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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자전거길을 벗어나 '길'을 재발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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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자전거길 ③ 합천보 -> 함안보, 국도, 지방도, 마을길로 달리다

 

지난 6월 3일 낙동강 자전거길 함안보 - 합천보 구간을 갔다가 돌아오는 길은 우포늪을 거쳐서 지방도를 따라 함안보까지 돌아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대중교통으로 돌아오는 것이 여의치 않기도 하였고, 낙동강 자전거길을 따라 함안보 - 합천보 구간을 왕복하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기도 하였기 때문입니다.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낙동강 자전거길을 달린 거리는 총 62km였습니다. 자전거길만 달리면 54km 정도 되는데, 아침을 먹으러 낙서면 사무소에 갔다오고, 박진전쟁기념관을 들렀다가 갔더니 거리가 길어졌습니다.

 

합천보까지 갔던 낙동강 자전거길을 되돌아서 내려오면 120km 정도 자전거를 타야하기 때문에 여름국토순례 답사를 겸해 우포늪과 우포생태교육원을 들렀다가 함안보로 돌아오는 지방도로를 선택하였습니다.

 

합천보에서 우포늪으로 가는 길은 1034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가 '옥야'에서 67번 지방도로를 타고 이방면까지 달렸습니다.  이방면에서는 다시 길을 바꾸어 1080번 지방도로를 따라 가다가 '우포생태교육원'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벗어나 국도, 지방도, 마을 길을 따라 남지까지

 

우포늪을 지나서 대대리에 있는 '우포생태교육원'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가 있는데, 장재마을을 지나 '푸른우포사람들' 사무실이 있는 목포길을 따라 가는 길이 정말 아름답고 좋습니다.

 

다만, 이 구간을 지나는 경우 소목마을을 지나서 가다가 주매길로 연결되는 도로가 없기 때문에 얕은 산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분들에게는 가뿐하겠지만 초보자들이 지나기는 쉽지 않은 길이더군요. 그래도 이 구간이 정말 아름답기는 합니다.

 

좀 더 쉬운 코스를 선택하려면 1080번 지방도로를 따라 주매마을까지 우포마을 지나 주매길을 거쳐서 토평천을 건너서 대대리로 갈 수 있습니다. 대대리 넓은 평야를 가로질러 우포생태교육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최단거리 5번 국도...고속도로 처럼 삭막한 길

 

오전에 합천보까지 가는 동안 체력이 많이 떨어진 탓인지 동행 두 사람의 속도가 느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중에 기록을 살펴보니 합천보까지 갈 때는 평균속도가 14km대였는데, 합천보에서 내려올 때는 평균 속도가 13km대였더군요.

 

우포생태교육원 마당에는 큰 플라타나스 나무가 만들어주는 시원한 그늘과 커다란 평상이 있습니다. 이곳에 앉아서 하루 중 가장 길고 편한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원래는 합천보에서 긴 휴식을 할 예정이었지만, 너무나 삭막한 합천보 물문화관에서 오래 있고 싶지 않아 곧장 길을 나섰기 때문에 '우포생태교육원'에서 긴 휴식을 하였습니다.

 

우포생태교육원을 출발한 후에는 20번 국도를 따라서 유어면 방향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유어면에서는 다시 79번 국도를 따라서 이동하였습니다. 동정리를 거쳐 영산으로 가는 79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장마면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지친 몸을 쉬었습니다.

 

원래는 강리삼거리에서 남지로 가는 지방도로를 이용할 계획이었지만, 점심을 먹을 곳을 찾다가 장마면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장마면을 지나서 관동장로교회에 조금 못 미쳐서 봉산마을 방향으로 길을 바꾸어 지방도로(영산월영로)를 따라서 남지까지 내려왔습니다.

 

지방도로를 따라 오는 길은 국도에 비하여 자동차의 방해를 많이 받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자동차로 우포늪에서 남지 방향으로 오는 경우에는 창녕읍에 못 미쳐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5번 국도를 이용하게 됩니다.

 

5번 국도는 자전거를 타고 창녕에서 남지까지 이동할 수 있는 최단거리 코스이기는 하지만, 고속도로 수준으로 만들어진 국도기 때문에 씽씽 달리는 자동차들과 함께 갓길을 달려야 하는 재미없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자전거 길은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사람도 없고 마을도 없는 길을 하염없이 자전거만 타고 달려야 하는 오래타기에는 지루한 길이기도 합니다.

 

 

 

마을과 마을을 잇는 국도, 지방도, 마을 길을 따라 달리면 사람이 보인다

 

그런데 합천보에서 우포늪을 거쳐 국도와 지방도 마을 길을 거쳐서 함안보까지 돌아오는 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을 달릴 수 있었습니다. 구간 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차량 통행도 그다지 많지 않았습니다. 지난번 의성군 사고처럼 운전자가 BMD를 시청한다거나 음주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자전거와 사고를 일으킬 일은 없겠더군요.

 

국도, 지방도, 마을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길'을 새롭게 발견하였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갈 때는 다니지 않는 길을 자전거를 탔기 때문에 달려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같은 구간을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다면 가장 빠른 길인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거나 혹은 5번 국도를 이용하여 남지까지 갔을겁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니 가장 재미없지만 빠른 길이라고 할 수 있는 5번 국도를 버리고, 자동차가 많이 다니지 않는 느린 길,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길, 사람이 다니는 길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지방도로와 마을 길을 따라 자전거를 달릴 때는 식수 보충, 간식 구입, 화장실 이용 등을 걱정할 일이 없더군요.  사람이 사는 곳에는 먹을 것도 있고, 마실 물도 있고, 쉬어갈 곳도 다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방도로, 마을 길을 따라 달려보면서 자전거 여행의 새로운 재미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먼 길을 갈 때는 늘 자동차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이런 길을 따라서 서울도 갈 수 있고, 광주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번도 못해봤습니다. 서울까지 가는 거리와 시간은 늘 KTX시간, 고속버스 시간으로만 계산하면서 살았기 때문이겠지요.

 

어떤 사람이 시내버스만 타고 서울서 부산까지 가는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있는데, 자전거를 타고도 마을과 마을을 이어놓은 길만 따라가면 서울도 가고, 광주도 갈 수 있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된 것입니다.

 

최근에 새로 만든 5번 국도와 같은 길은 고속도로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이 길에는 사람도 없고 마을도 없습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달리는 자동차와 마주오는 자동차 밖에 없는 재미없고 삭막한 길입니다. 오직 달리는 것만을 목적으로 만든 길이지요. 옆을 보거나 돌아볼 필요가 없는 길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낙동강 자전거길은 그 길을 만든 사람들의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도 자동차 처럼 속도를 내고 빨리 달리고 싶은 사람들, 시간에 쫓겨 최대한 빠른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도시 사람들을 위한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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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B급 로드가이드가 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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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7박 8일 동안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그동안 아이들 이야기만 여러편 포스팅하였는데요.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한 번 해 보겠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는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2007년 지금 고3을 보내고 있는 첫째 아이가 중학생이었을 때, 마산을 출발하여 부산 - 울산 - 경주 - 대구 - 구미 - 김천 - 대전 - 천안 - 평택 - 부천 - 임진각으로 가는 620km 국토순례에 참여하였습니다. 

전국에서 8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한 행사였는데, 방문 지역마다 '통일자전거 모금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임진각까지 자전거로 620km 국토 종주를 하였습니다.

당시 YMCA는 이 캠페인 통해 매년 1억원을 모금하여 1000대의 자전거를 북한에 지원하였으며 3년 동안 3000대의 자전거를 지원하였습니다.


장거리 자전거 국토순례에 재미를 붙여 이듬해 겨울에는 수능시험을 마친 고3 아이들, 그리고 대학생들과 함께 제주도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3박 4일 동안 250여 km를 달려 제주도 일주를 마치고 다음날은 새벽부터 한라산 겨울산행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려서부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였고, 두 번의 국토순례 참가 후에 한 참 동안 자전거를 즐겨탔습니다만, 타던 자전거를 몽땅 도둑맡고 나서는 2~3년 동안 좀 시들해졌습니다. 세 번째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게 된 것은 제가 속해있는 YMCA에서 전국적으로 자전거 타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한 번 해보자는 결의를 하는 과정에 저도 참여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또 개인적으로는 중학교 2학년이 된 둘째 아이와 자전거 국토순례를 함께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2007년에 첫째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 임진각까지 국토순례를 다녀온 경험이 있이 때문에 둘째와도 같은 시기에 비슷한 경험을 함께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마흔 여섯 나이 탓만은 아닐텐데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가 4년 전에 비하여 더 힘들었습니다. 국토순례를 앞두고 주말마다 하루에 20~30km씩 자전거를 타면서 준비를 하였지만 막상 매일 100km씩 달리는 국토순례를 시작하니 몸 곳곳에 이상이 생기더군요.



그래도 꾸준히 등산도 다니고 주말마다 조금씩 자전거 타기 연습을 해둔 덕분인지 다리 근육이 뭉치거나 아파서 힘들지믄 않았습니다. 작년부터 왼쪽 무릎에 약간의 통증이 있어 장거리 등산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자전거 연습이 도움이 되었는지 걱정하였던 무릎 통증도 없었습니다.

물론 장거리 자전거 타기를 할 때마다 찾아오는 엉덩이 통증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주행 중에 자주 엉덩이를 들어주고 했습니다만, 셋째 날부터는 엉덩이가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땀을 많이 흘리니 여섯째 날부터는 약간 짓무르기도 하였지만 큰 탈 없이 마무리 할 수 있었습니다.

의외로 가장 큰 통증은 어깨 통증이었습니다. 4년 전에도 장거리 국토순례를 해봤기 때문에 어깨 통증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유독 심하였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스트레칭을 해주고 자전거를 타면서도 자주 어께를 풀어주었지만 어께 통증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세 번째 국토순례, 나이 탓은 아닌데...어깨 통증으로 고생

임진각까지 국토순례는 무사히 마쳤는데, 집으로 돌아 온 그날 밤에 너무 어께가 아파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을 만큼 힘이 들었습니다. 결국 다음날 아침에 한의원에 가서 침을 맡고 뜸을 뜨고 물리치료를 받은 후에야 통증이 가라앉았습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병원을 잘 가지 않는 사람인데,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리 스트레칭을 해도 어께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 도저히 견딜 수가 없어 한의원을 갔었지요.

사실, 4년전 국토순례를 갔을 때와 비교하면 제가 맡은 역할이 달라진 탓도 있습니다. 그때는 자전거를 전문으로 타는 대학생 로드가이드들이 있었고 아이들 생활지도를 해주는 지도자들도 있었습니다. 제가 맡은 일은 홍보였기 때문에 낮에는 아이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저녁 시간에는 글을 쓰고 인터넷을 통해 홍보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한 마디로 제 한 몸만 잘 건사하면 되었습니다.

그런데 올 해는 사정이 좀 달라졌습니다. YMCA 실무자들이 로드가이드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그냥 혼자서 자전거만 묵묵히 탈 수 없었습니다. 광주에서 참가한 성인 참가자 중에서 4분과 꾸준히 생활자전거 운동을 펼쳐 온 몇몇 지역 YMCA 실무자들이 전문로드가이드 역할을 맡아주었습니다만 저 같은 B급 가이드도 역할을 맡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도심 구간을 통과할 때는 가끔씩이지만 대열을 파고드는 버스나 승용차를 막는 역할도 해야 했고, 40여명으로 편성된 1개팀의 도로 주행을 리더하는 역할도 맡아야 했습니다. 주행하는 대열의 앞위를 오가면서 참가자들을 독려하는 역할, 출발, 정지, 서행 등 주행 상황을 큰 소리를 전달하는 역할 그리고 자전거 체인이 빠지거나 하는 이상이 있으면 응급조치를 하는 역할 등 입니다.

처음엔 이런 역할들이 재미있더군요. 자전거 체인을 끼워주는 동안 순식간에 전체 대열이 지나가 버립니다. 얼른 본 대열의 제 자리로 찾아가려면 힘차게 패달을 밟아 전속력으로 주행 대열을 추월해서 달려 나가야 하는데 이때 느끼는 짜릿함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하루에 20 여회 이상 반복되니 날짜가 지날수록 힘 들어지더군요. 저는 B급 로드가이드였기 때문에 애초에 체력이 모자라서 뒤쳐지는 아이들을 밀어주는 역할은 맡지 않았는데, 뒤쳐지는 마산 참가자들을 다른 지역 실무자들에게만 맡길 수 없어 나중에는 그 역할도 몇 차례 맡았습니다.

맨 후미까지 뒤 쳐진 아이를 독려하고 언덕 길에서는 한 손으로 등을 밀어주면서 주행하는 것이 체력적인 부담되더군요. 정읍에서 공주로 가던 날, 공주에서 평택으로 가던 날 마산 참가자 세 명을 번갈아 가면서 밀어주었는데, 마지막에는 저도 많이 지치더군요.



A급과 B급의 차이, 복장만 봐도 다르다

뭐 어쨌든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나름 로드가이드 데뷔를 한 셈입니다. 아직은 여전히 B급 로드가이드이지만 말입니다. A급과 B급이 뭐가 다르냐구요. 앞서 소개한 김홍빈 대장 같은 분은 AA급 입니다. 이 분들은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대열의 선두와 후미를 하루 종일 질주하면서 교차로마다 차량을 통제하는 분들입니다.

그 외에 평소에 자전거를 꾸준히 탔던 YMCA 실무자들은 A급 로드가이드 입니다. 그리고 저는 B급입니다. A급과 B급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복장과 자전거가 다릅니다. 자전거를 늘 타던 분들은 자전거 탈 때 입는 옷과 헬멧, 장갑 그리고 무엇보다 자전거가 다릅니다. 

B급인 저는 이번에 겨우 입문형 산악자전거(엘파마 600D)를 구입하여 길들이기도 되지 않은 자전거를 타고 있고 유니폼과 헬멧은 모두 인터넷 최저가 제품입니다. 물론 외형에서만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전거 주행과 가이드 능력에서는 더 큰 차이가 납니다. 


 

A급 로드가이드들은 한 손으로 자전거를 타면서 앞 뒤를 돌아보고 대열을 독려하면서도 핸들이 전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저는 앞을 보고 달릴 때는 두 손다 놓고 갈 수 있지만, 뒤를 돌아보며 달릴 때는 한 손으로만 주행하면 핸들이 흔들립니다.
어쩔 땐 심하게 흔들려 넘어질 뻔한 일도 있습니다. 짧은 오르막 길을 만나면 뒤쳐지는 참가자들을 뒤에서 밀어주면서 올라갈 수 있지만, 긴 오르막 길을 만나면 겨우 제 몫을 해내는 정도입니다.
저 한 몸 잘 건사해서 무사히 임진각까지 갈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능력을 넘는 과도한 역할을 맡은 것이지요. 그래도 4년 전에 대열의 맨 후미에 유유자적하면서 달릴 때보나는 몸은 힘들고 긴장은 높았지만 훨씬 흥미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 이게 해보면 마약같은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벌써 올 겨울이 기다려집니다. 이번 겨울에 또 한 번 장거리 자전거 달리기 프로그램 진행 계획을 세우는 중 입니다.



<관련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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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13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B급 로드가이드가 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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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남매 2011.08.20 08:27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읽으니 아..이런 힘든 점도 있겠구나..현실감 팍팍 느껴집니다..ㅋㅋ
    민주아빠에게 이 글을 보여주니 고개를 살래살래 흔드네요..민남매가 좀 더 자라면 같이 참가하겠노라던 아빠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네요..ㅋㅋ

물건 잃어버려도 절대 안 찾아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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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이야기 이어갑니다. 초등5학년부터 고등학생들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7박 8일을 지내면서 가장 안타까웠던 것은 바로 자기 물건을 챙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전거 국토순례의 특성상 매일 매일 숙박장소가 바뀌는데, 하루밤 자고나면 수 많은 '분실물'이 생긴다는 겁니다. 숙박 장소가 아니어도 아이들이 머물렀던 장소에는 반드시 두고가는 물건이 생깁니다. 그런데 더 안타까운 것은 아무리 찾아도 물건 주인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숙소를 빠져나오면 진행팀 실무자들이 커다란 비닐봉투를 들고 숙소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아이들이 흘리고 간 물건을 담아 나옵니다. 양말, 수건 같은 것은 기본이고 팬티, 티셔츠, 바지, 샴푸 같은 생활용품은 수 없이 버리고 가더군요. 

어떤 날은 매일매일 자전거 탈 때 입는 단체복을 버리고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침마다 국토순례 출발을 앞두고 아이들이 모두 모이면 분실물을 꺼내놓고 '주인찾기'를 하는데 신기하게도 잃어버린 물건은 잔뜩인데 주인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분실물을 찾아나서거나 금새 주인이 나타나는 품목은 딱 세가지 뿐입니다. 바로 휴대전화, 자전거 헬멧 그리고 장갑입니다. 다른 물건은 잃어버려도 찾아다니지 않는 아이들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리면 진행실무자들에게 분실 사실을 알리고 스스로 찾아다닙니다.

또 자전거 탈 때 없어서는 안 되는 헬멧과 장갑을 아무곳에나 두고 다니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는데, 다행히 출발을 앞두고 주인을 찾으면 어김없이 나타나서 챙겨갑니다. 헬멧과 장갑이 없으면 자전거를 탈 수 없으니 아무리 귀찮아도 두 가지는 챙기지 않을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물건은 휴대전화 뿐?

그러고보면 아이들이 정말 애착을 가지고 소중히 여기는 물건은 '휴대전화' 밖에는 없는 셈입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국토순례에 가지고 온 물건들 중에 여분이 없고 동료들에게 빌릴 수도 없는 물건은 바로 휴대전화와 헬멧, 장갑 뿐이더군요.


그 외 대부분은 자기 물건을 챙기지 않아도 별로 불편할 일이 없어보였습니다. 수건, 양말, 속옷, 티셔츠 같은 물건들은 여유분을 충분히 챙겨왔기 때문에 한 번 잃어버리고 나면 실무자들이 들고와서 주인을 애타게 불러도 찾아갈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또 아이들 대부분은 스스로 자기 짐을 챙겨오지 않았기 때문에 세면도구 같은 것들은 한 번 잃어버리고 나면 자기물건인지 아닌지 구분도 할 줄 몰랐습니다. 잃어버려도 별로 아쉬울 것도 없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가지고 온 샴푸, 치약 같은 것들이 넉넉하니 빌려쓰면 그만입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이 자기 물건이라고 애착을 가지는 것은 휴대전화가 유일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휴대전화를 제외한 어떤 물건도 아이들에게는 애착관계가 형성되지도 않았고 잃어버리지 않고 챙겨야 할 만큼 소중한 물건도 아이었던 것입니다.



유치원에서부터 단체 활동을 할 때는 자기물건에 이름을 써라고 가르치고, 국토순례를 시작하는 첫날 네임펜과 매직펜을 나눠주며 이름을 써라고 그렇게 일렀건만 아이들이 버리고 간 물건에는 대부분 이름이 씌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주인이라고 나서지 않으면 찾아줄 수 없는 것이지요. 국토순례를 마치고나니 이렇게 아이들이 버리고 간 물건이 커다란 상자에 한 박스가 넘더군요.

의식주 생활 교육도 한심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셋째 날 아이들이 샤워를 하고 그날 입었던 유니폼을 세탁하여 탈수를 시키도록 생활지도를 하였습니다. 아이들 샤워가 끝나갈 무렵 탈수를 할 수 있는 세탁기가 설치된 곳으로 갔더니 줄을 길게 늘어서서 기다리는 아이들이 수두룩 하였습니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숙소에 도착하면 밥 먹고, 씻고, 세탁하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빠듯한데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이 안타까워 세탁기가 설치된 곳으로 가서 어찌된 일인지 살펴보았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참으로 어이없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전거 타면서 입었던 상, 하의 한 번을 놓고 탈수 버튼을 눌러놓고 저절로 세탁기가 멈출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자동세탁기에 탈수 버튼을 누르고 저절로 멈출 때까지 기다리면 대략 8분 정도가 걸립니다. 



댁의 아이는 세탁기 돌릴 줄 알까요?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자가 160여명인데 한 사람당 8분씩 탈수를 하면 하룻 밤을 꼬박 새워도 모두 탈수를 시킬 수 없는 시간입니다. 그런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 중 아무도 이 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지 못하더군요. 그냥 줄을 서서 기다리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어른들이야 다 아시겠지만, 자전거 탈 때 입는 유니폼은 쿨맥스 소재로 되어있기 때문에 탈수기에서는 1분 정도만 돌려도 수분이 대부분 빠져나갑니다. 따라서 1분씩만 돌려도 충분할 뿐만 아니라 용량이 큰 세탁기였기 때문에 한꺼번에 10명, 20명 분을 넣고 돌려도 탈수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40분 동안 세탁기 앞에서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이들 세탁물을 남, 여로 구분하여 한 번에 20여명씩 넣고 2분씩 탈수를 시켜서 보냈습니다. 다음 날부터는 아예 조별로 모아서만 탈수를 하도록 시켰지요. 옷 한 벌씩 넣고 8분씩 탈수하는 아이들을 보며 한심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저희 아들도 별로 다르지 않더군요.

나중에 중학교 2학년인 저희 아이와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녀석도 세탁기 사용법을 모르더군요. 집에서 밥 하고 라면 끓이고 주말마다 청소는 해봤지만 빨래는 한 번도 해 본일이 없다는 겁니다. 밥도 안 해보고 청소기도 사용해 본일이 없는 아이들이 더 많을거라고 하더군요.

아이들이 쓴 소감문을 읽어봐도 이런 문제의식을 가진 아이들은 없습니다. 어려운 국토순례를 마친 아이들 대부분은 힘든 일을 이겨 낸 경험을 바탕으로 공부를 열심히 하겠다거나 자기의 꿈을 이루겠다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지요. 뿐만 아니라 배가 고픈 경험도, 목이 마른데 물을 실컷 먹을 수 없는 경험도 이번이 난생 처음이라는 아이들도 수두룩 하였습니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아이들의 몸에 베인 삶의 습관을 바꿀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알고 있으면서도 자기 물건도 못 챙기고, 세탁기 조차 사용할 줄 모르는 아이들을 보면서 느끼는 안타까움을 쉽게 지울 수는 없었습니다.


<관련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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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0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우리만 버려두고 모두 떠났다?
2011/08/13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B급 로드가이드가 되다 !
2011/08/12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물건 잃어버려도 절대 안 찾아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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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9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도로를 주행하는 자전거는 차 입니다
2011/08/08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5학년 초딩들도 강진 -임진각 620km 달리다
2011/08/06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父子 620km 함께 달리다 !
2011/08/05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믿을 수 없어? 내 힘으로 620km를 달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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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28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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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atte 2011.08.12 11:36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아이들은 아닌거 같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다닐적에도 분실물 나오면 '어, 내꺼네....' 하고선 안들고 가는 아이들이 몇몇 있었거든요. 공짜로 얻는 듯한 물건은 원래 그렇게 애착이 없어지는가 봅니다.
    공짜는 아니지만 말입니다. 아직 아이들 눈에는 공짜로 보이거든요. 공짜가 아니라는걸 사람들이 알아야 할텐데 공짜라고 착각을 하니 참 큰일입니다 그쵸?

    • 이윤기 2011.08.13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오랜만입니다. 휴가는 다녀오셨나요? 전 국토순례를 휴가 삼아 다녀왔습니다.

      우리가 소비에 있어서 지나치게 풍요로운 것은 아니가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2. 121 2011.08.12 15:05 address edit & del reply

    남 얘기가 아니고 바로 당신의 가정! 자식 이야기지요... 보세요,,한국부모들이 자식을 얼마나 바보같이 무식하게 키우는지요???

    • 이윤기 2011.08.13 10:5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아이들에게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을 하곤합니다.

  3. 저녁노을 2011.08.12 16:14 address edit & del reply

    학교현장에서도 마차가지 입니다.
    풍족한 세상을 살다보니..잃어버리면 또 ㅅㅏ 주니 무슨 아쉬움 있겠습니까.
    정말...큰일입니다.

    • 이윤기 2011.08.13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들이 부족함, 모자람을 경험해 봐야 하는 거군요.

  4. 이종윤 2011.08.12 17:55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마산팀은 항상 팀끼리모아서 다같이 세탁하고 다같이 탈수했는데ㅎ 우리마산팀이 최고네요!

    • 이윤기 2011.08.13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래 니들은 잘 했어 ^^ 멋져 부렀어 ^^

도로를 주행하는 자전거는 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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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순례, 자동차 운전자 배려 꼭 필요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전남 강진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리는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여하였습니다.

오늘은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면서 느낀 자동차 운전자들의 태도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에는 전국에서 초등 5학년에서부터 60대까지 143명의 참가자와 20여명의 진행팀이 함께하였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함께 자전거를 타고 국토순례를 하다 보니 경찰의 협조를 받았지만 교통 소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왕복 4차선 이상 도시외곽 국도를 따라 자전거를 달릴 때는 하위차선 1차로를 자전거 국토순례단이 차지하고 달려도 교통소통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왕복 2차선 국도의 경우나 불가피하게 도심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다소간 교통정체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습니다.


차량소통에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교통경찰 외에도 5대의 행사 진행 차량과 20여명의 진행요원들이 안전한 자전거 주행과 차량 소통을 위하여 배치되었지만 복잡한 도심 구간에서 교통정체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지요.

그런데 이런 도심 구간을 지나면서 적지 않은 운전자들의 난폭한 대응을 경험하면서 정말 자전거에 대한 배려와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선 많은 운전자들은 자전거를 ‘차’라고 인식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자전거를 끌고 왜 도로에 들어와서 X랄이야 " 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자전거 도로도 없는데 왜 여기(시내) 들어와서 차량 정체를 일으키냐?"고 화를 내는 운전자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명백히 ‘차’로 분류되어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도로를 주행하는 자전거를 차로 인정해주지 않았습니다. 차가 막히면 당연히 앞차가 빠질 때까지 기다리는 운전자들이(간혹 얌체 짓을 하는 운전자들이 있지만) 자전거가 느린 속도로 도로를 주행하거나 혹은 도로에 정차해 있으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옆으로 끼어 들어 앞쪽으로 나가려 합니다.

버스 운전기사들도 위험하게 운전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자전거가 도로 가장자리 차선으로 대열을 지어 주행하고 있는데도 그 사이를 비집고 버스정류장 진입을 시도하더군요. 이런 위험천만한 상황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진행요원들이 자전거와 몸을 던져 버스를 막아야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답니다.

                              



또 아찔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곳은 우회전하는 차량들과 마주칠 때입니다. 자동차보다 느린 자전거를 앞질러 1차선으로 들어온 운전자들이 자전거 대열을 끊고 우회전을 시도하는 위험한 상황도 겪었습니다.

진행요원들이 사전에 우회전을 시도하는 차량 앞을 막고 인사를 하고 협조를 당부하여도 자동차로 밀고 들어오거나 욕을 퍼붓는 경우도 여러번 겪었습니다.

물론 자전거가 대열이 다 지나갈 때까지 기다려주고 박수를 쳐 주거나 경적을 울리며 격려해주는 운전자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수는 아니지만 도로를 주행하는 느린 자전거를 용납 못하는 운전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분들은 시속 60km로 달리는 자동차의 빠른 속도가 도심 도로를 주행하는 '정상'(?) 속도라고 생각하는 분들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은 시속 10~20km로 도심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의 느린 속도를 받아들이지 못하시더군요.

자전거가 자동차를 대신할 수 있는 친환경 미래 교통수단으로 정착되려면 자전거가 자동차와 함께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도로교통법상의 ‘차’라는 인식이 폭넓게 확산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도로에서 자전거는 자동차에 비하면 정말 힘없는 약자입니다. 자동차가 가까이 다가오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좋은 도시는 보행자가 걷기 좋은 도시,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라는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운전자 여러분 도로는 자동차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동차와 자전거가 같이 사용하는 곳이라는 점 꼭 기억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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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니그럼 2015.04.21 13:00 address edit & del reply

    아니 그럼 버스는.. 정류장에 손님 내려주지도 못하고 멍때리고 서있어야하나요. 그것도 문제인듯..

    • 이윤기 2016.09.12 10:10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전거 대열을 끊지 않고 서행하면서 정류장으로 들어가면 서로 안전하게 비켜갈 수 있을겁니다.

  2. 그들만의 축제 2016.05.17 13:50 address edit & del reply

    누구를 위한 축제입니까. 자전거 한 대만으로도 운전자 입장에선 아찔한데 저렇게 다니면 참... 덕분에 업무에 차질을 빚는 사람들은 저런 행사를 위해서 희생하는건 당연한 건가요? 굳이 자전거 도로도 잘 구획되지 않는 나라에서 저런 행사를 하다니 취지는 좋을 지 몰라도 그에 따른 피해나 불편 또한 생각해 보시길.

    • 이윤기 2016.09.12 10:08 신고 address edit & del

      이렇게라도 자전거를 타고 다녀야 자전거 도로가 만들어지겠지요.

      왜 도로 주행의 우선권이 항상 자동차에 있어야 하는 걸까요?

  3. 로드타는자 2016.09.07 00:26 address edit & del reply

    권리만 말하고 있네요.
    자전거가 차로 인정되는.부분은!
    마지막 차선의 1/3을 넘지 않는 일렬주행뿐입니다.
    저위의 사진은 단체로 불법을 자행한
    셈이죠

    • 이윤기 2016.09.12 10:09 신고 address edit & del

      불법?
      혹시 법이 잘못된건 아닌가요?

      법을 고쳐서 불법을 저지르지 않게 해주면 좋겠네요.

5학년 초딩들도 강진 -임진각 620km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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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는 전국에서 143명이 참가하였습니다. 그중 전국 최연소 참가자 3명은 모두 마산에서 참가한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입니다.

세 명은 모두 YMCA 유치원인 아기스포츠단 출신들이고 부모님이 모두 YMCA 생활협동운동 모임인 등대 촛불로 참가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오늘은 전국 최연소 참가자인 초등 5학년 세 명의 국토순례 이야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소연이, 건모, 승재는 모두 초등 5학년인데 여자 아이인 소연이 이야기부터 들려 드리겠습니다.


묵언 수행 하듯 자전거를 탄 소연이

소연이는 국토순례 둘째 날부터 우리팀의 마스코트로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애초부터 소연이 체력으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좀 있었는데 첫날부터 자꾸만 뒤쳐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둘째 체력이 뒤쳐지는 소연이는 둘째 날부터 전체 대열의 맨 선두에서 진행대장과 함께 자전거를 탔습니다. 

가끔씩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타나면 선두 대열에서 뒤쳐져 후미로 밀려날 때도 있었지만, 웬만해서는 포기하지 않고 계속 자전거를 탔습니다. 전체 대열의 맨뒤로 쳐졌을 때도 "버스 타고 갈래?" 하고 물으면 말없이 고개만 옆으로 살레살레 흔들곤 하였습니다. 



늘 전체 대열의 선두에 있었기 때문에 소연이는 사진에 많이 찍혀습니다. 진행대장을 포함하여 자전거 국토순례단 전체를 찍은 사진에는 어김없이 소연이 모습이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자전거 타는 것이 익숙하지 않고, 체력이 모자라는 아이들을 선두에 새워두고 집중 관리한 덕분에 소연이는 사나흘이 지나면서부터 경사에 맞춰기어조작도 익숙하게 해내더군요.

작은 키에 몸집 보다 큰 자전거를 타고 웬만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소연이 모습은 모든 참가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언니, 오빠들, 어른들, 선생님들 모두가 소연이를 볼 때마다 "소연아 힘내 !", "소연이 화이팅!" 하고 응원해주었습니다. 



사흘 째 되는 날 아침에 만났더니 새까맣게 탄 얼굴, 콧잔등에 허물이 벗겨지고 있더군요. 그래도 힘들다고 징징거리는 일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소연이는 마치 묵언 수행하는 수행자처럼 말 대꾸도 하지 않고 자전거를 탔습니다. 누가 물어도 말로 대답하지 않더군요. 꼭 필요한 말만 빼고 모든 의사표시는 고개를 끄덕이거나 좌우로 흔드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말할 기운도 아껴서 자전거를 타는데 온 힘을 쏟아붓고 있는 것 같더군요. 그렇다고 끝까지 자전거를 타겠다고 고집을 피우지도 않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나면 미련없이 '버스'를 타기도 하였습니다. 군산에서 공주로 가던 날 저와 함께 대열 맨 후미로 쳐졌습니다. 쏟아지는 폭우를 맞으며 1시간 넘게 자전거를 탔습니다.



목적지 공주 한옥 마을을 10여km 남겨 두었을 때 버스를 타겠다고 하더군요. 더 이상 다른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자신이 가진 모든 에너지를 온전히 자전거를 타면서 소진해 버린 아이가 이젠 '버스'를 타야겠다고 하는데 10km 밖에 안 남았으니 끝까지 가보자는 말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소연이는 마치 자전거로 수행을 하는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어떨 때는 '한비야'씨가 연상되기도 하였습니다. 딱히 어떤 점이 닮았다고 표현할 수는 없는데, 초등 5학년 밖에 안 된 녀석이 힘들다는 말 한 번 하지 않고 묵묵히 패달을 밟는 모습을 보며 여러 번 '한비야'씨를 떠 올렸습니다.

소연이가 미소를 보여주고 입을 열기 시작한 것은 임진각을 하루 남겨 둔 부천YMCA에 도착하였을 때입니다. 다음날 오전에 55km만 달리면 자전거 국토순례가 끝나는 날 이었지지요. 저녁 식사를 하러 식당에 온 소연이는 언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을 날리기 시작하더군요. 초등 5학년 여자 아이의 모습을 조금씩 되찾아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누구라도 1분 안에 친구를 만드는 말라깽이 건모

또 다른 초등 5학년 1명은 건모입니다. 건모는 겉 보기에 말라깽이 입니다. 눈으로만 보면 저 몸으로 과연 임진각까지 갈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제 건모는 2월생으로 일찍 입학하여 5학년이 되었기 때문에 나이로만 따지면 4학년들과 동갑입니다.

초등 5학년 3인방 중에서도 그야말로 최연소 참가자입니다. 건모는 힘들면 힘들다, 지치면 지친다고 자기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아이입니다. 넘치는 에너지를 가진 아이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언덕길을 넘어가면 힘이 닿는 만큼 자전거를 타고 올라갑니다. 그러다가 힘이 부치면 그냥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갑니다.



가파른 언덕길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속도도 별로 빠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타고 가는 것이 빠릅니다. 건모는 자전거를 끌고 오르막길을 오르다가도 힘이 좀 모아졌다 싶으면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올라갑니다. 힘들다는 이야기를 수 없이 하고 몇 킬로 남았냐는 질문도 수백 번 하였지만 '버스'를 타겠다는 이야기는 한 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건모는 에너자이저입니다. 자전거 탈 때는 힘들어 죽겠다고 했다가도 휴식 시간이 되면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합니다. 조장이나 당번을 따라 생수나 음료, 간식을 받으러 함께 다니고, 다른 참가자들과도 허물없이 어울리는 아이입니다. 마치 다람쥐처럼 가벼운 모습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사람들과 어울리더군요. 건모는 처음 만난 사람과도 금새 친해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택에서 찜질방을 숙소로 사용하던 날, 사우나 냉탕에서 중, 고등학생 형들이랑 어울려 물장난하고 노는 초딩은 건모 밖에 없었습니다. 구김살 없는 건모는 먹을 것이 있는 곳을 잘 찾아다니고 남는 간식이 있으면 재빠르게 하나라도 더 챙겨먹는 생존 능력이 탁월한 아이입니다. 늘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힘들어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웃음과 에너지를 나눠주는 역할도 많이 하였습니다.

중학생 같은 초딩 5학년 승재

성재는 키가 좀 작은 것만 빼고나면 중학생 형들과 비교해도 체격이나 체력으로는 조금도 뒤쳐지지 않았습니다. 힘으로도 중학생들에게 별로 밀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뭘 해도 중학생 형들에게 뒤쳐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광주시내를 지나 518국립묘지로 가던 날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져는데 헬멧이 깨져버렸습니다. 헬멧을 쓴 덕분에 다친 곳은 없었지만 초등 5학년이면 놀랄만도 한데 이 녀석은 어른처럼 툴툴 털고 일어나서 그냥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겁니다. 휴식 시간에 넘어질 때 부딪힌 곳이 아프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그 때문에 힘들다는 이야기는 젼혀 하지 않았습니다. 




승재는 강진을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가는 동안 한 번도 버스에 타지 않았습니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타나도 한 번도 대열에서 뒤쳐지는 일도 없었습니다. 중학생 형들도 한 두번씩은 대열에서 밀려나 후미로 쳐지는 일이 있었는데 승재는 늘 자기자리를 지키면서 자전거를 탔습니다.

워낙 자전거를 잘 타다보니 소연이나 건모 만큼 다른 사람들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건모나 소연이는 함께 국토순례에 참가한 어른 참가자들에게 "대견하다" "대단하다" 하는 칭찬을 많이 들었는데, 승재는 그러말을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어른들 누구도 승재가  초등 5학년 밖에 안된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 만큼 자전거를 잘 탔기 때문입니다. 



전국 143명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자 중에서 최연소 참가자였던 초딩 5학년 소연, 건모, 승재는 모두 전남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완주하였습니다. 너무너무 힘들 때는 잠깐씩 버스를 타기도 하였고, 자전거가 고장나서 할 수 없이 버스에 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하여 완주가 아니라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도 그런 말을 할 수 없는 것은 아이들이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초등 5학년 밖에 안 된 이 아이들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주일을 보냈을 것입니다.  그 힘들었던 순간은 다 잊어버렸는지, 임진각에서 해산식을 마치고 기차를 타고 마산으로 내려오면서 내년에도 자전거 국토순례에 다시 참가하겠다고 약속하는 아이들이 참 대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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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비 2011.08.08 12:06 address edit & del reply

    내년에도 가나요?

    • 이윤기 2011.08.08 12:56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내년에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아들이랑 한 번 함께 가보시지요?

  2. 강산 나비 2011.08.08 18:09 address edit & del reply

    넘 자랑으런 한국의 인 의 긍지 국토순례에 참가한 모두에게 찬사를 보냄니다..윤 토끼

  3. hana 2011.08.09 10:12 address edit & del reply

    성재가 아니라 승재 아닌가요?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

    • 이윤기 2011.08.09 13:12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네요.....^^*

      승재로 고쳤습니다.

  4. 민남매 2011.08.17 10:35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을 읽고 나니 가슴이 너무 벅찹니다..^^ 와이 유치원을 통해 이런 프로그램도 있다는 것을 알고 갑니다.그리고 꼭 저희 아이들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 이윤기 2011.08.17 17:16 신고 address edit & del

      내년부터는 중학생 이상만 참가시키려고 합니다.

      YMCA 아기스포츠단이나 유치원을 졸업한 아이들은 예외적으로 초등 5학년부터 참가신청을 받을거구요.

  5. 김경환 2011.08.20 10:52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 조카 승재 자랑스럽다 - 베트남에서 삼촌이

    • 이윤기 2011.08.22 08:14 신고 address edit & del

      멋진 조카를 두셨습니다. 승재 삼촌 ^^*

  6. 정찬양선생님 2015.01.10 19:21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진조카를두셨습니다..승재삼촌^^*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父子 620km 함께 달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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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8일부터 8월 3일까지 6박 7일 동안 제 7회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였습니다. 전남 강진에서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리는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에는 전국에서 143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행사에 남다른 의미가 있었던 것은 중학교 2학년인 둘째 아이와 함께 참여하였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것은 세번 째 입니다.

2007년 8월에 지금 고3인 첫째 아들과 마산을 출발하여 부산, 경주, 대구, 구미, 김천, 대전, 천안, 평택, 부천을 거쳐 임진각까지 가는 제 3회 YMCA 자전거 국토순례(620km)에 참가하였습니다.   

2008년 1월에는 당시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아들과 함께 마산YMCA가 주최한 청소년 제주도 자전거 국토순례(240km)에 참가하였구요. 중학교 2학년이된 둘째 아들과 함께 제 7회 자전거 국토순례에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아이는 제주도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여하였을 때, 고3~대학생 형들과 함께 참여하여 많이 힘들어 하였던 기억이 있는데, 예상외로 이번에 스스로 국토순례 참가를 결정하였습니다. 



마산 참가자는 저희 둘째 아이를 포함해서 모두 12명이었고 저를 포함하여 실무자 2명이 아이들을 인솔하여 국토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늘 순수한 참가자가 아니라 진행자로 이런 행사에 참여하기 때문에 저희 아이들은 대체로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4년 전에 첫째 아이와 자전거 국토순례를 갔을 때는 제가 아이들 생활지도를 맡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와 제가 서로 어색하게 '조우' 할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독립심이 강한 탓인지 첫째 아이는 국토순례 일주일 동안 한 번도 저를 찾아 온 일이 없습니다. 

가끔 제가 걱정이 되어서 아들 녀석을 보러가도 친구들과 어울려 외면하기 일쑤였습니다. 사진을 함께 찍자는 것도 하도 마다하여 출발 할 때 마산역에서 한 번, 임진각에 도착해서 한 번 더 찍은 것이 전부입니다. 첫째 아이는 YMCA 유치원(아기스포츠단)에 3년을 다니는 동안 한 번도 아빠가 일하는 사무실에 온 일이 없었지요. YMCA에서 만나면 "선생님"이라고 부르거나 아예 외면해버리는 녀석이었답니다.



막내 티 팍팍내는 둘째 아이과 국토순례에 나서다

그런데 둘째는 좀 다릅니다. 막내 티를 팍팍내는 녀석입니다. 이 녀석은 아빠와 함께 국토순례를 간다는 것 때문에 주저하지 않고 참가를 결정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녀석은 쫄쫄이(졸졸 따라다니는) 기질이 다분합니다. 첫째와 달리 친구들이 있는 곳에서도 선생님 '아빠"라고 부르고 대화를 할 때도 "예"라고 하지 않고 "응"이라고 하는 녀석입니다.

YMCA 유치원에 다닐 때도 첫째와 달리 자주 친구들을 데리고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 나타났습니다. "야 ! 봐라 우리 아빠 여기 있다" 하고는 빙긋이 웃으며 자랑하던 일이 여러 번입니다. 두 녀석이 확실히 다른 특성을 보여주더군요. 

이런 둘째 아이와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에 함께 참가하였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번에는 제가 남자 아이들 생활지도도 맡았습니다. 아이들을 혼낼 일이 있으면 예외없이 혼내야 하고 아이들을 칭찬하고 격려해 줄 때는 내 아이를 맨 나중에 챙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아마 둘째 녀석은 제가 있어서 위안이 될 줄 알았을텐데 별로 그런 역할을 해줄 수가 없었지요.



전남 강진을 출발하여 첫째 날은 나주청소년수련관까지 둘째 날은 정읍  청소년수련관까지 이동하였습니다. 애써 아들녀석과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면서 저는 저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자기 일과 역할을 하려고 마음먹고 있었지요.

하루 종일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저녁을 먹이고 씻기고 빨래하는 것을 돌봐주고 나면 밤 10시가 훌쩍 넘어야 진행팀 회의를 합니다.  하루 활동을 평가하고 다음날 라이딩 계획을 점검하다보면 12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입니다. 새벽이 되어서야 자러 들어갔더니 둘째 녀석이 매일 저녁 제 잠자리를 챙겨놓고 자더군요.

이 녀석은 첫째 아이에 비하여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많은 녀석인데, 문제는 자신도 그렇게 배려 받고 싶어하고 그런 배려를 받지 못하면 상처를 받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선생님 아들이라서 특별한 대우를 해준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과 아들을 위해서 뭘 어떻게 배려해주어야 할까 하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첫날은 다른 아이들에 비하여 조금도 뒤쳐지지 않고 무난하게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내던 아들이 둘째 날부터 힘들어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이는 좀 예민한 편이라 집을 떠나면 화장실 가는 것을 힘들어 하고 상대적으로 두려움이 많은 아이입니다.

 


포기하더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라는 아비 마음

둘째날 내장산으로 들어가는 추월산 고개(해발 약 530m)를 넘기 전에 진행자들이 "3km가 넘는 고갯길을 넘어야 한다", "국토순례 전구간 중에서 가장 힘든 코스다" 뭐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런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 견딜 수 없을 만큼 배가 아팠는지는 알수 없지만 아들 녀석은 "배가 아파 더는 자전거를 못 타겠다"  하더군요. 이마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어지럽기도 하여 자전거를 더 이상 못타겠다고 하는 겁니다.

아비 입장에서는 솔직히 화가 나더군요. 시작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는 것이 영 마뜩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추월산 고개 아래까지 가는 길도 가파르지는 않았지만 길고 긴 오르막이 이어졌기 때문에 많이 지치기는 하여습니다만, 그래도 시작도 해보기 전에 포기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두려운 일, 어려운 일을 만나면 시작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는 것이 싫기도 하였고, 이 코스를 포기하고 나면 스스로 느끼는 좌절감도 마음에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아들 녀석은 '버스'를 잠깐 탓다가 걸어서 고갯마루까지 올라왔습니다. 힘들게 자전거 타고 올라가는 친구들이 있는데 편하게 차 타고 고개를 넘어가게 할 수는 없다고 판단한 진행자들이 걸어서 고개를 넘어가라고 하였다더군요.



워낙 가파르고 긴 고갯길이라 절반이 넘는 참가자들이 자전거를 타고 오르지 못하고 내려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왔기 때문에 그냥 맨 몸으로 걸어 간 것이나 자전거를 끌고 간 것이나 별차이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자전거를 끌고라도 올라간 아이들은 어쨌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냈다는 자부심(?)을 얻었지요. 

이날 아들 녀석의 컨디션은 최악이었습니다. 저녁에 아들을 만나서 "시작도 해보기 전에 지레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할 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하면 도움을 받을 기회가 있지만 중도에 포기하고 차를 타면 아무도 도와줄 수가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실제로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참가자들 중에는 늘 대열 맨 후미까지 뒤쳐지거나 심지어 2~3km까지 뒤쳐지면서도 절대로 포기하지 않고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버스'에 타라고 해도 끝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겠다고 고집을 꺽지 않는 아이들이 있었거든요.

제 아들도 그래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는데, 시작도 해보기 전에 포기하는 것이 안타깝고 못마땅하더군요. 추월산 고갯길에서 라이딩을 포기한 아들 녀석은 그날 저녁내내 저와 눈을 잘 못 맞추더군요. 저도 화가 좀 남아 있어서 아들 녀석을 따뜻하게 대하기가 어려웠구요.



힘들었는데도 내년에 또 가겠다는 아들 녀석 대견


다행히 셋째 날은 무난하게 지나갔습니다. 국토순례 7일 기간 중에서 가장 긴 코스로 하루 102.7km를 달리는 날이었는데 아들 녀석은 힘들어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하루를 잘 지냈습니다. 이날 코스는 33km 새만금 구간이 포함된 날이어서 오르막 길이 많지 않았고 지역별로 자율적으로 라이딩을 하였기 때문에 훨씬 재미있게 자전거를 탔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아들 녀석이 쓴 소감문을 읽어 봤더니 이날 자전거 타기가 가장 즐거웠다고 하더군요. 자동차가 다니지 않은 새만금 길에서 긴장을 늦추고 친구들과 이야기도 하고 가벼운 장난도 치면서 편안하게 자전거를 탔던 시간이 가장 좋았던 모양입니다.

 


넷째 날은 군산에서 공주까지 86.5km를 달리는 날이었습니다. 70km를 훌쩍 넘기고 목적지인 공주 한옥마을을 불과 10여km를 남겨놓고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한시간 가까이 비를 맞으며 자전거를 타던 아들 녀석은 다리도 너무 아프고 힘도 없고 추워서 자전거를 못타겠다고 하더군요. 

그때 저는 아들 녀석과 함께 뒤쳐져 있던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돌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뒤쳐지면 밀어서 앞으로 보내고 다시 뒤쳐지면 밀어서 앞으로 보내면서 아들 녀석에게 끝까지 "아빠랑 함께 가보자"고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였지요. 

그런데 초등 여자 아이를 겨우 본 대열에 붙여 놓고보니 아들 녀석이 보이지 않는 겁니다. 대열 맨 후미가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스가 도착하였을 때 확인해보니 아들 녀석이 이미 차에 타고 있더군요. 추월산 고갯길을 포기하고 차를 탈 때보다 조금 더 실망이 컸습니다. 비가 쏟아지는 길을 맨 꼴찌라도 포기하지 않고 아들녀석과 함께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상상을 하였었기 때문이겠지요.



아무튼 이날 저녁에도 아들 녀석은 저와 눈 맞춤을 잘 못하더군요. 아이들이 짐을 찾으러 간 동안 아들 녀석에게 다시 한 번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힘들면, 정말 힘들면 아빠가 도와줄테니 일단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보자고...그러다가 도저히 안 되겠으면 그때 가서 포기하자고...말해주었습니다.

아들 녀석에게 자판기에서 음료수도 하나 뽑아주고 화장실 가서 용변을 볼 수 있도록 약도 챙겨 먹인 탓인지, 다음날 가장 힘든 코스 중 한 곳이었던 마곡사 고갯 길 구간을 포기하지 않고 완주하였습니다. 고갯 마루를 20여m 앞두고 자전거가 고장 났을 때는 제가 타던 자전거를 주고 고장난 자전거를 정비차로 옮겨주는 등 아빠 노릇(?)을 좀 해주었기 때문인지 이날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여섯 째 날도 오전에 화옹방조제를 지날 때 힘들어 하였지만 평지구간이 많은 탓인지 비교적 어렵지 않게 완주를 해냈습니다. 이날 아침부터 임진각까지 완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붙기 시작하는 것 같았습니다. 임진각까지 가는 일곱 째날은 불과 55.9km를 달리는 오전 라이딩이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완주를 해냈지요.

힘든 경험을 한 둘째 아이가 다시는 자전거 국토순례에 가지 않겠다고 할 줄 알았는데, 집에 돌아와 하룻 밤을 지낸 아들 녀석은 나 말고 다른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더군요. "내년에도 국토순례 함께 참여하자"고 말입니다.

父子가 함께 참가한 다른 참가자들 처럼 대놓고 아들을 챙겨줄 수 없는 미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무튼 거뜬하게 620km 자전거 국토순례를 해낸 아들 녀석이 대견하고 자랑스럽운 것은 팔불출이라는 소리를 들어도 어쩔 수 없는 아비 마음인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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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hamstory 2011.08.06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아들이 이렇게 컸네요.
    대견스럽겠습니다. 좋은 경험시켰네요. 이런 여행보다 더 좋은 교육이 없을 것 같습니다.

    • 이윤기 2011.08.07 07:54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아이가 다시는 자전거를 타지 않겠다고 할까봐 걱정했는데....다행히 내년에도 가고...주말마다 함께 자전거를 타자고 하네요.

믿을 수 없어? 내 힘으로 620km를 달렸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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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 자전거 국토 순례 일곱 째날 이야기 이어갑니다. 전남 강진을 출발하지 7일 만에 드디어 임진각에 도착하였습니다.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정말 자전거 타고 일주일 만에 임진각까지 갈 수 있을까? 일주일 내내 그런 생각을 하며 자전거 패달을 밟던 참가자 모두가 임진각에 도착하였습니다.

임진각에 도착하던 그 기쁘고 감격스러운 장면을 글로 어찌 다 표현할 수 있을까요?

자전거 국토 순례 마지막 날 일정은 부천YMCA를 출발하여 행주대교를 건너 고양, 파주를 거쳐 임진각에 도착하는 56km 구간이었습니다.

임진각을 향해 가는 마지막 날은 평소보다 기상 시간이 1시간이나 당겨졌지만 아이들 모두 기분좋게 일어나 출발준비를 서둘렀습니다. 광주, 마산 등 지역으로 가야하는 참가자들 때문에 낮 12시 임진각에 도착하는 것을 목표로 출발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오전 7시 30분 부천YMCA를 출발한 국토순례 참가자들은 평소 보다 더 힘차게 패달을 밟고 구호를 외치는 목소리에도 점점 힘이 들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내 힘으로 해냈다는 자부심 때문이겠지요. 힘찬 구호를 외치자고 진행자들이 그렇게 독려해도 이렇게 큰 목소리가 나온 적이 없었습니다.

 

 

 


함께 달리자, 내 힘으로 달리자 !

임진각으로 이어지는 1번 국도에 들어서자 군데군데 응원을 나온 가족들이 눈에 띄기 시작하더군요. 작은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응원나온 분들이 박수와 함성으로 격려해주었습니다.

임진각 도착을 앞두고 '통일동산'에서 마지막 휴식을 취하면서 대열을 정비하고 약 7km 남은 마지막 구간을 달렸습니다. 임진각에 도착 할즈음 국토순례단을 환영(?)하는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소나기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니 폭우가 쏟아지더군요.

지난 일주일 동안 큰비가 내려 나라 곳곳에 수해피해가 생겼지만, 자전거 국토순례단은 큰 비를 용케 잘 피해다녔습니다. 그런데 임진각에 도착하는 마지막 날 폭우를 만난 것 입니다. 국토순례 완주의 기쁨 때문인지 폭우쯤은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시원한 비를 맞으여 기분 좋게 임진각에 도착하였지요.



통일의 문을 지나서 임진각으로 들어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더 이상 달릴 수 없는 분단 현실을 설명해주고, 통일이 되는 그날, 우리가 함께 백두산까지, 압록강까지 함께 달려가자는 다짐도 함께 하였습니다.

임진각 도착 행사장에는 수도권 참가자들 가족들이 많이 나와 국토순례 참자가들을 환영해주었으며 자동차로 대열을 따로가며 촬영을 하고 함성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가족들 중에는 아이들이 임진각에 도착하는 모습을 보며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고 소리를 지르는 분들도 있더군요.

"으악 ~ 애들이 해냈어. 너무너무 감동적이야. 어쩌면 좋아. 정말 믿을 수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며 감격해서 소리를 지르던 이 어머니께 해단식 때 학부모 소감 발표를 시켰는데, 막상 마이크를 잡았을 때는 감격이 많이 누그러지셨더군요.

원래는 참가자들이 함께 걸개 그림을 그리고 지구온난화 캠페인을 함께 하기로 하였지만 폭우로 많은 프로그램을 취소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국YMCA 남부원 사무총장과 전성환 자전거 국토순례 단장이 참가자들을 격려한 후 완주증 수여하고, 참가자 대표들이 소감을 들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참가자들도 그리고 국토순례에 아이들을 보낸 부모님들도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내 아이가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낼 수 없었던 모양입니다.

"처음 강진을 출발 할 때, 내 힘으로 임진각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매일 매일 자전거를 타다보니 이렇게 임진각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힘들었지만 해낼 수 있어서 너무 기분이 좋습니다."


힘들다고, 죽겠다고, 더 이상 못가겠다고 하던 아이들 대부분이 내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더군요. 국토순례가 은근히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힘 든 일을 해낸 아이들 얼굴에는 기쁨과 자부심이 새겨져있더군요.



환영나온 가족들과 전체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모든 참가자들이 비를 맞으려 서로 축하하고 격려하며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윤회 악수를 하는 것으로 국토순례 대장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2011년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구호는 "함께 달리자, 내 힘으로 달리자" 입니다. 아이들은 함께 달리는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있어서 포기하지 않고 임진각까지 달렸습니다. 아이들은 온전히 자신들의 힘으로 임진각까지 달려온 그 승리의 기쁨을 오랫 동안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관련 포스팅>
2011/08/03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내 힘으로도 하루 100km는 가뿐합니다
2011/08/02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선생님 이제 진짜로 몇 킬로미터 남았어요?
2011/08/01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목마른데 물도 못 먹는 건 처음이다
2011/07/31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3일, 환경 이슈의 현장을 찾아
2011/07/30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530미터 밀재 넘어 정읍까지 96km
2011/07/29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자전거 국토순례, 전남 강진 - 나주까지 80.6km
2011/07/28 -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린다


제 7회 한국YMCA 자잔거 국토순례 '생명평화의 발구름' 행사를 위하여 경상남도, 공주시, 강진군, 에너지시민연대, 광동제약에서 후원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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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otus 2011.08.05 11:22 address edit & del reply

    라이딩에 직접 참여하시어 피곤함도 마다않고 매일매일 아이들의 상황을 글로써 알려주신 선생님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내 힘으로도 하루 100km는 가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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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여섯 째날 이야기 이어갑니다.

평택 중원스파랜드를 출발하여 매향리, 화옹방조제, 제부도길입구, 시화방조제, 오이도입구, 소래포구를 거쳐 부천YMCA까지 이어지는 100여 km를 주행하였습니다.


다섯 째날 경기도로 들어온 후부터 임진각까지는 '고개'라는 이름이 붙은 가파른 언덕길은 더 이상 없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한켠이 뭉클한 매향리를 지나 화옹방조제와 시화방조제를 건넜습니다.

오르막이 없는 길을 달릴 수 있어서 편하기도 하였지만 두 곳의 방조제를 지나는 길은 참 많이 단조롭고 지루하더군요.

화옹방조제와 시화방조제를 합한 길이가 약 20km나 되었습니다. 전체 구간의 20%가 밋밋한 방조제 길이었습니다. 

옛날에는 바다와 갯벌이었던 곳이 한 때는 죽음의 호수라고 불리더니 이제는 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하루하루 갈수록 청소년 참가자들의 자전거 타는 기술을 일취월장하고 있습니다. 여섯 째날은 점심을 먹기 전에만 65km를 주파하였습니다. 물론 점심시간이 많이 늦기는 하였지만 이제는 오르막 내리막길에 맞추어 기어변속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 첫날 전국에서 모인 참자자 중에는 키높이에 맞춰 안장을 조절해주면 발이 땅에 닿지 않아 출발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동안 밥 먹고 잠 자고 씻는 시간과 휴식 시간을 빼고는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탔더니 불과 며칠 사이에 하루 100km는 가뿐하게 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자전거국토순례는 혼자서 자전거를 타는 것과는 또 다릅니다. 140명이 넘는 인원이 라이딩하는 기본 대형은 두 줄입니다. 처음엔 줄을 제대로 맞춰내지도 못했고 앞뒤 간격을 맞추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멋진 대열을 갖추고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도심 한 복판을 지나가도 대열이 끊기지 않고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지요. 도로에 장애물이나 패인 곳이 있으면 신속하게 뒷 사람에게 알려주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참가자 중에는 초등학교 5학년인 남녀 아이가 세 명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출발 할 때마다 중심도 잘 못잡는 저 실력으로 어떻게 국토종주를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을 하였습니다만 이제는 자전거와 몸이 하나가 되어 움직이게 되었습니다. 발이 땅에 닿지 않아도 자전거를 옆으로 살짝 눕혀 발로 땅을 밀면서 가볍게 출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 자전거 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평소에 자전거를 잘 타지 않던 아이들이었습다. 또래 청소년들에 비하여 조금도 유별 날 것 없는 아이들이 불과 일주일만에 하루에 100km 달릴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아이들이 된 것입니다.

늘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하루 100km는 대단한 거리가 아닐 수 있습니다만, 어른이건 아이건 간에 온전히 내 힘으로 하루 100km를 이동해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온전히 내 힘은 아니네요. 자전거의 힘을 빌리기는 하였네요.  



아이들의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 경험은 결코 잊어버릴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 남은 일정은 부천YMCA에서 임진각까지 가는 일정인데, 일주일 동안 발전한 자전거 실력이면 한 나절 정도면 가뿐하게 소화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부분 에너자이저인 아이들의 강철 체력을 어른들이 감당할 수가 없습니다.
 
7시가 다 되어 부천YMCA에 도착하여 밥먹고 샤워를 마친 후에는 밤 11시가 넘도록 체육관에서 농구를 하더군요. 이렇게 에너지와 생명력이  넘치는 아이들을 교실에 가둬 두고 공부만 해야한다고 강요하는 교육당국과 학교를 생각하면 참 무지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임진각을 56km 앞두고 아이들은 마음이 설레고 있습니다. 벅찬 감동의 시간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때문이겠지요. 이젠 '화이팅'하라고 소리치지 않아도 아이들이 큰 목소리로 화이팅을 외칩니다. 스스로 해낸 620km 자전거 국토대장정이 너무나 대견하고 자랑스럽기 때문이겠지요. 임진각에 도착한 아이들의 기뻐하는 모습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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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1.08.03 07:57 address edit & del reply

    건강해 보여 좋습니다.
    서로 보듬어 안으며...홧팅^^

    • 이윤기 2011.08.07 07:59 신고 address edit & del

      첨엔 서먹서먹하였던 아이들이 힘든 경험을 함께 한 후 참 끈끈한 정을 나누며 헤어졌습니다.

돼지 구제역은 과도한 육식이 낳은 대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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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인플루엔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신종플루가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간지 겨우 1년이 좀 더 지났습니다.

제 생각엔 돼지인플루엔자가 신종플루로 이름이 바뀐 것은 축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2011년 새해는 돼지 구제역이라는 대재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도시와 마을을 잇는 도로 곳곳에는 차량 방역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미 300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매몰 되었으며, 최근에는 부실한 매몰 작업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요.

저는 차량 방역 현장을 지날 때마다 SF 미래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요?

오늘은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을 비롯한 대재앙에 가까운 가축질병과 사람들의 과도한 육식 습관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가축 전염병이 이렇게까지 확산된 현상을 놓고 초기 방역실패, 안일한 가축 전염병 관리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공산품처럼 가축을 길러내는 ‘공장식 축산’이 원인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값싼 고기, 축산 기업의 돈 벌이

공장식 축산이 이루어진 것은 값싼 가격에 더 많은 고기를 먹으려는 소비자의 욕망과 더 많은 고기를 팔아서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한 축산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생긴 일인데요.

광우병은 더 빨리, 더 값싸게 소를 키우기 위한 인간의 탐욕 때문에 소에게 소고기(부산물)를 먹여서 생긴 재앙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역시 비좁은 철장 속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의 돼지와 닭을 비위생적인 시설에 집단 사육함으로써 빚어진 재앙입니다.

밀집 사육은 가축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이 떨어진 가축들은 전염병이 번지기 시작하면 일순간에 감염되어 떼 죽음을 맡게 됩니다.

한겨레신문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육류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은 스웨덴의 24배, 노르웨이의 18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축산기업들은 전염병을 막기 위해 물이나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먹이지만, 사료용 항생제가 대재앙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항생제 내성을 일으켜, 한 번 전염병이 휩쓸면 전체 가축이 몰살당하는 대재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울러 가축들에게 남용된 항생제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파괴와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통계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소를 기르기 위한 목초지 조성을 위해 아마존 유역의 약 70%가 방목지로 바뀌었으며 매년 남한 땅 크기만큼 사막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1kg의 고기를 생산하는 것은 36.4kg에 맞먹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인간이 배출하는 메탄가스 양의 37%, 암모니아 가스의 64%는 축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2006년 UN식량농업기구 보고서는 자동차와 과도한 육식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앞서 인용했던 한겨레신문 같은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소, 돼지, 닭고기 소비량은 두 배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고기 많이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세계 어느 나라의 건강법에도, 건강하게 살기 위하여 소, 돼지, 닭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현대병, 성인병으로 치료를 받으면 서양의사든 한의사든 한결같이 현미 잡곡을 주식으로 채소와 야채 해조류로 식단을 바꾸라고 권고 합니다. 난치병에 시달리던 많은 사람들이 채식위주의 식사요법을 통해 몸을 회복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소, 돼지, 닭고기에는 여러가지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습니다. 육식 산업을 통해 돈을 버는 많은 사람들은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하겠지만, 보다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육식의 '불편한 진실'을 깨닫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10여 년 쯤 전에 자발적 채식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부분 "그냥 그리되었다", 혹은 "건강을 위하여 채식을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사실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 좋은 먹거리를 먹겠다거나 내
몸을 건강하게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스스로 채식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으로서만 '채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바꾸고 지켜가는 삶의 방식의 변화와 연결됩니다.

먹을 거리를 살아있는 생명의 문제로 대하는 마음,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자연과 생태계를 생명의 문제로 대하는 마음, 그리고 폭력적이고 정당하지 못한, 생태적이지 않은 문화에 대한 선택적인 거부행위를 실천하는 삶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드라이크리닝을 하지 않는 것,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일,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것,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우선하는 실천,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하는 것, 재활용품을 소비하는 일, 대형마트에 가지 않는 것, 에어컨을 사지 않는 것,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

모든 것을 다 실천할 수는 없지만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이런 방식의 선택적인 삶의 태도를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고기를 덜 먹는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과 생태계를 살리는 삶의 태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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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oramirang 2011.02.16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럴수도 있겠지만 하늘의 진노가 또 다른 모습으로 표출된 거 같기도 합니다. ^^

    • 이윤기 2011.02.17 10:5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습니다. 하늘이 진노할 만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2. 새끼늑대 2011.02.16 16:16 address edit & del reply

    근본 원인을 잘 짚어 주셨습니다.
    제가 다니는 스님이 불교계는 물론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구제역 해결을 위해 고기 좀 덜 먹자"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하신적 있는데요.

    당시 대부분 신도분들이 축산 농가한테 혼난다고 그런 소리 하고 다니면 안된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윤기님 참 용기있는 발언입니다. 저도 동의하구요.

    • 이윤기 2011.02.17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축산업계의 로비력이 엄청나지요.

      우유 남으면 정부가 구입해서 저소득층에게 무상급식시키게 만들고...지금처럼 모자라면 또 난리고...

      모자라면...공급을 줄이면 될텐데 말입니다.

  3. 검은괭이2 2011.02.16 17:05 address edit & del reply

    ... 전 동물들이 인간에게 복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ㅠㅠ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괴롭힌 것 같아요...
    자연과 동물을...

    • 이윤기 2011.02.17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맞습니다.

      단순히 식량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4. 지에스 2011.02.16 20:54 address edit & del reply

    육식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굳이 안먹는다는게 더 어색하고 이상한거죠. 적당히 먹을 생각을 해야지 채식이 해결책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구제역이 인재이며 과도한 육식 때문에 벌어진 일은 맞으나 그렇다고 채식이 해결책이랍시고 제시하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네요. 게다가 채식이 바람직한 생활방식이고 육식은 무절제, 폭력적 행위라 마음대로 규정 짓다니.. 님의 글이 더 폭력적이고 강압적으로 보여요.

    • 이윤기 2011.02.17 10:58 신고 address edit & del

      과거에도 지금처럼 고기를 많이 먹었을까요?

      인간이 지금처럼 엄청난 양의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석유를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에너지가 고갈되면...육식의 종말도 함께 올 겁니다.

  5. ? 2011.02.16 22:11 address edit & del reply

    생태계에대한 근본적인 과정들을 배제하고 육류소비를 줄이자고 하는것과 구제역으로 인한 이번사태에 원인을 단순히 과도한 육식때문에라고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어보이네요.
    돼지인플루엔자- 과도한 육식- 생태계 ??????

    • 이윤기 2011.02.17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과정이 배제 되었다는 것은 무슨 말씀인지요?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과장되었다는건가요?

      고기 덜 먹는 것이 중요한 환경운동입니다.

  6. 2011.02.17 10:02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명박 정부의 실정이다.. 구제역을 잡지 못한 정부의 무능때문이다..

  7. 현이 2011.02.17 14:2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채식 주의자 라고까지는 할수 없지만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바꾸고 지켜가는 삶의 방식의 변화와 연결됩니다." 라는 부분은 어느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요

    주변에 채식 고집하시는 분들은 거의 다른 생활방식에 있어서도 남다른 부분이 있거든요.
    저 역시 가능한 육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 했는데, 저역시도 단순히 건강에 관한 문제 때문은 아니었어요.

  8. 무착심 2011.02.17 14:23 address edit & del reply

    작년의 신종풀루가 돼지 인풀루엔자를 명칭만 바꾼거였군요.
    저도 삼겹살을 좋아해서 많이먹었지만 이젠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돼지 300만마리를 살처분하는 인간은 너무 잔인합니다.
    사람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항체가 생겨나서 낫곤합니다.
    꼭 이렇게 까지 했어야했는지...
    인간의 욕심이 환경에 대재앙을 초래한것 같습니다.
    육식을 자제해야한다는 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9. 2011.02.17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유치원 다닌 당신, 생태에티켓은 익히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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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우석훈이 쓴 <생태페다고지>

생태교육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와 성장촉진제에 오염된 식품을 멀리하고 건강하고 좋은 식품을 찾는 이른바 ‘웰빙 열풍’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주말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이 넘쳐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을 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생태교육을 한다고 주장하는 이분들은 생태교육이 무엇인지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교실에 식물을 키우고 사슴벌레 같은 애완용 벌레를 키우는 것이 생태교육일까요?

자연과 교감하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과 교감하는 경험이 생태교육이라고 할 때 오늘날 한국의 유아교육과 초, 중, 고등학교 국민교육 과정에서 과연 생태교육이라는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고민 때문에 우석훈이 쓴 <생태페다고지>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서도 생태교육, 생명교육, 평화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생태육아는 어떻게 등장하였을까요?

“어떤 경우는 공동육아의 형태를 띠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시민단체를 통해 아토피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유기농 식단에 대한 정보 교류 혹은 공동구매의 형태를 띠기도 했으면, 또 어떤 경우에는 생활협동조합의 ‘어머니 조합원’이라는 형태를 띠기도 했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생태교육은 공동육아, 생활협동조합 그리고 아픈 아이들의 문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우석훈은 전에 <아픈 아이들의 세대>라는 책에서 아토피와 생태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아토피로 대표되는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이 가장 먼저 생태교육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경험적으로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는 ‘유기농 급식’은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매우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생태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생태적 감수성을 가진 교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연과 교감하고 꽃과 나무, 풀과 벌레와 함께 지내 본 경험을 가진 교사들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무서워하지 않는 지렁이만 보고도 소리를 지르고 기겁을 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이것이 우리가 가진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시작입니다. 우석훈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생태 에티켓’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생태교육의 첫 단계라고 말합니다.

“물과 전기를 아껴 쓰고,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것은 에티켓과 같은 형태의 것이 되는 게 가장 부드럽고, 또 지구와 지역 생태계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다.”

그는, 로버트 풀검이 쓴 책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 나오는 아주아주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유치원과정에서 익히는 것처럼 아이들이 생태 에티켓을 익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생태교육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온전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떠맡기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

<생태페다고지>에서 우석훈은 초, 중, 고등학교로 나누어 생태교육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있습니다. 그는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이며, 중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지혜’ 그리고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용기’라고 말합니다.

자, 그렇다면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생태적 감수성은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생태적 감수성은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에서 길러진다고 생각합니다만, 우석훈은 창의력은 상상력에서 나올 수 있으며, 생태적 감수성은 ‘상상력’의 토대가 된다고 하였더군요.

“상상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의 원천은 사실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감수성에서부터 창의력과 개성과 같은 미래의 덕목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창의성은 영어단어 암기나 산수 문제 풀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경험 세계가 풍부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서 ‘감수성’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석훈은 생태적 감수성을 말하면서 ‘시원의 생태적 감수성’을 말합니다. 그것은 ‘우리는 자연에서 온 존재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출발한 곳’으로 여기는 것이 생태적 감수성의 출발이라는 것이지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관광소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생태계가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 기본적인 감수성의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생태교육은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의 공존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지요.


우석훈은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는 초등교육을 위하여 친환경 급식과 더불어 농사교육, 농사체험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미 많은 대안학교에서 농사는 기본적인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공교육에서도 가능한 여러 방법으로 농사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보자는 것입니다.

중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지혜

한편, 저자는 중학교 아이들에게는 생태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컨대, 중학교 아이라면 ‘과학이 생태계의 보존이나 충격완화보다는 이윤에 더 많이 복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사람을 속이는 것은 돈이 되지만, 사람들에게 진실을 드러내어 알려주는 일은 별로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전자조작식품과 관련해서 과학의 이름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연소득은 그것의 폐해성을 밝히려고 하는 사람들 소득의 10배 가까이 되고, 실험실과 실험장비에 들일 수 있는 돈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4대강 정비를 생태사업으로 은폐하려는 사람들이 동원하는 국가의 재정은 그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의 1000배 이상이 된다. 원자력과 관련해서 정부가 사용하는 홍보 비용과 원자력 체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의 1만 배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중학생 단계가 되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지구생태계와 지역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생태적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는 시대를 살아야 하기 때문에 물질적 낭비를 줄이고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중학생 단계의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생태적 지혜를 일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정 어류의 수가 줄어들면 자연히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더욱 높아지게 되고, 그러면 더욱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그 어류를 남획하려는 동기가 더 높아질 것”

“생태계는 오염물질의 일부분을 어느 정도까지는 자연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정도를 넘어서면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복원력이 깨져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새로 생겨나는 건물이 아무리 친환경건물 혹은 에너지 절약형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생태적 의미에서는 집을 덜 짓는 것이 가장 낫다.”

아울러 저자는 중학생 단계에서 생태적 지혜뿐만 아니라 생태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표현욕, 창작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 우석훈은 ‘명랑’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즐거움, 창의성 같은 것들이 생태적 지혜와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용기

마지막 단계로 고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생태적 용기는 생태적 실천을 위한 용기를 말합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기르진 감수성과 중학교 시절이 배운 지혜를 실천하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식단을 약간 바꾸는 것, 인스턴트 패션 대신에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갖는 것, 유기농 청바지를 한 벌 정도 구매하는 것들을 위해서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지는 않다.”

저자는 생태적 활동은 개인들의 작은 실천이나 삶의 변화만으로도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생태적 소비는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 면으로 만든 애코진을 구매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애코백을 가지고 다니는 것과 같은 실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그는 생태교육은 평화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온실가스를 비롯해서 환경재앙을 가장 빠른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으키는 행위는 다름 아닌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또 생태교육은 인권의 시선으로 접근 하는 것이며,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지 않는 교육이기 때문에 엘리트교육을 반대하며, 공존과 조화를 추구하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스타워즈 6편 ‘제다이의 복귀’와 같은 반전이 우리에게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에 다시 오는 페다고지는 생태라는 새로운 개념을 탑재한 ‘생태 페다고지’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빛이 오기전의 캄캄한 ‘어둠’이지만 빛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자고 합니다.



생태페다고지 - 10점
우석훈 지음/개마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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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없으면 정말 퇴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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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돌외 6인이 쓴 <거꾸로 생각해 봐 2>

사람들이 모두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모두 옳은 것일까요? 개인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칼슘의 보고인 우유는 완전식품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완전오염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유는 육류가 가진 문제를 똑같이 가지고 있는 '액체 고기'라고 생각합니다.

꽤 오랫동안 수돗물 불소화가 충치를 예방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충치가 없는 사람에게 불소는 위험한 화학물질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오랫동안 고기를 먹어야 몸이 튼튼해진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건강을 망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이런 경험은 수 없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자신이 알고 있던 상식, 자신이 ‘진리’ 라고 믿었던 사실이 뒤집히는 일은 수 없이 많이 있습니다. <거꾸로 생각해봐 2>는 경쟁, 소비, 차별, 자유, 약육강식, 효율성, 성장과 같은 주제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보라고 제안하는 책입니다.


다시 생각해 보고, 거꾸로 생각해보면, “세상도 바뀔 수 있고, 나도 바뀔 수 있다”고 말하는 책입니다. 강수돌을 비롯한 저자들은 모두 경쟁, 소비, 효율성, 성장과 같은 것들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다른 삶을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입니다.

먼저 나온 1권은 승자독식, 공정무역, 과학기술, 돈과 생명, 문학과 삶, 나눔과 공동체, 전쟁과 평화를 주제로 다루었습니다. 1권이 어느 정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2권이 나왔을 것으로 짐작이 됩니다.

강수돌 교수가 던지는 ‘경쟁이 없으면 우리는 발전하지 못할 것인가?’하는 질문은 그래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강교수는 시험과 관련된 우습고도 서글픈 이야기를 먼저 소개합니다.


공부 못하던 아이가 100점 받았을 때 엄마의 반응

평소 시험만 치면 50~60점을 받던 아이가 중간고사에서 100점을 받았을 때 엄마의 반응입니다.

첫째, “얘 그거 네 답안지 맞니?” 또는 “너 거짓말하는 거지?”
둘째, “얘 근데 너 말고 100점 맞은 애들 너희반에 몇 명이나 더 있니?”
셋째, “얘 중간고사보다 기말고사가 더 중요해. 지금부터 딴생각 말고 당장 기말고사 준비해 !”
넷째, (아이의 뒤통수를 때리며)“야 이녀석아 ! 이렇게 잘 할 수 있으면서 왜 진작 이렇게 못했어”

왜 아이와 엄마의 관계는 시험 점수와 석차에 의해서 규정되고 있을까? 사실 많은 가정에서 아이의 성적 집안 분위기 혹은 가족의 행복과도 직접 관련이 있다.

점수가 높고 등수가 좋으면 집안이 화목해지고, 반대의 경우에는 가족(특히 부부)간에 갈등이 싹튼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책임을 추궁하거나 떠넘기는 일이 필연적으로 벌어진다.


결국 아이들에게 학급 친구는 모두 경쟁상대일 뿐이다. 어디 학급 친구뿐인가 동년배의 모든 아이들은 모두 경쟁상대인 것이다.

“나말 열심히 잘해도 별의미가 없다. 아무리 내가 잘하더라도 다른 아이들이 더 잘해 버리면 나는 꼴찌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말고 다른 아이들이 더 잘하면 나는 그 아이들이 미워지고 그를 못 따라가는 나 자신도 미워진다.”

이것이 경쟁이 만들어내는 세상입니다. “친구가 행복하면 내가 불행해지고 내가 행복하면 친구가 불행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럼 이런 경쟁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강수돌 교수는 군대나 학교에서 많이 경험한 ‘선착순’을 예로 듭니다.

직접 경험해보신 분들은 다 알겠지만, ‘선착순’은 정말 가장 대표적이고 치열한 경쟁구조입니다. 선착순 달리기에서 순위에서 탈락한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순위 안에 들어온 사람조차도 경쟁을 통해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운동장을 더 돌아야하는 불행을 면제 받을 뿐이지요.

그렇다면, 이런 경쟁구도는 누구를 위한 것일까요? 말할 것도 없이 경쟁구도를 만들어낸 교사 혹은 군대라면 지휘관을 위한 것입니다. 선착순이라는 경쟁구도는 모든 동료를 경쟁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기 때문에 통제를 용이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들, 열심히 공부해서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하는 어른들이 평범한 우리 모습입니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하는 것으로 사람들은 행복해 질 수 없습니다. 선착순 달리기와 같은 경쟁체제 아래에서는 노력한다고 해서 누구나 다 성공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쟁과 약육강식이 생태계의 법칙이라구요?

경쟁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자연은 적자와 강자만의 것이니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고. 자연의 경쟁구도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원리로 이루어져 있으니” 무조건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은 흔히 다윈의 진화론에 이렇게 나와 있다고 믿고 있답니다. 그런데, 이 책의 공동 저자인 이은희는 다윈은 그런 주장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윈은 ‘발전하다’는 의미가 담긴 진화라는 말조차 조심스럽게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생물체의 변화 우열과 관계있는 것이 아니라 오리려 ‘환경에 더 잘 적응하는 개체가 선택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다는 것입니다. 다양한 변이를 가진 개체 가운데 유리한 특성을 가진 개체가 오래 살아남고 더 많은 자손을 남겼기 때문에 발전하는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었다는 겁니다.

“만약에 진화가 모두 개선되는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어두운 동굴 속에 사는 동물의 눈이 퇴화된 사실을 설명할 수 없다. 모든 것은 자연의 선택을 받는 우연한 변화의 연속일 뿐, 거기에 숨은 의도 따위는 전혀 없다.”

“가장 고등한 존재라는 인간도 물속에 들어가면 단 5분을 견디지 못하고 죽고 만다. 물속에 들어간 인간은 고등 생물이기는커녕 ‘하등’생물도 다 아는 ‘물속 산소 이용법’도 알지 못하는 부적격자이자 낙오자일 뿐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예처럼 생물체에서 우열을 가리는 것은 애초부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애당초 다윈은 <종의 기원>을 쓸 때 ‘적자 생존’이라는 단어 대신에 ‘자연선택’이라는 말을 사용하였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윈의 연구를 살펴보면 약육강식의 논리가 아니라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한다. 변화는 생명체가 환경에 더욱 잘 적응하기 위한 과정에서 우연히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생물은 강한 것만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이 증가하였기 때문에 진화하였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악어와 악어새처럼 다양한 ‘공생곤계’가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원래 진화론은 다양성과 공존에 바탕을 두고 있는데 오늘날 사람들은 진화론을 잘못 이해하는 실수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가 넘쳐나는 세상, 과연 자유로운가?

자유란 무엇인가? 흔히 자유란 나의 삶을 나의 의지대로 결정하는 것을 자유라고 합니다. 그럼, 우리는 자유를 얼마나 향유하고 있을까요? 자신의 삶을 의지대로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저자 중 한 명인 엄기호는 개인에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많이 준다고 해서 자유가 확대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합니다. 개인에게 자유를 확대시킨 대신에 그 결과에 대해서도 모두 개인이 책임지는 사회는 실제로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지주에게 속해 있는 농노는 흉년이 들거나 농한기에도 최소한의 식량을 제공 받았지만, 농노가 신분해방을 얻어 노동자가 되거나 빈민이 되면 자유인이 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굶어죽을 자유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노동의 자유화’라는 이름으로 전개되는 비정규직 확대는 ‘사회가 개인을 돌보아야 할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워졌을 때 개인은 탈락과 죽음의 공포를 만나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지요.

“이제 인간이 진정 자유롭기 위해서는 사회에 더 많은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사회는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과 재능, 의지를 발견하고 그것을 성장시켜 사회에 참여하고 기여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것입니다. 개인의 자유는 사회적 책임이 뒷받침 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두 번 실패하더라도 영원히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는 사회에서만 개인이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런 자유의 밑바탕은 바로 생활에 대한 기본적임 보장이라고 합니다. 광범위한 사회보장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유럽에서 대학생은 광범위한 국가의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프랑스 같은 나라에서는 학비가 거의 공짜임은 물론이고 대학생들에게 주택보조금도 지불한다.”

공정한 규칙이 통용되는 사회, 약자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사회, 그리하여 약자가 자신에 대해 더 많은 실험과 실패를 할 수 있는 사회가 진정 자유로운 사회라는 것입니다. 저자 엄기호는 진정 자유로운 세상을 꼴찌도 기억하는 세상이라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서는 1등만 자유롭지만, 꼴찌도 기억하는 세상에서는 누구나 자유로울 수 있다.”

그 사회에서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 등수의 맨 꼴찌에 있는 사람조차도 자유로운 세상이 진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세상이라는 것이지요. <거꾸로 생각해 봐 2>는 일곱 명의 저자들이 쓴 서로 관련이 있는 일곱 꼭지의 이야기를 엮은 책입니다. 이 책의 일곱 번째 저자는 자립과 자치 그리고 공동체를 말 합니다.

세상에는 여러 갈래의 다른 길이 있고,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상식은을 뒤집어 보면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제 곧 여름방학입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에게 꼭 권해주고 싶은 책입니다.


거꾸로 생각해 봐! 2 - 10점
강수돌 외 지음/낮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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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ecapino 2010.07.16 09:4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몰랐던 책인데 님 덕분에 좋은 책 한권 알고가네요.
    꼭 사서 보고 싶어지는 글이었습니다.^^
    잘 보고가요~

    • 이윤기 2010.07.19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좋은 책 소개 꾸준히 계속합니다.

  2. 공동 운명체라는 개념. 2010.07.16 10:49 address edit & del reply

    지역주의 ,집단이기주의, 독재가 사라질겁니다.

  3. ygy2011 2010.07.16 15:09 address edit & del reply

    1권이 많이 팔려서 2권이 나온게 아니라 내용이 너무 좋아서 2권까지 나온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런 출판사가 많아야 하는데 요즘에는 불황에 망하는 경우가 너무 많아서 걱정되네요.

    • 이윤기 2010.07.19 14:0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2권을 먼저 읽었는데...1권도 사서 읽을려구 합니다.

  4. keenetic 2010.07.25 22:59 address edit & del reply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서는 꼴찌뿐만 아니라, 1등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썼다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이윤기 2010.07.26 10:07 신고 address edit & del

      옳으신 지적이네요.

      제가 쓴 글이 아니라 인용한 글이라 맘대로 고칠 수는 없구요.

    • keenetic 2010.07.26 10:18 address edit & del

      ㅋㅋ 지적이라뇨.
      그저 제 개인적 소견에 따른 조금의 아쉬움일뿐입니다.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5. be-in 2010.07.26 08:56 address edit & del reply

    얼마전에 책을 주문했는데, 뽀너스로 주더라구요. 기특하게도 좋은 책을 보내줘서, 동네 학생들에게 돌려서 보여줬답니다.
    여러가지 관심이 겹치네요.. 자주 뵐게요..

  6. 안랩맨 2010.08.02 01:52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 정보, 좋은 글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내일 바로 주문해서 읽어봐야겠네요.^^;

  7. Christian louboutin pour hommes 2012.12.18 19:56 address edit & del reply

    불소화가 충치를 예방한다고 믿었습니다.

아빠, 우리나라가 섬 나라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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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최양현진이 쓴 <안녕! DMZ>


남북 단일팀으로 아시안게임이나 국제경기에 나갈 때, 각각의 국기 대신 푸른색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입장하곤 합니다. 아울러 남북단일팀을 응원할 때도 한반도가 새겨진 푸른 깃발을 사용합니다.

한반도의 한은 대한민국을 의미하는 '한'이며, 반도란 그대로 한 쪽만 대륙에 연결되고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육지를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아이들은 누구나 다 우리나라는 반도 국가라고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지정학적 위치는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중요한 토대가 되곤 합니다.

"나라의 힘이 강할 때에는 대륙과 바다로 세력을 넓혀 나갈 수 있는 좋은 조건을 가치고 있는 위치... 반대로 나라의 힘이 약할 때에는 한반도를 발판으로 대륙으로 뻗어나가려는 해양세력의 공격에 시달리고, 또한 바다로 진출하려는 대륙세력의 침입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본문 중에서)

한반도에 대하여 이렇게 배운 아이들에게 <안녕! DMZ>을 쓴 최양현진은 사실은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사방이 꽉 막힌 섬나라"라고 알려주고 있습니다. 왜 섬나라일까요? 그 이유는 지도상의 우리영토는 분명히 중국과 러시아에 연결되어 있지만 자동차와 기차로는 갈 수 없기 때문이랍니다. 한반도가 대륙과 육로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니 섬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이지요.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중국·러시아를 갈 수 없는 이유

"우리나라와 대륙사이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또 다른 나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곳을 지나려면 휴전선을 넘어가야 하는데, 총을 든 군인아저씨들이 365일, 24시간 동안 철통같이 지키고 서 있거든요. 휴전선을 넘는 게 전혀 불가능하진 않지만, 아무 때나 마음만 먹으면 넘을 수 있는 선이 아니랍니다."(본문 중에서)

그렇습니다. 분명히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또 다른 나라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또 다른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습니다. 지도상에 나와 있는 한반도를 통틀어서 그냥 우리나라라고 알려줍니다. 아이들에게 왜곡된 사실을 알려주는 '분단고착화'교육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지은이는 어른들은 다 아는 또 다른 비밀을 아이들에게 공개합니다. 기차나 자동차를 타고 중국이나 러시아로 갈 수 없는 이유를 말입니다.

"휴전선은 말 그대로 전쟁을 잠시 쉰다는 의미로 그어 놓은 선입니다. 그래서 휴전선은 나라와 나라 사이에 그어져 있는 국경선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언제든 전쟁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뜻이기도 합니다." (본문 중에서)

살기 바쁜 어른들도 아주 가끔씩만 이 사실을 깨닫곤 합니다. 어떤 어른들은 아예 잊어버리고 살기도 합니다. 요즘 뉴스에 나오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이야기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에 전쟁을 하다가 쉬는 상태를 그만두고 이제는 전쟁을 하지 않기로 약속을 맺자는 뜻이지요.

지은이 최양현진은 아이들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한반도의 통일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가 어린시절에 들었던 것처럼, '남한이 무조건 경제적 군사적으로 힘을 길러야 통일이 된다'는 식의 막연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6.25전쟁의 역사적 배경도 충분히 소개

"잠시 쉬고 있는 전쟁을 완전히 끝내고 평화가 자리 잡는다면 휴전선도 유럽의 나라들처럼 모두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국경선이 될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완전한 통일이 된다면 그러한 국경선도 사라지겠죠."(본문 중에서)

그렇습니다. 통일을 위해서는 무조건 휴전선을 허물고 남과 북이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지요. 당장 휴전선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인정한 후에 서로에게 도움이 되도록 국경선을 쉽게 넘나들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완전한 통일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책의 뒷부분에는 북쪽에서 주장하는 고려연방제통일방안과 남쪽에서 이야기하는 한반도공동체통일방안에 대하여도 쉽게 설명하면서 사실은 그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최양현진이 쓴 <안녕! DMZ>은 휴전선과 비무장지대에 대한 어린이들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예컨대 한반도의 역사를 통해 휴전선과 DMZ이 생겨난 과정을 설명하면서 고구려, 백제, 신라로 나뉘었던 삼국시대의 국경선과 지금의 휴전선이 어떻게 다른지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 일본 침략과 분단에 이르는 과정 그리고 6.25전쟁에 대하여도 역사적 사건의 배경을 충분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남과 북이 아슬아슬하게 대립하고 혼란스런 가운데,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일어나게 된 것 입니다. 따라서 그 전쟁은 6월 25일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의 정권이 만들어지던 순간부터 적대감과 증오를 품고 조금씩 준비된 것이나 다름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계 역사에서는 6.25전쟁을 '한국전쟁'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본문 중에서)

아울러 한국전쟁 이전에 있었던 38선과 휴전선이 어떻게 다른지, 휴전선과 비무장지대는 무엇인지, 민통선과 북방한계선은 또 무엇인지를 역사적 배경과 재미있는 삽화를 통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왜 서해교전과 같은 충돌이 일어나는지, 북한이 NLL을 인정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는 이유들을 객관적인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알려주고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 있어

휴전선과 DMZ과 관련해서 또 한 가지 중요한 문제로 휴전선에 있는 괴물 '지뢰'에 대하여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줍니다. 민간인으로서 지뢰 피해를 당하는 민통선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 그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 곳에서 살고 있는지도 알려줍니다. 파주시 대성동 마을을 비롯한 여러 민통선 마을에 사람들이 살게 되는 과정도 일일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민간인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은 휴전선과 DMZ 지역에는 여러 종류의 나무와 식물, 철새와 동물들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재두루미를 비속해 독수리류, 매류, 때까치류, 멧새류, 오리류, 기러기류 등 100여종 이상의 희귀한 새들을 볼 수 있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알려졌던 천연기념물 산양이 발견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안녕! DMZ>에는 비무장지대의 자연환경에 대하여도 조목조목 소개되어 있습니다.

최양현진이 쓴 <안녕! DMZ>에는 비무장지대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도 있습니다. 1990년대 이후 조금씩 회복되는 남북관계, 금강산관광사업, 개성공단사업, 철도 도로 연결사업의 의미와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하여도 쉽고 재미있게 알려줍니다.

책의 말미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민통선 기행 코스로 오두산 전망대, 임진각, 판문점, 제3땅굴, 도라전망대, 도라산역, 태풍전망대, 열쇠전망대, 열차종단점, 백마고지전적관, 월정리역, 도피안사, 경순왕릉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민통선 기행을 떠나는 이들에게 좋은 가이드북이 될만한 정보들이 요약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여전히 서로에 대한 증오와 불신으로 가득 차 있는 이 땅에서 진정으로 평화와 통일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보아야겠다는 뜻에서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무지와 무관심,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중요한 원인

저는 분단 반세기가 지나면서 증오와 불신뿐만 아니라 무지와 무관심 역시 분단을 고착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분단과 통일문제에 웬만한 관심을 가진 어른들이라고 하더라도 100여 쪽 분량에 불과한 어린이를 위한 책 <안녕! DMZ>을 읽고나서 '책 속에 있는 내용은 다 아는 것'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을 것 입니다.

무엇보다 지은이의 전쟁과 분단 그리고 휴전과 평화체제, 통일을 바라보는 시각이 참 반듯합니다. 분단 이데올로기를 극복하고 남과 북 어느 입장에 치우치지 않고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쓴 흔적을 여러 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책 입니다.

어린이 책을 많이 살펴보지 않은 때문인지 모르지만, 드물게 분단체제를 극복하고 한반도의 통일을 열어나갈 아이들에게 권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뿐만, 아니라 손색없는 '어린이 통일교육, 평화교육' 교재라고 생각됩니다. 북쪽 어린이가 함께 읽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분단체제를 이대로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는 어른들이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어린이들과 함께 분단과 통일 그리고 평화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선생님과 부모님 어른들에게 더 필요한 책 입니다. 평화와 통일교육은 <안녕! DMZ>으로 시작하면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이 책을 통해 '안녕!'하고 DMZ과 처음 인사한 어린이들이 DMZ과 영원히 '안녕!' 하는 날이 꼭 오리라고 믿습니다.



안녕, DMZ - 10점
최양현진 지음, 정현희 그림/파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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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 천연기념물 노랑부리저어새의 날개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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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수) 오전,  마창진푸르미 블로그에 같은 날 오전에 찍은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이 포스팅되었습니다. 마침 앞선 일요일에 우포늪둘레길을 걸으면서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저어새를 보고 온 터라 더욱 반갑더군요.

오늘 포스팅하는 사진은 우포생태교육원(원장 김인성)에서 10월 30일 우포늪에서 찍은 천연기념물 제 205호 노랑부리저어새 사진입니다. 부리끝부분의 노란색이 선명하게 촬영되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노랑부리저어새는 저어새과에 속하는 새입니다. 온몸이 순백색이며,  부리는 검은색으로 끝부분만 노란색이고 다리는 검은색입니다. 비전문가인 저는 노란색 부리끝을 보지 않으면 구분이 되지 않겠더군요.

늪, 호수, 탁 트인 평지의 물가, 강 하구 등지에 서식하고 습지에서 가까운 숲에서 집단으로 번식한다는데, 우포늪, 주남저수지에 겨울을 지내는 노랑부리저어새가 많이 오는 모양입니다. 우리나라는 저어새와 함께 노랑부리저어새도 천연기념물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지금 우포늪에는 우리나라에서 멸종된 따오기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멸종 이후에 다른 나라에서 비슷한 개체를 들려와 새롭게 복원하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는 일인지, 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일인지 교훈을 얻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올 해도 어김없이 노랑부리저어새가 우포와 주남저수지에 나타난 것이 얼마나 반갑고 의미있는 일인지 조금은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사진 : 우포생태교육원 제공





 
<관련기사>
2009/11/02 - [여행 연수/우포둘레길] -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여행①
2009/11/05 - [여행 연수/우포둘레길] - 태고의 신비 간직한 우포늪 둘레길 코스②
2009/11/06 - [여행 연수/우포둘레길] - 우포 둘레길, 소목마을-우포늪 생태관까지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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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크리스탈 2009.11.08 09:39 address edit & del reply

    김인성 샘 카메라 무쟈게 좋은거 가지고 계시는군요....
    렌즈도 600mm면 대포인데..... ㅎㅎㅎㅎ

    저도 포스팅할려고 왔는데 깜짝 놀랐어요... 전기.... ㅋㅋㅋㅋ

    • 이윤기 2009.11.08 19:59 신고 address edit & del

      척 보면 아시는군요. 저는 봐도 당체 모르겠는데...

    • 크리스탈 2009.11.08 20:38 address edit & del

      아...
      김인성샘이 우포생태교육원 대표라고 하셨죠.
      그럼 전원배 국장님이 가지고 다니시던 그 카메라겠네요.
      ㅎㅎㅎㅎ

  2. 천부인권 2009.11.08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커~~ 이젠 사진까지 섭렵하시는 군요.
    다른 사람들 기죽습니다.

    • 이윤기 2009.11.08 19:55 address edit & del

      제가 찍은 사진이 아니고... 우포생태교육원에서 촬영한 사진이라고 밝혔는데..

우포 둘레길②, 소목마을-우포늪 생태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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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은 뭍도 아니고 물도 아닌 늪입니다. 늪은 물이 뭍이 되어가는 과정이 끊임없이 진행되는 곳 입니다. 우포늪에는 160여종의 새와 170여종의 식물과 30여종의 물고기들이 살고 있는 생태계 보고라고 합니다. 아울러 우포늪은 한반도가 생성되던 무렵인 1억 4천만 년 전에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1억 4천만 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포 둘레길 걷기, 오늘은 소목마을에서 목포, 목포제방, 우포와 쪽지벌 사이에 만들어진 뭍을 지나서 우포늪 생태관으로 돌아오는 구간을 소개합니다.

<관련기사>
2009/10/28 - 소벌(우포) 둘레길 걷기, 우포 야생동물 워크숍 참가자 모집 
2009/11/02 -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여행
2009/11/04 -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 둘레길 코스①



소목마을을 지나면서부터는 지도상에서 보시는 것처럼 나무벌(목포)입니다.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 건물을 지나가는데 메타세콰이어와 낙우송이 어우러져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근처에는 국민여동생 문근영이 출연한 영화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촬영지 표지판이 붙어있었습니다.

우포늪 지킴이, 우포늪 매니저 주영학씨

마침 이 길을 지나가다가 우포지킴이 주영학씨를 만났는데, 사랑 따윈 필요 없어 이외에도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한 여러 편의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우포늪 주변에서 찍었다고 하였습니다. 문근영씨와 함께 찍은 사진도 보여주시더군요.

주영학씨는 환경부 소속 환경감시원으로 우포늪 지킴이 활동을 하시는 분 입니다. 워낙 언론을 통해서도 많이 소개된 분이기 때문에 우포늪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아는 분이라고 합니다. 우포늪과 관련된 방송이나 기사에는 약방감초처럼 등장하시는 분이고 신문, 방송, 잡지를 비롯한 언론사 관계자들에게는 우포늪 매니저 역할을 하는 분이시더군요.



우포늪을 주제로 한 방송을 제작하거나 우포늪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를 촬영하거나 우포늪을 기사로 작성하는 제작진은 반드시 주영학씨와 함께 우포늪의 스케줄(촬영시기와 장소)을 확인해야만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날도 다음주에 계획된 여러 방송과 언론의 우포늪 인터뷰와 드라마제작진의 촬영스케쥴을 좍 꽤고 있었습니다. 


물론 그의 진짜 임무는 우포늪 환경지킴이 입니다. 그는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고스란히 우포늪을 지키면서 살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이날 소목마을 근처에서 만났을 때도 커다란 자루에 뉴트리아를 포획해서 오는 길 이었습니다.


늪의 모든 생명체를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는 물쥐 종류의 외래종 뉴트리아를 포획하였더군요. 그는  뉴트리아가 1년에 4번이나 번식하고 한 번에 최고 11마리까지 새끼를 낳은 왕성한 번식력 때문에 천적없는 외래종의 생태계 파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거대한 쥐(?), 생태계 파괴자 뉴트리아

천적이 없는 우포늪 뉴트리아에게 유일한 흔적은 자신 뿐이라고 하더군요. 2008년에는 187마리의 2009년에도 58마리의 뉴트리아를 포획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거대한 쥐가 바로 뉴트리아입니다.


소목마을을 지나 목포늪 깊숙히, 장재마을 앞을 지나는 길에는 여러군데 왕버들이 자라고 있고 커다란 왕버들 군락지가 나타납니다.  람사르 총회 당시 우포늪을 방문한 외국인들에게 호주의 맹그로브 숲과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합니다.



가을이라 왕버들 잎이 많이 떨어져 호주 맹그로브 숲과 비슷하다는 것을 심감할 수는 없었지만, 여름철에 푸른잎이 가득할 때라면 비슷한 느낌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소목 마을 나루터와 왕버들 군락지 역시 사진 작가들이 많이 찾는 장소라고 합니다. 특히, 아침 해가 뜰 무렵에 많은 사진작가들이 나루터와 왕버들 군락지를 촬영하러 온다고 하더군요.

창녕, 농부들이 보리대신에 양파를 심은 이유?

창녕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양파 주산지입니다. 요즘은 양파 국수, 양파 고추장을 비롯한 다양한 양파관련 가공식품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부지런한 창녕 농부들은 벼를 수확하고 나면 곧바로 양파를 심기 때문에 일년내내 분주하게 농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부지런함 때문에 창녕에는 알부자들이 많다고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보통 우리나라 농사는 벼를 수확하고 난 후에 보리나 밀을 심는 이모작을 하였는데, 유독 창녕농부들은 양파를 심어왔습니다. 왜 창녕농부들은 벼를 수확한 땅에 보리나 밀 대신에 양파를 심었을까요?

그 답 속에는 자연과 공존하며 살아가는 농사의 지혜가 담겨있다고 합니다. 벼를 수확하고 난 후 겨울에 보리나 밀을 심으면 우포늪에 살고 있는 새들이 몽땅 먹어치워버린다고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새들이 좋아하지 않은 작물을 찾기 위하여 이것 저것 다른 작물을 심기 시작하였고 결국엔 새들이 먹이로 삼지 않는 양파와 마늘을 심게 되었다고 합니다.

양파와 마늘을 심으면서부터 사람들이 일부러 새를 쫓아내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 입니다. 우포늪 주변 농부들은 새와 함께 살아가는 농사의 지혜를 터득한 것 이라고 생각됩니다.

지도상의 E지점과 F지점에는 목교가 놓여있습니다. 이 목교가 없을 때는 나무벌(목포) 둘레를 걷기 위해서는 약 1~2km 더 돌아가야 했었답니다. 장재마을 앞 길을 지나가다보면, 이 다리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참, 지도상 E지점에서 F지점으로 이어지는 제방에는 아직 이름이 없다고 합니다. 아~ 마을 분들에게 다 확인해보지 않았으니 혹 마을에서 부르는 이름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우포늪 지도에도 제방이름은 없습니다.

F지점 아래에는 베쓰가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베쓰 역시 뉴트리아처럼 외래종이 들어와서 생태계를 파괴하는 대표적인 흉악범 중에 하나지요. F지점을 지나면, 목포제방을 지나서 쪽지벌과 연결되는 지점까지 비포장 도로가 나타납니다. 

토평천 건너, 출발지점으로 가는 길

먼지가 많이나고 가끔 차가 다니기 때문에 걷기에는 좀 불편합니다. 비포장 도로를 따라 한 참을 내려가다보면, 쪽지벌까지 못 가서 다시 우포늪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이곳은 쪽지벌과 우포늪 사이에 늪이 뭍이 된 곳 입니다.


우포늪에 들어 온 물이 토평천으로 흘러나가는 이 구간은 마치 작은 운하를 지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곳에서 지도상 G 지점에서 H지점을 지나 처음 출발한 우포늪생태관까지 다시 돌아가려면 반드시 늪이 뭍이 된 이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 곳 역시 1억 4천만년에 만들어진 우포늪의 신비한 모습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는 구간입니다. 해질녘 서쪽으로 너머가는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갈대와 억새가 장관을 이루고 있고, 우포늪을 찾아 온 겨울새들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여름에 우포늪에 물이 많아지면 이 길은 지나갈 수 없다고 합니다.



우포늪, 따오기복원센터

다시 출발지점인 우포늪 생태관으로 가는 길에는 '따오기복원센터'가 있습니다. 지도상에 둔터마을로 표시된 곳이 따오기복원센터입니다. 중국에서 들여 온 따오기 부부와 한국에서 태어난 '따루'와 '다미'가 살고 있습니다만, 아직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지는 않습니다.


따오기복원센터입구에가면 한국에서 태어난 따루와 다미 사진이 작은 현수막으로 걸려있습니다. 따오기복원센터를 지나면 우포늪 전망대가 있습니다. 우포늪 둘레길 걷기를 마무리하면서 지나온 길을 한 눈에 쭉 둘러 볼 수 있는 장소입니다. 


만약 반대 방향으로 코스를 잡는다면 전망대에서 우포늪 둘레길을 먼저 살펴보고 출발할 수 있는 장점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세진주차장을 출발하여 우포늪 둘레길을 걷고 다시 출발장소로 돌아오니 오후 4시였습니다. 

함께 길을 걸었던 참가자들은 한결 같이 "처음 기대했던 것 보다 너무 좋았다"는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우포생태학습원과 YMCA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우포늪 둘레길 걷기는 앞으로 겨울, 봄, 여름에 각 한 번씩 더 진행 할 예정입니다. 2010년 1월에 겨울 우포둘레길 걷기를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우포둘레길은 부담이 될 만한 오르막이나 내리막 길도 없어서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입니다. 창녕에서 멀지 않은 분들은 우포늪 둘레길 걷기 한 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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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대하 2009.11.06 10:45 address edit & del reply

    잘 읽었습니다. 저도 꼭 우포늪 둘레길을 다녀오고 싶네요...좋은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09.11.07 09:26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전에 차를 타고 대대제방, 사지포제방, 소목제방, 목포 제방 등 주요 지점만 보고 온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두 발로 온전히 걸어보니 새로운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2. 김천령 2009.11.06 12:17 address edit & del reply

    우포늪 둘레길 이야기가 계속 되는군요.
    덕분에 우포늪을 세세하게 보는 듯 합니다.

    • 이윤기 2009.11.07 09:27 신고 address edit & del

      일단 이번에 다녀온 이야기는 이 글로 마무리합니다. 대신 1월에 겨울 우포 둘레길을 또 한 번 가 볼 예정입니다.

  3. 행복한상상 2009.11.07 08:11 address edit & del reply

    작년 겨울에 출장이 있어서 우포늪에 살짝 들렀는데, 사진 보니 가을 우포늪도 멋지겠네요.^^

    • 이윤기 2009.11.07 09:28 신고 address edit & del

      어느 계절에 가도 아름다운 곳이 우포늪이지 싶습니다. 우포둘레길 걷기는 겨울, 봄, 여름에도 계속이어집니다.

  4. 크리스탈 2009.11.07 09:47 address edit & del reply

    우포늪을 위해서는 주변에 양파가 아닌 보리를 심는게 더 좋겠지요.
    관에서 우포에 인접한 논을 사서 보리를 심어 관광화를 잘 추진한다면
    순천만보다 더 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일 수 있을겁니다.

    주민을 생각하면 양파를 심어야하지만
    그 이유가 돈인걸 생각하면
    관광화로도 더 많은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할 듯 싶습니다.

태고의 신비 간직한 우포늪 둘레길 코스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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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습지로 등록된 국내 최대의 자연늪 우포늪은 크고 작은 4개의 늪을 통칭하여 부르는 이름입니다. 바로 소벌(우포늪), 나무벌(목포늪), 모래벌(사지포), 쪽지벌 등 4개의 크고 작은 늪을 합쳐서 보통 그냥 우포늪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습지인 우포늪(소벌)은 창녕군 대지면, 대합면, 유어면, 이방면 등 4개 행정구역에 걸쳐있는 70만평에 이르는 늪입니다.

<관련기사>
2009/10/28 - 소벌(우포) 둘레길 걷기, 우포 야생동물 워크숍
2009/11/02 -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지난 일요일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함께 소벌(우포늪) 둘레길을 걷고 왔습니다. 제주올레길, 강화올레길, 지리산둘레길 등 아름답고 걷기에 좋은 길을 걷는 것이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습니다. 제주, 강화, 지리산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서 자기 고장에 있는 걷기에 좋은 아름다운 길을 연결하여 올레길, 둘레길로 정하여 앞 다투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제가 일하는 단체 회원들과 우포늪 탐방을 다녀왔는데, 제주나 지리산보다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자연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는 소벌(우포늪)에 둘레길 걷기 코스를 연결하여 소개하면 좋겠다는 의논을 함께 하였습니다.  

봄, 여름, 가을의 픙부한 수생식물과 겨울 철새로 유명한 소벌(우포늪)도 제주도나 지리산 처럼 늪 둘레를 따라 걸는 코스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주나 지리산길처럼 여러 날을 걸어야 하는 장거리 트레일 코스는 아니지만, 천혜의 자연경관은 손색 없는 길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지도를 클릭 하시면 큰 지도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에 걷고 온 우포 둘레길은 약 10km에 이르는 우포늪와 목포늪 둘레를 연결하는 길 입니다. 지도상의 A지점은 '우포늪생태관' 옆의 세진주차장입니다. 지도상의 파란 길을 따라 A-B-C-D-E-F-A로 연결되는 10여km 구간을 걸었습니다.

오전 9시 45분에 세진주차장을 출발하여, 대대제방, 잠수교, 사지포제방, 소목제방을 지나 소목마을에서 점심을 먹고 쉬었다가 다시 장재마을, 노동마을 앞 길을 따라 목포 둘레를 걸어 목포제방을 거쳐 따오기 복원센터와 전망대를 지나 다시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으로 돌아와 보니 오후 4시였습니다.


소목마을 노인회관 앞에서 점심먹는 시간과 중간중간에 휴식을 겸하여 망원경으로 새를 관찰하고, 억새와 갈대를 구분하는 법, 우포늪에 사는 풀, 나무, 철새 이야기를 들었던 시간을 제외하면 대략 5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마치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듯이 우포늪을 둘러보는 것은 포기하고 부지런히 걷기만 한다면 4시간만에도 걸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0여km를 5~6시이면 부담없이 걸을 수 있으니 하루 걷기 코스로 딱 적절한 거리라고 생각됩니다.



우포 둘레길, 쉬엄쉬엄 걸어도 5~6시간

지도상의 A지점인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에서 출발하여 우포늪 방향으로 들어가면 갈래 길이 나타납니다. 오른쪽 길이 대대제방을 거쳐서 사지포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저희는 오른쪽으로 길을 잡았습니다.

대대제방을 따라서 걷는 길은 앞쪽으로는 창녕 화왕산을 마주하고 왼편으로는 우포늪을 가장 넓게 조망할 수 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벼와 양파, 마늘 등 이모작을 하는 너른 벌판을 보며 걷는 길 입니다.


왼쪽 우포늪이나 오른쪽 넓은 논밭보다 훨씬 높은 대대제방을 따라 걷는 길은 우포늪 조망이 아주 잘 되는 곳이며 누구나 편하게 걷을 수 있는 길 입니다. 세진주차장에서 빌려주는 자전거를 빌려타면 대대제방이 끝나는 지점까지 갈 수 있습니다.

저희 일행은 이곳 대대제방 위에 망원경을 설치해놓고 천연기념물 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성능 좋은 망원경 덕분에 노란 부리 끝부분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대제방 길을 따라서 억새와 갈대가 많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대제방 뿐만 아니라 우포늪 둘레길 전구간에는 물억새와 갈대가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저희를 안내해준 우포생태교육원 김인성원장께서 억새와 갈대를 구분할 줄 아세요하고 물었습니다. 저만 빼고 다 아는 줄 알았는데, 아무도 억새와 갈대를 정확히 구분하지 못하더군요.

스트레이트 파마는 억새, 웨이브 파마는 갈대

"파마 모양으로 기억해두세요. 억새는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있는 것이 억새입니다. 잎이 쭈뼛쭈뼛한 느낌이지요. 웨이브 파마를 한 뭉실뭉실한 느낌이 있는 것이 갈대 입니다."

이 설명을 듣고나니 억새와 갈대가 쉽게 구분이 되더군요. 아침에 자고 일어나 머리숱이 헝클어진 느낌이 드는 것은 갈대, 뻣뻣한 머리결 느낌이 나는 것은 억새였습니다. 아마 이번에는 꽤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가요 짝사랑의 첫 구절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에 나오는 으악새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으악새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풀이름 억새를 말하는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려주었습니다. 가을 바람에 억새 스치는 소리가 새소리처럼 구슬퍼게 들렸다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대대제방이 끝나는 지도상 B지점에서 왼쪽으로 꺽어져서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나옵니다. 지도상에는 잠수교라고 표시되어있습니다. 이곳은 창녕읍을 지나온 토평천이 우포늪으로 유입되는 장소입니다. 평소에는 잠수교 아래로 물이 유입되지만, 비가 많이 오면 잠수교 위로 물이 넘어 들어오는 곳인데, 우포늪 전체구간 중에서도 수생식물의 종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이라고 합니다.

잠수교를 지나면 왼쪽 사진과 같은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오른쪽은 사지포 가는 길이고 왼쪽은 주매제방으로 가는 길입니다.

제가 가진 지도에는 주매제방대신에 사지포제방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어쨌든 둘레길을 걷기 위해서는 표지판 앞에서 왼쪽으로 주매제방길을 선택하여야 합니다.(표지판은 주매제방으로 되어있지만, 이 글에서는 지도상에 표시된 사지포제방으로 하겠습니다.)

잠수교를 따라서 사지포제방에 올라서면 왼쪽으로는 우포늪 오른쪽으로는 사지포가 나타납니다. 사지포제방은 우포늪과 사지포 늪을 나누는 제방입니다. 사지포 둘레로는 사람들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아직 없다고 합니다. 사지포제방위에는 사지포에 있는 철새를 관찰하는 분들과 사진을 찍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지포 제방은 창녕읍에서 주매마을 방향으로 진입하면 제방입구까지 차로 이동할 수 있고, 우포늪 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 쪽에 비하여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새를 관찰하거나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더 많은 듯 하였습니다. 저희 일행도 사지포 제방위에 망원경을 설치하고 사지포에 있는 철새들을 한 참 동안 살펴보았습니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보니 새들이 바로 눈 앞에 있는 것 처럼 선명하고 가깝게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루 종일 한가롭게 물 위에  떠 있는 것 처럼 보이는 새들이 사실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물 위에서 이리저리 움직이고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지포 제방에서 휴식하는 동안 소벌, 나무벌, 모래벌은 각각의 이름이 붙여진 유래를 전해 들었습니다. 소벌(우포늪)은 소목 부근 땅 모양이 소를 닮았고 소목 뒤에 있는 우항산이 소의 목 부분에 해당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또한 나무벌은 나무벌을 둘러싼 마음에 옛부터 소나무가 많았고, 나무 땔감을 많이 모을 수 있는 곳이어서 지어진 이름이며, 모래벌은 네 개의 늪 가운데 모래나 뻘이 많이 있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하였습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사지포제방 - 소목제방 가는 길

우포생태교육원과 YMCA가 함께 진행한 우포늪 둘레길 걷기 구간 중 가장 신비롭고 아름다운 그리고 태고의 자연늪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구간은 사지포제방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구간입니다. 지도상의 C지점에서 D지점에 이르는 구간인데, 우포생태교육원이나 우포늪생태관에서 배포하는 생태탐방 지도에는 이 길이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통 탐방객들은 사지포제방에서 사지마을 - 주매마을을 거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자동차길을 이용하거나 사지포제방에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작은 언덕 길을 넘어가는 코스를 주로 이용합니다.

저희가 걸었던 길은 사지포제방이 끝나는 지점에서 사지포와 우포를 연결하는 수문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 우포늪 가까이로 들어가는 길 입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시는 구조물이 수문입니다. 이 수문 오른쪽 편으로 나 있는 작은 오솔길을 따라가면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길이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오거나 수량이 증가하는 여름철에는 이 길을 이용할 수 없지만, 가을, 겨울에는 이 길을 따라 걸으면 우포늪을 아주 가까이서 경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아! 한 가지 중요한 것을 빠뜨리고 지나갈 뻔 하였습니다. 사진에 보시는 수문이 있는 사지포제방은 우포늪의 아름다운 일몰 광경을 가장 잘 구경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하였습니다. 해 지는 시간에 맞추어 사지포제방위에 서서 바라보는 우포늪의 일몰이 정말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사랑하는 하는 사람과 함께 구경하러 다시 오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습니다.

우포늪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볼 수 있는 곳

갈대와 억새사이를 헤치며 지나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이 구간에는 바람에 반짝이는 미류나무 잎사귀, 그리고 원시늪이 육지로 변해가는 천이과정을 한 눈에 확인 할 수 있는 구간이었습니다.

소목제방이 끝나는 구간에는 다소 복잡한 표지판이 나타납니다. 오른쪽은 버스승강장과 수생식물단지로 가는 표지판이 있고, 왼쪽으로는 소목마을과 사단법인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방향입니다.

우포 둘레길은 소목마을과 푸른우포사람들 건물 앞을 지나 목포 둘레를 따라 걸어야 합니다. 소목마을 나루터에는 우포늪에서 고기잡이를 하는데 사용하는 거룻배가 여러 척 있습니다.

거룻배는 노를 저어 가는 배가 아니라 긴 장대를 이용하여 밀면서 가는 작은배입니다. 우포늪을 찍은 사진작가들의 작품사진에 거룻배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 입니다.

소목마을에는 우포늪에서 고기잡이를 하거나 논고동을 채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우포늪은 자연환경보호구역이기 때문에 마을 주민이 아닌 사람은 낚시를 하거나 고기를 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소목마을에는 우포늪에서 잡은 붕어를 파는 식당들이 여러 군데 있었습니다. 고기를 잡고 논고동을 채취하시는 분들 수입이 도시의 웬만한 월급쟁이 못지 않다는 이야기도 전해 들었습니다.



소목마을에는 붕어를 파는 식당도 있고 간단한 간식과 음료를 파는 매점도 있습니다. 소목마을 노인회관 앞에는 작은 매점이 있고, 다리 쉼을 할 수 있는 의자와 탁자도 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소목마을 매점 앞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으로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각자 준비해 온 점심 도시락에는 김밥, 유부초밥, 컵라면, 삶은감자, 그리고 감, 키위 등 여러가지 과일이 풍성하였습니다. 아침 일찍 서둘러 나오느라 도시락을 준비하지 못한 일행도 있었지만, 준비해 온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었더니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 글이 너무 길어져 두 번으로 나누어 포스팅 합니다. 다음 포스팅은 소목마을을 출발하여 우포늪생태관으로 돌아오는 코스에 대한 소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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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류창현 2009.11.05 10:25 address edit & del reply

    지난주에 아내하고 새봄이랑 자전거타고 갈 수 있는데 까지 갔는데요.
    가을을 느끼기에 이만한 곳이 없겠다 싶더군요.
    대대제방에서 바라보는 우포늪도 좋지만 반대쪽에 가을걷이가 한창인 논의 목가적 풍경도 잊을수가 없네요. 자전거로 뱀을 치일뻔한 독특한 경험은 보너스!

    • 이윤기 2009.11.05 13:03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 이름이 새봄이군요. 중간에 길이 좀 험하기는 하지만, 우리가 갔던 우포둘레길도 자전거 타고도 갈 수 있겠더군요.

  2. 포도봉봉 2009.11.05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 제 머리는 갈대입니다.^^ 우포늪은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데 꼭 한번 가봐야 겠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09.11.05 13:16 신고 address edit & del

      국회의장님이 제 블로그에 댓글을 다실 만큼 한가하시지는 않을 것 같은데....... 직접 댓글을 다시는 것이 아니라면...다음에는 그냥 다녀가시기 바랍니다.

    • 포도봉봉 2009.11.05 13:59 address edit & del

      아 저는 국회의장실 비서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항상 좋은 글 잘 보고 있어서 댓글을 달았는데 기분이 언짢으셨다면 죄송합니다 ㅠ ㅠ

    • 이윤기 2009.11.05 16:18 address edit & del

      국회의장님 블로그 이름을 사용하시지 말고...비서님이 직접 댓글을 다신다면 얼마든지 환영합니다.

      대체로 블로거들은 누군가 대신 블로그를 관리하는 걸 달가워하지 않는 문화가 있는 것 같으니 참고로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홈페이지는 대부분 직접 관리하지 않지만... 블로그는 직접 소통이라는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니까요...

    • 2009.11.05 17:10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 이윤기 2009.11.05 17:34 신고 address edit & del

      티스토리 사용하시더군요. 저도 다른 사람과 팀블로그를 따로 하고 있습니다.

      티스토리는 팀블로그로 등록하시면...팀원이 각자 자기 이름으로 글을 쓰고 댓글을 달고 소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국회의장님 이름으로 댓글을 달 필요가 없지요.

    • 2009.11.05 17:55 address edit & del

      비밀댓글입니다

    • 이윤기 2009.11.05 18:2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러셨군요. 잘 알겠습니다. 솔직히 미디어법 이후에 제가 국회의장님은 썩 좋아하지 않거든요. 암튼 잘 알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3. 작은것이아름답다 2009.11.05 16:03 address edit & del reply

    와! 정말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제주 올레 이후로 여러 이름의 걷는 길들이 많이 생기네요! 여유가 생기면 다 가보고 싶어요!

    • 이윤기 2009.11.06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어느 계절에 가도 아름다운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우포인 것 같습니다. 겨울, 봄, 여름에 우포늪 둘레길 걷기를 다녀와서 포스팅 할 계획입니다.

  4. 크리스탈 2009.11.05 18:22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지포에소 소목쪽으로 가는 길을 올 초가을에 걸어본적 있는데
    진짜 멋지더군요.
    수풀이 좀 심해서 헤치면서 갔지만
    우포에 계신분들은 저 길이 사람들에게 알려지는걸 원치 않더라구요.

    주남에서 동판을 숨기려고 하는거처럼요... ㅎㅎㅎ

    • 이윤기 2009.11.06 09:51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제가 실수한 걸까요? 차 타고 휙휙 둘러보지않고 우포둘레를 걸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이면... 좀 생각있는 분들이 아닐까 자위해봅니다.

  5. 파비 2009.11.05 18:58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이번 일요일에 우포늪이나 가볼까? 이렇게 보니 가고 싶네요.

    • 이윤기 2009.11.06 09:5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도시락과 간식을 챙겨가면... 교통비만 있으면 다녀올 수 있겠더군요. 마산에서 멀지도 않고.... 구마고속도로는 주말 정체도 없으니...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는 좋은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6. 긱스 2009.11.06 07:37 address edit & del reply

    억새와 갈대를 이렇게 쉽게 구분할수 있다니..놀라울 따름입니다.

    • 이윤기 2009.11.06 09:53 신고 address edit & del

      긱스님 오랜만입니다. 발을 다 낳으셨는지요? 저도 파마머리 설명 듣고나니...갈대와 억새가 쉽게 구분이가더군요.

  7. 긱스 2009.11.09 08:29 address edit & del reply

    넵 다 낳았습니다. 한 3일가더니 저도모르게 괜찮아지네요. ^_^ 감사합니다.

억새, 갈대가 춤추는 우포둘레길 걷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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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각주:1]은 국내 최대의 자연늪입니다.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와 이방면 안리,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에 걸쳐있는 70만평에 이르는 광할한 늪입니다. 어떤 장소에서도 한 눈에 늪 전체를 바라볼 수 없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늪에는 수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습니다. 

부들, 창포, 갈대, 줄, 올방개, 붕어마름, 벗풀, 가시연꽃 등이 무더기로 자라고 있고, 늪이 점점 육지가 되어가는 곳에는 반쯤 밑동을 담그고 있는 나무들이 '원시'의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우포ㆍ목포늪은 초여름에서 가을철에는 희귀식물인 가시연꽃과 마름, 생이가래, 자라풀 등의 수초가 늪을 덮어 훌륭한 경관을 연출하고 겨울이 되면 수천 마리의 철새들이 펼치는 군무를 볼 수 있는 곳 입니다.

우포늪은 육지로 이행하는 생태적 천이의 중간단계로서 각종물질의 전환을 비롯하여 생물상의 종 조성에 있어서도 고도의 다양성을 지니며 지구상에서 가장 생명부양력이 높은 생태계로서 생물학적, 수리학적 그리고 경제학적 가치가 높은 생태계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원시적 저층늪이 그대로 간직된 우포늪 자연환경보전지역 지정되어 있으며 우포늪, 목포늪, 사지포, 쪽지벌을 비롯한 4개의 늪으로 되어 있는데 통칭하여 그냥 우포라고 부릅니다. 우포의 진짜 이름은 소벌이라고 합니다. 우포늪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질 무렵부터 한자말인 '우포'라고 불리워졌으며, 마을사람들은 여전히 '소벌'이라고 부른답니다.

▲ 출처, 창녕군청 우포늪 홈페이지


우포늪 : 경상남도 창녕군 유어면 대대리, 세진리 일원 (1,278,285㎡)
목포늪 :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 안리 일원 (530,284㎡)
사지포 : 경상남도 창녕군 대합면 주매리 일원 (364,731㎡).
쪽지벌 : 경상남도 창녕군 이방면 옥천리 일원 (139,626㎡)
좌표 : 35°33′N, 128°25′E

우포, 목포늪 따라 10여 km, 두 발로 걷기

11월 1일(일), 우포생태교육원 김인성원장님과 제가 일하는 단체인 YMCA 회원 10명이 우포둘레길 답사를 하였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쪽지벌은 제외하고 우포늪, 목포늪 둘레를 걷고, 우포와 사지포를 나누는 사지포 제방을 따라 걷는 10여km 구간을 걷는 답사길이었습니다.

새를 관찰하기에 좋은 장소에서는 고성능 망원경을 설치하여 새들을 구경하고, 옛 이야기가 남아있는 곳에서는 다리 쉼을 하면서 이야기를 듣고, 우포늪에 살고 있는 식물들의 이름을 듣고 그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걷는 길이었습니다.

람사르 총회를 전후하여 우포늪을 찾는 관광객(?)[각주:2]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대부분 자동차를 이용해서 오시는 관광객들은 우포늪생태관이 있는 세진주차장에서 주차를 한 후에 오른쪽 길인 자전거길이 나 있는 전망대와 따오기 복원센터 앞을 지나는 제 1 탐방코스와, 대대제방으로 이어지는 제 2 탐방 코스를 다녀가게 됩니다.

혹은, 좀 더 적극적으로 우포늪을 살표보시는 분들은 세진주차장에서 다시 차를 타고 이동하여 목포제방 부근과 소목나루터 쪽을 둘러 보시기도 합니다. 대체로 자동차를 이용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들입니다. 따라서, 전문연구자들을 제외하고는 걷기 여행삼아 우포늪 둘레를 걸어 본 경험을 가진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 입니다.

우포생태교육원과 마산YMCA가 진행한 우포늪 둘레길 걷기는, 국내 최대의 자연늪 소벌을 온전히 두 발로 걸어서 답사하는 '걷기'에 방점을 찍은 새로운 답사 여행입니다. 우포늪 지도에 표시된 기존 탐방로 뿐만 아니라 원시의 자연늪을 온전하게 만나 볼 수 길 입니다. 말하자면, 최대한 우포늪을 온전하게 조망하면서 걸을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찾아서 지도에는 없는 길도 일부 구간포함하였습니다.

오늘, 첫 번째 포스팅은 가을이 깊어가는 소벌의 정취를 담은 사진 몇 장을 보여 드리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소벌(우포)둘레길을 사람들과 함께 걸었던 이야기는 앞으로 2~3차례 나누어 더 전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관련기사 2009/10/28 - [숨 고르기] - 소벌(우포) 둘레길 걷기, 우포 야생동물 워크숍


▲소벌(우포)에 관한 더 많은 자료를 보시려면 클릭 하세요.
  1. 우포늪의 본래 이름은 소벌이라고 합니다. 이 글에서는 문맥에 따라 소벌과 우포늪을 섞어 씁니다. [본문으로]
  2. 국내 최대의 자연늪을 보러 오시는 분들 보다는 대체로 관광지를 둘러보듯이 다녀가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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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천령 2009.11.02 11:35 address edit & del reply

    오포늪 다녀온지도 2년쯤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여행은 걸어야 제맛인 듯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이윤기 2009.11.03 09:00 신고 address edit & del

      걷지 않으면 갈 수 없는 길이 참 아름답고 신비로웠습니다. 사지포제방을 지나서 소목제방으로 이어지는 늪속으로의 걷기 구간은 정말 태고의 신비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처음엔, 우포늪도 둘레를 걸을 수 있도록 걷기 코스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였는데, 막상 이 구간을 걸어보고 나니 지도를 올리면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훼손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2. 크리스탈 2009.11.03 09:05 address edit & del reply

    올해는 우포를 정기적으로 한달에 한두번씩 다녀오기는 했는데
    우포를 잘 아시는 분 차를 타고 돌아다녀 아직 전체적인 길 그림이 잘 안그려지더라구요.

    내년엔 혼자서 다녀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 이윤기 2009.11.03 09:13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소벌이 유명해지기전에...마구 방치되어 있을 때부터 다녔는데...모두 차만 타고 다녔어요. 온전하게 걸어 둘러 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확실히 느린 걸음을 통해서 자연과 더 깊이 만나고 교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엔 걸어보셔요. 저와 함께 걸었던 분들은 1월에 겨울 소벌을 다시 한 번 걸어 볼 생각입니다.

  3. 모모 2009.11.03 12:12 address edit & del reply

    밥쌤~ 와 사진 멋져요. 가고 싶었는데 여의치 않았네요.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또 알려주세용.

    • 이윤기 2009.11.04 22:4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내년 1월에 겨울 우포 둘레길을 걷기로 약속하였습니다. 선착순 15명이니 메일 받으면 빨리 신청하세요.

헤엄치던 물고기는 어떻게 멈출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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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케롤라인 해리스가 쓴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

여러분은 고래가 왜 노래를 부르는지 아시나요? 고래는 소리를 내어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물이기 때문이랍니다.

고래는 "다른 고래를 찾을 때나 어떤 생각을 전할 때" 고래는 소리를 낸다고 합니다. "큰 울음소리, 툴툴거리는 소리, 비명 소리, 거품이 부글거리는 소리"를 내기도 하고, "수컷 혹등고래는 오랫동안 노래를 부르는데, 몇 시간을 할 때도 있고 며칠 동안 할 때"도 있다고 합니다.

향유고래는 아세요? 향유고래는 훌륭한 잠수부라고 합니다. 2시간 동안 숨을 참고 수심 2㎞ 아래로 내려가기도 한다는군요. 우리나라 동해안에도 가끔 나타나는 귀신고래도 잠수를 잘 한다고 합니다.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가서 진흙에서 꿈틀거리는 바다지렁이를 잡아먹는다고 합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 답해드립니다

고래만 궁금한 게 아니지요? 물고기는 어떻게 숨을 쉬는지? 상어는 왜 사람을 공격하는지? 조개는 어떻게 집을 짓는지, 오징어는 언제 먹물을 내뿜는지? 연어는 왜 강을 거슬러 오르는지? 처음에는 아무것도 궁금한 것이 없었지만, 바다 속 생물들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점점 더 알고 싶은 것이 많아진답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0% 가까이를 덮고 있으며, 육지 생명체의 근원은 수백만 년 전에 뭍으로 올라온 바다 생물들입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협은 인간에게만 그치지 않고 바다 속 생물들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바닷물의 온도가 변하고 바닷물이 흐르는 방향이 바뀌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바다 밑바닥까지 포획하는 저인망어선, 기름 유출로 생태계를 파괴하는 유조선 문제 등 여러 가지 위협이 도사리고 있습니다만 영국인 작가 케롤라인 해리스가 쓴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는 바다 속 생물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만을 채워주는 책은 아닙니다.

케롤라인 해리스는 이 책을 통해 사람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위협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며, 특히 사람들이 가진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아이들에게 알려줍니다.

①물고기는 어떻게 숨을 쉴까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씌어진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는 바다 속 생물에 대한 궁금증 43가지에 대한 답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43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설명하는 방식으로 여러 가지 바다 속 세계의 과학과 지식을 알려주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물고기가 어떻게 숨을 쉬는지 아세요.

"숨을 쉴 때, 사람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물고기는 물을 들이마셔요. 공기에 산소가 들어 있는 것처럼 물 속에도 산소가 녹아 있어요. 물고기가 들이마신 산소는 아가미를 통해서 몸 전체로 퍼져요." (본문 중에서)

②잠수부는 바다에 들어갈 때 왜 머리에 등을 켜나요?

"바다 속은 캄캄해요. 수심 200미터까지만 햇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잠수부가 바다에 들어갈 때는 머리등을 켜야 해요. 수심 1,000미터보다 더 깊은 바다 속은 빛이 전혀 없는 암흑지대예요." (본문 중에서)

여러 분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었나요. 대부분 어른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 다 배운 것들이지만, 바쁘게 사는 동안 모두 잊어버리기도 한답니다. 저는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읽으면서 언제 이런 것을 배운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답니다.

초등학교 3학년인 저희 아이도 늘 만화 속에서 나오는 바다 속만 본 탓인지 수심 1000m가 넘는 바다 속이 암흑지대라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고 하더군요.

저만 그럴까요? 여러 분도 아마 마찬가지일 겁니다. 한 가지만 더 예를 들어 드릴까요? 여러분은 물고기가 어떻게 앞으로 헤엄쳐 나가는지 아세요? 물고기는 지느러미를 가지고 헤엄을 친다는 것쯤은 다 아신다고요? 그렇다면, 힘차게 헤엄치던 물고기는 어떻게 멈추는지도 아세요?

"물고기는 앞으로 나아가거나 멈출 때, 뒤로 헤엄칠 때 그리고 물속에서 균형을 잡을 때 지느러미를 이용해요. 헤엄칠 때는 뱀처럼 몸통을 꿈틀거리지만, 좀 더 빠르게 나아갈 때는 꼬리지느러미를 휘저어요. 방향을 바꾸고 싶을 때는 등지느러미를 움직이고, 멈추거나 균형을 잡을 때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를 이용해요. "(본문 중에서)

어른들은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배웠는데도 잊어버렸거나 아니면 아예 몰랐던 것들이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돌고래는 어떻게 몸을 세우는지 아시나요? 게는 왜 옆으로 걷는지 아세요? 궁금하시면 케롤라인 해리스가 쓴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를 읽어보세요. 예쁘고 상세한 그림과 설명이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③물고기는 헤엄치다 어떻게 멈출까요?

그러나 이 책은 바다 속 생물에 관한 지식만 전해주는 책은 아닙니다. 고래가 살기 위해서는 그들의 보금자리인 바다가 안전하게 보존되어야 한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사람이 바다와 어떻게 관계 맺지를 하여야 하는가를 알려줍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색깔을 얻기 위해 바다뱀을 으깨어 물감을 만들기도 했고, 맛있는 식사를 위해 복어를 대략으로 포획하기도 하며, 물고기를 더 많이 잡으려고 바다 밑바닥을 훑거나 바다 속에 폭약을 터트리기도 한다. 그리고 사람은 맛있는 고기와 기름을 얻기 위해서 고래를 잡았다." (기획자의 글에서)

결국, 바다 생물에게 가장 위험한 적은 먹이 사슬의 윗 단계에 있는 포식자의 공격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도 알려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아이들에게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연도 사람도 더 이상 생명을 이어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해 줍니다.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는 다섯수레 출판사에서 만드는 '왜 그런지 정말 궁금해요'라는 시리즈 책 중에서 34번째로 엮어낸 책입니다. 아이들이 사물과 세상에 대하여 가지는 궁금함을 재미있게 풀어쓴 책입니다.


고래는 왜 노래를 부를까요? - 10점
캐롤라인 해리스 지음, 최윤 옮김/다섯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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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므흣한아저씨 2009.07.26 10:42 address edit & del reply

    "바쁘게 사는 동안 모두 잊어버리기도 한답니다."공감합니다. ㅠ_ㅠ

    • 이윤기 2009.07.27 22:45 신고 address edit & del

      바쁘게 살아서 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다른 것들을 기억하느라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무언가를 더 많이 소유하기 위해 필요한 기억들이 삶을 자꾸 채워나가는 것 말 입니다.

앨 고어의 경고, 지구는 비상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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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가정은 의미가 없다고 하지만 <불편한 진실>을 읽으며 만약 그 때 더 많은 표를 얻고도 당선되지 못한 앨 고어가 미국대통령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외신을 통해 선거 소식을 들으며 미국대통령선거제도가 참 한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앨 고어가 누구인지?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알지 못했다.

만약 그가 대학시절부터 환경운동에 투신해온 환경운동가이면서 환경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진 정치인인줄 알았다면 그가 당선되지 못한 것을 지금보다 더 아쉬워하였을 것이다.

앨 고어가 쓴 <불편한 진실>은 같은 제목의 영화와 책으로 소개되었다. 책을 읽는 동안 영화로도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지방도시에는 영화가 개봉되지도 않고 지나가 버렸다.

2006년 5월말 미국에서 개봉한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은 2000만 관객이 관람하면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맥도널드 햄버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슈퍼 사이즈미>를 제치고 역대 다큐멘터리 3위에 올랐다고 한다. 같은 제목의 책 <불편한 진실> 역시 8월에 <뉴욕타임즈>가 집계한 페이퍼북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불편한 진실>은 영화에 곁들여 낸 책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지구온난화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하여 전 세계를 돌며 진행한 1000회가 넘는 슬라이드 강연을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같은 제목의 영화 역시 슬라이드 강연을 들은 영화제작자의 제안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에겐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아 있을까?

책 속에서 앨 고어는 지구온난화 문제가 더 이상 정치적인 영역에서만 다루어질 수 없으며, 현대문명에 대한 근본적인 도덕적 반성이 필요한 문제임을 제기한다. 그의 슬라이드 강연 내용을 담은 이 책은 조만간 닥쳐올, 아니 이미 시작된 지구의 위기로부터 그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왜 <불편한 진실> 인가? 화석연료로 지탱하는 산업화와 인류의 소비문명 뒤에 불편한 진실이 감추어져 있다. 불편한 진실은 어떤 사람들에게는 ‘알고 싶지 않은 진실’일 수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꼭 알아야 할 진실’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 무언가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진실이다.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금 당장 살아가는 방식을 바꾸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훨씬 더 불편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불편한 진실’이기도 하다.



<불편한 진실>에는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잘 설명해주는 개구리 실험이야기가 나온다.

“끊는 물이 담긴 통에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곧 바로 뛰쳐나온다. 개구리는 순간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같은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고 서서히 물을 데우면, 개구리는 위기가 코앞에 닥칠 때까지 꼼짝 않고 앉아 있는다.”(본문 중에서)

지금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이 바로 이렇다. 우리는 과연 개구리보다 나을까? 우리는 물이 끓어 넘치는 순간에야 닥친 위험을 감지하는 개구리보다 훨씬 민감할까?

1970년에만 해도 눈으로 덮여 있던 킬리만자로의 빙하는 30년만에 모두 녹아 버렸으며, 1980년 이래, 알래스카의 컬럼비아 빙하가 녹아 해안선이 후퇴하고 있다. 페루의 안데스산맥에서도, 아르헨티나의 웁살라에서도, 스위스 알프스산맥에서도, 그리고 세계인구 40%의 상수원이 되고 있는 히말라야에서도 빙하가 사라지고 있다.

지구는 점점 더워지고 있으며 최근 25년 중에서 20년은 지구가 온도 측정 이래로 가장 더웠던 해이며, 지구 역사 이래 가장 뜨거웠던 해는 바로 2005년이었다고 한다. 2003년에는 유럽에 끔찍한 더위가 닥쳐 무려 3만 5천명이 목숨을 잃었다.

지구는 육지뿐만 아니라 바다도 따뜻해지고 강력한 허리케인과 태풍이 불어닥친다. 지구온난화는 실제로 허리케인과 연관되어 있어 허리케인의 강도와 지속력 그리고 발생빈도를 높인다고 한다. 2006년 호주에서는 관측역사상 가장 강력한 사이클론이 발생하였으며, 남대서양에서 사상 최초로 허리케인이 발생하여 브라질을 강타하였다는 것이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도시 하나를 완전히 삼켜버렸다. 같은 시기에 유럽의 도시들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으며, 인도에서는 하루 동안 94㎝의 비가 내려 1000명이 넘게 죽었다.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지만 중국의 다른 지역은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고 한다. 심각한 기후변화로 말미암아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을 끼고 있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큰 호수 ‘차드 호’는 지구상에서 증발해가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특히 민감한 곳은 남극과 북극이다. 마치 탄광의 카나리아처럼 위기의 예언자 역할을 하는 곳들이다. 지구온난화가 북극에 끼친 영향의 가장 가시적인 결과는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는 것이다. 북극의 기온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극에서는 빙붕이 갈라지고 ‘영구 동토’ 중 상당 부분이 녹기 시작하여 집과 건물이 무너진 곳도 있다. 영구동토에 건설된 알래스카는 동토층이 녹아 침하하고 있으며, 연간 80일밖에 운행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북극, 남극이 녹으면 급격한 기후변화와 해수면이 상승

북극이 녹으면 지구 전체의 기후 패턴이 심대하게 달라진다. 북극이 녹아 ‘전지구적 해양 대순환 벨트’에 변화가 오면 약 1만 년 전과 같은 빙하기가 닥칠지도 모른다.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지구 온난화는 바다생태계도 변화시킨다. 전 세계적으로 산호초가 사라지고 있으며, 역사상 두 번째로 더웠던 1998년에만 전 세계 산호초의 약 16%가 죽었다. 그 결과 생물이 살 수 없는 죽음의 바다가 점점 늘어가고 있다.

북극뿐만 아니라 남극의 얼음도 녹고 있다. 태평양 저지대 섬들에 사는 사람들은 해수면 상승 때문에 집과 땅이 바다에 잠기고 있다. 남극과 그린란드가 녹거나 부서지는 질지도 모른다고 한다.

“만약 그린란드가 녹거나 부서져 바다로 흘러든다면, 아니 그린란드의 절반이나 남극의 절반이라도 녹거나 부서져 바다로 흘러든다면, 전 세계 해수면은 5.5m에서 6m 상승할 것이다.”(본문 중에서)

<불편한 진실>에서 앨 고어는 앞으로 이러한 일이 현실이 되면 세계지도를 완전히 다시 그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그의 책에는 플로리다의 절반이 사라진 지도, 샌프란시스코만 네덜란드 해안, 중국의 베이징과 상하이 일대, 인도, 뉴욕의 지도를 상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 네덜란드는 지도에서 사라지며, 베이징과 상하이에서는 60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인도의 캘커타와 방글라데시 역시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와 새로운 과학기술의 발달은 지구를 더욱 빨리 황폐화시키고 있다. 관개농업과 산업화로 강물이 말라가고 있으며, 카자흐스탄의 아랄 해는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앨 고어의 경고 "지구는 지금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

앨 고어가 쓴 <불편한 진실>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가 어떤 것인지,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에 대해 알려주며 경고하고 있다. <불편한 진실>은 복잡하거나 전문적인 자료가 담긴 어려운 책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를 간결하지만 단호하게 알려주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더 이상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가 위기에 처했다는 증거 자료는 넘쳐난다. 이것은 찬반으로 나뉘어 이데올로기적 격론을 벌일 사안이 아니다. 지구는 하나뿐이고 우리는 모두 그 위에서 미래를 공유한다. 지금 우리는 전 지구 차원의 비상사태에 처해 있다. 이제 우리 스스로 떨쳐 일어나 인류의 미래를 지킬 때가 된 것이다.”(본문 중에서)

“지구의 기후는 서서히 바뀌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빨리 바뀌고 있다. 지구 온난화는 한 사람의 인생에서 보자면 점진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하지만 지구의 역사에서 본다면 거의 빛의 속도로 벌어지는 일이다.”(본문 중에서)

앨 고어의 주장처럼 불편한 진실은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사라져버리는 것이 아니다. 불편한 진실들은 외면할수록 그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진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바로 우리 자산이다. 어떤 물건을 사고, 얼마나 전기를 쓰고, 어떤 차를 몰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깨달아야만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 책은 원래 앨 고어가 2000년 대선에서 낙선한 후에 세계 각지를 돌며 행한 1000여 회의 슬라이드 강연을 바탕으로 씌어진 책이다. 슬라이드 강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책답게 쉽게 볼 수 없었던 진귀한 사진들 그리고 지구의 위기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통계와 그래프들로 가득하다.

아폴로 우주선에서 찍은 아름다운 지구 사진, 3년 동안 찍은 3000여장의 지구 위성사진 중에서 구름이 없는 청명한 지구표면 사진만을 모아서 합성한 지구 사진, 눈 덮인 킬리만자로와 북극과 남극 사진, 지구의 밤 풍경을 조합한 위성사진이 바로 그것들이다. 지구온난화로 위기에 처한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한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는 재미는 이 책을 보면서 얻는 덤이다.


불편한 진실 - 10점
앨 고어 지음, 김명남 옮김/좋은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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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yoontalk 2009.07.03 17:1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 영화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혹시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불편한 진실>과 일맥상통하는 <HOME>이라는 다큐멘터리도 좋게 보았습니다. 트랙백 남깁니다.

    • 이윤기 2009.07.04 09:30 신고 address edit & del

      좋은 영화 소개해주셔서 고맙습니다. <HOME>라는 다큐가 있는지도 몰랐었네요. 여기 저기 인터넷을 뒤지다가 파일을 찾았습니다. 시간내서 제가 먼저 보고 저희 단체 회원들과도 함께 보려구 합니다.

  2. 푸루 2011.09.19 18:47 address edit & del reply

    포스팅 잘 읽고 갑니다. 저희 블로그에도 "불편한 진실"을 다룬 포스팅이 있어 트랙백 걸어놓고 가겠습니다 ^^

순천만 갈대밭, 초록빛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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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1일에 이어 두 달만인 4월 25일(토)에 순천만 생태공원을 다시 다녀왔습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주최한 '찾아가는 학습모임 - 풀뿌리 운동 사례탐방' 둘째 날, 순천만 생태공원 답사가 있었습니다.

올 해 순천을 두 번 다녀오면서 관련된 글을 여러 번 포스팅하였습니다. 이번 포스팅이 순천 '주민자치운동 사례탐방'관련 마지막 글이 될 것 같습니다.




블로그 포스팅을 제때하지 않아 벌써 한 달이 지나버렸지만, 카메라에 담긴 순천만 갈대밭에 봄이 찾아오는 모습을 소개해드립니다. 4월 25일(토) 오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초록빛을 띠며 새순이 올라오는 갈대가 싱그러운 기운을 느끼게 합니다.

색이 바랜 여기는 작년부터 있었던 갈대숲입니다. 사이사이에 푸른 새순이 보입니다.

새순이 올라오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카메라에 담지는 못하였지만, 봄이 되니 짱뚱어가 많이 눈에 뛰더군요. 목도를 따라 걸어가며, 아래를 자세히 내려다보면 금새 '장뚱어'를 찾을 수 있습니다.


갈대 군락의 모습이 겨울과는 많이 다릅니다. 까까머리 중학생처럼 되어있습니다.


생태계 보존을 걱정하는 사람들 중에는 순천만 갈대밭에 유람선이 다니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배가 지나가며 생기는 저 물결이 참 보기 좋습니다.
지금 처럼, 디젤엔진을 이용하지 않고 전기동력을 이용하는 배가 다니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내친 김에 올 여름과 가을에 한 번씩 더 가면, 순천만의 사계절 모습을 모두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은 먹었는데, 실행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순천하면... 굉장히 먼 곳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자동차로 2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였습니다. 전라남도, 경상남도 이렇게 나누어놓은 행정구역상의 경계가 사람의 마음도 멀어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는 마산에서 울산 가는 거리와 비슷한데, 심리적인 거리는 그 보다 훨씬 더 멀게 느껴지거든요. 그런데, 사람 마음이 묘합니다. 올 해 순천엘 두 번이나 다녀오고나니 그 마음에 거리가 굉장히 좁혀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여름에도 한 번, 가을에도 한 번 다녀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름에는 비가오는 날, 한 번 가보는 것도 좋겠다 싶습니다.

순천만은 어느 계절에가도 좋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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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구르다보면 2009.05.15 00:11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이 예사롭지 않다하고 클릭 했는데..ㅎㅎ

    • 이윤기 2009.05.15 1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예사롭지 않은 사진은 이필구 간사가 찍은 사진들이죠. 제 사진을 평범...하지요.

      시민운동가를 위한 지역 운동 사례 탐방이 올 해 두번 더 있어요. 담엔 함께 가시지요.

21세기를 준비한 생태적 선각자 100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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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사티시 쿠마르, 프레디 화이트필드가 엮은 <희망의 근거>

일전에 녹색성자 '사티시 쿠마르' 전기 <끝없는 여정>을 읽고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끝없는 여정>은 인도 출신 평화운동가이자, 녹색운동가이며, 교육운동가인 사티시 쿠마르가의 여정을 기록한 회고록입니다.

아홉 살에 스스로의 결심으로 자이나교 승려로 출가하였다가 비노바 바베와 함께 토지헌납운동에 참여하고, 핵무기 폐지를 내걸고 소련과 유럽을 거쳐 미국까지 걸으며 평화운동가로 살았습니다.

반핵평화행진과 이후 영국에 정착하면서 농촌공동체운동과 작은 학교 세우기 운동을 하고 있으며, 동지이자 스승인 슈마허의 영향을 받은 세계적인 녹색사상 연구기관인 '슈마허 대학'을 설립운영하고 있습니다. 

교육운동과 더불어 <리스전스>라는 잡지의 편집을 맡아 수많은 생태적이고 영적이며 교육적인 경험을 소개하는 일을 실천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새로 소개하는 <희망의 근거>는 바로 지난 수년 동안 <리스전스>에 소개되었던 생태적 선각자들 중에서 100명을 엄선하여 소개하고 있는 일종의 인명사전과 같은 책 입니다.

<리서전스>는 물질 만능의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상호성과 호혜주의 그리고 연대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그리고 지속 가능성과 영성과 검소함의 세계가 소비주의와 물질주의와 군사주의의 세계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을 옹호하는 잡지입니다. 

생태주의와 평화주의를 표방하는 이 잡지는 위대한 생태적 선각자들, 사상가들, 활동가들이 명료하게 표현한 비전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통로의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희망의 근거>에 수록된 선각자들은 <리스전스>에 정신적 영향을 미치고, <리스전스> 지면에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리스전스>에 깊은 인상을 남긴 사람들의 목록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사회적 선각자, 생태학적 선각자, 영적 선각자 100인을 소개한 <희망의 근거>는 각 100인의 필자들이 쓴 글을 사티시 쿠마르와 프레디 화이트필드가 모아 엮은 책 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세밀하게 소개하였다기 보다도 각각의 선각자들을 가까이서 지켜 본 사람들이 그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씌어진 인명사전과 같습니다.

저는 책을 시작하면서, 우선 제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물론, 안 다는 것은 제가 아는 사람입니다. 전기 혹은 그들이 쓴 책을 읽어 본 사람들만 세어 보았더니, 모두 20명 입니다.

마하트마 간디, 마틴 루터 킹, 슈마허, 아웅산 수지, 밥 딜런, 무하마드 유누스, 아룬다티 로이, 제리 맨더, 에리히 프롬, 이반 일리치, 비노바 바베, 알베르트 슈바이처, 레이첼 카슨,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 제인 구달, 달라이 라마,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틱 낫한, 융, 카릴 지브란

100명 중에서 20명은 이름이라도 들어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지만, 그 외 80명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문득, 세상이 이 만큼이라도 지탱하고 있는 것은 제가 모르는 80명의 선각자들, 그리고 이 책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였지만, '생명과 지속가능성'을 화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선출된 정부는 '민주주의' 라는 착각(?)

바람직한 식사에 관심이 많은 저는 '프랜시스 무어 라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에서 사회복지를 공부하던 그녀는 보장된 학위를 버리고 허름한 대학도서관으로 들어갑니다.

"주변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기아와 고통의 근본원인은 무엇이며 어떤 길을 택해야 그 근본원인들을 처리할 수 있을까?...... 그때부터 30년 넘게 갈고닦으며 15권의 책을 저술하게 되는 연구접근법을 이용하여 자신의 직감을 따랐다."(본문 중에서)

'왜 굶주리는가?' 에서 시작한 그녀의 고민은 '풍요로운 세상에 왜 굶주리는가?'로 바뀌었고, 그 해답으로 그녀는 세 번째 저서인 <작은 지구를 위한 식사>를 집필하게 됩니다. 본래 친구들과 나눠 읽으려고 제작된 소책자는 무려 350만부 이상 팔려나갔다고 합니다.

이 책은 기아의 근본원인과 우리의 음식 선택이 미치는 영향에 관한 사고의 혁명을 촉발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이런류의 책들이 적지 않게 출간되고 있지만, 처음 출간된 1971년에는 당대의 바이블에 속하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쓴 책 가운데 눈에 띄는 다른 책으로 <민주주의의 경계>가 있습니다. 그녀는 양파의 껍질을 벗겨내듯이 '민주주의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에 접근한다는군요. 촛불 집회 1년을 맞이하면서 국민에 의하여 선출된 정부가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역사적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는 결코 선출정부와 시장경제의 합이 아니다." 라는 그녀의 통찰이 가슴에 꽂힙니다. 그녀는 식량 결핍이 아니라 민주주의 결핍으로 가난과 기아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생각은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

Think Global, Act Local는 흔히 1992년 브라질 리우에서 개최된 지구 정상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수 많은 구호 중 하나라고 알고 있습니다. 오늘날, 이 구호는 전 세계 시민운동가들의 가슴에 새겨진 중요한 경구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표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스코틀팬드 태생의 '근대 도시계획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패트릭 게디스'라고 합니다. 그가 1915년에 쓴 <진화하는 도시들>에 이미 이 표어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우리가 지금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고 부르는 것의 개척자들 가운데 한 명이라고 합니다.

그는, 20세기 초에 이미 '자연기아'라는 용어를 사용하엿다고 합니다. 마을과 도시의 중심에서 점차 자연을 제거한 일회적이고 단편적인 결정에 절망하였다는 것 입니다.

"산업혁명 이래로 줄곧, 사람들이 조직적으로 사물에 희생해왔고, 삶이 대규모로 기계에 종속되어왔다." (본문 중에서)

"보고 듣고 만지고 움직여보고 냄새 맡고 맛보려는아이의 욕구는 모두 참되고 건간한 갈망이며, 좋은 가르침이란 지식이나 규율이 아나라 기쁨을 통해 시작된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본문 중에서)


일찌기 그는, 아이들을 자연에서 벗어나게 한 후에 자년에 관해 읽거나 안전한 곳에서 자연을 내다보는 교육체계는 엉터리라고 지적하였습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100년을 앞선 그의 선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인 만성적인 '자연기아'에 허덕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땅은 상품이 아니라 공동체 이다.

"우리는 땅을 남용한다. 그것을 우리에게 속하는 상품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땅을 하나의 공동체로 보고 우리가 그 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사랑과 존경의 마음으로 땅을 이용하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본문 중에서)

이른바 '대지윤리학'의 창시자 알도 레오폴드가 남긴 말 입니다. 돈을 주고 구입한, 부모에게 물려 받은 땅을 '내 땅'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이 새겨 보아야 할 말 입니다. 땅은 누군가에게 속하는 상품이 아니라는 것 입니다. 우리가 땅에 속 할 뿐이지, 결코 땅이 우리에게 속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마치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땅에 관한 생각을 듣는 것과 비슷합니다.

미국 삼림청에서 일했던 알도 레오폴드는 1924년에 탄생한 길라 자연보호구역 지정 계획 실현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인간계를 넘어 자연 전체를 향한 도덕성을 제안한 서양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합니다.

그간 쓴 책 <모래군의 열두 달>은 생태학적 글쓰기의 고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그의 대지 윤리학은 '인간이 만물의 정상에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 자신을 자연의 주인, 지배자, 혹은 관리인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통찰을 담고 있다는 것 입니다.

그는 자연을 인간 이득과 경제적 이익을 위한 개척의 대상, 자원의 집합체로 바라보는 관점을 거부하였다고 합니다. 그의 삶이 우리에게 더욱 중요한 것은 그가 이론가에 머무르지 않았다는 것 입니다.

그는 황폐해진 대지를 회복하는 일에 실제로 참여하였습다고 합니다. 지나친 경작으로 인해 모래땅의 대부분이 바람에 날아가버린 워스콘신 강가의 척박한 땅을 일구며 이념을 실천으로 옮기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지구를 덮고 있는 나무의 3/1이 죽으면...

잉글랜드에서 태어나 삼림학을 공부한 후에 아프리카 케냐에서 무분별한 삼림 남벌과 토양 붕괴의 문제를 처음으로 제기한 '리처드 세인트 바브 베이커'를 <희망의 근거> 편집자들은 '나무의 인간'이라고 칭하였더군요.

"그는 작물을 심는 것은 인간이지만, 나무를 심은 것은 신이었다"는 이야기로 사람들을 설득하여 나무의 인간들을 조직하였다고 합니다. 팔레스타인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을 방문하여 사람들에게 숲의 파괴를 보여주고 나무를 심는 일에 참여할 것을 요청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는 만약 인간이 피부의 3분의 1을 잃으면 죽는다는 비유를 사용했다. 지구가 자신을 덮고 있는 나무의 3분의 1 이상을 잃으면 지구도 죽는다는 것을 나타내기에 납득이 가지 않는가?"(본문 중에서)

일반적으로 화상을 입은 사람이 피부의 3분의 1을 잃으면 생명을 부지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구도 자신을 덮고 있는 나무의 3분의 1을 잃으면 생명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경고 입니다. 보통 자연환경은 어떤 임계치에 도달하면 급격하게 변화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나무와 숲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위가 임계치에 달하면, 지구 생태계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그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그는 오늘날 아프리카의 가장 커다란 위협 중 하나인 사하라 사막이 확장을 막기 위해 녹색 방어선을 세워야 한다는 계획을 마련하였습니다. 그는 이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였으며, 더 많은 대중과 소통하기 위한 여러 수단을 강구하였다.

지속적으로 활동의 폭을 넓혀가면서, 강연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계획을 알리기 위하여 책을 쓰는 일에 뛰어들었으며, 아흔두 살의 나이로 숨질때까지 서른 세권의 책을 썼다고 합니다.

그가 죽은 후에도 사막화는 여전히 크나큰 문제로 남아 있으며, 기후변화 위협으로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형국입니다. 세인트 바브 베이커라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해답은 거대한 규모의 나무 심기라고 답하였을 것이 틀림없습니다.

자연의 농부 '후쿠오카 마사노부'

<희망의 근거>가 소개하는 21세기를 준비한 100인 중에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인은 단 2명 뿐 입니다. 베트남에서 망명하여 사실상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틱낫한 스님을 제외하면, 일본인 '후쿠오카 마사노부'가 유일합니다.

후쿠오카 마사노부는 셀 수 없이 많은 계절 동안 끈기 있는 관찰과 정교한 실험 끝에 '자연' 혹은 '무위' 사상으로 농업에 접근한 90대의 전설적인 현명한 농부 입니다. 그에게 광활한 바둑판식 논밭, 석유동력 기계를 사용한 농업, 먼 저수지에서 배관으로 연결된 수로, 화학약품과 살충제로 뒤 덮힌 논 밭은 인간이 죽어가는 풍경, 자멸하는 광경이라고 합니다.

후쿠오카는 원래 식물병리학을 전공하였으나, 자기 회의로 괴로워하던 중 사물의 진정한 본질이 번득이는 깨달음으로 농업을 바라보는 시각을 완전히 바꾸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모든 존재의 전체성을 깨달은 후 시코쿠 섬에 있는 아버지의 토지로 돌아가 농부가 되어 40년 동안 '자연농업'에 매달렸다는 것입니다.

계절의 순환에 따른 자연 법칙에 따라 농사짓는 전통 방식에 근거한 농업을 연구하여 <지푸라기 한 가닥의 혁명>이라는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는 농업은 음식을 길러내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길러 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면서 전혀 다른 방식의 농업 혁명을 이루어냅니다.

"그는 한 번도 그의 토지에 쟁기질을 하거나 퇴비를 주거나 가지를 치거나 비료를 주거나 기계, 제초제, 살충제를 사용한 적이 없다. 그의 농법의 네가지 규칙은 1) 경작하지 말것, 2) 비료나 퇴비를 주지 말 것, 3) 잡초를 뽑지 말 것, 4) 화학약품, 살충제를 쓰지 말 것 이다."(본문 중에서)

후쿠오카의 농업을 혁명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이런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서도 근처의 기업농들이 재배한 것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의 수확물을 꾸준히 거두어 들였다는 점입니다.

한편, 그는 적토로 만든 작은 공에 100여 개의 씨앗을 채워 넣는 기술을 개발하였습니다. 그가 개발한 '씨앗 공'들을 일구지 않는 땅에 퍼뜨려, 토양을 축적하고 사막화를 막을 수 있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강한 유기농 음식, 더 큰 공동체적 삶, 가벼운 노동, 예술에 참여할 수 있는 많은 시간, 산책, 웃음, 친구만나기, 이야기하기, 혹은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바라보기, 후쿠오카의 방법은 우리에게 많은 시간을 남겨준다."(본문 중에서)

그의 삶은 우리에게 '희망의 근거'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농경의 궁극적인 목표는 농장물의 성장이 아니라 인간의 계발과 완성"이라는 그의 이야기 역시 희망으로 다가 옵니다.

실제로 도시를 떠나 농사꾼이 된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스코트와 헬렌 니어링'부부의 삶은 '이상'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전업농부로 귀농을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후쿠오카 마사노부'의 삶은 희망의 지표가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100인의 선각자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결국 과학이 생태적 위기로부터 우리를 구원해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지금보다 더 불편한 삶을 살겠다는 각오, 지구 생태계를 함께 살고 있는 뭇 생명들과의 공생이 결국 '희망의 근거'라는 것을 재확인하는 과정입니다.

희망의 근거 - 10점
사티쉬 쿠마르.프레디 화이트필드 지음, 채인택 옮김, 최재천 감수/메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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