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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해당되는 글 33건

  1. 2017.10.17 7박 8일의 즐거운 개고생...청소년 국토순례 (1)
  2. 2015.06.26 싼 값에 샀다는 건 누군가 그 희생을 치른다는 것
  3. 2015.05.27 죽은 아내 그리워 유골 먹었다는 남편
  4. 2014.01.14 에이즈는 콘돔으로 예방할 수 없다
  5. 2013.04.21 삽시간의 황홀을 만나는 곳,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6. 2013.03.01 아름답다 못해 관능美를 발산하는 용눈이오름
  7. 2013.02.26 제주 여행, 동백동산 습지 보호 지역
  8. 2013.02.07 바퀴를 발명한 인간은 더 행복해졌는가? (1)
  9. 2012.11.30 자연결핍 장애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방법 (2)
  10. 2012.09.18 제주에 한라산만 있는 줄 아시나요? (4)
  11. 2012.08.07 시내버스와 걷기 여행은 찰떡궁합? (3)
  12. 2011.12.01 농약 비료 제초제 경운기 조차없는자연농법 (4)
  13. 2011.10.20 이런 사람에겐 보신탕이 오히려 독이다 ! (3)
  14. 2011.05.16 50만원 로봇장난감, 꼭 실패해야 하는 이유? (8)
  15. 2011.05.03 철거비용만 6억인데...일단 뜯어내고 보자고? (6)
  16. 2011.04.03 워싱턴까지 걸어갔다면 시차적응은? (4)
  17. 2010.11.23 도시에서는 낙엽도 쓰레기 취급 (4)
  18. 2010.10.11 마요네즈병만 있어도 멋진 정원 꾸밀 수 있다 (2)
  19. 2010.09.18 여자보다 인터넷을 좋아하는 초식남자 (5)
  20. 2010.04.03 마중 나가지 않았는데 마당까지 찾아 온 봄 (6)

7박 8일의 즐거운 개고생...청소년 국토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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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7박 8일의 즐거운 개고생>이 하나방송에서  제작 방송 되었습니다. 아래 영상은 하나방송 유튜브 채널에 있는 방송 영상입니다. 

한국YMCA 전국연맹이 주최하고 전국 16개 지역YMCA가 참가한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에는 1그룹 120여명, 2그룹 120여명이 참가하였습니다.

2005년 시작된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는 올해로 13회를 맞이하였는데, 2017년 청소년 자전거 국토 순례단은 "생명의 어울림, 평화의 발구름"을 주제로 전라남북도 일원의 근현대 역사와 민주주의의 현장을 자전거로 달렸습니다

7월 25일(1그룹)과 26일(2그룹)로 나뉘어 김제 모악산을 출발한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단은 군산 – 고창 – 목포 – 장흥 – 순천 – 곡성을 거쳐 광주광역시 518민주광장까지 무사히 완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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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녁노을* 2017.10.20 05: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추억는 남는 법이지요.ㅎㅎ
    잘 보고가요.

    즐거운 주말 되세요

싼 값에 샀다는 건 누군가 그 희생을 치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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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쓴 새 책이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읽으며 여간 설레지 않았습니다. 마침 지난 5월에는 이오덕, 권정생, 하이타니겐지로 선생님의 삶과 책을 전시하는 '아이처럼 살다' 전시회가 서울도서관에서 열리기도 하였지요. 


'온 삶을 아이들처럼 살다 간' 세 분을 모두 좋아합니다만, 어쩐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작품이 가장 끌리더군요. '아이처럼 살다' 전시회에 갔더니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을 일컬어 "상냥함을 태양처럼 품고 산 사람"이라고 하였더군요. 


그가 쓴 책들에서 건져낸 표현 같더군요. <상냥하게 살기>, <태양의 아이> 같은 책 제목들이 연상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상냥하게 살기>는 "일본의 대표 작가이자 교육실천가였던 저자가 세상에 대해 가장 치열하게 고민하던 40대 무렵에 발표한 64편의 글을 모은 산문집"입니다. 


자급자족 생활을 위해 아와지 섬으로 귀농한 뒤에 경험하는 초보 농사꾼의 실패와 성공담, 농업을 천대하는 정부 정책, 교과서 왜곡과 헌법 개정에 대한 비판적 입장 그리고 자연으로부터 경험하는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어린이 문학작품에서 알아챌 수 없었던,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의 일본 사회와 정치에 대한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 특히 5.18 광주민중항쟁과 서준식, 서승씨 간첩조작 사건을 통해 애국심과 통일에 관하여 쓴 글을 읽을 때는 놀랍고도 서글펐습니다. 


자연이 사람을 상냥하게 만든다


이 책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제어는 역시 '상냥함'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상냥함은 그냥 친절함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자연과의 만남,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깨달음으로부터 비롯되는 마음가짐 같은 것입니다. 


"밭을 갈고 채소를 자급자족하면서 나는 수많은 생각을 했다. 앞으로 하나하나 이야기할 생각인데, 모든 생명은 둘도 없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내 안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다. 여태껏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을 보아도 그것이 생명의 집합체이며 세상의 모든 생명은 대등한 관계로 이어져 있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그는 아와지 섬으로 들어와 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상냥해진다' 하더군요. 섬과 도시 사이를 바다가 막아주기 때문에 '상냥해지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합니다. 




책에는 떠돌이 닭과 병아리들을 함께 키우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떠돌이 닭이 병아리들이 병아리들의 대리모가 되어주면 좋겠다는 기대는 빗나가고 말지만 서로 싸우거나 괴롭히는 일이 생기지도 않습니다. 


"자연 그 자체로 살아가는 동물은 자기 생명을 지키는 일에는 냉혹하리만큼 가차 없지만 다른 생명에게 비뚤어진 간섭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하이타니 겐지로가 직접 유정란을 부화시킨 병아리들을 키우는데, 이웃집 농부가 알을 품던 닭 한 마리를 데려다주면서 생긴 일입니다. 자연의 섭리에서 가장 멀리 벗어나 살아가는 사람의 삶, 그리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이 이처럼 다릅니다. 그 까닭은 사람이 자연에서 멀어졌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1934년생인 하이타니 겐지로와 비슷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밀'은 가난의 기억으로 남은 농작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수제비가 주식이었고 볶은 밀이 귀한 간식이었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만이 가지는 밀밭에 대한 추억이 있더군요,


"밀기울을 물에 풀어 끓여 먹은 적도 있다. 아무리 없이 살던 시절이라지만 정말로 먹기가 힘들었다. 그걸로 한 끼를 때워야 할 때면 눈물이 복받쳤다. 그 눈물을 보고 더 힘들어했던 건 부모님이었으리라."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섬에 와서 처음 밀농사를 지어 수확을 앞두고 있을 때 어린 시절 밀에 얽힌 추억들을 회상하면 쓴 글입니다. 밀 이삭을 뭉쳐 넣어 껌처럼 씹던 추억으로부터 어머니를 도와 맷돌을 돌리던 기억으로까지 이어지더군요. 


싼 값에 팔린다는 것은 누군가 그 희생을 치른다는 것


이 책에는 섬으로 귀농하여 살면서 경험하는 농사이야기가 많습니다만, 농사를 지으며 일어나는 의식의 변화과정도 흥미롭습니다. '마을 경제2'라는 글에는 싼 것이 좋은 것이라고 믿었던 생각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도시에서 살면 무조건 값싼 물건이 최고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싼 것이 최고라는 사고방식에는 큰 함정이 있다. 몇몇 사람의 희생으로 물건값이 싸졌는데도 그런 물건을 사는 것은 죄라는 의식이 없다면 그 사회는 타락하고 만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얼마 전 읽은 야마오 산세이의 책에서도 이런 글을 읽은 일이 있습니다. 도쿄에서 살다가 자급자족을 하기 위해 야쿠시마로 귀농한 야마오 산세이 역시 어느 날 가게에서 '야자 잎 모자'를 헐값에 사면서 수공예로 모자를 만든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며 마음 아파하는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하이타니 겐지로 역시 농산물 값이 너무 싸고 농민들이 바라지 않는데도 유통과정에서 투기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음식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고 고백합니다. 농산물 값이 싸다는 것은 어떤 농민이 그 희생을 치르고 있다는 것이지요. 


슈퍼에 파는 깨끗하게 손질되어 진열된 채소의 이면에는 농민들의 눈물이 숨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밥풀 하나도 남기지 못하게 하던 내 아버지도 '쌀 한 톨이 농부의 땀 한 방울'이라고 가르치셨지요. 바로 이런 깨달음도 그가 말하는 '상냥함'의 원류입니다. 


상냥함의 원류는 자연과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가 말하는 상냥함의 또 다른 원류는 아이들입니다. 이 책의 2부는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아이들의 삶과 아이들이 쓴 글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인간적인 상냥함이나 타인에 대한 배려'가 어떻게 체득되는지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것은 생활과 삶을 통해서 체득되는데, 이때 생활이란 물질적인 풍요여부와 상관없이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과정을 말합니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활과 자신이 단단히 이어져 있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더 없이 상냥해진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부모가 권위만 휘두르거나 아이의 비위를 맞추는데 급급할 경우 단절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서두에 잠깐 언급하였던 것처럼 이 책에는 하이타니 겐지로의 한국 정치상황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는 레이건과 전두환사이에 오고 간 '인권보다 안보가 우선'이라는 공동 성명서 읽는 것은 아주 고통스러운 일이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과연 무엇이 살아 있는 것이고 무엇이 죽은 것입니까. 하루 삼시 세끼 끼니만 이어가면 사는 것입니까? 도대체 한 나라에서 어린 학생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수백 수천 명이 자기 나라 군인들한테 희생되어 피를 흘려가며 쓰러져 죽어 가는데 나만, 우리 식구만 무사하면 된다는 말입니까?'라고 광주사태에 항의하고 분신자살을 시도한 젊은 노동자 김종태 씨의 숭고한 민족애는 뭐가 되는가."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책을 읽다 한국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놀랐고, 저자가 5.18광주민중항쟁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라웠습니다. 아마 한국인들 중에도 5.18광주민중항쟁은 알아도 김종태씨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또 재일교포 간첩단(서준식, 서승 형제) 사건으로 온갖 고초를 겪었던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그가 쓴 책을 여러 권 읽었지만 하이타니 겐지로가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대하여 자세히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애국심이란 단순히 적국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것만 아니다


하이타니 겐지로는 두 아들이 죽음 목전에까지 가는 고초를 겪은 서준식, 서승 형제 어머니 오기순씨가 조국을 원망하지 않고 조국의 국민들을 원망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조국애'란 무엇인가 하고 반문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가상의 적국으로부터 나라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애국심은 결코 추상적이지 않다. 장애인이 웃는 얼굴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마음, 길을 걷다가 나무 그늘에서 쉴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마음을 우리는 애국심이라고 부른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전쟁이 났을 때 가장 먼저 고통 받는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려는 마음이 애국심이고, 정치가들과 부도덕한 기업들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으려는 마음이야말로 애국심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민중에게는 깊은 인간애와 높은 윤리의식이 있는데 나라의 지도자들에게는 없다는 점은 일본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고 말합니다. 호전적인 정치가들을 낳는 풍토까지 똑같은 것이 너무 슬픈 일이라고도 이야기 하더군요. 


하이타니 겐지로는 '오키나와'에 대해서도 어떤 부채의식 같은 미안함 혹은 애틋한 마음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의 책에서도 오키나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는 공감대 같은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책에는 '오키나와 풍진아'라는 글이 있습니다. 1965년 오키나와를 휩쓴 풍진 때문에 난청을 앓는 장애아가 600명이나 태어났는데도 본토에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오키나와에 대한 뿌리 깊은 차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사실 오키나와는 단순히 차별 받고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오키나와의 역사를 보면 오히려 국가내 내부 식민지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베트남전 참전 죄값을 치르는 오키나와 아이들


하이타니 겐지로는 오키나와 사람들이 풍진에 감영된 것은 미군들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이런 사실은 이미 충분히 확인되었는데, 일본 정부만 외면하고 있다더군요. 베트남 전쟁을 위해 오키나와에 드나들었던 미군들이 미국에서 대유행하던 풍진을 옮겨왔다는 것입니다. 


"풍진의 감염원이 미군이라면 (난청을 앓는)이 아이들은 분명 전쟁 희생자입니다. 아무 죄도 없는 이 아이들이 베트남전에 가담한 일본인의 죄값을 대신 치르고 있는 것입니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하지만 절대 다수의 많은 일본인들은 오키나와에 이런 장애아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 일본의 현실이라고 합니다. 독자들은 또 한 번 애국심에 대하여 질문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끝으로 단순한 친절을 넘어 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상냠함에 대하여 조금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상냥하게 살기>라는 책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겠지만, 저자는 여러 글에서 상냥함에 대하여 이야기 합니다. 


"인간의 상냠함은 조상이 남겨준 문화유산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느냐에 달렸다."


"그것보다 더 힘들고 슬픈 것은 사람들 마음 속에서 서민감각이라는 상냥함이 사라지는 일이다." 


"섬사람들의 상냥함은 모든 생명을 대등하게 바라보는 지점에서 생겨나는 것 같았다."


"오키나와는 그런 상냥함의 문화로 지탱되어온 곳이기에... 인간의 존재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는 수업을 하자 다연한 일이지만 오키나와 아이들은 훌륭한 집중력을 보였다."


"아이들은 모든 사라에 매우 예민하다. 아이들의 상냥함이 '존재하는 모든 것은 평등하다'는 생명의 근원에 닿아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생활과 자신이 단단히 이어져 있다는 것을 자각했을 때 더 없이 상냥해진다."


"어린이가 지닌 상냥함의 근원은 모든 생명을 평등하게 느끼는 감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냥함은 인간의 조건으로써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이기 위한 '길'로써 존재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 <상냥하게 살기> 본문 중에서


저자는 아이의 인생이든 어른의 인생이든 둘도 없이 소중하다는 의미에서 대등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함께 배우려는 자세는 늘 아이보다 부모나 교사에게 부족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요즘 아이들이 어른들을 얕잡아 본다고 하지만 실은 아이를 얕잡아 보는 부모와 교사들이 훨씬 많다고 주장합니다. 


"고난의 삶을 살아온 사람이야말로 인간적인 배려가 몸에 배어 있고, 깊은 절망을 헤치고 나온 사람만이 한없는 상냥함을 지닐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아이들에게서 배운 상냥함을 잃지 않고 살다 세상을 떠난 아이를 닮은 어른이었습니다. 


2005년 가을 식도암과 췌장암 판정을 받은 저자는 약물치료를 거부하고, 자신의 생명을 자연에 맡긴 채 살아가는 것으로 마무리 하였습니다. 2006년 11월 23일 유언에 따라 장례식을 하지 않았으며 한 줌의 재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갔습니다. 


상냥하게 살기 - 10점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양철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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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아내 그리워 유골 먹었다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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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시마 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된 사람은 25년 간 그 섬에 살다 세상을 떠난 야마오 산세이입니다. 그는 일찍이 가족과 함게 7200년 된 삼나무 조몬스기가 있는 야쿠시마로 이주하여 날 마다 조몬스기를 생각하며 살다가 별이 되어 지구를 떠났습니다.


사회운동가이자 시인이었으며 농부이자 구도자로서 조몬스기와 함께 야쿠시마에 살았던 야마오 산세이의 삶은 지구 환경, 생태, 생명, 평화 등의 가치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하였더군요.


그를 더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국어로 번역된 책 네 권을 모두 찾아 읽었는데, 앞서 <더 바랄게 없는 삶>과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소개하였으며 오늘은 <어제를 향해 걷다>를 소개합니다. 먼저 소개하였던 <여기에 사는 즐거움>과 오늘 소개하는 <어제를 향해 걷다>는 모두 절판된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도 빌릴 수 있는 책이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있는 책은 마음대로 책장을 접을 수도 없고, 밑줄을 그을 수도 없어 제 적성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책은 사서 읽는 편입니다.  


이 책들은 헌책방에서 샀지만 출판 당시 책에 표시된 정가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샀습니다. 헌책방 하시는 분들의 안목이 높은 때문인지 절판된지 오래되어 구하기 어려운 책이 아닌데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있더군요.


새 책보다 비싼 헌 책...헌 책방 사장님의 안목일까?


2006년에 번역 초판이 나왔던 <어제를 향해 걷다>는 야마오 산세이의 일본어 판 책 <조몬 삼나무의 그늘 아래서>와 <회귀하는 날들의 일기> 중 일부를 우리말로 옮겨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다고 합니다.


택배로 받은 책을 펼쳐보면서 일기처럼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과연 책의 일부는 원래 일본에서는 <회귀하는 날들의 일기>로 출판되었더군요. 이 책은 고향에 관한 이야기, 자연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 자급자족하는 생활 이야기, 예배와 기도 명상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이야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책을 읽은 독자들이나 야쿠시마나 조몬스기와 관련된 TV 다큐에서 지금도 야마오 산세이의 아내 하루미씨가  옛집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신 분들도 있을텐데요. 그 때문에 저도 이 책에 나오는 '아내의 뼈를 먹다'라는 글을 읽을 때 조금 헷갈렸습니다.


제가 읽은 네 권의 책을 통해 발견한 단서들을 모아보면 야마오 산세이의 첫 번째 아내는 '준코'였던 모양입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에는 준코 여사의 갑작스런 죽음과 이별의 슬픔을 견디어 가는 야마오 산세이의 심경이 자세히 고백되어 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와 함께 야쿠시마에서 살았던 준코 여사는 '지주막하출혈'이라는 흔하지 않은 증상으로 1987년 47세를 일기로 급작스런 죽음을 맞았습니다.


"의식 불명인 아내의 간호, 밤샘, 장례식, 화장, 그뒤의 초칠일까지 상주 및 승려로서의 임무를 다해 오며 그동안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죽고 싶을 만큼 잠을 자고 싶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침내 몇 시간이나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하룻밤을 지내고 맞은 열흘째 날의 아침, 맑은 하늘 아래 죽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어디에도 마음을 둘 수 없는, 그런 가운데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아내 장례 치르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똥 푸는 일


급작스런 아내의 죽음 이후에 다가온 슬픔과 절망적인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내 생각이 간절한 어느 밤 야마오 산세이는 '아내의 유골'을 먹으며 그리움을 달래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깊은 슬픔에 빠져 열흘을 보낸 그가 몇 시간이나마 숙면을 취한 다음날 맨 처음 한 일이 '변소의 똥오줌을 치우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그는 평소에도 변소 치우는 일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쓴 다른 글을 보아도 변소 치우는 일을 '명상' 하듯이 기꺼운 마음으로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똥오줌을 퍼다가 나무에 주는 일을 생명을 순환시키는 일, 생명을 살리는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상에서도 아내의 부재를 실감하게 됩니다.


"문득 이렇게 똥을 퍼서 똥통이 깨끗하게 비더라도 더 이상 기뻐해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가 변소 치기를 좋아하는 것은 똥을 퍼내는 그 자체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아내가 그 결과를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갑자기 알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오열어 터져나올 것 같은 충동을 이를 악물고 참고 비틀거리면서 60킬로그램쯤 되는 똥통을 메고 다리 건너 배나무 아래로 가서 변소치기를 마칩니다. 그에게 일상의 모든 일은 아내가 살아 있을 때와 아내가 죽은 후로 나뉘졌다고 하더군요. 특히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것들은 아내의 영혼이 머무는 장소들입니다.


"아내가 숨을 거둘 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아내의 영혼은 이 섬의 최고봉인 미야노우라 산으로 날아갔다.......그때처럼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내는 갑자기 메시모리 산에서 모습을 나타냈던 것이다. 해거름 녘의 맑은 공기 속에서 메시모리 산은 자신의 푸른 모습을 뚜렷하게 내보이고 있었고, 그 산에는 미야노우라 산에서처럼 이미 아내의 영혼이 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처음 야쿠시마의 최고봉인 미야노우라 산으로 갔던 아내의 영혼이 자신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는 집 가까운 산 메시모리로 옮겨왔다고 느낍니다. 아내가 기뻐할 만한 일을 할 때마다 자신만이 아는 표식으로 위로해줄 것이라고 믿더군요. 


이 책에는 아내가 그리워 잠못 이루던 어느 날 밤 아내의 유골을 먹은 사연, 서둘러 무덤을 만들지 않고 서재에 아내의 유골을 두고 함께 지내는 사연, 집 가까운 산비탈에 아내의 무덤을 만드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내의 영혼은 야쿠시마 최고봉 미노우라산으로 갔다


한편 2002년에 국내에 번역 된 <여기에 사는 즐거움>에는 지금도 야쿠시마의 옛집에 살고 있는 아내 '야마오 하루미' 여사가 쓴 감사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아마 1987년에 준코 여사와 사별한 후에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하루미 여사와 재혼 한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에 실린 준코 여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짧은 글 4~5편에 불과하지만 깊은 슬픔이 담긴 글이라 마음을 무겁게하더군요. 일기 형식으로 씌어진 이 책에는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야마오 산세이가 야쿠시마를 고향으로 삼게 된 까닭도 씌어 있습니다.


"하지만 천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 우리는 이미 이 섬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천명이란 조몬삼나무라 불리는 칠천이백 년의 할아버지 삼나무의 부름이었다. 그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이 섬에서 두세 해 사는 사이 나는 그 삼나무를 어느새 '성스러운 노인'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안심을 주는 스승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 본문 중에서


야마오 산세이는 25년을 야쿠시마에 살다가 죽는 날까지 조몬스기를 스승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인간이 아닌 한 그루 나무를 스승으로 둔 것을 천명으로 여긴다고 하더군요. 그가 남긴 많은 글을 읽어보면 나무 한 그루 역시 사람만큼 귀한 생명이라는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으로 땅, 물, 바람, 나무, 불 이 다섯 가지를 듭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책을 읽어보면 이 책에 있는 글들은 모두 이 다섯가지 중요한 것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제목은 책에 담긴 60여 편의 글 중 한 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야마오 산세이는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에 관하여 깊이 성찰 하였더군요. 책 제목이기도 한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글은 '자연의 시간과 인간 의식'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에 관하여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실은 내일을 향해 걸을 수 있는 것처럼 어제를 향해서 걸을 수 있다. 우주 식민지를 향해 걷는 것도 가능하지만 석기 문화를 향해서 걸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이 시대의 큰 착각이자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예컨대 우리는 항상 '지금'이라는 순간에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 문명은 미래를 향해서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향해서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핵무기도 없고 핵발전소도 없는 과거로 가는 것이 더 나은 발전이라는 것입니다.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는 한편 날마다 돌아오고, 봄여름가을겨울로 돌아오고, 한 세대에서 또 한 세대로 돌아와도 거기서 불편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어제를 향해 걷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새로운 문명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오래된 미래'와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어제가 오늘로 오늘이 내일로 이어지는 직선의 시간, 시간의 불가역성에만 매달리면 회귀하는 시간, 순환하는 시간의 흐름을 놓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제를 향해 걷는 것이 새로운 문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거슬러 살 수는 없다고 하지만, 야마오 산세이가 말하는 순환하는 시간, 회귀하는 시간에 주목해야 삶이 풍성해질 수 있을 겁니다. 야마오 산세이에게 회귀의 시간, 순환하는 시간에 주목하였기 때문에 나이많은 삼나무 조몬스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는 자신을 야쿠시마로 끌어들인 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에 대하여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그가 이 섬에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령 7200의 조몬스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일은 물론, 노자가 하늘나라도 올라간 것,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 못 박힌 일까지 모두 지켜보았을 것이 틀림없는 그 할아버지 삼나무는 어둠이 밀려오는 숲 속에서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 본문 중에서


"수령 칠천이백 년의 조몬 삼나무는 깊은 산속에 있어 쉽게 가서 뵙기 어렵다. 하지만 도쿄에서 이섬으로 옮겨와 산 십년 동안 나는 하루도 조몬 삼나무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또한 조몬 삼나무가 나를 생각하지 않은 날도 없으리라고도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더군요. 특히 '산에서 사는 즐거움' 이라는 글에는 자연과 하나되는 경험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말 자연을 이해하려면 노동을 통해 자연을 만나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기 합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낫으로 풀을 베다 보면 차츰 자신이 인간이기 보다는 식물과 비슷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된다. 비를 피하지 않고 그냥 맞는 식물들의 고요와 기쁨이 가슴속에 분명하게 전해지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에게 노동은 명상과 같은 구도 활동이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자연과 공생하는 방식의 삶은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지 않으면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인간이면서 식물(농작물)과 일체감을 경험 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바다가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다고 하는 이 소박한 진리'가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자연이 주인이고 사람이 그들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 야마오 산세이는 ▲손수 농사지어 먹는다, ▲되도록 기계에 의존하지 않는다, ▲기도와 명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집중한다 등의 생활 원칙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그의 삶과 글이 생명이 서로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 - 10점
야마오 산세이 지음, 최성현 옮김/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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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는 콘돔으로 예방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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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연을 지배하고 있는가? 20세기 산업화 시대를 열었던 인간의 역사는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그릇된 믿음을 만들었지만, 21세기 들어 인간은 자연을 지배하는 데 성공할 수도 없고, 자연은 결코 인간에게 지배당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확인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한꺼번에 수많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전염병은 어떤가? 한때 인간은 지구상에서 인간에게 해로운 세균과 바이러스를 하나씩 몰아낼 수 있다는 착각에 빠졌지만, 지금은 그것이 자만이었음을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다. 

 

1960년대 말 미국 공중위생국은 "전염병을 끝장낼 수 있는 시기가 도래했다"고 큰소리를 쳤지만, 3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전염병은 여전히 인구 3명당 1명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1999년에 나온 WHO(세계보건기구) 보고서는 한 때 정복한 듯 보였던 질병들이 다시 위세를 떨치고 있고, 어떤 것들은 내성을 획득해 과거보다 더 강해지고 퇴치가 불가능한 전염병도 생기고 있다고 한다. 미국 CIA는 앞으로 20년 동안 세계 안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은 바로 '전염병'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인간은 1300년대 유럽 인구 1/3을 쓸어버린 흑사병이나, 1910년대에 2천만 명 이상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스페인 독감 같은 전염병은 다시 지구상에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믿었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인간들은 더 강해진 말라리아와 결핵 그리고 에이즈, 광우병, 사스와 같은 새로운 질병을 만나면서 자연과 질병 앞에 무릎 꿇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세계적으로 늘어나는 전염병이 두 가지 일반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한다. 첫째는 과거에 통제했다고 믿은 옛 질병들이 다시 나타나고 있으며, 일부는 새로운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경향은 새로운 질병들이 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WHO는 1980년 이래 에이즈를 비롯한 새로운 질병들이 30종 이상 늘었다고 파악하고 있다."

 

20세기 말에 시작된 죽음의 병 에이즈는 30년 전만 해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03년까지 전 세계에서 2천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5천만 명 이상을 감염시켰다. 뿐만 아니라 오래된 질병인 결핵 역시 매년 2천만 명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다.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이한음 옮김, 책세상 펴냄)은 수의사이면서 언론학을 동시에 전공한 마크 제롬 월터스가 썼다. 그는 하버드 의대 초빙 강사를 거쳐 지금은 사우스플로리다 대학 언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라고 한다. 그는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을 통해 1980년 이래 지구상에 새롭게 나타나서 인간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30여 종의 질병 중에서 가장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 여섯 가지 질병, 즉 광우병, 에이즈, 살모넬라 DT104,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웨스트나일뇌염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국내 독자들에게는 광우병과 에이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생소한 전염병이지만, 살모넬라 DT104, 라임병, 한타바이러스, 웨스트나일뇌염은 모두 현재 미국에서는 심각한 보건문제로 나타나고 있는 질병들이다. 지은이는 이 책을 통해 여섯 전염병이 어떻게 발생해 어떤 경로로 전파되는지, 그리고 인간이 자연을 교란하는 행위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마치 '나비효과'를 설명하듯 바다 건너 새로운 대륙으로 전염병이 옮겨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전염병 피해를 직접 겪은 사람들과 그것을 막으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려주고 있다. 그들의 목소리는 이런 전염병들이 쉽게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짐작케 해주고 있다.

 

소에게 '소'를 먹여 생긴 전염병 '광우병'

 

소머리에 구멍이 숭숭 뚫리고 다리로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난폭한 행동을 하다가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병. 광우병이 절정에 달한 1993년 1월까지, 소 100만 마리가 이 병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에서는 2000년 11월까지 3만5000마리 이상이 감염됐으며, 유럽대륙을 거쳐 일본과 이스라엘, 미국, 캐나다로 퍼져갔다.

 

인간 CJD와 유사한 이 전염병은 한동안 인간에게 전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던 과학자들과 정치인 그리고 공무원들의 장담에도 불구하고, 2002년 초까지 전 세계에서 모두 125명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1988년 영국정부가 재순환시킨 동물 단백질을 가축에게 먹일 수 없도록 한 후에 소와 사람에게서 발생하던 광우병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광우병을 비롯한 전염성해면상뇌증(TSE)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가장 먼저 알려진 것이 양이며, 밍크, 사람(쿠루), 사슴 등 여러 종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은이는 1990년대 영국에서 광우병이 절정에 달한 원인으로, 1980년대 말 영국에서 양이 1000만 마리 이상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는 TSE에 걸려 죽은 양 부산물을 더 많이 먹은 영국 소들에게서 집중적으로 광우병이 발병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소 해면상뇌증(BSE)은 동물 단백질을 반추동물의 먹이로 재순환시키는 집약 농업의 결과 전염병으로 발전했다. 수십 년 동안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이 방식이 결국 재앙을 불러오는 처방이었음이 입증된 것이다."

 

지은이는 1984년 12월 22일, 광우병이 처음 발병한 피츠햄 농장을 방문하여, 농장 주인인 '피터 스텐트'를 인터뷰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1년까지 미국에서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사슴해면상뇌증에 해당되는 CWD 발병에 이르기까지 전염성해면상뇌증을 추적하고 있다.

 

<죽음의 향연>이나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에 비하여 상세하지는 않지만, 양에게서 시작된 이 몹쓸 전염병이 어떻게 소, 밍크, 사슴, 그리고 사람에게로 퍼져가는지 추적해 나가고 있다. 또한 모든 책임이 왜 사람에게 있는지를 역설하고 있다.

 

아프리카 원시림 파괴와 '에이즈'

 

1981년 미국질병통제센터는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것으로 보이는 새로운 면역억제질병을 발견하여 에이즈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바이러스는 면역계를 공격함으로써 몸을 다른 감염에 취약한 상태로 만든다고 한다. 그후 연구자들은 이미 10년 전부터 유럽에서 비슷한 환자가 있었으며, 얼마 후 말라리아를 연구하던 의사들은 그 병이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는 증거를 발견하게 된다.

 

흔히, 우리에게 문란한 성생활 혹은 동성간 성관계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진 에이즈는 사실 인간들의 무분별한 야생동물 사냥과 원시림 파괴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이 지은이가 연구자들로부터 확인한 사항이다. 독일 출신 미국인 의사 '한'은 에이즈가 여러 번에 걸쳐서 전염되었으며, 두 종류 이상이라고 한다.

 

"전 세계 에이즈 환자의 거의 99%가 지니고 있는 HIV-1같은 바이러스들은 적어도 세 번에 걸쳐 인간에게 유입되었다. 두 번째 인간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2는 적어도 일곱 번에 걸쳐 동물에게서 사람에게로 전파되었다."

 

'한'은 인간 에이즈 바이러스와 가장 가까운 것이 원숭이에게 감염되는 SIV라고 한다. SIV는 HIV-2와 거의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하다. 결국 HIV-1 바이러스 역시 아프리카 숲속에 사는 수백 종의 원숭이와 야생동물 중에서 발견될지도 모른다는 것. 그 후 과학자들은 침팬지가 HIV-1 바이러스의 자연창고임을 입증하는 증거들을 계속해서 찾아내고 있다.

 

또 다른 연구자들은 "인간이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다루다가 에이즈에 걸린다는 이론"을 더 깊이 탐구하고 있다고 한다. 연구 결과를 보면 아프리카 시장에서 유통되는 고기는 모두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들의 창고와 같다고 한다. 이 바이러스들은 사냥꾼과 상인 그리고 고기를 구입하는 사람들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

 

사람들이 그런 바이러스를 가진 원숭이 피와 체액에 더 자주 접촉하면서 바이러스가 인간에게로 넘어올 새로운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에는 야생동물 사냥을 생계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아프리카 깊은 숲속까지 벌목작업이 진행되어 수많은 야생동물이 식량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을 쓴 마크 제롬 월터스는 에이즈 예방은 안전한 관계와 콘돔사용, 일회용 주사바늘 사용과 같은 '기회감염'을 줄이려는 노력이나 치료약 개발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아프리카 원시림과 야생동물 생태계를 지키는 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균 살모넬라 DT104

 

1997년 미국 농가에서 2개월 된 송아지가 눈이 퀭하니 들어가고 배가 기괴하게 부풀어 오른 채 생기가 없어졌다. 강력한 항생제 주사에도 불구하고 결국 숨을 거두었으며, 다음날 다른 송아지 서너 마리가 같은 병에 걸렸다고 한다. 잇달아 어른 소들이 죽어간 후에 이 살모넬라균을 분석한 결과 네 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지닌 DT104균이었다고 한다.

 

항생제를 비롯한 약물에게 자주 공격당하는 세균들은 자연선택이라는 현상을 통해 그 약물에 익숙해지게 된다. 세균이 항생제에 자주 노출되는 대표적 환경은 대규모 가축사육시설이다. 좁고 비위생적이기 때문에 사육동물들이 병에 걸리지 않도록 자주 약물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기적으로 보면 동물들을 늘 깨끗하게 돌보는 것보다는 약물을 쓰는 편이 비용이 적게 든다. 또 항생제가 섞인 사료를 동물들에게 지속적으로 먹이면 좀 더 빨리 성장하므로, 생산자들의 소득이 더 높아진다. 게다가 농민들은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기 때문에 새로 태어난 송아지들에게도 항생제를 먹이곤 한다."

 

결국, 이런 항생제 살육현장에서 살아남은 세균들은 항생제에 강한 저항력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이런 내성을 띤 세균들이 조리가 덜 된 고기나 다른 오염물질을 통해 사람 몸속으로 들어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균주들은 새, 양식어류, 소, 양서류 등 많은 종들을 감염시킬 수 있고 고속도로, 항공편 그리고 배를 이용해 세계 여러 나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광우병 쇠고기 수입 때문에 미국 쇠고기에 관심이 높은 우리에게 미국 도축된 쇠고기에 살모넬라균이 감염되었다는 뉴스는 이제 별로 낯설지도 않다. 문제는 사람에게 감염된 살모넬라균들이 이미 항생제 내성균이기 때문에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나 혹은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1988년 FDA가 워싱턴 지역 슈퍼마켓 체인 세 군데서 닭, 소, 칠면조, 돼지고기 시료 200점을 채취해 조사한 결과 다섯 점당 하나꼴로 DT104를 비롯한 다양한 살모넬라 균주에 오염되어 있었다. 또 FDA는 12가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도 찾아냈다."

 

이미, 1970년대에 영국과 미국 보건 당국은 가축사육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그러나 제약업계의 반발에 부딪쳐 지금까지도 항생제는 가축사육과 성장촉진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

 

이 밖에도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은 우리에게는 아직 생소한 오래된 숲을 훼손함으로써 점점 더 많이 발생하는 새로운 관절질환 '라임병', 엘리뇨로 인하여 비가 많이 오면 생쥐 개체수가 이상적으로 늘어나는 것에 맞추어 증가하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 그리고 나일강 지역에서 미국까지 옮겨온 '웨스트나일 뇌염'에 대하여 상세히 다루고 있다.

 

지은이는 여섯 가지 환경전염병에 대한 예방과 치료보다는 자연과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아직 우리에게는 생소한 라임병이나 사상 유래 없는 전파속도를 보이고 있는 웨스트나일 뇌염 역시 어렵지 않게 우리에게도 재앙으로 다가올지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이 책을 쓴 마크 제롬 월터스는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특별한 종이 아니라 기후와 생태계 그리고 서로 얽힌 생태계 그물망 속에 있는 종들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리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세계를 인간이 살기에 더 적합한 곳으로 만들려는 근시안적인 시도들을 하다가 오히려 질병을 일으키는 수많은 미생물이 살기에 더 적합한 곳으로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그는 인간이 새로운 질병에 대하여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지만 늘어나는 전염병을 근절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새로운 치료법과 치료약을 개발하는 방식 대신에 원인을 치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인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건강의 토대가 되는 생태계를 보호하고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파괴를 중단하지 않는 한 우리는 점점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자연의 역습, 환경전염병 - 10점
마크 제롬 월터스 지음, 이한음 옮김/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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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시간의 황홀을 만나는 곳,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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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제주 연수를 다녀와 쓰던 여행기를 마무리 못하고 두 달이나 지나버렸습니다. 1월 초에 제가 함께 일하는 실무자들과 제주 연수를 다녀오고, 2월에는 함께 활동하는 회원들과 대선의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한 힐링 연수를 데주도로 다녀왔습니다.

 

연초에 한 달 간격으로 제주 여행 연수를 두 번이나 다녀온 셈입니다. 두 번의 연속된 여행 연수를 다녀오면서 여행 코스를 완전히 다르게 짠 연수를 다녀왔는데, 유일하게 겹치는 장소가 한 군데 있었습니다. 바로 김영갑 갤러리입니다.

 

1월에 김영갑 갤러리에 갔다가 흔한 말로 '확 꽂혔습니다.' 두 번째 제주 여행 연수 코스에 꼭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추천했더니 코스에 포함된 것입니다. 참 운이 좋았던 것은 1월과 2월 한 달 사이지만 김영갑 갤러리의 작품이 교체 되어 새로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1월에 봤던 작품을 다시 봐도 좋았을텐데, 그 사이에 갤러리 보수 공사도 하고 작품도 부분적으로 교체되었더군요. 오전에 올레 6코스를 걷고, 서귀포시 이중섭 미술관 근처에 있는 '안거리 밖거리'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김영갑 갤러리로 이동하였습니다.

 

김영갑 갤러리에 도착했을 때는 짧은 겨울 해가 넘어가기 시작할 무렵이었습니다. 이날 두 번째 여행에서 함께 김영갑 갤러리에 갔던 일행들은 전날 다같이 '용눈이오름'을 다녀왔기 때문에 1월에 김영갑 갤러리에 같이 갔던 동료들에 비하여 작품을 보는 눈이 훨씬 더 밝았습니다.

 

저 역시 용눈이오름을 다녀 온 후에 김영갑 갤러리의 작품을 보니 느낌이 훨씬 다르고, 작품들 중에 용눈이 오름을 찍은 작품들이나 용눈이 오름에서 찍은 사진들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겠더군요. 왜 사람들이 김영갑 갤러리에 가기 전에 용눈이오름에 꼭 보라고 추천하는 지 쉽게 알 수 있겠더군요.

 

저 역시 똑같이 추천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김영갑 갤러리의 명성을 듣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가려고 마음 먹은 분들은 꼭 용눈이오름을 먼저 다녀서 가시기 바랍니다. 용눈이 오름을 다녀서 가면 김영갑 갤러리의 작품들을 보는 눈이 훨씬 밝아질 수 있습니다.

 

 

이날 김영갑 갤러리를 함께 다녀온 일행들과 일정을 마무리하는 소감을 나누었는데,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이번 연수 여행에서 갔던 곳 중에 가장 감동적이고 인상적인 장소로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꼽았습니다. 작고한 김영갑 선생의 작품에서 영혼을 흔드는 감동을 느꼈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답니다.

 

한 달만에 다시 찾은 김영갑 갤러리에는 봄 기운이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은 실내에 있는 고 김영갑 선생이 평생을 바쳐 찍은 사진들도 대단하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아름다운 정원도 참 멋진 곳입니다. 이 정원 역시 루게릭병으로 하루하루 죽음을 향해 가던 김영갑 선생이 직접 혼을 바쳐 가꾼 곳이라고 하지요.

 

 

고인이 된 김영갑 선생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을 만드는데 쏟은 정성과 그 사연을 알고 나면 마당에 있는 돌 하나 풀 한포기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니 사연을 모르고 둘러본다 하여도 누군가가 정성을 많이 쏟았다는 것은 그냥 한 눈에 딱 알아 볼 수 있습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뒷마당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느 것 하나 저절로 그 자리에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모두가 누군가의 정성 어린 손길이 닿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습니다.

 

 

아직 2월이었는데도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뒷마당에는 동백이 피었다 지고 있었습니다. 붉은 꽃잎이 흩어진 마당이 처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엊그제 남해편백자연휴양림에 갔더니 이제 막 동백이 피었다 지고 있었습니다. 제주도에서 가까운 남쪽 섬인데도 두 달 넘게 차이가 나더군요.

 

 

고인이된 작가 김영갑은 사진 작업을 일컬어 '삽시간의 황홀'을 필름에 담는 작업이라고 하였습니다. 길고 긴 기다림을 견딘 작가만이 삽시간의 황홀을 필름에 담나낼 수 있다고 하였지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는 작가가 삽시간의 황홀을 담아 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관광 명소에서 볼 수 없는 아름다운 제주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사진 작가 김영갑이 삽시간에 경험한 황홀하고 변화무쌍한 제주의 자연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제주 여행을 하신다면 빠뜨리지 않아야 하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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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못해 관능美를 발산하는 용눈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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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 ~ 4일까지 다녀온 제주 힐링 연수 첫 째날 마지막 일정으로 '용눈이오름'에 갔습니다. 용눈이오름은 바람을 찍은 사진작가 김영갑이 오랫동안 작품을 찍었던 장소입니다. 용눈이 오름을 직접 보고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에 가보면 여러 작품들의 촬영장소가 '용눈이오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원래 이번 연수는 대통령선거 다음 날 '멘붕'상태에 빠진 저희 단체 회원들이 오랫 동안 준비하던 해외연수를 취소하는 대신 급하게 결정한 '힐링' 연수였습니다. 심각한 대선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자기 치유'의 여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던 것이지요.

 

마침 최근에 읽은 <제주오름 걷기여행>을 보면 바로 그런 힐링 여행지로서 가장 적합한 장소가 제주 오름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문신기, 문신희 형제가 쓴 이 책의 부제는 '힐링여행으로의 초대'입니다. 위안과 치유의 여행지로 제주 오름을 꼽았는데, 여행에서 돌아와 생각해보면 용눈이오름에서 치유의 기운을 많이 받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오름 예찬론을 보면, "한라산이 제주이 아버지라면 오름은 제주를 키워 낸 어머니"라고 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오름 곁에서 농사를 짓고, 소와 말을 기르고, 약초와 식수를 구하며 살았다. 그리고 죽어서는 오름에 묻혔다. 오름이 제주도이고 제주도가 오름이다."(본문 중에서)

 

 

제주에는 368개나 되는 오름이 있다고 하는데, 그 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 중 하나인 '용눈이오름'에 갔습니다. 첫날 제주에 도착하자 마자 '4.3평화공원.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견학하고 '동백동산 습지보호지역' 숲 길을 걸은 다음 용눈이 오름에 갔습니다.

 

앞서 소개한 <제주오름 걷기여행>에는 용눈이오름을 일컬어 '아름답다 못해 관능적이기까지 한', '여인의 알몸을 닮은 오름'이라고 평가 되어 있습니다. 김영갑은 이 용눈이 오름의 사진만 수만 장을 넘게 찍었고, 바로 이곳에서 자연을 통해 오르가슴을 느꼈다고 하지요.

 

"제주 동부에는 아름답다 못해 관능적이기 까지 한 오름이 있다. 끊어질 듯 휘어 감고 돌아 곡선이 어디까지 아름다울 수 있는지 최대한 보여주는 용눈이 오름이다."

 

 

용눈이오름이라는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다양한 '설'이 있는데, 용이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용이 누웠던 자리를 닮았다, 분화구의 모습이 용눈을 닮았다하는 여러 설이 있다고 합니다.

 

용눈이 오름은 표고 247m, 비고 88m의 아담한 오름인데, 생김새는 둥글고 주봉에 기생 화산인 알오름이 두 개가 딸려 있으며 용의 눈을 닮은 분화구는 3개라고 합니다.

 

 

용눈이 오름 건너편으로 보이는 다랑쉬오름입니다. 오후 5시가 다 도 되어 용눈이오름에 도착하였는데, 바람이 많이 불고 안개가 끼어 시야가 흐릿하였습니다. 높지 않은 곳이지만 용눈이오름에 올랐을 때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다랑쉬오름은 오름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오름이지요. 용눈이오름에서 다랑쉬오름의 분화구가 정확히 마주보이더군요. 산정상의 분화구가 달처럼 보인다고 하여 다랑쉬오름이라고 한답니다.

 

 

함께 간 일행들이 용눈이오름 분화구를 향해 내려가고 있습니다. 소똥이 굴러다니고 있었고, 습기를 머금은 촉촉한 땅이었습니다. 이곳 분화구의 '기'가 세기 때문에 무속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더군요.

 

춥고 우중충한 날씨가 아니라 따뜻한 봄날이었다면 분화구 바닥에 누워 하늘을 바라보며 한가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싶은 상상을 하였습니다. 능선을 따라 걸을 때는 몸이 휘청일 정도로 바람이 세게 불었습니다. 김영갑의 사진에 담긴 그런 바람이 느껴지더군요.

 

 

아름답다 못해 관능적이기까지 하다고 표현하였던 용눈이 오름의 휘어감고 돌아가는 곡선의 일부입니다.

 

 

용눈이오름에서 내려다보이는 풍력발전 단지입니다. 안내를 맡은 제주생태관광 윤선생께서는 자연 경관을 헤치는 흉물이라고 하였는데, 바람으로 전기를 만든다는 것을 좋게 생각하였던 탓인지 제 눈엔 그리 흉물스럽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용눈이 오름의 S라인 너머로 바라보는 다랑쉬오름입니다. 많은 사진가들이 용눈이오름과 다랑쉬오름을 찍는 것도 바로 이런 아름다운모습에 매료되었기 때문이겠지요. 바쁜 일정 때문에 용눈이오름에 머무른 시간이 짧아 아쉬웠습니다. 아마 이 아쉬움 때문에 다른 계절에 다시 이곳을 찾게 되지 싶습니다.

 

 

사람이 서 있는 장소에 따라 용눈이오름은 정말 시시각각 다른 곡선을 보여줍니다. 뫼비우스이 띠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라보는 장소마다 봉긋한 가슴이 누워 있더군요.

 

 

앞에서 오름은 제주의 어머니라고 하였지요. 오름이 제주인들의 삶의 터전이었고 죽어서는 결국 오름에 묻혔다고 하였는데, 용눈이오름에도 무덤이 있습니다. 제주 사람들은 산담이라고 한다더군요. 멀리서 산담을 쌓을 돌을 옮겨와야 하기 때문에 '산담'을 두른 묘는 후손들의 살림살이가 넉넉하다는 뜻이기도 하답니다.

 

 

2월 1일 오후 용눈이오름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제주는 겨울속에도 봄을 품고 있더군요. 서귀포 올레길을 걸을 때는 완연한 봄기운을 느낄 수 있었고, 동북쪽 용눈이오름에도 파란 새잎이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나니 봄이 좀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커집니다. 따뜻한 봄이 기다려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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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동백동산 습지 보호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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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 첫 날, 4.3평화공원과 너븐숭이 4.3 기념관을 둘러보고 선흘리 일대에 있는 동백동산 숲으로 갔습니다. 무겁고 우울한 역사의 현장을 둘러보고 원시의 자연을 간직한 숲을 둘러보았는데, 날씨까지 우중충하여 마음이 스산하였습니다.

 

동백동산 습지는 50년쯤 된 숲이라고 하는데, 제주 특유의 곶자왈 지형에 형성된 내륙습지로서 작은 연못과 비가 올 때만 습지로 변하는 건습지에 다양한 생물종이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라고 하더군요. 불과 50년 만에 자연이 이루어낸 내는 복원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양한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이곳은 제주에서도 보기드문 평지에 형성된 난대상록활엽수림 지역이라고 합니다. 환경부 습지보호지역, 람사르 습지로 지정된 중요한 자연유산이라고 합니다. 숲에 대해 아는 것이 없지만 천천히 걷고 숨을 고르는 평온함을 느끼기에는 충분한 곳이었습니다.

 

 

 

철조망이 쳐진 이곳은 제주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제주고사리삼 서식지라고 들었던 것 같습니다.

 

 

숲 곳곳에 물을 품고 있는 크고 작은 습지들이 있었습니다.

 

 

 

 

숲으로 들어가는 아름다운 길입니다. 이 보다 더 작은 길을 걸으며 숲속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안내판에는 동백동산 숲길을 걷는 출발점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제주생태관광 안내자의 도움을 받아 반대편 길에서 시작하여 표지판이 있는쪽으로 나왔습니다.

 

 

 

 

숲을 걸으며 어떤 생각들을 품었을까요? 숲길 걷기를 시작할 때는 여럿이 몰려다녔는데, 숲을 벗어날 때는 각자 다른 걸음과 다른 호흡으로 걷고 있습니다.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가니 지금쯤은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꽃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이꽃은 볼 때마다 슬픈 꽃이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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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를 발명한 인간은 더 행복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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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의 사람들’에 대하여 얼마나 아시는가요? 백인들이 그리고 우리들이 흔히 인디언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자신들을 ‘땅의 사람들’, ‘대지인’이라고 부르라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과 자신들의 형제들인 바람과 물과 나무와 꽃들이 모두 어머니 대지로부터 비롯되었기 때문에 자신들을 ‘땅의 사람들’ 혹은 ‘대지인’이라고 말 합니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자신이 인도에 도착한 줄 잘못 알았고, 그래서 그들을 인디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벌써 500년 전부터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백인들과 우리들은 그들을 ‘인디언’이라고 부릅니다. 그들은 영국 사람을 보고 중국 사람이라고 하거나 독일 사람들을 보고 터키 사람이라고 하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하는 것처럼, 그들은 인도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그렇게 불리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크소코노쉬틀레틀이 쓴 <꿈꾸는 사람만이 지혜를 찾는다>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이름이 어렵지요? 크소코노쉬틀레틀은 지금은 멕시코라고 불리는 땅에 살고 있는 아즈텍 출신의 ‘대지인’입니다. 단어 뜻대로 해석하면, 크소코노쉬틀레틀은 ‘시큼하고 매운 열매 선인장’이지만, 그의 이름에 담긴 상징적인 의미는 ‘열매 선인장의 바닥 깊이까지 미치는 뿌리’라는 뜻입니다.

 

<꿈꾸는 사람만이 지혜를 찾는다>를 쓴 크소코노쉬틀레틀은 자신의 부족인 아즈텍의 문화와 지식 전통을 이어받은 대지인입니다. 그는 노인들에게서 들은 아즈텍 대지인의 동화와 지혜로운 말들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구술하였고, 노래도 불러주었으며 여러 편의 시도 번역하여 백인 형제(친구)에게 들려주었다고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책 <꿈꾸는 사람만이 지혜를 찾는다>입니다.

 

백인 형제라니? 하고 의문을 품을지도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부연 설명을 하자면, 아즈텍 문화와 전통을 이어받은 크소코노쉬틀레틀의 어머니는 대지이고, 아버지는 태양입니다. 따라서 그에게는 구름도, 새들도, 강물도, 그안의 물고기도 산들과 바위들도 모두 형제들입니다. 말하자면 그의 백인 형제는 우리들이 흔히 ‘친구’라고 부르는 사이겠지요.

 

크소코노쉬틀레틀이 백인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는 “왜 너희 인디언들은 바퀴를 생각해내지 못했을까?”라고 합니다. 이 질문에는 별의 궤도마저도 정확히 계산해낸 마야나 아즈텍의 천문학자들이 어떻게 바퀴 달린 마차 하나 만들어내지 못했을까하는 의문도 담겨있고, 인디언은 바퀴를 발견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결국 지배당하게 되었다는 업신여김이 담겨있기도 하답니다.

 

 

바퀴의 발명은 인류를 진보시켰는가?

 

크소코노쉬틀레틀은 아즈텍 조상들의 건축물을 살펴보면 누구나 쉽게 바퀴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아즈텍인들은 바퀴를 신성시하였기 때문에 수레에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 합니다. 그는 오히려 백인들이 인류의 3대 발명품에 속한다고 말하는 바퀴가 과연 우리들에게 어떤 삶을 가져다주었는지 성찰해 보라고 말한다.

 

“너희 백인들은 바퀴의 발명을 굉장한 진보였다고 말한다. 너희에겐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는 상상해 본다. 그걸 발명하지 말고 그냥 놔두었으면 좋았을 걸 하고 말이다. 그럼, 마차도, 자동차도, 기차들도 탱크도 없었을 것 아닌가. 또한 너희가 세계로 뻗어 나가는 것이 어려워졌을 것이기 때문에 너희는 너희가 있던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을 것 아닌가. 이것만큼 확실하다. 흑인이 그들의 땅에서 그리고 우리 형제들이 그 많은 괴로움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본문 중에서)

 

아즈텍인들은 백인들이 오기 전까지 그들에게는 바퀴뿐만 아니라 없는 것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기도해야 하는 예수그리스도도 없었고, 감옥도 없었고, 도둑도 없었으며, 돈도 없었고 그래서 가진 돈으로 사람을 평가할 줄도 몰랐다는 것입니다. 어떤 경계도 없었고 그래서 싸울 일도 없었으며, 법 조항을 써 놓은 기록도 없었고, 써 놓은 법을 어긴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지요.

 

그들은 백인 형제들이 오기 전에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한 법만으로도 지혜롭게 살 수 있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어머니 대지를 부족 형제들뿐만 아니라 새들, 뱀들과 재규어, 코요테 형제, 거북과도 나누었습니다. 누구든지 자기가 맘에 드는 곳으로 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야생이었고, 백인들이 말하는 문명은 없었지만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는 겁니다.

 

아즈텍 대지인들은 백인들이 땅을 탐하는 것, 어머니 대지를 소유하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크소코노쉬틀레틀이 쓴 <꿈꾸는 자만이 지혜를 찾는다>에는 유명한 스쿠아미쉬 족과 두아미쉬 족의 추장인 ‘시애틀 추장’의 연설문이 실려 있습니다.

 

그는 1856년, 미합중국 대통령 피어스에 의해 파견된 백인 대표자들이 땅을 사겠다는 요구에 대하여, “사람이 어찌 창공,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로 시작되는 명연설문을 남긴바 있습니다.

 

“사람이 어찌 창공, 땅의 온기를 사고 팔 수 있단 말인가?”

 

시애틀 추장은 끝없이 물소 떼를 쫓고 죽이는 백인 형제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야만인이기 때문에 백인 형제들의 생활방식에 대하여 모른다고 말합니다. 물소 뿐만 아니라 온갖 동물들이 멸종된다면, 그 동물들에게 일어나 일들은 사람에게도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 합니다. 모든 것은 결국 하나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 합니다.

 

“얼마나 많은 물소들이 달리는 기차 안에서 백인이 쏜 총에 맞아 풀밭에서 숨을 거두었는지 나는 보았다. 나는 야만인이기 때문에 어떻게 연기 나는 기계가 물소보다 더 중요한지, 우리는 생존에 위협을 느낄 때만 죽이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본문 중에서)

 

‘땅의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대지가 사람에게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대지에 속해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합니다. 그들은 피가 가족 전체를 연결하듯이 모든 것이 서로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는 겁니다. 따라서 대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 자식(인간과 자연)들에게도 생긴다는 것입니다.

 

백인 형제들 중에는 150년이 더 지난 후에 시애틀 추장의 연설이 옳았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남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바닷물이 조금씩 육지로 차오르며, 생명을 앗아가는 더위와 대지를 뒤흔드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일이 거듭되면서 조금씩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오래된 미래’를 찾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혹시 서평을 읽은 독자들 중에는 그럼 대지인들은 소도 잡지 않고 나무도 베지 않고 살아간다는 말이냐? 하고 반박하는 분들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그들도 나무도 베고 물소도 죽입니다. 그러나, 백인 형제들이 나무를 베고 동물을 죽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그들은 카누를 만들거나 천막을 세울 때와 같이 꼭 필요할 때만 나무를 자릅니다. 식량이 필요하거나 오두막을 지을 때, 꼭 필요할 때만 동물들을 죽인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죽인 동물과 나무의 영혼과도 이야기를 나눈다고 합니다.

 

“고맙다, 나무 형제, 그리고 너도 고마워, 내가 죽인 사슴 형제. 내가 죽인 물소 형제 너에게도 감사한다. 배가 너무 고팠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어. 우리네 여자들과 아이들도 배가 고팠거든. 그렇지만 아무것도 허비하진 않을께. 네 육체와 뿔도, 가죽도, 그리고 뼈도. 이제 어머니 대지께 감사드립니다. 우리에게 이 모든 것을 주심에”(본문 중에서)

 

다음은 노루사냥을 앞두고 벌이는 ‘대지인’들의 의식에 나오는 한 구절입니다.

 

“형제 노루여, 우리를 용서하라. 우리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너를 죽이지 않을 수 없구나. 그러나 우리가 죽어 흙으로 돌아가면 풀, 줄기와 식물, 열매로 다시 돌아오리라. 그러면 너의 후손이 우리를 먹고 살리라.”(본문 중에서)

 

대지인들은 죽음을 맞이할 때 어머니 대지로 다시 돌아가 그들이 베어낸 나무와 그들이 죽인 동물들에게 온전하게 자신의 몸을 돌려준다는 것입니다. 생명의 순환에 대한 대지인들의 깊은 성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어머니 대지로부터 태어나 함께 살아가는 풀과 나무와 동물들을 모두 형제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지요.

 

결국, 대지인들은 나무와 풀과 동물들과 그 어머니인 대지마저도 소유할 수 있다고 믿는 백인형제들에게 모든 땅(어머니)을 빼앗기고 쫓겨나게 됩니다. 그들은 아름다운 호숫가, 푸른 초원, 울창한 숲과 같은 어머니 대지의 피부인 땅을 소유하려는 백인 형제들에게 “공기를 소유할 수 없는 것처럼, 땅도 소유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당신의 몸을 인식하라

 

크소코노쉬틀레틀이 쓴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에는 당신 자신이 우주이며, 당신은 자신의 소우주를 가지고 있다고 말 합니다. 당신 몸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생명의 충만함을 소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바로 다음과 같은 이유들 때문에 한 사람의 인간으로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이로운 실로 일이라는 것 입니다.

 

당신의 심장 - 당신이 잠잘 때나 깨어 있을 때나 박동하며 일년에 3천만 번을 뛰고 있다. 당신의 피는 8만 킬로미터의 동맥과 정맥을 거쳐 생명의 혈관으로 내뿜어진다.
당신의 눈 - 천 개의 지극히 미세한 수용체를 통해 당신은 한 노인의 웃음과 석양, 은하수가 흐르는 하늘을 본다.
당신의 두 귀 - 2만 개의 섬세한 부분으로 당신은 새들의 노랫 소리와 사랑하는 이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는다.
당신의 폐 - 5억 개의 부지런한 폐포가 당신을 위해 공기로부터 생명의 호흡, 산소를 걸러낸다.
당신의 뇌 - 백억 개의 신경 세포가 당신이 생각하고 알고, 느낄 수 있게 만든다.
당신의 다리 - 3백 개의 근육이 사랑하는 이의 곁으로 당신을 데려다 준다.
당신의 입 - 웃고, 노래하고, 사랑하는 친구에게 말할 수 있게 해준다.
당신의 손 - 손으로 음악을 연주할 수 있고, 감정을 표현하고, 세계를 묘사하는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의미를 알게된다.

 

크소코노쉬틀레틀이 쓴 두 번째 책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알게된다>에는 땅을 탐하는 백인형제에 관한 우화가 나옵니다. 아파치의 땅을 탐내는 백인 형제에게 지혜로운 추장이 “땅을 원한다면 하루 만에 당신이 발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만큼의 땅을 주겠다. 멀리 걸어갈수록 더 많을 땅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였답니다.

 

이 말을 들은 백인형제는 약속한 날이 되어 해가 뜨기 전에 준비를 마치고 길을 떠났다고 합니다. 그는 더 많은 땅을 차지하기 위하여 있는 힘을 다하여 힘껏 달렸습니다. 저녁이 되어갈 무렵 그는 수십 마일을 주파하여 만족할 만한 땅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추장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 위하여 길을 서둘렀습니다. 그러나 하루 종일 힘을 다하여 쫓아다닌 그의 심장이 더는 견디지 못해 그는 돌아오는 길에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크소코노쉬틀레틀이 쓴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에는 여러 편의 우화들을 모아 놓은 책입니다. 사랑과 신뢰에 관한 동화, 폭군과 난쟁이, 게으름에 대한 찬가, 삶은 하나의 환영을 비롯한 30여 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땅의 사람들’이 아버지의 아버지 그리고 그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말과 말로 전해져온 이야기들을 크소코노쉬틀레틀의 구술로 문자화시킨 이야기들입니다.

 

바람과 구름, 강물과 하늘을 나는 새와 숲에 사는 짐승들을 모두 형제라고 믿는 ‘땅의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담겨있는 책입니다. 인간이 만물 중에 가장 뛰어난 ‘영장’이라고 믿고, 나머지 피조물들을 자기들의 서열 체계 속에서 자신들 아래에 놓아두는 백인들과 우리들에게는 여러 가지로 다시 생각해보고 성찰해보아야 할 만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 입니다.

 

‘땅의 사람들’이 남긴 다음 이야기는 귀담아들어야 귀중한 삶의 메시지입니다.

 

“너희는 앞으로 올 많은 세대들의 조상의 또 조상이 될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라. 너희 뒤에 오게 될 자손의 자손들을 생각하라.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얼굴이 아직 대지의 무릎에 숨겨져 있는 자손들을 생각하라. 무슨 일을 하든 언제나 그들을 생각하라.”(본문 중에서)

 

한반도 전역을 대운하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한 사람들도,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과 강물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중요한 결정들은 마침, 우연히도, 하필, 지금 이 땅에 사는 우리들 중 다수의 의견만으로 결정하여서는 안된다는 대지인들의 지혜을 깨달았으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앞으로 1년 동안 살아가기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세웁니다. 혹 앞서 소개한 우화에서처럼 ‘조금이라도 더 많은 땅을 얻기 위하여 남은 힘을 다하여 달렸다가 약속 시간까지 돌아올 수 없을 만큼 먼 거리를 내달려 결국 자신의 심장이 견딜 수 없게 되어 버린 백인 형제’와 같은 어리석은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아야하겠습니다.

 

 


꿈꾸는 사람만이 지혜를 찾는다 - 10점
크소코노쉬틀레틀 지음, 강석란 옮김/생각의나무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그것의 의미를 알게 된다 - 10점
크소코노쉬틀레틀 지음, 홍명희 옮김/생각의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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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모니 2013.02.07 22:00 address edit & del reply

    아즈텍인들은 운하를 많이파서 바퀴달린 수레가 별로 필요없었죠. 대신 자연이 파괴되서 황폐하 되어 멸망의 한 원인이 됐죠. 그들은 예수를 믿지는 않았지만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종교에 열광해서 인신공양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자연을 사고팔진 않았지만 사람을 사고파는 노예제가 크게 발달했고 인육을 먹는 습관이 있어 인육거래가 성행했었죠. 진실은 알고보면 재밌습니다.

자연결핍 장애로부터 아이들을 구하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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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처드 루브가 쓴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아이들이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시에 사는 아이들은 하루 종일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는 날도 많다. 땅을 못 밟는 것도 문제이지만, 아이들은 일과 시간 중 대부분을 교실과 학원 그리고 거실을 비롯한 실내공간에 머물러 있다. 실내에 머물러 있는 동안 아이들은 대부분 기계와 교감하면서 지낸다.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기, MP3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기계들과 교감하면서 지낸다. 아이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자연과 교감하는 시간, 그리고 사람과 교감하는 시간이다. 텔레비전도, 컴퓨터 게임도 모두가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과도 상호교감을 단절하는 매체들이다.

 

오로지 각각의 개인과만 소통하는 것이 첨단기계들이 가지는 문제점이다.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해주지만, 오프라인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과 이웃의 관계를 더 밀접하게 해주지는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현상은 자연에 더 가깝게 놓여 있는 농촌지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오늘날 농촌지역 아이들의 생활은 도시 아이들의 생활과 다르지 않다. 농촌 아이들도 농사일을 모르고 지내며 자연에서 멀어져 텔레비전, 컴퓨터, 게임기와 교감하면서 지내고 대부분 시간을 학교와 학원 그리고 집안에서 보낸다.

 

리처드 루브가 쓴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은 바로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씌어진 책이다. 지은이 리처드 루브는 브랜디스 대학 석좌교수이면서 신문과 잡지에 많을 글을 기고하며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미국인인 그는 자연에서 멀어지고 있는 미국 아이들에 연구하며 이 책을 썼다. 그렇지만,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아이들도 ‘자연에서 멀어진다’는 점에서 미국 아이들과 별로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지금 세대의 아이들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문제들 중에서 많은 경우는 바로 ‘자연결핍’으로 비롯된다고 진단한다. 감각의 둔화는 말 할 것도 없고, 소아비만과 소아 성인병, 그리고 과잉 행동이나 주의력 결핍과 같은 것들은 '자연결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연결핍장애는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지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감각의 둔화, 주의집중력 결핍, 육체적, 정신적 질병의 발병률 증가 등을 포함한다. … 우리 세대의 대부분은 자라면서 자연과 함께 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다음 세대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그것은 안일한 생각이었다. 나는 이런 문제점을 자연결핍장애라고 부르기로 했다." - 본문 중에서

 

30~40년 전만 해도 아이들이 자연에서 멀어지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어느새 '자연결핍'은 우리 아이들 세대에게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그는 자연결핍으로 인한 여러 가지 문제들을 부모들에게 반드시 알려서 자신들이 어릴 때 그랬던 것처럼 자녀들도 자연 속에서 놀게끔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바로 그가 이 책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축구단· 야구단 활동을 하면서도 비만인 이유

 

비만 아동의 숫자가 증가하는 만큼 단체 스포츠에 가입하는 어린이의 증가율도 사상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이 축구단이나 야구단 활동을 하면서도 비만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신체를 움직이는 활동이 부족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에는 지은이의 생각을 뒷받침해주는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샌디에이고에 사는 한 어린이의 이야기다.

 

“피아노 레슨 때문에 놀 시간이 별로 없어요. 엄마는 매일 한 시간씩 연습하라고 해요. 그 다음에는 숙제를 하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리고요. 5시 반부터 7시까지 축구연습이에요. 그러고나면 놀 시간이 없어요. 주말에는 축구경기가 있고 피아노 연습을 해야 하고 뜰을 가꾸어야 하고 집안의 잔일을 해요. 그러고 나면 놀 수 있는 시간이 두어 시간 정도 생겨요." -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아이들은 축구나 피아노 치기를 놀이라기보다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체 스포츠활동이 아니라 자연에서 흠뻑빠져 노는 것이다. 그렇게 놀 때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시간은 축구단 활동이나 야구단 활동이 아니라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유로운 시간'이 필요한 것이란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미국인은 몸을 움직이지 않으며 살고 있다. 2004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TV를 보는 시간은 170분, 자동차로 이동하는 시간은 101분이지만, 신체 활동을 하는 시간은 고작 19분에 불과하였다고 한다.

 

웨스트버지니아에서 활동하는 자넷 파웃이 딸아이를 위해 고안한 놀이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라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어떻게 자연을 만나야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평화로운 자연의 소리'는 자넷과 그녀의 딸 줄리아가 숲속을 거닐면서 고안해 낸 '들을 수 없는 소리 듣기' 프로그램을 말한다.

 

나무 수액이 차오르는 소리/ 눈송이가 만들어져 떨어지는 소리/ 해가 뜨는 소리/ 달이 뜨는 소리/ 풀잎에 맺힌 이슬의 소리/ 싹이 움트는 소리/ 세포가 분열하는 소리/ 사과가 익어가는 소리/ 나무가 단단해지는 소리/ 거미가 거미줄을 치는 소리/ 거미줄에 날벌레가 걸리는 소리/ 단풍이 드는 소리

 

여러분은 이런 자연의 소리를 들어 본적이 있는가? 혹은 언제 마지막으로 이런 자연의 소리를 들어보았었는가? 오늘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생태교육, 환경교육은 아마존의 열대림, 남극과 북극의 빙하, 멸종위기의 생물, 지구온난화와 같은 거시적인 주제를 다루는데 집중한 나머지 아이들의 경험세계에서 자연과의 교감능력을 높이는 데는 다가서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이다.

 

아이들에게 생태환경교육은 가까이 있는 자연과 충분히 교감하는 것, 자연의 색깔과 빛을 보고 자연의 소리를 듣는 경험을 확장하는 것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아이들이 만나는 자연은 반드시 놀이공간이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연에서는 놀이와 학습이 동시에 이루어지면서 모든 감각이 발달하기 때문에, 자연에서 여러 감각기관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지적인 성장에 필요한 인지구조가 형성된다는 것.

 

자연체험이 아이들에게 미치는 긍정적 영향

 

그는 제인 구달을 비롯한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사람들을 소개하면서, 어린시절 자연에서의 경험이 이들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한다.

 

"제인 구달은 만 두 살 때 베개 밑에 지렁이를 넣고 자기도 했고, 존 뮤어는 어린시절 위스콘신에 살면서 자연의 경이로움에 흠뻑 빠졌다고 했다. 빌린 배를 타고 놀면서 해적이나 사냥꾼이나 정찰병이 되기를 꿈꾸던 소년은 자라서 마크 트웨인이 되었다." - 본문 중에서

 

뿐만 아니라 자연에서의 경험은 ADHD(과잉행동 주의력결핍 장애) 아동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세에서 12세의 ADHD 아동들을 야영이나 낚시와 같은 녹색활동과 텔레비전 시청, 비디오게임, 숙제하기와 같은 비녹색활동으로 구분하여 경험하게 하였을 때 뚜렷한 차이를 나타낸다고 했다.

 

"아이들이 매일 자연을 접하면 주의집중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을 통해서 나무를 바라보는 것도 효과가 있지만, 나무와 풀이 있는 곳에 있을 때 가장 효과가 컸고, 야외활동에도 효과적이었다." - 본문 중에서

 

이런 현상을 뒷받침 할 만한 또 다른 증거도 있다. 다니엘 이바라 검사는 6명의 비행청소년들을 처벌하는 대신에 알래스카 오지여행에 참여하게 하였다. 그들은 산은커녕, 자동차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곳에 가본 적이 없다는 아이들이었다. 집 근처의 교외 밖에 가 본적이 없는 아이들은 알래스카 오지여행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자연에서 지내면서 '자존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그들이 알래스카에서 만난 자연은 이랬다고.

 

"빙하가 있고 숲의 나무들이 한 번에 쓰러질 정도로 갑작스런 폭풍이 치는 곳으로 가게 된 것이다. 해변에는 회색 곰이 어슬렁거리고, 바다에는 코끼리바다표범이 올라오고, 나뭇가지에는 대머리수리가 참새 때처럼 까맣게 앉아 있는 곳으로 말이다." - 본문 중에서

 

최근 한국에서도 생태교육이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생태학교들 대부분이 아이들에게 식물이나 동물의 이름을 가르치는데 머무르고 있다. 동물이나 식물의 이름을 알고 나면 더 친숙해 질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에 몰입하여 흠뻑 젖어서 교감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주는 곳은 드물다.

 

생태주의자, 지식으로 되는 것 아니다

 

일찍이 생명운동 이론가인 에드워드 오스본은 자서전<생태주의자>에서 생태주의자가 되는 데는 지식보다는 생태적 감수성이 중요하다는 지적을 하였다.

 

"생태주의자가 되는데 체계적인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직접적인 체험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한동안은 아예 동식물의 이름이나 해부학 지식 없이 원시인처럼 지내는 게 낫다. 오래 시간동안 무언가를 찾아다니며 몽상에 잠기는 것이 도움이 된다." - 본문 중에서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을 쓴 리처드 루브는 오늘날 스카우트 활동마저 자연과 생태계를 버리고 '사회교육'에 치중하는 것을 안타까워한다. 그는 스카우트 활동과 같은 자연체험활동이 자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자연과 친숙하게 만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위험'을 두려워하여 자연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한 리처드 루브는 생태교육, 생태체험을 하는 동안에 아이들에게 지나치게 자연을 아끼고 보호하는 대상으로만 가르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도 다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이 자연과 친해지는데 방해가 된다는 뜻이다.

 

오히려 아이들이 나무 열매를 따 먹어보고, 나무를 잘라서 오두막을 지어보고 적절하게 자연을 활용하는 경험을 하는 것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 어른이 되어 자연과 가깝게 지내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환경운동 1세대의 활동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자연을 만끽해 본 경험을 가진 아이들이 자라서 환경운동가로, 생태주의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 한다. 뿐만 아니라 자연교육을 위한 학교교육, 자연캠프의 좋은 점, 생태도시운동 사례, 자연체험과 영성 등을 주제로 어린이들과 자연이 다시 만나야 하는 이유들을 여러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다.

 

아직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는가하는 질문에 대한 리처드 루브의 답은 매우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그는 과거를 돌이켜보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1950년대와 60년대에 성인이 된 우리 세대는, 어린 시절 차창 밖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빈 캔이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것을 보면서 자랐다. 지금은 이런 행동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재활용과 금연 운동은 한 세대 동안 사회적, 정치적 힘을 모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좋은 예이다." - 본문 중에서

 

과거에도 그랬던 것처럼, 자연과 아이들의 관계도 회복할 수 있고, 우리는 얼마든지 세상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지은이의 생각은 매우 희망적이다.

 

 

자연에서 멀어진 아이들 - 10점
리처드 루브 지음, 김주희 옮김/즐거운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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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노지 2012.11.30 09:41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과 함께하는 것을 가르치는 것. 정말 소중하죠.

  2. latte 2012.11.30 14:17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을 생태가 아니라 환경으로 보는 시각에서 부터 문제가 있죠. 옛날의 환경은 생태와 별반 다를바 없었지만 지금은 생태를 따로 교육해야 합니다. 사람은 더이상 자연의 일부가 아니죠.

제주에 한라산만 있는 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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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문신기, 문신희가 쓴 <제주오름 걷기여행>

 

제주여행, 말만 들어도 생각만 해도 마음이 설레지요? 대학 시절, 과도하게 시국을 걱정하느라 제주로 가는 졸업여행을 땡땡이 치고 학교에 남았었는데, 졸업 여행비는 어디에 썼는지 기억도 없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맨 첫 번째 제주여행을 갔을 때는 다른 사람처럼 용두암, 정방폭포 그리고 또 다른 폭포와 동굴, 이름난 식물원을 둘러보면서 수학여행과 별로 다르지 않게 2박 3일을 보냈습니다.

 

그 뒤 두 번째 제주여행 때는 성산 일출봉, 무슨 목장, 민속마을을 둘러보았으며, 첫 번째 여행과 달리 현지인 동료의 추천을 받은 이른바 제주의 맛집들이 추가되었습니다.

 

세 번째 여행은 가족 여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대략 10년 쯤 전인데 자동차를 배에 싣고 제주까지 갔었던 기억이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 3학년, 7살 무렵이었는데, 몇 군데 테마파크를 들렀던 기억과 한라산 등산을 하였던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비가 온 다음날 한라산을 올라갔었는데, 백록담에 올라갔을 때 파란 하늘이 활짝 열리며 백록담은 물론이고 하늘빛과 닮은 제주바다를 한 눈에 보는 행운을 경험하였습니다. 둘째 아이가 일곱 살 밖에 안 되었을 때라 한라산 정상을 다녀오는 내내 등산객들의 관심과 격려를 받았던 특별한 경험을 하였지요.

 

오랫동안 벼르던 한라산 등반이었는데, 청명한 날씨까지 따라주는 행운 때문에 평생 잊기 어려운 경험이 되었습니다. 한라산을 다녀온 뒤에 아이들과 백두산도 함께 가자고 약속하였는데 여태 지키지 못하고 있네요.

 

그 뒤에는 제주도에 출장을 갔다가 잠깐씩 틈을 내어 '우도'에도 다녀오고, 무슨 해수욕장도 다녀왔구요. 4~5년 전에는 스무 명 남짓한 대학생들과 겨울 방학에 자전거로 제주 일주를 하고 한라산 겨울 등반을 하고 왔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친구들까지 있었던 그룹을 이끌고 3박 4일 동안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이른바 현지인이 소개하는 제주 맛집 순례를 하고, 육지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은 한라산 겨울 산행을 하였습니다.

 

자전거를 280여 km 타고, 자전거 길에 만나는 관광지가 아닌 곳에서 제주의 마을과 사람들을 만나는 경험을 이 때 처음 하였던 것 같습니다. 아마 제주 올레길이 처음 열리던 그 무렵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라산 겨울 산행 경험 역시 감동적인 경험이었습니다. 겨울에 눈 구경 한 번 하기 힘든 남쪽에 살다가 사방천지가 눈으로 뒤덮인 한라산은 설국이었습니다. 허리 깊이까지 쌓인 눈을 헤치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한라산 정상을 다녀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지난 여름, 제주 오름에 반하다

 

한동안 제주 여행의 기회가 오지 않았는데, 올 여름 끝무렵에 제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연수의 절반 이상은 구럼비 바위를 지키는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강정마을과 연대하는 일정이었습니다만, 육지로 돌아오는 날은 제주여행 일정을 세웠습니다.

 

낚시를 좋아하지도 않고 유명한 관광지는 싫증나고, 한라산을 다녀오는 건 무리한 계획이라는 생각이 들어 망설이던 차에 고민을 해결해준 책 한 권을 만났습니다. 바로 문신기·문신희가 쓴 <제주오름 걷기여행>(디스커버리미디어 펴냄)입니다.

 

 

 

마음속으로 '옳다, 바로 이거야' 하면서 이 책을 신청하고 조별로 나누는 연수 프로그램 중에서 오름을 다녀오는 일정에 참여하리라 마음먹었습니다. 대개 낯선 경험을 시작할 때는 먼저 책부터 골라 공부를 시작하는 습관이 있어 제주로 떠나기 전부터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문신기 형제가 쓴 <제주오름 걷기여행>은 제주에 있는 380여 개의 크고 작은 오름 중에서 저자가 고른 34곳의 오름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입니다. 제주에는 한라산만 홀로 우뚝 서 있는 줄 알았던 저는 380여 개나 되는 오름이 있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저자인 문신기 형제는 제주가 고향입니다. 대표저자인 문신기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고, '한량 유전자'를 타고났다고 합니다. 독자들은 대부분 책을 읽는 동안 화가의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폭의 수채화를 설명하는 듯한 묘사와 아름다운 표현이 돋보이는 문장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름의 여왕이라는 '다랑쉬 오름'을 소개하는 글에는 이런 구절들이 있습니다.

 

"매끈한 풀밭이 오름을 덮고 있어 비단 치마를 두루고 있는 여인의 우아한 맵시를 연상시킨다… 높이 서 있는 모양새가 마치 인공적으로 만들어놓은 원추형 삼각뿔 같았다. 정상의 둥근 분화구에서 능선이 날씬하게 흩어져 있는 삼나무와 어우러진 모습이 정겹고 아름답다." (본문 중에서)

 

"지상부터 정상까지 막힘없이 단숨에 쭉 뻗어 있었다. 거침없이 올라간 모습을 보자 얼핏 청춘의 단단한 팔뚝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가갈수록 거대해지더니 이윽고 눈에 버거울 정도로 가득 찼다." (본문 중에서)

 

누구나 이렇게 표현하지는 않지요. 화가의 눈을 거쳤기 때문에 마치 그림을 설명해주는 듯한 이런 문장으로 표현되지 않았을까요.

 

아울러 저자는 오름 꼭대기에 오르면 사방을 둘러보며 주변의 다른 오름들을 즐겨보라고 일러줍니다. 예컨대 다랑쉬오름에 오르면 아끈 다랑쉬, 용눈이, 손지오름, 백약이 오름을 둘러보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에 채우고, 멀리 성산일출봉과 한라산까지 담아가야 제대로 오름 여행을 하는 것이랍니다.

 

 

 

제각기 독특한 아름다움과 자연경관 간직한 오름들 

제주에서 돌아오는 날, 동료의 도움과 안내를 받아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만 탐방이 가능한 사려니 숲길과 사려니 오름을 다녀왔습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삼나무 숲에 들어서니 감탄사가 절로 나오더군요. 한 여름 더위에도 나무 사이로는 서늘한 바람이 지나가고, 거대한 나무들이 내뻗은 가지에 태양이 가려져 원시 자연의 느낌이었습니다.

 

삼나무에는 초록으로 뒤덮힌 이끼가 가득하고 흙과 벌레와 식물들이 하늘로 뻗은 큰 나무들과 함께 숲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삼나무는 가지가 크고 뿌리가 얕은데도 강한 폭풍우와 거친 바람을 이겨내는데, 그 비밀은 군락을 이루며 뿌리를 한데 얽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삼나무는 가지가 크고 뿌리가 얕은데도
강한 폭풍우와 거친 바람에 끄떡도 하지 않는다.
비밀은 단순하다.
군락을 이루며 사는 삼나무는 얕은 뿌리를 한데 얽는다.
삼나무 한 그루의 뿌리는 모든 나무의 뿌리이다.
모든 나무의 뿌리가 땅속에 서로 얽혀 있어
아무리 강한 태풍이 지나가도 서로를 지탱해 줄 수 있다. 
- 린다&리처드 에어의 <자연에서 배우는 행복의 기술> 중에서

 

사려니 숲에는 삼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살아가고, 1933년에 인공으로 조림한 삼나무 박물관이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멋진 삼나무 숲이 바로 이곳이라더군요.

 

사려니 숲길 탐방의 마지막 코스는 사려니 오름으로 이어졌습니다. 사려니 오름으로 가다보면 한라산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독새기 쉼팡(쉼터)이 있습니다. 커다란 나무들 사이로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 전망 좋은 자리입니다.

 
사려니 오름에 오르면 한라산을 중심으로 동쪽, 남쪽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사려니 오름 전망데크에 서면 가까이는 올망졸망한 마을과 건물들이 그리고 크고 작은 숲과 감귤농장들이 보이고 좀 더 멀리로는 푸른 바다까지 시선이 이어집니다.

 

 

 

유명 관광지를 찾아다니던 제주여행이 올레와 오름으로 이어지는 것도 바로 이렇게 빼어난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풍광들 때문일 겁니다.

 

저자는 사람들이 제주 오름 여행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이 책에 나오는 34곳의 대표적인 제주 오름을 10개 코스로 나누어서 정리해두었습니다. 가까이 있는 오름들은 한 번에 몇 군데씩 들러볼 수 있도록 코스를 짠 것이지요.

 

군락을 이루고 있는 오름들의 경우 제각기 독특한 아름다움과 자연경관을 감추고 있다고 합니다. 이쪽 오름에서 건너편 오름을 바라보는 모습과 저쪽 오름에서 이쪽 오름을 다시 바라보는 오름을 풍광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연과 만나고 교감하는 것을 즐거워하는 사람들이라면, 제주 오름 여행이 딱 입니다. 제주 오름을 다니다보면 자연을 대하는 마음도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제주 토박이 문신기 형제가 쓴 이 책을 한 권이면 위안과 치유의 제주 오름 여행을 시작할 수 있을 듯합니다.

 

혹시 제주 여행을 갈 때마다 이름 난 관광지만 찾아다녔다면, 다음 제주 여행 때에는 적당한 코스를 정하여 제주의 속살을 경험할 수 있는 오름 여행에 나서보시길 권합니다.

 

 

제주오름 걷기여행 - 10점
문신기.문신희 지음/디스커버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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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청년한의사 2012.09.18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음 조만간 제주도에 한번 가볼까 하는 데 그전에 한번 보고 가면 좋겠네요 제주도에서 다양한 경험도 하셨네요 사려니 숲에도 한번 가보고 싶고 좋은 책 소개 잘 봤습니다^^

    • 이윤기 2012.09.19 08:10 신고 address edit & del

      사려니숲은 두 곳이 있다고 합니다. 예약없이 갈 수 있는 곳이 있고...사려니오름이 있는 곳은 48전 인터넷 예약을 해야한답니다. 좋은 여행되시길 바랍니다.

  2. 제주사랑 2012.09.19 12:41 address edit & del reply

    포스팅 감사합니다!!!

  3. louboutin homme 2012.12.18 19:33 address edit & del reply

    고 합니다. 예약없이 갈 수 있는 곳이 있고...사려니오름이

시내버스와 걷기 여행은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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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김훤주가 쓴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걷기 여행의 기쁨과 즐거움이 알려지면서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제주 올레길, 지리산 둘레길에 뒤이어 전국 고장마다 수많은 둘레길이 만들어졌습니다.

 

제주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처럼 내노라 하는 명소가 된 이런 길을 걷기 위해서는 부러 시간과 비용을 들여 마음먹고 떠나야 합니다만, 굳이 이런 이름 난 길이 아니어도 우리가 사는 주변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아름다운 길이 많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경험담입니다.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기 때문에 큰마음 먹고 이것저것 준비해서 떠나지 않아도 되고, 비행기나 기차표를 미리 예매하지 않아도 될 뿐만 아니라, 걷기 여행을 오롯히 즐기려면 시내버스를 타고 떠나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입니다.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를 쓴 김훤주 기자는 걷기 여행에 가장 잘 어울리는 교통수단은 자가용이 아니라 시내버스라고 합니다.

 

그가 쓴 책을 읽다보면 마치 시내버스만 타고도 이런 곳을 모두 다녀올 수 있었다고 ‘자랑’하는 것 같기도 하고, 자동차 세워두고 시내버스 타고 한 번 떠나보라고 ‘설득’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 책은 2011년 한 해 동안 시내버스 타고 다닌 기행문이면서 동시에 경남도민일보 연재를 통해 독자들에게 시내버스 타고 떠나는 걷기 여행을 소개하고 권유하는 안내문이기도 하였습니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으면 이 책에 나온 버스 시간표만 들고도 따라 나설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훤주 기자는 서문에서 무작정 시내버스를 타고 집을 나서 보라고 합니다. “언제 돌아오지? 버스 배차는 어떻게 되지?” 하는 걱정은 내 버리고 물 한병 과자부스러기 정도만 넣고 길을 나서보라고 합니다.

 

저자의 권유처럼 그냥 마음 내킬 때 훌쩍 떠날 수 있는 것이 시내버스 타고 떠나는 걷기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에는 어디에 가서 하룻밤을 묵었다는 기록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준비없이 떠나도 즐거운 시내버스 걷기여행

 

이른 아침에 길을 떠나가나 혹은 늦은 밤까지 걷는 경우는 있었지만, 어디 좋은 숙소에서 하룻밤을 자고 왔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시내버스 타고 훌쩍 떠나는 걷기 여행이기 때문에 굳이 하룻밤을 묵고 오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겠지요.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있습니다. 2011년 봄 진행 속천~행암 바닷가 걷기에서 시작하여 그해 겨울 사천 종포~대포 바다가 걷기까지 49군데 걷기 여행지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마흔 아홉 곳을 다 소개할 수 없으니 유독 마음을 끄는 몇 곳만 함께 둘러보겠습니다. 저자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한 곳이라고 여겨지는 곳이 바라 ‘합천 영암사지 벚꽃길’이라 여겨집니다. 저자와 함께하는 블로거 모임을 비롯하여 여러 번 이곳에 갈 기회가 있었지만 시간과 여건이 맞지 않아 결국 한 번도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합천 영암사지 벚꽃 길은 영암사지와 가회마을을 잇는 길인데, 모산재와 영암사지라는 기운 넘치는 장소들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영암사지를 일컬어 “여기 망한 절터는 오히려 당당”하더라고 하였습니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모산재는 엄청난 에너지를 사철 내뿜습니다. 영암사지는 모산재의 기운을 통째로 품어 안는 명당인 셈이지요...... 단정한 삼층석탑과 화려한 쌍사자 석등, 높게 쌓아올린 돌축대가 그런 느낌을 더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암사지는 찬찬히 살펴보면 두시간도 족히 걸리고 서두르듯이 둘러봐도 1시간은 잡아야 한다는군요. 벚꽃이 피는 계절에는 더 아름답다고 합니다.

 

“둘레 벚나무에서는 꽃잎이 날리고 소나무들 사이에 들어앉은 진달래는 가녀린 꽃을 흔듭니다.”

 

영암사지뿐만 아니라 가회로 내겨가는 7km남짓한 벚꽃 길도 한적하고 적막하면서 아름다운 길이라고 합니다. 진해나 화개장터 같은 복잡한 꽃구경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곳이지요.

 

영암사지에는 나물전과 국수, 두부, 막걸리는 파는 포장마차도 알려줍니다. 근처 마을에 사는 할머니가 손수 기르거나 뜯은 채소와 나물로 안주와 반찬을 만드는 곳인데, 벚꽃이 지는 시기에 딱 맞추면 막걸리 잔에 꽃잎을 띄우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답니다.

 

이 책에 나오는 49곳 여행지 대부분에서 저자는 밥과 술 혹은 주전부리를 먹어 본대로 소개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점빵에서 라면과 과자 부스러기를 안주 삼아 술 한 잔 걸치고, 또 어떤 곳에서는 입안에 살살 녹는 돌장어 구이에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기도 합니다. 어느 한 곳도 맨입으로 지나치는 일이 없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서울에서 부산까지 시내버스만 타고 가는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를 읽은 일이 있습니다. 시내버스가 시계를 넘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코스만 잘 연결하면 전국 일주도 가능하다는 것이겠지요.

 

앞으로 김훤주 기자의 시내버스 여행이 경남을 벗어날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여태 다녀온 곳은 모두 경남입니다. 어디를 가던 지 하루 만에 시내버스를 타고 떠난 여행이니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겠지요.

 

내년 봄엔 안민고개 꼭 다시 가보리라

 

이 책에 소개된 곳 중엔 저도 더러 다녀 온 곳이 적지 않습니다. 밤 벚꽃길 안민고개, 창녕 우포늪, 귀산 바닷가, 주남저수지와 동판저수지, 하동화개면 십리벚꽃길, 해양드라마 세트장이 있는 마산 바다길, 창원 지전면 골옥방, 창녕 옥천 골짜기, 함안 은행길과 고분길, 김해박물관들과 왕을, 저도 연륙교와 비치로드, 그리고 무학산 둘레길 같은 곳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많은 곳 중에서 온전히 걸어서 가본 곳은 무학산 둘레길 밖에는 없습니다. 걸어 다닌 여행은 차타고 다녀온 여행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더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면 단박에 알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저자가 ‘세 시간 발품이면 평생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장소로 꼽은 창원 안민고개 밤 벚꽃 길은 최근 자전거를 타느라 자주 다니는 길입니다. 어떤 날은 자전거 기어를 저단으로 놓고 여유롭게 오르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자전거 기어를 중간쯤으로 맞추고 숨을 헐떡이며 오르는 날도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느라 안민고개를 자주 찾지만 정작 군항제가 열리는 기간에는 이 복잡한 곳에 갈 엄두조차 내지 않습니다. 김훤주기자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이 바로 지척에 있는 안민고개 밤 벚꽃 구경은 해보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니 내년 봄에는 열일을 제쳐놓고 안민고개 밤 벚꽃을 보러 갈 작정입니다.

 

“봄철 안민고개의 으뜸가는 미덕은 이렇게 우거진 벚나무들이 뿜어내는 꽃들에 있습니다.(중략) 먼저 진해 시내에서 쳐다보면 연분홍 둥실한 띠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하게 올라가는 장관이 저기가 안민고개임을 알려줍니다. 그 연분홍은 보는 순간 사람을 황홀하게 할 만큼 강력합니다.”

 

고갯길을 오르며 내려다보는 진해 시가지와 바다 풍경도 그리고 해가 지면 볼 수 있는 진해 시가지 야경도 멋지다고 하였는데, 이 풍경들은 벚꽃이 피지 않은 때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니 내년 봄에는 잊지 않고 황홀한 연분홍에 취해볼 것입니다.

 

사실 이 다음에 꼭 가봐야겠다 싶은 곳이 적지 않아 안민고개 밤 벚꽃 길 뿐만 아니라 이 책 여러 페이지를 접어 두었습니다. 이 책을 읽다보면 시내버스에 대하 가지고 있던 선입견도 많이 바뀌게 됩니다. 시간을 다퉈 달리는 복잡한 도시의 시내버스의 불친절과 난폭운전이 시골 구석구석을 다니는 군내버스에는 없습니다.

 

“시내버스는 이처럼 사람을 찾아 꼬불꼬불 다니지만, 자가용 자동차는 출발지와 목적지를 최대한 직선으로 이을 뿐이랍니다.”

 

날마다 버스를 타는 할머니를 태우기 위하여 배차 시간을 어기고,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도 어른들을 내려드리고, 기사와 승객이 그냥 인사를 주고받는 정도가 아니라 대소사를 나누고 ‘농’을 건네기도 하는 시골버스의 넉넉함. 사람을 기다리고 배려하는 버스가 있습니다.

 

동행이 없는 여행이라 쓸쓸한 줄 알았더니...

 

김훤주 기자가 버스 타고 다닌 길은 인적이 드문 길이 아니라 마을이 있는 길이고,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과 마을을 잇는 길입니다. 그가 쓴 글을 읽어보면 시간에 쫓기는 느낌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느릿느릿한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납니다. 시간이 되어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것이 아니라 ‘닭살이 돋을 즈음 일어서기’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담지 못하는 아름다운 풍경은 눈으로만 담는 것으로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는 동안 한 번도 동행에 관한 이야기가 없어 혼자다니면서 심심했을 수도 있겠다는 하릴없는 걱정을 하였는데, 책 말미에서 답을 얻었습니다.

 

“종포에서 대포까지 걸어가는 길에는 동행이 둘이나 있었습니다. 하나는 갯벌이고 하나는 햇살입니다. 갯벌은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앞에서 맞아주었고 햇살은 산너머로 질 때까지 줄곧 따라오며 오른쪽 어깨에다 잘게잘게 자신을 쪼개어 뿌려주었습니다.”

 

시를 읽는 듯한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이 많다 싶었는데, 저자는 이미 시집을 낸 일이 있다고 하더군요. 그의 세심함을 엿 볼 수 있는 문장은 곳곳에 있습니다. 그가 쓴 글을 읽다보면 가볍게 설렁설렁 걷는 걸음이지만 오감을 열어놓고 걷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답니다.

 

“꽃은 금방 피었다 바로 지지만 잎은 한결같지요. 이에 더해 연두에서 신록으로 신록에서 녹음으로, 녹음에서 단풍으로 색깔을 바꾸는 섬세함과 과감함까지 갖췄습니다.”

 

“강물 따라 걷는 즐거움은 엇비슷하면서도 다른 풍경이 병풍처럼 잇따라 펼쳐진다는 데 있습니다. 같은 벼랑도 햇볕이 드느냐 마느냐에 따라 색깔과 느낌이 다릅니다. 같은 대숲이고 같은 소나무지만 앞에 강물이 놓이느냐 마느냐에 따라 정감이 다르고 강물이 햇살을 튕겨내는 정도가 어떤가에 따라서도 그 맛은 달라집니다.”

 

저자는 계절에 따라 나뭇잎이 변해가는 모습을 표현해내는 섬세함을 갖추었고, 빛과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감수성을 발휘합니다. 시내버스만 타고 걷기여행에 나선다고 하여 누구나 이리 될 수는 없겠지요.

 

섬세함과 감수성을 갖추지 못한 저 같은 사람들은 그냥 버스 노선만 보고 길을 떠난 후에 ‘막상 가보니 별거 없더라“ 하지 마시고 이 책을 먼저 읽고 가시던지 혹은 책을 들고 따라 걸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시내버스 타고 길과 사람 100배 즐기기 - 10점
김훤주 지음, 경남도민일보 엮음/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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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권디자이너 2012.08.10 09:48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이 많은 책이라 디자인이 꽤 힘들었지만, 이런 책이 세상에 나와 참 좋습니다.^^
    좀 시원해지면 <시내버스> 들고 한곳 한곳 다녀봐야겠어요.
    올봄 다녀온 영암사지도 버스 여행으로 다시 한번 가보고 싶구요.

    • 이윤기 2012.08.23 11:08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책 만드신 분인가요?
      좋은 책을 내는 산파역할 하셨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2. Chaussure louboutin pas cher 2012.12.18 20:47 address edit & del reply

    뒤이어 전국 고장마다 수많은 둘레길이 만들어졌습니다.

농약 비료 제초제 경운기 조차없는자연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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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0주년이 된 녹색평론은 일 년에 여섯 번 만드는 격월간지입니다. 매일, 매일 새로운 정보와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인데도 일 년에  여섯 번 밖에 만들지 않습니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일 년에 고작 네 번 밖에 만들지 않는 잡지이지만, 우리시대의 중요한 성찰적 메시지는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담아낸다는 것입니다.

 녹색평론이 만드는 계간 잡지  뿐만 아니라 꾸준히 내놓는 단행본들도 삶을 근본적으로 성찰하게 만드는 책들입니다. 최근 새로 나온 <짚 한오라기의 혁명> 역시 바로 그런 책입니다. <짚 한오라기의 혁명>은 2008년에 이미 세상을 떠난 일본 농부가 쓴 책입니다.

이 책은 폭주하는 절망의 기관차와 같은 파괴적인 미래를 향해 가는 인류에게 전혀 다른 '길'을 보여주는 책입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오래 전에 한살림에서 출판하였다가 절판 된 책을 녹색평론에서 이번에 다시 출간한 모양입니다.

그는 1913년에 태어나 2008년에 작고할 때까지, 자연농법이 인류의 유일한 미래라는 것을증명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의 자연농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친환경, 유기농 같은 것과는 정말 차원을 달리하는 수준 높은 철학적 삶의 실천과정입니다.

"자연농법은 그리스도가 착상하고 간디가 실천한 농법이라고 봐도 좋다. 진리는 하나이다. 무의 철학에 입각한 이 농법의 최종 목표는 절대 진리인 공관(空觀)에 있고, 신을 향한 봉사에 있다." (본문 중에서)

이 한 구절에서 독자들은 그의 자연농법이 단순히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몸에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차원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짚 한오라기가부터 비롯되는 자연농법으로 '인간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저는 농부로서 40년 이상 일해 왔습니다만, 예컨대 이 논을 보십시오. 사실 이 논은 35년간 전혀 땅을 갈지도 않고 화학비료 역시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병충해 방제도 하지 않았습니다. 땅을 갈지도 안고, 김매기도 하지 않고, 농약이나 화학비료 역시 전혀 사용하지 않고서도 쌀과 보리를 매년 연이어 짓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세상에 누가 이런 농사를 본 일이 있을까요? 장담하건대 35년 간 농사를 지어 온 그의 논은 지구상에서 유일한 논 일거라고 확신합니다. 친환경 농업, 유기농업으로 농사를 짓는 어떤 농부도 '후쿠오카 마사노부'처럼 농사를 짓는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땅 갈지 않고, 김매지 않고, 농약, 비료없이 농사짓기

뿐만 아니라 그의 논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는 일본 전역의 어떤 논과 비교하여도 결코 수확량이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기농업, 친환경농업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야말로 이런 이야기는 정말 처음 듣습니다.

한국에서 생명운동을 하시는 분들 중에 이른바 '태평농법'이라는 것을 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후쿠오카 마사노부 선생처럼 제대로 수확을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농기구도, 농약도, 비료도 필요없습니다. 할 일이라고는 다만 벼 베기 전에 벼이삭 위로 보리씨를 뿌리고, 벼 타작을 하고 난 뒤에 나오는 볏짚 전량을 보리씨를 뿌린 위에다 흩뿌려주는 것뿐입니다." (본문 중에서)

참으로 믿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농사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 아니 농사를 지어 본 사람일수록 더욱 믿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벼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 보리는 5월 20일 경에 벨 예전인데, 보리 베기 2주일 전쯤에 보리 이삭 위로 볍씨를 뿌리고 베어낸 보릿짚은 기장째 볍씨를 뿌린 논 위에 그대로 흩뿌려줍니다. 벼농사나 보리농사나 같은 방법으로 해나가는 것이 이 농법의 하나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후쿠오카 마사노부 선생은 이 농법이면 한두 사람의 힘으로만 쌀과 보리농사를 모두 지을 수 있으며, 세상에서 가장 간단한 농사라고 강조합니다. 정말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만, 농약과 농기구,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약, 농기구, 비료를 사용하던 관행 농업과 비교해서 조금도 뒤떨어지지 않는 수확을 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생의 이야기를 좀 더 자세히 들어보면 이것은 단순하게 그냥 쉬운 농사, 혹은 게을러도 되는 농사만은 아닙니다.
 
"이것은 보통 농업기술이라고 할까, 과학 기술의 농법 일체를 부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의 지혜에서 태어난 과학지식을 송두리째 내다버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용하다고 여기고 있는 농기구나 비료와 농약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재배방법이므로, 이것은 인간의 지혜와 인위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문 중에서)

선생은 농사는 '인지(人智)와 인위(人爲)는 일체 무용하다'는 사상적 기반 위에 있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인간의 지혜, 만물의 영장인 사람이 만든 문화나 역사가 사실은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 생각 위에 있는 것입니다.

그는 40년 세월 동안 쌀과 보리 농사를 지으면서 그 생각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따라서 그에게 농사는 그냥 농사가 아니라 무위의 삶과 사상, 그리 철학을 입증하는 과정이었던 것입니다.

1933년에 농업학교를 졸업하고, 1939년까지 세관 식물 검사과와 농업시험장에서 근무하면서 농업을 연구하는 일을 하였지만, 1947년 귀농 이후 2008년 작고할 때까지 오직 '자연농법'의 외길을 통해 사상과 철학을 증명하는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40년 동안 과학농법보다 자연농법이 뛰어나다는 것 입증

귀농 이후 선생의 40년 삶은 '인간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다'는 일체 무용론을 감귤농사와 쌀, 보리농사를 지으며 실증해 보이는 것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말하자면 이른바 과학농법에 비하여 자연농법이 더 낫다는 것을 실물로 보여주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온갖 기술을 모아놓은 이른바 과학 농법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농부를 쉴 틈 없이 바쁘게 만드는 농사법이라고 정의합니다. 선생은 퇴비, 화학비료, 농약이 없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확신하였고, 그것을 실증하였던 것이지요.

벼, 보리 감농사에서 깨우친 '이치'는 그곳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나무도 풀도 자연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이 가장 완전하다는 것입니다.

"나무를 예로 들어 봅시다. 이제 막 나온 새싹을 가위로 단 1센티미터라도 잘라내면 그 뒤 그 나무는 절대로 본래대로 되돌아가지 못합니다. 부자연스러운 나무가 되어버립니다. 자연은, 인간이 그저 명색뿐인 지혜로 가위질 같은 아주 사소한 기술을 조금 가하기만 해도 그 즉시 교란됩니다." (본문 중에서)

"본래부터 가지나 잎은 차례에 따라서 규칙적으로 생기고, 그 모든 것이 평등하게 햇빛을 받으며 가지는 가지의 활동, 잎은 잎의 활동을 합니다. 그런데 인간의 손이 조금이라도 닿으면 혼란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예를 통해 선생은 인간은 자연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결국 인간이 자연을 살린다고 하는 것은 멀쩡한 지붕의 기와를 깨놓고 나서 겨우 비가 새는 지붕을 고친 후에 마치 큰일을 해낸 것처럼 여기는 것과 같다는 것이지요.

이른바 과학자가 하는 일들이 모두 그런 일이라는 것입니다. 훌륭하다고 여기는 과학자, 예술가가 하는 일이 궁극의 원점에서 보면 모두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농법이 궁극의 농법인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는 것입니다.

여기까지가 <짚 한오라기의 혁명>에 담긴 핵심 내용입니다. 선생은 많은 지면을 통해 그가 깨우친 자연농법을 자세히 소개합니다. 땅을 갈지 않고, 비료를 쓰지 않고,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제초를 하지 않고 농사를 짓는 방법을 매우 소상하게 기록하였습니다.

어떤 원리로 땅을 갈지 않으면 더 비옥한 땅이 될 수 있는지, 잡초와 병충해는 어떻게 이겨내는지와 같은 구체적인 경험을 책에 담아놓았습니다. 그가 실증해낸 자연농법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쌀, 보리, 감나무의 열매만 빼고 모든 것은 땅으로 전부 돌려주는 환원농업이기 때문에 그 땅에서 나온 것은 온전히 그 땅에 돌려주면 저절로 비옥한 땅이 된다는 것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정말 선생의 말대로 되는지 이런 게으른 농사가가 가능한지, 직접 농사를 지어보고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인간은 자연의 도움이 없으면 결코 자신의 힘으로 살 수 없다

한편 농사에서 깨달음을 얻은 선생의 통찰은 농업뿐만 아니라 환경오염과 농산물 유통구조, 그리고 인간의 먹을거리에 대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는 쪽으로 이어집니다.

또 먹을거리의 본질과 자연식에 다가가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 합니다. "인간은 인간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자연이 인간을 낳고 먹여 살리는 것"이 자연식의 본질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서 미국의 자연과 농업에 대해서도 통찰하는 해석을 내놓습니다. 잘못된 농사법이 도시문명을 미치게 만들었으며, 캘리포니아의 사막은 바로 농업의 실패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합니다.
 
그는 오늘날 자연식이나 자연농법에 대한 책이 범람하고 과학농법이라는 이름으로 유기농법, 미생물농법, 효소농법이 선전되는 것을 모두 경계합니다. 선생은 인간의 불행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데, 뭔가 하면 기쁨이 늘어날 것처럼 착각 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합니다.

"사람이 만든 것에는 본래 가치가 없는데, 그것을 필요로 하는 조건을 만들어 놓고, 그것에 가치가 있는 것처럼 착각했다." (본문 중에서)

선생은 무지, 무가치, 무위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밖에 다른 길은 없다고 말합니다. 일체가다 헛되다는 것을 알면 일체가 다시 살아나는데, 선생은 벼 한그루를 통해 이런 통찰에 이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녹색의 인간혁명은 짚 한오라기로부터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주를 보라, 어디 갈 곳이 있는가? 바로 지구가 천국이다

이 책을 번역한 최성현 선생은 자신의 인생을 바꾼 한 권의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 자연주의자들의 경전이라는 이 책을 통해 지구가 천국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말에 동의가 되지 않으면 우주 지도를 보라고 말합니다.

"어느 별로 가겠는가? 그러므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귀한 일은 어머니 지구를 섬기는 일이다." (역자 후기)

온 우주를 통틀어 인간이 갈 수 있는 유일한 별은 바로 지구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지구가  바로 신이, 자연이 우리에게 준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진리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짚 한 오라기의 혁명 - 10점
후쿠오카 마사노부 지음, 최성현 옮김/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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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채색 2011.12.01 09: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 좋은 책소개 감사합니다.
    바로 주문해야겠네요!!
    며칠 전에는 권정생 선생님 책을 읽고 엄청난 감동을 받았는데,,
    녹색평론도 꾸준히 받아봐야겠습니다!

    • 이윤기 2011.12.01 17:2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정말 좋은 책입니다

      꼭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이 책과 함께 나온 단행본 시리즈들이 모두 괜찮습니다.

  2. 하늘펭귄 2012.10.03 00:53 address edit & del reply

    올해 혼자서 후코오카님의 방식대로 벼를 길러 봤는데 진짜로 벼가 길러졌습니다. 수확량은 농약과 비료를 쓰는 일반 벼농사와 떨어지는 것이 분명하지만 5년 즈음 지나면 비슷해 질거란 생각을 합니다.

    http://butterflyofdream.wordpress.com/tag/permaculture/

    • 이윤기 2012.10.04 22:20 신고 address edit & del

      와 하늘펭귄님 대단하십니다.
      어디에서 농사를 지으시는지요.
      저도 꼭 한 번 직접 보고 싶습니다.

이런 사람에겐 보신탕이 오히려 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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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임락경 목사가 쓴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임락경 목사가 쓴 책이다. 그는 강원도 화천 화약산 골짜기 시골교회를 운영하며, 정신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섬기면서 음식과 병에 관한 책을 썼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임락경 목사라고 소개했지만, 혹시 모르는 독자들을 위하여 조금 더 소개를 하자면 이렇다. 임 목사는 십대시절에 '맨발의 성자'로 불리던 이현필 선생을 찾아가 15년간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말하자면, 이현필 선생의 제자인 셈. 이현필 선생에 관해서는, 지난2007년  2월 <한겨레 신문>에 나온 한국기독교 120주년을 기념하는 특집기사 '한국의 숨은 영성가를 찾아서'에 비교적 잘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하시라.

그는 초등학교를 끝으로 평생농사꾼이 되기로 하였고, 오래전부터 유기농으로 농사를 짓고 있는 농사꾼이다. 또한 음식과 자연요법을 통해 아픈 사람들을 돌보는 탁월한 재주를 가지고 있고, 지난 7년 동안 감리교 교육원에서 '임락경의 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그의 시골집에는 늘 아픈 사람들이 찾아와서 그에게 의지하고 있다.
임락경 목사는 음식과 자연요법으로 사람을 살리는 일보다 농사 짓는 일을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 지난 2007년 임락경 목사를 직접 뵈었을 때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 책은 내가 직접 돌볼 수 있는 사람들이 읽을 만큼만 팔렸으면 좋겠다."

책이 많이 팔리고 아픈 사람을 많이 만나면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에 책이 너무 많이 팔리면 안되겠다는 것이다.

일년에 책이 1000권 정도 팔리면 책을 읽은 사람들이 다 찾아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농사짓고 식구들 돌보며 살아가면서 몸이 아파 찾아오는 독자(병자)들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그가 아픈 사람을 살리는 일에 전적으로 매달릴 수 없는 이유가 '농사' 때문이라는 것은 참 놀라운 이야기이다.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한다하는 자연의학의 소위 '대가'들 중에 누구도 임락경 목사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은 없다.

그에게는 도사 같은 외모가 없다. 글쎄 아무리 많이 쳐주어도 시골 마을 이장님 같은 모습이다. 그런 그는 스스로 돌파리(突破理)라고 한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치는 이유

'갑자기' 알게 된, '깨트리고' '다스리는' 일에 관하여 적은 글을 모은 책이 바로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이다. 이 책에는 그가 깨우친 병과 음식과 삶에 관한 이치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옛날에는 사람이 병이 들면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여서 병을 고쳤지만, 요즈음에 아픈 사람들에게 먹고 싶어 하는 것을 먹이면 오히려 병이 악화된다. 과거에는 잘 먹지 못해서 생기는 병이 많았지만 요즈음은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생긴다." -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맛은 있지만 몸에 나쁜 음식을 많이 먹어서 병이 생겼기 때문에 먹기 싫어하는 음식을 먹어야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삼복더위가 되면 사람들이 더위를 먹어서 쓰러지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사람이 더위를 먹는 이유는 무엇인가? 임락경 목사는 더위를 먹는다는 것은 염분이 부족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다. 따라서 갈증 날 때 소금물을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김칫국이면 더욱 좋다고 한다.

따라서 한 여름 삼복더위에도 땀 흘리고 일을 해야 한다면, 슈퍼마켓과 편의점 냉장고에 들어있는 이온음료보다는 소금물이나 김치 국물을 먹어야 한다는 뜻이다. 나이 드신 어머니가 여름이면 맑고 시원한 국물이 가득한 열무물김치를 늘 담가 주시는 이유를 오늘에야 알았다.

동물들은 대게 땀을 잘 흘리지 않는데 유독 사람만이 땀을 많이 흘린다. 건강한 사람은 건강해서 몸이 허약한 사람은 허한으로 땀이 난다. 땀은 많이 나도 병이고 안나도 병이란다.

"이렇게 땀을 흘리는 인간이란 희귀한 동물은 염분을 따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염분을 아무렇게나 닥치는 대로 보충해주어서는 안되고 독성이 없는 제대로 된 소금을 보충해주어야 한다. " - 본문 중에서

그렇지만, 염분을 밖으로 내보내기 싫어하는 동물(땀 흘려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소금을 먹으면 안된다는 것이 임목사의 지론이다.

"조금만 더워도 부채 챙기고, 찬바람 나는 기계 돌리고, 얼음물 먹고, 얼음 보숭이 챙기며, 염분이 조금만 밖으로 나와도 네모난 헝겊으로 닦아내고, 금방 찬물로 씻어내는 그 이상한 동물들은 염분을 섭취하면 안된다." - 본문 중에서

왜냐하면 염분이 땀구멍으로 빠져나가지 못하면 모두 신장이 걸러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몸에 좋은 죽염도 신장이 나쁜 사람에게는 독이 되는 것이며, 한 여름에도 에어컨 돌리면서 서늘하게 지내면서 염분만 보충하면 신장투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것.



보신탕은 땀 흘려 일하는 사람에게 좋은 음식
<나는 꼼수다> 각카께서도 보신탕 즐겨드신다는데...

땀 흘리지 않는 사람은 소금만 나쁜 것이 아니다. 복날 먹는 보신탕이나 삼계탕도 땀 흘려 일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음식이다. 요즘 장안의 화제가 되고있는 <나는 꼼수다>를 들었더니 '각카'께서도 보신탕을 아주 즐겨 드신다고 한다.

<나는 꼼수다>에 따르면 두 달 동안 맨날 보신탕을 드시러 다녔다고 한다. 각카 뿐만아니라 <나는 꼼수다>에 자주 등장하는 목사님들도 보신탕을 즐겨 드신다고 한다.  말하자면 각카를 비롯하여 주로 땀흘려 일하지 않는 분들이 보신탕을 매우 즐긴다는 이야기인데 임목사의 주장대로라면 그들에겐 독이다.

용광로 주변에서 일하는 이들이나 건축을 하는 이들, 도로를 공사하는 이들처럼 땀을 많이 흘리며 일하는 사람들은 삼복더위에 개고기, 닭고기로 몸보신을 해야 하지만, 사무실에서 찬공기 쐬고 땀 흘려 일하지 않는 이들은 복날 무리하게 보신하면 병이 난다는 뜻이다.

어디 복날뿐인가? 땀 흘려 일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일 대신 운동으로도 땀을 흘리지 않으면서 사시사철 보신탕집, 사철탕집, 영양탕집 찾아다니며 수시로 보신하면 반드시 병이 든다고 한다.

아토피에 대한 임락경 목사의 정의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여러 사람들의 글에 인용되었고 방송과 신문에도 여러 번 소개 되었다. 아토피는 아이가 흙을 피해서 생기는 병이라는 것이 임목사의 주장이다.

아토피를 치료하려면 의식주를 모두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렇다면 의식주를 바꾸는 조건은 무엇인가? 먹는 것은 좋은 공기, 좋은 물 그리고 좋은 음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말하자면 농약과 화학비료, 제초제로 오염되지 않은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농사지은 먹을거리를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옷과 집은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지은이가 제시하는 기준은 의외로 간단하다. 집을 짓는 재료도 옷을 짓는 재료도 모두 사람이 먹어도 되는 재료를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집은 목재, 짚, 기와, 흙, 돌과 같이 먹어도 되는 재료를 사용하면 되고, 옷감 역시 목화, 삼, 모시, 양털, 가죽, 명주와 같이 먹어도 해가되지 않는 재료를 사용하라고 한다.

물론, 이런 재료들 역시 화학성분으로 가공된 것은 안 된다. 아울러 화학섬유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합성세제를 사용하거나 화학약품으로 세탁을 하게 되면 몸에 해롭기는 매한가지이다. 따라서 옷을 세탁할 때 먹어도 해가 되지 않는 세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임락경 목사는 "아토피는 무엇보다 발효식품을 먹지 않아서 생긴 병"이기 때문에 발효식품을 많이 먹어야 하며,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모든 기름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몸이 아프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

몸이 아프고 몸에 이상이 생기면 신호가 오는데 그러면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임 목사는 강조한다.

"자동차 사고의 원인은 70%가 과속에 있고, 사람이 병이 나는 것은 70%가 과로에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잠이 온다는 것은 여덟 시간을 움직였으니 쉬어주라는 신호다. 게을러서 못 일어나는 것은 쉬는 데 중독이 되었다는 뜻이다. 죽음이란 100년 동안 움직이고 과로했으니 편히 쉬라는 뜻으로 신께서 인간에게 선물로 준 것이다. 조금 피곤하면 몸살을 앓게 되고, 많이 피곤하면 병이 나고, 더 많이 피곤하면 죽게 되는 것이다. 반대로 잠은 왜 오느냐. 병나지 말고 쉬라고 온다. 병은 왜 오느냐. 죽지 말라고 오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말하자면 '밥' 잘 먹고, '잠' 잘 자고, '똥'잘 누면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독자들도 다시 한 번 새겨두었으면 좋겠다. "잠은 쉬라고 오고, 병은 죽지 말라"고 온다. 책 속에는 "술시에 술 먹고, 자시에는 자라"는 이야기도 있다.

임락경 목사가 쓴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는 자연의 이치에 따라서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나처럼 자연의 이치에 따라 병 안 걸리고, 건강하게 사는 법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먹기 싫은 음식이 병을 고친다 - 10점
임락경 지음/들녘(코기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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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耽讀 2011.10.20 09:12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사람들인 맛집을 찾아 나섭니다. 방송과 인터넷 따위에서도 다들 맛있는 집을 소개하지요. 다들 그것을 먹기 위해 너도 나도 찾아나섭니다. 원래 입에 쓴 것이 약이라고 했지요.

    • 이윤기 2011.10.25 08:52 신고 address edit & del

      <트루맛 쇼>라는 다큐 영화를 보았습니다.

      맛집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더군요.

  2. 푸헐;; 2011.10.20 18:17 address edit & del reply

    뜬금없는 mb애기하고는...이런 사람들 정권바뀌면 무슨맛으로 세상살까 모르겠네 ㅋㅋㅋ 옛날 노무현놀이 나온거처럼 그러고 놀라나???

50만원 로봇장난감, 꼭 실패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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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어린이날에 맞춰 유아용 로봇 '키봇'을 출시하였다고 합니다. 몸을 쓰다듬으면 머리를 흔들며 "기분 좋아"를 외치고, 엉덩이를 만지면 "뿡뿡" 소리를 내고, 또 책상 위를 제멋대로 돌아다니다가도 바닥으로 떨어질 것 같으면 동작을 멈추고 알아서 후진을 한답니다.

뿐만 아니라 일반 장난감과는 차원이 다른 IT 기술을 접목하여, 아이가 아빠 그림이 붙은 RFID(무선인식 전자태그) 카드를 갖다 대면 아빠와 직접 영상통화를 할 수 있고 거꾸로 부모 휴대폰으로 키봇을 원격 조종해 아이 모습을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RFID 카드를 갖다대면 로봇이 엄마대신 동화도 읽어주고, 알람 시간을 입력해두면 아침마다 아빠대신 아이를 깨워준다는군요.

또 와이파이(무선랜)와 연결해 스마트폰처럼 동화나 동요 콘텐츠를 내려 받아 볼 수도 있고 일반 전화기처럼 활용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키봇(kibot)'은 '키즈(kids)'와 '로봇(robot)'의 합성어로 KT는 산업용이 아닌 일상 생활에 접목한 세계 첫 상용 로봇으로 평가한다고 합니다. 키봇에는 43가지 특허 기술이 들어있으며 실생활에 필요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것에 촛점을 맞추어 개발되었다고 합니다.
 
삼성, LG가 초기 비용에 대한 염려 때문에 물러선 사업에 KT가 뛰어들어 아이리버와 개발을 시작하여 6개월 만에 40억의 개발비용을 들여 만들어냈다고 합니다. 로봇을 만들어낸 KT에서는  3~7세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키봇은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많은 맞벌이 부부들에게 적당한 제품이라고 소개합니다. 


애들을 친구대신 로봇과 놀게하라고?

어린이날을 맞아 출시된 제품이지만 중산층이라고 하더라도 어린이날 선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입니다. 제품가격만 부가세 포함 53만이나 되고 추가로 매달 서비스 이용료 7000원씩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기본 제공되는 국내 통화 100분을 사용하고 나면 추가 통화료를 물어야 하며,  디지털 콘텐츠 10편 외에는 건당 500~1000원인 콘텐츠 요금도 추가 부담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현재까지 확보된 컨텐츠도 많지 않다고 합니다.

제가 보기에 이 로봇 사업은 실패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입니다. 만약 실패하지 않으면 참 많은 아이들이 불행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실패를 예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이 싫증을 내지 않고 얼마나 가지고 놀 수 있을까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신기하고 재미있는 장난감도 아이들에게 일주일 이상 흥미를 지속시키기 어려운 것이 보통입니다.

새로운 컨텐츠가 꾸준히 공급된다고 하더라도 게임과 같이 자극적이고 중독성 있는 컨텐츠가 아니라면 아이들이 싫증을 내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결국 제 아무리 첨단 기능을 가진 값비싼 장난감이라고 하더라도 집안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자극적이고 중독성있는 컨텐츠 보급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고, 만약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아이들도 불행해지고 값비싼 장난감을 사준 부모들은 뒤늦은 후회를 하게 될 것이 뻔합니다. 아이들 손에 값비싼 게임기를 쥐어 준 부모들 중에 후회하지 않는 부모를 본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 시도 때도없이 부모에게 영상통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능도 유익하기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힘들게 직장에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헤어진 아이들이 다른 놀이에 집중할 수 없도록 하여 더 힘들게 만들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보급? 예산낭비, 더 많은 아이들을 위험으로 내모는 일

KT의 키봇 판매를 소개하는 신문기사에서 기자는 "차라리 일반 가정집보다는 어린이집 등 영유아 보육시설에 보급"하는 것을 제안하였는데, 이는 수 많은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는 더욱 위험한 발상이며 자칫하면 막대한 세금이 낭비될 수도 있는 어설픈 제안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울러 KT의 노림수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니가 하는 의혹을 떨쳐버리기도 어렵습니다.

만약 앞서 말했듯이 KT의 로봇 사업이 실패하지 않으면 결국은 많은 아이들이 불행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추가로 다양한 컨텐츠가 보급되고 아이들이 이 로봇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는 만큼, 아이들 사람대신 로봇(기계)와 교감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미 텔레비전이 등장한 후에 태어난 아이들은 대부분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특별히 발달하였다는 징후가 많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이나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보다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아주 띄어납니다. 3~4살만 되어도 어른들은기능을 익히기 힘들어하는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룹니다. 

철없는 부모들은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것을 신기해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아이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것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제가 보기엔 태어나면서부터 TV를 보고 자란 아이들이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탓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하루 종일 TV를 틀어주고 TV를 베이비시터처럼 사용하는 경우 아이들은 심각한 TV 중독의 후유증으로 과잉행동과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많이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아이가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경우 부모들은  아이가 일찍부터 온갖 기계에 노출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계와 교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아이들이 보여주는 진짜 문제는 사람과 교감하는 능력, 자연과 교감하는 능력이 부족해지는 것입니다. 친구 사귀는 것을 힘들어 하고, 자연과 만나면 불편해합니다. 아주 심각한 경우에는 사람과는 눈 맞춤이 안 되는 경우도 생기지요.

살아있는 원숭이처럼 반응하고 사람처럼 말을 주고 받고, 엄마 대신 동화책을 읽어주는 로봇, 아이가 원할 때마다 엄마, 아빠와 화상통화를 연결 시켜주는 로봇과 교감하는 것이  과연 아이에게 좋은 걸까요?

어른들은 아이는 사람과 어울려 놀고 자연에서 자라야 한다는 것을 왜 자꾸 잊어버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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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터킨더 2011.05.16 09:22 address edit & del reply

    와...가격이 너무 비싸네요.
    저런 장난감은 누가 가지고 놀까요??

    • 이윤기 2011.05.17 09:4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진짜 걱정스러운 것은 KT가 정부에 로비를 해서 저걸 대한민국 모든 어린이집에 팔아먹는 겁니다.

  2. 네오나 2011.05.16 10:09 address edit & del reply

    제일 중요한 부분에 공감입니다.
    기계에 먼저 친숙해진 아이들은 같은 인간과의 교류를 더 어려워한다는 점이죠.
    기계는 그저 기계일 뿐이라는 걸 아이들은 구분하기 어려우니까요.

    • 이윤기 2011.05.17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이들은 사람과 놀고 사람과 교감하고...자연속에서 자라야한다고 생각합니다.

  3. 쿠오 2011.05.16 11:26 address edit & del reply

    물론 윗님의 말씀처럼 기계중독이 인간관계에 영향을 주느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원시로 회귀할수는 없는 노릇이죠..
    현대를 살며 미래를 꿈꾸어야할 아이들에게 과거가 옳다고 주장하는것도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는 우리의 부모님세대가 우리를 보며 똑같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우리가 좀더 구세대가 되어가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아파트에 살며 앞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부모들이 아이들이 인간과의 교류를 이야기 하는것은
    오류라고 생각합니다.

    • 이윤기 2011.05.17 09:49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다고 원시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기계를 팔아먹기 위해서 아이들을 망치지 말자는 이야기일 뿐입니다.

  4. 바닐라로맨스 2011.05.16 12:2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50만원짜리 장난감을 사주느니 아이폰3gs를 사주겠네요 -_-;

    • 이윤기 2011.05.17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생각엔 아이폰도 아이들이 가지고 놀만한 기계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유아기 아이들은 모래, 흙, 물 이런 걸 가지고 놀아야 합니다.

철거비용만 6억인데...일단 뜯어내고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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돝섬, 남이섬 벤치마킹 제대로 좀 합시다!

통합창원시가 마산합포구에 속해 있는 오랫 동안 방치되었던 돝섬을 새롭게 개발한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낡고 오래된 유희시설과 콘도, 모텔 등 건축물을 오는 7월까지 모두 철거 할 계획이며 시민토론회를 열어 개발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마산의 경우 워낙 시민휴식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겨우 산책로만 정비하고 기존 시설물은 그냥 방치 되어 있는 지금 상태에서도 하루 평균 150~200명, 주말에는 하루 800여명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 24일 블로거 선비님과 함께 돝섬을 갔던 날도 예상 보다 많은 시민들이 있어서 깜짝놀라기도 하였고, 마산에 참 갈 곳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런데, 창원시는 돝섬을 지속가능한 해상공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안전 진단 결과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정된 20년 이상 된 유희시설 7종과 모텔, 콘도 등 건축물을 오는 7월 12일까지 철거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제가 갔을 때도 돝섬에 있는 건물마다 ‘철거예정’이라고 하는 붉은 글씨가 붙어있었습니다.


돝섬, 철거비용만 6억 원인데...일단 뜯어내고 보자고?

창원시는 관리시설과 화장실을 제외한 모든 시설물을 철거하고 해안 산책로 230m에 대해서는 호안정비와 데크난간 설치 같은 기간에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시는 철거 과정에서 생기는 소음, 분진을 막기 위해 차단막을 설치하고 이용객이 많은 주말에는 가급적 공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돝섬에 설치된 유희시설과 모텔 콘도 등 건축물을 설치하는데 무려 6억여 원의 예산이 든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시설물과 건축물에서 철거 잔해 중 고철과 같은 경우는 재활용품으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건축 폐기물로 분류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아직 새로운 돝섬 개발 계획도 세우지 않았는데, 현재 있는 건물을 철거하는 것이 그렇게 서두를 일인지 묻고 싶습니다. 창원시가 재정자립도가 높고 예산이 넉넉하기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시민 세금을 함부로 사용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남이섬을 만든 키워드는 상상력과 재활용

특히 녹색창원21 회원들과 창원시 관계 공무원들이 돝섬 개발 방향을 벤치마킹하기 위하여 춘천에 있는 남이섬을 다녀왔다고 하면서 이런 계획을 내놓은 것은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위탁운영업체의 부도로 폐허가 된 남이섬을 오늘날 국제적인 문화생태 관광지로 탈바꿈 시킨 것은 바로 상상력과 재활용입니다. 오늘날 ‘나미나라 공화국’으로 불리는 남이섬을 만든 강우현 사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재생용지로 노트를 만들었던 ‘리사이클링’ 전문가입니다.

남이섬이 유명해진 것도 섬 곳곳에 방치된 소주병을 모아 타일을 만들고 남이섬 명소가 된 이슬정원을 꾸몄을 뿐만 아니라 꽃병을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그 뿐이가요 빈 화장품병에 상상력을 불어넣어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유리병 나무를 만들어냈는데 남이섬 입구에서 관광객들을 맞고 있습니다. 남이섬을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이 화장품병을 재활용하여 만든 유리병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지은지 30년이 된 낡은 호텔을 뜯고 새로 지은 것이 아니라 예술가들을 불러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특별한 객실로 바꾸었습니다. 똑같은 방이 하나도 없는 이 호텔은 사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심지어 송파구에서 폐기물로 버리는 은행나무 잎을 가져다가 남이섬에만 있는 은행나무 숲길을 만들어내고 가을에는 일부러 낙엽을 태워 사람들에게 낙엽타는 냄새를 기억하게 만든다고 합니다. 한 마디로 오늘날 남이섬을 있게 한 것은 상상력이 한 축이고, 재활용이 또 다른 한 축입니다.

그런데, 남이섬을 벤치마킹하겠다고 하면서 예산을 6억이나 들여서 현재 있는 시설물을 '묻지도 않고 따져보지도 않고' 뜯어내겠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발상일까요?

▲ 참이슬 병으로 만든 모빌(왼쪽), 설화수 병으로 만든 유리병 나무(오른쪽)



오늘날 도시재생과 재개발에 있어 있는 시설을 재활용하는 것은 꼭 돈 문제만은 아닙니다. 환경문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리사이클링과 리모델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창원시는 오는 5월에 돝섬 개발 방안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하여 해양관광 및 환경분야 교수와 지역문화예술 전문가, 건축 도시디자인 전문가 그리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세미나를 열어 본격적인 재정비 계획을 세운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재정비 계획이 세워질 때까지 시설물 철거는 중단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창원시가 주최하는 세미나는 돝섬을 어떻게 개발할 것인지도 의논해야하겠지만, 지금있는 시설물을 어떻게 재활용하여 개발할 것인지도 아주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합니다.

환경수도 창원이라면 현재 있는 시설물과 건축물을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도 꼭 없애야 한다면 철거도 하고 새로 짓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라고 생각됩니다. 남이섬 벤치마킹, 흉내만 내지 말고 제대로 좀 벤치마킹했으면 좋겠습니다.


블로거 선비는 돝섬을 조각공원을 겸한 스튜디오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의견을 포스팅하였더군요. 

그는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선생 뿐만 아니라  창원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조각작가를 배출한 도시라고 하더군요.  우리나라에서 추상조각을 개척한 선구자인 김종영 작가는 1세대, 2세대로 널리 알려진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그리고 3세대로는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조각한 작가 김영원을 비롯한 박석원, 박종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조각가들이 창원출신이라는 것입니다.

또 그는 기계산업의 메카인 창원공단의 특성과 조각이 잘 어울리는 궁합이라고 하면서 움직이는 조각인 '키네틱 아트'를 중심으로 돝섬을 활성화시키자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새로운 제안이지만 돝섬 활성화 방안을 연구할 때 충분히 검토해 볼만한 일리있는 제안이라고 생각됩니다.

관련기사 - 돝섬이 추억, 철거만이 능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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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비 2011.05.03 12:57 address edit & del reply

    보도블록 붙였다 뗐다 하는 것쯤으로 생각하는 모양...

    • 이윤기 2011.05.04 11:51 address edit & del

      그렇지요? 섬이라 비용이 더 많이들겠지요

  2. 임종만 2011.05.03 14:19 address edit & del reply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창원 전점석총장님과 우연히 저녁 쏘주 한잔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중 화재는 자연스레 돝섬으로 이어졌지요.
    남이섬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직접 다녀왔다더군요.
    더 발전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형 대화도 오고갔습니다.
    말대로 철거는 확정적인듯 합니다.
    돈을 떠나 중대한 사안인 만큼 상호 의견합치 될 수있도록
    하였으면 좋겠네요 ㅎㅎ
    마산의 미래에 대한 문제이니까요.

    • 이윤기 2011.05.04 11:52 address edit & del

      창원시에서 남이섬 강우현 사장님께 한 번 여쭤보시면 어떨까요? 지금 있는 시설물 다 뜯어내려고 하는데...어떻게 생각하는지...

  3. 김재규 2011.05.03 17:12 address edit & del reply

    롯데에 위탁하면 아마도 대한민국 최고의 해상 공원으로 만들어주지 않을까요??? ㅎㅎㅎ
    놀이기구도나 다른 면에서도 그렇고... 대신 가격이 많이 비싸지겠죠? ㅠ

    • 이윤기 2011.05.04 11:53 address edit & del

      사람들이 모두 롯데월드만 좋아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남이섬에도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워싱턴까지 걸어갔다면 시차적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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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영리단체 활동가 미국 연수, 여행 ⑧]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면 고통이 따른다

지난 3월 15일부터 27일까지 미국으로 비영리단체 활동가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미국에 도착해서 이틀, 한국에 돌아와서 사흘 정도 소위 '시차적응' 때문에 참 어려웠습니다. 

미국에 갔을 때는 아직 체력도 소진되지 않았고 연수와 여행의 기대감 때문인지 생각보다 시차적응이 수월하였습니다. 낮에 간간히 졸음이 쏟아지고 대신 새벽에 일찍 잠이 깨는 정도였습니다.  웬만큼 늦게 자도 아침에는 잠이 깨고, 오전 시간은 견딜만한데 점심을 먹고 나면 졸음이 몰려오는 정도였지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서 정말 많이 힘에 부치더군요. 긴 여행의 피로와 피곤이 긴장이 풀리면서 한꺼 번에 쏟아진 탓일까요?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곧바로 업무에 복귀한 탓이었지는 모르지만, 정말 사람이 '맥'을 못추겠더군요.

낮에는 그냥 잠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멍'한 상태가 반복되더군요. 잠이 와서 견딜 수 없는 상태는 아닌데, 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스스로도 느낄 수 있을 만큼 '멍'한 상태 말입니다.

며칠 동안은 저녁 10시를 넘기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이 쏟아지고 머리가 멍하고 몸이 착 가라앉는 증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른바 시차적응 현상이겠지요.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워싱턴까지 걸어서 갔다면? 시차적응은?

곰곰이 생각해보니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빠른 이동 속도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서 미국 워싱턴까지 사람이 걸어서 이동한다면 시차적응 따위는 없겠지요. 아마 배를 타고 이동하는 속도라고 하더라도 시차적응 때문에 비행기로 이동하는 만큼 힘들지는 않았을 것 같구요.

아울러 얼마나 먼 거리를 이동하였는가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등을 여행하는 경우에는 어렵지 않게 현지 시간에 적응이 되더군요. 미국의 동부의 경우 밤낮이 완전히 바뀌는 변화 때문에 몸이 더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것 같습니다.

아침 밥 먹는 시간과 저녁 밥 먹는 시간이 비슷하고, 저녁 먹고 일찍 잠 잘 준비하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뒤 바뀐 탓이겠지요. 개인적으로는 화장실 가는 시간이 흐트러진 것이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입니다. 원래 저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깨면 곧장 화장실로 갑니다. 사실 사람이 잘 먹는 것 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 잘  내보내는 일이지요.

그런데, 13시간이나 차이가 나니 먹는 시간과 내 보내는 시간도 다 바뀌었습니다. 특히 24시간 마다 한 번씩 일정한 시간에 배설하는 것에 익숙한 몸이 원래 내 보내던 시간에도 내보내고, 여기 시간에 맞춰서 또 내보내고 하는군요. 지금까지는 한국 아침 시간에 한 번, 미국 아침 시간에 또 한 번 하루 두 번 씩 화장실을 갔습니다.

시차적응, 몸이 만사를 귀찮아 하는 이유?

미국에 도착한 날, 현지 가이드 분이 가급적 오후 시간에 관광을 하는 동안 많이 걷고, 저녁에도 늦게 잠을 자서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것이 좋다고 시차적응 잘 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러나, 일행 대부분이 차로 이동하는 것도 힘들어하고, 호텔에 들어가서 쉬고 싶어 하더군요. 몸이 마음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이지요. 백악관을 둘러보는 것도, 국회의사당을 둘러보는 것도, 넓은 광장을 걷는 것도 별로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차 안에서 가이드에게 설명 듣고 우루루 내려 잠깐 건물 구경하고 사진 찍고 다시 차  타고 이동하는 전형적인 사진(?) 관광 때문에 시큰둥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하루 밤을 자고나서 두 번째 날, 워싱턴 올드타운과 대성당, 링컨 기념관을 둘러 볼 때는 사람들이 훨씬 쌩쌩해졌으니 말입니다. 결국 몸이 시간에 잘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거 저것 다 싫었던 것’ 같더군요.

언젠가 책에서 읽었던 인디언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인디언은 한 참을 달린 후에는 멈춰서서 영혼이 올 때를 기다린다고 하더군요. 몸이 너무 빨리 달리면 영혼이 따라오지 못한다고 말입니다.

한 때는 바보스러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짧은 시간에 먼 거리를 와 보니 그 말 뜻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날아오는 동안 몸과 영혼이 쫓아오지 못하여 리듬이 깨져버린다는 것을 알겠네요.

시차적응, 영혼이 몸을 쫓아 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가만히 생각해보면 시차적응이라는 것이 인간의 몸과 영혼이 적응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범위를 넘어설 만큼 빠른 이동 때문에 생기는 현상인 것이지요.

몸이 힘들어하고, 몸이 힘들기 때문에 마음도 덩달아 힘이 든 것은 빠른 속도로 이동한 댓가라고 봐야 하구요. 자연을 거스르는 그런 댓가 치고는 이 정도면 가벼운 댓가라고 봐야겠지요.

따라서 결국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몸이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적응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의 방법일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나면 몸이 해가 뜨고 해가지는 흐름을 따라 적응하게 되겠지요.

지진과 스나미에 뒤따라오는 재앙처럼 수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안겨주는 일은 아니지만, 자연스런 시간의 흐름을 억지로 거스르는 것 역시 사람에게 댓가를 치르게 하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가장 자연스러운 속도는 결국 자신의 두 다리로 걷는 속도라는 생각이듭니다. 혹은 그 보다 좀 더 빠른 속도라면 달리는 속도 정도, 혹은 자전거와 같은 인간 동력으로 이동할 수 있는 속도까지가 아닐까요?

값 비싼(항공 요금) 요금을 지불하고  빠른 이동을 하고 나서 자연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천천히 느리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속도가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주고 있는 것일까요?

최근에 읽고 서평을 쓴 책을 보면 자연스런 생활리듬이 깨지는 것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소위 시차적응을 경험하면서 그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다시 떠 올리게 되더군요.

2011/03/24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당신 아이도, 무표정, 공격성, 강한 집착?

비영리단체 기술컨퍼런스(NTC)가 열리는 행사장에서 우리는 또 다시 느린 인터넷을 원망 하였습니다. 한국이 IT강국은 못 될지 몰라도 적어도 초고속 인터넷 강국이라는 것도 확인하였지요. 그런데 빠른 것은 정말 좋은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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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ynzi.C 2011.04.03 19:30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는 발상이네요ㅎㅎ 특히나 걸어가는 부분에서-
    어릴적 큰거리를 이동했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고요. 모두들 잠들어있는 밤 신나게 노는 기분이 어린아이에겐 특별했죠

    • 이윤기 2011.04.04 08:46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는 여행을 다녀오면서 잠이 인간에게, 인간의 몸에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잠을 자는 싸이클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최근 늦게 잠자는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병든다고 하는 보고서를 읽고 있는데...시차적응을 경험하고서 정말 실감하고 있습니다.

  2. Andy 2011.04.15 02:31 address edit & del reply

    비영리단체 활동가 연수로 가신거면 사비가 아니고 국민세금이나 보조금으로 가신걸텐데 그일정에 왜 DC 관광이 들어있나요.. DC 근처 하루 숙박비가 꽤 할텐데... 사진에 1번 게이트인거 보이까 싼 외국비행기가 아니고 국제선 직항노선을 이용하신거 같은데... 공무원이나 정치인이 나라돈으로 학회나 출장을 가서 관광하다가 걸리면 징계을 받지 않나요??

    • 이윤기 2011.04.15 08:46 신고 address edit & del

      국민세금이나 보조금이 아니었습니다. 공식 일정이 없는 시간에 방에만 있을 필요는 없겠지요.

도시에서는 낙엽도 쓰레기 취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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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서는 낙엽도 문화상품입니다. 낙엽만 문화상품이 아니라 낙엽을 밟는 소리와 푹신한 느낌 그리고 낙엽을 태우는 냄새마저도 문화상품입니다.

가을 남이섬에는 서울시내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행잎)을 가져와 가을 정취를 연출한다고 하더군요. 남이섬을 벤치마킹 하였는지, 제가 사는 창원 성산구 일원에도 낙엽거리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을 그냥두었다가 11월말에 한꺼번에 치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도시에서 낙엽은 '쓰레기' 취급을 당합니다. 

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낙엽은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 정상입니다만, 도심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은 순환하는 사이클을 이어가지 못합니다.

도시에는 가로수가 서 있는 좁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땅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힌 도시에는 떨어진 낙엽이 흙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흙이 있는 곳에서 떨어진 낙엽은 썩어서 거름이 되고 영양분이 되고 다시 나무가 되고 잎이 되는 순환의 삶을 이어가지만, 도시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은 쓰레기 봉지에 담겨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가게됩니다.



요즘은 제가 일하는 유치원 마당에도 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봄에 하얀 벚꽃을 활짝 피웠던 벚나무, 건물 벽을 감싸고 오르는 담쟁이, 그리고 감나무, 포도나무 등 마당에 서있는 모든 나무들이 겨울 준비를 서두르는지 앞을 다투어 잎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치워도 돌아서면 어느새 마당 가득 낙엽이 떨어져 있습니다. 마당에 떨어진 낙엽은 하루에 한 번씩만 치워도 되지만 골목길에 떨어져 바람에 쓸려다니는 낙엽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를 해야합니다.  아침마다 선생님들이 모두 비를 들고 나가서 낙엽을 치우는 것이 하루 첫 일과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깨끗히 청소(?)를 해도 휭~ 바람만 한 번 세게 지나가면, 언제 낙엽을 치웠냐는듯이 마당 한가득 낙엽이 다시 쌓이곤합니다. 마당에 떨어지는 낙엽을 치우면서 생각해보니 순환하는 싸이클에서 벗어나면 자연도 결국 쓰레기가 되고마는 것이더군요.


공원이나 산에 쌓이는 낙엽은 '가을 정취'를 전해주지만 도심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은 쓰레기 봉투를 채우는 '애물단지'입니다. 낙엽도 돈을 주고 버려야한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기도합니다. 요즘은 하루에 떨어지는 낙엽만 모아도 50리터 쓰레기 봉투를 가득채우곤 한답니다.

마을 어르신들 중에는 낙엽이 떨어져 있으니 가을 정취도 느껴지고 좋은데 뭐하러 날마다 청소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낙엽을 얼른얼른 치우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마당에 있는 벚나무가 너무 크다고 가지를 좀 자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유치원 마당에 서 있는 벚나무에는 아직 잎이 많이 붙어있습니다. 저 잎이 모두 떨어질 때까지는 아침마다 비를 들고 낙엽을 치워야합니다. 도시에서는 다른 곳이라 하여도 별로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요 며칠 사이에는 시내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 잎들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노란은행잎이 수북이 쌓인 길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있지만, 거리 청소를 하시는 분들은 매일 힘겹게 은행잎을 치운다고 하시더군요.



흙이 있는 숲속이었다면 자연의 흐름을 쫓아 순환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멀쩡한 낙엽도 도시에서는 노란 봉투에 담겨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이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권정생선생님이 쓴 '강아지똥'이라는 동화를 보면, 보잘것 없다고 여기는 강아지똥도 자연의 순환하는 흐름에 따라 예쁜 민들레로 다시 태어납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시였다면, 강아지똥이 민들레로 피어나는 순환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었겠지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힌 도시와 땅이 있는 숲은 낙엽을 치우는 도구부터 다르더군요. 위에 있는 플라스틱 빗자루는 저희가 아침마다 마당을 치울 때 사용하는 빗자루입니다. 철물점에서 사왔습니다. 아래에 있는 대빗자루는 상주 경천대에서 사진으로 찍어왔습니다.

도시에서 사용하는 빗자루는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폐기물입니다. 숲에서 사용하는 대빗자루는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서 순환하는 삶을 이어가겠지요. 도시에 밀집하여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방식이 과연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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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류창현 2010.11.23 11:12 address edit & del reply

    아침 출근길에 보니 밤새 쌓인 은행잎을 쓸어나가면 그 뒤로 또 은행잎이 내려 않더군요.
    인적이 많지 않은곳이라면 몇일 걸러 한번씩 청소하는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 이윤기 2010.11.24 1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제 창동 거리에 나갔는데...은행잎들이 모두 쓰레기 봉지에 담겨지고 있더군요. 시멘트, 아스팔트와 낙엽은 궁합이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2. 저녁노을 2010.11.23 12:56 address edit & del reply

    이긍...참 삭막한 기분이 듭니다.
    아스팔트위에서 갈 곳 잃은 낙엽을 보니...쩝~~

    잘 보고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10.11.24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연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삶은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마요네즈병만 있어도 멋진 정원 꾸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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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식물학자 윤경은 교수가 쓴 <우리집 정원 만들기>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누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삭막한 도시의 아파트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정원을 담고 살아간다. 어쩌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자연을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막상 아름다운 정원을 갖기에는 돈과 시간, 직장 같은 여러 가지 여건이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꿈꾸며 산다. 돈이 조금 더 생기면, 시간이 조금 더 생기면,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아름다운 정원을 가꿀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살겠다고.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세월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원'은 한가하고 배부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윤경은 교수가 소개하는 '에밀리 반스' 이야기를 듣고 보면, 어쩌면 정원은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와 이웃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만나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로 정원이나 여성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글로 펼쳐내는 에밀리 반스가 제일 처음 가졌던 정원은 고구마 조각이 담겼던 자그마한 마요네즈 병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는 빈 마요네즈 병에 물을 채워 이쑤시개를 얼기설기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가느다란 고구마를 한 토막 올려놓고 에밀리와 남동생에게 관찰하라고 하였다. 여름이 되자 작은 고구마 토막에서 움튼 줄기와 잎은 부엌의 창문에 커튼을 드리울 정도가 되었다. 고구마 정원은 보잘것없었던 작은 부엌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었고, 그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도 이전과 달리 평온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느낌이었다." - 본문 중에서

그녀에게 넘치는 창의력을 심어준 것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준 고구마 넝쿨 정원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경은 교수는 제자들에게 늘 결혼해서 부모가 되면 환경에 구애받지 말고 꽃밭을 만들어 가꾸라고 이른단다.

에밀리 반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영화 <레옹>에서 주인공 레옹이 늘 들고 다니던 화분, 마틸다와 함께 호텔방을 옮겨 다니면서도 창 밖에 내어놓고 햇빛을 쬐이게 하던 그 화분이 떠올랐다. 어쩌면 화분 하나 뿐인 그 '정원'은 마틸다와 더불어 킬러였던 레옹에게 새로운 삶을 발견하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경은 교수가 쓴 <우리집 정원 만들기>는 중국 상해의 '예원'이나 우리나라 고궁 같은 정원 혹은 도심 가운데 옛정취가 물씬 풍기게 지어진 한정식집이나 전통찻집 같이 보통 사람들이 마음속에만 담고 사는 정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위된 우리집에, 주택이나 아파트에 혹은 건물과 건물사이의 자투리땅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비밀'이 담긴 책이다.

윤경은 교수가 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또 다른 한 구절이 있었다.

"이웃집 큰 나무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잘 활용하면 내가 심지 않은 크고 보기 좋은 나무를 내 정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담 가까이에 덩굴 식물이나 키가 크면서 가늘게 자라는 나무를 심으면 담 너머 큰 나무도 우리 집 정원으로 편입 된다. 운이 좋으면 거리의 가로수나 멀리 있는 풍경까지 끌어들일 수도 있으므로 내 집의 땅만 보지 말고 주변 환경을 잘 관찰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사실 돈을 많이 벌어서 큰 정원이 있는 집을 갖는 꿈을 포기한 지 오래기 때문에 늘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았는데, 평생을 보낸 식물학자에게서 나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받는 듯하여 기뻤다.

땅 값이 더 싼 도시외곽으로 갈 수 없다면, 도심지에서 적당한 공원이나 녹지가 인접해 있는 곳, 혹은 잘 가꾸어진 넓은 정원이 있는 대학 옆에 가서 살면서 수 만평되는 넓은 '정원'을 누리며 살겠다는 꿈을 꾸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웃집 나무가 우리집 정원수가 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옆집 정원수가 담장을 넘어온다고 혹은 이웃집 나무가 우리집 마당에 그늘을 만든다고 싸우는 일도 없어질 것이고.

책 속에는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는 정호승 시인의 싯구 같은 이야기도 있다.

"양지바른 정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에 가려진 곳, 큰 나무가 그늘을 드리는 곳에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수 있다. 그늘 정원은 식물의 질감 특성을 살린 녹색의 시원함으로 조용하면서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꽃과 나무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이 책에는 평생을 꽃과 나무와 함께 살아온 윤경은 교수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도 곳곳에 숨어있다.

봄소식을 먼저 전한다는 노루귀를 눈에 잘 띄는 뜰 한가운데 심었는데, 그 자리가 하필 햇빛이 유난히 잘 드는 곳이라 몇 해가 지나도록 제대로 꽃을 못 피우고 있었단다. 반면 양지식물인 동자꽃은 몇 해 잘 피었는데, 가까이에 심었던 홍매화가 자라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하면서 빛을 막아 콩나물같이 목이 길어지고 연약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식물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 역시 멋진 꽃을 피울 만한 재목이라도 적당한 곳에 있지 않으면 제 능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고 시들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자연과 만났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윤경은 교수가 쓴 책 <우리집 정원 만들기>를 읽으면서 사람은 한 분야에 매달려 바른 길로 정진하면 대게는 비슷한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만한 인간들에게 식물학자가 전해주는 또 다른 지혜의 말씀이다.

"원예 활동이란 언뜻 내가 원하는 식물을 내 뜰 안에 심는 작업이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주어진 대자연의 조건 아래에서 약간의 조작만 가능할 뿐이다." - 본문 중에서

사실 화분 하나를 키우든, 큰 나무를 키우든, 혹은 더 규모 큰 대형정원을 가꾸든, 아니면 농사를 짓든, 과실나무를 키우든, 실은 자연이 주어진 조건 아래에서 정원을 가꾸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약간의 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나 나무 뿐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일도 대자연의 조건 아래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지은이 윤경은 교수는 가끔 찾아와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묻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식물생리학에서 배웠듯이 빛, 온도, 수분, 토용 조건을 잘 맞춰주고, 특히 물을 많이 주지 않으면 된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이 대답이 얼마나 막연한지는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정원 가꾸기를 배우는 길라잡이 실용서

여기까지 서평을 읽다보면, 혹 윤경은 교수가 쓴 책 <우리집 정원 만들기>가 마치 식물학자가 전하는 삶의 지혜가 담긴 수필이 아닌가하고 오해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사실 이 책은 화분 하나에서부터 넓은 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원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전해주는 실용서라 할 만한 책이다. 실내 식물의 공기정화능력, 실내식물 선택요령, 해충 제거방법, 건강진단법, 실내정원꾸미기, 발코니 정원 만드는 법, 연못 만드는 법, 정원디자인하기와 같은 '우리집 정원 만들기'를 위한 실용지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책에는 한 평 남짓한 소박한 실내정원이나 발코니 정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손바닥 정원, 그리고 수확의 재미를 주는 채소정원을 꾸미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땅을 가진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장미정원, 꽃밭 만들기, 나무 정원, 잔디정원 꾸미기, 그늘정원, 연꽃과 물고기가 있는 습지정원 꾸미기도 소개되어 있다.

마당을 정원으로 꾸미기 위한 사전조사와 정원 디자인 그리고 정원 작업 체크리스트도 상세하게 나와 있다. 뿐만 아니라 식물 키우기를 위한 기본 지식인 햇빛, 온도, 수분, 토양 이야기와 좋은 흙 만들기, 씨뿌리기, 영양관리와 같은 재배기술 그리고 유기농사 요령과 같은 정원 가꾸기와 친환경 텃밭농사에 꼭 필요한 지식이 담겨있다.

윤경은 교수는 자신이 쓴 책을 소개하며, "이 책은 어디까지나 참고서일 뿐이며 상황에 따라 식물을 키우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부딪쳐 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큰 기쁨을 얻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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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미예 2010.10.11 09:55 address edit & del reply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솔깃한데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 이윤기 2010.10.12 11:1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보기엔 세미예님은 곧 이런 멋진 책을 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여자보다 인터넷을 좋아하는 초식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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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우시쿠보 메구미가 쓴 <초식남이 세상을 바꾼다>

하루 만에 서울을 다녀와야 하는 출장  길에 읽으려고 가져간 책인데, 가는 동안 다 읽어버려 돌아 올 때 읽을 책이 없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남아 있는 책이다.

사실은 ‘세상을 바꾼다’는 제목 때문에 사서 읽은 책이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초식남은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꾸는 그런 인간들이 아니었다.

다른 부류의 남자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들로 인하여 세상에 작은 변화가 있다는 이야기인데, 새로운 남자들에게 무언가를 팔아야 하는 이들은 매우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처음 기대와는 달랐지만, 변화하는 젊은 남자아이들의 삶을 흥미롭게 엿볼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은 틀림없었다.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고등학교 2학년인 큰 아들에게서도 이 책에서 말하는 초식남의 모습을 많이 엿볼 수 있다.

초식남은 누구일까? 엄마와 함께 쇼핑 다니는 남자, 헤어 왁스와 기름종이를 잊지 않고 챙기는 남자, 회식 자리에서 선배나 상사가 맥주를 주문해도 “저는 칵테일이요”라며 첫 잔부터 달콤한 술을 고집하는 남자, 꽃미남 계열에 날씬하고 소식하며 패션과 화장품, 외모에 관심이 높다.

언제나 머리모양에 신경을 쓰고 이성 친구에게도 신사적이어서 친구관계를 넘어 보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지도 않는 남자, 어지간해서 늑대로 돌변하지 않는 남자, 이런 남자를 초식남이라고 부른단다.

이 책은 ‘그때그때의 트렌드나 기업 동향, 그리고 사람을 철저하게 취재하는 일을 하는 마케팅 라이터 우시쿠보 메구미가 쓴 책이다. 이미 2007년에 <20대 해피 패러사이트 소비의 힘>이라는 책을 썼고, 그 전에 <남자가 모르는 솔로남 마켓>, <독신 왕자에게 들어라!> 같은 책을 썼다고 한다.


경쟁을 싫어하는 남자, 초식남

 

남자들의 소비를 연구하는 일에 흥미를 가진 저자는 100여명에 이르는 젊은 남자들, 초식남들을 인터뷰하고 이 책을 썼다고 한다. X세대, N세대, @세대처럼 ‘초식남’도 뚜렷이 구분되는 연령적 특징이 있다고 한다.

“제 1세대는 1974 ~ 1977년에 태어난 31~34세로, 일부는 단카이 주니어(1947~49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의 자식)에 속한다. 제 2세대는 1978~1982년에 태어난 26~30세로 1990년대 후반에 스티커 사진을 유행시킨 장본인들이다. 그리고 제 3세대는 버블 경제를 전혀 모르는 세대로 지금의 20~25세에 해당된다.”

이런 초식남들의 특징을 조금 더 살펴보자. 이들은 기성세대보다 인구가 적기 때문에 경쟁의식에 휘둘리지 않는다고 한다. 치열한 입시경쟁을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 누군가를 짓밟으면서까지 위로 올라가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날이 불안하기 때문에 미래보다는 현재를 행복하게 사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부모와 함께 사는 것도 현재를 행복하게 살기위한 선택이라고 한다.

바깥보다 집 안을 좋아하고, 포인트 카드 활용을 잘하며, 문자 메시지는 내용보다 기분을 전하는 내용이 많다. 패스트푸드를 좋아하지만,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은 줄을 서서라도 먹으며, 단맛을 아주 좋아한단다.

“휴대폰을 통해서 언제나 누군가와 연결됨으로서 나는 혼자가 아니다, 여차 무슨 일이 생겨도 괜찮다며 안심할 수 있다. 서로 실시간으로 기분을 공유하고 싶고 상대의 반응을 보며 위안 받고 싶은 것이다.”

여자보다 인터넷과 컴퓨터, 휴대전화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술이 없어도 대화를 잘 할 수 있으며,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미적 감감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남자지만 화장품에 관심이 많고 피부 관리에도 열심이다.


 

여자보다 인터넷과 컴퓨터를 좋아하는 남자

또 다른 특징은 가족, 동네친구, 지역을 소중하게 생각한단다. 넘버원을 노리기보다 ‘온리 원’을 바라는 것도 이들의 특징이라고 한다. 휴대폰 벨소리에도 1위곡보다는 2~5위곡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어쩌자는 것인가? 이들이 바꾸는 세상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소비시장, 다른 하나는 연애시장이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초혼으로 아내가 연상인 경우가 네 쌍에 한 쌍꼴로 동갑네기 결혼보다 많다고 한다. 연애와 결혼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인 우시쿠보 메구미는 이런 여성화된 남자, 신인류의 등장이 돌연변이처럼 일어난 일이 아니라고 한다. 앞선 세대의 경제, 사회, 문화적 경험이 새로운 세대의 남자들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저자가 가장 관심을 두는 것은 초식남들은 앞선 세대의 남자(육식남)들과 돈을 쓰고 싶어 하는 곳이 다르다는 것이다. <초식남이 세상을 바꾼다>는 기본적으로 이런 초식남들의 지갑을 어떻게 열 수 있을까하는 일에 관심을 가진 책이다.

‘1+1’과 같은 판매방식은 초식남의 등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들은 이벤트를 좋아하고 아이돌처럼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다고 한다. 이들에게 무언가를 팔아야하는 사람들은 이런 특징에 주목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특징에 주목해보면 국내 시장의 변화도 눈에 뛴다. 남성 화장품이 점점 더 잘 팔리고, 소주의 도수가 내려가며, 악세사리를 착용하는 젊은 남자가 늘어나고 있다.



 

환경과 공동체, 생태적 삶을 선호한다고?

초식남의 등장이 인류에게 유익한 일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다행이 초식남의 특징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필요 없는 물건을 갖지 않는다. 낡은 물건은 재활용한다. 자연과 환경과 공생한다. 부모를 소중하게 여기고 이웃과 가깝게 지낸다.”

이런 특징이 정말 사실이라면 반가운 일이다. 육식계로 살아 온 내가 바꾸고 싶어 하는 삶과 딱 닮은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동안 ‘에이 설마’ 싶은 대목이 적지 않다. 그렇지만 가만히 주변을 돌아보고 생각해보면, ‘음~ 일리 있네’ 하고 수긍하게 된다.

약육강식의 ‘육식남’이 득실거리는 밀림 같은 세상은 나도 싫다. 새로운 세대인 ‘초식남’들이 좀 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면 좋겠다.



초식남이 세상을 바꾼다 - 10점
우시쿠보 메구미 지음, 김윤수 옮김/다산초당(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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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V여행자 2010.09.18 11:02 address edit & del reply

    블로그를 알게 되고 점점 더 초식남이 되어가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ㅎㅎ

  2. 무릉도원 2010.09.18 11:44 address edit & del reply

    초식남이 되기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로군요....
    의미있는 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주말 행복한 한가위 되시길 기원합니다...*^*

  3. 2010.09.18 12:04 address edit & del reply

    섹드립이라 욕하려고 왔는데 글 읽으니까 괜찮네;;;

  4. 필넷 2010.09.18 13:41 address edit & del reply

    초식남 되기가 쉽지 않은데요. ^^;

  5. 김석 2010.09.19 01:16 address edit & del reply

    제목 보고 깜놀 ^^

마중 나가지 않았는데 마당까지 찾아 온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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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이 멀다하고 비가 오는 봄입니다.
비만 온 것이 아니라 어느 날은 눈이 펑펑 쏟아지기도 하였습니다.
삼월에 눈이 와서 학교가 휴교를 하였지요.

지난주 금요일 춘천으로 출장을 가는데 강원도에는 눈이 오더군요.
마산에 사는 제가 보기에는 폭설(?)에 가까운 눈이 내렸습니다. 치악산 부근을 지나는 동안에는 앞을 식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눈이 쏟아지고 안개가 자욱하더군요.

잦은 봄 비가 계획하였던 많은 일을 어긋나게 하였습니다만, 그래도 어김없이 봄은 오는가 봅니다.

봄을 찾아 나설 만한 여유가 없는 저 같은 이에게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 왔네요.
조금은 마음이 느긋한 토요일 아침 가까이 찾아온 봄을 만났습니다.




저희 아파트 마당에 핀 목련입니다. 양지 바른 쪽에는 꽃잎이 활짝 열려 이젠 곧 시들어 떨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싶은데, 볕이 잘 들지 않는 한 쪽에는 아직 꽃망울이 터지지 않았습니다. 몇 일 전, 다른 분의 블로그에 올라 온 글을 보니 목련은 이 때가 가장 아름답다고 하더군요.

다음주에는 목련이 지기전에 꽃을 따다가 차 한 잔 마셔볼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제 일터에 찾아 온 봄입니다.
엊그제까지 꽃망울만 맺혀있더니, 어제 아침부터 꽃잎이 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다음주에는 벚꽃이 활짝 필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말이면 꽃눈이 날리는 모습을 창밖으로 구경할 수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저의 일터에 찾아 온 봄 입니다.
햇볕이 적게 드는 쪽이라 이제 겨우 몇 송이만 꽃을 피웠습니다.
제 눈에는 매화처럼 보이는데... 매화가 맞는지 자신은 없습니다.


이 꽃은 더 활짝 피었습니다.
이름을 모릅니다. 이름을 알면 더 친할 수 있을텐데... 말 입니다.
이글이 포스팅 되면 누군가 이름을 알려주시리라 생각해봅니다.



요즘 제가 근무하는 일터입니다.
마당에는 초록색 잔디가 올라오고 있고...크고 작은 풀꽃들도 자라고 있습니다. 길 건너에는 임항선 철길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일에서 조금만 여유를 찾을 수 있으면 이 아름다운 자연들과 더 가까이 지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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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석 2010.04.03 11:34 address edit & del reply

    부장님...순천은 목련이 흐트러지고 난리가 아닙니다.
    요즘 날씨 정말 왜 이러는지...
    스쳐지나가는 사람에게도 향기가 나는 4월입니다.
    건강하세요! 꽃풍년 꽃잔치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도 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 이윤기 2010.04.04 17:34 신고 address edit & del

      저희 아파트에도 목련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목련차를 마시려고 마음먹고 있는데... 이삿짐을 다 옮겨오지 못해서... 차 마실 주전자가 없네요.

      새로 이사 온 유치원 마당에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2. 달그리메 2010.04.03 19:10 address edit & del reply

    이제는 정말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이윤기 2010.04.04 17:3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정말 올 해 만큼 자연의 봄이 그리웠던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월요일에 또 비가 온다고하네요.

      비 소식 들으니 또 우울합니다.

  3. 크리스탈 2010.04.06 16:32 address edit & del reply

    매화는 좀 땡겨봐야 확실하겠지만 매화(매실나무)가 맞아보이구요
    모르신다는 나무는 꽃사과 같은데 벌써 피었군요~~
    나중에 조그만한 열매가 주렁주렁 매달리는지 확인해보세요~~ ㅎㅎㅎ

    자세하게 말씀드리면 목련은 백목련이구요
    벚나무는 왕벚나무이지만 뭐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때요~~ ㅎㅎㅎㅎ

    • 이윤기 2010.04.06 22:29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꽃사과로군요.

      오늘 마당에 나가보니 자목련이 꽃을 피우려고 준비를하고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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