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딸기는 빨간색... 딸기 꽃은 무슨 색일까?

728x90


옛날엔 곡식도 찧고 가루도 빻았을 테지만 이젠 쓸모가 다한 돌절구. 마당 한 켠에 놓인 돌절구에 딸기 씨를 심으면 딸기가 자랄까요? 비닐하우스가 나오면서 겨울부터 봄까지 손쉽게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만, 딸기 씨를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농사를 모르고 도시에서만 오십 년 넘게 살았더니 딸기도 '씨'가 있다는 이야기를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비닐하우스 때문에 제철 마저도 없어져 요즘 아이들은 겨울을 딸기 철이라고 알고 있더군요. 실제로 요즘은 딸기 생산이 가장 많이 되는 계절도 겨울입니다. 하지만 비닐하우스가 아닌 땅에 심은 딸기는 봄에 새싹을 틔우는가 봅니다.


책을 펼치니 몇 해 전 남북교류가 활발할 때, 북한에서 딸기 모종을 키워 남한(밀양) 땅에서 키운 '통일 딸기'를 따러 갔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손가락 사이에 딸기를 넣고 살포시 힘을 주면 어쩔 땐 '뽁' 하는 소리를 내고 또 어쩔 땐 '톡' 하는 소리가 나더군요.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지인들과 함께 '통일딸기 수확체험'을 가서 빨갛게 익은 딸기를 소쿠리 가득 담아 나오며 아이들 마냥 들뜬 기분이었던 경험이 있지만, 생태적 감수성이 둔했던 탓인지 한 번도 딸기의 생애를 궁금하게 여기진 않았습니다.


돌절구에 딸기씨를 심었어.

맛난 딸기를 먹을 거야.

잠자던 씨에서 싹이 텄어.

병아리가 나온 날 새싹도 조그만 이파리를 사르르 펼쳤지.

이파리가 푸릇푸릇해졌어. 

돌절구가 좁다고 밖으로 나왔어.

으샤으샤 어디로 갈까?

기는줄기가 여기저기로 기어가.

기는줄기 끝에서 어린잎이 자랐어. 

(본문 중에서)


책의 한 구절입니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여느 동화책과 다르다는 것을 금세 눈치 챘을 겁니다. 아이들 동화책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기는줄기'라는 생소한 어휘가 등장하였지요. '기는줄기'는 고구마, 수박, 딸기처럼 땅 위로 기어서 뻗는 줄기를 말한답니다.


돌절구에 심은 딸기씨...열매 맺을까?


이영득 선생님이 쓴 <새콤 달콤 딸기야>는 "생명의 한 살이를 담은 생태그림책 꾸러미" 중 한 권입니다. 이 그림책은 "흔한데도 관심이 없어 낯선 생명의 한 살이와 그 둘레에서 같이 살아가는 생명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딸기가 몰라보게 번졌어.

둘레둘레 딸기밭이 되었어.

딸기밭에 공벌레가 살아.

지렁이도 살아.

성큼 자란 병아리는 벌레를 잘도 찾아 먹어.

(본문 중에서)


짧은 동화 한 단락에 공벌레, 지렁이, 병아리가 등장하였지요. 곧이어 비 오는 날은 두꺼비가 나오고 귀뚜라미와 잠자리도 등장합니다. 겨울을 보내고 다시 봄이 오면 무당벌레, 거미, 꿀벌 그리고 생소하지만 호리꽃등에도 나옵니다. 딸기가 자라 익으면 사람뿐만 아니라 개미와 무당벌레도 딸기를 먹으러 옵니다.


이처럼 "한 생명이 살아가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생태와 성장과정"을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해 할 수 있도록 예쁜 그림과 고운 말로 보여줍니다. 꿀벌과 호리꽃등에가 꽃가루를 옮겨 열매를 맺는 과정, 콩알만한 딸기가 대추알만큼 커진 후에 발그레하게 익어 가는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보여준답니다.


이영득 선생님은 "어렸을 때 풀이 무성한 딸기밭에서 익은 달기를 따면 보물을 찾은 듯 설렜"다고 합니다. "딸기 이파리에 조랑조랑 매달린 물방울이 딸기가 먹고 남은 물을 내놓은 거라는 걸, 어른이 되어서 알았을 때 세상문이 하나 열린 기분이었"다고도 합니다.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은 물론이고 어른들도 돌절구에 심은 딸기가 자라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세상 문이 하나하나 열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짧은 동화 한 편을 읽고나면 어느새 딸기는 여러해살이 풀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 뿐만 아니지요. 기는줄기가 퍼지면서 잎이 뿌리에서 나온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림을 가만히 보면 "딸기 이파리는 작은 잎 세 장이 모여 잎 하나를 이루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글과 그림을 따라 읽다보면 딸기 꽃이 흰 꽃이라는 것도 "꽃잎은 다섯 장이며 드물게는 여섯 장인 것"도 있다는 것도 알게 되지요.




딸기는 빨간색... 딸기 꽃은 무슨 색일까?


맨 처음에 딸기씨를 심다라는 구절이 있었지요. 도대체 딸기 씨는 어디에 있을까요? 딸기 씨는 딸기 겉에 마치 주근깨처럼 콕콕 밝혀있답니다. 그러니 딸기 하나를 먹으면 엄청 많은 딸기 씨를 함께 먹게 되는 거라고 합니다.


동화와 함께 딸기 씨를 심어서 열매가 자랄 때까지 성장 과정도 그림으로 잘 보여줍니다. 호기심이 있는 부모라면 시장에서 사온 딸기에서 씨앗을 빼내 집에서 딸기를 키워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딸기 씨를 채종하는 요령까지 알려주지는 않았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더군요.


딸기 키우기, 딸기로 하는 놀이, 딸기로 만드는 먹을거리 소개는 모두 동화와 함께 소개되는 부록이지만 예쁜 그림과 고운 글로 소개되어 있습니다. 딸기는 지금이 제철이고 한 달쯤 지나면 출하가 끝나지요. 아이를 둔 부모님이라면 텃밭이라도 가꾸는 어른들이라면 시장에서 사온 딸기에서 딸기 씨를 골라 내 화단이나 화분에 한 번 심어보시면 좋겠습니다.


화단이나 화분에 심은 딸기 씨가 자라 열매를 맺는 기적(?) 같은 경험을 하게 되면 동화 같은 마음이 다시 자랄지도 모르겠습니다. 딸기 씨를 심지 않아도 이영득 선생님이 글을 쓰고 다호가 그림을 그린 <새콤달콤 딸기야>읽고 나면 틀림없이 그런 마음이 싹을 틔울 것입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죽은 아내 그리워 유골 먹었다는 남편

728x90

야쿠시마 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게 된 사람은 25년 간 그 섬에 살다 세상을 떠난 야마오 산세이입니다. 그는 일찍이 가족과 함게 7200년 된 삼나무 조몬스기가 있는 야쿠시마로 이주하여 날 마다 조몬스기를 생각하며 살다가 별이 되어 지구를 떠났습니다.


사회운동가이자 시인이었으며 농부이자 구도자로서 조몬스기와 함께 야쿠시마에 살았던 야마오 산세이의 삶은 지구 환경, 생태, 생명, 평화 등의 가치에 의미를 두는 사람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었습니다. 그는 사람이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자연에 기대어 살고 있다는 하였더군요.


그를 더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국어로 번역된 책 네 권을 모두 찾아 읽었는데, 앞서 <더 바랄게 없는 삶>과 <여기에 사는 즐거움>을 소개하였으며 오늘은 <어제를 향해 걷다>를 소개합니다. 먼저 소개하였던 <여기에 사는 즐거움>과 오늘 소개하는 <어제를 향해 걷다>는 모두 절판된 책을 헌책방에서 구입하였습니다.


도서관에서도 빌릴 수 있는 책이었지만, 도서관에서 빌려 있는 책은 마음대로 책장을 접을 수도 없고, 밑줄을 그을 수도 없어 제 적성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웬만하면 책은 사서 읽는 편입니다.  


이 책들은 헌책방에서 샀지만 출판 당시 책에 표시된 정가보다 더 비싼 값을 주고 샀습니다. 헌책방 하시는 분들의 안목이 높은 때문인지 절판된지 오래되어 구하기 어려운 책이 아닌데도, 원래 가격보다 비싸게 팔고 있더군요.


새 책보다 비싼 헌 책...헌 책방 사장님의 안목일까?


2006년에 번역 초판이 나왔던 <어제를 향해 걷다>는 야마오 산세이의 일본어 판 책 <조몬 삼나무의 그늘 아래서>와 <회귀하는 날들의 일기> 중 일부를 우리말로 옮겨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제목으로 출판하였다고 합니다.


택배로 받은 책을 펼쳐보면서 일기처럼 짧은 글들을 모아놓은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는데, 과연 책의 일부는 원래 일본에서는 <회귀하는 날들의 일기>로 출판되었더군요. 이 책은 고향에 관한 이야기, 자연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 자급자족하는 생활 이야기, 예배와 기도 명상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이야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혹시 다른 책을 읽은 독자들이나 야쿠시마나 조몬스기와 관련된 TV 다큐에서 지금도 야마오 산세이의 아내 하루미씨가  옛집에서 살고 있는 것을 보신 분들도 있을텐데요. 그 때문에 저도 이 책에 나오는 '아내의 뼈를 먹다'라는 글을 읽을 때 조금 헷갈렸습니다.


제가 읽은 네 권의 책을 통해 발견한 단서들을 모아보면 야마오 산세이의 첫 번째 아내는 '준코'였던 모양입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에는 준코 여사의 갑작스런 죽음과 이별의 슬픔을 견디어 가는 야마오 산세이의 심경이 자세히 고백되어 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와 함께 야쿠시마에서 살았던 준코 여사는 '지주막하출혈'이라는 흔하지 않은 증상으로 1987년 47세를 일기로 급작스런 죽음을 맞았습니다.


"의식 불명인 아내의 간호, 밤샘, 장례식, 화장, 그뒤의 초칠일까지 상주 및 승려로서의 임무를 다해 오며 그동안 거의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죽고 싶을 만큼 잠을 자고 싶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마침내 몇 시간이나마 숙면을 취할 수 있었던 하룻밤을 지내고 맞은 열흘째 날의 아침, 맑은 하늘 아래 죽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어디에도 마음을 둘 수 없는, 그런 가운데서 살아가지 않으면 안 되는 내가 있었다." - 본문 중에서




아내 장례 치르고 가장 먼저 한 일이 똥 푸는 일


급작스런 아내의 죽음 이후에 다가온 슬픔과 절망적인 마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아내 생각이 간절한 어느 밤 야마오 산세이는 '아내의 유골'을 먹으며 그리움을 달래기도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깊은 슬픔에 빠져 열흘을 보낸 그가 몇 시간이나마 숙면을 취한 다음날 맨 처음 한 일이 '변소의 똥오줌을 치우는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이 떠오르더군요.


물론 그는 평소에도 변소 치우는 일을 싫어하지 않았습니다. 그가 쓴 다른 글을 보아도 변소 치우는 일을 '명상' 하듯이 기꺼운 마음으로 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똥오줌을 퍼다가 나무에 주는 일을 생명을 순환시키는 일, 생명을 살리는 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작은 일상에서도 아내의 부재를 실감하게 됩니다.


"문득 이렇게 똥을 퍼서 똥통이 깨끗하게 비더라도 더 이상 기뻐해줄 사람이 없다는 생각이 났다. 그리고 내가 변소 치기를 좋아하는 것은 똥을 퍼내는 그 자체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보다는 아내가 그 결과를 대단히 좋아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갑자기 알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오열어 터져나올 것 같은 충동을 이를 악물고 참고 비틀거리면서 60킬로그램쯤 되는 똥통을 메고 다리 건너 배나무 아래로 가서 변소치기를 마칩니다. 그에게 일상의 모든 일은 아내가 살아 있을 때와 아내가 죽은 후로 나뉘졌다고 하더군요. 특히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된 것들은 아내의 영혼이 머무는 장소들입니다.


"아내가 숨을 거둘 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아내의 영혼은 이 섬의 최고봉인 미야노우라 산으로 날아갔다.......그때처럼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내는 갑자기 메시모리 산에서 모습을 나타냈던 것이다. 해거름 녘의 맑은 공기 속에서 메시모리 산은 자신의 푸른 모습을 뚜렷하게 내보이고 있었고, 그 산에는 미야노우라 산에서처럼 이미 아내의 영혼이 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처음 야쿠시마의 최고봉인 미야노우라 산으로 갔던 아내의 영혼이 자신의 일상을 지켜볼 수 있는 집 가까운 산 메시모리로 옮겨왔다고 느낍니다. 아내가 기뻐할 만한 일을 할 때마다 자신만이 아는 표식으로 위로해줄 것이라고 믿더군요. 


이 책에는 아내가 그리워 잠못 이루던 어느 날 밤 아내의 유골을 먹은 사연, 서둘러 무덤을 만들지 않고 서재에 아내의 유골을 두고 함께 지내는 사연, 집 가까운 산비탈에 아내의 무덤을 만드는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아내의 영혼은 야쿠시마 최고봉 미노우라산으로 갔다


한편 2002년에 국내에 번역 된 <여기에 사는 즐거움>에는 지금도 야쿠시마의 옛집에 살고 있는 아내 '야마오 하루미' 여사가 쓴 감사의 글이 실려 있습니다. 아마 1987년에 준코 여사와 사별한 후에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하루미 여사와 재혼 한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에 실린 준코 여사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짧은 글 4~5편에 불과하지만 깊은 슬픔이 담긴 글이라 마음을 무겁게하더군요. 일기 형식으로 씌어진 이 책에는 저자의 삶을 엿볼 수 있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는 야마오 산세이가 야쿠시마를 고향으로 삼게 된 까닭도 씌어 있습니다.


"하지만 천명은 이미 정해져 있어 우리는 이미 이 섬에 오지 않을 수 없었다. 천명이란 조몬삼나무라 불리는 칠천이백 년의 할아버지 삼나무의 부름이었다. 그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이 섬에서 두세 해 사는 사이 나는 그 삼나무를 어느새 '성스러운 노인'이라고 부르게 되었고, 내 영혼 깊은 곳에서 안심을 주는 스승으로 받아들이게 됐다." - 본문 중에서


야마오 산세이는 25년을 야쿠시마에 살다가 죽는 날까지 조몬스기를 스승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인간이 아닌 한 그루 나무를 스승으로 둔 것을 천명으로 여긴다고 하더군요. 그가 남긴 많은 글을 읽어보면 나무 한 그루 역시 사람만큼 귀한 생명이라는 생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중요한 것으로 땅, 물, 바람, 나무, 불 이 다섯 가지를 듭니다. 이것을 기억하고 책을 읽어보면 이 책에 있는 글들은 모두 이 다섯가지 중요한 것들과 관련된 이야기들이기도 합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제목은 책에 담긴 60여 편의 글 중 한 편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야마오 산세이는 인간의 시간과 자연의 시간에 관하여 깊이 성찰 하였더군요. 책 제목이기도 한 '어제를 향해 걷다'라는 글은 '자연의 시간과 인간 의식'에서 만들어지는 시간에 관하여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실은 내일을 향해 걸을 수 있는 것처럼 어제를 향해서 걸을 수 있다. 우주 식민지를 향해 걷는 것도 가능하지만 석기 문화를 향해서 걸을 수도 있는 것이다. 시간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다고 하는 것은 이 시대의 큰 착각이자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예컨대 우리는 항상 '지금'이라는 순간에 존재하고 있지만, 우리 문명은 미래를 향해서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향해서도 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핵무기도 없고 핵발전소도 없는 과거로 가는 것이 더 나은 발전이라는 것입니다.


"시간은 앞으로 나아가는 한편 날마다 돌아오고, 봄여름가을겨울로 돌아오고, 한 세대에서 또 한 세대로 돌아와도 거기서 불편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 본문 중에서


'어제를 향해 걷는 것'이 우리가 가야할 새로운 문명이라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오래된 미래'와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이지요. 어제가 오늘로 오늘이 내일로 이어지는 직선의 시간, 시간의 불가역성에만 매달리면 회귀하는 시간, 순환하는 시간의 흐름을 놓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제를 향해 걷는 것이 새로운 문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거슬러 살 수는 없다고 하지만, 야마오 산세이가 말하는 순환하는 시간, 회귀하는 시간에 주목해야 삶이 풍성해질 수 있을 겁니다. 야마오 산세이에게 회귀의 시간, 순환하는 시간에 주목하였기 때문에 나이많은 삼나무 조몬스기에 대해서는 특별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야마오 산세이는 자신을 야쿠시마로 끌어들인 성스러운 노인 조몬스기에 대하여 여러 차례 언급하고 있습니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그가 이 섬에 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수령 7200의 조몬스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붓다가 깨달음을 얻은 일은 물론, 노자가 하늘나라도 올라간 것, 그리스도가 십자가 위에 못 박힌 일까지 모두 지켜보았을 것이 틀림없는 그 할아버지 삼나무는 어둠이 밀려오는 숲 속에서 홀연히 모습을 드러냈다." - 본문 중에서


"수령 칠천이백 년의 조몬 삼나무는 깊은 산속에 있어 쉽게 가서 뵙기 어렵다. 하지만 도쿄에서 이섬으로 옮겨와 산 십년 동안 나는 하루도 조몬 삼나무를 생각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또한 조몬 삼나무가 나를 생각하지 않은 날도 없으리라고도 생각한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과 공존하는 삶에 충실하려고 노력하더군요. 특히 '산에서 사는 즐거움' 이라는 글에는 자연과 하나되는 경험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정말 자연을 이해하려면 노동을 통해 자연을 만나고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기 합니다.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낫으로 풀을 베다 보면 차츰 자신이 인간이기 보다는 식물과 비슷한 존재라는 걸 느끼게 된다. 비를 피하지 않고 그냥 맞는 식물들의 고요와 기쁨이 가슴속에 분명하게 전해지는 것이다." - 본문 중에서


그에게 노동은 명상과 같은 구도 활동이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자연과 공생하는 방식의 삶은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살지 않으면 경험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인간이면서 식물(농작물)과 일체감을 경험 하는 사람들은 흔치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자는 "산이 있고, 강이 있고, 바다가 있어 사람이 살 수 있다고 하는 이 소박한 진리'가 독자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고 합니다 자연이 주인이고 사람이 그들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자연에 기대어 살아가는 삶을 위해 야마오 산세이는 ▲손수 농사지어 먹는다, ▲되도록 기계에 의존하지 않는다, ▲기도와 명상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집중한다 등의 생활 원칙을 지키며 살았습니다. 그의 삶과 글이 생명이 서로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울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를 향해 걷다 - 10점
야마오 산세이 지음, 최성현 옮김/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아이도 온전하게 '죽음'을 알아야 한다

728x90

[서평] 얼 그롤만이 쓴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

 

사람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처음엔 슬픔과 두려움으로 죽음을 맞이하지만 이내 조금씩 평안을 찾아가는 것이 보통 어른들의 모습이라면, 아이들은 어떻게 죽음을 받아들일까요?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죽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만약 죽은 이가 부모 중 한 사람이라면 더욱 설명하는 것이 어렵겠지요? 혹은 아이의 나이가 어릴수록 더 힘든 일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아이에게 직접 죽음에 관하여 이야기하는 것을 미루게 됩니다. 아이가 좀 더 자라서 부모나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될 때까지 미루곤 합니다.

 

아이에게는 '하늘나라로 갔다'거나 '먼 나라로 오랜 여행을 떠났다'고 죽음에 관하여 감추는 방법을 선택하거나 혹은 '하느님이 그를 천사로 선택하셨다'거나 '깊은 잠에 빠졌다'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죽음에 대한 사실과 다른 이런 설명은 대개 아이에게 예쁘고 아름다운 것,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을 남겨주려는 어른들의 특별한 '배려'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이른바 죽음 전문가인 얼 그롤만은 "아이에게도 죽음에 관하여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충고합니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환상의 세계를 만들기보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관하여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아이가 죽음을 바로 이해하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보통 '죽음'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을 꺼려하고, 더군다나 아직 현실로 닥치지 않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아이에게 잘 설명하기 위하여, 책을 읽고 공부까지 해야 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죽음에 관하여 생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이런 책을 보는 것이 불행을 불러오는 재수 없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따라서 얼 그롤만이 쓴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정경숙·신종섭 옮김, 이너북스 펴냄)는 제목만 보고 선뜻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는 그런 책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른들에게는 아이가 가지는 죽음에 대한 호기심이나 구체적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하고, 직간접적으로 죽음을 직면했을 때 구체적인 도움을 주어야 하는 일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죽음을 인정하고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려면

 

이 책을 쓴 얼 그롤만은 "실제로 죽음에 관해 몇 마디라도 들어 본 아이가 보다 쉽게 죽음을 인정하고, 슬픔에서 빨리 벗어나 실제 생활에 적응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금기시되어온 죽음에 관한 대화와 교육이 이제는 더 공공연하게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지은이의 생각입니다.

 

특히, 어른들은 가족이나 사랑하는 사람, 아끼던 반려동물의 죽음을 겪고 슬퍼하는 아이와 죽음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대화함으로써 깊은 슬픔이나 비탄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쓴 얼 그롤만은 국제적으로 저명한 슬픔 카운슬러라고 합니다. 친지의 죽음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상담과 강연, 세미나 그리고 저술 활동을 활발하게 펼쳐오고 있답니다. 그가 쓴 이 책은 삽화가 들어간 동화 형식으로 쉽고 간결하게 구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부모나 보호자가 아이와 대화하면서 죽음에 대하여 자연스럽게 알려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크게 동화처럼 씌어진 '아이와 함께 읽기', 그리고 짧은 이 글을 친절하고 풍부하게 보완하여 설명해주고 있는 '부모를 위한 지침서'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기'는 봉제인형을 안고 슬픔에 잠긴 여자아이의 흑백 그림과 함께 "네가 만약 죽는다면, 너는 죽은 사람이 되는 거야"라는 첫 구절로 시작됩니다. 마치 한 편의 시화나 짧은 동화를 읽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죽음' 이야기는 곧 '생명' 이야기

 

지은이는 이 책을 함께 읽는 어린이 독자들을 위하여 지극히 부드럽고 평안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하지만, 죽음에 대하여 분명하고 사실적으로 전달합니다. 그리고 죽음에 관하여 온전히 전하기 위하여 '생명'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처럼

잎은 자라서
색이 변하고
겨울이 다가오면 생기를 잃어
땅에 떨어지고 말지

잎이 죽으면, 생명은 떠나 버린 거야

그 잎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우린 기억할 수 있지만,
이젠 죽어버린거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그 목적을 위한 때와 시기가 있는 법이지

태어날 때, 죽을 때,
그리고 웃을 때와 눈물 흘릴 때.
(본문 중에서)

 

그리고, 또 아이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은 결코 다른 누구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전해주고, 그의 죽음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 나누는 법을 알려줍니다. 아울러 슬퍼하는 것 못지않게 행복했던 순간을 기억함으로써 슬픔을 스스로 조금씩 치유하도록 도울 수 있게 쓰여진 책입니다.

 

아이에게 죽음을 말하는 방법

 

죽음을 잠 들었다 깨어나는 일이나, 먼 여행에서 돌아오는 일로 여기기도 하는 미취학 어린이에게도 죽음이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죽음은 끝"이라는 것을 분명하게 말해주어야 한답니다.

 

아이들은 종종 삶과 죽음이 번갈아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서 "죽음 사람도 우리랑 똑같은 음식을 먹어?" "텔레비전을 볼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은 죽음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아이에게 죽은 사람이 다시는 살아 돌아오지 않을 뿐더러, 공동묘지에서 살고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반복해서 이야기하십시오. 그리고 죽음은 결코 나쁜 행동에 대한 처벌이 아니라고 설명해주십시오."(본문 중에서)

 

말로 설명이 되지 않을 때는 아이를 안아주고 쓰다듬어 주며 아이에게 사랑과 애정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죽음의 실체에 대해서는 항상 단호하고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한답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이유도 정확히 알려주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가까운 사람이 죽으면 "나 때문에?"라고 하는 마음을 갖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이에게 부모나 다른 가족이 그를 홀로 남겨둔 채 급작스럽게 죽는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안심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죽음에 대해서는 과장도 치장도 하지 않고 사실대로 알려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쓴 얼 그롤만은 사려 깊은 부모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아이를 도울 때 반드시 지켜야할 열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은 아이를 돕는 길

- 사려 깊은 부모에게 주는 십계명

 

첫째, 죽음이라는 단어를 금기시하지 마십시오.
둘째, 어떤 연령의 사람이든 죽음을 애도하거나 슬퍼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십시오.
셋째,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허락하십시오.
넷째, 자녀의 학교에 연락을 취하여, 가족 구성원인 누군가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십시오.
다섯째, 당신 자녀가 겪고 있는 위기를 다루기 어렵다면,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여섯째, 아이에게 이제는 네가 이 집의 어른이 되는 거라고 하거나 죽은 형제를 대신하는 거라고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일곱째, 죽음에 대한 비밀을 설명하기 위해 동화나 이야기의 힘을 빌리지 마십시오.
여덟째, 자녀로 하여금 당신이 최종 답안을 가지고 있다고 믿게 하지 마십시오.
아홉째, 슬픈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열째, 자녀가 부모에게 끊임없는 사랑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십시오.

 

이 책에서 동화처럼 잔잔하게 쓰여진 '아이와 함께 읽기' 역시 여기 있는 열 가지 원칙은 잘 반영하여 쓰여진 글입니다. 지은이는 열 가지 원칙을 보완하기 위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이의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주고 있습니다.

 

 

신064
신064 by loveCUK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죽음에 대한 죄의식 씻어주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아이가 느끼는 죽음에 관한 부인, 죽음으로 인한 슬픔, 울음, 분노, 죄책감, 기억하기, 감정에 솔직해지기 등에 관하여도 추가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는 일 역시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깊은 슬픔에 잠기거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리는 일 역시 따뜻하게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살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는데, 자신은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지요.

 

혹여, 그를 미워하거나 죽음을 바라기라도 하였다면 심각한 죄의식에 빠져들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때문에 아이로 하여금 그가 한 말이나 생각, 행동은 사람의 죽음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또한 이 책에는 보다 더 힘들고 특별한 죽음에 맞닥뜨린 아이들 돕는 법도 다루고 있습니다. 부모의 죽음이나 형제자매의 죽음, 친구를 잃는다는 것, 누군가 자살을 했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마음에 관하여 소개하고 그런 죽음을 맞이한 아이들을 돕는 법을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애완동물의 죽음에 슬퍼하는 아이를 돕는 법도 소개하고 있는데, 눈여겨 봐둘 만한 대목이 있습니다. 아끼던 애완동물이 죽은 후에 서둘러 죽은 동물을 대신할 애완동물을 구해주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같은 종류의 강아지를 살 수는 있지만, 예전의 강아지와는 분명히 다르다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가 애완동물의 죽음에 충분히 슬퍼하기를 기다린 후에, 만약 새로이 애완동물을 원한다면, 약간 다른 애완동물을 주되 새로운 이름을 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본문 중에서)

 

분명한 것은 원래 아끼던 애완동물은 결코 복제되거나 다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게 하고, 충분히 슬퍼하고 이별하는 시간을 갖게 하라고 합니다.

 

이밖에도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에는 보다 더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방법, 보다 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증상과 반응,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단체, 도움을 주는 책과 영상물에 대한 정보도 담고 있습니다.

 

책을 덮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죽음이란 결국 삶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죽음에 관한 이야기는 결국 생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한 없이 자연스러워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내 아이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막막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방적으로 죽음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는 이 책은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 분명합니다. 혹은 당장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언젠가 아이에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에 관하여 설명해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얼 그롤만이 쓴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기억해낼 수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이와 함께 나누는 죽음에 관한 이야기 - 10점
얼 그롤먼 지음, 정경숙 옮김/이너북스(innerbooks)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제주 비경, 사려니 숲길과 사려니 오름

728x90

강정마을을 중심으로 진행된 2박 3일간의 연수회를 마치고 육지로 돌아오는 날, 저녁 늦은 시간 비행기를 예약해두고 한 나절 제주 여행을 계획하였습니다.

 

원래는 스쿠터를 타고 제주를 돌아다니고, 마라도를 다녀올 계획이었습니다만, 태풍의 영향으로 바람이 강하게 불어 마라도 가는 배를 탈 수 없었습니다.

 

2박 3일 일정 중에서 첫 날과 둘째 날은 비가 내렸지만, 셋째 날은 햇볕이 쨍쨍하고 맑았습니다. 그런데도 바다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마라도가는 배가 결항이라고 하더군요.

 

서귀포 바닷가에 있는 강정마을에서 한라산 정상이 훤히 보일 만큼 맑은 날씨였지만, 바다 날씨는 육지와 또 다른모양이더군요.

 

당초 계획했던 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었는데, 연수 프로그램을 맡은 동료가 '사려니 숲길과 오름'을 다녀가라고 초대해주었습니다.

 

원래는 둘째 날, 연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사려니 숲길과 오름탐방 일정이 있었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탐방 프로그램이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으로 이틀 전에 사전 예약( http://jejuforest.kfri.go.kr/index.do)야 갈 수 있는 곳이지만, 전날 탐방 예약을 했다가 폭우로 탐방객을 받지 않아 못갔다고 했더니 탐방 허가를 내주었습니다.

 

연수에 참가한 일행 중에 '우도'여행을 가는 동료들이 렌터가로 탐방안내소 입구까지 태워주었습니다. 평소에는 탐방안내소 입구까지 승용차를 타고 갈 수 있는 곳인데, 전날 폭우로 길이 많이 파여서 800미터쯤 전방에서 내려 걸어올라 갔습니다.

 

제주에 사려니 숲길은 두 군데가 있는데, 비자림 쪽에 있는 숲은 사전 예약을 하지 않아도 갈 수 있지만, 사려니 오름쪽 숲길은 사전 예약이 필수라고 하더군요.

 

탐방 안내소에서 멧돼지, 들개 등이 나타났을 때 행동요령과 탐방코스에 하여 설명을 10여 명의 동료들이 함께 출발하였습니다.

 

 

삼나무 전시림(박물관)으로 향해 올라가는 길입니다. 삼나무를 비롯한 키가 큰 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있었고 파란 하늘이 싱그럽고 상쾌하였습니다.

 

 

 

 

구름이 지나가는 하늘도 정말 멋지더군요. 나뭇가지들이 태양을 향해 경쟁하듯이 뻗어올라가 나무꼭대기에서 가지를 뻗혔습니다. 태양 빛을 받기 힘든 아래쪽에는 가지가 없어졌더군요.

 

이 길을 걷고 있는데 일본 에니메이션 '이웃집 토토로'에 나오는 숲이 자꾸 생각나더군요. 제 기억에는 이웃집 토로로를 만든 감독의 다른 에니메이션 작품에도 이런 멋진 숲들이 많이 등장하였던 것 같습니다.

 

사려니 숲길을 다녀 온 며칠 후에 받은 아침 편지 '합포만의 아침'에 삼나무에 관한 글이 있어서 다시 한 번 소개합니다.

 

삼나무는 가지가 크고 뿌리가 얕은데도
강한 폭풍우와 거친 바람에 끄떡도 하지 않는다.
비밀은 단순하다.
군락을 이루며 사는 삼나무는 얕은 뿌리를 한데 얽는다.
삼나무 한 그루의 뿌리는 모든 나무의 뿌리이다.
모든 나무의 뿌리가 땅속에 서로 얽혀 있어
아무리 강한 태풍이 지나가도 서로를 지탱해 줄 수 있다. 


- 린다&리처드 에어의 『자연에서 배우는 행복의 기술』중에서

 

 

 

 

이곳에 있는 나무들은 대부분 이끼들을 품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나무 기둥 전체를 이끼들이 감싸고 있었습니다. 나무와 이끼가 공생하는 관계일까요?

 

 

숲속에서 신기하게 생긴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열매일까요? 옥수수알갱이 모양의 파란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삼나무 전시림은 1933년도에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거대한 삼나무들이 하늘 높이 빼곡하게 뻗어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나무데크에 누워 숲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모기가 없어 오랜 시간 앉아 있기에도 좋았습니다.

 

 

 

삼나무 전시림에서 아랫쪽으로 내려와 세심정 정자를 지나서 사려니 오름을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세심정은 아름다운 추억을 회상하면서 쉬는 곳이라고 씌어 있습니다. 일행들과 함께 세심정에서 숨을 돌리고 사려니 오름을 올랐습니다.

 

270여개(기억이 분명치 않음)의 계단을 지나야 사려니 오름에 오를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계단을 다 오른 후에도 숲길을 좀 더 걸어야 오름 전망대가 나오더군요.

 

 

사려니 오름으로 올라가는 계단 길 옆에서 신기한 모양을 하고 서 있는 버섯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름도 모르지만 모양이 신기하여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여기는 독새기 쉼팡입니다. "한라산을 바라보며 삶은 달걀을 먹으며 쉬는 곳"데, "사려니 능선 품에 안겨 삶은 달걀을 까먹으면 10년이 젊어진다"고 안내판에 씌어 있습니다.

 

10년이 젊어지지 않더라도 탐방로를 따라 2시간쯤 걷고나면 배도 촐촐 고프고 삶은 계란 같은 간식을 먹으면 딱 좋겠더군요. 그런데 안내판에 씌어진 것과 다르게 정작 이곳 숲길을 탐방할 때는 물 외의 간식을 지참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일행들과 함께 세심정에 앉아 쉬면서 "삶은 달걀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눴습니다. 숲 사이로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한라산입니다.

 

 

사려니 오름으로 올라가는 계단 길이 끝나면 짧은 구간이지만 이런 숲길이 다시 나타납니다. 그리고 휴대전화 기지국을 지나면 곧장 사려니 오름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사려니 오름 전망대에 오르면 제주 동쪽, 남쪽 해안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전날 저녁때까지 많은 비가 내린 후에 날씨가 맑아져 시계가 참 좋았습니다. 뒷쪽으로는 한라산이 훤히 보이고 동쪽, 남쪽 바다까지 훤이 보이더군요.

 

 

신발과 양말까지 벗고 전망대에 앉아서 한 참 동안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 초록빛 연두빛 제주를 바라보면서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라도 여행은 숙제로 남겨 놓고 왔습니다만, 사려니 오름에 올라보고 제주 오름 여행의 매력을 느끼고 왔습니다. 다음에는 꼭 한라산이 아니어도 멋진 오름 여행을 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더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낮잠이라도 한 숨 자고나면 정말 더 행복할 것 같았는데,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 때문에 더 오래 머무르지는 못하였습니다. 사려니오름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습니다.

 

일행이 있었지만 렌터가에 자리가 모자라 제주시내로 나오기 위하여 택시를 불렀는데, 소형차 1일 렌터비보다 택시비가 더 많이 나오더군요. 제주도에서는 한나절을 머물더라도 렌터카를 빌리는 것이 시간 활용 측면에서도 이익이고 금전 부담도 별로 더 커지지 않겠더군요.

 

 

728x90






Trackback 0 Comment 4
  1. 광제 2012.08.31 02:3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옥수수 모양의 식물은...
    '천남성' 이라는 맹독 식물입니다.
    뿌리는 과거 사약의 원료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려니숲 근처에 많은 양이 서식하고 있답니다.

    • 이윤기 2012.08.31 08:11 신고 address edit & del

      역시 !
      제주 전문가 파르르님이시군요.

      예쁘게 생긴 열매가 맹독성이라니 놀랍습니다.

  2. 심소영 2012.09.08 21:12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여기 갔었어요, 올해 봄에
    제가 갔을땐 봄이라해도 겨울 같아서 아무것도 없었는데~
    부장님 사진 보니까 같은 곳을 다녀온게 맞나 싶네요.

    • 이윤기 2012.09.10 08:17 신고 address edit & del

      제주 오름의 매력을 알게되었어요.

      담엔 제주도가면...한라산만 바라보지 않고...오름에도 눈길을 많이 주게 될 것 같아ㅛ.

바람 난 이 여자, 숲에서 놀다

728x90

동화작가이자 숲 생태교육을 하는 풀꽃지기 이영득 선생이 쓴 새 책 <숲에서 놀다, 풀꽃지기 자연일기>(황소걸음 펴냄)가 나왔습니다.  
 
몇 해 전 이영득 선생에게 숲에서 즐겁게 노는 법을 배운 것이 인연이 되어 풀, 꽃, 나무와 친해보려고 하였지만, 다른 일에 한 눈을 파느라 그이처럼 숲에 푹빠져 행복하게 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카페 '풀과 나무 친구들'을 꾸리며 풀꽃지기로 활동하는 그이는 천상 바람 난 여자입니다.

 

그이의 연인은 풀과 나무와 꽃과 벌레와 새들이 있는 숲입니다.

 
숲바람이 얼마나 심하게 들었는지 일주일에 한 번씩 숲으로 간 게 10년이 훨씬 넘었다고 합니다.

 

꽃동무들과 함께 숲으로 가는 날을 '꽃요일'이라 부르는데, 꽃요일 말고도 틈만나면 숲으로 달려간다고 합니다.
 
그이는 숲에 가면 가슴이 뛰고 마음이 설레며 자연의 품에 놀다오면 몸과 마음이 숲으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음이 허전하면 숲으로 가고, 기분이 울적해도 숲으로 가며, 심지어 몸살이 나도 몸이 살려고 몸살이 났으니 숲으로 간다고 합니다.

 

숲에 가서 생명을 채워 오는 것이지요. 살아갈 힘을 일주일에 한 번은 자연에서 받아 온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부족하다 느낄 때면 언제든지 또 숲으로 달려간다고 합니다.

 

숲은 생명의 기운을 나눠주는 곳이지만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기도 하답니다.


"숲에 가면 만나는 것마다 눈 맞추고, 배우고, 솔방울 던지기도 하고, 숨바꼭질도 한다. 처음엔 다 큰 어른들이라 노는 걸 어색해하기도 했지만, 이젠 아이처럼 흠뻑 빠져서 논다."
  
숲에서 놀고 배운 것이 나무 밑에 가랑잎 쌓이듯 쌓여 책으로 엮었더니 '자연일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숲에 다녀온 이야기 쉰다섯 편이 일기로 엮여져 있습니다. 

 

숲에서 놀고 배운 이야기, 자연일기 책으로 엮어

 

그이의 사계절 일기는 봄꽃 매화로부터 시작합니다. 매화, 청매, 홍매, 설중매는 모두 매실나무 꽃인데, 설중매는 눈 속에 핀 매화를 이르고, 청매, 홍매는 꽃받침이 다르다고 합니다. 이름과 모양이 달라도 아름답고 향기가 고운 것은 모두 같습니다.
 
봄 숲하면 '봄나물' 이야기가 빠질 수 없지요. 그이의 일기는 봄나물 냉이초밥, 산나물, 들나물 하기, 뒷산으로 가는 봄소풍 떠나는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냉이 캐서 끓이는 냉이국, 냉이 향이 입안에 감도는 냉이초밥도 좋지만 가장 부러운 것은 봄 들녘에서 뜯은 즉석 나물 무침입니다.
 
"달래, 민들레, 쑥, 이고들빼기, 멧미나리, 인동덩굴, 으름덩굴, 고광나무, 남산제비꽃, 혼삼덩굴, 생강나무 꽃… 생각보다 많이 들었다. 여기에 가져간 부추랑 봄동을 넣어서 무쳐 먹었다."
 
고작해야 김밥 싸들고 봄나들이 가는 사람들이 풀꽃지기의 봄나물 무침을 보면 얼마나 부러울까요? 이름도 생소한 것들을 물로만 씻어 무쳐 먹을 수 있다는 것이 그저 신기할 따름입니다.

 


 

들나물, 산나물로 자연에서 차린 밥상

 

대형마트에 파는 새싹 비빔밥은 저리가라 하는 봄나물 비빔밥도 화려하고 부럽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2010년 3월 10일 들나물을 하러가서 들에서 뜯은 봄나물로 만든 비빔밥 재료만 해도 열 가지가 넘습니다.
 
"쑥, 냉이, 돌나물, 벌씀바귀, 벋음씀바귀, 고들빼기, 개망초, 환삼덩굴, 고마리, 가락지나물, 벼룩나물… 와, 벌써 열 가지가 넘네. 예쁜 봄나물에 매화 한 송이씩 얹었다. 여기에 된장 넣고 슥슥 비벼 먹는 맛이란!"
 
밥과 된장만 챙겨서 들로 나가면 온갖 나물로 비빔밥을 해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히 자연을 품고 사는 사람들이지요. 그뿐 아니라 봄나들이에는 보온병에 따뜻한 물만 담아 나가면 어디서든지 꽃차도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생강나무꽃차, 으름덩굴 잎차, 인동덩굴 잎차를 마시고 나서 '봄을 실컷 먹었다'고 일기에 썼더군요.
 
"한 잎 한 잎 나물도 하고, 볕을 쬐기도 했다. 새소리도 듣고 결 보드라운 바람도 마셨다. 숲에서 입으로 먹는 것보다 눈으로 먹고, 코로 마시고, 귀로 먹는 게 많다. 온몸이 맑은 걸 먹는다."

그러나 정작 숲에서는 입으로 먹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온 몸으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두라고 합니다.

 

 

 

 숲은 놀이가 넘쳐나는 곳
 
그이의 자연일기를 보면 숲에는 먹을 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온갖 놀이감이 가득합니다. 꽃반지, 꽃목걸이, 분꽃 귀걸이는 기본이고 좀작살나무 귀걸이는 보석이 부럽지 않습니다. 때죽나무 꽃으로 꽃반지를 만들고, 오죽(대나무)으로는 포크를 만들고, 산수유 열매로는 꽈리를 만듭니다.

 
층층나무, 백목련, 산사나무, 이팝나무 이파리로는 온갖 동물을 만들어 동물농장을 꾸미고, 그늘사초로 만든 풀각시는 인형극 공연을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소나무 씨는 금새 잠자리가 되고, 개밀 줄기를 요리조리 돌려 여치집을 만들어냅니다.

 
여름 강아지풀로는 강아지를 만들고, 겨울이 되어 씨앗을 떨어뜨린 강아지풀로는 이쑤시개를 만듭니다. 강아지풀 줄기를 비스듬히 잘라 소금물에 담궈 말린 이쑤시개를 써 봤더니 과연 나무를 깍아 만든 이쑤시개보다 훨씬 개운하더군요. 강아지풀 이쑤시개는 사료에 섞여도 그만, 거름이 되어도 그만이니 음식찌꺼기와 함께 버려도 탈이 없어 썩 좋은 재료입니다.

  
자연일기를 읽으며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수 없이 많지만 그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어느 날 일기에 보면 편백 숲을 다녀온 뒤 편백 열매로 베개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편백 열매를 쪄서 베개를 만든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봄날 꽃(화)전을 부칠 때는 찹쌀가루와 멥쌀가루를 반씩 섞으면 붙지 않고 찰기도 적당하다는 것도, 꽃전은 꽃을 살찍 익히는 게 포인트라는 것도 자연일기에서 배웠습니다. 근심걱정이 없어진다는 '무환자나무' 열매로 염주를 만든다는 것도 처음 알았고, 노란 껍질은 비누처럼 쓸 수 있다는 것도 마냥 신기하였습니다.

 
쉰다섯 편의 자연일기를 읽다가 예쁜 것, 아름다운 것, 고운 것, 재미난 것, 즐거운 것만 찾아다니는 줄 알았던 풀꽃지기의 무모한 집중력에 또 한 번 놀랐습니다. 어느 여름날 대나무숲속으로 '망태버섯'을 관찰하러 갔더군요.
 
"망태버섯 자라는 속도는 균류와 식물을 통틀어 가장 빠르다는 기록이 있다. 균사 덩어리에서 버섯자루와 망사가 조직을 늘여 압축 상태로 있다가 균사 덩어리가 터지면서 겹쳐진 주름이 펴지고 낙하산처럼 부풀어 자란단다."
 
곁에서 보고 있으면 버섯이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자란다는 것입니다. 자연일기 한켠에는 그날 모기에 물린 사진이 있는데, 마치 두드러기가 난 것처럼 어깨 죽지에만 모기에 물린 자국이 백 개쯤 돼 보이더군요.
 
그래도 자연일기에는 즐겁고 재미난 일이 더 많았습니다. 쪽물 들인 날은 지나가는 사람에게 영화를 찍느냐는 소리를 들을 만큼 야단법석을 피우며 놀고, 백가지가 넘는 자연을 모아 백초효소도 담그는 풀꽃지기와 꽃동무들은 영락없이 자연을 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자연일기를 보고 있자니 풀꽃지기와 그이의 꽃동무들 사는 모습이 참 부럽습니다. 10년이 훌쩍 넘도록 숲을 찾아다닌 풀꽃지기는 지금도 숲에 갈 때 마다 가슴이 뛴다고 합니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러 가는 길이니 가슴이 뛰겠지요.
  
아름다움을 느끼면 소유하고 싶어지지만 그 마음이 예쁘게 자라면 온전하게 지켜주고 아껴주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으로 자연이 깃드는 경험을 얻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영득 선생이 쓴 <숲에서 놀다, 풀꽃지기 자연일기>를 권합니다.


 

숲에서 놀다 - 10점
이영득 지음/황소걸음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낙동강 자전거길, 강은 지금도 파헤치고 있다

728x90

낙동강 자전거길 ② 함안보 - 합천보 까지

 

낙동강 자전거길, 함안보에서 을숙도까지 1구간에 이어서 지난 6월 3일(일)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2구간을 다녀왔습니다.(1구간, 2구간은 구분을 위해 임의로 붙인 것) 

 

7월 말에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예정된 2012년 전국 YMCA 자전거 국토순례 코스 답사를 겸해 다녀왔습니다.

 

1구간 함안보-을숙도를 달릴 때는 마산 산호동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였는데, 2구간은 합천보까지 갔다가 되돌아 와야하는 길이라 남지까지는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갔습니다.

 

함안보에서 출발하여 합천보까지는 54.6km 정도 되는데, 바이키 메이트 어플로 낙동대교에서 출발하여 합천보까지 거리는 62.9km가 찍혔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안내 팜플렛에는 거리 54.6km, 시간 3시간 40분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62.9km를 4시간 20분에 달렸으니 얼추 비슷하게 맞춘 셈입니다.

 

자전거를 타던 중간에 낙서면 사무소 근처까지 아침을 먹으로 갔다 온 거리, 박진 전쟁기념관을 다녀 온 거리가 포함되어 낙동강 자전거길 안내 표지판에 나온 거리와 시간에 약간 차이가 났습니다.

 

 

 

 

 

함안보 - 합천보, 오르막 길 두 번...여유로운 휴식은 박진전쟁기념관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2구간에는 고도는 뚜렷하게 표시가 나는 오르막 길이 두 번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별로 힘들지 않게 넘을 수 있는 해발 180여미터 정도 되는 작은 고갯길입니다.

 

특히 남지읍을 벗어나면서 만나는 도초산을 넘어가는 고갯 길은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숲 길입니다. 비록 오르막 길이리근 하지만 소형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고 차량 통행이 거의 없으며 대신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숲길을 달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 고갯 길을 넘으면 박진교까지 가는 길은 낙동강 강둑을 따라 달리는 길입니다. 높낮이가 별로 없는 길을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입니다. 박진교를 지나서 곧장 낙동강 자전거길을 가지 않고 박진전쟁기념관을 들러서 휴식을 하였습니다.

 

박진전쟁기념관은 코스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하여 전쟁기념관을 둘러보지는 않았습니다.

 

박진교 다리를 건너면 의령군입니다. 낙서면으로 가려면 오르막 길을 또 한 번 지나가야 합니다. 가끔 차가 다니는 지방도로인데, 갓길을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좀 황당한 것은 고개마루에 가까워지면 자전거 도로가 뚝 끊긴다는 것입니다. 힘겹게 패달을 밟고 오르다가 갑자기 드물게 다니는 자동차들을 알아서 피해야 합니다.

 

낙서면, 적포교 부근 식사 가능

 

두 번째 고갯 길을 내려가면 적포교까지는 내리막길과 평지입니다. 마을과 낙동강을 경계짓는 둑길을 따라 달립니다. 낙동강을 바라보고 달리는 것이 조금 지겨울 무렵이면 적포교가 나타납니다.

 

남지읍내를 벗어나면 식당 혹은 물이나 간식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두 번째 고갯 길을 지나면 의령군 낙서면인데, 국토종주 코스에서 2km 정도 벗어나면 낙서면사무소 근처에 식당이 있고 농협하나로마트도 있습니다만 농협 하나로마트는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더군요.

 

고갯 마루에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있는데, 여기에 '풍년식당'이라는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마침 배가 고파 식당을 찾는 길이라 이곳에 들어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나중에 따로 한 번 포스팅 할텐데 밥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고갯마루에서 미리 전화로 밥을 주문하고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면 상이 딱 차려져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적포교까지 가기 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낙서면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적포교 근처에는 모텔도 있고 식당도 있습니다.

 

안동댐에서 출발하였거나 을숙도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이 만약 적포교 근처에서 숙박을 해야하면 이곳에 있는 모텔을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에 신축 모텔을 광고하는 현수막이 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시설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 타는 입장에서만 보면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길은 전체적으로 보아 무난한 편입니다. 두 번의 오르막길이 있어 오히려 지루하지 않습니다.

 

 

 

 

 

 

대신 합천보에 가까이 가보면 4대강 사업의 실상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곳들이 나타납니다. 우선 합천보 아랫쪽은 여전히 모랫바람이 날리는 황량한 공사판입니다.

 

특히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황강 다리를 건너면서 좌우를 살펴보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4대강 사업의 실체가 멀쩡한 강을 파헤치는 사업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소 보시는 것처럼 황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왼쪽은 4대강 공사 구간이 아닌 곳입니다. 원래 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낙동강과 만나는 곳인데 강변을 파헤쳐 놓은 모습이 한 눈에 비교가 됩니다.

 

합천보 아랫쪽을 보면 이런 참상은 더욱 쉽게 확일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강변에 있는 빈 땅을 활용해서 공원을 비롯한 온갖 위락시설을 만드는 것이 발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심지어 합천보 관람객 중에는 "생각보다 잘 해놨네"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제 생각엔 강의 낙동강의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파헤쳐놓았는데도 생명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자연의 모습을 향해 회복해나가는 강의 몸부림이 위대하였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시인 한 분이 낙동강 자전거 길 다녀온 이야기를 페북에 올린 것을 보고 "4대강 자전거 길은 낙동강의 눈물"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짓을 했는 지 내 눈을로 직접 살펴보고 오겠다고 답을 드렸습니다.

 

이명박은 오늘 아침 라디오 국정연설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공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아직도 낙동강은 파헤쳐지고 있었습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삽질이 계속될 모양입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12
  1. 노지 2012.06.11 09:23 address edit & del reply

    정말이지 입에서 '빌어먹을'이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

    • 이윤기 2012.06.12 10:37 신고 address edit & del

      4대강 사업 반대했던 단체와 학자들이 함안보, 합천보 등의 부실을 지적하지 말고 그냥 두면 좋겠습니다. 가만놔둬야 확 무너지지 않을까요?

  2. thfflf 2012.06.11 18:21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을 파헤치지 말고 자전거 길만 만들 것이지...ㅉㅉ

    • 이윤기 2012.06.12 1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직접 가보니 4대강은 보만 없애면 될 것 같구요.

      자전거길은 큰 돈 들이지 않고 그냥 살리면 좋겠더군요.

  3. 잘생긴 김제동 2012.06.12 00:36 address edit & del reply

    '꿈의 도시 꾸리찌바'의 저자인 박용남 소장도 자전거 도로와 같은 친환경 사업이 얼마든지 회색빛 사업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고 하셨지요. MB의 창의성(?)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 이윤기 2012.06.12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전거길 자체는 살려서 활용할 수 있겠더군요.

    • 잘생긴 김제동 2012.06.12 23:14 address edit & del

      낙동강변 자전거도로는 대한민국이 자전거 천국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순서가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먼저 시가지에서 자전거 이용이 활성화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이윤기님이 을숙도 근처에서 겪으셨던 불편은 일어나지 않거든요.

    • 이윤기 2012.06.13 13:00 신고 address edit & del

      시가지 먼저...외곽 먼저로 나눌 것이 아니라 동시에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가능한 곳부터...관심이 높은 곳부터...등등 낙동강 자전거길이 4대강 사업과 관계없이 진행되었다면...국토종주의 상징성을 살렸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시가지 자전거 도로는 지방정부가 좀 더 관심을 가지기도 해야합니다.

      낙동강 자전거길은 계획할 때부터 접속도로를 생각했어야 하는데...순 엉터리인거지요.

  4. 잘생긴 김제동 2012.06.12 00:38 address edit & del reply

    그나저나 낙동강이 무슨 서울의 한강처럼 되버렸네요.

    • 이윤기 2012.06.12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 말 입니다. 인적이 없는 둔치에 뜬금없는 헬스기구.... 한 두 곳이 아닙니다.

  5. TISTORY 2012.06.22 10:58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TISTORY입니다.



    티스토리 메인에서 '4대강 사업'을 주제로 회원님의 글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혹시 노출과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tistoryeditor@daum.net 메일을 통해 말씀해주세요!


    앞으로도 재미있고 유익한 글로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6. Sneakers louboutin pas cher 2012.12.18 19:45 address edit & del reply

    함안보에서 을숙도까지 1구간에 이어서 지난 6월 3일(일) 함안보에

신나게 놀며 배우는 생명평화 이야기

728x90
- 마산YMCA 제 9회 생명, 평화 축제

일시 : 10월 8일(토) 낮 12시 30분 ~ 5시 30분
장소 : 메트로시티 양덕공원

아홉 번째를 맞이하는 마산YMCA 생명평화축제가 10월 8일(토) 낮 12시부터 메트로시티 옆 양덕공원에서 열립니다. YMCA 생명평화 축제의 주제는 '신나게 놀면서 배우는 생명평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데 어울어져 신나게 체험하고 놀다보면,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활습관은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무엇을 먹는 것이 지구를 구하는 일인지 저절로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어른들은 이웃과 함께 어울려 놀다보면 저절로 배울 수 있는 곳이 바로 생명평화 축제라고 합니다.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다 있는 축제 !


생명평화 축제에는 재미있는 놀거리가 있습니다. 전통놀이 마당에서는 투호던지기, 제기차기, 딱지치기, 새끼꼬기, 비석치기 같은 전래놀이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생명마당에서는 물과 하천에 관하여 체험합니다. 하천을 주제로 하는 퀴즈마당, 수질을 판단하는 지표가 되는 생물 전시회, 색종이로 예쁜 물고기 접기 같은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퀴즈를 맞히면 상품도 주겠지요.

체험 마당에서는 다양한 체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망개떡 만들기, 머리띠 만들기, 밀랍초 만들기, 잔디인형 만들기, 타루 문신 체험, 개구리 소리통 만들기, 제기 만들기 직접 해볼 수 있습니다.

먹거리 장터에는 어묵, 쌀파전, 떡볶이, 주먹밥, 망개떡, 쌀아이스크림, 동티모르 피스커피, 쌀막걸리, 붕어빵 등을 판매합니다. 생명평화축제에서 가장 인기있는 코너가 바로 '우리밀 붕어빵' 코너입니다.

우리밀 붕어빵, 쌀짜장면 인기 최고 !

아울러 우리쌀 먹기 캠페인을 함께 하면서 쌀빵 시식회, 우리쌀 먹기 서약식, 쌀 가공식품 전시회도 함께 열립니다. 지난해의 경우 쌀빵, 쌀국수, 쌀짜장면 시식회가 열렸는데, 특히 쌀짜장면이 아주 인기가 좋았습니다.

시식 및 판매코너에서 발생하는 수익금 전액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행사에 쓰인다고 합니다. 생명평화축제에서 맛있는 음식을 사먹으면 이웃을 돕는 일이 되는 일석이조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친환경 에너지 체험행사도 열립니다. 인간동력으로 전기를 만들어 믹서기를 돌여 주스를 만듭니다. 자신의 힘으로 발전기를 돌리는 사람들만 믹서기로 과일을 갈아 주스를 마실 수 있습니다. 초소형 풍력발전기, 태양광 조리기 등도 체험하실 수 있습니다. 햇빛만 좋으면 태양광 조리기로 유정란을 익혀 즉석에서 나눠 먹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친환경적인 생활을 실천하려는 분들을 위하여 우리밀제품, EM 환경 세제 제품 등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코너도 마련되며, 다양한 공연행사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YMCA 동아리 회원들이 준비하는 평화음악회, 마술공연 그리고 가족 단위로 참여하는 가족 기네스 대회도 개최된다고 합니다. 

작년 행사가 끝난 후에 블로그에 행사후기를 올렸더니,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다면서 아쉬워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 모든 것을 대부분 공짜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 손 잡고 많이 놀러오시기 바랍니다.


아래는 2010년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제 8회 생명평화축제 행사 사진입니다.

새끼 꼬기, 가장 길게 새끼를 꼰 분에게 시상도 하였습니다.

 

인기 시식코너, 우리쌀 짜장면

매년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우리밀 붕어빵

인간동력으로 주스 만들기, 발전기가 붙어있는 자전거 패달을 열심히 밟으면 전기가 만들집니다.

자전거 인간 발전소, 자전거에 발전기가 붙어있어 누구나 자기 힘으로 전기를 만들수 있습니다.

초소형 풍력발전기, 친환경에너지 체험 부스가 운영됩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체험하는 곳

태양광 조리기, 작년에는 날씨가 흐려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였습니다.

밤송이 까기 시합, 자기가 깐 밤은 모두 자기가 가져갑니다.

막걸리 마시기 대회 상품/ 쌀막걸리, 쌀부침가루, 쌀국수, 망개떡

막걸리 마시기 대회, 술도 먹고 상품도 타고 !!!

막걸리 마시기 대회, 여성 참가자들

아름다운가게 재활용 물품 판매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식품안전 빨간불, 유통기한 지나도 팔수 있다?

728x90

최근 정부가 식품의 유통기한 표시를 대신하여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정부의 ‘소비기한’ 표지제도 도입의 문제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 달 18일 정부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 장관 정례회의를 열고, 1985년부터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식품 유통기한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소비기한 표시방식으로 으로 전환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식품이 유통기한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최종시한을 말하는 것이지만, 정부가 나서서 바꾸려고 하는 ‘소비기한’은 해당식품을 소비자가 먹었을 때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소비시한’으로 부패 및 변질이 시작되는 시한을 말합니다.

현행 ‘유통기한’을 판매 및 유통을 할 수 있는 기한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식품을 구입하여 상당기간 냉장, 냉동 혹은 상온에 보관하면서 먹어도 문제가 없습니다만, ‘소비기한’을 표시하게 될 경우 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구입  즉시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하는 정부는 유통과정에서 반품, 폐기되는 제품을 줄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현재의 유통기한 표시제도 하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부패나 변질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가 금지되고 있습니다.



식품업체 과잉생산, 소비자에게 책임 떠넘기는 정책?

정부측 주장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제도 때문에 제조업체가 부담하는 식품 반품 손실비용이 2009년 기준으로 연간 6500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구입하여 가정에 보관하는 식품 가운데 먹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폐기하는 식품이 연간 515만t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자그마치 19조 6000억원 상당의 식품이 먹을 수 있는데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입니다. 또 반품, 폐기되는 제품이 줄어들면 결국 식품 가격을 날출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물가 대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입장에 대하여 제가 속해 있는 YMCA를 비롯한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 건강과 식품 안전성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행 유통기한 표시는 부패가 시작되는 시점으로부터 일정 기간만큼 앞당겨 제조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통상 우유는 5~7일, 과자와 라면류는 6개월 정도입니다. 따라서 통상 우유는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5~7일 간은 먹을 수 있으며, 라면과 과자류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6개월 정도는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단체에 접수 되는 소비자 고발 사례를 보면 식품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정해놓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식품이 변질됐다는 신고가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소비기한 표시하면 냉장고 보관 안 돼

따라서 정부의 유통기한 폐지와 ‘소비기한’ 도입 추진은 소비자 정책의 심각한 후퇴입니다.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소비기한을 표시하겠다고 하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결국은 식품업체의 ‘유통기한’을 늘려주겠다고 하는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연간 6500억 원이나 되는 식품이 유통과정에서 폐기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책임이 아니라 수요예측을 엉터리로 하고 제품을 과잉생산한 한 식품업체의 책임입니다. 또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은 홍보와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국 소비기한 표시제도 도입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식품업체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정책입니다. 이는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뒤로 하고 기업 이익을 우선하는 못된 관행을 다시 되풀이하는 일입니다.

식품기업의 수요예측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선택할 권리 등 소비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정책의 후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치솟는 물가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모인 관계장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 따위 정책도입을 결정 하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모 우유회사는 유통기한 뿐만 아니라 제조일자를 표시하여 자사 제품의 신선도와 안전기준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현행 유통기한 표시뿐만 아니라 식품의 제조일자를 함께 표시하도록 하여 식품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9
  1. 희망FEEL하모닉 2011.09.15 10:29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까지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인줄 알고 있었네요 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이윤기 2011.09.17 08:11 신고 address edit & del

      도움 되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2. 솔직히 2011.09.15 12:38 address edit & del reply

    가정에서 냉장보관하다가 유통기한 1~2일 지난거 상하면 버리고 안상하면 먹습니다...이건 가정에서 판단할 문제이지...이미 지난걸 유통시키는것은 잘못된거라고 봅니다...이런거 100% 급식이나 식당에 흘러들어갑니다...도저히 최종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정말 미친 정부입니다...

  3. 고양이는-야옹 2011.09.15 15:17 address edit & del reply

    유통기한전에도 상해버린 음식들도있고 과자나 라면은 기름냄새나는데 참 깝깝하네요

  4. 2011.09.16 00:17 address edit & del reply

    과자나 라면 같은 경우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반품된다기 보다
    구색 같추느라 진열해둔 상품이 안팔려서 유통기한이 지나는 건데 말이죠.
    소비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지금 과자 유통기한이 3달에서2달 정도 남은 것들로 사먹는게
    반년 남은 걸로 사먹는 걸로 바뀌어 버리는 걸테고
    결국 소규모 가게들만 손님들은 날짜보고 안사가는데,
    반품기한은 한참 남고...
    그리 되지 않을까 싶어요.

  5. 네르 2011.09.16 02:50 address edit & del reply

    마트 아르바이트 할 때 유통기한 점검을 주로 하면서 마트 내에서 정해진 임박기간 중의 상품들을 본 진열대에서 빼는 역을 맡았습니다. 임박상품을 50%로 팔았는데, 제가 이것저것 먹어 본 결과 임박상품 맛이 떨어집니다.
    특히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기 1달 전에 탄산이 빠져서 거의 맹물 맛이고, 맥주도 마찬가지더군요. 과자도 좀 눅눅해지죠.
    음료든 커피든, 과자류 등 대체적으로 들어오는 새 상품들보다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한 번 먹어보면 금방 알아차립니다.
    그런데 소비기한이라니.. 이것 역시 탁상행정인가요?

    • 이윤기 2011.09.17 08:12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이없지요...결국 더 오랫 동안 팔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것이지요.

  6. w 2011.09.16 11:45 address edit & del reply

    유통기한? 풀무원 냉면 4개들이를 구입. 유통기한 내에 먹었지만 4개 모두 불량이었음. 면이 변질된 것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

    • 이윤기 2011.09.17 08:12 신고 address edit & del

      헉...풀무원 냉면 저도 좋아하는데...매년 여름 단골 메뉴인데...교환 받으셨나요?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린다

728x90

전남 강진에서 임진각까지 620km를 달리는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를 시작합니다.(오늘부터 일주일 동안 한국YMCA 자전거 국토 순례 현장 기록을 연재 할 계획입니다)

제 7회를 맞이하는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참가자 143명과 진행팀을 포함하여 163명이 참가하였습니다.

이번 자전거 국토순례는 6박 7일 일정으로 전남 강진을 출발하여 나주, 정읍, 군산, 공주, 평택, 부천을 거쳐서 임진각까지 달리는 일정입니다.

국토순례 출발 전 날(27일) 전국 11개 지역에서 자동차로 이동한 참가자들이 속속 전남 강진 다산수련원으로 모였습니다.

참가자 오렌테이션을 마치고 강진 수련과 일대로 약 1시간 동안 연습 라이딩을 하였습니다. 연습라이딩을 하는 동안 1Km가 넘는 자전거 대열이 형성되었습니다.

강진 수련관 잔디 운동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170여대의 자전거가 한 장소에 세워져 있는데 자전거가 장관(?)을 이루고 있습니다.

160여명의 참가자 중에서 자전거를 가지고 있지 않은 70여명이 사용할 자전거를 화성YMCA 자전거 사업단 실무자들이 이틀 동안 조립 작업을 하였습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본격적인 라이딩을 위하여 대열을 마추고 자전거 조작에 익숙해지기 위한 연습 라이딩이었습니다. 첫째 날 일정은 전남 강진 다산수련원을 출발하여 나주시 청소년 수련관까지 약 81.5km 구간을 달리게 됩니다.

오전 라이딩에는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에 있는 하멜기념관을 들러게 됩니다. 하멜기념관은 제주도에 표류한 네덜란드인 하멜이 육지에 맨처음 도착한 곳이라고 합니다. 하멜을 비롯한 네덜란드 선원들은 이곳에서 약 7년 동안 살았으며 지금도 그 흔적이 많이 남아있다고 합니다.

오후에는 전남 영암을 거쳐서 영산강을 따라 라이딩을 합니다. 영산강 라이딩 중에는 영산교 하부 주차장에서 영산강 구간의 4대강 공사에 관하여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나주사랑시민회에서 대표자 한 분이 오셔서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자들에게 영산강 4대강 공사로 빚어진 생태계 변화와 파괴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이곳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내륙 등대를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합니다. 영산강 나루터가 있을 때 내륙인 이곳에 등대가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지금까지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잠시 후 8시부터 발대식을 가진 후에 620km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오늘 발대식에서는 마산YMCA 참가자인 이종윤군이 참가자 대표 선서를 할 계획입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4
  1. 실비단안개 2011.07.28 16:27 address edit & del reply

    멋집니다.
    화이팅!^^

    • 이윤기 2011.08.05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실비단안개님 답글이 너무 늦었지요. 그저께 밤에 무사히 도착해서...어제 하루는 시체처럼 지내다가 오늘에야 정신을 차렸습니다.

      격려해주신 덕분에 무사히 완주하고 돌아왔습니다.

  2. 전선생 2011.07.29 01:09 address edit & del reply

    통영에서 임진각까지 걸었던 기억이 나네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ㅎㅎ

    • 이윤기 2011.08.05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와우 대단하십니다. 5년 전에 마산에서 임진각까지 자전거로 1주일이 걸렸었는데...통영에서 임진각까지 걸어가면 며칠이나 걸릴지 궁금합니다.

아름다운 분재, 이렇게 만드는줄 몰랐네요.

728x90
지난 부처님 오신 날, 시내에 있는 어느 절에 다녀왔습니다. 제가 속해있는 YMCA가 기독교 기관(우리말로 번역하면 기독교청년회)입니다.

혹시라도 절에는 왜 갔냐고 하시는 분이 있을지 모르지만,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도 부처님 오신 날을 축하 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불국사나 통도사 같은 유명한 사찰에 구경가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은,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시내에 있는 작은 절에 가서 부처님도 뵙고 맛있는 절밥을 얻어 먹고 왔습니다.

제가 갔던 절집 대웅전 근처 마당에는 여러가지 분재가 예쁘게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절에 온 신도들과 저 처럼 구경온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더군요.

많은 사람들이 분재를 보며 "예쁘다, 아름답다, 대다하다, 정성이다"하며 감탄하시더군요. 분재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는
제가 보기에도 나무 한그루 마다 각별한 정성이 담겼다는 것을 알 수 있겠더군요.

그런데 아래 사진으로 보는 마지막 나무를 보는 순간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분재라고 하는 걸 이렇게 만드는 줄은 정말 몰랐기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마지막 분재를 보고나서 다른 분재들을 살펴보았더니 모두 하나같이 철사가 감겨있더군요. 사람들이 감탄하는 아름다운 분재는 모두 철사줄로 감아 마치 고문을 하듯이 나무를 키운 결과물이었더군요. 이렇게 억지스러럽고 폭력적인 과정을 거쳐서 분재가 만들어는 것이더군요.

세상에...이렇게 부자연스러운 과정을 그쳐서 아름다운 분재가 만들어지는줄은 몰랐습니다. 글쎄요. 나무는 아무것도 모르고 이렇게 자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매우 힘든 고통(?)을 당하면서 힘겹게 삶을 지탱하고 있는 것일까요?

대웅전 바로 앞에서 어린나무들이 나무가 이렇게 자라고 있더군요. 대자대비하신 부처님이 보시기에 이 분재들은 아름답게 보일까요? 아니면 측은하게 보일까요?

앞으로 기묘하고 특이한 모습을 한 분재를 보면 어린나무들이 당한 고문(?)같은 장면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제 아래 사진들과 같은 분재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느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작은 소나무가 아래로 자라고 가지가 꼬불꼬불 기묘하게 구부러진 것은 모두 철사로 칭칭 감아놓았기 때문이더군요. 제 눈엔 이게 아름답게 보이지 않네요.


728x90






Trackback 0 Comment 44
  1. 이전 댓글 더보기
  2. chamstory 2011.05.15 13:43 address edit & del reply

    나무들이 얼마나 고생했을까?
    사람들 눈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인간중심의 예술이라는 것도 장난이 아니네요.

    • 이윤기 2011.05.16 11:33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는 이런걸 첨봐서 놀랐습니다.

  3. 나는 정원사 2011.05.15 13:45 address edit & del reply

    표현이 지나치네요.. 물론 사람몸에 철사를 칭칭동여맸다면 틀림없이 고문을 연상하겠지만. 그보다 더욱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는건 심리적 억압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사회에 맞게 성장시키려 갖은 압박과 고문을 하는건가요?? 교육이라는 고문틀에 끼워서?? 사고의 폭을 넓게 합시다.

    • 이윤기 2011.05.16 11:34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아이들 교육도 정말 문제이지요.

      그건 분재에 대한 느낌과는 별개의 문제겠지요.

  4. 아줌마 2011.05.15 14:10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이 삐뚤어진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런데 이글을 읽으면서 뭔가 생각의 오류가 있는것처럼 느껴지는것은 왜일까요?

    우리주변에 우리 사는 모든것에 자연스럽게 자라도록 만 한다면 그것만이 과연 옳은것일까요?

    어느분말씀처럼 교육부터 아이들이 싫어하는 것도 억지로 철사로 동여메둣이 어떤틀에

    끼워마추기위해 억압하고 사람들은 태어난모습을 바꾸기위해 성형을 하고 합니다

    이글쓴분은 어쩌면 그곳에가서 뭔가 꼬집고 싶었던것같습니다

    예 부터 우리선조들도 분재를 즐겼습니다

    아름답고 좋은것은 좋은 눈으로 마음으로 아~좋구나

    그렇게 느끼면 되는것아닐까요?

    • 이윤기 2011.05.16 11:37 신고 address edit & del

      우리 조상들도 저렇게 분재를 만들었던가요?

      아름답고 좋은 것 보면서...그 이면도 볼 줄 알아야겠지요.

  5. 은빛여우 2011.05.15 14:18 address edit & del reply

    애완견 한테 옷을 입히고 털을 깎고 염색을하는거와 별반 다를 바가 없는거입니다 ...
    저도 혼란을 느낍니다 ... 그냥 그자체를 좋아 해주면 좋으면만 ...

    • 이윤기 2011.05.16 11:38 신고 address edit & del

      저도 애완 싫어합니다.

      사람은 이쁘다고 좋아하지만...그들에게는 고통일 것 같더군요.

      개를 개답지 않게 키우는 것이 개들에게는 고통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6. 데미안 2011.05.15 15:53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을 왜곡시키는...비뚤어진 나무 사랑입니다. 그렇게 만들어 놓고 예술이니 작품이니 떠들면서...큰 목소리로 많이 떠들면 그게 그냥 예술이 되는 건가? 한심한 인간들...

    • 이윤기 2011.05.16 11:38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저도 아름답게만 보던 분재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7. 지나다가 2011.05.15 16:29 address edit & del reply

    화초를 오래 키워왔던 저도 한때 아끼던 나무 하나를 분재처럼 한번 만들어볼까 하고
    분재용 철사를 사다가 미스킴 라일락에 잠시 감아봤는데...애구~
    도저히 마음이 불편해서 봐줄수가 없더군요. 해서 하루도 안되서 풀어버렸습니다.
    그냥 생긴대로, 자유롭게 편하게 그렇게 두는게 제 마음이 훨씬 즐겁고 좋더군요.

    보통 자연상태에서도 몸이 꼬인, 인간이 봤을때 멋드러지다~ 싶은 나무들은
    대체적으로 거센 비바람과 같은 열악한 환경속에서 자란 것들이 그렇습니다.
    결국 엄청난 스트레스가 나무를 그리 만드는 것이지요.
    헌데 그걸 두고... 인간의 '교육'과 비교한다는 것이 참 우습네요.
    그 또한 어디까지나 인간의 기준에서 판단되는 것이 아닐지요.
    우리 인간은 교육이 있어야 반듯하게 자라지만, 자연환경은
    인간의 간섭이나 교육(?)이 없을때...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 둘 때
    그때야 비로소 아름답고 자연스럽게 잘 자란다는 사실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 이윤기 2011.05.16 11:39 신고 address edit & del

      네...어떤 분들은 완전 자연상태가 다 좋은 것이냐고 하시는데...단순히 가지를 치거나 하는 것과는 차원이 좀 다른 문제인 것 같습니다.

  8. 모모 2011.05.15 20:25 address edit & del reply

    분재는 원래 일본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지요.....풍수에서는 분재를 좋아 안한대요...분재에는 사기(邪氣)가 돈다고 하더군요..집에 많이 놓으면 안좋대요..

    • 이윤기 2011.05.16 11:42 신고 address edit & del

      모모 오랜만이네요.

      분재의 원산지가 일본이었던가요?

      저는 기(氣)같은 건 안 믿지만...저걸 보고나니 집에서 키우고 싶지는 않네요.

  9. 글쎄요... 2011.05.15 20:44 address edit & del reply

    자연스럽지 않은 것은 않좋아보이기는 하죠.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우리 인간은 식물뿐아니라 인간 자신에게도 자연스럽지 않은 억압과 규율을 해왔고 신체적으로도 지금 생각하면 기형의 모양을 원해왔어요.
    우리나라 오랜 역사에서 내려온 것이라 절에서 그런 것을 봤다고 분재가 불교에서만 볼수 있는 것도 아니고...ㅎㅎ... 오히려 절에서 처음 보셨다는 것이 신기하네요. 흔히 볼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꾀 오래된 분야이고 취미로 즐기시는 분들이 많은 데... 참고로 전 국민의 절반 정도인 무교입니다.

    • 이윤기 2011.05.16 11:41 신고 address edit & del

      음~~ 제가 불교를 탓한 것은 아닙니다.

      분재가 저렇게 만들어지는 줄 몰랐고...알고나니 놀라웠다는 것입니다.

  10. gepashow 2011.05.15 21:10 address edit & del reply

    불편한 마음은 알겠지만 폭력, 고문은 조금 과하신것 같습니다. 아름다움의 포인트가 다르지않을까요.

    • 이윤기 2011.05.16 11:43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름다움을 서로 다르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분재 사랑하시는 분들이 저 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11. 네오나 2011.05.15 21:28 address edit & del reply

    분재를 하는 것이나 토이펫을 만드는 심리나 같은 거 같아요.
    인간이 자연을 자기의 지배하에 놓으려고 하는 모습같거든요.

    • 이윤기 2011.05.16 11:45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자연을 지배하에 놓으려는 모습이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 심리가 작용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토이펫은 뭔가요?

    • 네오나 2011.05.16 19:14 address edit & del

      티컵 펫처럼 인간이 인위적으로 작게 만들거나, 인간의 기준으로 예쁘게 만든 기형 펫을 의미합니다. 대부분 인간의 도움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약하지만 그걸 좋아하는 인간의 이기심 때문에 태어나고 있죠. 심한 경우에는 손가락으로도 부러뜨리리만큼 약한 뼈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그걸 더 귀하다고 한답니다 --;;;;;

  12. 햇살 2011.05.15 23:10 address edit & del reply

    왜 하필 절에가서 분재를 보고 이런 글을 올리실까요.
    억지라는 느낌이드는군요.
    그냥 맘가는대로 사시지 교회는 왜 다니싶니까.

    • 이윤기 2011.05.16 11:44 신고 address edit & del

      글쎄요?

      일부러 분재를 보러 절에 간 것이 아닌데...어쩝니까?

      제가 어디 절을 탓했나요?

  13. 니눈에비친내모습 2011.05.15 23:42 address edit & del reply

    고통없이는 아무것도 이루어 질수가 없지요. 멋지고 아름답게 보일려면 그만한 고통이 수반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거라 보면 될것 같습니다.

  14. 나무 2011.05.16 00:49 address edit & del reply

    제 생각엔 우리눈에 보이는 아름답다고 느끼는 모든 사물들은 자연그대로 두어도 아름다운게 있고 사람의 손으로 다듬어져서 아름다와지는게 현대 사회엔 더 많지않나 싶어요.

    • 이윤기 2011.05.16 11:46 신고 address edit & del

      네...같은 사물과 현상을 보고도 서로 다르게 느끼는 것이 사람이지요.

  15. 스테이크 2011.05.16 03:17 address edit & del reply

    소,돼지,닭은 어떻게 자라서 식탁에 올라오는지 아십니까?
    기껏 찾아간 절에서 그렇게까지 섬세하게 흠집을 찾아내느니 불상에 절하는 모습이 역겹더라고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덜 위선적으로 보였겠다 싶습니다.

    • 이윤기 2011.05.16 11:47 신고 address edit & del

      전 절에 가면 부처님께 절하고 옵니다.

      그리고 소, 돼지, 닭은 어떻게 자라서 식탁에 올라오는지 알기 때문에 먹지 않습니다.

      제가 나름 채식주의자입니다. ^^*

  16. 추장 2011.05.16 07:56 address edit & del reply

    역시 .. 억지를 부리는 부류는 다 그렇다니까... 왜 하필 절에 있는 분잽니까? 나이가 얼만데 아직 분재해 대해서 그렇게 모르는지... 그리고 식물은 사고의 능력이 없어서 괜찮습니다. 앞으로 정원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도 당신은 얘기할 자격이 없습니다.

    • 이윤기 2011.05.16 11:47 신고 address edit & del

      제 눈에는 정원에 나무와 꽃을 가꾸는 것과 분재를 만드는 것은 좀 달라보입니다.

  17. ⊙⊙ 2011.05.16 08:12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티컵 강아지보다는 나은것임, ㅎ ⊙⊙ 누가 들으면 개독으로 오인하시겠구랴 ㅎ ⊙⊙ 그러면 분재가 저렇게 만들어지는지 전혀 모르셨소..? ㅎ ⊙⊙ 저걸 만드려면 나무와 사람이 인고의 세월을 거쳐야 한다오, 생명체에 장난질 하는 티컵강아지나 황우석식 유전공학이나 GMO콩 옥수수에 비할바가 전혀 아니지, ㅎ ⊙⊙

    • 이윤기 2011.05.16 11:48 신고 address edit & del

      물론 저는 GMO도 반대하고...유전공학도 반대합니다.

      그리고 정말 분재 만드는 것 처음 봤습니다. 보고 놀랐습니다.

  18. 하늘말나리 2011.05.16 08:35 address edit & del reply

    나도 식물을 좋아해서 많이 기르고 있다. 예쁜 분재를 보면 나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그렇게 하지 못한다. 인위적인 것이 싫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무를 보며 더욱 마음 아픈 때는 전구로 친친 감겨있는 나무를 볼때이다. 사람들은 그걸 보면서 예쁘다 좋아라 하지만 나무도 밤에는 자고 싶다. 실례로 가로등 아래서 자라는 논밭의 곡식들은 열매를 잘 못 맺힌다고 한다. 우리집 강아지 나무도 잠잘땐 불을 꺼준다

    • 이윤기 2011.05.16 11:50 신고 address edit & del

      하늘말나리님 공감해주셔서 고맙습니가.

      그리고 댓글에 저도 공감합니다.

  19. 여나 2011.05.16 09:34 address edit & del reply

    기독교시라구요? 굳이 말씀 안하셔도 태그를 보면 알겠습니다~ 고문, 부처, 철사, 스님~
    종교를 떠나서 저는 분재를 배운 사람이라 초보자들께서 분재를 받아들이는 것에 어느 정도 이해를 합니다~ 분재를 그냥 철사로 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연철이라는 것으로 모양을 잡습니다~ 자연에도 나무들을 보면 비스듬히 자란 나무 구부러져 자란 나무가 있지요?그런 생명력을 경외하고 집에서도 느끼고 싶어서 인간의 욕심대로 만들어보는 것이 분재지요~ 어찌보면 분재는 잔인하고 인간 위주의 감성이지만 지금 세상이 그런 분재를 욕할 수도 없지 않을까요~ 님께서 쓰시는 공책은 오로지 인간을 위해 나무를 갈기갈기 찢어서 만들었는데 그럼 안잔인합니까?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다면 보다 넓게 보고 자신을 먼저 바라보시길 바랍니다~

    • 이윤기 2011.05.16 11:53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기독교인이라고 밝힌 것이 문제인가요? 아니면 기독교인인 것이 문제인가요? 다른 종교를 비방하려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분재를 사랑하시는 님과 다르게 분재를 보는 것이 그렇게 못 마땅하신가요?

      오히려 분재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노트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는 것과 다를바 없다는 말씀은 마음에 새겨두겠습니다.

  20. 화두 2011.05.16 10:16 address edit & del reply

    11조 이것이바로 인간고문이요 100원벌면 10원내라는 것

  21. d 2011.05.25 14:3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두 지나가다 몇자 적어봅니다.....분재도 참 사람의욕심이 나무를괴롭힌다는면에서 씁쓸하지만 제생각엔 전선때문에 매년 가로수 가지 쳐내는게 더 잔인하게느껴지네요=_=ㅠ분재는 원래 그런목적으로 키우는것이므로 어쩔수없지만 가로수는 정말 불쌍합디다.나무도 굵은가지를쳐내면 진액이흐르고 마치 동물이 상처입은것같은 상처를남긴답니다.그걸볼때마다 그 상처에 소름이돋고 참 마음이 안좋네요 ㅠㅠ

비싼 교재 대신 아이들 말 좀 귀담아 들어주세요.

728x90

[서평]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되신 일본 최고의 아동문학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새로운 교육을 꿈꾸는 선생님들과 함께 일본 고베에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만들었습니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하는 과정과 그후 2년을 보내는 동안 설립 동인들과 교사들 그리고 아이들에게 일어난 일을 기록한 일기입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한 사람들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을 포함하여 어린이 문학을 전공하는 작가들이자 학교 교육의 틀을 벗어난 교사들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분들입니다.

“29년의 베테랑 유치원 선생님인 도조 요시코, <1학년 1반 선생님 있잖아요>의 저자이자 초등학교 교사인 가시마 가즈오, 역시 초등학교 교사이며 <태양의 바우기>를 쓴 시시모토 신이치, 화가 츠보야 레이코를 말한다.”

츠보야 레이코는 하이타니 선생님의 대표작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에 나오는 고다니 선생님의 실제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이 모여 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을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하여 ‘태양의 아이 유치원’을 설립하였다고 합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이 설립 인가를 받았을 때, 0세에서 6세까지의 원아 120명과 15명의 선생님 일할 수 있는 규모였다고 합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글은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서 교사를 선발하기 위한 광고 문구입니다.

“예민한 감수성을 지닌 예술가로서의 어린이, 깊은 인간애를 체득한 생활인으로서의 어린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이 소중한 생명들이 표현하는 기쁨과 슬픔을 공유함으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아름다운 인간 집단을 창조한다.” (본문 중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인간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대등하고 자유로우며 낙천적인 놀이터를 만들 교사를 찾는다는 광고입니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민들레’와 같은 대안교육 잡지에서 이와 비슷한 내용의 교사 구인 광고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이를 중심으로 하는 자유로우며 낙천적인 놀이터

공동육아 어린이집이나 대안학교 중에 어린이를 중심에 두는 교육을 지향하는 곳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태양의 아이 유치원’과 같은 어린이의 행복한 삶을 중심에 두는 교육을 하는 곳은 우리 주변에 그리 흔치 않습니다.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1983년에 설립되었다고 합니다. 국가와 지방 자치단체의 보조금과 차입금을 제외한 설립기금은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베스트셀러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와 <태양의 아이>인세로 충당하였다고 합니다. 그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은 독자들이 지어 주었다”고 이야기 하였답니다.

<유치원 일기>에 묘사된 ‘태양의 아이 유치원’ 모습은 이렇습니다.

“유치원의 건물 벽은 거친 콘크리트 그대로였다. 현관에서 숙 튀어나온 덩굴시렁의 포도나무는 그대로 난간이 되고 울타리가 되었다. 놀이기구는 복합 놀이기구로, 모두 직접 만들었다. 이것도 아주 훌륭한 교육기자재이다. 선생님과 아이들이 이것저것 마음대로 붙였다 뗐다 할 수도 있고 여러모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본문 중에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분홍색 페인트를 칠하고 스누피 그림을 그려 넣은 후에 프라스틱 놀이기구를 설치한 흔해 빠진 유치원 건물을 일컬어 ‘아이들을 얕잡아 본 건물’이라고 합니다. 창조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건물이라는 것이지요.

“유치원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곳이다. 어른들이 멋대로 생각한 디자인을 들이밀 것이 아니라 되도록 자연에 가까운 재료를 아이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 재료를 다루거나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이어야 한다. 또 그랬을 때 아이들의 창조성이 자랄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유치원 건물을 지었다는 것입니다. 마치 작품을 창작하듯이 고뇌하고 희열을 느끼며 건물을 지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눈 여겨 봐야 할 것은 유치원 건물만은 아닙니다.

유치원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은 급식

벌써 20년 전에 시작한 유치원인데, 유치원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로 급식을 꼽고 있습니다.

“필수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지혜,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조리하는 지혜, 식품첨가물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지혜, 몸에 해로운 가공식품을 골라내는 지혜 등 일일이 꼽자면 끝이 없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음식 하나하나가 생명체라는 점을 가르치기 위해서라도 급식은 중요한 교육 실천 과제라고 생각한다.” (분문 중에서)

이런 점에서 보면, 최근 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무상급식만으로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너무나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모든 먹거리는 생명이다. 생명이 없는 먹거리는 하나도 없다. 그 생명을 먹는다고 실감하고 인식할 때, 인간은 겸허해지고 사치를 죄로 여기는 원점에 서게 된다.”

급식을 통해 아이들에게 음식이 생명체라는 것을 가르칠 수 있는 그런 교육은 언제나 가능할까요? 급식을 통해 인간이 겸허해지고 사치를 죄로 여기는 원점에 서게 되는 그런 교육이 가능할까요?

<유치원 일기>에 나와 있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 교사 연수 기록 중에 눈에 띄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그림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대목인데요. 바로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현재 당신이 가지고 있는 미의식을 모조리 버리지 않으면 아이들의 표현을 이해할 수 없다.”

어른의 눈으로, 교사의 눈으로 아이들을 재단하지 말라는 경구로 들립니다. 아이들의 그림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였습니다.

아울러 유치원 교사가 가져야 할 ‘덕목’ 중의 하나는 기다림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이들에게 화를 내기 전에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이 마음을 열어줄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나는 젊은 선생님들이 ‘기다림’이라는 호흡을 배웠으면 하고 늘 생각한다. ‘기다림’이 몸에 배지 않으면 아무래도 아이들에게 명령하거나 아이들을 억누르게 되기 때문이다.” (분문 중에서)

일주일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가 울지 않고 하루를 보내는 아이를 보면서 선생님은 ‘기다림’이라는 호흡을 배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주일 내내 울음을 그치지 않은 아이에게서 기다림을 배운 것처럼 교사들은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서 배웁니다.

유치원 교사가 갖추어야 할 덕목, 기다림

<유치원 일기>에는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서 일하는 선생님들이 쓴 글이 자주 그리고 많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아이들을 통해서 배우고 깨달음을 얻은 이야기들입니다.

“나는 아이들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다름 아닌 아이들한테서 배우고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배우기 위해서는 아이들을 믿는 마음이 반드시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교사로서 그리고 작가로서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이 아이들을 믿을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의 표현을 소중히 여기고 거기에서 배우려고 노력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유치원 일기>에서도 아이들의 말과 표현에 주목하는 사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다음은 비가 오는 날 한 아이가 달팽이를 보고 한 말이라고 합니다.

“달팽이는 좋겠다. 비를 좋아하니까 금방 이사할 수 있잖아”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이것은 달팽이의 형태와 생태를 훌륭하게 이미지화한 말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뛰어난 시인과 아이들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유치원 일기>에는 도조 원장선생님이 유치원에 입학 한 훙 잘 적응하지 못해서 내내 울기만 하던 데쓰라는 아이가 두 달 동안 한 말을 모두 기록해놓은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몇 가지만 소개해 보겠습니다.

“왜 밖에 나가면 안 돼? 밖은 안 위험해, 데쓰 혼자 놀 수 있어”

“데쓰, 주사를 보니까 팔이 아파서 병에 걸렸어”

“왜 주사를 놓는 거야 병에 걸리지도 않았는데, 왜 오늘은 주사를 놓는거야? 다들 울잖아”

“아기는 왜 이빨이 없어? 치과에 가야되겠다.”

이런 표현들입니다. 이런 표현은 데쓰라는 아이만 하는 것이 아니며 태양의아이 유치원 아이들만 할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 주변의 많은 아이들이 이런 기발하고 재미있는 말들을 쏟아냅니다.

문제는 이런 말을 키워주는 어른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입에서 감탄스러운 말이 나올 때, 아이들의 말에 놀라고 그것을 키워주려는 어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아이들에게 있어 말은 영혼이다, 아이들 말에 주목하라

태양의 아이 유치원에도 아이들의 말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은 없지만, 선생님들이 아이들과의 대화를 무엇보다도 소중히 여긴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말에서 탄생한 보물들이 바로 시가 된다는 것입니다.

냄새는
어떻게 몸에 들어올까?
(3세, 쓰야마 데쓰)

오는 비는
위에서 밑에까지
붙어 있다.

(2세, 사이토 다쿠)

있잖아,
코끼리 코딱지는
어디에 있어?

(3세, 노보리 신야)

하나님 나라에
눈이 있어요?
비도 있어요?
바람도 있어요?
해님도 보이는 거예요?

(6세, 호리 마사미)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란 아이들의 말을 소중히 여기는 교육이라고 강조합니다. 아이들은 진지한 삶을 영위하는 가운데 말을 획득하고, 말을 획득함으로써 더 훌륭한 인간으로 성장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있어 말은 영혼이라 합니다. 여전히 우리나라 유아교육은 어려서부터 아이들의 말을 틀어막는 대신 혼자서 책을 읽도록 글자를 일찍 가르치는데 치중하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교육인데도 말입니다.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은 <나는 선생님이 좋아요>를 비롯한 여러 작품을 통해서 ‘아이들에게서 배운다’는 이야기를 강조 하였습니다. 여러 작품을 읽어보았지만, <유치원 일기>야 말로 어른들이,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배운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는 사례들을 충분히 담아놓은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아이들과 만나는 세상 모든 선생님들과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님들, 자유로운 교육,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을 바라는 어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하이타니 겐지로가 쓴 다른 책 서평기사

2010/03/25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소키치는 왜 등교를 거부했을까?/ 바다의 풍경
2010/01/05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어떤 경우든 체벌은 교사의 패배다/ 아이들에게 배운 것
2009/06/26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하이타니 겐지로의 시골 이야기/ 시골 이야기
2009/05/18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교육, 대안교육] - 어린이도 인생을 '열심히' 살고 있다 / 우리집 가출쟁이



하이타니 겐지로의 유치원 일기 - 10점
하이타니 겐지로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양철북


728x90






Trackback 0 Comment 3
  1. cashbank 2011.03.03 08:5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이들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아이 셋을 키우며 뼈속깊이 실감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많이 노력해도 늘 부족하기만한 자신을 반성해봅니다.

  2. 샘이깊은물 2011.03.03 10:55 address edit & del reply

    맞습니다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과 대화하고 관심을 가지면서 교감하면서 자란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어른이 되어서도 흔들림이 없을텐데...
    좋은글 감사합니다.^^

    • 이윤기 2011.03.04 14:03 address edit & del

      공감해 주셔서 고맙슴니다. 이책이 좀 많이 읽혔으면 좋겠슴니다.

한 끼 때우는 삶으로는 제 명대로 못산다

728x90

[서평] 양홍관이 쓴 <생명, 꽃피어나는 소식>

70년대와 80년대를 감옥에서 보내면서 쓴 편지를 묶어 책으로 출간하여 이른바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책으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있다.

92년부터 97년까지 감옥생활을 하면서 여동생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책 <야생초편지>도 2002년에 출간하여 소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많은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진 베스트셀러 반열에는 들지 못하였지만, <서준식 옥중서한>, <김대중 옥중서한>, <안중근 자서전> 등도 꽤 알려진 책이다. 외국사람으로는 베트남 독립투쟁의 영웅 호치민의 옥중일기 <옥중에 자유인 머물다>도 있다.

80년대 운동권들에게 널리 읽혔던, 그람시의 <옥중수고>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서로 잘 알려진 책이며, 그가 쓴 서간집 <감옥에서 보낸 편지>는 이탈리아 문학상을 받기도 하였다.

옥중서신, 감옥에서의 깨달음

한편, 국내에서는 세계적으로 유래가 없는 감옥살이를 하였던, 비전향 장기수들의 감옥살이를 기록한 책도 여러 권 출간되었다.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0.75평 지상에서 가장 작은 내 방 하나>, <새는 앉는 곳마다 깃을 남긴다> 등이 비전향 장기수들의 체험담이거나 그들의 삶을 기록한 책이다.

감옥에서 쓴 글을 묶어낸 책이 많은 독자들에게 널리 읽혀진 경우는 대체로 몇 가지 공통적인 특성을 보인다. 대부분 독재정권 혹은 식민지 정부, 파시스트 정권 등에 의해서 비롯된 부당한 징역을 살고 있는 이들이거나 혹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지키기 위하여 고난을 선택한 이들의 삶이 담겨있다.

아울러 독자들의 가슴에 커다란 울림과 감동을 전해주는 깊은 사색과 자기 성찰적인 삶이 담겨있다. 그래서 옥중에서 쓰인 여러 책들은 지은이의 정치, 사상의식을 받아들이지 않는 독자들도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온 생명을 대하는 따뜻하고 애절한 마음에는 공감하게 되는 것 같다.

양홍관이 쓴 책 <생명, 꽃피어나는 소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지은이 양홍관은 1992년 민족해방애국전선 사건(이른바 조선노동당중부지역당)으로 구속되어 1998년 광복절 특사로 7년 만에 가석방되기까지 감옥 생활을 하면서 아내에게 보낸 '옥중서신'을 엮어 낸 책이다.


생명주의 사상가로서 깨달음의 여정

책의 서문에는 특이하게 지은이의 살아온 이야기가 소개되어있다. 살아온 이야기는 그냥 연대기로 소개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서 50여 년 가까이 살아오는 동안 의식화 과정과 다양한 사상적 변화발전 과정을 거쳐 생명주의자가 되기까지 사상의식의 변화과정이 비교적 소상하게 소개되어 있다.

지은이는 자신이 쓴 책을 '생명주의 사상가'로서 깨달음의 여정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동학과 유학철학을 익히고 예수님을 섬기고 부처님을 의지하면서 민족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 주체사상, 생명사상가로 성장하였고, 아침에 도를 얻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좌우명 속에 살아온 제가 7년간 0.72평 감옥에서 생명주의 사상가로 새로운 시작을 모색한 희망 찾기, 깨달음의 여정입니다." - 서문 중에서

감옥 생활을 마친 후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 생명주의 사상가로서 실천적인 삶을 엿볼 수 있다. 2000년부터 남양주와 양평에서 생명살림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2004년부터 생태농장 초록향기를 가꾸고 있다. 현재 생명살림 마음문화원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생명평화결사운영위원, 생명 협동 평화재단 준비모임 대표를 맡고 있다고 한다.

양홍관이 쓴 <생명 꽃피어나는 소식>은 1992년 10월 28일부터 1997년 4월 15일 사이에 그의 아내에게 쓴 79편의 편지글을 묶은 책이다. 아내에 대한 부정(夫情)과 아이에 대한 부정(父情)이 물씬 배어나는 편지글들 속에는 가족에게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뿐만 아니라 평생 '투사'로서 살아가고자 하는 한 운동가가 감옥 밖에 있는 가장 가까운 동지와 함께 나누는 '사상학습'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우선, 징역살이를 하는 운동가로서 바깥세상에서 더욱더 훨씬 더 치열하게 살아가는 구도자와 같은 삶의 모습이 여러 군데 드러난다.

아내에게 보낸 그의 편지에는 냉수마찰과 세수, 단전호흡, 체조,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요가, 참선으로 이어지는 규칙적인 일상생활과 1000일 기도와 같은 것들이다. 1000일 기도는 하루 1000배의 절을 하면서 1000일 동안 기도하고 정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1000일 기도의 첫 1년 동안 생명주의 사상이론 확립, 남북의 화해와 협력, 가정의 평화와 축복을 위하여 절을 하였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감옥 밖의 동지인 아내에게도 늘 치열하게 살면서 몸 챙기기와 공부를 게을리하지 말 것, 그리고 좋은 교사가 될 것을 여러 차례에 걸쳐서 당부하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자신의 감옥살이를 일컬어 '목표 집중생활'이라고 하였다.

징역살이는 '구도자의 삶'

그가 이토록 '목표 집중생활'에 매달렸던 것은 "옥살이는 자기와의 싸움이 거의 전부일 뿐만 아니라 처절히 혼자 있도록 강요하는 곳이기 때문에 먼저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고자 함"이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93년 1월에 쓴 편지에는 그가 자기와의 싸움에서 승리하기 위하여, 평상의 안일함에서 깨어나기 위하여, 늘 깨어있는 성실한 삶을 위하여 매 요일을 의미 있는 날로 정하여 생활하기로 한 약속이 담긴 편지가 있다.

월요일은 : 성실함의 날
화요일은 : 진지함의 날
수요일은 : 인욕의 날
목요일은 : 사랑의 날
금요일은 : 정의의 날
토요일은 : 자유의 날
일요일은 : 생명의 날

그는 살아가는 나날의 의미를 정하면 일상에 묻힌 안일로부터 벗어나 '늘 푸르른 소나무같이' 살 수 있을 것이라며, 감옥 생활에서도 삶의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는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준다.

맑은 정신과 생활의 건강함을 위한 '밥'

93년 여름 무렵에 쓴 편지에는 생명사상가로서 아내에게 제안하는 '인간의 존엄성을 높이기 위한 식생활' 방안이 나와 있다. 그는 몸의 생태를 생기 있게 가지고 있어야 매사에 긍정적이며 적극적으로 임할 수 있고 자신과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넉넉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맑은 정신과 생활의 건강함을 위해서는 먹는 일을 소홀히 하면 안 됩니다. 살아있는 음식을 먹자는 것이지요. 먹는 것은 배를 불리 우는 행위를 넘어 남의 생명을 죽여 제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다. 먹은 다음에는 그 힘으로 새 생명들을 키우는 일에 힘을 써야 합니다." - 본문 중에서

지은이는 "그저 한 끼 때우는 사람들은 삶 또한 한 끼 때우는 그런 삶을 살다가 제 명에 못살고 죽는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자신의 생각을 바탕으로 다섯 가지 식사규범을 정하여 생활하였다고 한다.

첫째, 소중히 먹자.
둘째, 제 때에 먹자.
셋째, 적게 먹자.
넷째, 더불어 먹자.
다섯째, 먹고 갚자.

독자들 역시 오늘 나의 밥상은 그저 한 끼 때우는 밥상이었는지, 아니면 뭇 생명을 온전하게 받아들이는 숭고한 의식이 담긴 밥상이었는지 돌이켜 보아야 할 것이다. 밥을 먹음으로 다른 생명을 죽여 제 생명을 살렸으니,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 일에 어떤 보탬이 되는 일을 하였는지 성찰해 볼 일이다. 그래야 밥값을 하는 것이리라.

양홍관은 징역살이와 생명사상 공부를 통해 앞으로 자신이 할 일을 "세상 모든 사람들과 생명(존재)들이 스스로 보물임을 깨우치도록 도우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도울'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그는 사람들이 잘못된 생각 때문에 스스로 자기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하였다.

"사람들은 자신의 고유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비교가치에 입각하여 세상을 사는 것으로 하여 보물을 쓰레기로 상대적으로 가치평가하며 스스로의 가치를 잃고 살지요. 상대적 가치를 끊어내는 일, 그리고 그렇게 하도록 제반 여건을 조성하는 일이 구도자의 길입니다." - 본문 중에서

그는 생명사상가로서 이러한 삶이 예수의 삶, 부처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하였다. 하루하루를 숨 가쁘게 살아가는 우리는 자신의 '고유가치'를 놓치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지 성찰해 볼 일이다. 7년 감옥살이 동안 치열한 '목표 집중생활'을 하며, 생명사상가로 거듭나는 지은이의 삶은 느슨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 삶을 비춰보기에 좋은 거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명, 꽃피어나는 소식 - 10점
양홍관 지음, 김철성 그림/한길

728x90






Trackback 0 Comment 4
  1. 대륙엠 2011.02.28 12:08 address edit & del reply

    야생초 편지는 감동깊게 읽었더랬죠.^^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2. 임종만 2011.02.28 12:55 address edit & del reply

    밥을 먹음으로 다른 생명을 죽여 제 생명을 살리다.
    종종 동물의세계 다큐를 보면서 안스러웠기도 했지만
    안먹으면 죽기때문에 육식동물들은 초식동물들을 잡아먹지요.
    이에 비추어 볼때 정말 의미있는 말이네요.

    그러기에 새로운 생명을 살리는 일에 어떤 보탬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
    찿아서 실천해야겠습니다^^

  3. cashbank 2011.02.28 20:19 address edit & del reply

    식사규범 중 제때 먹자는 말이 제일 맘에 와닿아요.
    그러고 싶은데..정말 그러고 싶은데.. 잘 안되서요.

  4. br 2011.03.01 10:25 address edit & del reply

    그다지 오래 살고 싶지 않은데 한끼 떼우는 삶이 좋은 방법이 되겠군요.

돼지 구제역은 과도한 육식이 낳은 대재앙

728x90

돼지인플루엔자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신종플루가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간지 겨우 1년이 좀 더 지났습니다.

제 생각엔 돼지인플루엔자가 신종플루로 이름이 바뀐 것은 축산업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 결정이었다고 봅니다. 


2011년 새해는 돼지 구제역이라는 대재앙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도시와 마을을 잇는 도로 곳곳에는 차량 방역이 이루어지고 있고, 이미 300만 마리가 넘는 돼지가 살처분 매몰 되었으며, 최근에는 부실한 매몰 작업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데요.

저는 차량 방역 현장을 지날 때마다 SF 미래 재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을 떨칠 수 없습니다.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이 반복해서 나타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일까요?

오늘은 광우병, 구제역, 조류독감을 비롯한 대재앙에 가까운 가축질병과 사람들의 과도한 육식 습관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가축 전염병이 이렇게까지 확산된 현상을 놓고 초기 방역실패, 안일한 가축 전염병 관리등을 지적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공산품처럼 가축을 길러내는 ‘공장식 축산’이 원인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값싼 고기, 축산 기업의 돈 벌이

공장식 축산이 이루어진 것은 값싼 가격에 더 많은 고기를 먹으려는 소비자의 욕망과 더 많은 고기를 팔아서 더 많은 돈을 벌기위한 축산기업의 이해가 맞아떨어져 생긴 일인데요.

광우병은 더 빨리, 더 값싸게 소를 키우기 위한 인간의 탐욕 때문에 소에게 소고기(부산물)를 먹여서 생긴 재앙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입니다.

그렇습니다. 구제역과 조류독감 역시 비좁은 철장 속에 수백, 수천, 수만 마리의 돼지와 닭을 비위생적인 시설에 집단 사육함으로써 빚어진 재앙입니다.

밀집 사육은 가축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면역력이 떨어진 가축들은 전염병이 번지기 시작하면 일순간에 감염되어 떼 죽음을 맡게 됩니다.

한겨레신문 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육류 1톤당 항생제 사용량은 스웨덴의 24배, 노르웨이의 18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축산기업들은 전염병을 막기 위해 물이나 사료에 항생제를 섞어 먹이지만, 사료용 항생제가 대재앙을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항생제 내성을 일으켜, 한 번 전염병이 휩쓸면 전체 가축이 몰살당하는 대재앙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아울러 가축들에게 남용된 항생제는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공장식 축산이 환경파괴와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나타내는 통계 몇 가지만 살펴보겠습니다.

소를 기르기 위한 목초지 조성을 위해 아마존 유역의 약 70%가 방목지로 바뀌었으며 매년 남한 땅 크기만큼 사막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통계에 의하면 1kg의 고기를 생산하는 것은 36.4kg에 맞먹는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것과 같다고 합니다.
 

인간이 배출하는 메탄가스 양의 37%, 암모니아 가스의 64%는 축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 합니다.

2006년 UN식량농업기구 보고서는 자동차와 과도한 육식이 기후변화의 주범이라고 진단하였습니다.

앞서 인용했던 한겨레신문 같은 기사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우리나라의 소, 돼지, 닭고기 소비량은 두 배로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고기 많이 먹고 건강하게 살 수 있을까?

세계 어느 나라의 건강법에도, 건강하게 살기 위하여 소, 돼지, 닭고기를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암, 고혈압, 당뇨 등 각종 현대병, 성인병으로 치료를 받으면 서양의사든 한의사든 한결같이 현미 잡곡을 주식으로 채소와 야채 해조류로 식단을 바꾸라고 권고 합니다. 난치병에 시달리던 많은 사람들이 채식위주의 식사요법을 통해 몸을 회복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소, 돼지, 닭고기에는 여러가지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습니다. 육식 산업을 통해 돈을 버는 많은 사람들은 이런 '불편한 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어 하겠지만, 보다 더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육식의 '불편한 진실'을 깨닫고 몸과 마음의 건강을 회복했으면 좋겠습니다.

10여 년 쯤 전에 자발적 채식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왜 채식주의자가 되었느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대부분 "그냥 그리되었다", 혹은 "건강을 위하여 채식을 한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사실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냥 단순히 건강한 먹거리, 좋은 먹거리를 먹겠다거나 내
몸을 건강하게 하겠다는 생각만으로 '채식주의자'가 된 것은 아닙니다. 물론 스스로 채식주의자라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으로서만 '채식'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바꾸고 지켜가는 삶의 방식의 변화와 연결됩니다.

먹을 거리를 살아있는 생명의 문제로 대하는 마음,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자연과 생태계를 생명의 문제로 대하는 마음, 그리고 폭력적이고 정당하지 못한, 생태적이지 않은 문화에 대한 선택적인 거부행위를 실천하는 삶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드라이크리닝을 하지 않는 것,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일, 유기농산물을 구입하는 것,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을 우선하는 실천, 걷기와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하는 것, 재활용품을 소비하는 일, 대형마트에 가지 않는 것, 에어컨을 사지 않는 것, 에너지를 절약하는 것.......

모든 것을 다 실천할 수는 없지만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이런 방식의 선택적인 삶의 태도를 지켜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고기를 덜 먹는 문제 뿐만 아니라 환경과 생태계를 살리는 삶의 태도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15
  1. Boramirang 2011.02.16 09:3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럴수도 있겠지만 하늘의 진노가 또 다른 모습으로 표출된 거 같기도 합니다. ^^

    • 이윤기 2011.02.17 10:53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렇습니다. 하늘이 진노할 만한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니까요.

  2. 새끼늑대 2011.02.16 16:16 address edit & del reply

    근본 원인을 잘 짚어 주셨습니다.
    제가 다니는 스님이 불교계는 물론 사회 지도층에서부터 "구제역 해결을 위해 고기 좀 덜 먹자"는 주장을 해야 한다고 하신적 있는데요.

    당시 대부분 신도분들이 축산 농가한테 혼난다고 그런 소리 하고 다니면 안된다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이윤기님 참 용기있는 발언입니다. 저도 동의하구요.

    • 이윤기 2011.02.17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축산업계의 로비력이 엄청나지요.

      우유 남으면 정부가 구입해서 저소득층에게 무상급식시키게 만들고...지금처럼 모자라면 또 난리고...

      모자라면...공급을 줄이면 될텐데 말입니다.

  3. 검은괭이2 2011.02.16 17:05 address edit & del reply

    ... 전 동물들이 인간에게 복수하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ㅠㅠ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괴롭힌 것 같아요...
    자연과 동물을...

    • 이윤기 2011.02.17 10:54 신고 address edit & del

      맞습니다.

      단순히 식량이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4. 지에스 2011.02.16 20:54 address edit & del reply

    육식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겁니다. 굳이 안먹는다는게 더 어색하고 이상한거죠. 적당히 먹을 생각을 해야지 채식이 해결책으로 보이지는 않네요. 구제역이 인재이며 과도한 육식 때문에 벌어진 일은 맞으나 그렇다고 채식이 해결책이랍시고 제시하는 것은 정말 어이없는 일이 아닐 수 없네요. 게다가 채식이 바람직한 생활방식이고 육식은 무절제, 폭력적 행위라 마음대로 규정 짓다니.. 님의 글이 더 폭력적이고 강압적으로 보여요.

    • 이윤기 2011.02.17 10:58 신고 address edit & del

      과거에도 지금처럼 고기를 많이 먹었을까요?

      인간이 지금처럼 엄청난 양의 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은 석유를 사용하면서부터입니다.

      에너지가 고갈되면...육식의 종말도 함께 올 겁니다.

  5. ? 2011.02.16 22:11 address edit & del reply

    생태계에대한 근본적인 과정들을 배제하고 육류소비를 줄이자고 하는것과 구제역으로 인한 이번사태에 원인을 단순히 과도한 육식때문에라고 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어보이네요.
    돼지인플루엔자- 과도한 육식- 생태계 ??????

    • 이윤기 2011.02.17 10:56 신고 address edit & del

      생태계에 대한 근본적인 과정이 배제 되었다는 것은 무슨 말씀인지요?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과장되었다는건가요?

      고기 덜 먹는 것이 중요한 환경운동입니다.

  6. 2011.02.17 10:02 address edit & del reply

    이 명박 정부의 실정이다.. 구제역을 잡지 못한 정부의 무능때문이다..

  7. 현이 2011.02.17 14:21 address edit & del reply

    저는 채식 주의자 라고까지는 할수 없지만
    "채식주의자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먹거리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과 가치관을 바꾸고 지켜가는 삶의 방식의 변화와 연결됩니다." 라는 부분은 어느정도 공감 가는 부분이 있어요

    주변에 채식 고집하시는 분들은 거의 다른 생활방식에 있어서도 남다른 부분이 있거든요.
    저 역시 가능한 육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기 시작 했는데, 저역시도 단순히 건강에 관한 문제 때문은 아니었어요.

  8. 무착심 2011.02.17 14:23 address edit & del reply

    작년의 신종풀루가 돼지 인풀루엔자를 명칭만 바꾼거였군요.
    저도 삼겹살을 좋아해서 많이먹었지만 이젠 먹지 않기로 했습니다.
    돼지 300만마리를 살처분하는 인간은 너무 잔인합니다.
    사람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자연적으로 항체가 생겨나서 낫곤합니다.
    꼭 이렇게 까지 했어야했는지...
    인간의 욕심이 환경에 대재앙을 초래한것 같습니다.
    육식을 자제해야한다는 님의 말씀에 동의 합니다.

  9. 2011.02.17 15:03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도시에서는 낙엽도 쓰레기 취급

728x90
남이섬에서는 낙엽도 문화상품입니다. 낙엽만 문화상품이 아니라 낙엽을 밟는 소리와 푹신한 느낌 그리고 낙엽을 태우는 냄새마저도 문화상품입니다.

가을 남이섬에는 서울시내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은행잎)을 가져와 가을 정취를 연출한다고 하더군요. 남이섬을 벤치마킹 하였는지, 제가 사는 창원 성산구 일원에도 낙엽거리가 있습니다.

시민들이 가을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가로수에서 떨어진 낙엽을 그냥두었다가 11월말에 한꺼번에 치운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대부분의 도시에서 낙엽은 '쓰레기' 취급을 당합니다. 

흙에 뿌리를 두고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낙엽은 흙으로 돌아가는 순환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 정상입니다만, 도심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은 순환하는 사이클을 이어가지 못합니다.

도시에는 가로수가 서 있는 좁은 공간을 제외하고는 땅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뒤덮힌 도시에는 떨어진 낙엽이 흙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흙이 있는 곳에서 떨어진 낙엽은 썩어서 거름이 되고 영양분이 되고 다시 나무가 되고 잎이 되는 순환의 삶을 이어가지만, 도시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진 낙엽은 쓰레기 봉지에 담겨 매립장이나 소각장으로 가게됩니다.



요즘은 제가 일하는 유치원 마당에도 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봄에 하얀 벚꽃을 활짝 피웠던 벚나무, 건물 벽을 감싸고 오르는 담쟁이, 그리고 감나무, 포도나무 등 마당에 서있는 모든 나무들이 겨울 준비를 서두르는지 앞을 다투어 잎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치워도 돌아서면 어느새 마당 가득 낙엽이 떨어져 있습니다. 마당에 떨어진 낙엽은 하루에 한 번씩만 치워도 되지만 골목길에 떨어져 바람에 쓸려다니는 낙엽은 하루에도 몇 번씩 청소를 해야합니다.  아침마다 선생님들이 모두 비를 들고 나가서 낙엽을 치우는 것이 하루 첫 일과가 되었습니다.



아무리 깨끗히 청소(?)를 해도 휭~ 바람만 한 번 세게 지나가면, 언제 낙엽을 치웠냐는듯이 마당 한가득 낙엽이 다시 쌓이곤합니다. 마당에 떨어지는 낙엽을 치우면서 생각해보니 순환하는 싸이클에서 벗어나면 자연도 결국 쓰레기가 되고마는 것이더군요.


공원이나 산에 쌓이는 낙엽은 '가을 정취'를 전해주지만 도심에 있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낙엽은 쓰레기 봉투를 채우는 '애물단지'입니다. 낙엽도 돈을 주고 버려야한다는 것, 가만히 생각해보면 참 안타까운 일이기도합니다. 요즘은 하루에 떨어지는 낙엽만 모아도 50리터 쓰레기 봉투를 가득채우곤 한답니다.

마을 어르신들 중에는 낙엽이 떨어져 있으니 가을 정취도 느껴지고 좋은데 뭐하러 날마다 청소하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낙엽을 얼른얼른 치우지 않는다고 나무라는 분들도 있습니다. 심지어 마당에 있는 벚나무가 너무 크다고 가지를 좀 자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유치원 마당에 서 있는 벚나무에는 아직 잎이 많이 붙어있습니다. 저 잎이 모두 떨어질 때까지는 아침마다 비를 들고 낙엽을 치워야합니다. 도시에서는 다른 곳이라 하여도 별로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요 며칠 사이에는 시내가로수로 심어진 은행나무 잎들이 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노란은행잎이 수북이 쌓인 길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는 분들도 있지만, 거리 청소를 하시는 분들은 매일 힘겹게 은행잎을 치운다고 하시더군요.



흙이 있는 숲속이었다면 자연의 흐름을 쫓아 순환하는 삶을 이어갈 수 있었던 멀쩡한 낙엽도 도시에서는 노란 봉투에 담겨 '쓰레기' 취급을 당하는 것이 참 안타깝기만 합니다.

권정생선생님이 쓴 '강아지똥'이라는 동화를 보면, 보잘것 없다고 여기는 강아지똥도 자연의 순환하는 흐름에 따라 예쁜 민들레로 다시 태어납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뒤덮힌 도시였다면, 강아지똥이 민들레로 피어나는 순환은 절대로 일어날 수 없었겠지요.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힌 도시와 땅이 있는 숲은 낙엽을 치우는 도구부터 다르더군요. 위에 있는 플라스틱 빗자루는 저희가 아침마다 마당을 치울 때 사용하는 빗자루입니다. 철물점에서 사왔습니다. 아래에 있는 대빗자루는 상주 경천대에서 사진으로 찍어왔습니다.

도시에서 사용하는 빗자루는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폐기물입니다. 숲에서 사용하는 대빗자루는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서 순환하는 삶을 이어가겠지요. 도시에 밀집하여 살아가는 인간의 생활방식이 과연 얼마나 바람직한 일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4
  1. 류창현 2010.11.23 11:12 address edit & del reply

    아침 출근길에 보니 밤새 쌓인 은행잎을 쓸어나가면 그 뒤로 또 은행잎이 내려 않더군요.
    인적이 많지 않은곳이라면 몇일 걸러 한번씩 청소하는것도 괜찮을것 같습니다.

    • 이윤기 2010.11.24 10:38 신고 address edit & del

      어제 창동 거리에 나갔는데...은행잎들이 모두 쓰레기 봉지에 담겨지고 있더군요. 시멘트, 아스팔트와 낙엽은 궁합이 맞지 않는 모양입니다.

  2. 저녁노을 2010.11.23 12:56 address edit & del reply

    이긍...참 삭막한 기분이 듭니다.
    아스팔트위에서 갈 곳 잃은 낙엽을 보니...쩝~~

    잘 보고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이윤기 2010.11.24 10:39 신고 address edit & del

      자연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삶은 도시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설탕과 지방은 아편과 다름없다?

728x90

[서평]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갖고 있고, 자신의 몸무게로 고민하고 있으며,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조언을 해줄 의사나 영양사도 있고, 건강한 식사법을 받쳐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며, 도시마다 1년 내내 신선한 유기농 식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에는 24시간 유기농 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열려 있어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택배로 집까지 배달되어 온다. 그러나 이처럼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에서만 과다체중인 사람이 1억 2700만 명, 비만인 사람이 6천만 명이며, 예방할 수 있는 사망원인 1,2위는 바로 흡연과 비만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약 1천만 명의 여성과 1백만 명의 남성이 날씬한 몸매에 대한 집착으로 생긴 신경성부진증(거식증)과 이상 식용항진증(과식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미국사람처럼 먹는데 익숙해진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국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은 뉴스와 잡지에 쏟아져 나오는 좋은 음식 혹은 나쁜 음식에 관한 얕은 지식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지은이는 건강한 식사법에 관하여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선수행자의 입장에서 쓴 바람직한 식사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은이는 제인구달이 쓴 <희망의 밥상>이 잘못된 식습관이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을 깨달음으로써 사람들이 먹는 습관을 바꾸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하였다.

사람들이 즉석식품을 포기 못하는 '이유'

카르멘 유엔은 음식을 선택하는 습관을 마음의 문제로 접근한다. 그가 쓴 <붓다의 밥상>은 마음챙기기의 반복적 이행을 자신의 식습관으로 익힘으로써 우리가 스스로 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머물 때, 우리는 어떻게 먹고 싶은지를 명확하고 바람직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실제 필요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별히 설탕과 지방섭취에 매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인간 뇌에서 엔도르핀을 방출해서 고통을 덜어주고 근심걱정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설탕이 듬뿍 든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는 것.

"설탕과 지방은 아편처럼 효력이 짧으며 곧 다시금 슬럼프에 빠지게 한다. 일부 즉석식품광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저하되면 화가 나거나 슬퍼지는 금단증세를 겪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과식을 하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과학자들은 지방과 설탕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경고문'을 붙여도 사람들은 즉석식품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고 한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인간의 신체에서 배가 부르고 지방을 충분히 섭취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살이 찔수록 '렙틴'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용 쥐들에게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시킨 다음 설탕을 중단하면 쥐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거나 니코틴이나 모르핀 금단증세를 겪는 사람들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사법, 명상과 마음챙기기 통해서 완성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며,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 때문에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거의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결국 건강한 식사법을 익히기 위해서 '마음챙기기'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불교적 전통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궁극적인 지혜를 성취하고 고(苦)에서 벗어나는 잠재적인 능력을 자신의 내부에 갖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마음챙기기를 연습함으로써 우리는 소비습관이나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 마음챙기기는 우리가 바르게 먹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음식을 택해야 하는 장기적인 동기를 부여해준다." - 본문 중에서

카르멘 유엔은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설명하고 있다. 붓다는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를 '사성제'로 요약하였는데, 이를 통해 먹는 것으로 인한 고행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진리는 모든 인생은 고통이며, 두 번째 진리는 고통의 원인은 집착, 성냄, 미움 그리고 어리석음으로 비롯되며, 세 번째 진리는 고통은 소멸할 수 있으며, 네 번째 진리는 소멸은 팔정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려운 데를 긁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지만, 가려운 데가 전혀 없는 것은 훨씬 더 좋은 일이다. 우리가 밀크셰이크의 맛을 좋아하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우리를 고통에 빠트리는 것은 밀크셰이크를 먹으려는 필사적인 감정이다." - 본문 중에서

따라서 우리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밀크셰이크를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밀크셰이크를 먹으려는 감정이 사라지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고통을 소멸시키는 팔정도는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직업, 바른 노력, 바른 생각 유지, 바른 선정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붓다의 밥상>에는 다소 추상적인 팔정도를 각각의 단계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팔정도는 결국 명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선불교에서는 삼라만상의 진리를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직접체험으로 알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명상과 마음챙기기 수행으로 인간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 대한 통찰력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강한 식사법 역시 명상과 마음챙기기를 통해서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챙기기'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식사법

이 책은 불교적 교리에 따라서 바람직한 먹을거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이를테면 불교 수행의 5계인 '비폭력'의 관점에서 공장형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과 가금류 사육방식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선불교의 명상과 '마음챙기기'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식사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밥을 먹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 소개해 본다.

1) 바라보기 그리고 숨고르기(잠시 쉬기) - 먹는다는 것은 기도 같은 것이다. 숟가락을 들기 전에 음식을 바라보면서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평정을 가질 수 있다. 식사 전에 잠시 멈춤으로써 마음을 챙기고 무엇이 우리에게 좋은지를 아는데 잠시 시간을 들인다.

2) 적당한 양을 그릇에 담기 - 음식을 그릇에 담을 때 잠시 멈추어야만 감각 지각이 작용할 수 있다. 불교의 '발우공양'에서 발우는 '알맞은 양을 헤아리는 도구'를 뜻한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먹지 않으려면 마음을 챙기면서 적당한 양을 담아야 한다. 그러면 과식도 하지 않고 버리지도 않게 된다.

3) 씹기 - 음식에 들어 있는 맛을 충분히 보려면 천천히, 여러 번 씹어야 한다. 여러 번 씹어 먹고 있는 지금의 순간을 인식할 때 몸과 마음은 100% 현재에 머무르게 된다. 먹을 때는 단지 먹는 데만 의식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그것을 키워낸 대지를 받아들이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먹게 된다.

4) 삼키기 그리고 반복하기 - 이 같이 먹으면 몸짓과 말 그리고 행동으로 삶을 유지해주는 음식과 요리해준 이들의 배려를 공경하게 된다. 날마다 먹는 우리는 매 끼니를 먹을 때마다 좀 더 익숙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다.

마음을 챙기는 식사를 하면 건강·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다음은 마음챙기기를 위한 식사법에서 소개하고 있는 프랑스 플럼 빌리지에 있는 틱낫한의 수도원과 수행센터에서 수도자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암송하는 5가지 문구이다.

① 이 음식은 우주, 즉 대지, 하늘 그리고 많은 힘든 노동의 선물입니다.
② 이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③ 미욱한 마음의 상태를 바꿔서 중용의 마음으로 먹는 것을 배우게 해주십시오.
④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병을 예방하는 음식만 섭취하게 해주십시오.
⑤ 이해와 사랑의 길을 깨닫기 위해서 우리는 이 음식을 받아들입니다.

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에는 이밖에도 '마음을 챙기는 공동체와 더불어 식사법', '차명상법', '오렌지 명상법', '마음을 챙기는 요리법', '마음을 챙기는 장보는 법'이 선불교적 관점에서 잘 정리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날마다 혹은 가끔 함께 식사하는 가족 공동체와 더불어 마음을 챙기며 식사를 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몇 분 동안 미소를 지으며 식구들을 바라보고 함께 자리를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혹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같이 식사를 하려고 초대했다고 말한다. 혹은 식탁 위에 있는 모든 요리의 이름을 알려 준다. 아니면 특정한 과일이나 채소가 어디에서 나왔으며 어떻게 길러졌는지 설명해준다. 특별한 요리를 대접한다면 명상을 할 수도 있다. 어떻게 요리했는지 말해주고 이런 요리를 먹게 되어 너무 고맙다고 말할 수도 있다. 또는 그저 몇 분 동안 조용히 식사를 즐겨도 좋다." - 본문 중에서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익힌다면, 그러한 식사법이 몸에 밴다면, 아니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익히려고 먹을 때마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붓다처럼 건강하게, 고요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으며, 영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도 오늘 저녁 식탁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마음을 챙기는 식사를 시작해보기 바란다.

728x90






Trackback 1 Comment 4
  1. 엉클 덕 2010.11.19 12:37 address edit & del reply

    마음을 챙기는 식사요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시고 또한 붓다의 밥상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여 주시었네요. 감사합니다.
    설탕과 더불어 소금의 과다 섭취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인것 같습니다.

    • 이윤기 2010.11.20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소금에 비하여 설탕에 대한 경각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단맛을 빼면 음식 맛을 낼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온갖 음식에 설탕을 넣는 분들이 있더군요.

  2. 유부빌더 2010.11.20 10:10 address edit & del reply

    '과식의 종말'이라는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죠.
    설탕과 지방은 마약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고...
    관련글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 이윤기 2010.11.20 10:12 신고 address edit & del

      설탕이 처음 유럽에 등장했을 때, 마약처럼 위험하다고 설탕의 유해성을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더군요.

      그런데, 왕실과 귀족들이 설탕무역으로 떼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널리 퍼졌을겁니다.

마요네즈병만 있어도 멋진 정원 꾸밀 수 있다

728x90
[리뷰]식물학자 윤경은 교수가 쓴 <우리집 정원 만들기>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누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삭막한 도시의 아파트에서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정원을 담고 살아간다. 어쩌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욱 자연을 그리워하면서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막상 아름다운 정원을 갖기에는 돈과 시간, 직장 같은 여러 가지 여건이 부족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늘 꿈꾸며 산다. 돈이 조금 더 생기면, 시간이 조금 더 생기면,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아름다운 정원을 가꿀 수 있는 곳으로 가서 살겠다고. 그렇지만,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세월이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허리띠를 졸라매고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정원'은 한가하고 배부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만 들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윤경은 교수가 소개하는 '에밀리 반스' 이야기를 듣고 보면, 어쩌면 정원은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와 이웃들에게 꼭 필요한 공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정원에 대한 새로운 발상과 만나다


미국의 유명한 작가로 정원이나 여성을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글로 펼쳐내는 에밀리 반스가 제일 처음 가졌던 정원은 고구마 조각이 담겼던 자그마한 마요네즈 병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느 날 그녀의 어머니는 빈 마요네즈 병에 물을 채워 이쑤시개를 얼기설기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가느다란 고구마를 한 토막 올려놓고 에밀리와 남동생에게 관찰하라고 하였다. 여름이 되자 작은 고구마 토막에서 움튼 줄기와 잎은 부엌의 창문에 커튼을 드리울 정도가 되었다. 고구마 정원은 보잘것없었던 작은 부엌을 아주 특별하게 만들었고, 그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도 이전과 달리 평온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느낌이었다." - 본문 중에서

그녀에게 넘치는 창의력을 심어준 것은 가난했던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준 고구마 넝쿨 정원이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윤경은 교수는 제자들에게 늘 결혼해서 부모가 되면 환경에 구애받지 말고 꽃밭을 만들어 가꾸라고 이른단다.

에밀리 반스 이야기를 읽는 동안 영화 <레옹>에서 주인공 레옹이 늘 들고 다니던 화분, 마틸다와 함께 호텔방을 옮겨 다니면서도 창 밖에 내어놓고 햇빛을 쬐이게 하던 그 화분이 떠올랐다. 어쩌면 화분 하나 뿐인 그 '정원'은 마틸다와 더불어 킬러였던 레옹에게 새로운 삶을 발견하는 힘이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경은 교수가 쓴 <우리집 정원 만들기>는 중국 상해의 '예원'이나 우리나라 고궁 같은 정원 혹은 도심 가운데 옛정취가 물씬 풍기게 지어진 한정식집이나 전통찻집 같이 보통 사람들이 마음속에만 담고 사는 정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포위된 우리집에, 주택이나 아파트에 혹은 건물과 건물사이의 자투리땅에 아름다운 정원을 만드는 '비밀'이 담긴 책이다.

윤경은 교수가 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 닿는 또 다른 한 구절이 있었다.

"이웃집 큰 나무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지만 잘 활용하면 내가 심지 않은 크고 보기 좋은 나무를 내 정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담 가까이에 덩굴 식물이나 키가 크면서 가늘게 자라는 나무를 심으면 담 너머 큰 나무도 우리 집 정원으로 편입 된다. 운이 좋으면 거리의 가로수나 멀리 있는 풍경까지 끌어들일 수도 있으므로 내 집의 땅만 보지 말고 주변 환경을 잘 관찰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사실 돈을 많이 벌어서 큰 정원이 있는 집을 갖는 꿈을 포기한 지 오래기 때문에 늘 비슷한 생각을 하며 살았는데, 평생을 보낸 식물학자에게서 나의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받는 듯하여 기뻤다.

땅 값이 더 싼 도시외곽으로 갈 수 없다면, 도심지에서 적당한 공원이나 녹지가 인접해 있는 곳, 혹은 잘 가꾸어진 넓은 정원이 있는 대학 옆에 가서 살면서 수 만평되는 넓은 '정원'을 누리며 살겠다는 꿈을 꾸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정말이지 이웃집 나무가 우리집 정원수가 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적어도 옆집 정원수가 담장을 넘어온다고 혹은 이웃집 나무가 우리집 마당에 그늘을 만든다고 싸우는 일도 없어질 것이고.

책 속에는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는 정호승 시인의 싯구 같은 이야기도 있다.

"양지바른 정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물에 가려진 곳, 큰 나무가 그늘을 드리는 곳에도 아름다운 정원을 꾸밀 수 있다. 그늘 정원은 식물의 질감 특성을 살린 녹색의 시원함으로 조용하면서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 본문 중에서



꽃과 나무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이 책에는 평생을 꽃과 나무와 함께 살아온 윤경은 교수가 전해주는 삶의 지혜도 곳곳에 숨어있다.

봄소식을 먼저 전한다는 노루귀를 눈에 잘 띄는 뜰 한가운데 심었는데, 그 자리가 하필 햇빛이 유난히 잘 드는 곳이라 몇 해가 지나도록 제대로 꽃을 못 피우고 있었단다. 반면 양지식물인 동자꽃은 몇 해 잘 피었는데, 가까이에 심었던 홍매화가 자라 그늘을 드리우기 시작하면서 빛을 막아 콩나물같이 목이 길어지고 연약해졌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식물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 역시 멋진 꽃을 피울 만한 재목이라도 적당한 곳에 있지 않으면 제 능력을 맘껏 발휘하지 못하고 시들어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본문 중에서

자연과 만났을 때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윤경은 교수가 쓴 책 <우리집 정원 만들기>를 읽으면서 사람은 한 분야에 매달려 바른 길로 정진하면 대게는 비슷한 '이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만한 인간들에게 식물학자가 전해주는 또 다른 지혜의 말씀이다.

"원예 활동이란 언뜻 내가 원하는 식물을 내 뜰 안에 심는 작업이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주어진 대자연의 조건 아래에서 약간의 조작만 가능할 뿐이다." - 본문 중에서

사실 화분 하나를 키우든, 큰 나무를 키우든, 혹은 더 규모 큰 대형정원을 가꾸든, 아니면 농사를 짓든, 과실나무를 키우든, 실은 자연이 주어진 조건 아래에서 정원을 가꾸는 것은 사람이 할 수 있는 약간의 일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꽃이나 나무 뿐 아니라 자식을 키우는 일도 대자연의 조건 아래에서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지은이 윤경은 교수는 가끔 찾아와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에 대해 묻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대답한다고 한다.

"식물생리학에서 배웠듯이 빛, 온도, 수분, 토용 조건을 잘 맞춰주고, 특히 물을 많이 주지 않으면 된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이 대답이 얼마나 막연한지는 내가 더 잘 알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정원 가꾸기를 배우는 길라잡이 실용서

여기까지 서평을 읽다보면, 혹 윤경은 교수가 쓴 책 <우리집 정원 만들기>가 마치 식물학자가 전하는 삶의 지혜가 담긴 수필이 아닌가하고 오해하는 독자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 않다. 사실 이 책은 화분 하나에서부터 넓은 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원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전해주는 실용서라 할 만한 책이다. 실내 식물의 공기정화능력, 실내식물 선택요령, 해충 제거방법, 건강진단법, 실내정원꾸미기, 발코니 정원 만드는 법, 연못 만드는 법, 정원디자인하기와 같은 '우리집 정원 만들기'를 위한 실용지식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이 책에는 한 평 남짓한 소박한 실내정원이나 발코니 정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는 손바닥 정원, 그리고 수확의 재미를 주는 채소정원을 꾸미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좀 더 넓은 땅을 가진 이들이 누릴 수 있는 장미정원, 꽃밭 만들기, 나무 정원, 잔디정원 꾸미기, 그늘정원, 연꽃과 물고기가 있는 습지정원 꾸미기도 소개되어 있다.

마당을 정원으로 꾸미기 위한 사전조사와 정원 디자인 그리고 정원 작업 체크리스트도 상세하게 나와 있다. 뿐만 아니라 식물 키우기를 위한 기본 지식인 햇빛, 온도, 수분, 토양 이야기와 좋은 흙 만들기, 씨뿌리기, 영양관리와 같은 재배기술 그리고 유기농사 요령과 같은 정원 가꾸기와 친환경 텃밭농사에 꼭 필요한 지식이 담겨있다.

윤경은 교수는 자신이 쓴 책을 소개하며, "이 책은 어디까지나 참고서일 뿐이며 상황에 따라 식물을 키우는 방법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부딪쳐 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더 큰 기쁨을 얻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2
  1. 세미예 2010.10.11 09:55 address edit & del reply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솔깃한데요.
    잘보고 갑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 이윤기 2010.10.12 11:18 신고 address edit & del

      제가 보기엔 세미예님은 곧 이런 멋진 책을 내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친환경 먹거리, 친환경에너지 체험 축제

728x90
- 제 8회 마산 YMCA 생명평화축제

어제(10월 9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마산 양덕동 메트로시티 옆 어린이공원에서 마산YMCA가 주최한 생명평화축제가 열렸습니다.

8회째를 맞이하는 생명평화축제는 '우리쌀 소비 촉진운동', '기후변화와 에너지 체험 부스'를 중심으로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고 여러 가지 체험놀이와 공연으로 준비되었습니다.


100만 톤이 넘는 쌀이 재고로 남아있어 쌀 소비를 촉진하는 다양한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제 생명, 평화축제에도 예년에 볼 수 없었던 쌀 소비를 촉진하는 다양한 부스가 설치되었습니다.

쌀 막걸리 시식회, 쌀 막걸리 빨리 마시기 대회, 쌀가루 부침가루로 만든 부추전 판매, 주먹밥 판매, 쌀로 만든 김탁구 봉빵, 흑미빵, 쌀국수 판매 및 쌀 자장면 시식회 그리고 망개떡 판매 부스 등 쌀과 관련된 부스가 가장 많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있었던 코너는 쌀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부스와 우리밀로 만든 붕어빵을 판매하는 부스였습니다. 붕어빵 부스는 축제 기간내내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고, 쌀로 만든 김탁구 봉빵과 흑미빵은 가장 먼저 판매가 끝났더군요.

단식 중이라 맛을 직접 먹어보지 못한 아쉬움이 크지만, 눈으로 구경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맛이 어땠는지 일일이 물어보았습니다.


행사장 입구에 판매하고 있는 주먹밥입니다. 점심 식사를 거르고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각종 야채와 김가루가 들어가서 맛있어 보였습니다. 오후 늦게 가보니 다 팔리고 재고가 없더군요.


가장 인기있었던 시식코너였던 우리쌀 국수로 만든 자장면 시식코너입니다. 우리쌀로 만든 국수 2종류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하나는 면발이 얇은 일반 국수였고 다른 하나는 우동, 자장면, 스파게티에 적합한 굵은 국수였습니다.

자장면 시식코너에는 하루 종일 사람들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쌀 미자를 써서 미면이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5인분 포장을 3,000원에 판매하더군요. 저는 일반 국수 2개와 굵은 국수 1개를 구입하였습니다.

경남 고성에서 재배한 '고아미(밀양 168호)'로 만든 국수라고 하는데, 이름은 '미면'이라고 하더군요. 직접 맛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먹어 보신 분들이 한결 같이 맛이 좋다고 하더군요. 냉동상태로 판매되는데, 끓는 물에 살짝 데치기만 하면 먹을 수 있어 요리하기에도 편리해보였습니다.


자장면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는 코너는 우리밀 붕어빵입니다. YMCA 생명 평화 축제에 '쌀자장면'은 올해 처음 등장 하였지만, 붕어빵은 매년 가장 인기있는 코너였습니다. 하루 종이 사람들이 둘러서서 구경도하고 붕어빵도 사먹는 모습이 이어졌습니다.

즉석에서 구워서 따뜻하게 먹을 수 있고, 아이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있었습니다. 어제는 5개 2천원에 판매하였는데, 오후 늦게는 '팥'이 부족하여 더 이상 빵을 구울 수가 없었답니다.

붕어빵 굽기는 행사 자원봉사자들에게도 꽤 인기가 좋습니다. 짧은 시간에 빵이 구워져 나오는 것을 지켜보는 기쁨이 크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에 한나절 동안 붕어빵을 구워보았는데 재미가 있더군요.


올 해 새롭게 등장한 인기체험부스입니다. 이곳은 인간 동력으로 만든 전기로 믹서기를 돌려서 바나나쥬스를 갈아 먹는 코너입니다. 아래에 보시는 자전거를 타고 패달을 밟으면 전기가 만들어져서 믹서기가 힘차게 돌아갑니다.

자전거를 이용한 발전기가 성능이 많이 좋아져서 바나나쥬스 정도는 짧은 시간에 쉽게 만들어지더군요. 저도 직접 해보았는데, 2분 정도 자전거 패달을 밟는 동안 믹서기가 힘차게 돌아가면서 바나나 쥬스가 만들어졌습니다.

이 체험부스는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았습니다. 2~3분 정도만 자전거 패달을 밟으면 바나나 쥬스를 공짜로 먹을 수 있는데다가, 자신의 힘으로 전기를 만들어서 믹서기를 돌리는 체험을 흥미있어하더군요. 에너지 체험부스에서는 가장 인기가 좋은 부스였던 것 같습니다.


바로 이 자전거입니다. 뒤쪽에 발전기가 부착되어 있과, 전지를 모으는 배터리와 220V로 변환해주는 각종 장치들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산청에 있는 대안에너지센터에 가면 성능 좋은 '인간동력 자전거'를 만드는 법을 직접 배울 수도 있습니다.



태양광 조리기입니다. 이 곳은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체험을 하는 곳이 아니라 그냥 눈으로 구경만 하는 곳이었기 때문인듯 한데, 그래도 태양열로 삶은 계란을 나눠줄 때는 '반짝' 인기 부스가 되었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흐려서 계란이 제대로 익지 않았더군요. '반숙'으로 삶아져서 조금 실망하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햇빛이 좋은 날이었다면 잘 삶아진 계란을 먹을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더군요.

마찬가지로 대안에너지센터에 가보면 상용화 된 태양열조리기가 이미 만들어져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일 피크'를 예견하고 있는데, 어쩌면 멀지 않은 장래에 집집마다 설치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제가 본 중에 세상에서 가장 작은 '풍력발전기'입니다. 바람이 불면 작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꼬마전구가 켜진다고 하더군요. 어제는 바람이 제대로 불지 않아 풍력 발전기의 '성능'(?)을 직접 확인해보지는 못하였습니다.


행사장 가운데에서 새끼 꼬기 체험이 진행되었습니다. 새끼를 가장 길게 꼰 참가자에게는 시상도 하였고, 참가자들이 꼰 새끼 줄로 단체 줄넘기 시합도 하였습니다. 자연에서 나온 지푸라기만 가지고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는 것을 보니 '오래된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꼬마 아이가 끙끙 힘을 쓰고 있는 이곳은 체험부스 입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곳입니다. 휴대전화 1달 사용하면 1.2kg, 과자 한 봉지 0.25kg, 소고기 4.39kg, 형광등 100시간을 사용하면 3.4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생활속에서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직접 그 무게를 체험해보는 코너입니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을 모아서 저렴하게 판매하는 '아름다운가게' 부스도 인기가 있었습니다. 의류와 모자를 비롯하여 유기농초콜릿, 유기농잼, 유기농 씨리얼 등 여러가지 제품을 판매하였는데, 하루 종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체험 행사 중 하나였던 밤까기 입니다. 송이째 따온 밤을 마당에 펼쳐놓고 정해진 시간 동안 누가 많이 까는지 시합을 하였습니다. 참가자들이 마당에 가득 부어놓은 밤을 불과 3~4분만에 모두 까서 모두 가져갔을 뿐만 아니라 가장 많이 깐 분들은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상품들을 받아갔습니다.


이날 체험부스에 전시되었던 쌀을 원료로 만든 가공식품들입니다. 맨 왼쪽은 쌀먹걸리, 다음은 쌀 부침가루, 세번 째는 쌀국수(미면), 네번 째는 유명한 의령 망개떡입니다.


우리쌀 막거리 시음 행사의 일환으로 남, 여로 나누어 막걸리 마시기 시합도 하였습니다. 남자 분들은 정말 단숨에 막걸리 한 병을 마시더군요. 그런데, 막걸리 한 병을 마신 후에 휘바람을 부는 것이 쉽지 않아 순위가 바뀌기도 하더군요.


예상을 깨고 막거리 마시기 시합에는 여성참가자가 더 많았습니다. 남성 참가자들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속도로 막걸리 한 병을 비우더군요. 행사가 끝날 때까지 '불콰한' 얼굴로
다니는 분도 있었습니다.


체험부스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시작된 공연마당입니다. 인기가수 김산씨의 공연과 청소년 풍물패, 댄스팀 그리고 YMCA 유치원 어린이들을 비롯한 여러팀이 참가하여 흥겨운 공연마당을 진행하였습니다.


728x90






Trackback 0 Comment 4
  1. 무터킨더 2010.10.10 15: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있고 유익한 행사였네요.
    잘 보고 갑니다.^^

    • 이윤기 2010.10.11 08:17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쌀소비를 촉진하는 캠페인 덕분에 예년에 비하여 유난히 먹을거리가 풍성한 행사였습니다.

      저도 단식끝나면 쌀국수로 자장면 한 번 만들어 먹을 생각입니다.

  2. 김석 2010.10.10 20:58 address edit & del reply

    재미가 여기까지 전달되네요...
    이런 일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
    실무자들은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겠어요...

    • 이윤기 2010.10.11 08:14 address edit & del

      시민사업부, 청소년사업부 실무자들, 등대생협 촛불들, 시민중계실 자원봉사자들, 기후변화강사 모임 초록별 회원들,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의 수고가 모아져 가능했답니다.

유치원 다닌 당신, 생태에티켓은 익히셨나?

728x90

[서평]탈토건 시대를 여는 생태교육, 우석훈이 쓴 <생태페다고지>

생태교육에 대한 관심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을까요? 농약과 화학비료, 항생제와 성장촉진제에 오염된 식품을 멀리하고 건강하고 좋은 식품을 찾는 이른바 ‘웰빙 열풍’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진행하는 주말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참가자들이 넘쳐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아이들에게 생태교육을 한다고 광고하고 있습니다.

생태교육을 한다고 주장하는 이분들은 생태교육이 무엇인지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요? 교실에 식물을 키우고 사슴벌레 같은 애완용 벌레를 키우는 것이 생태교육일까요?

자연과 교감하고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과 교감하는 경험이 생태교육이라고 할 때 오늘날 한국의 유아교육과 초, 중, 고등학교 국민교육 과정에서 과연 생태교육이라는 것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고민 때문에 우석훈이 쓴 <생태페다고지>를 고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서도 생태교육, 생명교육, 평화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생태육아는 어떻게 등장하였을까요?

“어떤 경우는 공동육아의 형태를 띠기도 했고, 어떤 때에는 시민단체를 통해 아토피 자녀를 둔 어머니들의 유기농 식단에 대한 정보 교류 혹은 공동구매의 형태를 띠기도 했으면, 또 어떤 경우에는 생활협동조합의 ‘어머니 조합원’이라는 형태를 띠기도 했다.”

말하자면, 한국에서 생태교육은 공동육아, 생활협동조합 그리고 아픈 아이들의 문제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우석훈은 전에 <아픈 아이들의 세대>라는 책에서 아토피와 생태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아토피로 대표되는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이 가장 먼저 생태교육에 관심을 가진 것은 경험적으로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특히, 친환경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하는 ‘유기농 급식’은 아픈 아이를 둔 부모들에게는 매우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였던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생태교육의 가장 본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는 생태적 감수성을 가진 교사가 없다는 것입니다. 자연과 교감하고 꽃과 나무, 풀과 벌레와 함께 지내 본 경험을 가진 교사들이 없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무서워하지 않는 지렁이만 보고도 소리를 지르고 기겁을 하는 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생태적 감수성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을까요? 

이것이 우리가 가진 현실입니다. 이런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을 만들어가는 시작입니다. 우석훈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생태 에티켓’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 생태교육의 첫 단계라고 말합니다.

“물과 전기를 아껴 쓰고,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것은 에티켓과 같은 형태의 것이 되는 게 가장 부드럽고, 또 지구와 지역 생태계와 더불어 살기 위해서 꼭 필요한 요소다.”

그는, 로버트 풀검이 쓴 책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에 나오는 아주아주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유치원과정에서 익히는 것처럼 아이들이 생태 에티켓을 익혀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생태교육에 대한 부담과 책임을 온전히 어린이집과 유치원 선생님들에게 떠맡기고 있는 현실을 바꾸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

<생태페다고지>에서 우석훈은 초, 중, 고등학교로 나누어 생태교육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있습니다. 그는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감수성’이며, 중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지혜’ 그리고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용기’라고 말합니다.

자, 그렇다면 초등학생에게 필요한 생태적 감수성은 어떻게 길러줄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생태적 감수성은 자연과 교감하는 경험에서 길러진다고 생각합니다만, 우석훈은 창의력은 상상력에서 나올 수 있으며, 생태적 감수성은 ‘상상력’의 토대가 된다고 하였더군요.

“상상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의 원천은 사실 감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감수성에서부터 창의력과 개성과 같은 미래의 덕목들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창의성은 영어단어 암기나 산수 문제 풀이와 아무런 관련이 없고, 경험 세계가 풍부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상상력’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보지 않은 아이들에게서 ‘감수성’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석훈은 생태적 감수성을 말하면서 ‘시원의 생태적 감수성’을 말합니다. 그것은 ‘우리는 자연에서 온 존재다’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감성이라고 합니다.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존재가 출발한 곳’으로 여기는 것이 생태적 감수성의 출발이라는 것이지요.

생태계를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관광소득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과 생태계가 건강해야 사람이 건강하게 살 수 있다고 느끼는 것이 기본적인 감수성의 차이라고 설명합니다.

따라서 생태교육은 인간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자연을 정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오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의 공존보다 인간과 자연이 공존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것이지요.


우석훈은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는 초등교육을 위하여 친환경 급식과 더불어 농사교육, 농사체험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이미 많은 대안학교에서 농사는 기본적인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것처럼 공교육에서도 가능한 여러 방법으로 농사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보자는 것입니다.

중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지혜

한편, 저자는 중학교 아이들에게는 생태적 지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예컨대, 중학교 아이라면 ‘과학이 생태계의 보존이나 충격완화보다는 이윤에 더 많이 복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체로 사람을 속이는 것은 돈이 되지만, 사람들에게 진실을 드러내어 알려주는 일은 별로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유전자조작식품과 관련해서 과학의 이름으로 진실을 은폐하려는 사람들의 연소득은 그것의 폐해성을 밝히려고 하는 사람들 소득의 10배 가까이 되고, 실험실과 실험장비에 들일 수 있는 돈은 100배 이상 차이가 난다.”

“4대강 정비를 생태사업으로 은폐하려는 사람들이 동원하는 국가의 재정은 그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의 1000배 이상이 된다. 원자력과 관련해서 정부가 사용하는 홍보 비용과 원자력 체계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쓸 수 있는 돈의 1만 배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그는 중학생 단계가 되면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지구생태계와 지역생태계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갖기 위해 생태적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이 고갈되는 시대를 살아야 하기 때문에 물질적 낭비를 줄이고 정신적 풍요를 추구하는 삶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중학생 단계의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은 생태적 지혜를 일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정 어류의 수가 줄어들면 자연히 공급이 줄어들어 가격이 더욱 높아지게 되고, 그러면 더욱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는 그 어류를 남획하려는 동기가 더 높아질 것”

“생태계는 오염물질의 일부분을 어느 정도까지는 자연정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정도를 넘어서면 생태계가 가지고 있는 복원력이 깨져서 원래 상태로 돌아올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새로 생겨나는 건물이 아무리 친환경건물 혹은 에너지 절약형 건물이라고 할지라도, 생태적 의미에서는 집을 덜 짓는 것이 가장 낫다.”

아울러 저자는 중학생 단계에서 생태적 지혜뿐만 아니라 생태적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표현욕, 창작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교육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자 우석훈은 ‘명랑’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하는데, 즐거움, 창의성 같은 것들이 생태적 지혜와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등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생태적 용기

마지막 단계로 고등학교 아이들에게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생태적 용기는 생태적 실천을 위한 용기를 말합니다. 초등학교 시절에 기르진 감수성과 중학교 시절이 배운 지혜를 실천하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식단을 약간 바꾸는 것, 인스턴트 패션 대신에 ‘지속가능한 패션’에 관심을 갖는 것, 유기농 청바지를 한 벌 정도 구매하는 것들을 위해서 대단한 결심이 필요하지는 않다.”

저자는 생태적 활동은 개인들의 작은 실천이나 삶의 변화만으로도 시스템 전체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용기를 내어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생태적 소비는 간단하면서도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에 유기농 면으로 만든 애코진을 구매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애코백을 가지고 다니는 것과 같은 실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그는 생태교육은 평화교육이라고 말합니다. “온실가스를 비롯해서 환경재앙을 가장 빠른 시간에 집중적으로 일으키는 행위는 다름 아닌 전쟁”이라는 것입니다. 또 생태교육은 인권의 시선으로 접근 하는 것이며, 성적으로 우열을 가리지 않는 교육이기 때문에 엘리트교육을 반대하며, 공존과 조화를 추구하는 교육이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스타워즈 6편 ‘제다이의 복귀’와 같은 반전이 우리에게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번에 다시 오는 페다고지는 생태라는 새로운 개념을 탑재한 ‘생태 페다고지’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사회는 빛이 오기전의 캄캄한 ‘어둠’이지만 빛에 대한 희망을 잃지 말자고 합니다.



생태페다고지 - 10점
우석훈 지음/개마고원

728x90






Trackback 0 Comment 0

4대강 공사, 공정률 99%라도 반대해야한다

728x90
지난 10월 2일, 한국YMCA 경남협의회가 주최한 <강은 살아 있다> 강연회에 참석하여 최병성 목사님께 4대강 강연을 들었습니다.

저는, 최병성 목사님이 쓴 <강은 살아있다>를 읽고 지난 5월에 제 블로그를 통해 서평기사를 내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미 책을 읽었지만, 최목사님의 강연은 책 보다 더 큰 감동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4대강 반대에 나서는 결단을 하게 만들더군요.


2010/05/26 - [책과 세상 - 생태, 환경] - 4대강, 진실을 알아야 거짓을 이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4대강 공사는 현재 공정율이 몇퍼센트인지와 상관없이 반대해야 한다. 공정율 50퍼센트가 문제가 아니다. 공정율이 90퍼센트여도 반대해야 하고, 완공이 되어도 결국 반대해야 한다. 그것이 강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다."



이미 공사가 상당히 진척되었으니 이젠 반대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는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강연을 들은 저는 이런 결심을 굳혔습니다.

4대강 공사를 지금 단계에서 반대하고 반대해도 결국 막아내지 못하면, 공사가 완공되어도 결국 계속 반대운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4대강 공사는 이름만 바꾼 '대운하 사업'이 분명하며,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운하는 강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죽음으로 내몰린 4대강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은 보를 무너뜨리고  강물이 다시 흐르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최병성 목사님 강의를 듣고 이명박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에 한강을 죽음의 강으로 만들었다는 것을 확인하였기 때문에 낙동강, 영산강, 금강을 한강처럼 만들면 안된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4대강 완공되어도 반대해야 한다.

4대강 공사는 재앙입니다. 공사 과정이 재앙이라면 얼마나 다행이겠습니까? 그러나 4대강 사업은 그 결과가 더 큰 재앙을 부르는 일입니다. 지금은 공사를 막기 위해 '반대'하지만, 공사가 마무리되면 보를 흐물고 강을 복원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5년 임기 중에 벌인 대재앙으로 인하여, 수 많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생애 동안 '4대강을 되살리는 일'에 매달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병성 목사님께서는 2시간 가까이 열정적인 강연을 통해 '4대강 사업의 거짓'을 증명해보여 주시더군요. 강연회에서 보여주셨던 주요 PPT 화면을 사진으로 찍어왔습니다. 아래 사진을 한 번 보시지요.

- 4대강에 만드는 보(함안보, 합천보 등)는 '보'가 아니라 댐이다.
아래 PPT에서 보시는 것 처럼, 댐 길이, 저수용량, 설계홍수량 등의 기준으로 보면 4대강에 만드는 보는 보가 아니라 모두 댐이라는 것입니다. 그것도 운하에 배를 띄울 수 있는 수량을 확보하기 위한 대형댐인 것이지요. 4대강에 댐을 만들면서 보라고 우기는 것은 호랑이를 고양이라고 우기는 것과 같은 일이입니다.



죽음의 강 한강, 이명박 사장이 만들었다.

지금 한강은 수량은 풍부하지만 생물이 살수 없는 죽음의 강이 되었습니다. 한강에는 물이 많이 있지만 수돗물을 만들기 위하여 취수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되어 취수장이 상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바로 현대건설 사장이었던 이명박 대통령이 한강을 이렇게 만드는 공사를 하였더군요.


물이 부족해서 4대강 공사를 한다구요?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가 아니라고 합니다. 우리는 독일 사람들보다 3배나 많은 물을 소비하고 있고, 독일 물값의 1/8 가격으로 수돗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4대강 공사 후에 엄청난 양의 물을 가두어도 배는 다닐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먹을 물은 없어진다는 것이지요. 4대강 공사를 하면서 부산의 취수원을 옮기려는 것도 결국 낙동강 물을 먹을 수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물이 아무리많아도 생물이 살 수 없는 강은 죽은 강이라는 것입니다.


물고기가 저절로 산란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인공산란장을 만들어놓은 한강입니다. 모래와 수초가 사라지자 물고기들이 알을 낳을 곳이 없어진 것이지요.


- 운하를 만들었다가 복원하고 있는 독일 사례입니다. 복원전 수로로 만들어져 있던 강을 막대한 돈을 들여서 긴 시간동안 복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4대강 공사비 22조원을 마련하기 위해 줄어들거나 없어진 복지 예산의 목록입니다.
결국, 4대강 공사는 가난한 이웃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복지 예산을 줄여서 토건 재벌들의 배를 불리는 일이라는 것이지요. 왜 자꾸만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는지 아시겠지요?


4대강 사업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재앙'이 될지도 모른다는 자료입니다. 엄청난 번식력을 가진 남조류가 번식하면, 수돗물을 만들기 위한 염소 소독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만들어진다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이 홍수를 막을 수 없다는 증거입니다.
전국 하천 64,900Km 중에서 4대강 사업 구간은 0.97%인 634km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1%의 4대강을 정비하는 것으로는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이라는 겁니다.


- 이건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들어간 합성 사진입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홍수는 지천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4대강 본류가 범람하여 홍수로 이어지는 일은 아주 드문일이라는 것이지요.


홍수 피해의 대부분은 국가하천이 아니라 지류와 지천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태풍 매미와 루사의 피해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홍수 피해액 중에서 국가하천에서 발생한 피해는 3.6%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 4대강 사업으로 엄청나게 많은 물을 확보하는 것 처럼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합니다. 4대강 사업으로 보를 만들어 가둘 수 있는 물의 양은 연간 강수량의 0.78%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물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는 것이지요.


낙동강을 준설하는 진짜 이유는?
낙동강에 배를 띄우기 위한 것이라는 증거입니다. 왜냐하면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낙동강의 경우 모래 채취로 대부분 강바닥이 낮아져있기 때문입니다. 강바닥이 높아지는 곳은 파란색 그래프의 아주 적은 지역뿐이라고 합니다. 결국, 낙동강은 더 이상 '정비' 할 곳이 없는 강이라는 것이지요.


최병성 목사님은 요즘 온 힘을 다하여 '4대강 사역'을 하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다윗을 연상시키는 작은 체구였지만,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일에 온 몸을 던지셨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국가 기구와 공권력을 장악한 거대한 골리앗 이명박 대통령에 맞서는 다윗이었습니다.

21세기의 다윗은 어떻게 골리앗에 맞설 수 있을까요?
작고 힘없는 다윗들이 모여서 손에 손을 잡고 연대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4대강 공사의 진실을 알려주는 책 <강은 살아있다> 꼭 한 번 읽어보세요.

최병성 목사님이 요즘 전국을 다니시면서 강연을 하고 계십니다.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강연회가 열리면 꼭 한 번 참석해보세요. 책이 전해주지 못하는 생생한 증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2010/10/02 - [시시콜콜] - 채소값 폭등 이유 밝힌 명작 에니메이션...토토로
2010/05/26 - [책과 세상/책과 세상 - 생태, 환경] - 4대강, 진실을 알아야 거짓을 이깁니다
2010/05/22 - [여행 연수] - 4대강 현장, 낙동강변 절벽길 개비리길
2010/05/20 - [세상읽기] - 4대강 공사, 진실을 알면 찬성 못한다
2010/05/06 - [세상읽기-교육] - 4대강, 낙동강공사 소송으로 중단 될 듯...
2010/04/27 - [사소한 칼럼] - 4대강 반대 가로막는 선관위, 정부 편들기?



강은 살아 있다 - 10점
최병성 지음/황소걸음
728x90






Trackback 0 Comment 20
  1. *저녁노을* 2010.10.05 16:3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의가 있었나 보네요.
    귀를 막고 있는 정부때문에 다들 걱정만 하고 있으니...

    나 자신부터 자연이라도 아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잘 보고 가요.

    • 이윤기 2010.10.07 09:08 신고 address edit & del

      고맙습니다.
      그런데, 강연을 듣고 보니... 걱정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되겠더군요. 참여와 행동이 없으면 이런 무지 막지한 일을 막을 방법이 없겠더군요.

  2. seojin 2010.10.06 01:14 address edit & del reply

    강의 규모가 크면 보가 아닌 댐 수준의 크기로도 될수 있겠죠

    그리고 옛적에는 뭐 우리내 강토에 강우가 부족하여 가뭄에 허덕였던가요

    강과 천의 흐름을 잘 고르지 못하면 오히려 독이 되어
    수질도 나빠지게되고
    그리고 그곳에서 어부살이 하는 사람들의 터전도 피해가 있죠

    물이 풍부하다고요?
    이렇케 저렇케 이유를 들자면
    오히려 미국산 광우병 문제보다 이상끼리하였던 허무맹랑은 어디?

    조선의 임진왜란 또한 막을수있었겠지만

    이미 적어도 10만정도의 군병은 가추었다 하면서
    그 이상의 10만대군양병설에 대한 반대가 있었죠
    물론 결국은 그 이미 있는 군병으로도 겨우 막아내었으니...

    원래 오늘의 사막지들이 원래부터 사막지들이 아니였음을 알아야 하겠읍니다
    중공 내륙에만 가보아도 그렇쵸
    아프리카 지역도 그렇쵸

    강이 깊고 마라야지 수질도 좋아지고 수량도 더 풍부하여지고
    저수지 개간을 잘 활용하여야
    모든것에 좋을듯합니다

    마치 경부고속도로를 두고 왈가불가 하였던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누리고 다님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99%완공되어도 반대하여야 한다는 것은
    뭔가 좀 비정상적이라 생각됩니다만...

    Daum 에 올리는 글들이 왜 그리고 언제 부터 삐딱하게만 변했는지

    과연 나만의 생각이 그럴지...

    • 이윤기 2010.10.07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최병성 목사님이 쓴 책 <강은 살아있다> 한 번 보셔요.

      4대강은 대재앙입니다.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공이 되면... 그때부터 복구하는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선진국 사례를 보면 자명한 일입니다.

    • 싫음 말고 2010.10.07 16:37 address edit & del

      반대하는 글이니 그럴듯 하게 포장을 한거지요. 님같이 넘어가면 좋고 아님 말고. 재앙일지 아닐지 두고보면 알것이구요. 저 목사 만약 공사가 성공한다면 어떤 책임을 질까요? 당신들이 뭐라해도 정부는 강행하겠죠. 반대 입장에서보면 독재로 보일수밖에요. 하지만 찬성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그저 반정부 시위일뿐입니다. 낙동강 가보셨나요? 금강 가보셨나요? 앉아서 책만 읽고 아!! 그래 그럼 반대해야지 이러지 말고 직접 그곳을 가보시죠. 한여름 7~9월에 가뭄이 들어 물이 없습니다. 모레와 자갈이 다 들어나죠. 어떤 인간은 연강수량을 들어 우리나라가 물부족국가가 아니라고 헛소리하던데.. 지금 우리나라는 동남아처럼 국지적폭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번에 단시간에 많은 양이 내리기때문에 그걸 관리하지 않으면 다 사라지고 만다는 겁니다. 4대강을 왜 해야하는지에대해선 귀를 막고 반대하는 자들의 목소리만 쫒아다니니 뭐가 보이겠습니다까? mb가 소통이 안된다구요? 야당은 툭하면 그러죠 독재다 소통이 안된다. 그런데 mb가 대통령되고 야당이 협조하는건 봤습니까? 좋던 싫던 어떤 정책이 나왔을때 타협하고 인정한 적 있습니까? 없죠. 결국 서로 소통안되고 독재하긴 마찬가집니다. 다만 야당은 어떤 정책을 결정할 권리가 없고 mb는 있다는 차이가 있을뿐이죠. 무조건 나쁘다 나쁘다하지말고 왜 해야하는지 부터 보시죠. 모르겠으면 당장 가서 보시면 답이 나옵니다 왜 해야하는지

  3. seojin 2010.10.06 01:32 address edit & del reply

    나 또한 지난 홍수때 서울과 인천의 실정을 목격하여 아는지라
    시급한것은 하수구 시설이 인구와 면적에 비해
    매우 미흡하다는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강을 살리는 것에 묵어려하는 것은
    많이 억지스럼이 아닌가 한다

    너무 골수적으로 아니라 하지만 말고
    생각해볼것은 생각할수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

    금값처럼 상승하는 배추값 또한 그러하니
    그것은 사대강에 의한 농업이 부족하여서가 아니라
    운수통업 중간업채 그리고 농협의 정책에서 미흡하였다 보는데
    그리고 그런것은 나도 정부에게 책임이 크다고 본다

    • 아직도 날씨 탓,중간 상인탓이라 2010.10.06 04:33 address edit & del

      이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소리.
      4대강 주변은 사업하면서 농경지가 줄어 오르고 있었다함.
      명절과 날씨가 겹치면서 수요가 몰리니 공급이 잘안되면서 중간업자가 폭리를 취하려는 것.
      그래서 평생 살면서 미친듯이 오른 가격 처음이라고 함.
      한마디로 정부가 문제.

  4. 50%,80% 진행되어도 부작용을 줄이는건 후손들을 위해 2010.10.06 04:35 address edit & del reply

    한국이란 공동운명체의 수명을 위해 중요합니다.

    • 이윤기 2010.10.07 09:11 신고 address edit & del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완공되고 나면.... 결국 복원하는 운동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른 이유 모두 무시하고...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먹을 물을 마련하기 위해 4대강을 복원하지 않으면 안되겠더군요.

  5. 冷箭 2010.10.06 10:41 address edit & del reply

    짜증나네...

  6. seojin 2010.10.06 21:14 address edit & del reply

    농경지가 줄었다 하더라도
    농사물출양이나 농지 자채가 부족한것은 아니라 하는데...
    유통업자들과 농협 그리고 정치적은 우매함이라함이 옳치
    그것을 강 살리는 것에 역으려함은 옳치 못함 아닌가 한다

    수질개선 자연보호
    그리고 그 맑은 강에서 어업하며 지내는 지역터민들

    강이 크면 큰것에 맞게
    강이 작으면 작은것에 맞게
    개천이면 개천
    하천이면 하천
    하수구면 하수구...

    그리고 먹구 싸구 하는것이면 그것들 또한 그것들 대루...

    • 이윤기 2010.10.07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출하량이 줄지 않았다는 것은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정부도 출하량이 줄었다고 하는데....

      다만, 원인은 모두 하늘 탓이라고 하는 것이 문제지만...

  7. 싫음 말고 2010.10.07 16:45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의 유통구조가 하루이틀에 만들어진게 아니죠. 수천,수백년전부터 상인이 있어왔고 계속 발전해서 오늘이 된겁니다. 유통구조 않좋아서 값이 비싸진다는건 오늘 내일일도 아니구요. 그리고 출하량이 줄은게 4대강때문이라는 헛소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4대강 개발로인해 경작하지 못한 농경지가 과연 몇%이며 그게 총 생산량의 몇%일까요. 생각해보셨나요? 옛날 미개한 시대에 흉년이 들면 왕이 못나 흉년들었다고 민심 흉흉하던 시대에 사십니까? 농부들에게 물어보시지요. 왜 배추값이 폭등했는지.

    • 이윤기 2010.10.09 10:29 신고 address edit & del

      경작지 얼마나 줄어들었는지는 민주노동당과 경상대학교 장상환 교수가 제시한 통계가 나와있으니 보시면 되는데....

  8. 싫음 말고 2010.10.07 17:02 address edit & del reply

    한마디더.. 홍수가 지류에서 발생한다고해서 4대강 사업이 홍수와 무관하다라고 하는데 참 멍청하기 이를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명절 때 혹은 주말에 고속도로 너무 밀리죠. 고속도로가 밀리면 어떻게 됩니까? 진입로 근처부터 시작해서 사방이 다 밀립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지천을 개보수해서 물이 잘 흐르게 만들면 평시 물은 잘 흐릅니다. 다만 한꺼번에 물이 몰릴때 중앙에서 처리를 못하게되면 역류하게 된다는거지요. 유속은 빠른데 처리가 안되니 결국 넘치는 겁니다. 서울에 사십니까? 그럼 중랑천을 아시나요? 과거 30~40여년 전에 똥물이 흐르고 장마철만되면 넘어나던게 중랑천입니다. 한강이 개보수되고 1차 홍수가 줄었고 중랑천 보수공사로인해 2차 홍수가 줄었습니다. 작년 여름 의정부에 있는데 갑자기 폭우가 와서 한시간만에 동부간선도로가 다 잠기고 둔치 공원에 물이차 가로등 머리만 남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거짓 말 안보테고 불과 30분만에 물이 다 빠지더군요. 만약 한강이 정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면 불가능했겠죠. 오히려 물이 역류하여 면목동과 장안동 일대는 물에 잠겼을겁니다. 어디서 홍수가 났는지 그게 중요한게 아니라 원인이 무엇인지가 더 중요한것이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봅시다. 그리고 녹조류 어쩌고 저쩌고하는데 보보다 훨신 많은 물을 오래 저장하고 있는 댐을 보세요. 가끔 녹조류 때문에 뉴스에 나오기도 합니다만 사 사람이 말하는 것처럼 문제가 많습니까? 하나만 보지말고 다른 것도 보세요.

    • 홍수 2010.10.09 10:34 address edit & del

      고속도로 예는 좀 억지스럽군요.

      게다가 4대강은 보를 만들어 본류의 흐름을 더 느리게 만들고 있다는 것은 기억하지 못하시는 듯....

      댐같은 보 때문에 앞으로 홍수 더 늘어나겠지요

  9. SeoJin 2010.10.07 20:40 address edit & del reply

    출하량이 줄어서가 아님은 농부들 자신에게 물어보아도되겠죠
    저는 많이 돌아 다닌 편 입니다
    국내 뿐만이 아닌 국외로도요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그리고 경기도
    농작물이 부족하여서만이 아님을
    눈으로 보아서들도 알것아니겠죠

    농민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여 안달이고
    어민들도 제값을 받지 못하여 안달이라하고
    알고보면 이상끼리한 언론자들과
    이상한 Nielsen Survey따위나 하는 일종의 사람들 아닐지...

    요즘은 언론인들이고 기자들이고
    하물며 박사과정의 논믈을 쓰는 사람들도
    직접보고 알기보다는 추상과 이론이 먼저 압서고
    남의 것을 Copy Cat 하는것들이 수두룩하더군요

    나의 친척과 처가들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입니다
    업종들도 그렇쿠요

    우선은 인력이 부족하여 수확에 지장이있는것으로 압니다
    우선은 농협과 운송자 중간거래인들에 해당한
    보다 혁신적인 정책이 부족하여서아닌가합니다
    그런것에란다면 이해가 가지요, 반대하시는 분들의 마음을

    그러나 짜집기식으로 소설처럼 쓰거나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민족과 국가에 대한 반역 아닌가 합니다

    특히 목사면 목사답게 그 위치에 충실하여야 하겠건만
    인생사 구원사 하나 제대로는 하고 있는지...

    가롯유다가 왜 그렇케 간줄아십니까?

    그는 주님의 종 이기이전에 정치인이었고
    그에게는 주님이라고 하는 존제가
    로마에 속박된 이스라엘과 민족의 부흥을 선두로 했기때문이죠

    지금은 이제 박정희 대통령의 독제니뭐니 할수도 없는 세대입니다
    이제는 더이상 전두환의 독제와 비리를 핑계할도없는 세대입니다

    나는 전두환 노태우도 싫커니와
    그렇타고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또한 호감이 없읍니다

    모두들 독제였다는 이유를대고 민주화라 하였지만
    알고보면 그들의 정책은 모두 벌다를바없었다 그것입니다

    특히 그들의 허무맹랑한 정책임을 알면서도
    은근한 바램은 있었읍니다
    대통령이됐고 정권을 잡았으니
    우선은 그들이 지도자인만큼 그들의 정책이 옳았기를
    그리고 꼭 성공하여 대한민국이 통일의 선두자로서
    한반도뿐만이 아닌 저 고토까지 수복할수있는 영광이 있기를...

    그러나 그 모든것에는 열매가 말해줍니다


    다시 말하여
    수확량에 문제가 아니라
    그 수확을 하는 인력에 문제이겠고
    그리고 농부의 수확을 중간에서 이용하는 무리에있겠고
    그리고 그것은 정부와 농협에 더 책임있다 보는것에는 동의 합니다

    하지만 강을 살리는것에 짜집기하는 것 은 억지 아닌가 합니다

    • 배추 2010.10.09 10:36 address edit & del

      배추는 농부에게 묻고
      아파트는 건축노동자에게 묻고
      자동차는 현대차 직원에게 물으보면 되겠군요.

      농어민이 제값을 받지 못한 것은 올해 생긴일이 아닙니다. 그렇다고...배추값이 이렇게 치솟지는 않았지요

  10. 쯧. 2010.10.30 18:50 address edit & del reply

    우리나라 수돗물은..... 수돗세보다 물처리하고 공급하는 가격이 더들죠... 국가에서 그냥 공짜로 먹어라고 주는거고....
    다른나라는 그가격을 고스라니 내는거고... 그러니 물가격 차이가 많이 나지....


    우리나라 강우량이 사용량보다 약간 많긴하지만,
    우리나라 강우는 여름철 집중이죠~
    그러니 수원의 대부분인 강물이 말라가고있으니...

    좀 물좀 아껴쓰도록 합시다. 젭알...

2만 리 이상 걷고, 50만 킬로 넘게 달려보니

728x90

[서평]이원규 산문집 <지리산 편지>

지난해 여름 아이와 함께 지리산길을 걷고 왔습니다. 지리산길을 걸었더 이야기를 오마이뉴스와 블로그에 올렸는데 많은 분들이 읽고 공감해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TV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방송용 에니메이션으로 제작하여 저희의 지리산길 여행이야기는 더욱 많은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

여름에 여행을 다녀와 지리산길에 대한 관심이 한참일 때 모잡지에서 지리산길 미개통 구간을 안내하는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리산 둘레를 잇는 길을 처음 개척한 사람이 이원규 시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리산과 지리산길에 대한 관심이 이원규 시인이 쓴 책 <지리산 편지>를 만나는 인연으로 이어졌습니다.

책을 사서 책꽂이에 꽂아둔 채 시간이 많이 흘러 어느 새 또 여름이 되었습니다. 다시 지리산이 그리워지는 계절이 되었고, 채꽂이에 꽂아두고 잊고 지냈던 <지리산 편지>가 생각났습니다. 장마비가 서글프게 내리는 날, 남해의 편백나무 숲에서 이원규 시인이 쓴 지리산편지를 읽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뉘어 쓴 편지가 겨울로 끝날 줄 알았는데,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다섯 계절의 편지를 ‘화살’을 맞은 것처럼 읽었습니다. 화살을 맞은 듯이 읽은 까닭은 그가 독자들에게 ‘화살편지’를 보냈기 때문입니다.

“우편집배원과 우체국과 우체통을 그치지 않고 그대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날아가는 화살 편지- 핸드폰을 끄고, 그대 심장의 문설주를 향하여 꽃눈의 화살촉과 일초직입 시누대의 곧은 몸과 봄 햇살의 깃을 단 화살에 편지를 질끈 동여매어 날리고 또 날립니다.”

이원규 시인은 11년째 지리산에 기대어 살아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는 지리산에 기대어 철새처럼 살았다고 합니다. 입산 10년이 넘도록 이 골짜기 저 골짜기 빈집을 떠돌았지만, 철새처럼 집이 없어도 불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2만 리 이상 걷고, 50만 킬로를 넘게 달려보니

지난 10년 동안 지리산 칩거 기간을 뺀 나머지 날들은 언제나 길 위에 있었다고 합니다. 얻어먹고 얻어 자며 2만 리 이상을 걸었고, 모터사이클을 타고 50만 킬로미터 이상을 달렸다고 합니다.

“수경 스님, 도법 스님과 맺은 인연으로 지리산과 낙동강 도보순례와 새만금 삼보일배, 북한산과 천성산과 가야산, 평택 대추리와 생명평화 탁발순례 그리고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종교인 1백일 순례단의 총괄팀장을 맡는 등등 세상의 크고 작은 일들을 함께했지요.”

“한강 하구인 김포 애기봉 전망대에서부터 출발해 남한강, 달천(달래강)을 거슬러 오르고 백두대간인 문경새재를 넘어 영강과 낙동강을 따라가며 1천5백 리 봄 마중을 나갔습니다. 마침내 봄을 모시고 영산강과 금강 등 4대 강을 마저 걷고 서울까지 북상하면 장장 삼천리 길이 되겠지요.”

“지난 몇 년 동안 민족의 젖줄 낙동강 1천3백 리를 걷고, 또 지리산 둘레 850리를 두 번, 그리고 제주도와 경상남도 내륙과 한강, 남한강, 영산강, 금강 등 어언 2만 리 길을 훨씬 넘게 걸어 그대에게 가고 또 가지만 이 길은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원규에게 문학은 언제나 이후였다고 합니다. 시는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니라 돌아보면 한참 뒤에서 발자국 위에 미아처럼 쪼그려 앉아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의 삶에서 전위부대는 시가 아니라 물집 잡히는 발바닥 아니면 모터사이클이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느린 속도로 걷다보니 시와 편지는 손으로, 머리로, 가슴으로 쓰는 게 아니라 오직 발로 쓰는 것이라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발로 쓰는 편지를 족필이라고 하더군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온 세상이 거대한 원고지라면 원고지 빈 칸마다 발자국을 찍으며 시를 쓰고 편지를 썼다고 합니다.

그렇게 쓴 편지가 바로 <지리산 편지>입니다. 그가 쓴 편지에는 기대어 사는 지리산에서부터 우리 땅 곳곳은 말할 것도 없고, 바이칼 호수와 우랄산맥으로까지 이어진 발자국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그가 발로 쓴 편지에서 화살처럼 마음에 와서 꽂힌 대목을 골라 소개해보겠습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줄 알고 나니

“매화가 아름다우니 풀꽃이 아름답고, 풀꽃이 아름다우니 매화향도 짙은 법입니다. 한해살이 풀꽃이 죽어 매화가 되고, 매화꽃이지면 그것이 또 다음 해의 풀꽃으로 피는 것이지요.”

매화나무 아래 자라는 풀꽃이 매화가 되고, 매화꽃이 떨어져 풀꽃이 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렇더군요.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셈입니다. 모두 서로 기대어 살고 있었더군요.

그가 사는 지리산 자락 섬진강변에는 매화가 많이 핍니다. <지리산 편지>에는 여러 꽃들이 등장하지만 매화향 그윽한 차를 마시는 이야기가 여러 번 나옵니다. 이런 호사(?)를 누려보지 못한 도회지 것들은 돌아오는 봄에 매화향에 취해보고 싶은 마음이 발동합니다.

그러나 시인은 매화향에 취하는 것은 너무 상투적이라고 합니다. 오히려 작은 풀꽃의 자세로 몸을 낮추고 절을 해보라고 합니다. 아내에게, 남편에게, 아이에게, 친구에게, 동료에게 맞절을 해보라고 합니다. 커다란 거울을 세워놓고 거울 속의 자신과도 몸을 낮추어 맞절을 해보라고 권합니다.

알 수 없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경험을 해보았노라고 말 합니다. 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가 깊어지고 충만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시인은 세상에 악연은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악연이라고 합니다. “악연은 잘못된 만남이 아니라 한 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이 악연이라는 것이지요.

“연기암의 물봉선 하나가 지는 데도 필연적인 이유가 있고, 그 꽃잎 위에 내린 이슬 하나에도 실로 머나먼 여정과 엄청난 비밀이 스며 있습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65억 분의 1의 확률로 만난 그대와의 인연, 그 얼마나 섬뜩할 정도로 소중한지요. 극소와 극대, 순간과 영원은 다르지 않습니다.”

그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세상에 악연은 없다고 합니다. 시인의 편지를 읽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한 하늘 아래 살면서 아예 만나지도 못하는 것에 비하면 모든 만남은 틀림없이 인연인 듯합니다.

매화가 풀꽃이고, 풀꽃이 매화인 줄 아는 것처럼, 내가 너고, 네가 또 나라는 것을 깨닫고 나면 모두가 인연이라는 것을 알게 되겠지요.



한 번 지리산과 맺은 인연은 쉬이 끊기지 않는다

지리산에 가보셨는지요? 대학시절 처음 천왕봉을 다녀온 후에 참 많이 지리산자락에 기대었습니다. 지리산 둘레길, 백무동 자락, 마천자락, 실상사 주변, 벽소령 아래 의신마을, 노고단, 쌍계사 계곡, 칠선계곡, 중산리 계곡, 대원사계곡 그리고 몇 차례의 지리산 종주와 여러 차례의 지리산 산행 짧은 만남이지만 지리산과 인연을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습니다.

지리산과 한 번 인연을 맺은 사람은 누구나 지리산을 그리워합니다. 날 잡아 꼭 한 번 다시 지리산에 가겠다는 계획을 수 없이 세웁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되면 지리산은 늘 만원이라고 합니다. 지리산이 몸살을 앓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지리산과 맺은 인연도 산이 몸살을 앓게 하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는 <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하는 시를 썼습니다. 작년 여름 난생 처음 지리산 종주를 다녀온 후배에게 이 시에 곡을 붙어 안치환이 부른 노래를 선물로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나 굳이 지리산에 오고 싶다면
언제 어느 곳이든 아무렇게나 오시라
그대는 나날이 변덕스럽지만
지리산은 변하면서도 언제나 첫 마음이니
행여 견딜 만하다면 제발 오지 마시라

마침 지리산이 또 몸살을 앓은 휴가철이네요. 시인은 지리산에 오는 사람들에게 딱 세 가지만이라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첫째, 기름기 많은 푸짐한 음식은 되도록 숙소에서 해결하고 청정계곡에서는 미리 준비한 시원한 국수나 과일 등으로 점심을 먹는 것은 어떨지요. 둘째, 계곡 물은 결국 우리 모두의 식수원이니 탁족까지는 좋지만 제발 세제나 샴푸 등을 함부로 쓰는 것을 자제해야 하겠지요. 셋째, 술만 들이켜지 말고 천천히 녹차라도 음미하며 지리산을 온몸으로 담아가는 것은 어떨지요.”

짧은 휴가철에 지리산의 푸른 눈으로 세상을 둘러볼 줄 아는 경이로운 지혜를 깨닫지는 못하더라도 지리산을 함부로 대하고 스스로를 망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은?

봄, 여름이 지나고 가을 편지에는 단풍이야기가 나옵니다. 계절이 가을이니 단풍이야기는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럽기도 하겠지요. 사람들은 단풍나무며 붉나무며 온 산을 물들이는 노랗고 붉은 기운에 취하지만, 시인은 가을 들녘과 농부의 구리빛 근육에 진짜 단풍이 든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의 기운은 저 산에 있는 게 아닙니다. 설악산이며 내장산이며 지리산이 아니라 바로 구례 들녘이나 하동군 악양면 무딤이 들녘의 황금빛 물결이며, 그 물결 속에 어제와 오늘과 내일을 함께 사는 농부들의 구리빛 근육입니다.”

단절을 모르는 농부의 삶은 봄에 여름을 생각하고, 여름에 가을을 생각할 뿐 아니라 봄에 가을을, 가을에 봄을 준비하며 살아간다고 합니다. 벼를 수확하면서 동시에 내년 봄에 피어날 자운영 꽃씨를 뿌리는 것이 농부의 삶이라는 겁니다.

돌아오는 가을에는 황금빛 들녘에서, 온몸과 정성을 기울여 일하는 농부의 구리빛 근육에서 진정한 가을의 아름다움을 발견해보아야겠습니다. 삶을 자연의 속도로 살지 않으면 이런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한 번쯤 쉬어야 하는 길이 십 리 길이고, 하루 종일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가 바로 백리길이지요. 이는 사람만의 기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꽃이 북상하는 속도, 단풍이 남하하는 속도가 모두 비슷하다고 합니다. 자연의 속도와 사람의 속도가 다르지 않다고 합니다. 도시에 사는 현대인들은 사람의 속도를 잃어버리고 살아갑니다.

한 시간에 십 리, 하루에 백리 길을 걷는 경험이 쌓여야 자연의 속도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의 속도를 회복하여야 자연의 속도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구요. 시인은 “걷는 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이며 세상에서 가장 빠른 길”이라고 합니다.

시인이 발로 쓴 <지리산 편지>가 당신에게도 삶을 돌아보고 자연의 속도에 맞추어 생명을 회복하게 하는 ‘화살 편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리산 편지 - 10점
이원규 지음/북스캔(대교북스캔)


728x90






Trackback 0 Comment 8
  1. 커피믹스 2010.07.23 11:25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 참 좋지요. 대학교때 노고단 산장에서 묵은 기억이 나네요
    작년엔 계곡에서 물놀이를 했죠.가도가도 다 못볼거 같아요

    • 이윤기 2010.07.26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네, 전 주저하지 않고... 남한에 있는 산중에는 최고라고 말합니다.

      마음은 자주 지리산으로 달려가는데...시간이 자꾸 몸을 가로 막네요.

  2. 유림여사 2010.07.23 12:43 address edit & del reply

    지리산 한동안 외면하고 살았는데 올 봄 지리산둘레길을 시작으로
    다시 지리산 연모에 빠져버렸답니다.
    시간만 나면 다시 가고픈 병에 걸렸는데 ..이 글을 읽는 순간에도
    산자락 한 곳을 걷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합니다

    • 이윤기 2010.07.26 09:10 신고 address edit & del

      블로그 보니 올레길 다녀오셨더군요.

      저도 지난 절반쯤 걸었는데....

      시간내서 마저 걸어야지 하였는데....벌써 1년이 지나가버렸네요.

  3. 김천령 2010.07.23 16:51 address edit & del reply

    몇 년 동안의 지리산 암자 기행도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올 가을부터는 지리산길을 걸을 예정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이윤기 2010.07.26 09:11 신고 address edit & del

      김천령님의 지리산길 여행기 그리고 멋진 사진...

      완전 기대됩니다.

      언제 한 번 동행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4. 김석 2010.07.25 14:32 address edit & del reply

    좋은글입니다. 중간에 있는 사진은 이윤기샘 사진인가요?

    • 이윤기 2010.07.26 09:12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 제 사진입니다.

      지난주 순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해 무지하게 아쉽습니다.

      서울은 잘 갔다왔지만...허무 ^^*

구글-드라이브 사진, 웹사이트에 올리기

티스토리 사이드바에 이미지(광고 배너)를 넣기 위한 방법을 찾다가 알게 되었습니다. 티스토리 사이드바에 이미지를 넣는 방법은 <이미지 배너출력>이나 <HTML 배너출력>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서버에..

icloud 사진 D드라이브에 다운 받기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최근(언제인지는 정확히 모름) 윈도우용 아이클라우드를 다운로드 받는 곳이 마이크로소프트 앱스토어로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이크로소프트 앱스토어에서 다운 받은 아이클라우드는 사용하기 매우 불편합니다. 왜..

2021년 새해에는...

새해에는 어떻게 사는 것이 더 잘 사는 것인지 생각하며 살려고 합니다. 지난 해 겪은 남다른 아픔이 세상을 보는 각도에도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습니다. 시간나는 대로...시간을 만들어서 산책을 하고 틈나는 대로 더 많이 걸..

구글 설문지 <알림> 설정 하세요

구글 워크스페이스를 단체 업무에 도입하면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도구 중 하나가 구글 설문지입니다. 구글 G메일, 구글 일정 관리와 함께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 부서에서는 참가 신청서를 받을 때, 그리고 시민사업..

메일 주소 여러 개를 쉽게 관리하려면...

비영리단체 실무자들은 기관이나 단체에서 발급 받은 메일과 개인 메일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또 기관이나 단체의 메일도 자주체크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다음, 네이버, 구글 등에 개인 메일 주소가 있고 단체에서 발급하는 개인 메일..

구글 Meet와 OBS 연결하기

비대면 시대, 다양한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고 있고 이것 저것 시도하다보니 조금씩 새로운 프로그램도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초기 온라인 강의 영상을 녹화할 때는 HDMI 셀렉터 기계를 활용하여 2~3대의 카메라를 놓고 촬영..

DSLR 카메라 웹캠으로 사용하기

YMCA 강당에 간이 스튜디오를 마련... 코로나19, 비대면 온라인 시대, 동영상 강의 제작, 실시간 온라인 회의와 강의...그리고 토론회까지. 최근 2~3달 사이에 갑자기 영상제작과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방..

온라인 도민예산학교 구글 Meet 노트북 참여

[도민 예산 학교 참가자 안내] 12월 들어 코로나19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도민예산학교>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도민예산학교의 현장 경험을 추가하여 보완 합니다. 구글 Google Meet를 ..

온라인 도민예산학교 구글 Meet 스마트폰 참여

도민예산학교 구글 Meet 화상 회의 안내 구글 Google Meet를 사용하여 화상회의 참여는 컴퓨터(노트북)과 스마트폰 모두 가능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스마트폰으로 구글 미트 화상회의 하는 방법을 도민예산학교 참가자에 맞춰..

스마트폰을 웹캠으로 사용하기

2010년 9월 아이폰4를 시작으로 스마트폰 사용을 10년 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폰이란 녀석 얼마나 견고하게 만들어졌는지 지금도 아이폰4를 MP3처럼 사용하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가족들이 사용하던 아이폰6도 2대..

한살림 또띠아로 채식 과일 피자 만들기

학교 급식에도 채식 식단이 마련되고 시청 공무원 급식에도 채식 식단이 준비된다고 합니다. 2000년부터 시작하여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로 10여년, 간헐적 채식주의자, 비덩 채식주의자로 어떤 때는 가급적 채식주의자로 10..

아보카도-단감 장아찌 만들기

며칠 전 창원-진영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산지인 단감으로 김치를 담궜다는 이야기를 포스팅하였습니다. 오늘은 단감 요리 시리즈 두 번째는 단감 장아찌 만들기입니다. 세상에 누가 나말고도 이런 시도를 해봤을까 싶어 인터넷을 검색..

노트북으로 구글 Meet 화상회의 참여②

구글 Google Meet를 사용하여 화상회의 참여는 컴퓨터(노트북)과 스마트폰 모두 가능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컴퓨터(노트북)으로 구글 미트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이 포스팅은 마산YMCA 온라인 구글 Meet 이사회 개최를..

스마트폰 구글 Meet 화상회의②

마산YMCA 이사회 - 구글 Meet 화상 회의 안내 구글 Meet 화상회의를 처음 하시는 분들의 연습을 위하여 12월 10일(목) 오후 6시부터 회의방을 열어 둘 예정입니다. 일찍 들어오셔서 Test 해보시고 나중에 다시 접..

단감 김치, 깍두기 드셔보셨나요?

제가 살고 있는 창원시 마산지역은 가을이 되면 단감을 먹을 기회가 많아집니다. 가까운 진영 단감이 유명하고, 실제로는 진영보다 더 많은 단감을 수확하는 창원 단감도 유명합니다. 창원, 진영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단감 주산지 입..

Google-Meet 치명적 단점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미트를 활용하는 온라인 회의와 온라인 토론에 관하여 시리즈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널리 사용되는 온라인 회의 도구 줌과 비교하여 구글 미트의 치명적인 단점에 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구글 미트를 ..

스마트폰에서 JamBoard 활용하기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 Meet를 활용하여 화상 회의 뿐만 아니라 소규모 온라인 원탁토론회를 진행하면서 다양한 협업 도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참가자들의 아이디어를 모으는 도구로 구글 잼보드(Jamboard)를 활..

Google Workspace(G-suite) 사용자 일괄 등록 하는 법

Google Workspace(이전 명칭 G-suite) 사용자 일괄 등록 하는 법을 기록을 남겨둡니다. (다른 모든 블로그 기록처럼 시간이 지나면 까먹기 때문에... 나중에 이 포스팅을 찾아서 다시 작업을 하기 위한 기록을 ..

스마트폰으로 구글 Meet  화상회의

최근 마산YMCA가 여러 회원 모임과 외부 행사를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미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30일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12월 1일 <마산YMCA 미디어사업위원회> 각각 최초의 화상위원회 개최하고 그 경..

Google Meet로 화상 회의 - 컴퓨터

최근 마산YMCA가 여러 회원 모임과 외부 행사를 구글 클래스룸과 구글미트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11월 30일 <마산YMCA 시민사업위원회>, 12월 1일 <마산YMCA 미디어사업위원회> 각각 최초의 화상위원회 개최하고 그 경..