면 TV없이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병실에서 TV를 집중해서 보는 사람들은 회복기의 환자와 보호자들일 것 입니다. 그렇다면, 병원측에서 환자들을 병실에 배당할 때 회복기 환자들과 막 입원하여 상대적으로 많이 아픈 환자들의 병실을 구분해주는 것도 좋은 배려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TV도 회복기 환자들이 있는 병실에만 설치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한편, 어느 쪽이든 병실이 없을 경우에는 TV가 있는 병이나 혹은 TV가 없는 방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겠지만, 제 조카 병실에서 있었던 그런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소수자인 TV를 보지 않을 권리도 인정 받을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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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강윤정 2010.10.22 16:33 address edit & del reply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이지만 글을 읽고 나니 100% 동감입니다. 이윤기샘은 확실히 섬세한 눈의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 이윤기 2010.10.25 14:44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TV 싫어하고...고기도 안 먹는 소수자여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물과 현상을 볼 때 다른 처지에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잘 지내시지요?

  2. 장성주 2010.10.22 21:49 address edit & del reply

    시내버스 라디오소리도 공해 공해다----

    • 이윤기 2010.10.25 14:47 신고 address edit & del

      라디오 소리도 싫어하는 사람이 있었군요.

      시내버스는 워낙 타고 내리는 승객이 많고 불규칙적이라...이어폰을 설치하기도 어려울 것 같기는 한데.....

  3. 2010.10.25 18:2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이윤기 2010.10.26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페북은 http://developers.facebook.com/docs/reference/plugins/recommendations 여기 주소로 가셔서 위젯을 만든 후에 코드를 갖다 붙이면 되구요.

      트위터 위젯 다는 법은 제 블로그에 포스팅 이 되어있습니다. http://www.ymca.pe.kr/692

  4. 석이 2015.09.28 10:13 address edit & del reply

    입원환자입니다. 종일 틀어진 TV 때문에 정말 고통스럽습니다. 아침6시에서-밤12까지도 시청합니다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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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유희왕 카드 놀이 좋아하지요. 어른들 입장에서는 저런 것을 왜 돈주고 사냐 싶은 생각이들지만 아이들은 '보물'처럼 소중하게 다룹니다.

유희왕 카드는 초등학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중학생이나 유치원생들 중에서도 이 카드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제가 일하는 유치원 아이들도 '유희왕 카드' 때문에 다투는 일이 가끔씩 생깁니다.

집에서 놀던 놀잇감을 유치원에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합니다만,가끔 부모님 몰래 유희왕 카드를 가지고 와서 선생님 몰래 친구들에게 자랑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


몰래 가지고 온 '유희왕 카드'는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하지만, 부러워하던 아이들 중에서는 끝내 참지 못하고 카드를 빼앗거나 싸움을 일으키는 일이 많습니다.

아이들은 좋은 카드를 사기 위해서, 좋은 카드를 간직하기 위해서 어마어마하게 노력하지요. 그냥 마음으로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돈을 '문구점'에 갔다 바친답니다.

저희집도 별로 다르지 않았습니다.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것이 저희 둘째가 초등학교 다니는 동안에 모아둔 '유희왕 카드'입니다.

중학교에 입학 한 후에 이제는 '유희왕 카드'같은 유치한(?) 놀이는 그만두자는 합의가 이루어져서 집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어 버리기로하였습니다. 아이들 놀잇감에도 유행이 있는데, 아마 유희왕 카드 놀이가 좀 시들해진 탓도 있지 싶습니다.

한 때 이 카드놀이에 심취해 있을 때는 커다란 플라스틱을 손목에 부착하고 카드를 끼우는 장난감을 사기도 하더군요.





유희왕 카드 2300장 = 23만원

집안 구석구석에 있는 카드를 몽땅 찾아내어 거실에서 정리를 하였습니다. 버리기로 합의를 하였지만 도대체 얼마나 많이 샀는지 확인이나 해보자며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정확한 숫자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100장 묶음을 만들어서 똑같은 높이로 쌓아 비교해보았습니다.


100장 묶음 23개가 조금 넘더군요. 대략 2300장이 넘었습니다. 돈으로 계산하면 얼마가 될까요?

유희왕 카드는 동네 문구점에서 1팩에 5장, 가격은 500원입니다. 1장에 100원이지요.

100원 * 2300장 이상 = 대략 230,000원 이상입니다.

세상에 저희 아이만 혼자서 유희왕 카드를 230,000원이나 사 모았더군요.

그런데, 저희 둘째 말로는 자기보다 훨씬 많이 사 모은 친구들도 수두록하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더 비싼 카드도 있다더군요.




부모가 왜 이지경이 되도록 그냥 내버려두었냐구요?

PC방 닌텐도 게임기에 빠져서 노는 것 보다는 낫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하루 500원, 1000원을 용돈으로 받아갔는데, 사실 그 용돈으로 유희왕 카드 사지 말고 다른 뭘하라고 권해줄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이들이 용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학교앞 문구점에서 파는 불량식품, 아니면 동네 슈퍼나 대형마트에서 판매하지만 문구점 불량식품보다 별로 나을 것이 없는 색소와 화학 첨가물이 뒤범벅이 된 '공장 과자'들 뿐입니다.

한 때, 제가 사는 동네에 유기농매장이 있을 때는 학교앞 문구점이나 동네 슈퍼 대신에 용돈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간식을 사서 군것질을 하도록 권장(?)하였습니다.

용돈으로 동네 슈퍼에서 '공장과자'를 사 먹으면 그냥 그만이지만, 유기농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고 포장지를 보여주면 50%를 제가 보상해주면서 좋은 간식을 선택하도록도 해 보았습니다. 

용돈 1000원으로 유기농 매장에서 과자를 사 먹으면 다음날 1500원을 용돈으로 받을 수 있도록 하였지요. 아이가 유기농 매장과 동네 슈퍼를 번갈아 다니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는데, 얼마지나지 않아 유기농 매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결국 아이가 부모에게 받은 용돈을 쓸 수 있는 곳은 동네 PC방이나 학교앞 문구점 아니면 동네 슈퍼마켓 밖에는 없었던 겁니다. 

용돈 대부분을 유희왕 카드를 사는데 사용하는 것이 못 마땅하였지만 다른 대안이 없어 그냥 내버려두었던 것이지요. 사실, 중학생이 된 지금도 아이들에게 '용돈으로 이런 걸 한 번 해봐'하고 권해줄 만한 것이 별로 없습니다. 아타까운 노릇이지요.

저희집에 있던 20만원이 넘는 거금(?)을 들여 사모은 유희왕 카드는 같은 사무실에 일하는 후배 실무자의 아들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올 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되었는데, 유희왕 카드 한 상자를 선물로 받고는 무척 기뻐하였다더군요.

아이들이 살아가는 동네에 아이들에게 유해한 환경은 사방에 늘려있고, 아이들에게 유익한 것은 노력해도 찾기 어려운 답답한 세상입니다. 유희왕 카드 댁엔 몇 장이나 있는지 한 번 찾아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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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검은괭이2 2010.08.20 09:53 address edit & del reply

    전 어렸을 때, 동생과 함께 열심히 네티 카드를 모은 적이 있어요^^
    마법 소녀 네티였지요...
    다 그런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 때 추억이 막 떠오르네요^^

    • 이윤기 2010.08.21 09:2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아이가 유희왕카드를 사는 것을 일부러 막지는 않았는데....나중에 확인해보니....생각보다 돈이 많이 들었더군요.

  3. 저녁노을 2010.08.20 11:17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우리 아들도 중학생 되면서 사촌동생 다 주었습니다.
    정말 장난 아니게 사 모았지요.

    잘 보고 가요.

    • 이윤기 2010.08.21 09:28 신고 address edit & del

      내버려두어도....다 지나가는 일인것 같습니다.

      어른의 눈으로보니...23만원이 아깝다는 생각도 떨치기 어렵네요. ㅋㅋ

  4. 버블데이 2010.08.20 12:50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 조카들도 유희왕 카드 싸여 있습니다. 저희언니가 유희황카드 굴러다니는거 보면 다린다고 협박해서 조카들이 곳곳에 숨겨두기는 하는데 매번 언니한테 걸려 혼나지요..ㅋㅋ 그러고 보면 어릴때 추억의 딱지가 생각나네요..ㅋㅋ

    • 이윤기 2010.08.21 09:3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는 아이를 나무라지는 않았습니다.

      카드놀이를 한 후에 정리하지 않고 아무곳에나 두는 것만 나무랐지요.

      아이들은 그냥 때가 되면 관심이 바뀌는 것 같습니다

  5. 성심원 2010.08.20 18:24 address edit & del reply

    티끌모아 태산이라더니 저렇게 모은 카드가 몇십만원치나 ㅎㅎㅎ.
    요즘 저희 집 아이들도 푸욱 빠져 있습니다.
    막내(7살)도 형들 틈새에 끼여 재미나다며 TV만화도 꼬옥 그것만 보려하고 용돈이라도 주면 쪼르르 달려가 사곤 하는군요.
    시대마다 놀이감이 다르네요.
    나중에 제 손자,손녀들은 뭘 가지고 놀까요 ㅎㅎㅎ.

    • 이윤기 2010.08.21 09:39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들은 꼭 갖고 싶은 카드 1장을 위해서 수십장, 수백장의 유희왕 카드를 사게 되더군요.

      아이들이 바깥놀이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데...도시에서 살다보니... 참 어렵더군요.

  6. 임현철 2010.08.20 18:44 address edit & del reply

    헉, 제 아이들도 한 때는 좋아했답니다.
    전혀 계산은 해보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 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군요.

    • 이윤기 2010.08.21 09:41 신고 address edit & del

      대체로 아이들은 모두 한 때인것 같습니다.

      저희도 집에 굴러다니는 카드를 다 모아도 몇 만원 수준인줄 알았는데...막상 세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7. 김석 2010.08.20 23:12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고 우리 아들 4살인데 이 카드가 그때까지 유행할까요?
    아이들 주변환경 마련하는 일에 신경써야겠어요.

    • 이윤기 2010.08.21 09:42 신고 address edit & del

      사실....TV가 문제입니다.

      아이들은 TV에서 본 것을 흉내내기 위하여...이 카드를 사게 되거든요.

      이것 뿐만 아니라...TV 만화영화에 나오는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이 많지요.

  8. 용팔 2010.08.21 07:44 address edit & del reply

    오랜만에 들어왔습니다.
    유희왕이 뭔가 했더니... 그렇군요. 외국에서 생활하는 저에게도 아들넘이 어렸을적 이런것을 가지고 놀던때가 기억이 나는군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대충 10장에서 100장 정도 까지 있더군요.... 그러나 좋아는 하지만 주변 아이들을 보면 그렇게 심취하여 이것 가지고 노는것을 보지는 못했던것 같습니다.
    환경이 조금 달라서 겠죠..... 좋은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10.08.21 09:43 신고 address edit & del

      10~100장이라면....무난한 수준이었네요.

      저희 아이들은 좀 과하다 싶었는데....내버려두었더니 결국 다 지나간 일이 되었습니다.

  9. 아까워라 2011.01.27 16:40 address edit & del reply

    저주시지 ㅎㅎ

  10. 오도현 2011.01.31 01:03 address edit & del reply

    나는 카드 99999999999999999999999 장이다

  11. 으아니! 2011.04.02 22:55 address edit & del reply

    뭐라구여 유희왕이 유치하다구여 유희왕은 초딩들만하는게아니라 나이든분들도 가끔하신답니다 유희왕은 절때유치하지안습니다

  12. 23만원이대수라고 2011.04.02 23:07 address edit & del reply

    23만원
    어떻게보면 큰돈이지여 그건 한번에쓸때이야기고 초등학생부터 꾸준히 모아왔다면 6년은 모았다는예기입니다 1달에 5팩만사도 6년이면 360팩입니다. 360팩이면 180000원입니다 2300장모았댔죠 즉 460팩을 샀다는거죠 그러면 한달에 고작 7~8팩샀다는 겁니다 물론 7팩이면 3500원이죠 1달에 15000원 받아도 3500원이면 별거아니져 뭐라거요? 뭐하러 1달에 1만5천원씩이나 받냐구여? 하루에700원받아도21000원 받거든여 아무튼 티끌모아태산이라지만 저정돈 별거아니니 대수롭게 생각하지마세여 저도 모으는 중인데 한2000장모은듯합니다 1년만에

  13. 23만원이대수라고 2011.04.02 23:07 address edit & del reply

    23만원
    어떻게보면 큰돈이지여 그건 한번에쓸때이야기고 초등학생부터 꾸준히 모아왔다면 6년은 모았다는예기입니다 1달에 5팩만사도 6년이면 360팩입니다. 360팩이면 180000원입니다 2300장모았댔죠 즉 460팩을 샀다는거죠 그러면 한달에 고작 7~8팩샀다는 겁니다 물론 7팩이면 3500원이죠 1달에 15000원 받아도 3500원이면 별거아니져 뭐라거요? 뭐하러 1달에 1만5천원씩이나 받냐구여? 하루에700원받아도21000원 받거든여 아무튼 티끌모아태산이라지만 저정돈 별거아니니 대수롭게 생각하지마세여 저도 모으는 중인데 한2000장모은듯합니다 1년만에

  14. 킹왕짱 2011.10.08 13:01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저는 유희왕 광펜인데 별루 유희왕 카드들이 대부분 좋지않은 카드네요

  15. 2014.12.11 00:31 address edit & del reply

    이번 년에 유희왕 월드 챔피언쉽을 한국인이 우승을 해서 한국에 유치를 성공했다는 기사를 보고 나서 20살 먹고 다시 해보는데 너무 재미있으면서 규칙이 어렵네요, 한 편으로는 진짜 애들이 할 것이 못 된다는 생각을 합니다. 20살인 저 조차도 규칙이 버거운데 애들은 어떻게 하는지 참..

  16. 정자호 2017.07.06 10:53 address edit & del reply

    유희왕카드 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세움중증장애인보호작업장 달구벌종합복지관 같이해서 가입하면 좋겠습니다

  17. 민호 2017.08.01 19:5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모아요

  18. 민호 2017.08.01 19:59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RR댁 쓰는데 미완성..ㅠㅠ

  19. 민호 2017.08.01 20:00 address edit & del reply

    댁 하마 맞추려는데 좋은 댁 없나요?

  20. 미니호 2017.12.16 11:10 address edit & del reply

    유희왕 카드는 상태에 따라 가장 값싼 가격이 240원인데 그러카드가 하급등급으로 처리되면 10원도 받지 못하게 팔릴 겁니다 차라리 상태 좋은카드나 레어도 있는카드를 모아서 카드 사이트에 팔면 꽤 쏠쏠 하실텐데요 한장에 50000원하는 카드도 있으니까 흔친않치만 제가 말하방법이 효율이 좋으실것같네요

    • 음? 2018.02.11 19:20 address edit & del

      살때보면 여러그림들이있는데 어떤게 더 레어도가많죠?!

  21. 아리오 2019.05.09 00:31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 저 카드들 다시 파시면 50만원은 받으실 걸요...

    • 이윤기 2019.06.21 08:44 신고 address edit & del

      어디서 팔 수 있습니까?

      귀한 카드는 지금도 따로 좀 있는데...

임항선에 정말로 기차가 다니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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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항선 철길 근처에 있는 유치원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임항선 철길에 관심을 두고 있었지만 정작 철길에 기차가 다니는 것은 한 번도 직접 본 적이 없습니다. 코레일에서 받은 정보공개 자료를 통해 1년에 50~100여 차례 운행된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요.

임항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말은 들었지만 실제로 기차가 다니는 것은 한 번도 못봤다"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저도 그중의 한 명이었구요. 어떤 분들은 "여기 기차가 다니다고, 마산에 죽 살았어도 한 번도 못봤는데...." 하며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었구요.

임항선 철길 근처 유치원으로 이사를 와서 곧 기차가 다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 보름 정도 지나는 동안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한 번도 못봤습니다. 그 사이 3~4번 기차가 지나갔다고 하는데, 꼭 그때마다 다른 일이 있어 다른 선생님들고 아이들은 다 봤다고 하는데 저만 못봤답니다.


지난 금요일, 유치원에 벚꽃이 활짝핀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두려고 밖으로 나가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마침 기차가 지나가더군요. 신마산 바닷가쪽에서 기차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3.15의거탑을 지나서 기차가 올라오는 모양인데, 아직 기차가 모습을 드러내기전부터 건널목에는 '기차가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가 '댕~댕~댕"울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카메라를 들고 철길 옆에서서 기차가 올 때가지 기다렸습니다. 느린 속도로 천천히 기차가 다가왔습니다. 정확한 속도를 측정할 수는 없지만 대략 시속 20~30km 정도되는 속도로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임항선 철길에는 화물열차가 다니고 주로 대형트럭으로도 운반하기 어려운 발전설비 같은 것을 실어나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제가 사진을 찍은 날도 짧은 화물기차에 커다랗고 둥근 기계장치가 실려있었습니다.

아마 이 기차 운행을 준비하기 위해서였는지, 몇 일전부터 코레일 직원들이 임항선 철길을 보수하고 정비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철길 근처로 유치원을 옮긴 후부터 재미있는 상상을 해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철길 위에서 레일바이크를 타보면 재미있겠다는 상상입니다.

아이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 코레일 사람들도 모르게 깜쪽같이 '레일바이크'를 타고 놀아보면 어른인 저도 재미있을 것 같구요.

어제 마침 1박 2일에 정선 레일바이크가 나오더군요. 저희 유치원앞에서 레일바이크를 타고 마산역에도 갈 수 있고, 신마산 바닷가에도 놀러갈 수 있으면 정말 재미있겠다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어른 2~3명이 들고 옮길 수 있는 정도의 무게로 제작할 수 있다면 바닷가까지 같다가 올라 올 때는 레일 바이크를 들도 180도 돌려서 다시 돌아올 수도 있을 겁니다.

함께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신마산 바닷가에서 오는 길은 오르막길이라 내려서 끌고 올라와야할지도 모른다고 걱정을 해주더군요.

한 달에 몇 번씩 지나가는 화물열차만을 위해 도심 한 복판을 지나가는 철도를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아깝게 생각되었습니다.


※오늘(12일) 오전에도 기차가 한 차례 지나갔습니다. 마산역 방향에서 신마산 부두 방향으로 내려갔더 기차가 30분쯤 후에 사진에 보시는 것과 비슷하게 생긴 화물을 싣고 마산역 방향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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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산의꼴뚜기 2014.02.22 11:58 address edit & del reply

    무려 4년전 글이긴 하지만 한줄 남기고 갑니다 ㅜㅜ
    이때만해도 임항선에 화물열차가 들어오곤 했군요~ 사진 속 변압기 수송화차는 철도차량중에 보기 드문 레어템인데 ㅎㅎ 부럽습니다

세게 치세요 ! 안 망가져요, 맘대로 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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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김종휘가 쓴 <일하면 논다 배운다>


노리단 - 일하며 놀며 배우는 곳

'노리단'이 뭐야? 노리단은 아홉 살부터 마흔두 살까지 서른 명 단원이 함께 생활하는 학교이자 회사이며 공방인 곳인데, 이 세 가지가 어우러져 순환하는 재미있는 공동체라고 합니다. 해마다 1천 회가 넘는 워크숍과 200여 회의 공연을 하고 10개 정도의 소리놀이터를 설치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단원들은 교사이자 배우이며 장인(도제)으로 살아갑니다. 혹시 노리단의 공연을 한 번이라도 보신 분들에게는 <일하며 논다, 배운다>라는 제목이 쉽게 다가설 수 있겠지만, 노리단도 처음 들어보고, '하자센터'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참 신기하고 새로운 이야기일 것입니다.

노리단은 연극, 음악, 목공, 미술, 무용, 타악, 기획, 마케팅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작업자들과 자신의 내부에 숨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던 10대 청소년들이 만나서 일군 일하고 놀고 배우는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이들에게 새로운 삶의 방식에 대한 가능성, '그렇게 살아가도 되겠구나, 그래서 더 잘 살 수 있구나'하고 용기를 준 사람이 있는데, 그가 바로 호주의 생태주의 퍼포먼스 그룹 허법(Hubbub)을 이끌고 있는 스티브 랑턴(Steve Langton)이라고 합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를 쓴 김종휘 단장은 2002년 산청 간디학교에서 그를 처음 만났고, 그 뒤 2004년 봄에 하자센터에서 스티브 랑턴과 석 달가량 함께 작업을 한 후에 2004년 6월에 노리단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해 겨울에는 단원들이 전부 호주 숲 속에 있는 허법 스튜디오에 가서 40여 일 동안 함께 살면서 악기도 만들고 연주도 하고 그리고 우드포드 페스티벌에도 참가합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에는 부록으로 DVD가 포함되어 있는데, 호주 허법 스튜디오에서 지냈던 40일간의 과정과 노리단 공연을 촬영한 영상이 담겨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에 DVD를 먼저 보시면, 이름만 들어서는 도저히 알 수 없는 노리단이 만들어 사용하는 참 특이한 악기와 소리놀이터, 몸 벌레와 같은 단어들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아울러 <일하며 논다, 배운다>에 나오는 여러 사람들을 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가급적 책을 읽기 전에 먼저 DVD를 볼 것을 권하고 싶고, 책을 다 읽은 후에 다시 한 번 DVD를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노리단 단장인 김종휘(휘)와 팅, 미야, 도리, 렌이 함께 쓴 책입니다. 2004년부터 노리단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현재의 노리단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책입니다. 현재 워크숍센터장, 사무장, 음악감독, 악기발전소장을 맡고 있는 노리단의 산증인들이 쓴 책이지요. 물론 노리단의 산증인은 이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책을 보시면 다 아시겠지만, 아무튼 이번 책은 이들이 썼습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의 1부는 노리단과 만나기이고, 2부는 노리단과 놀기입니다. 책을 읽은 저는 1부에 다루고 있는 교육과 예술의 통념 깨기, 통념과 상식 밖에서 시작하다, 삶과 배움을 통합하다, 학교이자 회사이며 공방인 곳, 노리단, 이렇게 돌아간다, 나의 이야기는 너의 이야기와 같은 내용들이 훨씬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2부에는 몸 벌레와 악기 다루기를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몸을 바라보는 관점, 악기를 바라보는 관점들이 참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만 그래도 저는 관계와 소통, 삶과 배움의 통합, 다른 방식의 삶,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사는 것들로 채워진 1부 이야기에 더 많이 끌렸습니다.

씨앗을 심고 길을 내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의 원래 뜻은 씨앗을 심고 길을 내는 것이며, 곧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이라는 뜻에서 예술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합니다. 아울러 공동체 속에서 예술은 삶의 문제에서 출발하는 체험을 나누는 행위였는데, 언제부터인가 예술을 따로 준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때부터 예술은 전문가의 영역이 되고 특권이 되어 공동체 사람들의 생활에서 분리되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노리단은 전문가의 영역이 되고 특권이 된 예술에 의문을 제기하며, 삶의 문제이자 지혜로부터 예술을 재구성하는 일을 벌였다고 합니다. 노리단은 예술에 대한 통념과 상식의 밖에서 시작되었고, 예술에 대한 상식과 통념을 깨는 과정이었으며, 다음과 같은 10가지 상식과 통념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① 예술은 재능을 타고난 소수의 몫이 아니다.
② 예술과 놀이와 공부와 일은 따로따로가 아니다.
③ 음악, 연극, 체육, 무용, 기술은 다른 과목이 아니다.
④ 배우와 관객은 따로 있지 않다.
⑤ 몸을 쓰는 예술가는 날씬하다.
⑥ 음악을 하려면 악보부터 볼 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⑦ 악기 연주는 오랜 시간 반복 연습이 필수는 아니다.
⑧ 좋은 악기는 대단한 장인만 만드는 것이 아니다.
⑨ 악기는 사용법에 따라 조심해서 다루는 악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⑩ 악기는 특별한 재료와 기술로 제작하는 것만도 아니다.

지은이는 모든 사람은 예술적 재능을 갖고 있으며 개발하고 활용하려는 노력의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서로 떨어져 있는 듯이 보이는 예술과 놀이와 공부와 일은 분리되지 않고 통합할 수 있으며, 적어도 노리단에서는 음악, 연극, 체육, 무용, 기술은 다른 과목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손은 다섯 개의 손가락이 아니라 네 개의 관계로 이루어졌다는 말"처럼 관계 속에서 복합적이고 동시적이며 전체적으로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아울러 배우와 관객은 떨어져 있지 않으며 공연을 통해 만나면 하나가 되기도 하고, 역할 구분을 허물어 하나가 되기도 합니다.

세게 치세요! 안 망가져요, 맘대로 치세요!

노리단에게는 악보에 대한 생각도 상식과 다릅니다. 악보는 기록의 수단으로 필요하고 여러 쓸모가 있지만 자신의 감성을 해방시키고 표현하는 것을 방해할 때는 버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노리단은 음악을 배우거나 연주를 위해 악보에서 출발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노리단에서는 '틀린 음악'은 없으며, 서로 다른 음악만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악기연주를 바라보는 시각도 독특한데, 연주는 오랫동안 연습하면 더 잘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다른 소리와의 대화, 다른 악기와 조화, 다른 연주자와 소통하고 반응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마찬가지로 좋은 악기는 반드시 명인이 만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악기는 조심스럽게 다루는 것만이 옳은 것은 아니며, 특별한 재료와 기술로 만드는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래서 노리단에서는 자신이 사용할 악기는 직접 제작하여야 하며, 악기를 편하게 다룸으로써 자유롭게 탐색하고 자신의 다른 면모와 잠재력을 발휘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자연히 악기의 재료 역시 일상에서 사용하는 재료 쓰고 남거나 버려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노리단은 자신이 사용하기 위해 직접 만든 악기를 최고로 친다. 연주자의 손으로 악기를 만들고, 연주자의 손으로 그 악기를 연주하는 연속성을 중시한다." (본문 중에서)

연주자에 의해 직접 일상에서 사용하는 재료로 만들어진 악기는 신성하다는 관념의 지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며, 매뉴얼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에 악기를 자유롭게 탐색하고 자신의 다른 면모와 잠재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일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따라서 각종 워크숍에서 만나는 수강생들에게도 이러한 잠재력을 발견하고 개발하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것이지요.

"세게 치세요! 안 망가져요, 망가져도 금세 고치니까 맘대로 치세요!"
"마음대로 치라는 말, 그게 말이죠. 조심하라거나 주의하라고 하지 않고 무조건 힘껏 치라니까 어느 순간 가슴이 툭하고 열리는 것 같았어요." (본문 중에서)

세게 쳐도 도고 망가져도 쉽게 고칠 수 있는 악기는 산업용자재, 공사용품, 생활중고품이 재활용 악기가 됩니다. 요란하지 않게, 원래 있었던 모양새를 살려서, 가장 단순하고 손쉬운 방법으로 제작하며, 내구성이 강하고 변형이 자유로우며 망가지면 쉽게 수리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악기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가장 간단한 작업으로 만들어진 악기 중에는 요구르트 빈병으로 만들어진 악기 '카주', 공업용 파이프로 만든 악기 '파울'과 같은 것이 있다고 합니다.

일과 놀이와 배움이 통합되는 모습

노리단은 일과 놀이와 배움을 통합하는 곳으로 시도되었고 어느 만큼 성과도 축적해나가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배움과 일과 놀이를 통합하는 노력의 과정을 통해서 다음과 같은 배움의 방법을 확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① (사람은) 실수, 사고 사건을 통해서 더 잘 배운다.
② (사람은) 암기는 싫어해도 학습은 잘할 수 있다.
③ (사람 사이에서)돌봄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순환하는 것이다.
④ (사람에게) 비약(적인 발전)은 기대와 부담 속에서 이루어진다.
⑤ (사람은) 연습이 아니라 실전에서 더 잘 배운다.
⑥ (사람 사이의) 소통에는 때로는 연출이 필요하다.
⑦ (사람은) 일에서 놀이를 찾고 놀면서 배운다.
⑧ (사람은) 고맙게 초대하고 고맙게 헤어지면서 성장한다.
⑨ (사람은) 하다 보니 배우고, 하고 나니 성장한다.
⑩ (사람은) 다르기 때문에 서로 도울 수 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에는 경험을 통해 확인된 이러한 배움의 원칙을 이해할 수 있는 사례들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례를 만나고 싶은 독자들은 기꺼이 책 읽는 수고를 거쳐야 하겠지요.

그 중에서 제가 더 깊이 공감하였거나 혹은 새롭게 '아 그렇구나'하고 느낀 대목만 소개해보기로 하지요. 먼저 돌봄의 순환에 대한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돌봄은 너와 나의 차이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 차이만큼 서로를 풍성하게 만드는 동반성장의 지혜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봄을 받으면 감사하는 마음이 생기게 되는데, 그 에너지는 내가 다시 누군가를 돌보면서 그 마음을 전해주는 순환의 띠를 만드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받았던 돌봄은 또 다른 누군가를 돌보는 자리로 지금도 계속 움직이고 있다." (본문 중에서)

다른 이에게 받은 돌봄과 배려는 꼭 그에게 갚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 마음을 전해주는 순환의 띠를 만들어낸다면 세상은 훨씬 더 살만해질 수 있겠다 싶은 믿음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최근 사람 사이의 소통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저에게 '소통과 연출'이라는 단어 역시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먼저 그 사람과 대화를 하려는 마음가짐이 내게 있느냐가 출발이다. 마음이 있으면 손짓, 발짓, 눈빛 말을 모두 쓰면 된다. 그러면 통한다. 더 잘하고 싶으면 연출을 해본다. 연출은 거짓이 아니다. 나의 진정한 마음을 연출하는 것이다." (본문 중에서)

연출이라는 단어를 만날 때, 왠지 가식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지만, '마음을 연출'하면 더 나은 소통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노리단 세 가지 약속 - 표정, 자격, 소통

<일하며 논다, 배운다>를 읽고 서평을 쓰는데, 책 속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여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대목이 참 많았습니다. 물론 저에게는 글이 점점 길어진다는 부담으로 다가왔지요. 이번 서평은 제가 그동안 썼던 서평 중에서 가장 긴 글이 되고 말았습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에는 제가 서평으로 많이 소개한 돌봄, 나눔, 소통, 배움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몸과 만나는 몸짓 놀이 '몸 벌레'에 관한 상세한 소개, 그리고 노리단의 악기 공연을 소개하는 '소리놀이터'를 소개하는 내용이 책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안타깝게도 저에게 간결하게 책이 주는 감동을 전하는 재주가 없어 '몸 벌레'와 '소리놀이터'에 관하여 제대로 소개하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노리단 단원의 세 가지 약속과 노리단의 미래를 소개하는 것으로 글을 맺습니다.

'노리단의 세 가지 약속은 표정을 책임지자, 자격을 증명하자, 소통을 연출하자입니다.'

'표정을 책임지자'는 것은 자신의 일에 당당한 표정, 누구와도 대화할 수 있는 자유로운 표정, 자신을 존중하는 만큼 타인을 배려하는 표정을 말합니다.

'자격을 증명하자'는 것은 문서로 된 자격이 아니라 말과 글, 행동을 통해서 말하자면 삶을 통해서 자신을 증명하자는 뜻입니다.

'소통을 연출하자'는 것은 소통은 바라는 것이 아니라 연출하는 것이니 진심을 털어놓는 것뿐만 아니라 마음을 연출하자는 의미입니다.

몸 벌레와 소리놀이터로 대표되는 노리단의 활동은 땅에 뿌리를 내리면서 자라났고 세계와 하늘과 우주를 향해 열려 있기 때문에, 그들이 열려 있는 한 그들이 스스로 뻗어가지 못하더라도 결국은 그 모든 것이 그들에게로 들어오리라는 것이라고 믿음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노리단의 공연과 교육은 매번 다른 장소와 다른 시간에서 또 다란 사람들과 만나는 길 떠나기이고, 길 찾기로 순환된다고 합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길을 간다는 의미에서 다 다른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가 젊은이던, 나이 든 이던 자신의 길을,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려는 시도를 하는 모든 이들의 길 찾기에 갈 길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지도'의 역할을 할 수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을 알려주는 든든한 나침반 역할을 해줄 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일하며 논다, 배운다 - 10점
김종휘 외 지음/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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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잔디는 인조잔디의 대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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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5일, 학교운동장 인조잔디 설치 문제로 마산 MBC 라디오 '좋은 아침'에 인터뷰를 하였습니다. 아래 글은 방송국에서 질문지를 받고 제 생각을 정리한 내용입니다. 질문에 맞춰서 답을 준비했지만, 진행자가 사전 질문지 대로만 질문을 하지 않아 실제 방송은 좀 다르게 진행되었습니다.



◆ 질문 1.
최근 마산 월영초등학교에 인조잔디를 까는 것을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월영초등학교처럼 요즘 운동장에 인조잔디를 까는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런데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주관하는 사업이라고 들었습니다. 자세히 설명해 주실까요?



▶ 예, 우선 인조잔디를 설치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인조잔디의 문제점이 알려지면서 천연잔디로 바꾸는 학교도 적지 않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학교운동장 잔디 교체 사업은 문화관광부 산하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교유과학기술부 그리고 해당 지자체에서 예산을 부담하여 추진 중 입니다. 20076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으로 매년 200 여개 학교에서 잔디 운동장 교체 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2012년 까지 전국 1000여개 학교 운동장 시설을 개선하겠다고 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그 외에도 도교육청이 예산을 직접 지원하거나 기업체의 지원을 받아서 잔디 운동장 교체사업이 진행된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까는데는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드는가요?
(천연잔디와 인조잔디 비용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학교마다 운동장 크기가 다르고 인조잔디 역시 다양한 제품이 나와있기 때문에 딱 잘라서 얼마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만, 마산 월영초등학교의 경우에 5억원의 예산이 책정되어 있습니다. 대게 학교운동장 인조잔디 교체 사업에는 5 ~ 7억원 정도 비용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에 비하여 초기 투자비용은 2배 정도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질문 경남의 초,중,고등학교에 인조 잔디를 깐 학교는 어느 정도 인지요? 그리고 학교에서인조잔디를 선호하는 이유 어디에 있을까요?

경남도내에는 2008년까지 55개 학교에 인조잔디 공사가 이루어졌고, 2009년에 25개 학교가 선정되었습니다. 내년 봄이면 대략 80여개 학교에 인조잔디 공사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학교에서 인조잔디를 선호하는 것은 첫째 유지관리가 편리하고, 연중 무휴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장점으로 꼽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현재 물빠짐이 잘 되지 않는 흙운동장을 사용하고 있는 학교들이 이런 장점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새로운 인조잔디 공법을 개발한 업체들이 환경적으로 문제가 없다, 인체에 무해하다는 는 홍보를 계속하고 있고 그런 주장에 설득당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질문2. 무엇보다 인조잔디에 대한 유해성에 대해 논란이 끊이질 않는데요, 인조잔디를 선택한 학교들은 유해성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말씀 드린 것처럼, 인조잔디를 시공하는 회사들이 시민단체와 환경단체가 문제를 발견할 때마다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 신제품을 개발했다고 홍보하고 정부에도 로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학부모들이 주의 깊게 살펴야 하는 것은 지금까지 문제가 되었던 인조잔디 제품들도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들은 처음에는 한결같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주장을 해왔다는 것 입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발암물질과 각종 오염물질이 나온다는 것이 입증되고 나면 또 새로운 제품을 들고 나오는 방식입니다.

실제로 플라스틱 제품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이 나온다는 것을 받아들이는데 20년이 넘게 걸렸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정부의 환경기준이라는 것은 지금 기술로 밝혀낼 수 있는 것만 검사하여 인체에 무해하다거나 위험 수치를 넘어서는 유해물질이 없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주장하는 것 입니다.

소위 신제품이라고 하는 것들도 실제로 햇볕, 바람, 비를 맞으면서 매일 아이들이 밟고 뛰는 가혹한 조건에서 유해물질이 얼마나 배출되는지 확인된 제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까지 생산된 어떤 제품도 여름철 고온에서 화상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제품은 없다는 것 입니다. 외국에서는 여름철에 인조잔디운동장을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해놓은 곳도 있다고 합니다. 

질문 3. 그런데 월영초등학교 인조잔디 조성에 있어 유해성 논란과 더불어 부각되고 있는 것이인조 잔디의 수명이 6-7년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그렇다면 7년마다 새로 잔디를깔아야 된다는 건가요?

▶ 예, 인조잔디 운동장은 수명이 6~7년 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환경전문가들은 인조잔디운동장을 조성하는 소재가 대부분 특수 폐기물이기 때문에 7년 후에 걷어낸 폐기물을 처리하는데, 당초 운동장 조성비용과 비슷한 비용이 들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결국 5억원을 들여서 인조잔디를 깔면, 5년 후에 다시 5억원 정도를 들여서 걷어내야 하고, 또 다시 5억원 정도의 돈을 들여서 공사를 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 입니다. 

◆ 질문. 폐기할 때도 잔디를 깔 때와 똑같은 비용은 든다고 하는데 그럼 그때 비용은 어떻게 마련하게 되나요? 

현재는 폐기 비용이나 재시공비용에 대한 예산 지원 계획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국의 운동장을 잔디운동장으로 교체하는 계획만 세우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질문 4. 그런데 학교에 천연 잔디를 까는 것 또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셨는데요,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나요?

▶ 예, 천연 잔디의 경우에는 인체에 유해한 농약, 제초제 등을 뿌려야 하는 문제가 있구요. 천영잔디에 비하여 관리에 따르는 어려움이 큽니다. 아울러 잔디를 잘 키우기 위해서는 운동장 사용일 수에 큰 제한이 따른다는 것 입니다. 잔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절반 이상은 잔디 보호를 위해 출입을 제한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질문 5. 그렇다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장 어떻게 만들어야 될까요?

학교 운동장은 명칭이 운동장이라고 해서 운동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학교운동장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잔디운동장이 만들어지면 아이들의 많은 놀이중에서 바닥에 금을 그어 하는 놀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보통 학교운동장 인조잔디 공사를 하면서 축구, 농구, 배구,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시설을 함께 하게됩니다만, 문제는 아이들 체육수업 역시 축구, 농구, 배구, 달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운동장은 배수시설이 잘 되어 비가와도 금방 물이 빠져나가고 어느 정도 쿠션이 있는 흙 운동장이 가장 좋은 운동장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에서 이런 좋은 흙 운동장을 만드는 사업은 지원을 해주지 않는다는 것 입니다.

처음에는 인조잔디 교체만 지원하다가 유해성 논란이 일어나자 현재는 천연잔디 교체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방송에 못다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보겠습니다.

이건 시민단체나 환경단체의 공식입장이 아닙니다.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제가 차선책으로 천연잔디를 주장하는 것은 천연잔디는 관리가 안 되면 그냥 흙운동장으로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조잔디 운동장은 나중에 흙운동장으로 복원하려면 최초 인조잔디 공사비에 버금가는 비용이 들어가야합니다. 그러나 천연잔디 운동장은 농약, 제초제 위험이 있고 잔디 사용이 불편하면 그냥 밟고 들어가서 사용하면 흙운동장이 될 수 있습니다.

천연잔디 시공할 때 배수공사를 하게되면 비가 와도 물이 고이지 않고 잘 빠질 것이고, 푹신푹신한 마사토가 깔려 있으니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그냥 흙운동장으로 사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정부에서 흙운동장을 개선하는 예산은 지원해주지 않으니 우선 천연잔디를 깔고 나중에 사용해보고 정 안되겠다 싶으면 그냥 흙운동장으로 사용하면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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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ktmzk 2009.12.01 01:11 address edit & del reply

    인조잔디의 위험성은 많이 강조하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이제 흙운동장이라는 단어를 좀 자제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흙운동장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먼지날리고 딱딱하고 여름에는 뜨거워서 앉기도 힘든 모래운동장이 있을 뿐입니다.

    인조잔디가 위험하고 천연잔디가 문제가 많다는 점은 잘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모래운동장이 최적의 대안인 것처럼 선전하시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학교 시절 배수공사에 스프링쿨러까지 갖춘 운동장을 3년간 사용해본 사람입니다. 그래봐야 똑같습니다. 돈낭비에 물낭비일 뿐입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흙운동장은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 이윤기 2009.12.01 10:06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다닌 고등학교는 야구부가 있었던 학교입니다. 잔디운동장은 아니지만, 배수공사가 잘 되어있어 비가 와도 이내 물이 빠지고 늘 푹신푹신한 쿠숀을 유지하는 흙 운동장이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야구연습이 가능하도록 잘 관리하였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인조잔디나 천연잔디에는 관리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흙이나 모래운동장은 비용을 들여 관리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모래 운동장이 여름에 뜨겁다고 하지만...인조잔디와는 비할바가 못됩니다. 그리고 한 여름에 더울 때, '폭염주의보'가 내리면 운동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정상이겠지요.

    • sktmzk 2009.12.02 20:42 address edit & del

      제 논지는 인조잔디가 좋다는 것이 아니라 다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말입니다. 모래운동장도 유지관리비용은 든다는 거죠.

      그리고 이윤기님이 다니셨던 학교와 같은 곳은 정말 전국에 몇 안돼는 특수한 사례입니다. 대다수 학교들은 그렇지 못하죠.

    • 이윤기 2009.12.03 15:55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주장은 각각의 장단점을 다 비교해봤을 때, 잔디 운동장 보다 훨씬 적은 공사비와 유지비용으로 좋은 흙운동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입니다.

  2. Sneakers louboutin pas cher 2012.12.18 20:03 address edit & del reply

    단점을 다 비교해봤을 때, 잔디 운동장 보다 훨씬 적은

초등생 학급회의 보다 못한 학부모 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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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토요일(21일) 마산 A초등학교에서 '잔디운동장 교체'를 안건으로 하는 학부모총회가 열렸습니다. 전교생이 994명인 이 학교 학부모 총회에는 112명이 참석하였습니다.

57명의 교직원을 포함하여 169명이 인조잔디와 천연잔디 설치를 결정하는 기명(?)투표에 참여하여 인조잔디 찬성 140명, 천연잔디 찬성 25명, 무효 4명으로 인조잔디를 설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투표 결과를 들은 많은 시민들이 인조잔디의 유해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데 도대체 어떻게 이런 결정이 학부모 총회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지 의아해 하시더군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이지만, 학부모 총회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보시면 어렵지 않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단순히 수치상의 결과만 보면 큰 문제를 발견하기 어렵습니다만, 현장에서 학부모총회를 지켜본 제 입장에서는 초등학교 학급회의나 반장선거보다 못한 학부모 총회를 통해 우리 생활속 민주주의가 어떻게 정착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학급회의와 학생회장 선거 등을 통해 민주주의와 민주적인 의사결정과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 없습니다. A초등학교 '학교운동장 조성을 위한 학부모 총회'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한 번 보시지요.

▲ 인조잔디로 시공한 마산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 이렇게 해도되나?

첫째, 현수막이 잘못 걸렸습니다. A초등학교 교장 선생님께서는 저희들에게 분명히 '학부모 총회'를 한다고 말씀하셨고, 당일 회의 때도 '학부모 총회'라는 표현을 여러번 하셨습니다. 그런데, 당일 현수막은 '학교운동장 조성 학부모회의'라고 붙어있습니다.

일 반적으로 정기총회나 임시총회는 보통 회의에 비하여 중요한 안건을 다루게 되고 총회안건은 회칙에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의도적이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학교운동장 조성을 위한 '학부모회의'로 격하시킨 것이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습니다.

둘째, 의사진행권 문제입니다. 모임의 성격이 학부모 총회든, 학부모회의든 학부모 대표가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학부모회가 구성되어 있다면 학부모회장이 의장이 되는 것이 상식이고, 만약 학부모회가 구성되어 있지 않다면 학교운영위원장이 회의진행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식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A초등학교는 '학부모 회의'를 처음부터 끝까지 교감선생님이 진행하셨고, 회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에게 회순을 확인하거나 안건토의, 기타토의 같은 것도 전혀 없이 학교측이 정해놓은 순서에 따라서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아 나중에 확인해보니 학교측에서 정해놓은 순서도 다 지키지 않았더군요. 환경단체와 교사대표, 전임 교장선생님이 각각 제안설명을 한 후에 질의응답 시간이 있었는데, 이 마저도 시간이 없다고 그냥 생략해버리더군요.

학부모는 발언, 토론, 질문도 없는 학부모 총회

셋째, 학부모 총회에 학부모는 누구도, 단 한 차례도 발언하지 못하였습니다. 회의의 명칭은 '학교운동장 조성 사업학부모 회의'인데 학부모 중에서 누구도 "인조잔디를 하자, 천연잔디를 하자, 아니면 잔디를 하지 말자"와 같은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교장선생님, 환경단체 실무자, 환경담당 교사, 전임교장 선생님의 지루한 설명을 1시간 30분 가량 듣고 곧 바로 투표를 하였습니다. 회의에 참석한 학부모들이 서로 의견을 말하고, 토론하는 과정은 완전히 봉쇄 당하였더군요.

학부모들의 발언과 토론만 제한된 것이 아니라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원래 순서에 포함되어 있던 질의응답마저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생략되었습니다.

결국, 학부모들은 환경단체로부터 인조잔디 유해성에 관하여 20분간 설명을 듣고, 곧이어 환경담당 교사, 전임교장 선생님으로부터 40분 이상 인조잔디가 안전하다, 천연잔디가 오히려 위험한 측면이 있다고 하는 과장된 설명을 듣고 투표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환경단체 역시 교직원들의 일방적인 인조잔디가 안전하다는 주장에 대하여 반론을 제기할 기회를 갖지 못하였으면, 학부모들도 학교측 입장을 대변하는 환경담당 교사와 전임교장 선생님의 발언에 대하여 반론이나 혹은 질문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 학교운동장 결정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는 학부모들


회의 성원, 정족수도 없는 회의와 투표

넷째, 이 회의에는 정족수가 없었습니다. 회의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자면, 총회원의 과반수 참석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는 것이 상식입니다. 그렇지만, 일반적으로 학부모 총회에는 과반수가 참석하는 일이 어렵기 때문에 정족수 과반수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사전에 회의 정족수에 관한 원칙은 정해져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의 당일이 되어서 참석한 학부형을 정족수로 하고 찬성과 반대의견 중에서 많은 쪽으로 결정하겠다고 발표하였기 때문에 사실 절차상 하자가 큽니다.

결국 학부모 총회를 부실하게 준비하였기 때문에 전교생이 994명인 학교에 112명의 학부모만 모여서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조성하자고 하는 무책임한(?) 결정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다섯째, 회의를 위한 일반 규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의견을 묻는 투표 절차 역시 엉터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중요한 결정을 하는 투표라면 꼭 현장에 와서 투표를 하는 방식뿐만아니라 더 많은 학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우편투표를 할 수도 있고, 혹은 토요일 오후까지 투표 시간을 연장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A초등학교 학부모 투표는 '놀토'가 아닌 토요일 오전에 당일 학부모 회의에 참석한 소수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하여 치러졌습니다. 정족수에 비하여 워낙 적은 숫자인 112명의 참석학부모가 투표에 참여하였기 때문에 이 학교 학부모 전체의 의사를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름 적어 넣는 기명투표, 그래도 문제 없다는 학교

여섯 째, 기명투표입니다. 이날 투표용지는 학부모들의 생각을 묻는 설문조사용지인지, 혹은 투표용지인지 구분이 잘 되지 않도록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투표자 이름을 적고 인조잔디에 찬성하는지, 천연잔디에 찬성하는지 표시하도록 되어있었다는 겁니다.

학부모들이건 교사들이건 이런 예민한 사항을 투표로 결정하면서, 그리고 사실상 자녀를 볼모로 맡겨둔 학교가 추진하는 일에 대하여 이름을 적고 투표하면서 학교 입장과 반대되는 투표를 하는 것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보통, 평등, 직접, 비밀선거는 초등학교 사회시간에도 다 배우는 민주주의 투표와 선거의 가장 기본적이 되는 원칙입니다. A초등학교 학교운동장 조성 학부모회의와 투표는 이런 기본적인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학교에서는 이름을 적지 않은 투표용지를 무효로 처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하더군요.

일곱 째, 학부모 총회를 개최한다고 하면서 교직원 57명이 투표에 참여하여 학부모 투표와 합산하여 결정하는 것 역시 바람직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교직원 의견이야 학부모 총회를 위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겠지만, 교직원들의 의견을 학부모 의견과 똑같이 반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미 학교장과 교직원들은 인조잔디 조성에 찬성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인조잔디 조성 사업을 추진해 왔습니다. 학교장과 교직원들이 중심이 되어 추진해 오던 인조잔디 조성공사가 유해성 논란이 벌어지면서 학부모회의를 통해 결정하게 되었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의견만 반영하는 것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과적으로 교직원 투표의 합산 여부와 상관없이 인조잔디 조성으로 결정이 났지만 절차상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 이름을 적는 기명 투표용지


학교에서 가르치는 민주주의, "찬성만 많으면 그만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런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학교장과 학교측에서는 절차상 전혀 하자가 없다고 믿고있다는 것 입니다.

A초등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문제가 중요한 관심의 초점이 되었던 탓에 경남방송에서 기자와 카메라가 나와서 회의 전체 과정을 보두 촬영하였고 경남도민일보 기자분이 현장 취재를 하였습니다.

민주적인 회의 원칙을 지키지 않고 진행되는 학부모 총회와 학부모 투표를지켜보던 경남방송과 도민일보 기자가 투표가 끝나고 개표가 이뤄지기 전에 회의 진행과 투표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교장선생님과 학교측에 문제제기를 하였습니다.

"초등학교 반장 선거나 학급회의도 이렇게 하지는 않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고 민주적 의사결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학부모 총회를 이런식으로 진행해도 됩니까?"

경남방송, 도민일보 기자의 이런 질문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교장선생님과 학교측에서는 절차상 전혀 하자가 없었다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인조잔디 운동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학교운동장을 인조잔디로 만드느냐, 천연잔디로 만드느냐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을 모두 놓치고도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학교를 보면서 한국교육의 앞날을 보는 듯하여 가슴이 답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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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16
  1. 사람있는풍경 2009.11.26 09:03 address edit & del reply

    그냥 아~주 끝내줘요~~!!!

    • 이윤기 2009.11.28 14:22 신고 address edit & del

      안타까운 일이 거듭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후회하는 일이 생길텐데 말 입니다.

  2. 이창림 2009.11.26 09:53 address edit & del reply

    민주주의를 제대로 세우는 길은 일상에서부터 만들어가야 하는 것. 할일이 너무 많습니다

    • 이윤기 2009.11.28 14:24 신고 address edit & del

      민주시민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서구에서 시민교육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이는 것은 결국 생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기 위한 일이더군요.

  3. 라이너스 2009.11.26 10:09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글 잘 보고갑니다.
    부모가 먼저 좋은 본을 보여야할듯합니다^^

  4. 천부인권 2009.11.26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을 하는 훈련이 필요한 국민들입니다.
    아직은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이 미숙한 시점입니다.

    • 이윤기 2009.11.28 14:25 신고 address edit & del

      평생교육, 사회교육에서...취미 강좌만 할 것이 아니라 서구처럼 민주시민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주민자치센타 같은 곳에서도 민주적인 의사결정 방법에 대하여 일상적 훈련이 이루어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구요.

  5. 지나가다 2009.11.26 12:36 address edit & del reply

    생각할 것이 많은 글이네요..
    민주화가 되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실질적인 민주주의가 얼마나
    정착되었는지는 아직도 의문이죠...
    절차상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면 그만이라는게 대부분인거 같고..
    옛날에는 이런 것도 없었다며 합리화하고..
    학교가 저 모양인데 다른 부문은 말할 것도 없겠죠...

    • 이윤기 2009.11.28 14:2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 역시 시민운동가로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을 깊이 해보게 됩니다.

  6. 구르다 2009.11.26 16:10 address edit & del reply

    사회에서 가장 뒤쳐진 곳이 학교입니다.
    그래도 이건 좀 아니다 싶군요.
    이건 사회의 변화 속도와 상관없는 기본이니까요

    근데 저게 보통의 경우일 겁니다.
    학교에서 교장은 대통령입니다. 어쩌면 그보다 권한이 더 크다 할까요
    부모들의 의견은 구색이고 그야말로 참고일 뿐이겠죠

    • 이윤기 2009.11.28 14:28 신고 address edit & del

      부모들의 의견이 무시되는 것도 문제지만, 저런 의사결정 과정에 대하여 아무도 항의하지 않더군요.

      심지어 학교에 우호적인 일부 학부모는 저런 의사결정 과정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답니다.

      우리생활속에 뿌리 내린 민주주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7. 솔연청풍 2009.11.26 16:49 address edit & del reply

    회의의 기본을 무시하는 학교에서 과연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을까...
    학생들의 문제를 논하기 전에 교사들을 넘어서 학교당국의 인식을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는것 같다..가장 모범을 보여야하고..정치와는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이나라의 미래를 위해 싸워야할 투사틀이 교육계에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보다 더 민주적으로....보다 더 모범적으로....
    학생들에게 보여줘야 할 것이며...보다 더 깊은 사명감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하는 행동이 무엇인지 한번 쯤 생각해보는 그런 교육계가 되었으면 한다....

    • 이윤기 2009.11.28 14:31 신고 address edit & del

      인조잔디냐, 천연잔디냐 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이런 엉터리같은 의사결정과정이 가능하다는 것이 참 기가막혔습니다.

      정치적인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우리 생활속 민주주의 수준은 아직 까마득해 보입니다.

  8. 이관현 2009.11.30 08:16 address edit & del reply

    8가지 문제점을 잘 봤습니다. 전교생이 무려 천 명 가까이 되는 초등학교에 학부모 총회가 바람직하지 못하게 진행된 이유를 알수 있게 되었습니다.

    • 이윤기 2009.11.30 09:29 신고 address edit & del

      모든 권리와 권한은 학부모 총회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시더라구요. 관심이 없어서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의 생각 같은 것은 들어 볼 필요도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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